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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표범

작가: 우주멍
세화는 남편의 자신에 찬 모습을 보면서도 머뭇거렸다. 하지만 결국 현재 집안의 상황을 떠올리며 이를 악문 채 일어서서 말했다.

“할아버님, 제가 빚을 받아오겠습니다. 약속드릴게요.”

“너! 이 계집애가 미쳤어! 만약 네가 표범에게 맞아 얼굴이 망가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런 널 주태진이 계속 원할 것 같애?”

다급해진 류혜진이 안절부절못했다.

사람들 모두 깜짝 놀랐다. 진한영조차 세화가 하겠다고 대답할 줄은 전혀 생각 못했다.

진태휘를 비롯해 모두 냉소를 금치 못했다.

진태휘가 주머니에서 만 원을 꺼내, 세화의 발 밑에 던졌다.

“네 용기가 참 가상해서 주는 거야. 이 돈으로 차비나 해.”

진화란도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건 네가 자원해서 가는 거야. 맞아서 불구가 되더라도 집안에서 너를 강요했다고는 하지 마.”

동혁의 차가운 눈빛이 몇몇 사람을 훑으며 지나갔다.

시끄럽게 떠들어대기나 하는 소인배들을 상대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곧장 세화의 손을 잡은 채 저택 밖으로 나갔다.

류혜진 부부는 뜨거운 솥 위에 올라탄 개미처럼 마음이 급해졌다.

“이제 주태진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어. 주태진은 계속 세화를 좋아해 왔으니까…….”

……

모터 월드.

세화는 방금 산 과일 두 봉지를 들고 옆에 있는 동혁에게 신신당부했다.

“되도록 말은 하지 말아요. 절대 표범을 화나게 하면 안돼요, 알았죠?”

동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좀 안심이 되는 세화다.

두 사람이 표범의 사무실 문을 두드리려 할 때였다.

뒤에서 갑자기 클락션 소리가 들리더니 분홍색 포르쉐 한 대가 달려와 두 사람 앞에 섰다.

그리고 창문이 열리며 진화란의 까칠한 얼굴이 나타났다.

“어머, 두 사람 용감하게도 빚을 받으러 왔네? 그냥 허풍을 떠는 줄만 알았는데 말이지.”

“진화란, 여긴 왜 온 거야?”

세화가 눈썹을 찌푸리며 짜증나는 말투로 말했다.

“당연히 차 한 대 뽑으러 왔지. 설마 너희 두 병신처럼 얻어 맞으려고 빚 갚으라는 소리 하러 왔겠어?”

화란이 선글라스를 낀 채 오만하게 말했다.

“너희들이 떠나자마자 할아버지가 모두에게 배당금을 나눠 주셨어. 우린 올해 또 4억을 받았지. 내 생일선물로 고급 승용차 한 대 뽑을 생각이야. 매년 생일상도 제대로 못 받는 너 같은 줄 알아?”

이 말을 듣던 세화는 손으로 주먹을 쥐고 온몸을 떨었다.

동혁이 입꼬리를 올린 채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진화란, 겨우 4억으로 뭘 그렇게 우쭐대는 거야? 천룡투자그룹이 가장 싫어하는 부류가 바로 너 같이 푼돈 가지고 뽐내는 것들이란 걸 몰라? 투자는 생각도 하지 마.”

“너!”

화란은 순간 화를 내다가 냉담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이 바보가 갑자기 말주변이 좋아졌네. 이따가 빚을 받을 때도 이런 기개로 하면 되겠어.”

말을 마친 화란이 화를 내며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허리를 실룩이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세화와 동혁도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서자 금 체인을 건 남자가 여자를 껴안고 있었다. 얼굴의 칼자국이 꽤나 잔인해 보였다.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본 표범이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고함을 쳤다.

“웬 것들이야, 빨리 안 꺼져? 분위기 깨지 말고 나가!”

모름지기 이름에 그 사람의 본성이 담겨 있는 법.

진짜 이름은 심학표이지만, 그의 잔인한 명성에 걸맞게 ‘표범’이라 불리는 인물이었다.

표범의 말에 화란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을 더듬었다.

“표…… 표범 씨, 진화란이라고 합니다. 차를 구입하겠다고 하니 방세한 씨가 추천해 줬어요.”

그 말을 들은 표범이 찌푸렸던 미간을 펴며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아, 진화란 씨였군요. 앉으세요.”

앞서 방세한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H시 최고 명문가인 방씨 집안을 봐서 당연히 체면을 좀 세워줘야 했다.

