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전신이 깨어났다 / 제11화 업무상 귀한 손님

Share

제11화 업무상 귀한 손님

Author: 우주멍
“허풍을 치다니, 바보가 ‘여신의 마음’을 살 돈이 어디 있어.”

화란은 세화를 향해 과시했다.

“아, 3일 뒤에 이걸 하고서 생일 파티를 해야지. 또 이걸 하고 천룡투자그룹의 계약을 체결하러 가는 걸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해…….”

뒤질세라 진태휘의 딸랑이가 마구 울려댔다.

“화란아, 그때면 너는 H시에서 가장 빛나는 여자일 거야! 누구도 너 발 밑에 못 따라와.”

모두들 부러워했다.

‘역시 방세한이야. 수십억 원의 ‘여신의 마음’을 선물하다니.’

‘그야말로 호기롭기 그지없어!’

인내심이 거의 바닥난 동혁이 주먹을 꽉 쥐고 한 걸음 나아가는 순간, 세화가 그를 부둥켜 안았다.

“동혁 씨, 진정해요!”

“어머, 저 바보 표정 좀 봐, 사람을 때리려고 해?”

화란이 짐짓 겁에 질린 목소리로 외치자, 진씨 집안 식구들이 나서서 진화란을 거들었다.

“감히 사람을 때리면, 내일 할아버지께 너를 진씨 가문에서 쫓아내라고 하겠어!”

“이 바보 멍청이가 간덩이가 부었나? 사람을 때리려고 해?”

태휘가 휴대전화를 들고 위협했다.

“감히 내 동생을 건드려? 내 전화 한 통이면 세화 회사는 차압당해! 당장 보여줄까?”

동혁은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 아내 회사를 차압해? 죽고 싶으면 한번 해 봐.”

“어유, 그러셔? 아주 무서워 죽겠네?”

태휘가 빈정대며 곧 어디론가 전화했다.

곧 세화의 핸드폰이 울렸다.

“진 사장님, 큰일났습니다. 은행에서 갑자기 회사 기물들을 압수하고 있습니다!”

……

세화가 황급히 회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달이 중천에 떠 있었다.

회사에 들어가니 아수라장이 된 회사 사무실 안, 컴퓨터들이 사라진 채 휑한 사무용 데스크 위에는 볼펜이나 종이쪼가리 같은 것들만 마구 널려있었다.

“오 과장님, 이 낡은 컴퓨터도 등록해야 합니까?”

작업복을 입은 낯선 사람들이 물자를 점검하고 있다.

“모두 우리 은행의 재산인데, 왜 등록하지 않습니까? 모두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누락되면 절대 안 돼요!”

빡빡한 인상의 중년 여자가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가운데 서 있었다.

세화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오 과장님, 상환 기한은 며칠 더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누구예요, 당신은?”

오 과장은 고개를 돌려 세화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누군데 나서는 거야? 저리 비켜. 정상적인 업무 진행을 방해하지 마세요!”

“이렇게 날뛰다니, 당신 어느 은행이야?”

동혁이 차가운 얼굴로 앞으로 나아갔다.

오 과장은 동혁의 길거리표 옷차림을 보고 시큰둥하게 코웃음을 쳤다.

“눈이 멀었지, 그렇지?”

그녀는 손가락을 들어 가슴에 있는 작업 카드를 켜고 또박또박 말했다.

“가, 란, 은, 행, 네 눈을 크게 뜨고 똑똑히 봐!”

세화는 상황을 보고 재빨리 동혁을 뒤로 끌고 가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

“오 과장님, 화 푸세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좀 짜증이 난 모양이에요. 당신에게 그러는 게 아니에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제가 이 회사 사장 진세화입니다.”

세화가 웃음을 지으며 사정했다.

“오 과장님, 며칠만 더 유예할 수 없는지 좀 봐 주세요. 지금 차압하지 말아 주세요. 제가 틀림없이 돈을 갚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 사장이예요? 회사가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전혀 없다는 제보가 있어 미리 압류하는 거예요.”

오 과장이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회사 기물은 이미 모두 은행에서 차압했으니, 저리 가세요. 귀찮게 하지 말고! 이런 낡아빠진 회사 때문에 내가 지금 야근을 해야겠어요?”

