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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놀라 벙찌다

Author: 우주멍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이 씨?’

표범이 동혁을 바라보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동혁이라는 사람이 왔는데, 지금 손 좀 보려고요.”

잠시 조용하던 전화기 저편에서 ‘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표범이 얼른 물었다.

“보스, 왜 그러세요?”

다음 순간, 우레와 같은 성난 고함이 표범의 귓속을 파고 들었다.

“지금 왜 그러냐고?! 이 개자식이 날 죽이려고 작정한 거 아냐?”

“지금 말할 테니 잘 들어! 당장 그 분이 시키는 대로 해. 조상님 모시듯이 대해야 해, 알았어?”

순간 표범은 멍했다. 최근 들어 보스가 이렇게 놀라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반문했다.

“보스, 혹시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닙니까? 진씨 집안의 데릴사위에 불과한데요.”

“야 표범, 너 죽고 싶어? 그분의 눈에 우리는 하루살이 같은 신세야! 그분 눈 밖에 나기라도 하는 순간 우린 그냥 끝장이라고!”

“보스…… 어…….”

듣고 있는 표범이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한다. 내가 무릎을 꿇어도 감히 바라볼 수 없는 분이니 알아서 잘 해.”

말이 끝나자 전화가 탁 끊어졌다.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던 표범은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두 다리는 어느새 덜덜 떨고 있었다.

표범이 한참 동안 반응이 없자, 진화란이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표범 씨, 왜 그러세요? 빨리 이 두 인간들 혼내라고 하세요.”

“혼내 줘? 오냐 그래, 내가 널 혼내 주마. 씨X!”

난폭한 고함 소리가 들렸다.

짝!

표범이 손을 들어올려 진화란의 따귀를 때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들 어리둥절했다.

비틀거리며 몇 걸음 뗀 화란의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부어올랐다.

얼굴을 가린 채 선 그녀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표범 씨…… 나는 차를 사러 온 사람이라고요. 당연히 저 두 사람을 때려야지.”

“때릴 건 바로 너 같은 년이야! 방씨 가문의 체면만 아니면 오늘이 네 제삿날이었어! 당장 꺼져!”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화란은 얼이 빠져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더욱이 화를 낼 용기도 없었다. 그저 세화와 동혁만 원망의 눈초리로 노려보다가 잔뜩 화가 나서 밖으로 나갔다.

물론 동혁 앞을 지나가며 한 마디 던지는 것을 잊지 않았다.

“너 이 바보, 어디 두고 보자!”

자신이 맞은 건 모두 동혁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진화란이었다.

세화는 자기도 모르게 동혁의 팔을 뒤로 잡아당기며 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동혁씨, 우리도 빨리 가요…….”

동혁이 무슨 반응을 하기도 전에 표범이 성큼성큼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더 무서워진 세화는 움칫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런데 앞에 온 표범이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게 아닌가. 떨리는 음성으로 말이다.

“이 선생님, 진 여사님, 몰라보고 큰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부디 넓으신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

‘어?’

세화의 눈이 둥그레졌다.

‘아니 전화를 한 통 받더니 표범의 태도가 확 달라졌어.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진씨 집안의 빚은 갚을 수 있겠지?”

표범의 태도에 대해 동혁은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지 않았다. 설전룡이 이미 일을 잘 처리한 것일 테니.

표범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예, 그러겠습니다…… 얼마 안 되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두 사람이 모터 월드를 나설 때 세화의 손에는 수표가 들려 있었다. 수표를 보면서도 세화는 그저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간간이 고개를 돌려 동혁을 바라보았다.

‘설마 이 모든 게 동혁 씨 때문이야?’

같은 시각.

H시의 어느 저택 안.

암흑가의 보스로 명성이 자자한 심용삼이 무릎을 꿇은 채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앞에는 군복 차림의 키 큰 남자가 앉아 있었다.

설전룡이 냉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심용삼, 꽤 영리해? 만약 우리 큰 형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넌 지금 이미 저승길이었을 텐데.”

“사령관님의 관용에 감사드립니다.”

죽다 간신히 살아남은 심용삼은 이제야 심신을 짓누르던 압박감이 한결 가벼워진 듯했다. 이어 머리를 숙이고 간청했다.

“그분이 H시에 왕림하신 줄도 모르고 하마터면 수하들이 큰 잘못을 저지를 뻔했습니다. 그분께 사죄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도 되겠습니까?”