고급 승용차 구매 고객은 모두 그가 직접 응대하는데, 이것도 명문 세력 가문들을 회유하는 수단 중 하나였다.

“그럼 이 두 분은?”

표범이 문 앞에 서있는 두 사람을 유심히 살피며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표범의 태도가 순식간에 바뀌는 것을 본 화란은 속으로 통쾌함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자신이 가로채 대답했다.

“표범 씨, 진씨 집안에서 빌렸던 그 빚, 기억하시죠? 이 둘은 지금 그 빚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예요!”

“하지만 저와는 아무런 상관없어요. 저는 순전히 차를 보러 온 거랍니다.”

“그렇군요.”

그 말을 들은 표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온몸을 뒤로 젖혔다. 음험한 세모꼴 눈이 세화와 동혁을 쳐다보았다.

“두 눈 멀쩡히 뜨고 겁도 없이 이 모터 월드에 빚을 받으러 왔단 말이지? 목숨이 두 개라도 되는 모양이지?”

표범의 차가운 눈빛이 쏟아지자, 세화는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움츠렸다.

“표범 씨, 아량을 좀 넓게 베풀어 주세요. 저희는 그 돈이 정말 필요해요…….”

“안 그러면 저희 가족은 더 이상 살 수가 없습니다.”

“흥, 너희가 못 사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표범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비꼬았다.

“모터 월드, 이 공간에서는 어떤 대단한 인물이 온다 해도 내가 갚기 싫으면 그만이야. 네가 뭘 어쩔 건데?”

세화가 처량한 웃음을 지었지만, 온통 절망적인 눈빛이었다.

이때 동혁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울렸다.

“언제부터 모터 월드가 별볼일 없는 네 마음대로 하게 된 거지?”

동혁의 말에 순간 멍했던 표범이 곧바로 입가를 비틀며 고함을 쳤다.

“이 새끼,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

옆에 있던 화란도 동혁을 향해 소리를 쳤다.

“이 바보, 모터 월드는 당연히 표범 씨가 알아서 하는 거지. 당장 무릎을 꿇고 표범 씨에게 사과하지 않고 뭐 해!”

세화의 얼굴 또한 하얗게 질렸다. 긴장한 표정으로 동혁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눈짓을 했다.

그러나 동혁은 조금도 두려운 기색 없이 말했다.

“내 말이 틀렸어? 이 모터 월드는 당연히 심용삼의 것이지. 너는 집을 지키는 개일 뿐이고.”

오는 길에 표범의 자료가 이미 동혁의 휴대폰으로 전송되었다. 표범은 심용삼의 수하에 불과했고, 또 심용삼은 예전에 설전룡 수하의 병사였다.

이마에 핏줄이 드러난 표범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지로 누르며 눈살을 찌푸린 채 물었다.

“당신, 우리 보스를 알아?”

“몰라.”

동혁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심용삼은 아직 그를 알만한 위치가 못 되었다.

“몰라?”

표범의 얼굴에 독기가 퍼지며 낮은 소리로 뇌까렸다.

“이 새끼가 지금 장난 쳐?”

이때 악의를 품은 화란이 표범에게 일러바치듯이 말했다.

“표범 씨, 저 바보가 어떻게 당신 보스를 알겠어요? 이름이 이동혁인데, 우리 진씨 집안의 하등 쓸모없는 데릴사위에 불과해요.”

‘데릴사위?!’

표범이 두 눈을 부릅뜬 채 잠시 멍했다.

그리고 곧장 마치 엄청난 굴욕을 당한 것처럼 격노했다.

주먹을 쥐고 ‘뚝뚝’ 소리를 내며 두 눈을 형형하게 빛내며 동혁을 죽어라 노려보았다.

“좋아! 좋아! 좋아!”

표범이 어금니를 꽉 깨물고 또박또박 말했다.

“최근 날 감히 이렇게 건드리는 놈은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지!”

표범이 분노하는 모습을 본 화란이 입을 가리고 몰래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죽기만 기다려. 너 이 병X 같은 새끼야.’

“표범 씨, 표범 씨, 노여움을 푸세요…….”

놀라 초조해진 세화가 어찌할 바를 몰라 달래기 시작했다.

“남편이 실수로 말을 잘못한 것에 불과하니 절대 마음에 담아두실 필요 없어요…….”

애석하게도 표범은 세화의 말을 전혀 듣지 않은 채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잠시 뒤, 십여 명의 수하들이 순식간에 사무실 안으로 몰려들었다.

얼굴이 온통 험상궂고 흉악했다.

깜짝 놀란 세화가 비틀거리자 다행히 동혁이 제때 부축했다.

