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생님, 제게 제발 기회를 주세요. 흑흑...” 왕양건이 강제로 끌려갔다. 조동래도 함께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 그 후 동혁은 천천히 저택 안으로 걸어갔다. “세화야, 제발 그냥 얌전히 네 주식을 제씨 가문에 넘겨. 더 이상 이렇게 제원화와 맞서지 말고. 그놈은 모질고 악랄해서 넌 그의 상대가 될 수 없어.” 제한영이 와서 세화에게 주식을 넘기라며 강권하고 있었다. 제태휘 등은 고소해하며 옆에 서서 그 모습을 구경했다. 세화는 벌겋게 부어오른 눈을 하고 소파에 앉아있었다. “지분이야 제씨 가문에 맡겨도 되지만, 우선 동혁 씨를 놓아주겠다고 약속해야 해요.” “아휴, 지금 네가 조건을 걸 자격이 있어?” 제한영이 한숨을 쉬었다. “만약 그 바보 놈이 네가 제원화와 맞서게 꼬드기지만 않았어도 네가 이 지경까지 몰리지도 않았을 거야. 좀 더 일찍 회사를 넘겼을 거고 제씨 가문의 중용돼서 상황이 더 좋았을 거라고.” “감정이 다 상한 지금에 와서 네가 주식을 양도해도 제원화는 네게 감사하지도 않을 거야.” 어쨌든 세화는 제한영, 자신의 친손녀였다. 세화 가족의 상황이 이 지경까지 몰린 것을 보고 제한영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그러나 동혁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심으로 미워하고 있었다. “만약 동혁 씨를 건드리겠다면 전 차라리 제 주식을 공짜로 다른 사람에게 기부할 망정 제원화에게는 절대로 줄 수 없어요. 저도 이판사판이에요.” 세화가 단호하게 말했다. 제한영이 말했다. “세화야, 지금 제원화가 동혁이를 그냥 둘지 말지가 문제가 아니야.” “그놈이 뜻밖에 도지사께 공개적으로 선물을 보내는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어. 그 일로 도지사께서 진노하셔서 직접 H시에 오셨고. 이번에는 아무도 그놈을 구할 수 없어.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거야.” 이 말을 듣고 세화 역시 절망했다. “흑흑, 동혁 씨, 왜 일을 하기 전에 나와 상의조차 하지 않은 거야?” 세화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그녀의 눈물이 미친 듯이 흘러 손가락 사
“여보, 걱정 안 해도 돼. 그 두 가문도 곧 엄청난 대가를 치를 테니까.” 동혁은 곽원산이 두 가문을 혼내주겠다고 한 일을 다시 이야기해 주었다. 그 말을 들은 온 가족이 놀랐다. ‘도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이지?’ ‘동혁이가 공개적으로 곽 도지사에게 선물을 보냈는데 뜻밖에도 동혁이의 죄를 묻지 않고 오히려 두 가문을 혼낸다고?’ “곽 도지사의 부하 직원들이 이유 없이 제게 누명을 씌웠잖아요. 그래서 아마 저에게 인정을 베푼 거겠죠.” 동혁은 간단히 설명하고 선우설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우 사장, 지금 외부 소문이 어때?” [예, 회장님. 모두 곽원산이 회장님께 큰 선물을 받고서 회장님을 위해 일을 처리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많은 사람들이 곽원산에게 줄을 대기 위해 선물을 보내거나 만려고 해요. 비교적 신중한 사람들은 그룹 직원들에게 연락해서 곽원산이 우리를 도와준 것이 정말 선물을 받아서인지 확인 요청을 했어요.] 동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인정도 부인도 하지 말고 그냥 둬. 그러나 알아서 자기 무덤을 파게 될 테니.” [하지만 회장님 그렇게 하면 곽 도지사의 평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선우설리는 혹시라도 곽원산의 불만이 커질까 봐 걱정했다. “괜찮을 거야. 그의 직원들은 내게 누명을 씌워서 고문까지 했는데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동혁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도 명색이 도지사인데 이런 일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겠어?’ 전화를 끊은 동혁은 세화에게 말했다. “여보, 앞으로 좋은 구경거리가 생길 거야. 그 멍청이들이 내가 죽을 거라며 비웃었었지? 대체 누가 죽는지 한번 봐봐.” 청운각. 제원화와 이심은 시청의 소식을 받았다.두 사람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젠장, 곽원산이 원래 이렇게 탐욕스러운 인간이었나? 부동산과 차를 그렇게 공개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받는다고?” 기뻐도 내색 하나 드러내지 않던 제원화가 이번에는 화가 나서 거칠게 욕을 하며 앞에 있던
