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차림의 사내들의 체구는 건장했다. 한눈에 봐도 전문 보안 회사에서 훈련시킨 경호원들이다. 거기에 얼굴은 거칠고 험하게 생겼다. 그래서 사람들은 위압감을 더 크게 느꼈다. “VIP께서 쇼핑하신다고 이 태성쇼핑센터를 전세 냈으니 당장 떠나 주세요.” 경호원들은 거만한 태도로 사람들은 무시했다. 그들은 큰소리로 손님들에게 즉시 떠나라고 소리쳤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쇼핑센터에 범죄자가 잠입했거나 화재 같은 긴급한 사건이 발생한 줄 알 정도였다. VIP가 쇼핑을 한다고 자신들 모두를 쫓아낼 줄은 몰랐다. 쇼핑을 하던 고객들은 화를 터뜨리며 잇달아 불만을 제기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밥을 절반밖에 먹지 못한 손님들의 불만이 가장 컸다. “당신들이 밥을 다 안 먹은 게 뭐가 그리 대수라고. VIP께서 지불한 돈으로 당신들에게 보상도 해주겠다는데 대체 뭐가 문제입니까?” 경호원들이 여전히 거만하게 말했다. 이런 태도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화가 났다. “우리가 그까짓 밥값도 못 낼 정도로 가난한 줄 알아? 대체 얼마나 대단하신 분이 왔다고 이 난리야? 이거 너무 막무가내잖아. 돈이면 다냐고?” 성질이 급하고 사나운 남자 손님이 화가 나 소리쳤다. “하, 이 손님 아직도 이해를 못 하시네.” 경호원은 소리친 남자 앞으로 다가와 때리지는 않고 그저 손가락으로 코를 가리켰다. “VIP께서 그래도 예의가 있어서 손님들에게 손대지 말라고 우리에게 신신당부하신걸 다행인 줄 알아. 평소라면 우리 VIP를 얼마나 대단하냐며 욕하는 당신 같은 사람에게 내가 뺨을 벌써 한 대 쳤을 테니까.” 이 말을 들고 사람들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자기가 쇼핑을 한다고 다른 사람들을 모두 밖으로 내쫓는데.’ ‘이게 지금 예의가 있다고?’ “내가 욕하면 뭐가 어때서. 젠장, VIP 개X식!” 남자 손님은 겁도 없이 대뜸 욕설을 퍼부었다. “지금 당신이 욕하는 그 VIP가 누군지 알아? 명문가 제씨 가문의 설희 아가씨야.” 경호원이 음흉하게 웃으며 말
동혁은 아무렇지 않게 말을 했다. 그러나 모두들 입을 다물고 조용히 밖으로 나가는 순간 동혁의 말을 듣게 되었다. 순간. 쇼핑센터의 많은 손님들이 놀라며 동혁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저 사람이 누구지?’ ‘감히 제씨 가문 아가씨에게 H시에서 꺼지라고 하다니. 여기서 돈 자랑하지 말라고?’ “아저씨, 조심해요. 그렇게 함부로 말하다 큰일 나면 어쩌려고요? 명문가 제씨 가문의 아가씨예요. 이 경호원들의 얼굴 좀 봐요. 그 아가씨가 성질이 또 얼마나 나쁘겠어요?” “맞아요.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게 상책이에요. 우리는 그저 평범한 시민이니 괜히 건드려서 좋을 게 없어요.” “그냥 빨리 애 데리고 나가자고요.” 많은 사람들이 동혁을 설득했다. 비록 동혁의 말로 속이 다 시원했지만 그들은 동혁이 괜히 제설희의 경호원들과 충돌할까 봐 더 걱정했다. ‘평범한 시민이라.’ ‘어떻게 제설희 같은 사람을 건드릴 수 있냐고?’ 동혁은 웃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괜찮아요. 다들 그냥 태성쇼핑센터에 계세요. 옷도 사실 분은 계속 옷을 사시고, 밥을 드실 분들은 계속 밥을 드셔도 돼요.” 동혁은 이 말을 하고는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경호원들에게 다시 말했다. “제설희에게 꺼지라고 해요. 여기는 돈 자랑하는 곳이 아니니까.” “당신이 누구라고 감히 우리 아가씨를 내쫓는 거지? 지금 이게 얼마나 무례한 짓인지 알고는 있어?” 경호원이 동혁을 노려보며 거만하게 말했다. “나요? 난 오늘 당신들 아가씨 뺨을 때린 사람이에요. 제설희에게 가서 말하면 내가 누군지 알 거예요.” 동혁은 가볍게 한마디 하고는 마리를 불렀다. “마리야 이라와 봐. 이 양아빠가 계속 인형을 뽑아서 네게 줄게.” “아빠, 저 곰돌이 좀 잡아주세요.” 마리는 귀여운 곰돌이 인형들을 가리켰다. 다른 손님들은 동혁이 아무렇지도 않게 어린 소녀에게 인형을 뽑아주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이 사람 대체 누구야?’ ‘자기가 오늘 제씨 가문 아가씨 뺨을 때렸다고?’ 다들 동혁
