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화 표범

Author: 우주멍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12-28 19:00:42
세화는 남편의 자신에 찬 모습을 보면서도 머뭇거렸다. 하지만 결국 현재 집안의 상황을 떠올리며 이를 악문 채 일어서서 말했다.

“할아버님, 제가 빚을 받아오겠습니다. 약속드릴게요.”

“너! 이 계집애가 미쳤어! 만약 네가 표범에게 맞아 얼굴이 망가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런 널 주태진이 계속 원할 것 같애?”

다급해진 류혜진이 안절부절못했다.

사람들 모두 깜짝 놀랐다. 진한영조차 세화가 하겠다고 대답할 줄은 전혀 생각 못했다.

진태휘를 비롯해 모두 냉소를 금치 못했다.

진태휘가 주머니에서 만 원을 꺼내, 세화의 발 밑에 던졌다.

“네 용기가 참 가상해서 주는 거야. 이 돈으로 차비나 해.”

진화란도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건 네가 자원해서 가는 거야. 맞아서 불구가 되더라도 집안에서 너를 강요했다고는 하지 마.”

동혁의 차가운 눈빛이 몇몇 사람을 훑으며 지나갔다.

시끄럽게 떠들어대기나 하는 소인배들을 상대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곧장 세화의 손을 잡은 채 저택 밖으로 나갔다.

류혜진 부부는 뜨거운 솥 위에 올라탄 개미처럼 마음이 급해졌다.

“이제 주태진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어. 주태진은 계속 세화를 좋아해 왔으니까…….”

……

모터 월드.

세화는 방금 산 과일 두 봉지를 들고 옆에 있는 동혁에게 신신당부했다.

“되도록 말은 하지 말아요. 절대 표범을 화나게 하면 안돼요, 알았죠?”

동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좀 안심이 되는 세화다.

두 사람이 표범의 사무실 문을 두드리려 할 때였다.

뒤에서 갑자기 클락션 소리가 들리더니 분홍색 포르쉐 한 대가 달려와 두 사람 앞에 섰다.

그리고 창문이 열리며 진화란의 까칠한 얼굴이 나타났다.

“어머, 두 사람 용감하게도 빚을 받으러 왔네? 그냥 허풍을 떠는 줄만 알았는데 말이지.”

“진화란, 여긴 왜 온 거야?”

세화가 눈썹을 찌푸리며 짜증나는 말투로 말했다.

“당연히 차 한 대 뽑으러 왔지. 설마 너희 두 병신처럼 얻어 맞으려고 빚 갚으라는 소리 하러 왔겠어?”

화란이 선글라스를 낀 채 오만하게 말했다.

“너희들이 떠나자마자 할아버지가 모두에게 배당금을 나눠 주셨어. 우린 올해 또 4억을 받았지. 내 생일선물로 고급 승용차 한 대 뽑을 생각이야. 매년 생일상도 제대로 못 받는 너 같은 줄 알아?”

이 말을 듣던 세화는 손으로 주먹을 쥐고 온몸을 떨었다.

동혁이 입꼬리를 올린 채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진화란, 겨우 4억으로 뭘 그렇게 우쭐대는 거야? 천룡투자그룹이 가장 싫어하는 부류가 바로 너 같이 푼돈 가지고 뽐내는 것들이란 걸 몰라? 투자는 생각도 하지 마.”

“너!”

화란은 순간 화를 내다가 냉담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이 바보가 갑자기 말주변이 좋아졌네. 이따가 빚을 받을 때도 이런 기개로 하면 되겠어.”

말을 마친 화란이 화를 내며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허리를 실룩이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세화와 동혁도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서자 금 체인을 건 남자가 여자를 껴안고 있었다. 얼굴의 칼자국이 꽤나 잔인해 보였다.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본 표범이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고함을 쳤다.

“웬 것들이야, 빨리 안 꺼져? 분위기 깨지 말고 나가!”

모름지기 이름에 그 사람의 본성이 담겨 있는 법.

진짜 이름은 심학표이지만, 그의 잔인한 명성에 걸맞게 ‘표범’이라 불리는 인물이었다.

표범의 말에 화란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을 더듬었다.

“표…… 표범 씨, 진화란이라고 합니다. 차를 구입하겠다고 하니 방세한 씨가 추천해 줬어요.”

그 말을 들은 표범이 찌푸렸던 미간을 펴며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아, 진화란 씨였군요. 앉으세요.”

앞서 방세한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H시 최고 명문가인 방씨 집안을 봐서 당연히 체면을 좀 세워줘야 했다.

고급 승용차 구매 고객은 모두 그가 직접 응대하는데, 이것도 명문 세력 가문들을 회유하는 수단 중 하나였다.

“그럼 이 두 분은?”

표범이 문 앞에 서있는 두 사람을 유심히 살피며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표범의 태도가 순식간에 바뀌는 것을 본 화란은 속으로 통쾌함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자신이 가로채 대답했다.

“표범 씨, 진씨 집안에서 빌렸던 그 빚, 기억하시죠? 이 둘은 지금 그 빚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예요!”

“하지만 저와는 아무런 상관없어요. 저는 순전히 차를 보러 온 거랍니다.”

“그렇군요.”

그 말을 들은 표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온몸을 뒤로 젖혔다. 음험한 세모꼴 눈이 세화와 동혁을 쳐다보았다.

“두 눈 멀쩡히 뜨고 겁도 없이 이 모터 월드에 빚을 받으러 왔단 말이지? 목숨이 두 개라도 되는 모양이지?”

표범의 차가운 눈빛이 쏟아지자, 세화는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움츠렸다.

“표범 씨, 아량을 좀 넓게 베풀어 주세요. 저희는 그 돈이 정말 필요해요…….”

“안 그러면 저희 가족은 더 이상 살 수가 없습니다.”

“흥, 너희가 못 사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표범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비꼬았다.

“모터 월드, 이 공간에서는 어떤 대단한 인물이 온다 해도 내가 갚기 싫으면 그만이야. 네가 뭘 어쩔 건데?”

세화가 처량한 웃음을 지었지만, 온통 절망적인 눈빛이었다.

이때 동혁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울렸다.

“언제부터 모터 월드가 별볼일 없는 네 마음대로 하게 된 거지?”

