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전에 날 때린, 그래, 너 개X식, 내가 저놈도 똑같이 때려야 계산이 끝나는 거야.” “내가 누군 줄 알아? N도 도지사의 아들, 곽진한이야. 그런데 너희들이 감히 나를 이렇게 대해? 반드시 H시 군부가 이번 일에 대해 내게 분명히 해명해야 할 거야.” 한 무리의 윤문재 등이 소란을 피웠다. 곽진한조차 도지사의 아들로서 점잖게 굴던 태도는 어디로 갔는지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도 아까 전 다른 사람 못지않게 많이 맞았기 때문이다. ‘도지사의 아들로서 한 번도 당한 적 없는 이런 굴욕을 당하다니.’ 그때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곽진한, 내가 네 아버지에게 여기로 너를 데리러 오라고 할까?” “네놈이 뭔데? 우리 아버지께서 얼마나 업무가 많으신데 여기까지 날 데리어 오실 필요가 어디 있어? 그래, 이 일은 설전룡이 직접 내게 해명하도록 해야 할 거야.” 곽진한은 동혁을 신경 쓰지도 않았다. 곽원산은 설전룡과 함께 최고위 공무원이다. 하나는 한 도를 책임지고, 다른 하나는 큰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 물론 근무처가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위에서 누가 높고 누가 낮다고 말할 수 없었다. “현욱아, 예선 다 치렀어?” 바로 그때 갑자기 육문재가 사무실 밖을 향해 소리쳤다. 그는 도현욱이 사법부로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역시 현욱이야. 우리가 이곳에 갇혀 있는 걸 알고 데리러 오다니.” “그러게 현욱이네. 예선을 통과한 게 틀림없어. 거기다 뒤쪽에 사람들까지 데려 오다니.” 그들은 도현욱의 뒤로 몇 명의 장교들이 따라오는 것을 보고 그가 사람들을 시켜 자신들을 데리러 온 줄 알았다. “현욱아, 이동혁 그 개X식도 여기 있어. 빨리 이리로 와서 이놈 손 좀 봐주고 우리 복수를 해줘.” 육문재 등은 반가운 기색을 하며 도현욱에게 동혁의 위치를 가리키며 알렸다. 이 말을 들은 도현욱이 순간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동혁이 사무실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악!” 그는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
“이동혁, 네놈은 영락없는 개X식이야.” “너 딱 기다려! 도씨 가문이 네놈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당연히 우리도 마찬가지고. 이제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해도 아무 소용없어.” 비록 라이벌이었지만 도현욱의 처참한 최후를 보면서 육문재 등은 안타까우면서 애통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은 모두 동혁이 원망스러웠다. “그래, 그럼 너희 가문들이 내게 복수하는 날을 기다릴게.” 동혁은 더 이상 바보 같은 육문재 등을 상대하기가 귀찮아지자 고개를 저으며 사법부의 사람들에게 손짓을 했다. “저놈들이 가고 싶지 않다고 하면 계속 가둬둬. 하지만 간다고 하면 저들 아버지에게 직접 와서 데려가라고 해.” 동혁은 말을 마치고 그대로 떠났다. “이동혁, 네가 뭐라고 감히? 우리 아버지가 설전룡에게 전화 한 통만 하면 우리를 얌전히 풀어줘야 한다고.” 곽진한는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 그건 다른 육문재 등도 마찬가지였다. ‘이동혁, 저 개X식이 우리를 대놓고 모욕하다니.’ ‘나가면 반드시 내가 죽여 버릴 거야.’ 동혁은 사법부를 떠나 설전룡과 군부 내 견학을 하고 있는 천화 일행을 찾았다. 그리고 잠시 견학에 동참했다. 사실 동혁은 H시 군부 주둔지를 자세히 둘러본 적이 없었다. “와, 저건 백야특수부대잖아요? 저도 저런 곳의 특전사가 되고 싶어요.” 천화의 두 눈이 빛났다. 그는 요즘 류혜진에게 특전사가 되겠다며 허락을 구하고 있었다. 당연히 류혜진은 동의하지 않았다. “아저씨 계급이 엄청 높으신가 봐요? 길가에 지나가는 군인들도, 전차에 타고 있는 군인들도 모두 경례를 하잖아요.” 현소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네 형부에게 경례하는 거야.” “에이 설마요. 아저씨 지금 저희 놀리는 거죠?”현소가 힐끗 째려보았다. 설전룡은 그간 진지한 모습을 별로 보이지 않고 그들을 많이 놀렸었다. 그래서 모두 설전룡이 농담을 하는 줄 알았다. 동혁은 천화 등이 견학을 하며 실컷 구경을 다 한 후에 그들을 데리고 군부를 나섰다. “아저씨, 우리
동혁은 항난그룹 사람들을 쫓아내려는 사람들을 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장 이 사람들 멈추게 하고 다 데리고 꺼져.” “이동혁, 아무 쓸모없는 인간 주제에 네놈이 날 쫓아낼 자격이 있어?” 천원용은 화를 내며 말했다. 짝! 동혁이 손바닥으로 그를 후려갈겨 바닥에 쓰러뜨렸다. “어때? 꼭 맞아야 정신 차리지?” “이 자식.” 천원용은 고통에 끙끙거리고 뺨을 만지며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는 동혁에게 두려움을 느꼈다. “가자.” 그는 일어나 부하들과 함께 떠났다. 사무실을 나가기 전에 그는 고개를 돌려 동혁을 응시하며 말했다. “딱 기다려, 우리 도련님들이 돌아오면 내가 네놈을 꼭 밟아 죽여주마.” “꺼져.” 동혁은 한마디로 응대했다. 