“나중에 여쭤보지.”

“감사합니다, 사령관님!”

……

H시에 있는 수란 단지는 건축한 지 수십 년이나 된 낡은 아파트 단지였다. 지금 세화의 가족은 이곳에 거주하고 있었다.

세화와 동혁이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진 상태였다.

아파트단지 입구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류혜진 부부가 얼른 그들을 맞이했다.

“세화야, 너 괜찮니? 표범이 너를 때리지는 않았어?”

“엄마, 괜찮아요. 동혁 씨 덕분에 빚을 돌려받을 수 있었어요.”

세화가 고개를 돌려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동혁이는 무슨! 넌 정말 이 바보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고 믿어?”

류혜진이 동혁을 시큰둥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주태진에게 부탁 안 했으면 이 돈을 어떻게 되돌려 받을 수 있었겠어?”

‘이 돈이 주태진에게 부탁해서 돌려받은 거라고?’

엄마의 말을 듣던 세화는 잠시 멍했다.

동혁도 아무런 내색하지 않은 채 눈을 가늘게 떴다.

주태진이라는 이름을 들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세화야, 너 이번에 진짜 주태진에게 고맙다고 해야 해. 도와달라고 부탁했더니 두말없이 알았다고 할 줄 누가 알았겠니?”

“또 같이 저녁 먹자고 우리 가족을 초대까지 했어. 이번엔 더 이상 거절하면 안돼!”

세화가 무의식적으로 거절했다.

“엄마, 안 가면 안돼요? 오늘 동혁 씨 회복한 걸 축하해야지?”

류혜진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

“이 바보가 회복된 게 무슨 경축할 일이야. 주태진이 오늘 크게 도왔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이 식사하러 가야 해.”

장인 진창하도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 엄마 말이 맞다. 오늘은 꼭 가야 해.”

세화는 난처한 듯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가 밥 먹으러 가면 동혁 씨는 어떡해?”

“저 놈이 죽든 말든 네가 왜…….”

엄마 혜진이 세화를 밀며 위층으로 끌고 올라갔다.

“너 빨리 옷 갈아입고 예쁘게 준비해야지, 어?”

마지못해 끌려 가던 세화가 몇 번이나 고개를 돌려 동혁을 바라보았다. 동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동혁, 그 면상을 누구한테 보여 주려고? 빨리 꺼져. 우린 네가 하나도 반갑지 않아.”

옆에서 지켜보던 진창하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랜드로바 한 대가 세화의 집 아래층에 세워졌다.

그리고 차에서 내리는 요염한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세화의 오랜 절친 심장미였다.

“아저씨, 아주머니, 세화는요? 주태진이 데리고 와달라고 부탁했어요.”

순간 동혁을 본 심장미가 화들짝 놀랐다.

“이동혁, 이 바보가 어떻게 병원에서 나왔어요?”

혜진이 재빨리 그녀를 붙잡고 한바탕 설명했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심장미는 경멸의 표정으로 동혁을 쳐다보았다.

3년전의 결혼식에서 동혁이 말없이 사라져서 자신의 절친은 도시 전체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러더니 또 바보가 되어 나타나 세화의 가족이 온갖 고생을 하게 만들었다. 심장미는 절친의 이 바보 남편이 처음부터 맘에 들지 않았다.

“이동혁, 정신이 돌아왔다면서? 그런데 왜 또 세화 옆에 붙어 있는 거야? 당신이 제대로 된 남자라면 세화에게서 멀리 떨어져! 세화의 앞길을 가로막지 말란 말이야!”

“주태진은 주원그룹의 후계자야. 또 아버지 주원풍은 건축자재협회 회장이라고. H시의 건축을 독점하고 있는. 주태진이라면 세화가 아무 걱정없이 호강하며 살 수 있다고.”

“고통과 굴욕 외에 당신이 세화에게 뭘 줄 수 있는데, 어?”

