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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신고

작가: 우주멍
“가자, 내가 너희들을 데리고 군부 견학을 시켜주마. 이번에는 정식으로 보고했으니 여기로 다시 붙잡혀 오지 않을 거야.”

설전룡이 천화의 머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는 동혁을 존경했고, 동혁의 가족을 각별하게 대했다.

그래서 천화를 마치 친동생같이 여겼다.

“저희를 이렇게 도와주러 와주셔서 고마워요.”

천화는 순간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이내 다른 걱정이 들었다.

“아, 형님. 저희 매형은요? 매형이 저지른 일이 심각한 건가요?”

“그분이 무슨 일을 저질렀어?”

설전룡은 당황해하며 말했다.

현소가 물었다.

“그럼 사법부 사람이 어떻게 형부를 찾아온 거죠?”

“그러게 상황 파악을 좀 해야겠는데?”

설전룡은 대충 말을 얼버무렸다.

“그럼 이동혁이 우리를 신고해서 우리가 잡혀온 거 아니야?”

현수가 갑자기 작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설전룡은 그를 노려보았다.

“네놈은 네 매형에게 좀 더 예의가 있어야지. 다음에 또 그런 식으로 말하면 내 이 손으로 널 따끔하게 혼내줄 거야.”

‘요 장현수가 형님을 엄청 싫어하나 보네.’

현수는 겁에 질려 안색이 하얗게 변했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천화가 말했다.

“아, 알겠다. 매형이 그 도련님들을 신고한 거야. 그래서 이번에 그 사람들이 잡힌 거라고. 그래야 다시는 우리를 괴롭힐 수 없을 테니까.”

“맞아. 그놈들이 계속 설치게 놔두면 나중에 당해도 아무 소리도 못하잖아.”

현소도 화를 내며 작은 주먹을 휘둘렀다.

사실 육문재 등이 붙잡히면서 현소 등도 덩달아 붙잡혔을 뿐이었고 동혁은 설전룡에게 현소 등을 도와주라고 시켰다.

그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이동혁, 네가 우리를 신고했지?”

다른 사무실.

동혁이 들어서자 육문재 등이 책상을 내리치며 그를 성난 눈으로 쳐다보았다.

“어? 넌 육문재? 몰골이 왜 그래?”

동혁은 한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는데 여러 번 자세히 살펴보고 나서야 그가 육문재인지 겨우 알아볼 수 있었다.

육문재의 얼굴은 이미 잔뜩 부어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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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이 깨어났다   제751화 도지사의 사과