“표범, 감히 내 아내를 놀라게 해?”

동혁의 미간에 살기가 일었다.

그러나 전혀 눈치채지 못한 표범이 사납게 말했다.

“놀라는 게 뭐? 감히 이 표범을 건드렸으니, 오늘 너희 둘은 여기서 살아나갈 생각은 하지도 마!”

표범이 음흉한 표정으로 동혁을 주시하고 있고, 10여명의 수하들도 표범의 명령이 떨어지기만 기다렸다.

바로 그때, 표범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휴대폰을 힐끗 쳐다보던 표범의 얼굴색이 일변하더니 저 멀리 구석진 곳으로 달려가 전화를 받았다. 마치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보스, 무슨 일로 전화하셨습니까?”

“혹시 너에게 빚을 받으러 간 남녀 두 사람 중, 한 사람 성이 이 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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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돈을 돌려받았다고?!’‘그게 말이 돼! 표범이 버럭 화를 냈다면서?’화란과 사람들은 멍해졌다. 진한영도 표정이 굳어지며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의심했다.“두…… 두 사람, 정말이야?”세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표를 공손하게 보여주었다.“할아버지, 수표예요. 보세요.”진한영은 눈을 크게 뜨고 수표를 살펴보았다. 곧 크게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표범의 수표가 맞다.”진씨 가문 사람들의 긴장했던 안색이 이제야 풀렸다.빚을 돌려받았으니, 확실히 표범이 화를 낸 게 아니었다. 당연히 진씨 집안도 무사할 테고.“흥, 정말 너희들이 빚을 돌려받았다고 생각해? 꿈도 꾸지 마!” 바로 그때 화란이 앞으로 나가 냉담하게 흥얼거렸다.“내가 표범에게 뺨을 맞았는데, 어떻게 그가 너희들에게 빚을 갚는다는 거야?”“틀림없이 나에게 보상하기 위해 표범이 너희들에게 빚을 돌려준 거야.”진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이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화란이 차를 사러 갔다가 이유 없이 맞았다. 표범이 보상을 하기 위해서 진씨 집안에 진 빛을 돌려줬다는 말은 완전히 합리적으로 들렸다.지금 화란은 그야말로 흑백을 전도하고 있었다. 어이가 없어진 세화는 그저 간절한 눈빛으로 진한영만 바라보았다.그러나 잠시 망설이던 진한영이 화란을 편을 들어 말했다.“화란이 말 맞다. 이 공로는 화란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화와는 무관해.”세화가 조급하게 물었다.“할아버지, 그럼 배당금은요?”그녀는 이미 누가 돈을 돌려받았는지 고민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이전에 공제된 이익배당금을 자기 집에 돌려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었다.“화란이 덕에 빚을 돌려받았으니 너희 가족의 요 몇 년 간 배당금은 당연히 모두 화란이에게 돌아간다.”‘뭐?!’그 말을 들은 세화는 마치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온 몸이 떨렸다.동혁의 안색이 완전히 가라앉았다.진씨 가족의 뻔뻔스러운 정도는 그의 상상을 완전히 초월했다.화란은 할아버지가 건네준 수표를 받고 미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화 업무상 귀한 손님

    “허풍을 치다니, 바보가 ‘여신의 마음’을 살 돈이 어디 있어.”화란은 세화를 향해 과시했다.“아, 3일 뒤에 이걸 하고서 생일 파티를 해야지. 또 이걸 하고 천룡투자그룹의 계약을 체결하러 가는 걸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해…….”뒤질세라 진태휘의 딸랑이가 마구 울려댔다.“화란아, 그때면 너는 H시에서 가장 빛나는 여자일 거야! 누구도 너 발 밑에 못 따라와.”모두들 부러워했다. ‘역시 방세한이야. 수십억 원의 ‘여신의 마음’을 선물하다니.’‘그야말로 호기롭기 그지없어!’인내심이 거의 바닥난 동혁이 주먹을 꽉 쥐고 한 걸음 나아가는 순간, 세화가 그를 부둥켜 안았다.“동혁 씨, 진정해요!”“어머, 저 바보 표정 좀 봐, 사람을 때리려고 해?”화란이 짐짓 겁에 질린 목소리로 외치자, 진씨 집안 식구들이 나서서 진화란을 거들었다.“감히 사람을 때리면, 내일 할아버지께 너를 진씨 가문에서 쫓아내라고 하겠어!”“이 바보 멍청이가 간덩이가 부었나? 사람을 때리려고 해?”태휘가 휴대전화를 들고 위협했다.“감히 내 동생을 건드려? 내 전화 한 통이면 세화 회사는 차압당해! 당장 보여줄까?”동혁은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내 아내 회사를 차압해? 죽고 싶으면 한번 해 봐.”“어유, 그러셔? 아주 무서워 죽겠네?”태휘가 빈정대며 곧 어디론가 전화했다.곧 세화의 핸드폰이 울렸다.“진 사장님, 큰일났습니다. 은행에서 갑자기 회사 기물들을 압수하고 있습니다!”……세화가 황급히 회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달이 중천에 떠 있었다.회사에 들어가니 아수라장이 된 회사 사무실 안, 컴퓨터들이 사라진 채 휑한 사무용 데스크 위에는 볼펜이나 종이쪼가리 같은 것들만 마구 널려있었다.“오 과장님, 이 낡은 컴퓨터도 등록해야 합니까?”작업복을 입은 낯선 사람들이 물자를 점검하고 있다.“모두 우리 은행의 재산인데, 왜 등록하지 않습니까? 모두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누락되면 절대 안 돼요!”빡빡한 인상의 중년 여자가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가운데