장미의 말을 듣고 있던 류혜진과 진창하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의 뜻을 표시했다.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심장미, 나는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을 세화에게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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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 2024-10-29
  • 전신이 깨어났다   제12화 미스터리 블랙 카드

    김미경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받았다.“이 선생님, 우리 은행 카드가 맞습니까? 어째서 이런 블랙카드를 본 적이 없지요?”일을 처리한 화란과 방세한이 나가다가 직원의 말을 듣고는, 동혁의 손에 있는 은행카드를 힐끗 보았다.“하하, 이동혁 저 병신, 가짜 카드로 업무를 봐. 웃겨 죽겠어!”화란이 웃자, 방세한도 경멸하며 오 과장에게 말했다.“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으니, 빨리 저 X끼를 쫓아내요!”“아이고, 네, 바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오과장의 눈빛이 그 검은 카드에 떨어지자, 말을 뚝 그쳤다.그녀는 안색이 갑자기 흐려지면서. 앞으로 나가 동혁의 손에서 검은 카드를 빼앗았다.“김미경 씨, 지켜보고 있어. 내가 올라가서 지점장님의 지시를 듣고 올게!”오 과장은 카드를 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층으로 뛰어서 올라갔다.화란이 다가왔다.“세화야, 가짜 카드로 은행을 속이는 것은 법을 어기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 너희 둘은 정말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거야!”세화는 놀라서, 얼굴이 파래지고 손발이 차가워졌다.화란은 아직도 그곳에서 고소해하고 있다.“자, 이제는 밥을 달라고 할 필요가 없어. 국가가 너희들 먹을 것을 관리해 줄 거야!”말이 떨어지자마자 오 과장이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 안경 쓴 중년 남자가 뒤따랐는데, 바로 지점의 유 지점장이었다.세화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유 지점장님, 그 가짜 카드는 우리가 잘못 꺼낸 것입니다. 우리는 가란은행에서 카드를 만들었는데…….”“가짜 카드? 누가 이걸 가짜 카드라고 했습니까?”유 지점장은 손에 든 블랙카드를 들고 엄숙하게 말했다.“이것은 우리 가란은행이 가장 존귀한 고객에게 발급하는 지존블랙카드입니다. 지금까지 한 장만 발급한 적이 있습니다. 당좌대월액은 200억입니다!”‘뭐야!’‘지존블랙카드?’‘당좌 대월액이 200억?’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평범한 옷을 입은 이 젊은이가 가란은행의 가장 존귀한 고객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Last Updated : 2024-10-29
  • 전신이 깨어났다   제13화 이혼해야 진씨 가문으로 돌아갈 수 있다

    동혁을 노려보던 류혜진은 갑자기 주방으로 달려들어가 식칼을 들고 뛰쳐나왔다!“아직도 그딴 바보 같은 말을 해! 너 같은 바보만 아니었다면, 우리도 진씨 집안에서 쫓겨나지 않았을 거야!”“오늘 내가 너를 찔러 죽이고 말겠어!”말이 떨어지자 류혜진은 손에 든 식칼을 던졌다.“엄마! 왜 이래!”세화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진창하도 놀라서 식은땀을 흘렸다. 류혜진이 식칼을 던질 줄은 몰랐다.식칼이 ‘휙’ 소리를 내며 다가왔지만 동혁은 두려운 기색 없이 살짝 옆으로 돌아섰다. 식칼이 문 입구에 ‘쿵’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어이구!’문밖에서 한바탕 비명이 들려왔다.사람들이 고개를 돌리자, 주태진이 온 것을 보았다.“태진아?! 어떻게 온 거야!”류혜진은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그를 맞이했다.주태진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억지로 웃는 얼굴을 지으며 말했다.“아주머니, 진씨 집안에서 쫓겨났다고 들었어요. 위로해 드리려고 선물을 좀 가지고 왔어요.”가문에서 쫓겨났다는 말에 분위기는 조용하게 변했다.“태진아…… 그게…….”류혜진은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라 난처했지만, 주태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아주머니 안심하세요. 우리 아버지가 황 갑부와 친분이 좀 있어요. 제가 모두 동혁의 잘못이고, 이 집과는 상관없다고 설명해 달라고 했어요.”“그러면 진씨 집안에서는 자연히 여러분을 탓하지 않을 거예요.”“진짜?”류혜진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좀 믿기 어렵다는 투로 말했다.주태진은 오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 하지만 그 전에 동혁이 얼른 세화와 이혼해야 해요.”“그건 확실해, 우리는 진작에 저 쓰레기를 쫓아내려고 했어.”류혜진은 주태진의 생각을 잘 알기에 웃음을 떠올렸고, 그의 손을 잡고 방안으로 갔다.“빨리 들어와, 빨리 들어와, 세화야, 빨리 가서 차 한 잔 타라.”동혁과 이혼해야만 진씨 집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세화는 자기도 모르게 처량하게 웃었다.그녀는 할 수 없이 주방에 들어가 차를 끓였다.