    대회의실. 천원용은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동혁이 정중앙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뻥! 천원용은 문을 발로 차며 소리쳤다. “이동혁, 도련님들의 아버지들께서 오셨는데 빨리 튀어와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지 않고 뭐 하고 있어?” 그는 거들먹거리며 동혁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뒤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얼굴색이 갑자기 변했다. 동혁이 고개를 들어 천원용 쪽을 바라보았다. “왔어?” 대충 대답하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보았다. “이동혁, 네놈이 무례하게.” 천원용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여기 도지사님과 여러 명문가에서 어른들이 오셨는데 감히 가만히 앉아있어?” “입 좀 다물지 그래?” 갑자기 천원용의 뒤에서 곽원산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천원용은 긴장하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자신의 경솔함을 탓하며 자신의 뺨이라도 한 대 때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도지사님 앞에서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했나?’ “도, 도지사님, 죄송합니다...” 천원용은 급히 한쪽으로 비켜서며 사과했다. 곽원산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성큼성큼 걸어가 곧장 동혁의 앞으로 다가갔다. “전신님, 이번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집안의 망나니 같은 놈이 총애를 받아서 버릇이 나빠졌습니다. 제가 이놈과 함께 직접 사과드립니다.” 곽원산이 자신을 노려보는 것을 보고는 곽진한이 서둘러 다가왔다. “전, 전신님, 죄송합니다.”N도 제일의 도련님으로 불리는 도지사의 아들 곽진한이 지금 두려워 온몸을 떨고 있었다. 그는 친구들과 아무렇게나 입에 오르내리며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욕했던 사람이 뜻밖에도 전신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황급히 군부로 자신을 데리러 온 곽원산의 입에서 이 사실을 듣고 곽진한은 매우 어리둥절했다. 쇼핑센터로 오는 도중에도 계속 혼란스러운 나머지 지금까지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동혁은 담배를 끄고 일어나 곽원산과 악수를 나누며 말했다. “어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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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혁은 불필요하게 번거로운 일을 더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미 동혁이 H시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앞으로 여러 가지 이유로 그를 찾아올 가능성이 있었다. 예전 석훈의 취임식 날 동혁의 신분을 밝혀야 할 때, 진씨 가문은 전신을 만나기 위해 2000억을 들여 참석 자리를 산 것만 봐도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동혁은 미리 언질을 해두는 것이다. “전신께서는 안심하세요. N도에서 이 기밀을 잘 유지하도록 조처하겠습니다.” 곽원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른 명문가의 거물들도 두려움을 느끼며 동혁에 관한 일은 절대로 한 마디도 누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풀썩! 곽원산 등이 떠나자마자 천원용이 무릎을 꿇었다. 그는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기어가 동혁 앞으로 다가갔다. “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눈이 있어도 태산도 몰라보고, 그저 사람을 얕보기나 하고, 저 같은 놈은 좀 맞아야 합니다.” 천원용은 울부짖으며 스스로 자신의 뺨을 후려갈겼다. 막 회의실에 들어온 수소야 등이 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를 포함해 모든 항만그룹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무슨 일이지?’ ‘아까까지 엄청 날뛰며 이동혁을 밟아 죽이겠다고 큰소리치던 그 천원용이 왜 저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거야?’ 동혁은 가만히 앉아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천원용이 스스로 뺨을 때려 얼굴이 붓자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그만 때려. 괜히 계속 때리다 피라도 나면 바닥이 더러워질 수 있으니까.” “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후로 전 선생님의 충견이 돼서 시키는 건 뭐든지 하겠습니다.” 천원용은 손을 멈추고 입으로 횡설수설했다. “내 충견이 된다고? 당신에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 동혁이 웃었다. 천원용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지금 속으로 크게 후회하며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젯밤에 동혁은 이미 그의 조력자가 되어주겠다고 약속했었다.하지만 보는 눈이 없었던 천원용은 줏대 없이 굴어 자신