  • 전신이 깨어났다   제12화 미스터리 블랙 카드

    김미경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받았다.“이 선생님, 우리 은행 카드가 맞습니까? 어째서 이런 블랙카드를 본 적이 없지요?”일을 처리한 화란과 방세한이 나가다가 직원의 말을 듣고는, 동혁의 손에 있는 은행카드를 힐끗 보았다.“하하, 이동혁 저 병신, 가짜 카드로 업무를 봐. 웃겨 죽겠어!”화란이 웃자, 방세한도 경멸하며 오 과장에게 말했다.“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으니, 빨리 저 X끼를 쫓아내요!”“아이고, 네, 바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오과장의 눈빛이 그 검은 카드에 떨어지자, 말을 뚝 그쳤다.그녀는 안색이 갑자기 흐려지면서. 앞으로 나가 동혁의 손에서 검은 카드를 빼앗았다.“김미경 씨, 지켜보고 있어. 내가 올라가서 지점장님의 지시를 듣고 올게!”오 과장은 카드를 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층으로 뛰어서 올라갔다.화란이 다가왔다.“세화야, 가짜 카드로 은행을 속이는 것은 법을 어기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 너희 둘은 정말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거야!”세화는 놀라서, 얼굴이 파래지고 손발이 차가워졌다.화란은 아직도 그곳에서 고소해하고 있다.“자, 이제는 밥을 달라고 할 필요가 없어. 국가가 너희들 먹을 것을 관리해 줄 거야!”말이 떨어지자마자 오 과장이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 안경 쓴 중년 남자가 뒤따랐는데, 바로 지점의 유 지점장이었다.세화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유 지점장님, 그 가짜 카드는 우리가 잘못 꺼낸 것입니다. 우리는 가란은행에서 카드를 만들었는데…….”“가짜 카드? 누가 이걸 가짜 카드라고 했습니까?”유 지점장은 손에 든 블랙카드를 들고 엄숙하게 말했다.“이것은 우리 가란은행이 가장 존귀한 고객에게 발급하는 지존블랙카드입니다. 지금까지 한 장만 발급한 적이 있습니다. 당좌대월액은 200억입니다!”‘뭐야!’‘지존블랙카드?’‘당좌 대월액이 200억?’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평범한 옷을 입은 이 젊은이가 가란은행의 가장 존귀한 고객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최신 챕터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9화 어떻게 책임질 거야?

    “내려! 내려!” 차 안에 앉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세화를 본 꼬붕 놈이 차문을 더욱 세게 발로 찼다. 마세라티의 차문에는 순식간에 움푹 패인 자국들이 생겼다. 그 와중에도 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미동도 없이 서서 이 모든 사태를 무심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세화는 가슴이 아팠다. 이 차는 바로 동혁이 자신에게 사 준 첫 번째 차였기 때문이다.세화가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행인들이 많이 몰려와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비록 이 무리들이 험악해 보이긴 하지만, 대낮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할 거야.’ 그래서 창문을 내리고 말했다. “그만 발로 차, 내리면 되잖아.” 나태성이라는 꼬붕놈은 코웃음을 치면서 뒤로 물러섰다. 그제야 세화는 천천히 차문을 열고 내렸다. “와, 이 여자 진짜 예쁜데? 게다가 2억 원이 넘는 마세라티를 타고 다니는 거 보니 완전 재벌이네.” “이 여자도 몰라? 혜성그룹의 회장, 진세화 씨야! 교통사고를 난 사람이 이 여자일 줄은 몰랐네...” 세화는 H시에서 너무나도 유명했다. 최근에는 주다정이 퍼뜨린 유언비어로 인해서, 더욱 사람들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 덕분인지, 세화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늘어났다. ‘역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으면 함부로 못하겠지.’‘혜성그룹 회장 진세화라고?’ 그 순간, 무표정이던 선글라스 남자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스쳤다. “당신 운전을 어떻게 한 거야? 운전할 줄 모르면 아예 도로에 나오질 말든가! 김 여사가 바로 당신 같은 여자 운전자를 두고 하는 말이야.” 거들먹거리면서 세화에게 쏘아붙인 나태성은 세화가 마치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몰아붙였다. “말해봐. 어떻게 책임질 거야?” “아니, 애초에 당신들이 불법으로 차선 변경을 해서 사고가 난 건데, 내가 왜 책임져야 해?” 세화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내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다면, 주저하지 않고 피해를 보상했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8화 추돌 사고