동혁의 말에 순간 멍했던 표범이 곧바로 입가를 비틀며 고함을 쳤다.

“이 새끼,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

옆에 있던 화란도 동혁을 향해 소리를 쳤다.

“이 바보, 모터 월드는 당연히 표범 씨가 알아서 하는 거지. 당장 무릎을 꿇고 표범 씨에게 사과하지 않고 뭐 해!”

세화의 얼굴 또한 하얗게 질렸다. 긴장한 표정으로 동혁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눈짓을 했다.

그러나 동혁은 조금도 두려운 기색 없이 말했다.

“내 말이 틀렸어? 이 모터 월드는 당연히 심용삼의 것이지. 너는 집을 지키는 개일 뿐이고.”

오는 길에 표범의 자료가 이미 동혁의 휴대폰으로 전송되었다. 표범은 심용삼의 수하에 불과했고, 또 심용삼은 예전에 설전룡 수하의 병사였다.

이마에 핏줄이 드러난 표범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지로 누르며 눈살을 찌푸린 채 물었다.

“당신, 우리 보스를 알아?”

“몰라.”

동혁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심용삼은 아직 그를 알만한 위치가 못 되었다.

“몰라?”

표범의 얼굴에 독기가 퍼지며 낮은 소리로 뇌까렸다.

“이 새끼가 지금 장난 쳐?”

이때 악의를 품은 화란이 표범에게 일러바치듯이 말했다.

“표범 씨, 저 바보가 어떻게 당신 보스를 알겠어요? 이름이 이동혁인데, 우리 진씨 집안의 하등 쓸모없는 데릴사위에 불과해요.”

‘데릴사위?!’

표범이 두 눈을 부릅뜬 채 잠시 멍했다.

그리고 곧장 마치 엄청난 굴욕을 당한 것처럼 격노했다.

주먹을 쥐고 ‘뚝뚝’ 소리를 내며 두 눈을 형형하게 빛내며 동혁을 죽어라 노려보았다.

“좋아! 좋아! 좋아!”

표범이 어금니를 꽉 깨물고 또박또박 말했다.

“최근 날 감히 이렇게 건드리는 놈은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지!”

표범이 분노하는 모습을 본 화란이 입을 가리고 몰래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죽기만 기다려. 너 이 병X 같은 새끼야.’

“표범 씨, 표범 씨, 노여움을 푸세요…….”

놀라 초조해진 세화가 어찌할 바를 몰라 달래기 시작했다.

“남편이 실수로 말을 잘못한 것에 불과하니 절대 마음에 담아두실 필요 없어요…….”

애석하게도 표범은 세화의 말을 전혀 듣지 않은 채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잠시 뒤, 십여 명의 수하들이 순식간에 사무실 안으로 몰려들었다.

얼굴이 온통 험상궂고 흉악했다.

깜짝 놀란 세화가 비틀거리자 다행히 동혁이 제때 부축했다.

“표범, 감히 내 아내를 놀라게 해?”

동혁의 미간에 살기가 일었다.

그러나 전혀 눈치채지 못한 표범이 사납게 말했다.

“놀라는 게 뭐? 감히 이 표범을 건드렸으니, 오늘 너희 둘은 여기서 살아나갈 생각은 하지도 마!”

표범이 음흉한 표정으로 동혁을 주시하고 있고, 10여명의 수하들도 표범의 명령이 떨어지기만 기다렸다.

바로 그때, 표범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휴대폰을 힐끗 쳐다보던 표범의 얼굴색이 일변하더니 저 멀리 구석진 곳으로 달려가 전화를 받았다. 마치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보스, 무슨 일로 전화하셨습니까?”

“혹시 너에게 빚을 받으러 간 남녀 두 사람 중, 한 사람 성이 이 씨야?”

Related chapters

  • 전신이 깨어났다   제5화 놀라 벙찌다

    ‘이 씨?’표범이 동혁을 바라보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이동혁이라는 사람이 왔는데, 지금 손 좀 보려고요.”잠시 조용하던 전화기 저편에서 ‘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표범이 얼른 물었다.“보스, 왜 그러세요?”다음 순간, 우레와 같은 성난 고함이 표범의 귓속을 파고 들었다.“지금 왜 그러냐고?! 이 개자식이 날 죽이려고 작정한 거 아냐?”“지금 말할 테니 잘 들어! 당장 그 분이 시키는 대로 해. 조상님 모시듯이 대해야 해, 알았어?”순간 표범은 멍했다. 최근 들어 보스가 이렇게 놀라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저도 모르게 반문했다.“보스, 혹시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닙니까? 진씨 집안의 데릴사위에 불과한데요.”“야 표범, 너 죽고 싶어? 그분의 눈에 우리는 하루살이 같은 신세야! 그분 눈 밖에 나기라도 하는 순간 우린 그냥 끝장이라고!”“보스…… 어…….”듣고 있는 표범이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한다. 내가 무릎을 꿇어도 감히 바라볼 수 없는 분이니 알아서 잘 해.”말이 끝나자 전화가 탁 끊어졌다.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던 표범은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두 다리는 어느새 덜덜 떨고 있었다.표범이 한참 동안 반응이 없자, 진화란이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표범 씨, 왜 그러세요? 빨리 이 두 인간들 혼내라고 하세요.”“혼내 줘? 오냐 그래, 내가 널 혼내 주마. 씨X!”난폭한 고함 소리가 들렸다.짝!표범이 손을 들어올려 진화란의 따귀를 때렸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들 어리둥절했다.비틀거리며 몇 걸음 뗀 화란의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부어올랐다.얼굴을 가린 채 선 그녀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표범 씨…… 나는 차를 사러 온 사람이라고요. 당연히 저 두 사람을 때려야지.”“때릴 건 바로 너 같은 년이야! 방씨 가문의 체면만 아니면 오늘이 네 제삿날이었어! 당장 꺼져!”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화란은 얼이 빠져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더욱이 화를