달갑지 않은 천원용은 콧방귀를 뀌며 격노하여 나가버렸다. 수소야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전 저희가 재무 보고서를 조사할 때 천 사장이 방해했어요.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괜찮아요. 천천히 확인하세요. 저놈은 분명히 또 돌아올 테니까.” 동혁은 천원용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을 알았지만 별로 그 사실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수소야는 고개를 끄덕이고 사람들을 데리고 옆 사무실로 갔다. 한편 분한 천원용이 이를 악물고 태성쇼핑센터를 나서자 고급 차들이 줄지어 다가와 멈춰 섰다. 그리고 육문재를 비롯한 명문가 도련님들이 차들에서 내렸다. 그들뿐만 아니라 차에서 한 중년 남자가 내렸는데 기세가 남달랐다. “문재 도련님, 얼굴이?”천원용은 얼른 마중하며 얼굴이 퉁퉁 부은 육문재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아버지, 이곳이 태성쇼핑센터입니다.” “육씨 가문 가주, 육 회장님!” 천원용이 놀라 소리쳤다. 그는 육문재의 아버지가 Z시 육씨 가문의 가주인 육원진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가 직접 H시에 올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는 이어서 뒤에 있는 차들을 보았다. 하나같이 얼굴들이 부은 도련님들 옆에 기개가 남다른 중년 남자들이 각각 서 있었다
대회의실. 천원용은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동혁이 정중앙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뻥! 천원용은 문을 발로 차며 소리쳤다. “이동혁, 도련님들의 아버지들께서 오셨는데 빨리 튀어와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지 않고 뭐 하고 있어?” 그는 거들먹거리며 동혁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뒤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얼굴색이 갑자기 변했다. 동혁이 고개를 들어 천원용 쪽을 바라보았다. “왔어?” 대충 대답하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보았다. “이동혁, 네놈이 무례하게.” 천원용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여기 도지사님과 여러 명문가에서 어른들이 오셨는데 감히 가만히 앉아있어?” “입 좀 다물지 그래?” 갑자기 천원용의 뒤에서 곽원산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천원용은 긴장하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자신의 경솔함을 탓하며 자신의 뺨이라도 한 대 때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도지사님 앞에서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했나?’ “도, 도지사님, 죄송합니다...” 천원용은 급히 한쪽으로 비켜서며 사과했다. 곽원산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성큼성큼 걸어가 곧장 동혁의 앞으로 다가갔다. “전신님, 이번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집안의 망나니 같은 놈이 총애를 받아서 버릇이 나빠졌습니다. 제가 이놈과 함께 직접 사과드립니다.” 곽원산이 자신을 노려보는 것을 보고는 곽진한이 서둘러 다가왔다. “전, 전신님, 죄송합니다.”N도 제일의 도련님으로 불리는 도지사의 아들 곽진한이 지금 두려워 온몸을 떨고 있었다. 그는 친구들과 아무렇게나 입에 오르내리며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욕했던 사람이 뜻밖에도 전신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황급히 군부로 자신을 데리러 온 곽원산의 입에서 이 사실을 듣고 곽진한은 매우 어리둥절했다. 쇼핑센터로 오는 도중에도 계속 혼란스러운 나머지 지금까지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동혁은 담배를 끄고 일어나 곽원산과 악수를 나누며 말했다. “어린아
동혁은 불필요하게 번거로운 일을 더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미 동혁이 H시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앞으로 여러 가지 이유로 그를 찾아올 가능성이 있었다. 예전 석훈의 취임식 날 동혁의 신분을 밝혀야 할 때, 진씨 가문은 전신을 만나기 위해 2000억을 들여 참석 자리를 산 것만 봐도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동혁은 미리 언질을 해두는 것이다. “전신께서는 안심하세요. N도에서 이 기밀을 잘 유지하도록 조처하겠습니다.” 곽원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른 명문가의 거물들도 두려움을 느끼며 동혁에 관한 일은 절대로 한 마디도 누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풀썩! 곽원산 등이 떠나자마자 천원용이 무릎을 꿇었다. 