    [사해 상공호의소에서 우리를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살펴봐야 해.] 세화가 차분하게 말했다. [H시의 시장은 너무 작아. S시의 세방그룹이든 혜성그룹이든 앞으로는 반드시 전국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해.] [그리고 N도의 시장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N도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문을 두드려야 해.] [마침 사해상공회의소에서 고급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연락을 해 온 거야.]세화도 이 기회를 잡으려고 했기에 쌍방은 자연스럽게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남편이 별로 탐탁치 않아 한다는 걸 알아차린 세화가 동혁에게 말했다. [당신도 같이 가. 이미 사해상공회의소 대표하고 약속을 했어,] [새로 사람들을 만나는 게 당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야.] 동혁의 주량이 좋기도 하지만 동혁을 데리고 가는 데에는 세화가 고심한 또다른 목적이 있었다.바로 사해상공회의소 사람들과 만나면서 동혁을 위한 인맥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세화의 말에서 자신에 대한 관심을 느낀 동혁은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아내가 이렇게 나를 챙겨 주는데 내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너무 눈치가 없는 것이겠지?’동혁은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래, 알겠어. 당신을 위해서라면, 불 속이라도 기꺼이 뛰어들어야지.” “하물며 술마시는 건데 말이야. 오늘 술 마시러 온 사람들은 다 뻗게 해주겠어!” 동혁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세화는 진지하게 말했다. [좀 진지하게! 이번엔 사고 치면 안 돼. 지난번처럼 술 마신 사람들 병원으로 보내지 말고!] 지난번에 동혁은 몇 개 부문의 책임자들과 술을 마시고 전부 뻗게 만들어서 세화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알았어. 쓸데없는 말은 안 할게. 명성호텔로 와서 나하고 합류하면 돼. 내가 지금 차를 가지고 갈게.]다시 한마디 한 뒤 세화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세라티를 몰고 출발했다.세화가 명성호텔 근처에 왔을 때, 옆 차선에서 오픈 스포츠카 한 대가 세하의 차에 접근해서 나란히 달렸다. 빵! 빵! 선글라스를 낀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7화 사해상공회의소

    한 무리의 기자들이 떠드는 소리가 천진과 주다정의 귀에도 들렸다. 이는 자신들에 대한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였다.30분도 안 되어 천진이 주다정을 폭행한 사실이 인터넷어 폭로되었고, 사방으로 떠들썩하게 퍼져 나갔다.이로써 모든 진상이 밝혀졌다. 주다정과 천진이 결탁해서 간통을 저질렀고, 항난그룹을 삼키려고 작당한 두 사람은 오히려 동혁과 수소야가 간통을 저질렀다고 유언비어를 퍼트렸던 것이다.‘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지!’두 사람을 향한 욕설이 사방에서 쏟아졌다.악명을 세상에 날리게 된 주다정과 천진은, 모든 사람들의 규탄의 대상이 되었다.이튿날 H시 방송국에서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혁과 세화 일가에 사과하는 동시에 경병수와 주다정을 파면했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그 뒤로 이 양아버지와 수양딸은 H시에서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다.소문에 따르면, 주다정은 한 지방 도시의 고급 클럽에서 명문가의 자제들과 고위 관리들을 정성껏 접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예전에는 자신이 기꺼이 원해서 그랬지만, 지금은 억지로 웃음을 보여야 했다.그리고 이 여론을 통해서 먹칠을 했던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수소야도 여러 매체들이 공동으로 증인을 서는 가운데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천진의 파렴치한 행동이 사람들에게 공개된 데다가 동혁도 이 소송에 특별히 관심을 보였다. 법원에서는 신속하게 두 사람의 이혼을 판결했다.결국 천진은 원래 자신의 가문에 속했던 재산을 제외하고, 항난그룹에 대해서는 동선 하나도 건질 수가 없었다.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천진은 수소야가 보유한 항난그룹의 지분은 부부의 공동 재산이므로 당연히 자신이 절반을 가져야 한다고 항변했다.하지만 수소야는 항난그룹의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동혁이 전후로 나눠 준 지분은 처음부터 백마리의 명의로 되어 있었다.화가 머리끝까지 난 천진은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혹 떼러 갔다가 혹을 붙인다는 게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항난그룹의 지분을 수중에 넣으려고 할 때마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6화 빅 뉴스