    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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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이 깨어났다   제863화 계약 해지

    이연홍은 B시 최씨 가문의 전문 경영인이다. 능력이 아주 뛰어난 여자로 세화가 부재시 그녀 혼자서 혜성그룹을 질서 정연하게 경영했다. 평소에 그녀는 노련하고 신중한 사람이었기에 지금처럼 깜짝 놀라 동요하는 모습은 매우 보기 드문 일이었다. 세화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재빨리 물었다. “이 사장님, 무슨 일이죠?” “천용운의 회사에서 방금 이메일로 저희 혜성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모든 종류의 협업을 중지하겠다는 내용의 계약 해지서를 보내왔어요.” 이연홍의 말에 회의실이 술렁이며 임원들이 혼란스러워했다. 최근 혜성그룹은 천용훈과 5년 간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천용훈에게 태백산 관광 홍보대사를 5년 동안 맡기는 조건으로 혜성그룹은 천용훈에게 400억의 비용을 나눠서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천용훈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플루언서였다. 혜성그룹은 그를 통해 H시에 국한되었던 영향력을 더 키우려고 했다. 혜성그룹은 이 계약에 대한 충분한 성의를 보이기 위해 천용훈이 서명하는 동시에 20억을 지불했다. 그런데 지금 천용훈이 갑자기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다. 그로 인해 이미 지급된 돈의 손해는 둘째치고 태백산 프로젝트도가 모두 엉망이 될 수 있었다. ‘대체 갑자기 무슨 일이 일이지?’ ‘왜 천용훈은 사전에 아무 말도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거야? 어떻게 협상의 여지도 없이 단번에 결정을 내려?’ 임원들은 약간 패닉 상태에 빠졌다. 세화가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천용훈 씨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확실히 알아봐야겠어요.” [진 회장님? 무슨 일이시죠?] 천용훈의 매니저는 양석영으로 유명 인플루언서를 많이 만들었다. 그는 세화의 전화를 매우 짜증 나는 말투로 받았다.세화가 차분히 물었다. “양 매니저님, 방금 이 사장님에게 전달받았는데 회사에서 왜 갑자기 계약을 해지하려고 하는 거죠? 저희 양쪽 모두 계약 과정에서 어떤 마찰도 없었잖아요?” [진 회장님, 일부러 모르는 척하시는 건가요? 아님 정말

  • 전신이 깨어났다   제862화 천용훈의 하산

    “당신이 한 말 꼭 지키길 바랄게요.” 동혁은 천용훈 앞에서 원본 녹음을 삭제했다. 동혁은 천용훈의 말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별 상관이 없었다. 천용훈이 이후에 정말 보복하려 한다면 동혁은 녹음 파일이 없이도 쉽게 천용훈을 죽일 수 있었다. 지금 천용훈에게 녹음 파일을 듣게 한 건 단지 간단히 경고하기 위해서였다. 동혁이 원본 녹음을 삭제하는 것을 보고 천용훈은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신에게 열광하는 팬들에게 홍보로 먹고살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명성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당연히 녹음 파일이 퍼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용훈 씨, 방금 전의 작은 오해로 우리 둘의 좋은 관계가 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같이 술 한잔하고 서로 잘해봅시다. 어때요?” 동혁은 천용훈을 소파에 끌어 앉히고 웃으며 술을 따라 그에게 잔을 건넸다. “자, 술 한 잔 하시죠.” 천용훈의 마음속의 화는 아직 가시지도 않았다. ‘날 이렇게 폭행해 놓고 지금 나하고 화기애애하게 술을 마시자고?’ 하지만 천용훈은 감히 동혁의 말을 거절하지 못했다. ‘권하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가 또 트집을 잡힐 수 있어.’ 천용훈은 아프지만 이를 악물고 억지로 웃으며 잔을 들었다. “어찌 이 형님에 제게 술을 권하십니까? 당연히 동생인 제가 먼저 형님에게 술을 따라 드려야죠. ” 두 사람은 생글생글 웃으며 술잔을 부딪혔고 술을 마시며 그간의 원한을 털어버리는 듯 보였다.동혁이 이렇게 주도적으로 천용훈에게 술을 권하며 얌전히 굴자 예지원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이 이렇게 잘 마무리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어.’ 그녀는 동혁이 화를 내자 일이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협업을 망치기라도 할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다행히 천용훈은 눈치가 빨라 동혁은 더 이상 그를 괴롭히지 않았다. 소동이 일어나고 끝난 터라 계속 마음껏 술을 마시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곧 모두 각자 흩어졌다. 동혁 역시 현소와 몇 명의 친구들을 데리고 룸으로 돌아갔다. 도