  • 전신이 깨어났다   제753화 태도의 전환

    10여 명의 명문가 자제들 중에서 육문재가 제설희에게 가장 미쳐있었다. 이번에 H시에 와서 그녀를 위해 나선 것도 그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제설희는 믿는 바가 있어서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육문재를 서슴없이 대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좋지 않은 말투로 상대방에게 질문했다. “왜 인사도 없이 H시를 떠난 거야?” [아, 설희야 그게, 우리 집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급하게 가고 있어.] 육문재는 차를 타고 Z시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제설희는 불만스러웠다. “대체 무슨 일인데? 그게 나 대신 회풀이를 해주는 것보다, 이동혁, 그놈을 죽이는 것보다 더 중요해?” [설희야, 그게 우리 집에 정말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 그리고 이동혁은 괜히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육문재는 호의로 제설희에게 조언했다. 그는 동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게 된 후부터 제설희가 영원히 자신의 복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재, 너 그게 무슨 뜻이야? 이동혁 그 개X식이 너희들 앞에서 내 뺨을 때렸잖아. 그런데도 네가 지금 그 자식을 보호하는 거야?” 제설희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육문재가 재빨리 말했다. [설희야, 욕하지 마. 그 사람은...] 옆에 앉아 있던 육원진이 갑자기 기침소리를 내며 육문재를 매섭게 쳐다보았다. 육문재는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떠나기 전에 동혁이 자신의 일에 대해 한 마디라도 누설하면 안 된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육문재, 이 겁쟁이. 쓸모없는 인간이 뭐가 무서워서. 다시는 날 볼 생각도 하지 마. 이제부터 난 널 모르니까.” 제설희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육문재가 다시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육원진이 휴대폰을 뺏어서 전화를 끊었다. “바보 같은 놈. 이 무식한 여자아이 때문에 우리 육씨 가문 전체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 예전에는 그래도 그녀가 제씨 가문의 아가씨라 네가 쫓아다녀도 우리가 눈감아 준거야. 근데 지금 이 사달이 일어났는데 네놈은 아직도 그 여자아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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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성중을 둘러싸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한눈에 그녀를 알아보고 바로 달려들었다. “혜성그룹의 진 회장 아니십니까? 회장님도 오늘 연회에 참석하신 건가요?” “진 회장님, 혜성그룹이 최근 아주 잘 나간다고 들었습니다. 하 선생님까지 태백산장의 홍보대사를 맡기로 하셨다지요?” 세방그룹과 혜성그룹을 경영하는 세화는 H시의 재계에서 이제는 위치가 달라졌다. 현장에 있는 여러 의료보건시스템의 리더들조차도 그녀 앞에서 감히 거만하게 굴지 못했다. 병원의 원장이나 제약회사의 사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 사람들은 최근 H시에서 두각을 보이는 세화와 어떻게든 관계를 맺어 협업할 수 있기를 바랐다. “네. 감사합니다.” 세화는 의젓하게 모여든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절도 있게 행동했다. 사실 그녀는 대부분의 사람들 이름도 몰랐다. “쾅!” 사람들이 계속 세화에게 아부를 하려고 할 때 뒤에서 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정장 차림의 동혁이 차 뒤편에서 돌아 나왔다. 사람들이 그를 보자 소란스러웠던 현장이 곧바로 조용해졌다. 동혁도 분명 H시에서 만큼은 유명인사에 속했다. 그래서 현장에는 동혁을 아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설사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다른 사람이 조금만 귀띔해 주면 동혁이 진씨 가문의 그 소문난 데릴사위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세화가 자신의 남편인 데릴사위를 함께 데려왔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든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동혁 같은 사람은 근본적으로 오늘 밤과 같은 수준 높은 모임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세화의 신분 때문에 아무도 나서서 뭐라고 하지는 못했다. 세화가 있음에도 사람들의 얼굴에는 다소 동혁을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표정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마음이 좀 불편했다. 세화는 사람들을 무시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류성중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먼저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준비해 온 이청백의 서예 작품을 선물로 내밀었다. “외삼촌 안녕하세요. 이건 제가 준비한 작은 선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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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화야, 지금은 네 외삼촌이 가문에서 힘이 있으니 되도록 좋은 말 많이 하고 기분 좀 맞춰드려.” 이모인 류혜연도 세화와 동혁에게 당부했다. 그녀는 류성중이 류씨 형제자매 중 막내라 해도 가문에서 그의 지위가 자신보다 높다고도 알려주었다. 류씨 가문의 류호천은 옛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막내아들인 류성중을 가장 좋아했다. “이모, 알았어요.” 세화는 류혜진과 류혜연의 말을 듣고는 동혁을 데리고 문을 나섰다. 그녀는 먼저 동혁과 혜성그룹에 가서 류성중에게 줄 선물을 고르려고 했다. 세화의 사무실에는 협업에 대해 이야기하러 온 회사 사장님들이 두고 간 좋은 선물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다지 비싸지도 않았고 성의로 생각해서 세화는 그 선물들을 그냥 받았었다. 세화는 그중 N도 서예의 대가인 이청백의 서예 작품을 골라서 동혁과 함께 명성호텔로 향했다. 류성중은 이번에 H시에 와서 이씨 가문을 대신해 동혁에게 이천성을 돌려보낼 것을 전하려고 했다. 그는 N도 의료공단의 부이사장으로 이번에 H시를 방문한 김에 여러 의료 기관에 대한 감독과 지도를 수행했다. 마치 감찰관과 같은 위치라 아랫사람들은 당연히 깍듯이 그를 대우했다. 그래서 오늘 밤에 H시의 의료 관련 시설에 있는 몇몇 사람들은 그를 명성호텔에 초대해 연회를 열기로 했다. 그중에는 병원의 대표도 있었고 의료 관련 회사 사장들도 많았다. 류성중이 아우디 A6를 타고 명성호텔에 도착하자 호텔 입구에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누군가는 자발적으로 와서 차 문을 당겨 열었고 다른 손으로는 그의 정수리를 보호했다. “류 부이사장님, 부딪히지 않게 조심히 내리세요.” “부이사장님은 의료공단에서도 전문적이면서 기술까지 뛰어난 리더 아니십니까? 만약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우리 N도 의료보건 시스템에 큰 손실이지요.” 문을 여는 사람의 말 한마디에 류성중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류씨 가문은 의학 가문으로 가족들이 대대로 의학을 연구했다. 그도 원래는 의학을 공부했지만 졸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0화 외삼촌 류성중

