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명의 명문가 자제들 중에서 육문재가 제설희에게 가장 미쳐있었다. 이번에 H시에 와서 그녀를 위해 나선 것도 그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제설희는 믿는 바가 있어서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육문재를 서슴없이 대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좋지 않은 말투로 상대방에게 질문했다. “왜 인사도 없이 H시를 떠난 거야?” [아, 설희야 그게, 우리 집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급하게 가고 있어.] 육문재는 차를 타고 Z시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제설희는 불만스러웠다. “대체 무슨 일인데? 그게 나 대신 회풀이를 해주는 것보다, 이동혁, 그놈을 죽이는 것보다 더 중요해?” [설희야, 그게 우리 집에 정말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 그리고 이동혁은 괜히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육문재는 호의로 제설희에게 조언했다. 그는 동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게 된 후부터 제설희가 영원히 자신의 복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재, 너 그게 무슨 뜻이야? 이동혁 그 개X식이 너희들 앞에서 내 뺨을 때렸잖아. 그런데도 네가 지금 그 자식을 보호하는 거야?” 제설희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육문재가 재빨리 말했다. [설희야, 욕하지 마. 그 사람은...] 옆에 앉아 있던 육원진이 갑자기 기침소리를 내며 육문재를 매섭게 쳐다보았다. 육문재는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떠나기 전에 동혁이 자신의 일에 대해 한 마디라도 누설하면 안 된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육문재, 이 겁쟁이. 쓸모없는 인간이 뭐가 무서워서. 다시는 날 볼 생각도 하지 마. 이제부터 난 널 모르니까.” 제설희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육문재가 다시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육원진이 휴대폰을 뺏어서 전화를 끊었다. “바보 같은 놈. 이 무식한 여자아이 때문에 우리 육씨 가문 전체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 예전에는 그래도 그녀가 제씨 가문의 아가씨라 네가 쫓아다녀도 우리가 눈감아 준거야. 근데 지금 이 사달이 일어났는데 네놈은 아직도 그 여자아이가 좋다
“이동혁, 그 개X식의 마누라를 내 앞에 무릎 꿇리고 내게 비굴하게 동정을 구걸하게 할 거야.” 제설희가 원한이 하늘을 찌를 듯 가득해져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곁에 있던 안아린 등 몇 명의 몸이 으스스 떨릴 정도였다. ‘설희가 저렇게 누군가에게 원한을 가지는 건 처음 봐.’ “설희야, 근데 그 세화라는 여자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너희 아버지께서도 그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들었어. 어제저녁 연회에서 그녀를 제씨 가문으로 복귀시켜서 앞으로 제씨 가문의 사업을 맡게 하려고 했다는 데, 괜히 너희 아버지께서 화내시지는 않을까?” 유준기는 조금 걱정했다. 유준기 등은 비록 제설희의 친구였지만 제원화를 매우 두려워했다. 그들의 아버지들조차도 제씨 가문의 막내 어른인 제원화 앞에 서면 전전긍긍할 정도였다.. “그건 아버지가 그녀를 속인 거야.” 제설희는 콧방귀를 뀌며 사실을 말했다. “우리 아버지는 세화를 속여서 성을 바꾸도록 권한 거야. 그렇게 그녀가 제씨 가문의 사람이 되면 사업을 순순히 우리 손에 넘기게 하는 거지. 그러고 나서 우리가 그녀를 살릴지 말지 정하는 거야.” 유준기 등은 계획을 듣고 모두 몸서리쳤다. 일찍이 제원화는 생각이 매우 깊다고 들었는데 이런 계획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 더러운 여자가 자기 주제를 모르는 거야. 감히 제씨 성으로 바꾸기를 거절하더라고.” 여기 말했을 때 제설희는 갑자기 눈이 번쩍 뜨이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는 마스크를 가지고 와서 쓰며 독살스럽게 말했다. “가자, 지금 바로 그 여자를 찾아가서 성을 바꾸라고 강요할 거야.” 세화가 성을 바꾸면. 제설희는 세화를 마음껏 모욕할 수 있었고, 제원화를 도와서 상대방 소유의 회사를 얻을 수 있었다. 곧. 제설희 일행은 진씨 가문의 고택에 나타났다. “고모부, 세화는 어디 있어요? 바로 이리로 오라고 하세요. 사촌 언니가 만나러 왔다고요.” 제설희가 제한영 앞에 서서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어젯밤 연회에서 수모를 겪
