"신후청 사람이 뭐 어때서?""신후청과 적이라도 되고 싶은거야?""하하, 진남아. 너 스스로 너무 과대평가 하지 마. 넌 신후청을 대표할 수 없어."진남아는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에너지는 확실히 부족하긴 했다.가장 중요한건 신후청과 고무세가가 얽혀있을 뿐만아니라 육 씨네는 신후청에도 어느정도 인맥이 있어서 육운정이 신후청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그녀는 정말 방법이 없었다.임건우의 실력에 대해서는 그녀는 그동안 현급 최고 레벨로 생각했다.하지만 나중에 돼서야 알았다. 단지 정교하게 실력이 다듬어진 육운정에 비하면 그저 힘이 조금 셀 뿐 적수는 되지도 않았다.바로 이때, 어딘가에서 또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럼 내가 신후청을 대표할가?”"대장!"진남아는 깜짝 놀랐다.달려온 사람은 바로 맹비였다.사실 진남아는 달려오면서 맹비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임건우의 상대가 되지도 않는그녀가 그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말려야 할 사람은 육운정이었다.하지만 지금이라도 맹비가 나서면 육운정은 어느 정도 꺼려질 수 있을 것 같았다."맹비!"육운정은 맹비까지 달려드는 것을 보고는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맹비도 현급이었고, 심지어 현급에 들어간 기간도 그보다 길었다. 제대로 싸우게 된다면 아마 이길 수 없을 수도 있다. 중요한건 맹비는 조수까지 있을 뿐만 아니라, 그는 신후청 12전왕의 한 명으로서 지위도 비교적 높고 배후에는 큰 세력까지 있어 여러모로 불편했다. "고작 이까짓 놈을 위해서 너까지 뛰쳐나와? 이 자식을 지키겠다고?”맹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죽어서라도 지킬거야."죽어서라도 라는 말의 의미는 남달랐다. 즉 맹비는 임건우를 위해 육 씨네와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것이다. 이 쓰레기 놈이, 그렇게도 대단해?진남아조차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맹비를 바라보았다."좋아!"육운정과 맹비는 몇 초 동안 눈을 마주치고는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맹대장의 체면을 봐서 내가 이 놈
육운정은 육 씨네 젊은 세대의 첫번째 사람이었다.천부적인 재능이 가장 많고, 깨달음도 많은 사람이라서 육 씨네는 최선을 다해 그를 키워냈다.그는 확실히 천재적이긴 하다. 25세의 나이에 현급 중기에 들어섰고, 가문을 이어받아파금권도 6중에 이르렀으며, 한 주먹으로는 웬만한 강판은 모두 뚫을 수 있었다.육운정은 이 순간만큼은 젖 먹던 힘을 다해 주먹을 날렸다.단 한 방으로 임건우를 죽이려 하였다.여 씨네 가족, 신후청 사람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어 나 육운정은 모욕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란걸 이번 기회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그가 외치는 큰 소리와 함께 주먹에서는 내력이 탁탁 터졌다.사람들은 보는 것 만으로도 심장이 팽팽해지는 듯 했다. 다들 그의 주먹의 위력에 크게 놀라 멍해졌다. 진남아조차도 공포의 기색을 드러냈다. 만약 이 주먹이 자신에게 향하면 그저 죽지 않을 정도라는걸 그녀는 상상해낼 수 있었다. 반대로 임건우가 낸 주먹은 바로 진 씨네 집의 룡상권이였다.근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그의 주먹은 소리 없이 하늘하늘 가벼웠다."죽어!"육운정은 잔인한 표정으로 노호하였다.여윤아는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돌렸고 다시는 감히 보지 못했다."쾅-"두 주먹이 부딪혔다."철컥철컥" 뼈가 부러지고 이가 시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곧이어 한 사람의 그림자가 순식간에 날아갔다.임건우가 아닌 바로 육운정이었다.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 임건우에게 날린 주먹은 마치 100톤의 강철을 때린 듯이 전혀 미동이 없었다. 오히려 순식간에 자신의 뼈가 반동의 힘으로 인해 다닥다닥 부서지며 가슴이 아파나는걸 느꼈다.더욱 믿기지 않는건 임건우의 주먹에서 튀어나온 한줄기의 힘은 순식간에 마르고 썩어 그의 경맥내장을 파괴하였다는것이다.그렇게 육운정은 온몸이 마비되는 듯 했다.마치 감전된 기분이였다.이것은 남녀 간의 애틋한 정도의 방전이 아니라 수천만 개의 고압 전류가 흐르는 듯 했다.단 1초만에 그는 자신이