    Last Updated : 2023-12-28
  • 전신이 깨어났다   제6화 엠파이어 호텔

    “허.” 심장미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그래? 정말 보고 싶네. 긴 말 할 필요도 없이 오늘 주태진이 예약한 장소가 어디인지나 알아?”“자그마치 엠파이어 호텔 3층이야! 당신 같은 쓰레기들은 평생 올려다볼 수 없는 곳이라고!”혜진이 두 눈을 번쩍 뜨고 말했다.“엠파이어 호텔 3층? 적어도 골드 회원은 돼야 예약할 수 있다던데!”엠파이어 호텔 3층은 H시에서 손꼽히는 레스토랑이다. 골드회원이 되려면 최소 20억 구매력을 갖춰야 했다. 진씨 집안에서는 오직 진한영 한 사람만 소유할 수 있을 정도였다.그리고 3층 이상의 층들은 더 비싸고 까다롭기가 상상을 초월했다!심장미가 고개를 돌려 동혁을 힐끗 쳐다보며 웃었다.“이게 바로 당신과 주태진의 차이야. 세화에게 기대고 있는 주제에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생기는지 정말 모르겠네.”“장미야, 이 쓸모없는 놈은 상대하지 마. 세화가 내려왔으니, 빨리 출발하자. 주태진을 오래 기다리게 할 순 없잖니?”혜진은 동혁 쪽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움직였다.랜드로버가 훌쩍 떠나자, 동혁의 휴대전화가 울렸다.“큰 형님, 심용삼이 엠파이어 호텔 9층 엠퍼러 홀에서 사죄하는 의미로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참석하시겠습니까?”“이리로 차를 보내라고 해.”……엠파이어 호텔 입구.랜드로버가 막 멈추자, 일찍부터 문 입구에서 기다리던 주태진이 바로 맞이했다.화이트의 명품 슈트를 걸친 주태진이 손에 선홍색 장미 한 다발을 들고 있었다. 세화를 도와 차문을 연 뒤, 웃으며 말했다.“세화야, 너 오늘 너무 예뻐.”세화는 억지로 입술을 끌어올리며 웃었다.장미가 세화의 허리를 찌르며 속삭였다.“태진이 너에게 말하고 있잖니? 대답 좀 해.”“아니…….”세화가 몸을 옆으로 돌려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그냥 동혁 씨 저녁은 어떻게 하나 싶어서…….”“너 아직도 그 바보 걱정이야? 왜 그렇게 정신을 못 차리니?”장미는 꽃길을 마다하고 굳이 가시밭길을 가려는 친구가 안타까워 탄식했다.“와!”누군가의 입에서 감탄성이 터져

    Last Updated : 2023-12-28
  • 전신이 깨어났다   제7화 큰 사람을 만나고 싶다

    “표범의 보스라면, 심 사장?”심장미는 저도 모르게 픽, 하며 비웃었다. “심 사장님이 어떤 위치인지 알기나 해? 정말 수완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우리 의부조차도 함부로 못하는 암흑가 보스야! 감히 심 사장님이 사죄한다고 말했다고? 죽고 싶어 환장했지?”“심장미, 믿기지 않으면 너도 같이 올라가 보면 되지.”동혁이 담담하게 말했지만, 심장미의 눈총을 피할 수 없었다.충격에서 깨어난 주태진이 웃으며 말했다.“입구에서 심 사장의 차를 보고 이렇게 둘러대는 거지? 여기에 다른 사람이 없어서 천만다행이야. 만약 이 말이 심 사장 귀에라도 들어가면 제 명에 못 죽을 거야.”순간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을 느꼈다.“정말 지긋지긋해!” 류혜진이 책상을 탁 치며 화를 냈다.“온종일 미친 척하면서 우리를 창피하게 하더니. 너 안 꺼져? 당장 안 꺼지면 내가 너를 때려죽일 거야. 응!”“동혁 씨, 빨리 가…… 나도 밥만 먹고 바로 돌아갈 거야.”몹시 난처해진 세화가 일어나서 동혁을 밀었다.동혁은 어쩔 수 없이 인사하고 나갔다.“알았어, 여보. 술 많이 마시지 말고. 이따가 데리러 올게.”동혁이 나가자 룸 안이 그제야 좀 조용해졌다.류혜진은 연거푸 차를 마신 후 간신히 분노를 억눌렀다.주태진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동혁이 갈수록 망신만 더 당하고 있으니, 자신이 이길 확률이 더 컸다. 이동혁이 계속 미친 척하기를 간절히 바랐다.……“심 사장님이 오늘 모시는 분은 누구십니까?”“엠퍼러 홀에 자리를 준비한 것도 모자라 우리 보고 직접 모시라고 하다니, 대단하신 분인가 봅니다.”9층, 엠퍼러 홀 엘리베이터 입구.기운이 범상치 않은 중년 남녀 몇 명이 표범 심학표에게 묻고 있었다.누구라도 이들을 본다면 바로 이름을 댈 수 있을 것이다.도시계획국 국장 고진강, 가란은행 은행장 임보검, 홀리데이 주얼리그룹 회장 이향군…….이 사람들 모두 말 한 마디면 H시를 뒤집을 수도 있는 거물들이다!표범이 차갑게 말했다.“그분의 신분은 극비입니다. 분위기