그는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기어가 동혁 앞으로 다가갔다. “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눈이 있어도 태산도 몰라보고, 그저 사람을 얕보기나 하고, 저 같은 놈은 좀 맞아야 합니다.” 천원용은 울부짖으며 스스로 자신의 뺨을 후려갈겼다. 막 회의실에 들어온 수소야 등이 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를 포함해 모든 항만그룹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무슨 일이지?’ ‘아까까지 엄청 날뛰며 이동혁을 밟아 죽이겠다고 큰소리치던 그 천원용이 왜 저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거야?’ 동혁은 가만히 앉아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천원용이 스스로 뺨을 때려 얼굴이 붓자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그만 때려. 괜히 계속 때리다 피라도 나면 바닥이 더러워질 수 있으니까.” “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후로 전 선생님의 충견이 돼서 시키는 건 뭐든지 하겠습니다.” 천원용은 손을 멈추고 입으로 횡설수설했다. “내 충견이 된다고? 당신에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 동혁이 웃었다. 천원용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지금 속으로 크게 후회하며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젯밤에 동혁은 이미 그의 조력자가 되어주겠다고 약속했었다.하지만 보는 눈이 없었던 천원용은 줏대 없이 굴어 자신
10여 명의 명문가 자제들 중에서 육문재가 제설희에게 가장 미쳐있었다. 이번에 H시에 와서 그녀를 위해 나선 것도 그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제설희는 믿는 바가 있어서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육문재를 서슴없이 대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좋지 않은 말투로 상대방에게 질문했다. “왜 인사도 없이 H시를 떠난 거야?” [아, 설희야 그게, 우리 집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급하게 가고 있어.] 육문재는 차를 타고 Z시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제설희는 불만스러웠다. “대체 무슨 일인데? 그게 나 대신 회풀이를 해주는 것보다, 이동혁, 그놈을 죽이는 것보다 더 중요해?” [설희야, 그게 우리 집에 정말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 그리고 이동혁은 괜히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육문재는 호의로 제설희에게 조언했다. 그는 동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게 된 후부터 제설희가 영원히 자신의 복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재, 너 그게 무슨 뜻이야? 이동혁 그 개X식이 너희들 앞에서 내 뺨을 때렸잖아. 그런데도 네가 지금 그 자식을 보호하는 거야?” 제설희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육문재가 재빨리 말했다. [설희야, 욕하지 마. 그 사람은...] 옆에 앉아 있던 육원진이 갑자기 기침소리를 내며 육문재를 매섭게 쳐다보았다. 육문재는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떠나기 전에 동혁이 자신의 일에 대해 한 마디라도 누설하면 안 된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육문재, 이 겁쟁이. 쓸모없는 인간이 뭐가 무서워서. 다시는 날 볼 생각도 하지 마. 이제부터 난 널 모르니까.” 제설희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육문재가 다시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육원진이 휴대폰을 뺏어서 전화를 끊었다. “바보 같은 놈. 이 무식한 여자아이 때문에 우리 육씨 가문 전체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 예전에는 그래도 그녀가 제씨 가문의 아가씨라 네가 쫓아다녀도 우리가 눈감아 준거야. 근데 지금 이 사달이 일어났는데 네놈은 아직도 그 여자아이가 좋다