  • 전신이 깨어났다   제861화 천용훈의 맹세

    다행히 룸의 벽 표면은 방음용 스펀지로 되어 있어서 천용훈의 뼈가 부러지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너무 고통스러웠다. “으웩.” 오장육부가 엉망이 된 천용훈은 소파 밑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그동안 먹고 마신 것들을 모두 다 토해냈다. 하지만 지금 천용훈을 더 힘들게 하는 건 고통스러운 몸보다 너무 놀라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동혁, 저 데릴사위 놈이 감히 날 쳐?’ ‘이게 밖에 알려지면 창피해서 내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거야.’ “뭐 해? 저 자식, 죽여버려!” 천용훈은 웅크린 채로 분노하여 소리쳤다. 그는 이 순간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오로지 동혁을 죽여서 마음속 화를 풀고만 싶었다. “으아아!” 그러나 다음 순간 동혁에게 달려들던 경호원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지며 고통에 이리저리 뒹굴었다. 체격이 건장하고 힘이 센 프로 경호원들을 동혁은 마치 세 살배기 다루듯 했다. “저 개X식이 감히 우리 용훈이 형을 쳐? 형이 인터넷에 얼마나 많은 팬들이 있는지 알아?” 오반석이 제자리에서 소리쳤다. 그러나 그의 눈빛에는 분노보다 오히려 흥분이 가득했다. 동혁이 천용훈을 때리는 것을 보고 그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며 있는 힘을 다해 천용훈의 화를 돋웠다. 동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오반석을 힐끗 쳐다보더니 갑자기 다가가 그의 멱살을 덥석 움켜쥐다. 짝! 짝! 오반석의 뺨을 몇 대 갈기자 비명소리와 함께 입과 코에서 피가 흘렀다. 동혁이 오반석을 바닥에 던졌을 때 오반석은 이미 반죽음이 되었다. “이게 어딜? 화를 돋우려면 사람을 가려서 해야지.” 동혁은 한 발로 오반석을 걷어찼다. “이 개X식, 너희 뭐 하고 있어? 빨리 경찰에 신고해. 경찰에 신고해서 이 개X식 잡아가라고 해.” 오반석이 바닥에 엎드려 울부짖었다. 그는 동혁을 증오하면서 한편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진작에 동혁이 냉정하고 무자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런 때에 다시 동혁의 화를 돋운 것을 후회했다. “그래, 맞아, 빨리 경찰에 신고해서

  • 전신이 깨어났다   제860화 분노의 손짓

    당황한 예지원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천용훈은 예지원의 성접대를 받지 않으면 혜성그룹과의 협업을 취소하겠다고 협박했다. 태백산장을 재건하는 건 혜성그룹의 주요 프로젝트였다. 예지원은 자신을 태백산장의 총지배인으로 만들어준 동창 세화가 고마웠고 중요한 협업이 자신 때문에 물거품이 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에게 천용훈의 성접대를 시킨다면 그건 따를 수 없었다. 예지원은 동혁의 뜻을 알고 싶어서 불쌍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천용훈도 동혁을 압박하며 말했다. “이 회장님, 잘 생각하세요. 참고로 난 두 번은 말 안 해요.” “용훈 씨, 이미 그런 요구는 들어드리지 못한다고 했잖아요. 일단 냉수로 세수 좀 하시고 진정하시죠. 안 되는 요구는 그만하시고요.” 화가 난 동혁의 눈빛이 이미 차갑게 가라앉았다. “허!” 천용훈이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용훈이 형, 너무하는 거 아니야? 혼자만 즐기려고 하다니. 이런 일에 어떻게 이 동생을 잊을 수 있어?” 오반석이 일어서며 말했다. 그는 천용훈의 기발한 생각에 감탄하며 참지 못하고 박수를 쳤다. ‘주변 사람이 성접대를 하도록 이동혁을 협박하다니. 일단 저놈 아내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바로 끝이겠군. 밖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욕설을 듣고 조롱을 당할 거야.’ 오반석이 갑자기 음흉하게 웃으며 현소를 가리켰다. “이동혁, 네 처제에게 오늘 밤 내게 성접대를 하게 해. 그렇지 않으면 나도 용훈이 형이 혜성그룹과의 협업을 취소하도록 할 거야. 나와 형은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니까.” 천용훈이 크게 웃었다. “그래요. 나와 반석이는 아주 가까운 사이예요. 그러니 우리 반석이 요구도 꼭 들어줘야 합니다.” “오반석, 저 개X식.” 현소는 두 눈에서 불을 뿜으며 분노로 가득해져서 오반석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뒤로 몇 걸음 물러섰고 이내 그녀의 작은 얼굴이 두려움으로 새하얗게 질렸다.오늘 밤 현소는 사회생활의 어두운 면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천용훈은 동혁의