“당연하지!” 바닥에 쓰러진 경호원은 화가 나서 고함을 지르며 손을 떼었고, 그의 뺨에는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다른 경호원들은 놀라서 동혁이 만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쳐!” 경성철이 손짓을 하자 뒤에 있던 경호원들이 모두 동혁에게 몰려갔다. 짝! 짝! 짝! 연달아 몇 차례 손뼉 치는 소리가 났고 그때마다 비명이 터져 나왔다. 동혁에게 달려들었던 경호원들이 줄줄이 쓰러지며 인간 탑을 만들었다. 헉! 이번에는 경성철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동혁은 마치 머리에 뒤에 눈이 달린 것처럼 자신에게 달려드는 경호원들마다 모기 다루듯 손바닥으로 내리쳐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그러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다른 한 손은 인형 뽑기 기계에서 떠나지 않았다. 심지어 지금 또 아기 공룡 인형을 잡아서 뽑았다. ‘말도 안 돼!’ 선두에 선 경성철만 놀란 게 아니라 주변 손님들도 아연실색했다. “와, 양아빠 점점 더 잘 뽑아요.” 마리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이 양아빠는 마법을 부릴 줄 알아서 그래.” 동혁은 웃으며 말했고, 이미 인형 뽑기 기계에 완전히 적응한 상태였다. 그는 시선을 계속 인형 뽑기 기계에 둔 채 말했다. “다 찍었나요? 그럼 제설희에게 보여 주고 당장 꺼지라고 전해요.” 난처하면서 화가 난 경성철의 안색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 바로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경성철, 너 이 자식 지금 뭐 하고 있어? 쇼핑센터 비우라고 한지가 언제인데 왜 아직 이렇게 사람이 많아? 이 쓸모없는 놈 같으니라고.] 전화로 제설희가 욕을 퍼부었다.화가 너무 난 그녀는 곧바로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아, 그게 설희 아가씨, 이곳에 조금 문제가 생겨서요.” [무슨 문제? 이런 사소한 일도 제대로 처리 못할 거면 때려치워, 당장!] 경성철은 당황해 안절부절못하며 말했다. “그게 아가씨, 아까 전 아가씨를 때린 그놈이 아이를 데리고 쇼핑센터에서 인형을 뽑고 있습니다. 그놈이 저희 사람들을 모
[회장님, 태성쇼핑센터는 삼룡그룹의 사장 천원용의 소유이지만 3대 가문이 그간 뒤를 봐주고 있었어요.] [태성쇼핑센터는 수익성이 좋아요. 그래서 3대 가문이 무너지자 천원용 사장은 쇼핑센터를 구매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조력자가 돼줄 사람을 찾고 있어요.] [지금 이씨 가문과 제씨 가문이 서로 인수하려고 하는데 천 회장은 둘 중 한 가문을 선택하면 다른 가문 눈밖에 날까 망설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선우설리는 역시 능력이 대단한 비서였다. 조사할 것도 없이 바로 태성쇼핑센터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언급했다. “그럼 선우 사장, 최원우를 시켜서 천원용에게 연락해 나에게 팔면 내가 그의 조력자가 돼주겠다고 전해.” 동혁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제씨 가문과 이씨 집안이 동시에 태성쇼핑센터를 노리고 있다고?’ ‘그럼 당연히 더 두 가문에게 넘겨줄 수 없지.’ “무슨 조력자 타령이야? 오늘 하느님이 네 조력자라도 널 지켜줄 수 없어.” 경성철은 동혁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고 계속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빨리 무릎을 꿇고 설희 아가씨가 오시기를 기다려.” 동혁은 시선을 돌려 그를 힐끗 보았다. “꺼져!” 상대의 머릿속까지 울리게 하는 듯한 낮은 음성이었다. 위협을 느낀 경성철은 새파랗게 겁에 질린 채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그는 놀라서 얼떨떨하게 동혁을 쳐다보았다. 다른 손님들은 여전히 동혁에게 이곳을 떠나라고 권했다. 제설희가 도착하면 피할 방법이 없다고도 경고했다. “여러분의 호의는 고맙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장담하건대 제설희는 태성쇼핑센터 문턱도 넘을 수 없어요.” “그러니 여러분, 옷 사실 분들은 계속 옷을 사시고 밥 드실 분들은 밥을 드세요.” 동혁은 이 말을 하고서 마리를 앉아서 들었다. “마리야, 이번에는 네가 직접 인형을 뽑아 볼래?” “네, 좋아요. 나 저 꽃게 인형 잡을래요.” 동혁이 또 아무렇지 않게 몸을 돌려 아이와 인형을 뽑는 것을 보고 다른 손님들은 어이가 없었다. ‘이 사람 뭐지? 뭐