이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었다. 가치가 있는 사람이어야만이 다른 사람이 도와주곤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보로 취급받지 않겠는가."여윤아는 내가 데려갈게. 원래대로 회복시켜줄거야." 임건우는 한마디를 남기고 여윤아를 안고 돌아섰다.방금 보인 여 씨네 가족의 원망스러운 눈빛과 여윤건의 후회막심한 표정 또한 그는 모두 똑똑히 보아냈다.사실 오늘 모든 일의 발단은 여윤아가 그를 방패막이로 썼기 때문이다.임건우는 여 씨네에 미안해 할 것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그는 피해자였다.이번 일을 통해 그 또한 어느 정도의 본질을 똑똑히 보아냈다.임건우가 떠나자 맹비도 재빨리 육운정의 시체를 챙기고 자리를 떠났다.한편 진남아는 남아서 구급차를 불렀다.여윤건의 눈빛은 산만했고 표정은 흐리멍텅하여 진남아를 향해 말했다. "남아야. 나 정말 늙었나봐. 눈이 너무 어두워."진남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할아버지, 일이 이젠 다 해결됐는데 뭘 더 걱정하세요.”"아이고!" 잠시 멈추고는 다시 물었다. "윤아의 단전이 이젠 망가졌는데 다시 치료할 수가 있을가?”진남아는 대답했다. "다른 사람은 못해도 윤아는 꼭 해낼겁니다!”여윤건은 듣자마자 더욱 후회하였다.간에 붙고 쓸개에 붙던 그 시절이 후회되였다!......한편 홍엽 산장에서는,뜻밖에도 유화가 와있었다. 그녀는 섹시한 검은색 잠옷을 입고는 거실 소파에 누워 TV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곧이어 임건우가 작은 미녀를 안고 돌아오는 모습을 발견했다.순간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껑충껑충 뛰며 물었다. "사부님, 이 밤에 나가서 시체라도 주운거예요?” 임건우는 대답했다. "무슨 시체같은 소리야. 산 사람이야.” "어머, 이 사람 여 씨네 마녀 아니에요? 이게 무슨 일이야...어머. 상처가 이렇게 심해요? 누가 이런거예요?"지난번 임 씨네 빈소에서 여윤아가 와서 도와준 기억에 유화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 임건우가 말했다. "뜨거운 물 좀 받아와. 먼저 접골해야 돼."그리고는 바쁘게 움직였다.며칠전, 그는 축유무의로
한비연은 임건우가 여직껏 봐왔던 사람들중에서 천부적인 재능이 제일 뛰여난 여자였다.심지어 강아연보다도 한수 위였다.그 아이를 제자로 들여 키워본다면 분명 큰 힘이 될것이다.하지만 아쉽게도지금같이 이런 평화로운 시대에 공교롭게도 그는 아직 대학생이고 그를 제자로 들여 나를 위해 쓰이려면 어렵기도 하고 도덕에 맞지 않는 일이기도 했다. 할수 없이 여윤아를 시켜 그 아이에게 가르침을 줄수 밖에 없었다.이 모든것을 운명에 맏기자!유화가 한마디 덧붙였다.“여윤화의 단전이 파괴되는 바람에 기가 상했는데 치료가 가능해?”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할수 있어. 배원단이라는 단약을 사용하기만 하면 그의 단전을 복구할수 있어. 그가 원래 수련하던 가족공법에 결함이 존재하는 탓에 그에게 후유증을 남긴것 같아. 이번 단전이 파괴된것이 마침 ‘낡은것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새로운것을 새로울수 없다’는 말에 응한것 같아. 이번 기회에 더 잘 회복될거야.”임건우는 유화더러 들어가 쉬라고 말했다.그는 아수라장이 된 정원에 홀로 서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에는 별들로 반짝이였으며 달빛이 서쪽을 비추고 있었다.그는 문득 어떤 예감이 들었다. 나무는 고독을 느끼려 하나 바람은 끊임없이 불어욌다.임 씨 집안—동쪽섬 닌자, 육 씨 집안, 그리고 어머님한테 미움을 받으면서 말도 꺼내지 못하는 잠복되여 있는 적들은 그의 생활을 철처히 무너뜨렸다.더 이상 평온한 일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그가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키고 가족을 보호하려면 강해질수밖에 없다. 더 강해지는것만이 적을 두려움에 떨게 하며 세상 사람들의 놀라움을 자아낼것이다.이는 자신의 실력뿐만 아니라 강한 세력도 필요했다.유화는 2층방 창가에 서서 그의 외로운 뒤모습을 꼼짝 않고 바라보았다.다음날, 임건우는 어디에도 가지 않고 유화의 무도 공법을 수정하는데 전념했다.그는 5시간을 거쳐 그녀가 현재 수련하고 있는 내공심법에 기초해 수련 속도를 대폭 증가시켰으며 수법 내용의 공법을 첨가