  • 전신이 깨어났다   제859화 예지원의 성접대

    “이 회장님, 왜 멍하니 계세요? 여자 데려오라니까요.” 동혁이 가만히 있자 천용훈은 정말 동혁을 뚜쟁이 취급하면서 짜증 내며 재촉했다. 천용훈의 행동은 이제 단순한 모욕을 넘어섰다. ‘이 선생님이 만약 저놈 말대로 한다면 이후 계속 비난을 받게 될 거야.’ ‘이마에 클럽 종업원이라는 딱지가 붙어 영원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겠지.’ 예지원이 재빨리 동혁 대신 말했다. “용훈 씨 죄송해요. 저희 태백산장에는 용훈 씨가 원하는 그런 여자는 없...” “흥!” 조롱 섞인 콧방귀가 예지원의 말을 끊었다. H시 출신인 오반석의 친구 중 한 명이 냉소하며 말했다. “예 총지배인님, 지금 누구를 바보로 알아요? 예전 태백산장이 아주 유명한 성접대 장소인 거 H시 사람이면 다 알아요.” “외부에서 H시로 놀러 오면 태반이 태백산장으로 달려와요. 듣자 하니 우크라이나에서 온 접대녀도 있다던데, 지금 일부러 우리 용훈이 형을 홀대하고 무시하는 겁니까?” 이 말은 사실이었다. 태백산장에 묵는 사람들은 모두 부유했다. 어떤 사장은 놀러 오면서 직접 여자를 데리고 함께 오는데 사실 모두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또한 태백산장은 접대하는 여자들의 연락처를 많이 알고 있어서 손님과 연결시켜주기도 했었다. 동혁은 지난번 태휘가 지원 자금 평가위원회 전문가들에게 여자를 소개해줬을 때에도 태백산장 쪽에 연락을 도왔다고 들었다. 정말로 태백산장에 우크라이나 여자들이 있어서 인기를 끌기도 했었다. H시에 퍼진 태백산장에 대한 소문은 헛소문이 아닌 것이다. 예지원은 방금 말한 오반석의 친구에게 조금의 미안한 기색도 없이 냉정하게 말했다. “말씀하셨듯이 모두 예전 태백산장의 일이에요. 예전 이곳은 3대 가문이 관리했고 도성환이 총지배인이었어요. 그런 지저분한 일들은 모두 그 사람들이 저지른 겁니다.” “현재 혜성그룹은 태백산장을 인수해 유명 힐링명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예전의 그 지저분한 것들은 이미 치워버렸고요.” ‘만약 태