“이동혁, 그 개X식의 마누라를 내 앞에 무릎 꿇리고 내게 비굴하게 동정을 구걸하게 할 거야.” 제설희가 원한이 하늘을 찌를 듯 가득해져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곁에 있던 안아린 등 몇 명의 몸이 으스스 떨릴 정도였다. ‘설희가 저렇게 누군가에게 원한을 가지는 건 처음 봐.’ “설희야, 근데 그 세화라는 여자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너희 아버지께서도 그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들었어. 어제저녁 연회에서 그녀를 제씨 가문으로 복귀시켜서 앞으로 제씨 가문의 사업을 맡게 하려고 했다는 데, 괜히 너희 아버지께서 화내시지는 않을까?” 유준기는 조금 걱정했다. 유준기 등은 비록 제설희의 친구였지만 제원화를 매우 두려워했다. 그들의 아버지들조차도 제씨 가문의 막내 어른인 제원화 앞에 서면 전전긍긍할 정도였다.. “그건 아버지가 그녀를 속인 거야.” 제설희는 콧방귀를 뀌며 사실을 말했다. “우리 아버지는 세화를 속여서 성을 바꾸도록 권한 거야. 그렇게 그녀가 제씨 가문의 사람이 되면 사업을 순순히 우리 손에 넘기게 하는 거지. 그러고 나서 우리가 그녀를 살릴지 말지 정하는 거야.” 유준기 등은 계획을 듣고 모두 몸서리쳤다. 일찍이 제원화는 생각이 매우 깊다고 들었는데 이런 계획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 더러운 여자가 자기 주제를 모르는 거야. 감히 제씨 성으로 바꾸기를 거절하더라고.” 여기 말했을 때 제설희는 갑자기 눈이 번쩍 뜨이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는 마스크를 가지고 와서 쓰며 독살스럽게 말했다. “가자, 지금 바로 그 여자를 찾아가서 성을 바꾸라고 강요할 거야.” 세화가 성을 바꾸면. 제설희는 세화를 마음껏 모욕할 수 있었고, 제원화를 도와서 상대방 소유의 회사를 얻을 수 있었다. 곧. 제설희 일행은 진씨 가문의 고택에 나타났다. “고모부, 세화는 어디 있어요? 바로 이리로 오라고 하세요. 사촌 언니가 만나러 왔다고요.” 제설희가 제한영 앞에 서서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어젯밤 연회에서 수모를 겪
제설희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올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직원의 뺨을 때렸다. “당신, 당신이 뭔데 사람을 때립니까?” 여직원이 뺨을 가린 채 분노 가득하여 제설희를 노려보았다. 짝! 제설희가 또다시 여직원의 뺨을 때렸다. “넌 뭔데? 난 명문가 제씨 가문 사람이다. 왜?” “명문가 제씨 가문 사람이면 함부로 사람을 때려도 되나요?” 여직원은 뺨을 자신의 만지며 울기 시작했다. 함께 있던 다른 직원들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들 모두 명문가 제씨 가문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H시에 진출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전에는 그에 대해 아무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제설희의 행동으로 명문가의 횡포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명문가 제씨 가문이 대체 뭔데? 아무 이유 없이 함부로 사람을 때립니까?” “맞아, 당장 경호원을 불러서 이 미친 여자를 쫓아내고, 경찰에 신고해서 우리 동료를 함부로 때린 것에 책임을 물자고.” 현장에 있던 몇몇 직원들은 모두 분노로 소리쳤다. 세방그룹의 경호원들도 놀라서 순식간에 10여 명이 달려왔다. “아가씨, 무슨 이유든 저희 직원을 함부로 때릴 수는 없습니다. 그만 나가주세요.” 경호대장인 정해수가 노성을 지르며 말했다. “설희야, 빨리 가자. 여기 경호원들 실력이 대단해. 모두 군인 출신이거든.” 제한영이 재빨리 말했다. 그는 전에 이곳에서 소란을 피우다가 경호원들에게 쫓겨난 적이 있었다. “군인 출신이 뭐가요? 군인이었으면 감히 나를 쫓아낼 수 있데요? 누가 그런 권리를 줬죠?” 제설희는 시큰둥하게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손을 내저었다. “나 실장, 이 쓸모없는 것들에게 본때 좀 보여줘요.” “예!” 즉시 네 명의 정장 차림을 한 남자들이 줄지어 나와 경호원들에게 돌진했다. 이 네 사람은 모두 제원화가 거금을 주고 고용한 경호원이었다. 그들은 예전에 싸움으로 이름을 날렸던 사람들이었다. 모두 제각각 독보적인 실력을 가지고
경찰의 현장 답사는 아주 빨리 진행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결과가 나왔다.조동래가 부하들에게 그 자리에서 교통사고 경위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하는 걸 본 사정우는 웃음을 터뜨렸다.‘보아하니 조동래는 적당히 구슬려서 화해시킬 생각도 없고, 바로 이 자리에서 내게 줄을 대려는 모양이네.’“이동혁, 내가 말했지, H시라는 이 촌동네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이제 너는 내가 즐길 수 있게 순순히 네 마누라를 내놓으면 돼!”사정우는 아주 유쾌한 듯이 웃으면서도 탐욕스러운 눈빛은 줄곧 세화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벌써부터 조금 뒤에 어떻게 이 여자를 시중들게 할 것인지 생각하고 있었다.동혁이 생각을 바꾸는 것 따위는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았다.동혁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지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감사해야 해. 사람들만 없다면 너는 정말 비참하게 박살이 났을 거야.”‘어쨌든 지금 내가 H시의 시장이니까 영향이 미치지 않게 주의해야 해.’‘아직은 내 신원을 아는 사람이 얼마 없지만,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겠지.’바로 이 점 때문에 동혁은 사정우에게 손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조동래에게 전화할 필요도 없었다. 