    Last Updated : 2023-12-28
  • 전신이 깨어났다   제8화 아버지도 안 때리는데

    심장미도 호기심에 그 거물을 만나보고 싶었다.“세화야, 이따가 엘리베이터 입구에 가서 기다려 볼까?”심장미가 세화의 옷을 잡아 끌며 말했다.“아니야, 나는 조금 있다가 동혁 씨와 집에 갈 거야…….”술을 한 잔 마신 세화는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심장미는 아직도 이동혁에게 연연하는 친구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말렸다.“하, 세화야, 뭐 하러 그런 바보 같은 이동혁을 걱정하는 거야? 이건 정말 오기 힘든 기회라고. 혹시 알아? 그런 거물에게 좋은 인상을 주게 되면 너희 집 빚도 갚을 수 있을지?”“그럼…… 그래.”얼마 지나지 않아 고한비가 전화 한 통을 받았다.모두 숨을 죽인 채 통화 내용에 온 신경을 모았다.‘설마 이제 거물이 내려온다는 건가?’잠시 후, 실망한 표정의 고한비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아버님이 방금 전화로 식사가 끝났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분은 벌써 나가셨답니다.”“아휴, 그런 대단한 사람을 만나 볼 기회였는데 운이 안 따르네…….”다들 아쉬움에 탄식했다.“여보, 식사 다 했어?”바로 이때, 동혁이 룸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어딜 감히 또 와? 가요, 당장!”눈 앞에 나타난 동혁에게 화가 난 장미가 동혁을 향해 손을 치켜들었다.탁!동혁이 심장미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성격이 우악스럽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세화의 절친이라 봐 주는 줄 알아! 다음은 어림도 없어!”“이 병신이 감히 나를 협박해?!” 화가 난 심장미가 가녀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러자 고한비가 테이블을 탁! 치며 일어섰다.“이 자식, 당장 그 손 못 놔. 장미 양이 상대해 주는 것만해도 고맙게 생각해야지!”“넌 또 누구야?” 동혁이 차갑게 물었다.“고 국장님 자제분이야! 빨리 손 안 내려!”“고진강 아들?” 동혁이 그를 힐끗 보고는 차가운 음성으로 내뱉었다.“네 아버지도 감히 나에게 그런 말은 못해.”“죽을래?”동혁의 말에 잠시 멍했던 고한비가 벌컥 화를 내며 앞으로

    Last Updated : 2023-12-28
  • 전신이 깨어났다   제9화 파렴치한 친족

    심장미는 냉랭하게 콧방귀를 뀌었다.눈을 가느다랗게 휜 주태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비웃었다.“그래, 이동혁. 그럼 네가 해. 그때 내가 두 눈 뜨고 지켜보지.”이런 바보 같은 작자와 실랑이하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자신의 돈으로 세화가 원한다면 날마다 호강하게 해줄 수 있었다.‘이번 생일, 이동혁이 망치게 하는 것이 더 나아.’‘이런 쓸모없는 인간을 앞세우면 내 능력이 더 두드러져 보일 테지.’동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류혜진이 주태진에게 물었다.“태진아, 표범을 세화의 생일에 초대할 수 있겠니? 도와준 네 체면도 세울 겸 말이야. 늦었지만 고마워.”주태진의 웃음이 굳어졌다.사실 오늘 표범에게 전화를 걸기는 했었다. 하지만 자신을 향해 욕설을 지껄이는 통에 참지 못하고 끊어 버렸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나중에 정말 돈을 갚아서 정말 놀랬었다.‘세화 생일에 초대하라고?’자신의 체면을 세울 수나 있을까, 장담할 수 없었다.그러나 고개를 돌리니 자신을 비웃는 듯한 이동혁이 보였다. 금세 오만한 마음으로 말했다.“아주머니 걱정 마세요. 제가 표범에게 전화하면 틀림없이 올 거예요.”말이 끝나자마자 휴대전화를 꺼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표범 형님. 3일 후에 세화 생일인데 오실 수 있어요?”[하하하…… 진세화 씨가 나를 생일에 초대한다고? 그럼 하늘이 반 토막 나더라도 무조건 가야지!]“표범 형님, 고맙습니다!”주태진이 기뻐 큰 소리로 인사했다.엠파이어 호텔을 나설 때, 류혜진은 이미 주태진을 자신의 사위로 받아들였다.뒤에서 걷던 동혁은 표범의 전화를 받았다.[이 사장님, 방금 주태진 그 녀석이 전화를 해서 진세화 씨 생일에 오라고 하는데, 제가 승낙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게 왜 그 놈이 초대하는 겁니까? 그래서 사장님의 뜻을 여쭙고 싶어서…….]동혁이 웃으며 말했다.“그냥 오면 돼. 주태진은 자기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네가 돈을 갚았다고 말하더군.”[네, 뭐라고요? 주태진 그 놈이 뭔데?]표범이

    Last Updated : 2023-12-28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화 생일 선물

    ‘뭐!’‘돈을 돌려받았다고?!’‘그게 말이 돼! 표범이 버럭 화를 냈다면서?’화란과 사람들은 멍해졌다. 진한영도 표정이 굳어지며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의심했다.“두…… 두 사람, 정말이야?”세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표를 공손하게 보여주었다.“할아버지, 수표예요. 보세요.”진한영은 눈을 크게 뜨고 수표를 살펴보았다. 곧 크게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표범의 수표가 맞다.”진씨 가문 사람들의 긴장했던 안색이 이제야 풀렸다.빚을 돌려받았으니, 확실히 표범이 화를 낸 게 아니었다. 당연히 진씨 집안도 무사할 테고.“흥, 정말 너희들이 빚을 돌려받았다고 생각해? 꿈도 꾸지 마!” 바로 그때 화란이 앞으로 나가 냉담하게 흥얼거렸다.“내가 표범에게 뺨을 맞았는데, 어떻게 그가 너희들에게 빚을 갚는다는 거야?”“틀림없이 나에게 보상하기 위해 표범이 너희들에게 빚을 돌려준 거야.”진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이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화란이 차를 사러 갔다가 이유 없이 맞았다. 표범이 보상을 하기 위해서 진씨 집안에 진 빛을 돌려줬다는 말은 완전히 합리적으로 들렸다.지금 화란은 그야말로 흑백을 전도하고 있었다. 어이가 없어진 세화는 그저 간절한 눈빛으로 진한영만 바라보았다.그러나 잠시 망설이던 진한영이 화란을 편을 들어 말했다.“화란이 말 맞다. 이 공로는 화란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화와는 무관해.”세화가 조급하게 물었다.“할아버지, 그럼 배당금은요?”그녀는 이미 누가 돈을 돌려받았는지 고민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이전에 공제된 이익배당금을 자기 집에 돌려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었다.“화란이 덕에 빚을 돌려받았으니 너희 가족의 요 몇 년 간 배당금은 당연히 모두 화란이에게 돌아간다.”‘뭐?!’그 말을 들은 세화는 마치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온 몸이 떨렸다.동혁의 안색이 완전히 가라앉았다.진씨 가족의 뻔뻔스러운 정도는 그의 상상을 완전히 초월했다.화란은 할아버지가 건네준 수표를 받고 미

    Last Updated : 2023-12-28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화 업무상 귀한 손님