    “외삼촌이 H시에 왔는데, 동혁 씨를 만나고 싶다고 한다고요?” 세화가 얼굴을 찡그리며 의아하게 동혁을 바라보았다. 외가 쪽 친척에 대해서 별로 호감이 없는 세화였다. 애초에 류씨 가문에서는 류혜진이 진씨 가문에 시집가는 것을 그다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가문의 왕래가 적었고, 그로 인해 세화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류씨 가문의 친척들을 만난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 세화가 동혁과 결혼하기로 하자 류씨 가문은 잠시 진씨 가문과 왕래가 잦아졌다. 그러다 나중에 동혁이 사고를 당했고, 류혜진은 의료사고로 해고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때세화의 외할아버지인 류호천은 류혜진이 류씨 가문의 명성을 망쳤다는 이유로 그녀를 다시는 류씨 가문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다. 사실상 가문에 류혜진을 쫓아낸 셈이었다. 그 일은 류혜진의 가슴에 영원한 상처로 남았다. 이후 세화의 가족과 류씨 가문 사이의 왕래는 완전히 끊어졌다. 오로지 막내 이모인 류혜연의 가족과 몰래 연락을 주고받는 게 다였다. 세화의 외삼촌 이름은 류성중이다. 세화는 류성중이 N도 의료보건시스템의 리더라는 것만 알고 그 외 나머지는 잘 몰랐다. “여보, 그렇게 쳐다보지 마. 나도 무슨 이유인지 모르니까.” 동혁 역시 의아하게 생각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류혜진이 바로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모른 척하지 마. 이것도 다 너 때문에 생긴 일이니까.” “세화야, 외삼촌이 그러는데 자기는 N도 이씨 가문의 부탁을 받고 밤새 H시에 와서 사람을 치료했다고 하더라고.” “네 외삼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더라면 너도 동혁이가 몰래 뒤에다 얼마나 많은 일을 숨겼는지 몰랐을 거야.” 류혜진이 화를 내며 동혁을 가리켰다. “지난번에 이 놈이 도지사 어른께 선물을 보내 드렸었잖아. 그래서 사람들이 이놈을 따라 했는데 그때 이씨 가문에 이천성이 붙잡혔어.” “이씨 가문이 하세량 시장에게 가서 이천성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는데, 글쎄 이놈이 시장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동혁이가 풀어주라고 해

  • 전신이 깨어났다   제969화 지명

    동혁은 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몰랐지만 재빨리 현소 남매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도착해 보니 집안의 분위기가 좀 무거웠다. 세화의 막내 이모인 류혜연이 류혜진에게 무언가를 말하며 싱글벙글 웃다가 고개를 돌려 동혁과 현소 남매를 보고 일순간 표정이 굳었다. “아이고, 우리 현수, 잠깐 나갔다 온다더니, 왜 이래? 넘어진 거야? 아니면 누구한테 맞았어?” 류혜연이 달려들어 현수를 살폈다. 가까이 가자 현수의 양쪽 뺨이 모두 새빨갛고 입가에는 피가 묻은 것이 보였다. 몸에는 지저분한 발자국이 나 있었는데 밖에서 얻어맞았다면 가볍게 볼 수 일이 아니었다. “아이고, 이런, 우리 아들 어떻게 하면 좋아?” 류혜연은 현수를 껴안고 한바탕 울부짖었다. 그러고 나서 고개를 돌려 동혁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동혁이 이 죽일 놈, 우리 현수가 너랑 같이 나가서 이렇게 괴롭힘을 당했는데 넌 매형이 되어서 그걸 그냥 보고만 있었어?” “이 쓸모없는 놈, 대체 생각이 있어?” “우리 현수에게 만일 무슨 큰 일이라도 생겼다면 난 너하고 아주 끝장을 봤을 거야.” 동혁은 혼자 물을 따라 마시며 변명하기 귀찮아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내가 현수 매형이라고 하는 거야?’ ‘그럼 진작에 현수에게 매형인 내 말을 잘 들으라고 가르치던지?’ 사실 류혜연은 현수가 얼굴을 맞고 발로 차인 것을 보고 아무 이유 없이 동혁에게 화부터 낸 것이었다. 현소가 나서서 동혁을 대신해 변명했다. “엄마, 다짜고짜 형부에게 욕부터 하지 마요. 현수가 아는 그 스승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그래요?” “용비무술학교교장 아들인데, 아주 제멋대로 날뛰는 못된 놈이에요.” “강제로 절 추행한 것도 모자라, 현수가 화를 내니 그놈이 때렸다고요.” “오늘 밤 형부가 나서서 상대방을 처리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집에도 못 왔을걸요?”현소의 말에 류혜연과 류혜진은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다. ‘동혁이가 정말 그 정도로 대단해?’ 그녀들은 믿을 수 없었다. 류혜진이