  • 전신이 깨어났다   제858화 뚜쟁이

    “호오, 좋아요. 우리 이 회장님 아주 남자다워요.” 천용훈은 웃으면서 동혁을 칭찬하는 듯 박수를 쳤지만 사실 눈빛 깊숙한 곳에는 상대에 대한 무시가 가득했다. ‘흥, 난 또 저 데릴사위 놈이 갑자기 나서길래 쫄았잖아.’ ‘근데 저렇게 찌질한 놈일 줄이야. 벌주를 마시라고 하니까 말도 잘 듣네.’ 룸 안에서 한바탕 가벼운 웃음소리가 울렸다. 천용훈과 그의 팀, 그리고 오반석과 그 친구들 많은 사람들이 이 순간 경멸의 웃음을 터뜨렸다. 오반석은 천용훈을 따라 박수를 치며 조롱했다. “쯧쯧, 현소 형부라는 사람이 아까 전에는 그렇게 뻣뻣하더니 지금은 왜 이렇게 물렁물렁해졌지?” “그 술을 그렇게 마시니까 꼭 물인 줄 알겠어.” ‘아까는 자기가 태백산장 주인 행세를 하며 그렇게 당당하고 매섭게 날 때리더니.’ ‘알고 보니 저놈 아내가 뒤에 있으니까 그런 거였군.’ ‘그래서 아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용훈이 형을 만나니까 저렇게 찌질해진거야.’ “오반석, 닥쳐, 지금 네가 왜 나서?” 현소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반은 오반석에 대한 화로, 다른 반은 형부인 동혁을 아끼는 마음에서였다. 그녀는 가만히 동혁을 잡아당겼다. “형부, 그만 마셔요. 그렇게 많은 술은 형부도 버틸 수 없을 거예요.” 주현영, 서진솔, 하지성 등도 현소와 함께 설득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아까 전 동혁에 대한 이미지가 또다시 반전되었다. 주현영 등은 오반석처럼 동혁이 결국 데릴사위라는 신분 때문에 자신의 아내의 중요한 협력 상대를 어찌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약해.’ “이 선생님, 그만 마시세요.” 예지원은 두 눈이 빨개져며 자책했다. ‘내가 말을 잘못하지만 않았다면 이 선생님이 이런 모욕을 당하지 않았을 거야.’ ‘이렇게 많은 술을 단숨에 마시다 위에 구멍이라도 나면 큰일인데.’꿀꺽! 꿀꺽! 동혁은 XO코냑 한 병을 모두 비우고서 술병을 던지며 오반석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이 정도 술은 확실히 물 마시는 것처럼 쉽지.

  • 전신이 깨어났다   제857화 벌주 세 잔

    천용훈이 이렇게 직설적으로 동혁의 아픈 곳을 찌를 줄은 아무도 몰랐다. 방금 전까지 떠들썩하던 룸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천용훈의 팀원이나 오반석과 그의 친구들 모두 애매한 표정을 짓고 동혁을 주시했다. 대부분 조롱과 멸시의 눈빛이었다. 예지원은 동혁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아 약간의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며 말했다. “천용훈 씨, 이 선생님은 저희 회장님이십니다. 존중 좀 해주시죠.” “흥!” 천용훈은 콧방귀를 뀌며 냉소했다. “회장님이요? 당신 회장님께서 사실을 숨기라고 지시하셨나 보죠? 여기 계신 회장님이 데릴사위라는 건 여기 H시 사람들도 다 아는 일 아닌가요? 제가 잘못 말했습니까?” ‘모두가 알고 있어도 너처럼 직접 본인 앞에서 흉을 보지는 않아.’ 예지원은 마음속에 천용훈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 그녀는 자선활동으로 유명하고 대중 앞에서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인플루언서가 사석에서 이렇게 거만할 줄 몰랐다. “천용훈 씨, 이 선생님은 혜성그룹을 대표해 여기 오신 겁니다.” 예지원은 일부러 톤을 조금 더 높여 천용훈에게 쌍방이 대등한 협력 관계임을 상기시키며 말했다. ‘혜성그룹을 대표해 오신 이 선생님은 천용훈이 마음대로 모욕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그런데 뜻밖에도 이 말이 천용훈의 성미를 건드렸다. “지금 혜성그룹의 이름으로 날 위협하는 겁니까?” 천용훈이 벌떡 일어나 앞쪽 테이블 위의 병과 유리잔을 쓸어버리자 룸에서 와장창 큰 소리가 났다. 현소와 친구들은 그 모습에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표정 변화가 없던 동혁조차 눈살을 찌푸렸다. 천용훈은 마치 꼬리에 불이 붙은 개처럼 펄쩍펄쩍 뛰며 소리쳤다. “잊으셨나 본데, 당신네 혜성그룹이 먼저 몇 번 부탁을 해서 내가 특별히 승낙해 여길 온 거야. 나 천용훈과 함께 일하고 싶은 회사가 얼마나 많은 줄 알아?”예지원은 천용훈이 이렇게 과격하게 반응할 줄 몰랐다. ‘태백산장을 재건하는 건 세화의 중요한 프로젝트야. 나 때문에 이 일을 망