그녀는 젓가락을 내팽개치고는 뒤에서 임건우를 와락 끌어안았다.“선배, 이혼해. 선배랑 유가연은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선배 장모님은 더더욱 쉬운 상대가 아니고. 선배 곁에는 작은 와이프인 나도 있고 큰 와이프인 반하나 있으며 첩인 여윤아도 있잖아. 이미 바쁠대도 바쁘지 않아?”임건우는 쓴웃음을 지었다.“내공심법을 수정해놓았어. 너의 방에 있어. 이름은 구전소월이라고 너…….”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유화는 어디론가 사라졌다.“작은 와이프긴 무슨 그냥 계집애인걸.”임건우는 중얼거리며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유화가 방에서 뛰쳐나오더니 수련에 관한 각종 문제들을 제기하기 시작했다.짜증이 나기 시작한 임건우는 그녀의 등을 두드려 무공수련로선을 직접 열어주어 체내에서부터 모양이 만들어지게끔 했다.“앞으로 이 방법으로 수련해.”“기술은 널 도와줄수가 없어. 너절로 터득해야 할거야.”“그외에…….”인건우는 호주머니에서 종이 한장을 꺼냈다. 위에는 각종 약재료와 단약을 만드는 필수품들이 빼곡이 적혀있었다.“이 리스트위의 약재료들을 찾을수 있다면 가능한 찾아서 와. 내가 단약을 만들어 너의 실력을 올려줄게. 이 일 너의 의부와 상의해봐. 너희들쪽에서 재료를 찾아오고 내가 단약을 만들어 만리상맹이 강주 지하세계를 독점하는거야.”유화는 머리를 끄덕였다.“알겠어. 내가 의부랑 논의해볼게.”또 하루라는 시간이 흘러갔다.아침부터 임건우는 어머니 우나영의 전화를 받았다. 격앙된 어조는 자칫하면 귀를 먹게 했다.“아들 너 참 대단한것 같아!”“그거 알아? 네가 날 위해 만들어준 천금 기미제거 크림 레시피 효과가 장난 아니야. 우리가 새로 개발한 효과보다 세배나 더 뛰여나. 그게 무슨 개념인지 알고 있어? 이 크림은 세상의 그 어떤 브랜드도 물리칠수 있는 폭발적인 제품이라는 뜻이야.”“그리고 네가 남긴 다른 레시피, 그거 미백 레시피지? 그 효과도 장난 아니였어.”임건우는 가볍게 웃었다.그의 머리속에는 이런 레시피들이 헤아릴수 없이 많았다.
“이 여자 머리 문제 있는거 아니야?”“마스크형을 좋아한다니, 세상에!”임건우는 벼락 맞은 느낌이였다.그녀는 유가연의 여동생이자 자신의 막내 이모이기도 했다. 지난 10개월 동안 이 여인은 매일 자신을 비꼬지 않으면 병신이라고 놀려댔다.만약 그녀가 짝사랑하고 있는 마스크오빠가 임건우라고 하면 아마 세상이 무너질듯 괴로울것이다.임건우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뜻밖에 유지연의 눈에 띄였다.그는 한걸음에 달려와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네가 왜 여기 있어? 여기서 뭘 하려고?”임건우는 그녀의 눈이 눈 같지가 않고 코도 코 같지가 않은 모습을 보고는 담담하게 그녀를 밀쳐냈다.“내가 여기에서 무얼 하던 너랑 상관 없는 일 아니니?”유지연은 노발대발하였다.“너 이 자식, 내가 모를줄 알고. 너 분명히 그 여자 의사선생님 만나러 왔지? 넌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뻔뻔할수가 있어? 우리 언니가 널 대하는 태도가 바뀌니까 이젠 언니몰래 다른 여자를 찾는거야? 너 남자들이 해야 할 일을 찾는거 어때? 직장을 찾든지 아니면 배달이라도 하든가!”임건우는 냉소를 지었다.“배달을 해? 내가 그깟 돈 몇푼 없을가봐? 너 내가 다른 여자 찾아가는걸 본적 있어?”유지연은 그제야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가 정인의 손에서 10만을 받은것을.이 돈이 있으면 당연히 배달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을것이다.하지만 이 녀석 돈 좀 있다고 마구 낭비하고 여자를 찾는곳에나 쓰고 어머한테는 일전 한푼 남기지 않는구나.임건우가 말했다.“제발 정신 좀 차려. 덕질이 두려운게 아니야. 두려운건 생각없이 덕질하는거지. 너 베일에 싸인 마스크오빠를 사랑하고 있다며? 상대방은 널 알기나 해? 그 정력으로 집에서 요리나 배워서 시집갈 준비나 하지 그래.”유지연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이것은 유지연이 마음속에 숨겨둔 비밀이였다. 몇명 친한 친구들만 알고 있었다. 심지어 어머니하고 언니한테도 알린적이 없는데 임건우가 어떻게 알고 있을가?유지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