세화는 노여움을 금치 못하였다.

“내가 은행 고위 간부를 찾아가서 알아보겠어요.”

세화는 동혁을 끌고 헐레벌떡 성남지점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이미 굳게 잠긴 은행 문만 보일 뿐이었다.

세화는 전화를 몇 통 걸었지만 다음 날에야 업무를 볼 수 있다는 대답을 받았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쪼그리고 앉아 자조의 웃음을 지었다.

갑자기 눈앞에 물 한 병이 나타났다.

동혁이 뚜껑을 따서 열어 주었다.

“괜찮아, 나는 이미 은행 고위 간부에게 전화를 걸었어. 내일 출근하면 우리 다시 오자.”

가란은행 은행장 임보검은 조금 전에 엠파이어 호텔에서 만났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지존블랙카드 한 장을 주기도 했었다.

동혁은 이미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가슴을 치며 답하기를, 내일 아침에 은행 사람들을 입구에서 기다리게 하고, 우선적으로 그들을 도와 처리하겠다고 했다.

……

이튿날 아침.

동혁과 세화는 다시 성남지점으로 달려갔다.

어젯밤의 그 오 과장이 은행 직원과 함께 문 앞에서 공손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추워서 덜덜 떨면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동혁은 눈썹을 찌푸린 채 세화를 데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임 행장이 배치한 사람이 당신이야?”

“어디서 너, 나 하고 있어, 저리 가!”

오 과장이 짜증을 내며 욕설을 퍼붓고 고개를 돌려 세화에게 냉소하였다.

“아이고, 이 악덕 채무자가 정말 또 왔네. 잠을 못 자서 추레한 모습을 보니, 틀림없이 돈을 구하지 못했겠지? 시간 낭비하지 말아요. 우리 은행이 자선단체도 아니고, 가난뱅이를 위한 업무는 하지 않아!”

세화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쓰라렸다.

억지로 웃는 얼굴을 하고서 좋은 말을 몇 마디 하려고 한다.

별안간 그녀 곁에 나타난 동혁이 차갑게 호통을 쳤다.

“어디서 나타난 개가 길을 막고 서 있어. 꺼져!”

“X자식…… 너!”

동혁의 차가운 칼날 같은 눈빛에, 오 과장이 흠칫 몸을 떨었다.

“쯧쯧, 세화야. 차압당하는 기분이 별로지!”

갑자기 괴상한 여인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들던 오 과장은 순간 눈을 반짝이더니 얼른 앞으로 나가 연신 굽실거렸다.

“어머, 방세한 이사님과 진화란 씨가 오셨네요. 우리 임 행장님이 밤에 전화로 아침 일찍 큰 인물이 와서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얘기하셨어요. 제가 아침 일찍 와서 두 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두 분 같은 고위급 인사가 바로 제 서비스 업무의 대상이십니다. 제가 두 분을 최우선으로 처리하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방세한의 표정이 오만하다.

화란은 턱을 치켜 들며 말했다.

“안내해 주세요.”

그리고 나서 그녀는 오만한 표정으로 방세한을 끼고 앞으로 걸어갔다.

세화의 곁을 지날 때, 진화란은 비웃었다.

“이렇게 일찍 온들 무슨 소용이야. 밥 먹으려고 자리 싸움이나 하고 말이지.”

동혁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말했다.

“그때 누가 밥을 달라고 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

한걸음 내딛던 방세한이 불쾌한 눈빛으로 동혁을 주시하고 있었다.

오 과장은 두 사람이 계속 소란을 피울까 봐 앞으로 나서서 위로했다.

“방 이사님, 고객님처럼 귀하신 분이 이런 한심한 사람들에게 화를 내실 필요도 없습니다.”

“저기, 김미경 씨. 조금 있다가 저들을 데리고 가서 업무를 보세요. 나는 먼저 방 이사님과 진화란 씨를 모시고 갈 테니!”

말을 마치자마자 굽실거리며 화란과 방세한을 데리고 들어갔다.

“두 분, 따라오시죠.”

갓 입사해서 아직 앳된 기색을 띤 김미경이 앞으로 나서며 두 사람을 안내했다.