  • 전신이 깨어났다   제856화 그 데릴사위인가요

    오반석이 말하자 천용훈은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혁이 접대하는 것에 동의했다. 예지원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직접 그들을 룸으로 안내했다. “반석아, 너 그 데릴사위 별로 탐탁지 않아 했잖아. 그런데 갑자기 왜 그놈에게 접대하라고 했어? 차라리 그놈 아내 보고 와서 접대하라는 게 낫지 않아?” 룸으로 이동하면서 천용훈이 오반석에게 물었다. 그는 머릿속에는 이미 동혁을 그저 접대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했다. “그놈 아내는 생각하지 마. 사실 그 여자는 명문가 도련님의 눈에 들어 혜성그룹의 회장이 된 거야.” 오반석이 언급한 명문가 도련님은 바로 최원우였다. 오반석은 오한민에게 최원우가 세화에게 반해서 혜성그룹을 낙찰받아 맡겼다는 말을 들었다. ‘이동혁은 역시 쓸모없는 놈이야. 자기 아내가 바람을 피워도 가만히 있다니.’ “그럼 좀 힘들겠네.” 천용훈은 씁쓸해했다. ‘명문가 도련님이라면 내가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야. 지금 괜히 생떼를 써서 진 회장을 건드리면 안 되겠어.’ “그리고 내가 이동혁 보고 접대하라고 한 건, 사실 담배꽁초를 내 얼굴에 던진 게 바로 그 개X식이라서야.” 오반석은 얼굴에 담뱃불에 덴 물집을 만지고 고통스러워하며 이를 악물었다. “형이 그 자식보고 우리를 접대하도록 하면 그거만큼 좋은 복수가 어디 있겠어? 그놈이 굽실거리며 우리에게 비위를 맞추면 단순히 그놈을 혼내 주는 것보다 더 통쾌할 거야.” “하하하, 이제야 네 생각을 알겠어. 그래, 좀 있다가 우리 형제가 아주 호되게 혼내주자.” 천용훈과 오반석이 서로 마주 보며 크게 웃었다. “용훈 씨, 예 총지배인께서 접대 연회 준비를 마쳤다고 합니다. 장소는 태백산장 연회장입니다. 우리 쪽에 언제 오 실 건지 물었습니다.” 그때 천용훈 팀의 한 사람이 들어와서 물었다. 천용훈은 자신의 튀어나온 배를 툭툭 두드렸다. “무슨 연회? 그 사람들한테 전해. 나는 술이 마시고 싶다고. 이 산장에 괜찮은 클럽이 있을 거 아니야?

  • 전신이 깨어났다   제855화 천용훈의 오해

    “유강식이라는 매니저가 형에게 가장 좋은 룸을 마련해 줘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는데 그러자마자 바로 해고당했어.” 오반석은 천용훈을 계속 자극했다. “젠장, 그러니까 이것들이 날 정말 무시했다는 거잖아.” 천용훈이 화가 나 바로 막말을 내뱉었다. 그는 자신의 체면을 중요하게 여겨서 어딜 가든 겉치레가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태백산장이 자신을 홀대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천용훈 씨 안녕하세요. 저는 태백산장의 총지배인 예지원입니다. 태백산장의 전 직원을 대표하여 용훈 씨와 팀원분들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예지원이 이때 직원들과 함께 천용훈을 맞이했다. 그녀는 천용훈이 도착해 오반석과 대화하면서 이미 태백산장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예, 총지배인님, 태백산장이 저를 이렇게 대우해 주실 줄 몰랐습니다.” 천용훈이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여 말했다. 예지원은 그의 모습에 놀랐다. ‘용훈 씨가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지?’ 그녀가 재빨리 물었다. “용훈 씨, 혹시 저희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요?” 천용훈이 콧방귀를 뀌며 냉소했다. “듣자 하니 태백산장에서 최고로 호화로운 룸을 다른 사람에게 주고 저에게는 그보다 못한 룸을 배정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이게 무슨 뜻이죠? 태백산장은 저 같은 인플루언서 따위는 무시한다 이겁니까?” 천용훈은 내심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일부 대기업의 사람들이 인플루언서를 무시하고 있었고 단지 인기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신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기업들이 자신을 그저 돈을 벌기 위한 도구로 여길 뿐이라고 여겼다. “용훈 씨, 그게 무슨 소리예요. 용훈 씨와 저희는 모두 서비스업을 하며 고객을 상대하는 사람들인데 저희가 어떻게 용훈 씨를 무시할 수 있어요?” ‘오반석, 저 인간이 용훈 씨에게 쓸데없는 말로 충동질을 했나 보네.’ 예지원이 잘 해명했다. “용훈 씨 잘 모르셔서 그러시는데 태백산장의 최고급 룸은 한 곳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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