    “허풍을 치다니, 바보가 ‘여신의 마음’을 살 돈이 어디 있어.”화란은 세화를 향해 과시했다.“아, 3일 뒤에 이걸 하고서 생일 파티를 해야지. 또 이걸 하고 천룡투자그룹의 계약을 체결하러 가는 걸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해…….”뒤질세라 진태휘의 딸랑이가 마구 울려댔다.“화란아, 그때면 너는 H시에서 가장 빛나는 여자일 거야! 누구도 너 발 밑에 못 따라와.”모두들 부러워했다. ‘역시 방세한이야. 수십억 원의 ‘여신의 마음’을 선물하다니.’‘그야말로 호기롭기 그지없어!’인내심이 거의 바닥난 동혁이 주먹을 꽉 쥐고 한 걸음 나아가는 순간, 세화가 그를 부둥켜 안았다.“동혁 씨, 진정해요!”“어머, 저 바보 표정 좀 봐, 사람을 때리려고 해?”화란이 짐짓 겁에 질린 목소리로 외치자, 진씨 집안 식구들이 나서서 진화란을 거들었다.“감히 사람을 때리면, 내일 할아버지께 너를 진씨 가문에서 쫓아내라고 하겠어!”“이 바보 멍청이가 간덩이가 부었나? 사람을 때리려고 해?”태휘가 휴대전화를 들고 위협했다.“감히 내 동생을 건드려? 내 전화 한 통이면 세화 회사는 차압당해! 당장 보여줄까?”동혁은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내 아내 회사를 차압해? 죽고 싶으면 한번 해 봐.”“어유, 그러셔? 아주 무서워 죽겠네?”태휘가 빈정대며 곧 어디론가 전화했다.곧 세화의 핸드폰이 울렸다.“진 사장님, 큰일났습니다. 은행에서 갑자기 회사 기물들을 압수하고 있습니다!”……세화가 황급히 회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달이 중천에 떠 있었다.회사에 들어가니 아수라장이 된 회사 사무실 안, 컴퓨터들이 사라진 채 휑한 사무용 데스크 위에는 볼펜이나 종이쪼가리 같은 것들만 마구 널려있었다.“오 과장님, 이 낡은 컴퓨터도 등록해야 합니까?”작업복을 입은 낯선 사람들이 물자를 점검하고 있다.“모두 우리 은행의 재산인데, 왜 등록하지 않습니까? 모두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누락되면 절대 안 돼요!”빡빡한 인상의 중년 여자가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가운데

    Last Updated : 2023-12-28
  • 전신이 깨어났다   제12화 미스터리 블랙 카드

    김미경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받았다.“이 선생님, 우리 은행 카드가 맞습니까? 어째서 이런 블랙카드를 본 적이 없지요?”일을 처리한 화란과 방세한이 나가다가 직원의 말을 듣고는, 동혁의 손에 있는 은행카드를 힐끗 보았다.“하하, 이동혁 저 병신, 가짜 카드로 업무를 봐. 웃겨 죽겠어!”화란이 웃자, 방세한도 경멸하며 오 과장에게 말했다.“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으니, 빨리 저 X끼를 쫓아내요!”“아이고, 네, 바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오과장의 눈빛이 그 검은 카드에 떨어지자, 말을 뚝 그쳤다.그녀는 안색이 갑자기 흐려지면서. 앞으로 나가 동혁의 손에서 검은 카드를 빼앗았다.“김미경 씨, 지켜보고 있어. 내가 올라가서 지점장님의 지시를 듣고 올게!”오 과장은 카드를 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층으로 뛰어서 올라갔다.화란이 다가왔다.“세화야, 가짜 카드로 은행을 속이는 것은 법을 어기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 너희 둘은 정말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거야!”세화는 놀라서, 얼굴이 파래지고 손발이 차가워졌다.화란은 아직도 그곳에서 고소해하고 있다.“자, 이제는 밥을 달라고 할 필요가 없어. 국가가 너희들 먹을 것을 관리해 줄 거야!”말이 떨어지자마자 오 과장이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 안경 쓴 중년 남자가 뒤따랐는데, 바로 지점의 유 지점장이었다.세화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유 지점장님, 그 가짜 카드는 우리가 잘못 꺼낸 것입니다. 우리는 가란은행에서 카드를 만들었는데…….”“가짜 카드? 누가 이걸 가짜 카드라고 했습니까?”유 지점장은 손에 든 블랙카드를 들고 엄숙하게 말했다.“이것은 우리 가란은행이 가장 존귀한 고객에게 발급하는 지존블랙카드입니다. 지금까지 한 장만 발급한 적이 있습니다. 당좌대월액은 200억입니다!”‘뭐야!’‘지존블랙카드?’‘당좌 대월액이 200억?’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평범한 옷을 입은 이 젊은이가 가란은행의 가장 존귀한 고객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Last Updated : 2023-12-28

Latest chapter

  • 전신이 깨어났다   제935화 배후

    “이런 쳐 죽일 H국 인간 놈, 네놈이 감히 우리 골스 가문을 모욕하다니.” 대니얼은 동혁의 말에 완전히 격노하여 얼굴이 울그락붉으락 했다. “골스재단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Y국 10대 재단 중 하나야.” “2조의 자금을 가지고 있다고 그렇게 거만 떨 수 있을 거 같아?” “네놈 같은 졸부는 우리 골스재단의 말단 직원보다도 못해.” 대니얼은 마치 꼬리를 밟힌 강아지처럼 동혁을 향해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그러나 그의 과민반응은 동혁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그래 봤자 무릎을 꿇고 투자해 달라고 빌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동혁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자 대니얼은 안색이 변하며 다시 뭔가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동혁은 더 이상 말할 틈을 주지 않고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죠.” “당신 때문에 내 인내심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당장 내 회사에서 나가요.” 대니얼은 분노로 몸을 떨었다. 그는 H국에 온 이후로 지금까지 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없었다. 오늘까지 동혁에게 체면을 구기는 수모를 당한 게 두 번이었다. 대니얼이 펄쩍 뛰며 소리쳤다. “H국 인간 놈, 골스재단과의 계약은 서 이사님이 너희 회사를 대표해 우리와 협의한 거야. 그런데 지금 와서 너 때문에 번복된다면 재계에서 회사 신용이 영향을 받을까 두렵지 않나 보...” 짝! 대니얼이 뺨을 세게 한 대 맞았다. 그는 소리를 질렀고 뺨을 가린 채 동혁을 노려보았다. “개X식, 감히 나를 때려?” “뭐, 이게 처음도 아니잖아요.” 동혁은 가볍게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회사 신용, 내가 그런 걸 신경 쓸 것 같나요?” ‘돈 있는 사람이 갑이야.’ ‘내가 2조의 자금을 쥐고 있는 만큼 프로젝트가 있는 기업들에서 찾아와 내게 투자를 청할 수밖에 없지.’ ‘서진만처럼 무릎을 꿇고 투자해 달라고 하는 비굴한 무리는 어떻게 해도 결국 비굴하게 나올 수밖에 없어.’ 동혁은 달려오는 회사 경호원을 힐끗 쳐다보더니 담담히 말했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934화 뻔뻔한 귀족