제설희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올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직원의 뺨을 때렸다. “당신, 당신이 뭔데 사람을 때립니까?” 여직원이 뺨을 가린 채 분노 가득하여 제설희를 노려보았다. 짝! 제설희가 또다시 여직원의 뺨을 때렸다. “넌 뭔데? 난 명문가 제씨 가문 사람이다. 왜?” “명문가 제씨 가문 사람이면 함부로 사람을 때려도 되나요?” 여직원은 뺨을 자신의 만지며 울기 시작했다. 함께 있던 다른 직원들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들 모두 명문가 제씨 가문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H시에 진출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전에는 그에 대해 아무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제설희의 행동으로 명문가의 횡포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명문가 제씨 가문이 대체 뭔데? 아무 이유 없이 함부로 사람을 때립니까?” “맞아, 당장 경호원을 불러서 이 미친 여자를 쫓아내고, 경찰에 신고해서 우리 동료를 함부로 때린 것에 책임을 물자고.” 현장에 있던 몇몇 직원들은 모두 분노로 소리쳤다. 세방그룹의 경호원들도 놀라서 순식간에 10여 명이 달려왔다. “아가씨, 무슨 이유든 저희 직원을 함부로 때릴 수는 없습니다. 그만 나가주세요.” 경호대장인 정해수가 노성을 지르며 말했다. “설희야, 빨리 가자. 여기 경호원들 실력이 대단해. 모두 군인 출신이거든.” 제한영이 재빨리 말했다. 그는 전에 이곳에서 소란을 피우다가 경호원들에게 쫓겨난 적이 있었다. “군인 출신이 뭐가요? 군인이었으면 감히 나를 쫓아낼 수 있데요? 누가 그런 권리를 줬죠?” 제설희는 시큰둥하게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손을 내저었다. “나 실장, 이 쓸모없는 것들에게 본때 좀 보여줘요.” “예!” 즉시 네 명의 정장 차림을 한 남자들이 줄지어 나와 경호원들에게 돌진했다. 이 네 사람은 모두 제원화가 거금을 주고 고용한 경호원이었다. 그들은 예전에 싸움으로 이름을 날렸던 사람들이었다. 모두 제각각 독보적인 실력을 가지고
“당신은 누군데?” 세화가 눈살을 찌푸렸다. 제한영이 재빨리 대답했다. “이 분은 외삼촌의 딸인 제설희야. 세화 넌 사촌 언니라고 불러야지.” 세화는 놀라면서도 두 눈에는 분노로 가득해졌다. ‘저 제설희가 쳐들어와서 이렇게 막무가내로 행동한다고?’ ‘자기 말 한마디를 듣지 않는다고 감히 내 직원의 갈비뼈를 부러뜨려?’ ‘하지만 상대는 명문가 제씨 가문의 사람이야. 침착해야 해.’ 세화는 심호흡을 하고 화를 억누르며 뒤에 있던 직원들에게 말했다. “당장 119에 전화해서 정 실장님을 치료하게 하세요.” 제설희는 막지 않고 세화를 쳐다보며 말했다. “세화야, 너에게 볼일이 있어서 왔어.” “무슨 일이죠?” 세화가 화를 참으며 물었다. 제설희는 세화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눈빛이 갑자기 날카롭게 변했다. “세화야. 난 네 사촌 언니야. 너보다 어른이라고. 근데 지금 이게 무슨 태도야?” “사촌 언니가 아무 이유 없이 우리 회사에 와서 부하들에게 우리 직원의 갈비뼈를 부러뜨리라고 시켰는데 대체 제가 거기에 무슨 태도를 보여야 하죠?” 세화의 말투에는 날카로움이 배어 있었다. 그녀는 제씨 가문의 사람이라 불편하긴 해도 상대방이 자신을 억압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진세화 너 간도 크구나? 우리 설희가 네 어른뻘인데 감히 이렇게 대들다니. 정말 무례한데?” 안아린은 사나운 목소리로 세화를 향해 소리쳤다. 그녀를 힐끗 쳐다본 세화가 차갑게 말했다. “전 제 사촌 언니와 대화하고 있는데요.” “너!” 안아린은 세화를 노려보았고, 두 눈에 독기가 가득했다. ‘진세화 이 창녀 같은 년이 감히 나를 무시해?’ 제설희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들고 거만하게 물었다. “세화야, 우리 아버지가 호의를 보이셔서 널 추켜세워주며 제씨 성으로 바꾸라고 하셨는데, 넌 왜 승낙하지 않았지?” “전 늘 진씨였는데 왜 성을 바꿔야 하죠?” 세화가 말했다. 제설희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럼 내가 다시 기회를 주지. 제씨 성으로 바