동혁 자신이 해결하면 될 것이다.“계속 주둥이를 놀려봐.”조동래가 다가오는 걸 보면서도 사정우는 킥킥대며 물었다.“조 국장, 교통사고 경위서는 나왔겠지요?”“이 추돌사고에서 우리 진회장님의 백 퍼센트 과실인가요?”조동래가 천천히 말했다.“사 선생님, 그렇습니다. 우리가 현장 조사를 해 본 결과 당신이 악의적으로 차선을 바꾸고 경쟁을 부추겨서 일어난 추돌사고입니다.”“그래서 이번 사고는 당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동시에 당신은 난폭운전과 무고한 시민에게 행패를 부린 공갈 협박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나중에 경찰에서 당신에게 상응하는 처벌을 내릴 것입니다...”조동래의 싸늘한 말에 사정우의 표정이 굳어졌다.“조 국장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 말을 들
눈썹을 찌푸린 사정우가 도발적인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좋아, 그럼 지켜보도록 해!”그렇게 말해도 사정우는 여전히 전혀 동혁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비록 상대방이 돈도 백도 없는 서민은 아니지만 항난그룹 회장이라도 그들 명문가 사람들의 앞에서는 여전히 상대조차 될 수 없었다. 사정우는 설사 H시의 시장이 직접 오더라도, 명문가 사씨 가문의 신분만 앞세운다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댈 수 없다고 믿었다.“이동혁, 내가 지금 너한테 자유롭게 실력을 발휘할 공간을 줄게. 네 마음대로 전화해서 인맥을 찾아봐. H시 시장을 데리고 와도 괜찮아.”“하지만 감히 나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내가 추잡한 말을 앞세웠다고 탓하지 마. 너는 돈을 배상해야 할 뿐만 아니라, 네 아내를 내 놀잇감으로 바쳐야 해!”“나중에 내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딴소리하지 마...”사정우는 세화의 아름다운 몸매를 쳐다보면서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세화는 놀라서 기절할 뻔했다.더 이상 사정우 따위의 질 낮은 인간과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동혁을 잡아끌었다.“동혁 씨, 차라리 우리가 손해를 보고 말자...”사정우를 흘겨보던 동혁의 눈빛에서 번뜩이던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여보, 날 믿어, 여긴 H시야.”세화를 달랜 동혁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조 서장님, 저하고 제 아내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자가 졸개들을 동원해서 길을 막고 있는데, 서장님이 직접 오셔서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전화를 받은 사람은 바로 H시 경찰국장 조동래였다.동혁의 말을 듣자, 조동래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감히 어떤 놈이 졸개들을 보내서 시장님을 막다니, 살고 싶지 않은 거야!’벌떡 일어난 조동래는 놀란 간부들을 내팽개친 채 회의실에서 뛰쳐나갔다.삐용삐용-10분도 안 되어 사이렌 소리를 울이면서 경찰차들이 잇달아 도착했다.조동래가 직접 온 데다가 H시 경찰국에서 교통업무를 담당하는 도영수 부국장도 함께 왔다.세화는 깜짝 놀랐다.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사정우는 뻔뻔하게도 동혁의 면전에서 네 아내를 데리고 놀 테니 아내를 내게 넘기라고 요구했다.구경하던 시민들조차도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느낄 지경이었다.“더러운 돈 좀 있다고 아주 대단하네 정말. 저 진 회장은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지만 너처럼 그렇게 멋대로 날뛰지는 않아!”“어디서 더러운 외지인이 굴러 들어와서 설치는 거야? H시가 네가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야!”“벼락부자 티나 내면서 정말 무법천지인 줄 아는 모양인데...”격분한 사람들이 잇달아 사정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그러나 사정우는 이런 비난하는 시민들은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오히려 씩 웃으며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너희 같은 교활한 인간들은 말을 좀 아껴야 해.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짖는다고 내 털끝이라도 건드릴 수 있겠어?”“너희 같은 버러지들이 내 신분을 안다 해도 전혀 두렵지 않아. 성도의 명문 가문 사씨 가문은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아이고, 여기 H시가 코딱지 만한 촌동네라는 걸 잊어버렸네. 너희 촌것들은 사씨 가문을 들어본 적도 없겠지.”“아무튼 이 작은 H시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 나 사정우의 일에 관여하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지!”