    “참회는 감옥에 가서 천천히 하세요.” 동혁은 서진만을 발로 걷어차며 경찰서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이미 밝혀진 문제 외에도 또 다른 문제가 있으면 그게 무엇이든 철저히 조사해 주세요. 저희 원화투자회는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 “회사의 이익을 해치는 이런 인간쓰레기를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서진만은 온몸에서 힘이 다 빠져 땅에 주저앉았고 눈에서는 생기를 잃었다. 그는 자신의 이번 인생이 이제 완전히 망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껏 자만한 자신이 너무나 미웠다. 사실 이번 일에 그가 구체적으로 개입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완전히 동혁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고 그래서 퇴로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덕분에 동혁은 지명박과 나영배, 두 사람을 붙잡아 경찰에 신고하면서 쉽게 서진만을 잡아가게 할 수 있었다.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서진만은 원통했지만 결국 수갑이 채워져 울면서 끌려갔다. ‘방금 전까지 거들먹거리던 서 이사가 이 사장님께 완전히 제압당했어.’ 원화투자회사의 직원들은 모두 연신 감탄하며 동혁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 “서진만 씨가 비운 자리는 송 실장에게 맡겨요. 이번 일을 잘 처리하려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어요.” 서진만이 끌려가자마자 동혁은 인사이동을 발표했다. 일방적인 지시로 그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 이사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던 몇몇 임원들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실망감이 가득했다. 송소빈이 이번 사건에서 어떤 모습이었는지 눈치 빠른 사람들은 모두 다 보고 있었고 그녀가 서진만에게 농락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동혁은 빈 이사 자리에 송소빈을 앉히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이것으로 회사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대신했다. 전에 동혁이 서진만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 그들 중 아무도 나서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동혁의 지시에 아무도 감히 불만을 제기할 수 없었다.이번 일을 통해 동혁은 투자회사를 성공적으로 장악하게

  • 전신이 깨어났다   제933화 검거

    서진만은 동혁이 자신과 타협하지 않기 위해 취임 첫날임에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비서를 강제로 경찰에 넘긴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일을 모든 직원들이 다 지켜봤어.’ ‘중요한 순간에 자기 사람을 팔아먹는 상사를 누가 의지하려 하겠어?’ 동혁이 어떤 결정을 하든 이번에 서진만이 보기에 자신이 모두 이긴 것과 같았다. ‘이렇게 허세를 부리다간 결국 조만간 순순히 내게 무릎을 굻을 거야.’ “이번엔 내가 너무 성급했어.” 서진만은 가만히 생각하다 일어나 대니얼과 악수를 했다. “대니얼 씨, 그럼 제가 식사 대접 하겠습니다. H시에 있는 가장 전통 있는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알고 있거든요.” “하하, 제가 또 스테이크를 아주 좋아합니다.” 대니얼은 크게 웃었다. 두 사람은 동혁을 무시한 채 어깨동무를 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 순간 의자에 앉아있던 동혁이 고개를 돌려 보지도 않고 말했다. “잠깐만요. 제가 가도 좋다고 했나요?” “왜요? 이 사장님께서 저희와 함께 가서 밥을 얻어먹으려고 그러십니까?” 서진만이 고개를 돌려 냉소했다. 동혁은 웃으며 말했다. “전 단지 서 이사님께 운이 좋으면 아마 10년이나 8년 후에야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알려주려고요.” “이 사장님, 그게 무슨 뜻이죠? 사장님에게 정신병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 제게 헛소리를 하는 건가요?” 화가 난 서진만의 얼굴이 붉어졌다. “타닥타닥...” 바로 그때 회의실 밖 복도에서 갑자기 어수선하고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문이 “쾅”하고 열리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서진만 씨가 누군가요?” 선두에 있는 대장이 물었다.서진만은 놀랐지만 침착하게 물었다. “저는 서진만인데요. 무슨 일이죠?” “당신이라고요?” 대장이 그를 보고 손뼉을 쳤다. “데려와!” “지명박 씨야.” “나영배 씨도 있어.” 들어오는 두 사람을 보고 회의실 직원들 사이에서 놀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진만 씨, 이 사람들

  • 전신이 깨어났다   제932화 신고

    서진만은 펜을 들고 동혁에게 다가가 계약서들을 밀면서 서명하라고 했다. 동혁이 서진만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이 사장입니까? 아니면 제가 사장입니까?” 이미 본색을 드러낸 이상 서진만도 더 이상 자신을 숨기지 않았다. “저희 회사 사장님은 당연히 이 사장님이시죠. 그렇지 않다면 제가 왜 사장님께 서명하라고 하겠어요.” 서진만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다리를 탁자 위에 올려 꼬고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송 실장님의 뇌물 수수 혐의는 어떻게 할지 결정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경찰에 신고해 일을 키울까요? 아니면 회사 내에서 적당히 사건을 마무리하고 사적으로 처리할까요?” 동혁도 앉아 다리를 꼬고 서진만을 바라보았다. “제가 보니 서 이사님이 회사의 일에 대해 결정 내리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거 같네요. 그럼 한 수 가르쳐 주시죠. 제가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까요?” “허허.” 서진만이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 “그건 일단 이 사장님이 여기에 서명하실지 안 하실지에 달려 있어요.” “만약 서명한다면 문제 처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하지만 서명을 안 한다면 아무래도 경찰에 신고해 일을 공정하게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회사의 진짜 주인인 심 사장님이 이 사장님 사모님의 친한 친구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곳 사장을 이 사장님께 맡긴 거고요.” “만약 이 사장님이 취임 첫날에 회사에서 수십억의 손실을 입혔다는 것을 심 사장님께서 알기라도 하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서진만은 천천히 말하며 동혁을 압박했다. ‘이동혁, 이 쓸모없는 인간은 이번 일을 심 사장이나 진 회장이 알길 원하지 않겠지? 그러니 반드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어떻게든 숨기려고 할 거야.’ “그러게요 저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한번 보고 싶군요.”동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대로 직원들에게 말했다. “누가 저 대신 경찰에 신고 좀 해 주세요.” 동혁의 반응이 자신의 예상과 다르자 서진만은 조금 당황했다. 그가 동혁을 노려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931화 굴욕적인 동영상