“으악!” 경호원은 고통이 밀려와 울부짖었다. “그만둬, 저 짐승 같은 놈.” 세방그룹 모두가 분노해 소리쳤다. 제설희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세화야, 넌 그룹 회장님인데 자기 직원들이 하나씩 갈비뼈가 부러지는 걸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겠지?” 제설희의 눈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경호원을 힐끗 쳐다보더니 이어서 또 다른 경호원을 훑었다. 그러자 나문호가 다른 경비원에게 다가갔다. 세화는 분노의 눈물을 머금고 외쳤다. “그만두라고 해요. 당신들과 함께 가겠습니다.” “역시 참 좋은 회장님이라니까.” 제설희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 “데리고 가.” “회장님, 저들이 하라는 데로 하시면 안 돼요.” 직원들이 다급하게 외쳤다. “그보다 다친 직원들을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세요.” 세화는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가요.” 제설희는 냉소하며 그녀를 따라갔다. 안아린 유준기 등 몇 명도 그 뒤를 따랐다. 제한영 등도 전전긍긍하며 뒤를 따랐다. 결국 안타까움에 속이 타들어가는 세방그룹 직원들만 남게 되었다. “이거 어떡하지, 딱 봐도 저 여자는 심보가 사나워서 우리 회장님을 어떻게 괴롭힐지 몰라.” 어떤 사람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다른 어떤 사람은 분노의 눈물을 글썽였다. ‘회장님은 원래 상대방에게 요구에 응할 생각이 없으셨어.’ ‘모두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을 따라간 거야.’ 직원들은 자신의 무능함을 원망할 뿐 제설희 일행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러지 말고 빨리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어. 상대방은 명문가 제씨 가문이라고. 힘이 있고 세력이 있으니 시장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어.” 직원들은 점점 초초해졌다. “그럼 이 선생님께 전화를 걸자. 그분이라면 회장님을 구할 수 있어.” 세화의 비서 서인영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이 선생님, 회장님이 제설희에게 끌려가서 주민센터에서 성을 바꾼다며...” 그녀는 전화로 방금 발생한 일을 동혁에게 간단히
“세화야, 네 외종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잖아. 네가 제씨 가문이 되면 앞으로 모든 가문의 재산을 네가 관리하게 될 거라고.” 제한영이 열심히 세화를 설득했다. “진성그룹의 권한을 모두 외종할아버지가 가져갔는데도 할아버지는 순진하게 그 말을 믿어요?” 세화가 단호하게 말했다. “절 설득하지 마세요. 누가 다그쳐도 소용없어요. 제 성은 진씨이고 이름은 세화예요. 그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예요.” “세화야 너...” 제한영이 초조해졌다. “늙은이는 저리 가요.” 제설희가 갑자기 제한영을 밀쳐내고 세화를 가리키며 엄하게 외쳤다. “세화 너 이건 불효야. 네 할아버지가 너더러 성을 바꾸라고 했는데 네가 감히 그걸 거역하다니!” 그녀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와 구경하기 시작했다. “야, 저 사람이 진세화야? 그 세방그룹과 혜성그룹의 회장?” “무슨 일인데? 성을 바꾼다고?” “지금 못 들었어? 할아버지가 성을 바꾸라고 했는데 진 회장이 바꾸지 않겠다고 했잖아.” “썩을, 저 가문은 너무 양심이 없지 않아? 자기들만 성을 고치면 됐지, 왜 남에게 고치라고 강요하고 난리야.” 사람들의 손가락질이 이어졌다. “제설희, 당신 이런 시답지 않은 이유로 내게 강요하지 마세요.” 세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세화야, 난 너보고 효도를 하라고 한 거뿐이야. 이게 강요라고? 그리고 난 너보다 어른인데 어떻게 말을 그런 식으로 해?” 제설희는 냉소하며 정의로운척하며 말했다. “네가 이렇게 어른 말을 거역하고, 불효해서 큰 잘못을 저지르니 사촌 언니인 내가 오늘 네 할아버지를 대신해 우리 가문의 법도를 가르쳐야겠어.” 말하면서 제설희는 손을 내밀었다.옆에 있던 나문호가 즉시 채찍을 그녀의 손에 건넸다. 제설희는 채찍을 들고 옆에 있는 제태휘를 그대로 후려갈겼다. 짝! 낭랑한 소리와 함께 제태휘의 이마에 붉은 자국이 나타났다. 큰 비명소리가 났다. “사촌 누나, 왜 저를 때려요?” 놀란 제태휘는 얼굴을 만지며 화를
