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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명의로서의 자부심과 정직함

하원종의 한마디에, 현장은 순간 소란스러워졌다. 모두가 진창하 일가를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하원종이 먼 곳에서 H시까지 온 이유가 바로 진창하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서라니, 정말 믿기 힘든 일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진창하 일가는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었던 상황이었다.

한편, 땅에 주저앉아있던 왕연석은 이 말을 듣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들어 진창하 일가를 바라보았다. 왕연석은 후회막심했다.

‘하원종 선생님께서 먼 곳에서 달려올 정도라면 진창하 일가는 도대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 걸까!’

“선생님, 정말 감사해요! 감사해요!”

세화 일가는 너무 기뻐서 서둘러 하원종에게 감사를 표했지만, 역시 이 상황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

이때, 나수민이 진창하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즉시 말했다.

“형민 선생, 빨리 진창하 어르신의 통증을 완화하고, 검사를 진행하세요.”

지시를 내린 다음 나수민은 진창하 일가를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잠시 후, 사람들 속에서 동혁이 걸어 나오더니 세화와 함께 진창하를 치료실로 밀고 갔다.

그때 하원종은 땅에 앉아있는 왕연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수민아, 이 사람이 너희 병원의 고위층이냐?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환자를 내쫓으려고 하다니! 의료진으로서 어떻게 환자를 그렇게 대할 수 있단 말이야?”

왕연석은 하원종이 자신을 욕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방금 하원종과 동혁이 사람들 속에서 자신이 비굴한 순간을 함께 목격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선생님, 상황을 잘 모르셔서 그러시는데, 몇 년 전 류혜진 선생이 의료 사고를 일으켰어요. 하지만 류혜진 선생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고, 제가 너무 화가 나서 그만 충동적으로 행동해 버렸습니다!”

왕연석은 벌떡 일어나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하원종이 말한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자신은 완전히 끝장날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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