‘5개 그룹의 자산이 1000억뿐이겠어?’ ‘1조는 족히 넘지.’ 이심은 매우 흥분했다. 곽원산이 공개적으로 선물을 받은 이상 그들도 더 이상 거리낄 것이 없었다. 바로 계열사 사장을 시켜 곽원산을 만나보라고 지시했다. 한편 곽원산은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한 제철소를 둘러보고 있었다. 동혁이 신분 노출을 꺼려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만약 동혁 때문에 일부러 H시에 왔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의 의심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H시에 온 핑계를 만들기 위해 명목상 제철소에 답사를 하러 왔다. 공장을 둘러본 후 곽원산은 공장 식당에 가서 간단히 식사를 했다. 바로 그때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들어와서 그와의 면담을 청했다. “무슨 일인가요?” 곽원산은 식사를 하며 물었다. 한 중년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도지사님, 전 화옥주식회사 사장으로 있는 장정진이라고 합니다. 도지사님께서 저희 H시 시민들에게 항상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는 뜻으로 제가 보잘것없는 작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그는 가지고 있던 계약서 몇 장을 건네주었다. 일부 지분에 대한 양도서였다. “아? 화옥주식회사, 장 사장님이요? 제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곽원산은 계약서를 받아 잠깐 살펴보고는 한쪽에 두었다.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물었다. “다른 분들은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나요?” 곽원산이 주식 양도서를 받은 것을 보고 보고 있던 다른 사람들도 모두 크게 기뻐했다. “도지사님, 전 미래주식회사의 나현범 사장입니다. 이건 저희가 드리는 선물입니다.” “저희는 하나그룹인데...” 사람들이 하나둘씩 관원산에게 선물을 건넸다. 한 남녀가 그 모습을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여자의 이름은 양수경, 원화투자회사의 사장이다. 이름만 들어도 투자회사의 소유주가 제원화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이번에 H시에 진출하기 위해 특별히 설립한 회사인데 제원화, 안우평, 유진세 등이 공동으로 출자했다. 남자의 이름은 이천성, 이심의 조카이자 N도 이씨 가문
꽝! 곽원산이 테이블을 내려치자 큰 소리가 나며 식당 전체를 진동시켰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서 긴장된 가슴을 부여잡고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한 도를 책임지는 최고 권력자 도지사인 곽원산 늘 냉정하면서도 침착하지만 일단 화를 내면 걷잡을 수 없었다. 그에게서 엄청난 압력이 느껴졌다. 이천성과 양수경도 어리둥절했다. ‘뭐야? 왜 그러는데? 방금 전 도지사도 좋다고 선물을 받지 않았어? 갑자기 왜 화를 내지?’ 이천성은 당황해 이마에서 땀이 흐르고 입이 말랐다. 그는 쭈뼛대며 말했다. “도지사님, 저희가 드린 선물은 단순히 도지사님의 수고에 대한 감사의 뜻이었습니다. 다른 의도는 전혀 없어요. 5개 그룹과 이동혁에 대한 조사는 내키지 않으시면 하지 안 하셔도 됩니다.” “맞아요. 괜찮아요.” 양수경은 몸을 떨며 맞장구쳤다. 두 사람은 몸 둘 바를 몰라 어떻게든 서둘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도지사의 위엄에 압도되어 그들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괜찮다고? 하지만 전 괜찮지가 않은데요?” 곽원산은 두 사람을 그대로 놓아줄 기색이 없었고 더 화를 내며 말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물을 주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버젓이 몇 개의 그룹을 조사해 달라고 청탁을 하다니.” “당신들이 그 그룹들과 무슨 원한이 있는데 나한테 이러는 겁니까? 거기다 나를 이용해 사람까지 죽이려고 하는 거예요? 대체 저 곽원산을 뭘로 보는 겁니까?” 앞에 있던 이천성과 양수경은 너무 놀라고 당황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한 부탁에 곽원산이 노여워하자 어쩔 줄 몰랐다. 곽원산은 이어서 선물을 준 사람들을 차갑게 노려보고 크게 화를 냈다. “당신들도 다 똑같아요. 하나같이 법을 무시하다니. 이렇게 공개적으로 선물을 주러 오는 건 다 누구한테 배운 겁니까?” “하나같이 의도가 좋지 않고 뭔가 바라는 게 있는가 본데. 내가 보기에 당신들이야말로 잡아서 조사하고 엄중히 처리해서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들은 선