“못 믿겠으면 좀 봐 봐. 사건이 터지고 나서 지금까지 수습하러 온 사람이 하나라도 있어?”사정우는 입만 열면 교활한 인간에 촌것들이라며 사람들을 멸시했다.뼛속까지 드러나는 사정우의 우월 의식에 시민들은 치를 떨어야 했다.그러나 사정우의 말은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확실히 사정우의 말대로 이 일대는 H시의 번화가야.’‘평소라면 관련 부서의 출동 속도는 엄청 빨라. 주차 위반 차량도 3분도 채 안 되어 딱지를 붙이지. 하물며 교통사고는 더 말할 것도 없어.’‘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경찰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설마 이 사정우의 말대로 H시 경찰조차도 개입을 꺼리는 걸
‘이렇게 변태 같은 인간의 손에 떨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세화는 그런 모욕을 절대 참을 수 없었다!“자기야, 어떻게 사고가 난 거야? 괜찮아?”바로 그때, 세화에게 천상의 목소리처럼 동혁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고개를 들어 보면서 그 순간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동혁은 얼른 세화를 붙잡았다. “여보, 왜 울어? 다친 거야?”방금 전에 세화의 전화를 받았던 동혁은 명성호텔로 차를 몰고 달려왔다.호텔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도로가 꽉 막혀 있었다. 차에서 내려 교통을 정리할 수 있을까 싶어 보던 중에 사람들 틈에 갇힌 세화를 발견한 것이다.“다친 거 아니야, 동혁씨, 진짜 잘 왔어.”바로 마음이 놓이면서 자신감이 치솟은 세화는 동혁을 꽉 붙잡은 채 사정우를 가리켰다.“저 사람이 나를 뒤에서 오게하고는 일부러 사고를 일으켰어. 게다가 나한테 돈을 갚으라고 했어!”“저 사람이 이동혁이야, 진씨 가문의 쓸모없는 데릴사위지.”“쓸모가 없다니? 그건 다 옛날 얘기지. 최근에 항난그룹의 회장이자 원화투자회사의 회장이라는 게 드러났잖아...”구경하는 사람들도 동혁을 알아봤고 세화의 남편이 왔다는 걸 알았다.세화를 도와주러 온 사람이 있자 구경하던 사람들도 용기가 생겼다.“이 회장님, 이 사람들이 고의로 당신 아내를 괴롭히고 있어요. 아내 분이 차를 잘 몰고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계속 경적을 울리며 따라가더니, 결국 고의로 차를 중간에 끼우고 추돌사고룰 일으켰어요!”“저 자들 보스는 사람 목숨을 하나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너무 지나쳐요!”“또 진세화 씨에게 잠자리를 강요했어요. 권력과 힘을 믿고 완전히 무법천지로 행동했어요...”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동혁은 상황을 금세 파악했다.동혁의 얼굴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사정우를을 쳐다보았다. “네가 사정우야? 일부러 내 아내의 차를 끼워서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니, 정말 엄청 설치네.”“너는 운이 좋았어. 다행히 내 아
“보상만 하면 이 고물 차를 다시 몰고 가도 돼.” 대충 내뱉듯이 사정우가 말했다. ‘내가 아까 했던 말은 소 귀에 경읽기였어?’ ‘분명히 이 인간은 자기가 고의로 추돌사고를 냈다고 인정했으면서도, 뻔뻔하게 내게 보상을 요구한다고?’ 세화는 치미는 분노에 헛웃음이 나오면서 더 이상 말로 따질 필요도 못 느꼈다. 휴대폰을 꺼내 들고 세화가 말했다.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네요. 누가 보상해야 하는지 경찰이 판단하게 해야겠네요.” 하지만 그 순간 나태성이 다가와서 세화의 손에서 휴대폰을 낚아챘다. 그리고 다른 차에서 내린 양아치들도 슬그머니 세화를 둘러싸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대낮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지금 뭐 하는 거야? 내 휴대폰 돌려줘!” 세화는 화를 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설마 이렇게 백주 대낮에 대놓고 핸드폰을 강탈할 줄은 몰랐기에 마음속으로 위기감을 느꼈다. 주변에서 지켜보던 시민들도 이 광경을 보고 기가 찼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사정우의 패거리는 척 봐도 대단한 기세라서 평범한 시민들은 감히 건드릴 엄두도 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세화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감히 나설 수가 없었다. “예쁜 아가씨, 그렇게 긴장할 거 없잖아. 핸드폰이 얼마나 하겠어. 보상이 끝나면 돌려줄게.” 사정우는 세화의 휴대폰을 가지고 놀면서 심지어 코에 대고 냄새를 맡기도 했다. 마치 세화의 체취이라도 배어 있는 것처럼. “웃기지 마. 당신이 내게 배상해야 돼.” 세화는 수치심과 분노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러자 사정우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쁜 아가씨, 빚을 졌으면 갚아야지. 당연한 이치를 모르진 않겠지?” 사정우의 시선이 세화의 몸을 훑어내렸다. “배상할 돈이 없으면 몸으로 갚아도 돼. 나하고 같이 자면 돼.” “흠... 오늘이 내가 이 H시에 온 첫날이니까, 특별히 이렇게 하자.” “내가 이곳을 떠날 때까지 당신은 내 여자가 되