    경병수는 마침내 주다정이 요 며칠 동안 온갖 방송국 자원을 동원해서 유언비어를 날조해서 얼굴에 먹칠을 하게 만들었던 대상이 동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경병수가 아무리 용서를 빌어도 동혁의 태도는 전혀 누그러지지 않았다.동혁이 냉혹한 말투로 경병수에게 말했다.“경 국장, 내가 잘못 들었나?” “나는 해고하는 건 못 봤어. 오히려 당신이 가지고 놀다가 질린 음탕한 여자를 나한테 꽂아 넣으려고 한 걸 봤는데.”“경 국장, 당신은 나 이동혁을 얼마나 무시하는 거야?”털썩-경병수는 눈빛마저 초점을 잃은 채 털썩 주저앉았다.이제는 자신이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동혁이 이렇게까지 말했다는 건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작정임을 드러낸 것이다.더 중요한 건 경병수가 반박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그건 바로 경병수가 생각한 방법이었기에.동혁은 경병수를 더 이상 보지도 않은 채 담담하게 임창호에게 말했다.“방송국 위아래 모두 대청소를 해야겠군요.”“시 방송국의 바로 H시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곳인데, 오히려 온갖 오물과 비리가 난무하는 곳이 되었으니 이게 도대체 말이 됩니까?”“네!”임창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경병수의 접견을 자신이 주선했기에, 이런 일이 생겼으니 자신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웠다.이제는 자신이 시장에게 점수를 잃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반드시 만회해야 해!’임창호는 곧바로 사정 파트의 직원들을 호출했다.“경병수와 주다정은 모두 즉시 파면 처분했다고 공고하도록 해. 그리고 내가 직접 방송국에 주재하면서 대대적으로 정리하겠다.”임창호의 말은 경병수와 주다정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과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은 완전히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야 했다주다정은 자신이 어떻게 시청에서 나왔는지, 어떻게 숙소로 돌아왔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줄곧 멍한 표정이었다.똑똑-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천진이 나와서 문을 열었다.그러나 주다정의 참혹한 모습을 보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다정아, 어떻게 된 거야? 누가 널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5화 함부로 친척이라고 하지 마

    동혁의 이런 비난에 경병수는 놀라서 쓰러질 지경이었다.‘주다정 저 멍청한 X이 자기만 망친 게 아니라 나까지도 망쳤어.‘시장님의 말은 우리 방송국 전체에 아주 불만이 많다는 걸 드러낸 게 분명해.’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으면서 경병수는 꽉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시, 시장님... 저 주다정이 갑자기 미친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방송국 직원들은 모두 시장님을 존경하고 있고, 불경한 의도를 품은 사람은 결코 없습니다!” 말을 하면서 경병수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장의 싸늘한 태도를 보자 주다정에 대한 분노가 솟구쳤다.‘이 멍청한 X이 나까지 말려들게 하다니!’경병수는 갑자기 주다정을 걷어차서 바닥에 쓰러지게 만들었다.거기서 그치지 않고 두 발로 계속 거세게 걷어찼다. 퍽! 퍽! “아악! 아파요. 양아버지 제발! 제발 그만 때리세요!!”주다정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누가 네 양아버지야!”주다정의 입에서 양아버지란 말이 나오자, 경병수는 넋이 나갈 정도로 놀랐다.재빨리 달려들어 주다정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연달아 따귀를 때렸다.짝! 짝! 짝!“악! 제발 그만!” “나는 너하고 아무 관계도 없어! 함부로 친척이라고 하지 마!” “한 번만 더 주둥이를 놀리면 때려 죽여버리겠어!”경병수는 이번에 정말 필사적이었기에 온 힘을 다해 주다정을 때렸기에, 주다정은 너무나 비통한 나머지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경병수가 아무리 둔하다 해도 동혁과 주다정 사잉에 원한이 쌓여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주다정은 이미 시장님의 마음 속에서 끝났어.’‘지금 만약 주다정이 내 수양딸이라는 게 들통나면 이동혁이 나를 그냥 두겠어?’주다정의 얼굴이 엉망이 되도록 때리던 경병수가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때리던 걸 멈췄다.지금 주다정은 갯벌의 진흙처럼 엉망이 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마치 숨이 간들간들한 강아지마냥 입으로는 연신 끙끙 신음소리를 내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4화 이게 무슨 미친 짓이야