“H시 경찰서에 연락해서 오늘 내게 선물을 준 사람들을 잡아 검찰청에 넘기라고 하세요. 모두 법에 따라 처리하라고요.” 곽원산은 냉정하게 손사래를 쳤다. 현장은 갑자기 애원하는 소리로 가득 찼다. “도지사님,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저흰 모두 이동혁, 그 개X식 때문에 오해한 겁니다.” “맞아요. 잡으시려면 그놈부터 잡아야 합니다. 저희가 먼저가 아니에요.” 그들이 아무리 용서를 빌어도 곽원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잡혀 끌려가는 일을 피할 수 없게 된 장정진 등은 절망한 채 동혁을 욕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우리는 이동혁을 따라한 것뿐인데.’ ‘가만히 있을걸, 괜히 나서서 이게 뭐야.’ ‘이동혁처럼 돈을 써서 곽원산과 연을 맺으려고 한 것인데 내 발등을 찍게 되었구나.’ 그러나 지금. 가장 괴로운 사람은 이천성과 양수경이었다. 두 사람은 누구보다 동혁을 가장 증오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1000억을 가지고 곽원산의 손을 빌려 동혁을 죽이려고 했다. 그런데 동혁에게 일이 생기기는커녕 오히려 자기들이 걸려서 문제를 겪게 되었다. 두 사람은 화가 너무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무엇보다 화가 나는 건 곽원산이 자신들과 관련해서는 더 특별히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곽원산은 이천성과 양수경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들 두 사람, 원화투자회사와 리성그룹 계열사에서 왔다고 했나요? 다른 기업에 악의적인 보복을 하려 한 그 두 회사도 엄중히 조사하세요.” 이천성과 양수경은 충격으로 어지러워 하마터면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 그들은 혹 떼러 왔다가 혹을 붙이게 됐다. 자신들이 붙잡혔을 뿐만 아니라 덩달아 두 회사도 화를 입게 되었다. 이천성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도지사님, 저는 이씨 가문 사람...”그러나 말을 하다 끊겼다. “당신이 이씨 가문이든 김씨 가문이든 아무 상관없어요.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곽원산은 자신에게 선물을 주려고 온사람들에게 변명할 틈도 주지 않고 돌아서서 떠났고, 식당 안
곽원산에게 보낸 1000억은 완전 헛수고가 되었다. 두 가문의 투자 회사에는 수백억의 벌금 고지서가 내려졌고 H시의 투자도 제한됐다. 5개 그룹을 양분하려던 두 가문의 꿈이 한순간에 깨진 것이다. 제원화와 이심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 ‘이동혁이 선물을 줬을 때는 아무 일도 없었는데, 우리가 선물을 줄 때는 왜 이런 큰 손해가 생긴 거지?’ ‘이제 누구한테 가서 도움을 구한단 말인가?’ ‘직접 곽원산을 찾아가야 하나?’ ‘그건 안돼.’ ‘괜히 가문 전체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어.’ “이동혁, 그 개X식이 우리를 속인 게 분명합니다. 아주 여우 같은 놈이에요.” 이심이 자신의 무능에 격노하고 있을 때 이씨 가문의 가주 이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이심, 이 쓸모없는 놈의 자식. H시에 가서 무슨 짓을 벌인 거야? 네 아들이 다리를 못쓰게 돼서 열받은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내 아들까지 끌어들여?] [당장 N도 도청으로 가. 가서 무릎 꿇고 빌어서라도 곽원산에게 내 아들을 풀어달라고 해.] 이연은 전화기 너머로 분노하며 소리쳤다. 이천성은 이연이 가장 아끼는 막내아들로, 곧 처벌을 받게 생겼다. 그 일로 이연은 동생 이심에게 잔뜻 화가 나있는 상황이었다. 이심은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제 회장님. 회장님만 믿겠습니다. 이동혁의 그 개X식을 반드시 죽여주세요. 성공하신다면 회장님을 제 가족으로 모시겠습니다.” 이심은 감히 이연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고 풀이 죽은 채 N도로 돌아갔다. 하지만 제원화 역시 제씨 가문으로부터 문책을 당하게 생겼다. 곧 그는 제씨 가문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는데 가문의 큰어르신인 추지연이었다. 그녀는 거의 반세기 동안 제씨 가문을 장악해 왔다. 일찍이 추지연은 손수 자신의 딸을 잘 가르쳤는데 그녀가 바로 세화의 할머니인 제원희였다. 제원희는 스스로 진성그룹을 세웠다. 만약 그녀가 일찍 세상을 뜨지 않았더라면 진씨 가문은 그녀의 힘만으로 명문가에 들 수 있었다.추지연이 직접 가르친 제원희가 이 정