“들어가자!” 제설희가 손을 흔들자 모두 기세등등하게 쇼핑센터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막 입구 앞에 도착했을 때였다. 그들은 한 무리의 경호원들에게 출입을 제지당했다. 단정하게 정장을 입고 가죽 구두를 신은 한 중년 남자가 다가와 정중히 말했다. “제설희 아가씨 되시죠? 죄송하지만 저희 태성쇼핑센터에는 들어가 실 수 없습니다.” “당신이 뭔데 감히 나를 막는 거지?” 제설희가 바로 화를 터뜨렸다. ‘지금 내 신분을 알면서도 감히 날 들어가지 못하게 막은 거야?’ “저는 천원용 삼룡그룹 사장입니다. 태성쇼핑센터 주주이기도 하지요.” 제설희는 화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오늘 밤 태성쇼핑센터를 전세 내려고 몇 억이나 썼는데, 왜 내가 여길 들어가지 못해?” 주위의 손님들이 모두 놀라서 이 모습을 지켜보았다. ‘정말 제씨 가문의 아가씨였어.’ ‘수 억을 써서 태성쇼핑센터를 전세 냈다는데?’ ‘그런데도 못 들어가게 한다고?’ “그 몇 억, 저희가 아가씨께 다시 배로 돌려드릴 수도 있습니다.” 천원용이 말했다. “내가 지금 그 몇 억 가지고 지금 이러는 거 같아? 내가 원하는 건 내 체면치레야.” “천원용이라고 했지? 난 당신을 알고 있어. 이미 망한 3대 가문의 개 주제에 어딜 감히 나를 막아?” “우리 제씨 가문이 당신의 이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할까 말까 고민 중이었는데, 내가 당신을 보니 굳이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드네.” 제설희는 천원용의 코에 손가락질을 하며 노발대발 소리쳤다. “내가 보기에 당신 같은 3대 가문의 개는 이제 조력자가 없어진 이상, 다른 사람이 당신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리려 해도 막을 수 없을 걸?” 천원용은 표정이 굳어졌고 말투에서도 정중함이 사라졌다. “설희 아가씨는 저희를 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 같습니다. 태성쇼핑센터를 다른 분께 팔기로 했거든요.” “그분은 태성쇼핑센터를 6000억 원에 인수했을 뿐 아니라 제 조력자가 되어 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와! 주변에 있던 손님
“천원용, 네가 일부러 내게 복수하려고 감히 거짓으로 말을 전한 거라면,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널 끝장 내주마.” 제설희는 천원용의 코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욕을 했다. 천원용은 웃으며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려 주위의 손님들에게 말했다. “고객 여러분 기분을 나쁘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태성쇼핑센터를 다시 고객님들께 개방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 말씀드리며 앞으로 오늘과 같이 고객님들을 함부로 내쫓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또한 저희 새 소유주께서 오늘 밤부터 사흘간 태성쇼핑센터 모든 음식점에서의 식사는 모두 무료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음식점이 무료로 개방되었다. 손님들을 3일 내내 공짜로 먹게 한다면 이미 정말 많은 비용이 들것이다. 그래서 동혁조차 옷가게와 명품 가게의 비용이 무료라고는 감히 말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금세 재정이 악화될 것이다. “우와, 태성쇼핑센터의 새 주인은 정말 시원시원하네.” “대단해. 어떤 사람은 수 억을 써서 자기가 부자라고 과시하고 싶어 하는데, 쇼핑센터의 새 주인은 직접 6000억을 써서 저 여자의 뺨에 한방 날렸잖아.” “그 대단한 신분도 언젠가 사라질 수 있지. 그러니 명문가의 아가씨라면 자고로 사람됨이 좀 더 겸손해야 해.” 구경하던 손님들은 기뻐하며 쇼핑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음식들이 공짜라서가 아니라 제설희가 이렇게 체면을 구기게 돼서 그들은 기뻤다. ‘그러게 제멋대로 날뛰더라니.’ ‘전에 우리를 함부로 내쫓아냈지?’ ‘아주 쌤통이다.’ 제설희가 천원용이 손님들에게 하는 얘기를 들었다. 그녀의 마스크 아래 얼굴은 이미 화가 나서 일그러져 있었다. ‘내가 수 억을 써 태성쇼핑센터를 전세내서 모든 사람을 쫓아내고 잘 정리하라고 했는데.’ ‘순식간에 누군가가 6000억을 주고 쇼핑센터를 직접 인수했다니.’ ‘그리고 나를 콕 찍어서 나만 들어갈 수 없게 했다고?’ “그래, 오늘 누가 감히 나를 막을 수 있는지 한번 보자고.”제설희는 화가 나서 미친