    “이, 이동혁?!” 주다정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설마 요즘 내가 너무 잠자리에 탐닉하느라 피곤해서 환각을 보는 건가?’ 자시을 때려 죽인다 해도 동혁이 여기에 있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 ‘여기는 시장님의 관저이자 H시 권력의 중심지야. H시에서 가장 존귀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동혁 같은 쓰레기가 어떻게 이곳에 있을 수 있어?’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나와서 자세히 보고는, 주다정은 다시 한번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책상 뒤에 있는 남자는... 정말로 이동혁이 맞아!’주다정은 완전히 멍한 상태였다.요 며칠 동안 주다정은 전력을 다해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모두가 욕을 퍼붓자, 동혁은 H시에서 쥐구멍이라도 찾아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주다정의 예상대로라면, 지금쯤 동혁은 집 밖에도 못 나오고 쥐 죽은 듯이 지내거나, 몰래 H시에서 도망칠 계획을 세우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이동혁이 당당하게 시장실 한가운데 서 있다니?’ ‘이게 말이 돼?’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진 주다정은 무의식적으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화를 냈다. “야, 이동혁! 너 같은 쓰레기가 왜 여기 있는 거야?” “넌 인간 말종인 쓰레기야! 이곳이 어디라고 너 따위가 감히 들어와?” 주다정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시장실 안은 이미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시장실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부시장 임창호와 방송국 국장 경병수. 그리고 그들을 안내한 시장실 직원들까지 누구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그저 마치 바보를 보는 것처럼 주다정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사람들의 눈길을 느끼자, 주다정은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자신감이 없어졌다. 불안해진 주다정이 주변을 둘러보니, 시장실 안에는 동혁 외에 임창호 부시장과 시장실의 직원들이 있었다.‘시장님은?’주다정은 문득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이동혁이 이런 중요한 장소에 버젓이 나타난 데다가, 부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3화 아주 드문 유능한 인재

    “시장님, 경병수 국장은 오랫동안 방송국에서 근무한 베테랑입니다. H시 내에서도 명망 있는 인물이고도 하고요. 만나보시겠습니까?” 임창호가 허리를 숙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방송국 국장이?” 동혁은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무심하게 답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곧 머리가 반쯤 벗겨진 중년 남성이 임창호를 따라서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시장님, 이쪽은 시 방송국의 경병수 국장입니다.” 임창호가 간단하게 소개했다.동혁을 본 경병수는 첫눈에 새 시장이 과연 바깥에 떠도는 소문 그대로라는 느낌이 들었다.‘정말 너무나 젊은데!’시장을 향해 깊이 허리를 숙인 경병수가 겸손하게 인사했다. “시장님, 그냥 ‘경 국장’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가볍게 대답한 동혁이 지나가는 말로 물었다. “임 부시장이 보고할 게 있다고 하던데 이번 우수직원 선발과 관련된 건가요?” “아, 네! 그렇습니다, 시장님!” 순간 당황했던 경병수가 얼른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이번에 저희 시 방송국에서 선발된 우수직원은 주다정이라는 경제 뉴스 앵커입니다.” “어제 시장님께서 지시하신 뒤에, 저희도 내부적으로 철저한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동혁은 담담하게 물었다. “아 그래요? 조사 결과는 어떤가요?” 경병수가 몰래 동혁의 표정을 살폈지만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주다정이 앞서 시장이 단독으로 자신을 접견하기로 했다고 말한 걸 떠올리고, 시장이 주다정에게 악의가 있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주다정의 직속 상관인 자신이 주다정에게 좋은 얘기를 하라고 암시하는 것처럼 보였다.경병수가 얼른 입을 열었다.“네! 시장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내부 조사 결과 주다정 기자는 진지한 태도로 업무를 책임지고 있고 업무 능력도 아주 뛰어납니다.” “게다가 도덕성과 인품 면에서도 방송국 내에서 아주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주다정 기자가 몇 년 간 연속해서 우수직원에 선정된 것은 바로 방송국 전체 직원들의 지지를 받고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2화 감동적인 로맨스 영화