찰싹! 청량하게 울리 펴지는 소리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눈을 감았다. 세화 역시 반사적으로 몸을 떨며 머리끝이 찌릿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곧 그녀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어? 왜 몸이 아무렇지도 않지?’ 그녀가 눈을 뜨자마자 자신의 몸 앞에 큰 손 하나가 독사 같은 채찍을 꽉 쥐고 있는 것을 보았다. “동혁 씨!” 세화는 억울한 음성으로 울부짖었다. 촉촉해진 두 눈에서 더 이상 주체할 수 없는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동혁!” 제설희가 분노하며 소리쳤다. “네가 감히 여길 어디라고 나타나?” “생각지도 못했네. 네가 이렇게 죽으려고 발악을 하다니.” 동혁의 말투는 차가웠다. “네놈이야 말로 죽었어. 당장 그 손 놔.” 제설희는 소리를 지르며 채찍을 빼려고 세게 당겼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때 동혁이 조금 힘을 주자 채찍의 긴 손잡이 부분이 제설희의 손에서 강제로 빠져나왔다. “악!” 갑자기 손이 타는 듯하며 고통을 느낀 제설희가 비명을 지르고 급히 손잡이를 놓았다. 그러나 희고 보드라운 손에는 이미 피가 흥건하게 상처가 나 있었다. 동혁은 그대로 채찍의 손잡이를 잡고는 세화를 붙잡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놔라.” 나문호는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 “네놈은 뭐냐?”촤르륵! 동혁은 채찍을 쥐어 바로 상대에게 휘둘렀다. 가느다란 채찍 꼬리가 마치 독사의 혀처럼 나문호의 얼굴에 정확히 꽂혔다. 그 순간 갑자기 피부가 찢기고 살이 터지며 피가 튀었다. “으아아!” 고통에 울부짖는 나문호는 무의식 중에 두 손으로 맞은 얼굴을 가리며 붙잡고 있던 세화를 놓았다. 촤르륵! 동혁은 이어서 또 다른 한 사람에게 채찍을 휘둘렀다. 그 사람은 이미 대비를 하고 있어서 재빨리 몸을 피하였지만 채찍은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그의 얼굴을 뒤쫓았다. “으아!” 결국 그 사람도 고통스럽게 얼굴을 부여잡고 뒤로 물러섰다. 세화는 재빨리 동혁의 곁으로 달려와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동혁 씨
“살려줘.” 제설희는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목에 감긴 긴 채찍을 두 손으로 필사적으로 잡아당겨 벗어나려고 했다. “이 자식이, 당장 우리 설희 아가씨 못 놔?” 다른 두 명의 경호원이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그 순간 동혁이 손이 가볍게 움직이자 채찍이 뱀처럼 제설희의 목에서 저절로 풀려 나가더니 그대로 뒤로 휘둘러졌다. 달려들던 경호원 두 명이 얼굴에 채찍을 맞았다. 100킬로도 넘는 체구가 뜻밖에도 맞아서 땅에 쓰러졌다. 정말 놀라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이 모습을 본 모두는 동혁을 어안이 벙벙하게 바라보았다. ‘저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와, 저 아저씨 무술도 할 줄 아나 봐. 채찍질을 왜 이렇게 잘하지?” 군중 속에서 한 남자아이가 두 눈을 빛내며 박수를 쳤고, 그러자 아이의 부모가 얼른 그를 잡아당겼다. 장면이 너무 잔인해서 사람들이 차마 볼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방금 전 제설희 일행이 한 일을 생각하자 그나마 화가 좀 풀리는 것 같았다. “제설희, 내가 경고했잖아? 내 아내를 건드리지 말라고 한 거 잊었어?” 동혁은 냉정하게 외치며 제설희의 몸에 채찍을 날렸다. 그녀의 옷이 산산조각이 났고, 피부가 찢기고 살이 터졌다. “이동혁, 감히 네가 나를 때려? 우리 아버지가 너를 가만둘 거 같아? 우리 제씨 가문에서도 네놈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제설희는 고통에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넌 정말 기억력이 좋지 않구나.” 동혁은 또다시 채찍을 휘둘러 울부짖는 제설희를 때리려고 했다. “막아! 당장!”나문호가 노호했다. 나문호 등은 제원화가 자신의 딸인 제설희를 총애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제설희가 맞아서 피부가 찢기고 살이 터진 일을 돌아가서 제원화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그의 냉혹하고 잔인한 면을 떠올리자 나문호 등은 몸서리를 치며 울며 겨자 먹기로 동혁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동혁 손에 있는 긴 채찍이었다. 한 때 싸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