세화는 조금 놀랐다. H시의 사씨 가문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이곳의 이씨 가문과 같은 급의 명문 가문이다. 사정우의 아버지가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라는 점도 놀라웠다. 그리고 마침 자신도 사해상공회의소 가입을 앞두고 있기에, 참으로 기묘한 우연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같은 편이 될 텐데 다투지는 않겠지.’ 하지만 세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세화가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런 관계 때문에 방금 있었던 일을 묵인할 생각은 없었다. “방금 일부러 차선을 바꿔 제 차를 들이받게 한 거 맞죠?” 세화는 사정우의 의도를 꿰뚫어 보았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며 접근하려는 수작이라는 걸 알아차린 세화는 손을 내밀지도 않은 채, 표면적으로는 예의를 지키며 정중하게 질문했다. 사정우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말해도 좋아요. 난 그저 당신하고 좀 친해지고 싶었을 뿐이에요.” “사고를 계기로 인연이 시작된다면 낭만적인 드라마 같지 않겠어요?” “낭만적인 드라마?” 세화는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다. “그건 낭만이 아니라 교통 법규를 무시하는 행위이고, 사람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태도예요.” “당신의 행동에서 차가움과 무감각만 느꼈을 뿐이에요. 전혀 낭만적이지 않아요.” 세화의 단호한 태도에도 사정우는 전혀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이 세화를 바라봤다. 그동안 자신이 만난 여자들은 아무리 새침한 척해도 그의 신분과 재력을 알고 나면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화는 달랐다. 전혀 개의치 않는 태도로 자신을 가르치려고 들었다. ‘이런 여자를 정복하는 건 아주 성취감이 있겠어.’ 사정우는 웃으며 말했다. “너무 진지하시군요. 사람 목숨이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래요?” “난 예전에도 사람을 친 적이 있어요. 하지만 보상하고 합의서 받으면 끝나는 일이지.” “물론 돈을 거절하고 내 목숨을 요구하는 바보
“내려! 내려!” 차 안에 앉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세화를 본 꼬붕 놈이 차문을 더욱 세게 발로 찼다. 마세라티의 차문에는 순식간에 움푹 패인 자국들이 생겼다. 그 와중에도 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미동도 없이 서서 이 모든 사태를 무심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세화는 가슴이 아팠다. 이 차는 바로 동혁이 자신에게 사 준 첫 번째 차였기 때문이다.세화가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행인들이 많이 몰려와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비록 이 무리들이 험악해 보이긴 하지만, 대낮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할 거야.’ 그래서 창문을 내리고 말했다. “그만 발로 차, 내리면 되잖아.” 나태성이라는 꼬붕놈은 코웃음을 치면서 뒤로 물러섰다. 그제야 세화는 천천히 차문을 열고 내렸다. “와, 이 여자 진짜 예쁜데? 게다가 2억 원이 넘는 마세라티를 타고 다니는 거 보니 완전 재벌이네.” “이 여자도 몰라? 혜성그룹의 회장, 진세화 씨야! 교통사고를 난 사람이 이 여자일 줄은 몰랐네...” 세화는 H시에서 너무나도 유명했다. 최근에는 주다정이 퍼뜨린 유언비어로 인해서, 더욱 사람들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 덕분인지, 세화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늘어났다. ‘역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으면 함부로 못하겠지.’‘혜성그룹 회장 진세화라고?’ 그 순간, 무표정이던 선글라스 남자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스쳤다. “당신 운전을 어떻게 한 거야? 운전할 줄 모르면 아예 도로에 나오질 말든가! 김 여사가 바로 당신 같은 여자 운전자를 두고 하는 말이야.” 거들먹거리면서 세화에게 쏘아붙인 나태성은 세화가 마치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몰아붙였다. “말해봐. 어떻게 책임질 거야?” “아니, 애초에 당신들이 불법으로 차선 변경을 해서 사고가 난 건데, 내가 왜 책임져야 해?” 세화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내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다면, 주저하지 않고 피해를 보상했을