    “오 사장님, 과찬이세요. 오 사장님은 리성투자회사에 명문가인 이씨 가문을 배경으로 가지고 계시기에, 언론계도 오 사장님 앞에서는 고분고분할 수밖에 없지요.” “오 사장님에 비한다면 저는 감히 비교할 가치도 없는 미미한 존재지요.” 주다정이 웃으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사람이 전화를 한 이유가 말처럼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을 거야.’ “오 사장님이 갑자기 전화를 주신 게 혹시 저한테 시키실 일이라도...?” 전화기 너머에서 오한민은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킬 정도는 아니고, 주 기자가 요즘 이동혁과 이동혁의 아내를 상대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흥미가 생겼어.] ‘휴... 다행이야.’ 그 말을 듣자 주다정은 한숨을 돌렸다.주다정은 오한민이 이씨 집안을 대표하는 동혁과 원한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게다가 이전에 오한민과 어정쩡한 관계였던 대니얼도 동혁에 의해 폐인이 되어 참혹한 모습으로 본국으로 송환되었다. ‘이동혁을 싫어하는 오한민이 이동혁을 도우려고 전화한 건 분명히 아니야.’ 이렇게 생각한 주다정은 곧바로 억울하다는 듯이 가장하고 말했다. “오 사장님, 저는 정말 억울해요! 그 이동혁과 진세화 그 두 사람이 얼마나 저를 무시했는지 아세요? 심지어 제게 무릎을 꿇고 구두를 핥으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이 부부하고 끝까지 싸우려는 거예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 부부의 힘이 너무 강해요. 제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여전히 그 부부를 넘어뜨릴 수가 없어요.” “오 사장님께서 좀 도와주신다면, 제게는 정말 큰 힘이 될 거예요.”주다정은 자본시장의 큰손인 오한민은 자신은 꿈도 꿀 수 없는 언론 매체 장악도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한민이 일단 힘을 쓰기만 하면 이동혁 일가의 오명을 전국적으로 퍼지게 할 수 있어!’ 침묵하고 있던 오한민이 차갑게 말했다. [이동혁은 내 아들을 망가뜨린 놈이야. 나도 그 개자식을 죽여버리고 싶지.] [하지만 지금 그놈은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1화 야심만만

    경병수의 말이 당연히 사실임을 잘 알고 있기에 주다정은 속으로 득의양양했다.하지만 경병수의 말과 전혀 다른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저는 시장님이 너무 빨리 저를 가지게 하고 싶지 않아요.” “쉽게 얻게 된다면 저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테니까요” “쉽게 얻은 건 쉽게 버려지니까요.” “그래서 우선 시장님의 비서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감정을 쌓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싶어요.” “그래서 국장님이 이번엔 꼭 도와주셔야 해요.” “저하고 같이 가서 시장님께 업무 보고를 하시면서, 저를 비서로 적극 추천해 주세요.” 주다정은 언제나 명문가에 시집가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내 육체를 팔아서 단기간의 이익은 얻을 수 있겠지만, 그건 일시적인 것에 불과해’‘새 시장의 부인이 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쟁취할 거야.’‘남자의 그늘 아래서 늘 사람들에게 드러낼 수 없는 그런 정부 말고!’ 주다정이 간드러진 목소리로 경병수에게 속삭였다. “국장님, 꼭 도와주실 거죠?” “앞으로 제가 더 잘 챙겨 드릴게요.” 방송국에서 십여 년 동안 국장으로 있었기에, 경병수는 H시의 터줏대감으로 유명했고 인맥도 넓었다.자신이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면, 자신의 체면을 고려해서라도 시장이 틀림없이 주다정을 비서로 채용할 거라고 생각했다,경병수는 잠시 고민했다. ‘주다정은 예쁘지만 솔직히 몇 년 동안 즐겨서 이젠 좀 질렸어.’ ‘마침 방송국에 젊고 예쁜 인턴들이 들어왔으니, 주다정을 대신할 새로운 타겟을 찾을 때가 됐지.’ 하지만 주다정은 너무 영악해서 줄곧 정리할 기회를 찾지 못했는데 이제 기회가 온 거야.’‘주다정과 정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다정이 정말로 시장 비서가 된다면 앞으로 아주 쓸모 있는 백 그라운드를 가지게 되겠지.’ ‘정말로 시장님 여자가 된다면 그럼 금상첨화지.’ ‘원래 주다정의 행실로 봐서는, 시장님과 같은 큰 인물은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다정 같은 여자는 받아들일 수가 없어.‘하지만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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