  • 전신이 깨어났다   제968화 폭력적인 사람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청년도 일어나 동혁을 노려보았다. “네가 반석 도련님이 말한 그 쓸모없는 데릴사위 놈이지?” “흥, 감히 기습을 하고 내 뺨까지 때려?” “당장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어. 그렇지 않으면 반석 도련님이 나와서 네놈을 죽일 거야.” 청년은 독기 가득하게 동혁을 향해 소리쳤다. 동혁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두말없이 다시 뺨을 날렸다. “짝!” 청년은 이번에 맞아서 피를 토하며 날아갔다. “짝! 짝!” 동혁은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남녀를 막론하고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모든 사람들의 뺨을 때려서 날렸고 맞은 사람들은 비명소리를 질렀다. “한 번만 더 앞을 막으면 이번엔 손바닥으로 때리지 않을 거야.” 동혁은 차갑게 한마디 하고 현소를 데리고 갔다. 현수가 그 뒤를 따라가며 물었다. “매형, 오반석은요?” 현수는 방금 나오기 전 동혁이 왕범현을 시켜 오반석을 때리는 것을 보았다. 현수의 눈에 동혁은 이번에 큰일을 저질렀다. ‘어쨌든 그 오반석의 아버지는 리성투자회사의 부사장님이야. 분명 가만있지 않고 매형에게 미친 듯이 복수하려 할 거야.’ ‘그런데 잠깐, 매형이 이렇게 멀쩡히 걸어 나왔는데 오반석의 모습은 왜 보이지 않는 거지?’ ‘뭔가 이상한데?’ “그래, 반석 도련님 어디 계시지?” “도련님만 나오셔봐. 데릴사위 네놈을 죽여서 우리 복수를 해 주실 거야.” 뺨을 맞은 남녀들이 일어나며 뺨을 가린 채 원망스럽게 소리쳤다. “잠시 비켜주세요. 길 막지 마세요.” 바로 그때 연이은 고함소리와 함께 골드스타필드 입구에 몰려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양쪽으로 갈라졌다.사람들이 보니 무술학교 학생 몇 명이 피투성이가 된 사람의 팔과 다리를 각각 잡아 들고 뛰쳐나와 길가에 던졌다.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사람은 고통으로 여전히 계속 비명을 질렀다. “뭐지? 이 목소리가 왜 도련님 같지?” 오반석의 불량스러운 남녀 친구들은 완전히 어리둥절해졌다. “반석 도련님이 맞아.” “도련님, 괜찮으세요? 이건? 두