‘이동혁이 태성쇼핑센터의 새 주인이라고?’ ‘그 자식이 6000억을 주고 태성쇼핑센터를 산 거야?’ 제설희 등은 충격을 받아 멍해졌다. “말도 안 돼!” 모두 이구동성으로 현실을 부인했다. 제설희도 전혀 믿을 수 없었다. “그 쓸모없는 놈일 리가 없어. 그놈은 바로 진세화의 바보 남편이라고.” “태성쇼핑센터 전 사장인 천원용이 그놈에게 깍듯하게 하는 걸 제가 똑똑히 봤어요.” 경성철이 말했다. “쇼핑센터 경호원들을 시켜 저희 휴대폰을 수거하게 했어요. 또 말하기를, 그게...”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말해! 또 뭐라 했는데?” 제설희가 경성철을 노려보았다. “그놈이 그랬어요.” 경성철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설희는 부를 과시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야. 입구를 막고 나를 기다린다고? 그럼 밖에서 3시간 동안 서서 그냥 벌서라고 해. H시 시민들에게 소위 J시 제일의 미녀가 어떤 미녀인지 구경시켜 주면 되니까.” “그 개X식이 감히 나를 모욕해?” 제설희는 경성철의 뺨을 후려갈겼다. 경성철이 뺨을 만지며 억울한 듯 말했다. “제가 한 말이 아니라 그놈이 한 말입니다. 그리고 그놈은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천원용이 마련해 준 전용차를 타고 이미 떠났습니다.” 그 순간. 제설희 일당은 너무 화가 나서 폭발할 것 같았다. ‘그럼 여태 우리가 여기에서 벌로 3시간을 서 있었던 거야?’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태성쇼핑센터에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며 구경거리가 된 거냐고.’ ‘게다가 이동혁, 그놈은 진작에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떠나고?’ ‘그런데.’ ‘정말 그 이동혁이 6000억을 주고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했어?’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어?’ ‘이동혁은 H시에서 소문난 쓸모없는 인간에 모두가 비웃는 데릴사위잖아.’ “아마 수소야, 그년이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했을 거야. 3대 가문이 무너지면서 항난그룹도 적지 않은 배상을 받았을 테니까.” 결국 제설희 등 이것이 답이라고 생각
“괜히 불필요하게 다른 문제를 일으킬 거 없어.” 제원화는 손을 흔들었다. “지금은 세화를 설득해 성을 바꾸게 해서 세화의 사업을 모두 빼앗는데 집중해야 돼. 항난그룹 쪽은 우리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조치를 취하겠지.” 연회장에서 동혁이 제원화에게 살벌한 위협을 날렸다. 그러나 제원화는 위협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쓸모없는 놈 주제에, 네 아무리 크게 소리쳐봐야 누가 신경을 쓰겠어?’ “한낱 매미도 감히 하늘을 향해 울지.” 제원화는 냉소를 금치 못했다. 와당탕! 바로 그때 바깥 거실에서 갖가지 물건들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라서 밖으로 나간 제원화는 물건을 던져 화를 풀고 있는 제설희를 보고서 눈살을 찌푸렸다. “설희야, 이동혁이 네 뺨을 때린 거 이 아빠가 이미 다 들었어. 아빠가 너 대신에 다 복수해 줄게.” 동혁에게 맞은 일을 제설희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 제원화는 연회가 끝난 후 집사의 말을 통해 제설희에 대해 들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계속 울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참고 있었다. ‘세화의 그 쓸모없는 남편 놈.’ ‘연회장에서 내게 굴욕을 주고 감히 내 딸의 뺨까지 때렸어?’ 제원화는 동혁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아빠, 그 바보가 내 뺨만 때린 게 아니야. 아빠는 그놈이 내게 얼마나 더 심하게 굴었는지 몰라. 난 지금 그놈을 죽여버리고 싶다고!” 제설희는 태성쇼핑센터의 일을 제원화에게 말했다. 제원화는 음산한 표정과 함께 이마에 핏대를 세웠다. “그랬단 말이지? 그럼 그놈을 더더욱 가만둘 수 없지.” “아니야, 이 일은 일단 아빠까지 나서지 마.”제설희는 제원화를 제지했다. “내가 직접 그 쓸모없는 놈을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만들면, 난 앞으로 평생 이런 난관을 극복할 수 없을 거 아니야.” “J시 제일의 미녀인 나를 무시했다 이거지? 그럼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직접 보여줘야지.” 제설희의 표정이 험하게 구겨졌다. “설마 널 좋아한다는 그 추종자들을 나서게 할 작정이야?” 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