앤드류는 다급하게 말했다.“친애하는 임, 개의치 말아요. 이쪽은 미란다 은이라고 해요. 은이라고 부르면 되요. 나의 오랜 벗의 손녀인데 어릴적부터 장난꾸러기…….”앤드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은이가 입을 열었다.“앤드류, 그런 식으로 날 말하면 난 기분이 좋지 않아. 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것 같아. 이렇게 어린 나이에 신의라고? 앤드류는 분명히 저 사람한테 속고 있는거야.”임건우는 앤드류를 보며 말했다.“아직 저 여자애한테는 상황 설명이 끝나지 않았나 보지요?”앤드류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임, 아주 어려운 여자에요. 난 당신이 이 여자를 설득해보았으면 해요.”“하하하”금발 여인은 웃으며 말했다.“앤드류, 난 앤드류가 속았다고 확실할구 있어. 사실 난 애초에 인터뷰를 할 생각이 없었어. 그저 어떤 사람이 속임수를 쓰고 있나 보러 왔지. 한의? 한의도 의술에 속할수 있을가? 그저 터무니없는 무술에 속할뿐이야. 염황부락에서 내려오는 미신과 신화일뿐일테지. 앤드류, 앤드류는 영황신화의 어린애들이 보는 이야기책부터 보고와야 해. 안 그러면 큰 창피를 당할수 있어.”금발 여인의 말을 들은 이청하와 원량평은 화가 났다.하지만 금발 여인은 외국기자이기에 무어라 화를 낼수도 없었다.이때 임건우가 금발 여인 앞에 다가가 섰다.그녀는 흠칫 놀라며 말했다.“나한테 뭐 하려는거야? 내가 말하는데 나 합기도 고수야.”임건우는 그의 들고양이 같은 푸른 눈을 응시했다. 난생 처음으로 페르시아 고양이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마주치는듯 했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한의를 믿지 않는다고? 미신이나 신화라고 생각하신다고요?”미란다가 말했다.“당연하지.”임건우가 말했다.“그럼 염황의 신화를 보여드리지요.”그는 손가락으로 금발 여인의 목 아래를 찔렀다.그러자그 여인은 고래고래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세상에, 세상에 나 왜 움직일수가 없지? 나 마비된거야? 너 나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안돼, 마비가 오면 안돼!”다른 사람들로 멍해 있었다.
임건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이 큰 코 외국인의 췌장염을 치료하려면 천둥 속성이 있는 전원 전침을 사용하는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 손가락으로 찌르기만 하면 되였다. 시간도 절약하고 일도 덜수 있었다.하지만 중요한것은 세상 사람들이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은침이 없는 침은 사람들이 보기에 이치에 맞지 않아 이해를 할수가 없었다.임건우는 이청하를 보며 물었다.“은침 있어요? 저한테 좀 빌려주세요.”이청하는 중의와 서의를 결합한 이중령역의 의사로서 침을 놓는것 역시 그의 강점이다. 이청하는 서랍에서 새로운 침구세트를 꺼내며 물었다.“원래 은침 사용 잘 하지 않으시잖아요?”임건우는 한숨을 내쉬였다.“외국인이 못 알아볼가봐서요.”이청하는 웃으며 말했다.“은침을 사용하면 알아보시나요?”맞는 말이다.그래도 그는 은침을 사용했다. 그리고는 일종의 기묘한 수법으로 하늘에 바늘을 던졌다.“아니아니아니, 맙소사, 친애하는 임, 날 다트 표적으로 생각하는건 아니지?”방금 상의를 걷어올린 앤드류는 곧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하지만 이미 늦었다. 임건우는 손 빠르기로 유명한 사람이다.손가락을 튕기자 은침이 그의 혈에 박혀 바늘 꼬리만 남겨놓고 있었다.“떠들지 마세요. 아픈것도 아닌데.”임건우가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이 시각 이청하와 원량평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주시하고 있었다.간호사들이 엉덩이 주사를 놓을때 바늘을 던지는 식으로 놓은데 이건 이해를 할수가 있었다. 하지만 은침도 이렇게 날리면서 사용한다는것은 상상할수도 없는 일이다.은침이 얼마나 가는데.또한 침구는 혈을 정확하게 찾아야 하기에 일반인들이 할수 있는 수법이 아니다.목 윗쪽만 움직일수 있는 미란다는 눈이 밖으로 튀여나올 지경이였다.이때 문 밖에서 마스크를 쓴 여인이 들어왔다. 파파라치라면 한눈에 알아보았을 이 여인은 바로 방금 살인 사건을 겪은 슈퍼스타—당자현이였다.당자현은 미란다의 이상한 자세와 표정을 읽고서는 물었다.“미란다, 왜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