  • 전신이 깨어났다   제967화 형수님

    고통으로 기절할 것 같은 오반석을 보고 왕범현은 잠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와 동시에 다시는 남 앞에서 함부로 허세를 부리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동혁 삼촌처럼 실력을 감추고 나서지 않는 사람을 또 만난다면 다음번에는 내가 오반석 같은 운이 나쁜 사람이 될 수 있어.’ “끌고 나가. 구급차 불러서 데려가라고 하고 리성투자회사에 이 사실을 알려주고.” 왕범현이 손짓을 하자 무술학교 학생들이 오반석을 들어 올렸다. 몸을 억지로 움직이자 오반석은 큰 고통에 다시 울부짖기 시작했다. 한편 동혁은 아무런 미련 없이 골드스타필드를 나섰다.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아까 전 용비무술학교에서 온 거의 1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클럽 안으로 들어왔을 때 손님들은 폭력사태라도 일어나 불똥이라도 튈까 봐 모두 겁에 질려 뛰쳐나왔다. 사람들은 모두 무슨 일인지 궁금하며 안을 두리번거리면서 서로 의견이 분분했다. 다행히 일은 2층에서 벌어져서 동혁이 나오는 모습을 사람들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동혁이 오늘 밤의 유혈사태를 일으킨 장본인 줄도 몰랐다. 동혁은 눈썰미 좋게 길가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현소, 현수 남매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 둘 남매에게 문제 생겼다. 한 무리의 젊은 남녀들이 두 사람을 둘러싸 못 가게 막고 현소를 보며 웃고 있었다. 동혁이 나오기 전부터 서로 실랑이가 벌어졌던 듯 현수의 몸에는 이미 더러운 발자국이 나 있었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비켜요. 왜 우리를 막고 내 동생까지 때리는 건데요?” 현소는 날카롭게 소리치며 분노한 큰 눈으로 사람들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현소의 이런 반응은 상대에게 위압감보다는 귀엽다는 인상을 더 많이 줄 뿐이었다. 한 무리의 젊은 남녀들은 여전히 웃으며 그녀가 소리쳐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네가 바로 그 현소지? 반석 도련님이 네 사진을 보여주며 오늘 밤 호텔로 데려간다고 자랑하던데?” “도

  • 전신이 깨어났다   제966화 부러진 두 다리

    오반석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왕범현에게 맞아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퍽!왕범현은 이어서 한 발로 오반석의 아랫배를 걷어찼고 독기 가득 욕을 퍼부었다. “우리 삼촌은 이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도 혼을 내주는 분이야. 하지만 네놈 아버지는 이씨 가문에서 기르는 그저 개 한 마리에 불과하지. 뭣도 아닌 주제에, 감히!” “자기 체면 좀 세우겠다고 이 개X식이 날 이용해?” 동혁은 아까 전 자신이 이천기를 혼내줬다고 직접 언급했다. 이 말을 기억했던 왕범현은 과감하게 오반석에게 손을 댔다. 어차피 문제가 생겨도 동혁이 해결해 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주저함 없이 왕범현은 오반석을 붙잡아 또다시 발길질을 했다. 그는 동혁과 아무런 원한관계도 없었는데 오반석의 지시로 인해 동혁의 손에 맞아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왕범현은 마음속에 있는 이런 모든 분노와 원한을 오반석에게 발산했다. 1분 후, 오반석은 만신창이가 되어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 “너, 너희들 두고 봐. 우리 아버지가 너희를 그냥 둘 거 같아? 이씨 가문에서도 네놈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엉망이 된 오반석은 여전히 굴복하지 않고 거만하게 소리쳤다. 동혁은 오반석의 오기에 감탄했다. 그는 일어나 다가와서는 웅크리고 앉아 오반석의 얼굴을 때리며 말했다. “네가 현소를 노리고 왕범현에게 충동질한 거 맞지?” “그래, 내가 그랬어. 그게 뭐가 어때서?” “이동혁, 잘 들어. 오늘 내가 이렇게 당했지만 다음에도 네놈이 운이 좋을까?” 오반석이 날카롭게 말했다. “분명히 말하는데 네놈에게 다음은 없을 거야.” “이제 네놈에게 허락된 시간이 3시간도 안 남았어. 지금이라도 빨리 천성 도련님을 N도로 돌려보내는 게 좋아. 안 그러면 이씨 가문이 네놈에게 엄청난 복수를 할 테니까. ” “물론 네놈이 무릎을 꿇고 내 신발을 핥으며 부탁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말 좀 해달라고 해줄 수도 있...” 짝!동혁은 오반석의 뺨을 때려 말을 끊고 일어나 왕범현에게 말했다. “이