    “송 실장이 늑대 같은 놈들에게 간 것을 서 이사님이 잘 알고 계시다니? 이사님이 알고 있는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동혁은 약간의 미소와 함께 서진만을 힐끗 쳐다보았다. 서진만은 동혁의 시선에서 약간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뭐지 이 느낌은? 또 저놈이 뭔가 할거 같은데?’ 서진만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냉소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미 서로 상대를 파악한 만큼 서진만은 뒤에서 꾸민 일들을 동혁이 알까 봐 전혀 두렵지 않았다. “제가 이렇게 말해도 믿질 않으니 할 수 없이 직접 보여드릴 수밖에 없을 거 같군요.”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건네주었다. “유 비서님, 제 휴대폰에 있는 이 동영상 좀 틀어주세요.” 두 눈을 부릅뜬 유연수가 소리쳤다. “당신이 뭔데요? 내가 당신이 시키면 해야 하나요?” “자기 비서도 하나 못 챙기는 쓸모없는 인간 주제에. 당신은 자기 비서가 지금 발가벗겨져 겁탈당하고 있는 걸 모릅니까?” 짝! 동혁은 유연서의 뺨을 한 대 때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은 송 실장님이 오늘 다른 사람에게 겁탈당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당신을 그 사람들에게 던져주고 당신이 죽을 때까지 데리고 놀게 했을 테니까요.” 동혁이 가볍게 던진 말이 유연수를 뼛속까지 오싹하게 만들었다. 유연수는 자신의 뺨을 만지며 동혁을 한번 보더니 뜻밖에도 순순히 휴대폰을 대형 스크린에 연결해 영상을 재생했다. “지금 이게 또 무슨 허튼수작인가요? 좋아요, 한번 봅시다. 대체 뭘 가지고 이러는지.” 서진만은 비웃으며 대니얼과 함께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곧 그들은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 [이 선생님, 저는 쓰레기입니다...] 얼굴이 피범벅이 된 스탠슨이 화면에 나와 동혁의 발에 짓밟혀서 굴욕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저건?”서진만의 표정이 굳었다. 놀란 대니얼의 입이 주먹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벌어졌다. 서진만이 물었다. “대니얼 씨, 저분이

  • 전신이 깨어났다   제930화 진솔하고 우호적인 교류

    ‘투자를 받으려면 원래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상대측에서는 아무런 프로젝트도 소개하지 않았고 관련 서류 자료조차 없어.’ ‘오히려 서 이사님 쪽에서 계약서를 준비해서 상대방이 서명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라니.’ 많은 직원들은 의아함을 느꼈다. “서 이사님, 잠시만요. 이런 큰 투자 건을 이 사장님께서 아시나요?” 한 투자부 직원이 물었다. 동혁을 존중해서가 아니라 서진만이 함부로 일을 처리해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부서 사람들에게 누를 끼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서진만은 평소 권위를 매우 중요시하는 사람이어서 직원이 자신을 의심하자 기분이 매우 나빴다. 하지만 그는 콧방귀를 뀌고 불만을 억누르며 말했다. “지금은 단지 계약서의 세부 사항을 검토해 다른 문제가 있는지 살펴볼 뿐이에요.” “계약서에 정식으로 서명하는 것은 당연히 우리 이 사장님의 지시가 있어야지요.” 서진만의 본래 계획이 동혁에게 큰 누명을 씌우려는 것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번일에서 동혁을 배제할 수 없었다. 그가 이렇게 많은 직들을 현장에 부른 것도 나중을 위한 증인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럼 이 사장님께서는 언제 오시나요?” 그래도 안심이 안된 직원이 다시 물었다. 그는 H시 출신이라 서진만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비록 동혁이 온 첫날부터 서진만에게 공격을 받았지만 아직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는 몰랐다. 서진만은 대니얼을 보고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걱정 마세요. 이 사장님께서는 곧 회사로 돌아오실 겁니다.” “아마 사장님께서는 지금 대니얼 씨의 가까운 친구인 스탠슨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겁니다.” ‘명석이와 영배가 이동혁에게 위치를 알린 후 나에게 알렸으니 시간을 계산해 보면 거의 상황이 끝났을 거야.’ 대니얼도 웃으며 말했다. “서 이사님.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내가 스탠슨에게 살살하라고 당부했어요. 최소한 이 사장님이 돌아오셔서 손으로 펜을 잡아야 하니까요.” “하하하.”말을 마치자 두 사람은