[사해 상공호의소에서 우리를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살펴봐야 해.] 세화가 차분하게 말했다. [H시의 시장은 너무 작아. S시의 세방그룹이든 혜성그룹이든 앞으로는 반드시 전국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해.] [그리고 N도의 시장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N도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문을 두드려야 해.] [마침 사해상공회의소에서 고급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연락을 해 온 거야.]세화도 이 기회를 잡으려고 했기에 쌍방은 자연스럽게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남편이 별로 탐탁치 않아 한다는 걸 알아차린 세화가 동혁에게 말했다. [당신도 같이 가. 이미 사해상공회의소 대표하고 약속을 했어,] [새로 사람들을 만나는 게 당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야.] 동혁의 주량이 좋기도 하지만 동혁을 데리고 가는 데에는 세화가 고심한 또다른 목적이 있었다.바로 사해상공회의소 사람들과 만나면서 동혁을 위한 인맥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세화의 말에서 자신에 대한 관심을 느낀 동혁은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아내가 이렇게 나를 챙겨 주는데 내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너무 눈치가 없는 것이겠지?’동혁은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래, 알겠어. 당신을 위해서라면, 불 속이라도 기꺼이 뛰어들어야지.” “하물며 술마시는 건데 말이야. 오늘 술 마시러 온 사람들은 다 뻗게 해주겠어!” 동혁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세화는 진지하게 말했다. [좀 진지하게! 이번엔 사고 치면 안 돼. 지난번처럼 술 마신 사람들 병원으로 보내지 말고!] 지난번에 동혁은 몇 개 부문의 책임자들과 술을 마시고 전부 뻗게 만들어서 세화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알았어. 쓸데없는 말은 안 할게. 명성호텔로 와서 나하고 합류하면 돼. 내가 지금 차를 가지고 갈게.]다시 한마디 한 뒤 세화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세라티를 몰고 출발했다.세화가 명성호텔 근처에 왔을 때, 옆 차선에서 오픈 스포츠카 한 대가 세하의 차에 접근해서 나란히 달렸다. 빵! 빵! 선글라스를 낀
한 무리의 기자들이 떠드는 소리가 천진과 주다정의 귀에도 들렸다. 이는 자신들에 대한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였다.30분도 안 되어 천진이 주다정을 폭행한 사실이 인터넷어 폭로되었고, 사방으로 떠들썩하게 퍼져 나갔다.이로써 모든 진상이 밝혀졌다. 주다정과 천진이 결탁해서 간통을 저질렀고, 항난그룹을 삼키려고 작당한 두 사람은 오히려 동혁과 수소야가 간통을 저질렀다고 유언비어를 퍼트렸던 것이다.‘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지!’두 사람을 향한 욕설이 사방에서 쏟아졌다.악명을 세상에 날리게 된 주다정과 천진은, 모든 사람들의 규탄의 대상이 되었다.이튿날 H시 방송국에서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혁과 세화 일가에 사과하는 동시에 경병수와 주다정을 파면했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그 뒤로 이 양아버지와 수양딸은 H시에서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다.소문에 따르면, 주다정은 한 지방 도시의 고급 클럽에서 명문가의 자제들과 고위 관리들을 정성껏 접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예전에는 자신이 기꺼이 원해서 그랬지만, 지금은 억지로 웃음을 보여야 했다.그리고 이 여론을 통해서 먹칠을 했던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수소야도 여러 매체들이 공동으로 증인을 서는 가운데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천진의 파렴치한 행동이 사람들에게 공개된 데다가 동혁도 이 소송에 특별히 관심을 보였다. 법원에서는 신속하게 두 사람의 이혼을 판결했다.결국 천진은 원래 자신의 가문에 속했던 재산을 제외하고, 항난그룹에 대해서는 동선 하나도 건질 수가 없었다.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천진은 수소야가 보유한 항난그룹의 지분은 부부의 공동 재산이므로 당연히 자신이 절반을 가져야 한다고 항변했다.하지만 수소야는 항난그룹의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동혁이 전후로 나눠 준 지분은 처음부터 백마리의 명의로 되어 있었다.화가 머리끝까지 난 천진은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혹 떼러 갔다가 혹을 붙인다는 게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항난그룹의 지분을 수중에 넣으려고 할 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