  • 전신이 깨어났다   제965화 왕범현의 분노

    현수린은 현소가 자신들을 용서할 줄 알고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의외의 대답을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녀는 너무 화가 나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흥분한 현수린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 “현소, 이 가식덩어리 같은 년. 겉으로는 순진한 척하면서 속은 구렁이로 가득한 년이...” “짝!” 나선호가 따끔하게 현수린의 뺨을 내리치자 머리가 풀어헤쳐진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동혁은 배경문 등을 째려보고 차갑게 말했다. “그럼 내가 직접 때려줄까?” 짝!배경문 등이 흠칫 놀라 두 손을 번쩍 들어 스스로 좌우로 얼굴을 미친 듯이 때리기 시작했다. 현수린은 나선호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맞았다. 잠시 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뺨을 때리는 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곧 배경문 등의 얼굴은 부어 엉망이 되었다. “왕 사장, 그 쓸모없는 데릴사위 놈 약하지? 그렇다고 설마 죽인 건 아니지?” 그때 누군가 계단을 올라오며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반석이 거들먹거리면서 2층으로 올라와 웃으며 다가왔다. 바로 그는 무릎을 꿇고 있는 왕범현과 한쪽에서 자신들의 뺨을 마구 때리고 있는 배경문 등을 발견했다. 계획대로라면 왕범현의 자리에 있어야 할 동혁이 지금 멀쩡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다. 오반석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2층의 모습은 그가 예상한 것과 완전히 달랐다. 동혁은 가만히 미소를 지으며 오반석에게 조롱하듯 물었다. “도련님 오셨나? 근데 뭘 그리 놀라는 거지? 너무 예상밖이라서?” 잠시 멈칫했던 오반석이 반응했다. 그는 불쾌한 표정으로 동혁을 노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이동혁, 네놈이 제법 실력이 있나 보네? 저렇게 왕 사장을 처리하다니.” “그래서 나보고 올라오라고 한 게 이걸 보여주려고 그런 거야?” “왜? 고작 별것도 아닌 인간 하나를 무릎 꿇렸다고 이 오반석이 놀랄 것 같아?” 깔보는 듯한 오반석의 말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왕범현이 순간 고개를 들어 분노의 눈빛으로 오반석을 노려

  • 전신이 깨어났다   제964화 용서할 가치

    왕범현은 욕을 먹고는 당황하여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갑자기 그는 심한 고통에도 몸을 뒤척여 일어나 “풀썩” 소리와 함께 바닥에 유리 조각 더미 위에 무릎을 꿇었다. 바로 무릎에 여러 개의 상처가 났다. “윽.” 왕범현은 너무 아파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었지만 온몸의 심한 통증을 계속 참으며 동혁에게 정중하게 고개 숙여 엎드렸다. “동혁 삼촌, 제가 잘못했어요. 저를 원하시는 만큼 때려주세요. 제가 조금이라도 저항하면 제 성을 바꿀게요. ” 이 순간 왕범현은 동혁에게 완전히 굴복했다. 동혁은 의외라고 생각하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보아하니 너도 그리 미련한 놈은 아니구나.” “그래 좋아. 이제라도 잘못을 알았다면 무릎을 꿇고 있어.” “아, 그리고 참고로 뭐 좀 묻자.”나선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선생님의 말을 들으니 범현이가 겨우 목숨은 건진 것 같구나.’ 왕범현은 더 이상 동혁에게 반항할 마음이 없어서 얌전히 말했다. “삼촌,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동혁은 소파에 앉아 물을 따라 천천히 마시며 물었다. “오반석이 너보고 나를 귀찮게 하라고 시켰어?” “맞아요. 그 개X식이 저를 속였어요. 이전에 삼촌이 자기에게 잘못했다면서...” 왕범현이 설명하려고 하자 동혁이 손을 내저으며 그의 말을 막았다. ‘건방진 부자 도련님이 다른 사람을 괴롭혀 달라면서 뭐라 했을지는 뻔하지. 틀림없이 오반석, 그놈은 나를 만만한 데릴사위라고 하면서 왕범현에게 부탁했을 거야.’ 동혁이 나선호를 힐끗 쳐다보면서 지시했다. “사람을 시켜서 오반석을 데려오라고 해요.” “너, 다녀와.”나선호는 두말없이 학생 하나를 지목했다. 오반석을 기다리는 동안 동혁은 가만히 있지 않고 배경문, 현수린 등을 차가운 눈빛으로 훑어보았다. 그들은 마치 맹수에게 먹잇감으로 찍히는 듯한 공포를 느끼고는 절로 무릎을 꿇었다. “동혁 삼촌,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아까까지 왕범현을 믿고 거들먹거리던 남녀가 지금은 일말의 도도한 표정도 없이 미친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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