  • 전신이 깨어났다   제929화 골스재단

    “사람이 사람답지 않으니 평생 사람 대우를 받을 생각은 하지 마세요.” 바닥에 기절해 있는 두 사람을 보며 동혁은 차갑게 한마디 한 뒤 휴대폰을 꺼내 조동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 쪽에 사건이 하나 생겼어요. 이리 좀 와주세요.” 곧 조동래는 시 경찰서 사람들과 함께 도착했다. 먼저 지명박과 나영배를 체포했지만 둘 다 의식이 없어서 먼저 병원으로 옮겨야 했다. “송 실장님, 먼저 가서 이번 일의 경과를 알려줘요.” 동혁이 송소빈의 어깨를 두드리자 그녀는 조서를 꾸미러 경찰을 따라갔고 동혁은 조동래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예, 이 선생님.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가다가 용비무술학교 쪽 사람들에게 통제되고 있는 스탠슨 일행을 보았다. 동혁이 말했다. “조 경감님, 나중에 이 외국인들과 이야기 좀 잘해보세요. 나중에 다시 저를 귀찮게 하지 않게요.” ‘뭐, 이 사람들이 끈질기게 나를 귀찮게 하겠다면 할 수 없지만.’ “알았습니다.” 조동래가 다가가자 한 무리의 외국인들은 갑자기 그를 둘러싸고 시끌벅적 소리를 질렀다. 모두 외국인의 특권을 내세워 동혁에게 복수하려 들었다. “이 사람들이 무술학교까지 와서 소란을 피우고 왕 교장까지 다치게 했으니 모두 데려가 조사해.” 조동래가 표정을 굳히고 손을 흔들었다. 그는 외국인들이 큰소리를 질러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동혁은 더 이상 이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조 경감이 알아서 잘 처리하겠지.’ “이 선생님, 지난번 일은 제가 실수했습니다. 크신 아량으로 너그럽게 용서해 주세요.” 왕용비는 병원으로 옮겨지기 전에 다친 몸으로 동혁에게 와서 사과했다. 동혁은 붕대로 감은 그의 상반신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그래도 기개가 있는 편이네요. 예전의 일은 덮어두죠.” ‘이 사람은 예전에 3대 가문에 협력해 나쁜 짓을 저질렀지만, 오늘은 죽을 고통에도 H국 무술을 욕하지 않았어. 나름 칭찬할만해.’ ‘사람일은 정말 모른다니까.’ “감사합니다. 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928화 10년짜리 잘못

    “당연히 내가 이겼으니 이렇게 무사히 여기 있는 게 아니겠어요?” 동혁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었고 무표정하게 지명박과 나영배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은 동혁의 말을 듣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방금 전 그들은 스탠슨이 어떻게 왕용비를 제압했는지 직접 보았었다. ‘이동혁이 정말 스탠슨을 이겼다면 대체 얼마나 강하다는 거지?’ 동혁이 자신들에게 손을 대려 하는 것 같자 지명박이 겁을 먹고 소리쳤다. “거기 서. 움직이지 마. 송 실장이 아직 우리 손에 있다는 거 몰라?” 송소빈은 지금 두 사람 뒤, 1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 거리 때문에 동혁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전신이라고 불리는 그의 명성은 거짓말이나 마찬가지였다. 동혁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순간 몇 걸음을 옮겨 지명박에게 다가와 상대방의 팔을 덥석 붙잡았다. “우둑!” 뼈마디가 부러지는 듯한 또렷한 소리와 함께 지명박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고 그는 순식간에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게 제압되었다. 동혁은 마치 죽은 개를 던지듯 지명박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서 이어서 차가운 눈으로 나영배를 바라보았다. “개X식, 죽여버리겠어.” 나영배는 성난 야수처럼 거칠게 몸에서 칼을 꺼내더니 잔인하게 동혁을 찌르려 했다. 짝! 동혁이 뺨을 때리자 나영배는 동혁의 몸을 건드리지도 못하고 피를 토하며 날아갔다. “살, 살려줘.”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동혁을 보고 막 일어나려던 나영배는 당황해서 두 다리를 마구 디디면서 뒤로 기었다. 그는 이미 저항할 마음이 없었다. “왜 죽이기라도 할까 봐요? 그건 너무 가벼운 벌 아닌가요?” “수십억의 횡령, 납치 협박, 살인미수. 이 정도면 당신들이 10년을 감옥에서 썩어야 할 정도죠.”동혁은 나영배를 잡아서 지명박 옆으로 던졌고 이어서 바닥에 떨어진 나영배의 칼을 집어 들어 손을 휘둘렀다. “퍽!” 칼은 나영배와 지명박의 겹쳐진 손바닥을 꿰뚫며 두 사람을 바닥에 단단히 박아버렸다. 날카

  • 전신이 깨어났다   제927화 패배 인정

    “아니, 저건 말이 안 돼. 왜 스탠슨 씨가 저기 쓰러져 있지? 믿을 수 없어.” “저런 H국 인간 놈이 어떻게 스탠슨 씨를 이길 수 있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몇몇 외국인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큰소리를 질렀다. 그들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반면 용비무술학교 쪽 사람들은 기뻐서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전에 동혁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던 무술학교 학생들도 지금은 동혁을 영웅으로 여겼다. “으으...” 스탠슨이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퍽!” 큰 발이 갑자기 공중에서 내려와 스탠슨의 가슴을 밟아 다시 그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동혁이 스탠슨을 밟은 채 내려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이거 너무 쉬운 거 아닌가요? 기대를 했는데 정말 실망이에요.” “그럼 패배했으니 승리한 날 위해 스스로 당신이 쓰레기임을 인정하는 건 어렵지 않겠죠?” 방금 전 스탠슨이 왕용비에게 한 말을 동혁은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돌려주었다. “그럴 수 없어.” 스탠슨은 원망과 함께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동혁을 노려보았다. 그는 지금까지 이렇게 굴욕적인 순간이 없었다. 동혁은 웃으며 두말없이 발로 스탠슨의 갈비뼈 몇 개를 걷어차 부러뜨렸다. ‘내가 너와 여기서 시간낭비 할 수 없지.’ “으아아!” 강함으로 명성이 자자한 왕립 특수부대 출신의 퇴역 교관인 스탠슨이 아까 전 왕용비처럼 가슴을 터져나갈 듯한 비명을 질렀다. 비명이 그치자 동혁이 말했다. “지금은 어때요? 인정할 수 있겠죠? 내가 좀 급해서요.” 스탠슨은 동혁의 냉혹함을 보고 순간 마음속에서 두려운 기운이 솟아올라 섬뜩함을 느꼈다. “네.” 그는 굴욕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하려고 했다. “아, 잠깐만요.” 동혁이 휴대폰을 꺼내더니 한 외국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이 녹화하세요.” “난...” 그 외국인은 욕을 하고 싶었지만 아무 소리도 못했고, 순순히 다가와 휴대폰을 받아 바로 녹화를 시작했다. 스탠슨은 자신 인생의 최대 굴욕을 느꼈지만 눈을 질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