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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생일 선물

‘뭐!’

‘돈을 돌려받았다고?!’

‘그게 말이 돼! 표범이 버럭 화를 냈다면서?’

화란과 사람들은 멍해졌다. 진한영도 표정이 굳어지며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의심했다.

“두…… 두 사람, 정말이야?”

세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표를 공손하게 보여주었다.

“할아버지, 수표예요. 보세요.”

진한영은 눈을 크게 뜨고 수표를 살펴보았다. 곧 크게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표범의 수표가 맞다.”

진씨 가문 사람들의 긴장했던 안색이 이제야 풀렸다.

빚을 돌려받았으니, 확실히 표범이 화를 낸 게 아니었다. 당연히 진씨 집안도 무사할 테고.

“흥, 정말 너희들이 빚을 돌려받았다고 생각해? 꿈도 꾸지 마!”

바로 그때 화란이 앞으로 나가 냉담하게 흥얼거렸다.

“내가 표범에게 뺨을 맞았는데, 어떻게 그가 너희들에게 빚을 갚는다는 거야?”

“틀림없이 나에게 보상하기 위해 표범이 너희들에게 빚을 돌려준 거야.”

진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이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화란이 차를 사러 갔다가 이유 없이 맞았다. 표범이 보상을 하기 위해서 진씨 집안에 진 빛을 돌려줬다는 말은 완전히 합리적으로 들렸다.

지금 화란은 그야말로 흑백을 전도하고 있었다. 어이가 없어진 세화는 그저 간절한 눈빛으로 진한영만 바라보았다.

그러나 잠시 망설이던 진한영이 화란을 편을 들어 말했다.

“화란이 말 맞다. 이 공로는 화란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화와는 무관해.”

세화가 조급하게 물었다.

“할아버지, 그럼 배당금은요?”

그녀는 이미 누가 돈을 돌려받았는지 고민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이전에 공제된 이익배당금을 자기 집에 돌려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었다.

“화란이 덕에 빚을 돌려받았으니 너희 가족의 요 몇 년 간 배당금은 당연히 모두 화란이에게 돌아간다.”

‘뭐?!’

그 말을 들은 세화는 마치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온 몸이 떨렸다.

동혁의 안색이 완전히 가라앉았다.

진씨 가족의 뻔뻔스러운 정도는 그의 상상을 완전히 초월했다.

화란은 할아버지가 건네준 수표를 받고 미친 듯이 기뻐했다.

뺨을 한 대 맞고 수억 원과 바꿨으니 이처럼 남는 장사도 없을 터였다.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이 돈이 있으면, ‘여신의 마음’을 사기에 충분해요!”

‘원래 생일에 고급차를 사서 축하하려고 했는데, 지금 돈이 더 생겼으니 당연히 더 고가의 선물로 바꿔야지.’

진한영이 손을 흔들며 물었다.

“3일 후가 바로 네 생일인데, 장소는 정했니? 할아버지가 엠파이어 호텔의 3층에서 생일파티를 열어줄까?”

“할아버지,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필요 없어요. 세한씨에게 플래티넘 회원카드가 있어요. 이미 6층을 예약했어요.”

이 말을 들은 진한영은 다소 어색한 표정이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보모에게 부축하라고 손을 흔들었고, 잠을 자러 갔다.

오히려 다른 진씨 가족들이 모두 부러워했다.

‘‘여신의 마음’에 엠파이어 호텔 6층이라니, 생일상이 너무 호화롭구나!’

세화는 이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마치 온몸의 정기가 다 뽑혀 나간 것 같았다.

그러자 화란은 다가가서 비웃었다.

“세화야, 네 생일 장소는 정했어? 생일 선물은 뭐야?”

세화는 입술을 깨물며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애써 자제했다.

화란은 용서하지 않고 계속 비웃었다.

“됐어, 울지 마. 모두가 너네 돈이 없다는 걸 알고 있어, 네가 무릎을 꿇고 나에게 빌면, 내가 ‘여신의 마음’을 며칠 빌려줄 수 있어, 어때?”

동혁은 차갑게 화란을 쓸어 보면서 매섭게 말했다.

“‘여신의 마음’은 너 같이 겉만 번지르하고 쓸모없는 사람이 하는 게 아니야.”

“바보가 아직도 주둥이는 살았구나, 왜 난 할 자격이 없어? 설마 생일 케이크도 사지 못하는 가난뱅이 세화 목에 걸어주겠다고? 정말 웃기는 얘기야.”

화란이 눈을 희번득이며 동혁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동혁은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아. ‘여신의 마음’은 세화만 가질 자격이 있어.”

화란은 자기도 모르게 냉소하면서 계속 비웃고 싶었다.

갑자기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장신구 상자를 호송하며 급히 저택에 발을 들여놓았다.

“‘여신의 마음’이 배달되었습니다. 미스 진, 사인해 주시죠!”

‘여신의 마음?’

진씨 가문 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화란이가 아직 사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왔지?’

동혁도 이향군의 동작이 이렇게 신속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세화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생일 선물이 왔어.”

이 말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곁눈질했다.

‘이동혁 저 바보가 ‘여신의 마음’을 샀다고?’

‘저건 ‘여신의 마음’이야, 60억이라고!’

화란은 더욱 눈이 휘둥그레졌다.

“말도 안 돼, 저 바보 같은 놈이 ‘여신의 마음’을 살 돈이 어디 있어!”

만약 세화가 ‘여신의 마음’을 하고 있다면, 그녀는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울 것이다!

세화 역시 놀란 표정으로 망연자실했다.

“동혁 씨, 이건…….”

“여보, 이건 내가 사주는 선물이야, 나중에 설명해 줄게.”

동혁은 세화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세화는 막연하게 장신구 상자를 받았다. 이렇게 비싼 장신구를 좋아하지 않는 여자가 누가 있겠는가?

특히 생일 선물이어서, 세화는 지금 마음속에 행복만 가득하다.

바로 이때 화란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방세한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왔다.

[자기야, 내가 너에게 준 선물을 받았어? 마음에 들어?]

“선물?!”

화란은 비명을 지르며 세화의 손에서 보석 상자를 탁 빼앗으며 휴대전화를 향해 소리쳤다.

“네, 네, 세한 씨, 정말 당신 사랑스러워 죽겠어요. 내가 ‘여신의 마음’을 원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

‘여신의 마음?’

‘나는 화란에게 2천만 원 축의금만 전달했는데? 왜 ‘여신의 마음’이 됐지?’

그러나 그도 까발리지 않고 아예 응답했다.

[네가 좋아하면 됐어.]

두 사람은 몇 마디 잡담을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진씨 가족은 그제서야 문득 깨달았다.

‘방세한이 ‘여신의 마음’을 사서 화란에게 주었구나. 깜짝 놀랄 뻔했어.’

‘그렇고 말고, 하마터면 큰 소동이 일어날 뻔했어.’

‘말도 마, 방금 저 바보가 맹세하는 모습을 나는 하마터면 믿을 뻔했어.’

화란은 보물처럼 장신구 상자를 가슴에 껴안았다. 그리고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이건 분명히 세한씨가 내게 사준 생일 선물이야. 이 바보가 감히 내 선물을 가로채다니. 죽고 싶어?”

세화는 깜짝 놀라서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동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거침없이 말했다.

“진화란, 그건 네 것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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