제원화의 부하는 처음 보는 제원화의 무서운 모습에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떨며 말했다. “예, 회장님. 벌써 도착했습니다. 그럼 이리로 부를까요?” “아니야. 바로 김대이와 박용구에게 가라고 해.” 제원화는 표정을 찌푸리고 악랄하게 말했다. “이동혁, 그놈은 마지막이야. 나는 우선 그놈 주변 사람들을 먼저 한 사람, 한 사람씩 철저히 손봐줄 거야.” 제원화는 공권력을 사용한 계획이 실패했기 때문에 이제 암흑가의 세력을 사용하기로 했다. 원화투자회사와 리성그룹에 대한 검찰의 처벌은 H시 재계를 놀라게 했다. 이런 결과가 있을 될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이동혁이 도지사에게 선물을 주었을 때는 아무 일도 없었는데 나중에 선물을 주러 간 사람들은 모두 경찰에 잡혔다니.’ 사람들은 크게 놀랐다. 하늘 거울 저택. 가족들도 소식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제시 가문과 이씨 가문이 이렇게 H시에서 쫓겨난다고?” 세화는 믿을 수 없었다. 제원화와 이심, 그 흉악한 무리들이 회사에 눈독을 들이자 이미 절망적인 그녀는 수중의 주식을 내놓아 가족의 안전이라도 지키려고 했다. 그녀는 돈보다 가족의 목숨이 더 중요했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이 H시에서 쫓겨날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천지신령님 감사합니다. 아니, 도지사님 감사합니다. 도지사님 아니었으면 우리 가족이 이번에 정말 큰일 날뻔했어요.” 류혜진은 마치 곽원산을 앞에 둔 것처럼 허공을 향해 인사를 했다.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어머니, 지금 뭐 하고 계세요. 그렇게 고마우면 맛있는 거라도 해 주시던가요. 제가 곽원산을 H시로 불렀으니까요.”아니나 다를까 동혁이 얘기를 꺼내자마자 류혜진이 눈을 부릅떴다. “넌 참 낯짝이 두꺼워. 간 크게도 도지사님에게 선물을 보내서 하마터면 우리까지 죽게 할 뻔한 주제에. 그래도 도지사님이 우린 봐주셔서 다행이야.” 류혜진은 동혁을 쿡쿡 찔렀다. “빨리 일어나서 밥이나 해. 괜히 내가 밥 하게 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말고.” ‘내가 진실을 말해
“두, 두 분, 모두 저희 같은 암흑가사람이신데,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앉아서 저희 술 몇 잔 받으시고...” 김대이는 J시 쌍살의 악명을 떠올리고 무섭지만 억지웃음을 지으며 전전긍긍했다. ‘일단 먼저 쌍살의 비위를 맞추고 형님에게 도움을 청해야 해.’ ‘잘못하다가 오늘 나와 박 회장이 이놈들에게 죽을 수도 있어.’ 김대이와 여러 해 동안 함께 한 막내 동생 왕금강의 시체가 아직도 바닥에 놓여 있었다. “쌍살, 저 늙은 개가 시간 끄는 거야. 속을 거 없어!”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안아린의 아버지 안우평이 들어왔다. 그 뒤로 유진세 등이 들어와 증오 가득한 눈빛으로 김대이와 박용구 두 사람을 주시했다. 그들은 일전에 청운각에서 H시의 모든 거물들 앞에서 김대이와 박용구에게 뺨을 맞은 일로 뼈에 사무친 원한이 있었다. 당황한 김대이와 박용구의 안색이 순식간에 파랗게 변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그때 청운각에서 이 개X식들을 그냥 때려 죽여버리는 거였는데.’ “나도 시간 끌려고 이러는 거 알고 있어.” 쌍살의 큰형인 여흥일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싸늘한 목소리에 안우평 등은 몸서리가 쳐졌고 더 이상 참견 할 수가 없었다. “형, 괜히 사람들하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처리하죠.” 쌍살의 둘째인 여흥수가 바로 박용구에게로 향했다. “김 회장, 우리도 가자고.” 박용구의 눈빛이 매섭게 바뀌더니 주먹을 쥐고 여흥수를 향해 돌진했다. 여흥수는 그 모습을 우습게 지켜보더니 손을 들어 박용구의 팔을 잡았다. 박용구의 실력은 제원화 주변의 고수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 그는 H시 암흑가에서 자신의 주먹만을 믿고 살아오며 두각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여흥수 앞에서 마치 3살 먹은 어린아이와 같았다. 아무리 힘을 줘도 뼈만 앙상하게 남은 팔을 뺄 수 없었다. “으, 악!” 박용구의 입에서 가슴이 터져나갈 듯한 비명이 나왔고 그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그의 팔뚝이 뜻밖에도 여흥수에게 강제로 꺾여버렸다.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