“두 분은 무슨 업무를 보러 오셨습니까?”

“우리는 회사 대출금을 갚으러 왔습니다.”

동혁이 태연하게 말하자, 세화가 경악하며 급하게 동혁을 잡아당겼다.

“함부로 말하지 마요, 내가 돈이 어디 있어…….”

그녀는 본래 오 과장에게 이틀만 더 유예해 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다.

김미경은 신입이라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입을 열지 못한 채 망설였다.

“내게 있으니 괜찮아.”

그녀의 손을 끌어당긴 동혁은 위로의 뜻으로 힘주어 꽉 쥐었다.

“대출금을 갚겠습니다.”

동혁은 주머니에서 검은 카드 한 장을 꺼냈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전신이 깨어났다   제12화 미스터리 블랙 카드

    김미경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받았다.“이 선생님, 우리 은행 카드가 맞습니까? 어째서 이런 블랙카드를 본 적이 없지요?”일을 처리한 화란과 방세한이 나가다가 직원의 말을 듣고는, 동혁의 손에 있는 은행카드를 힐끗 보았다.“하하, 이동혁 저 병신, 가짜 카드로 업무를 봐. 웃겨 죽겠어!”화란이 웃자, 방세한도 경멸하며 오 과장에게 말했다.“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으니, 빨리 저 X끼를 쫓아내요!”“아이고, 네, 바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오과장의 눈빛이 그 검은 카드에 떨어지자, 말을 뚝 그쳤다.그녀는 안색이 갑자기 흐려지면서. 앞으로 나가 동혁의 손에서 검은 카드를 빼앗았다.“김미경 씨, 지켜보고 있어. 내가 올라가서 지점장님의 지시를 듣고 올게!”오 과장은 카드를 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층으로 뛰어서 올라갔다.화란이 다가왔다.“세화야, 가짜 카드로 은행을 속이는 것은 법을 어기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 너희 둘은 정말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거야!”세화는 놀라서, 얼굴이 파래지고 손발이 차가워졌다.화란은 아직도 그곳에서 고소해하고 있다.“자, 이제는 밥을 달라고 할 필요가 없어. 국가가 너희들 먹을 것을 관리해 줄 거야!”말이 떨어지자마자 오 과장이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 안경 쓴 중년 남자가 뒤따랐는데, 바로 지점의 유 지점장이었다.세화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유 지점장님, 그 가짜 카드는 우리가 잘못 꺼낸 것입니다. 우리는 가란은행에서 카드를 만들었는데…….”“가짜 카드? 누가 이걸 가짜 카드라고 했습니까?”유 지점장은 손에 든 블랙카드를 들고 엄숙하게 말했다.“이것은 우리 가란은행이 가장 존귀한 고객에게 발급하는 지존블랙카드입니다. 지금까지 한 장만 발급한 적이 있습니다. 당좌대월액은 200억입니다!”‘뭐야!’‘지존블랙카드?’‘당좌 대월액이 200억?’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평범한 옷을 입은 이 젊은이가 가란은행의 가장 존귀한 고객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13화 이혼해야 진씨 가문으로 돌아갈 수 있다

    동혁을 노려보던 류혜진은 갑자기 주방으로 달려들어가 식칼을 들고 뛰쳐나왔다!“아직도 그딴 바보 같은 말을 해! 너 같은 바보만 아니었다면, 우리도 진씨 집안에서 쫓겨나지 않았을 거야!”“오늘 내가 너를 찔러 죽이고 말겠어!”말이 떨어지자 류혜진은 손에 든 식칼을 던졌다.“엄마! 왜 이래!”세화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진창하도 놀라서 식은땀을 흘렸다. 류혜진이 식칼을 던질 줄은 몰랐다.식칼이 ‘휙’ 소리를 내며 다가왔지만 동혁은 두려운 기색 없이 살짝 옆으로 돌아섰다. 식칼이 문 입구에 ‘쿵’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어이구!’문밖에서 한바탕 비명이 들려왔다.사람들이 고개를 돌리자, 주태진이 온 것을 보았다.“태진아?! 어떻게 온 거야!”류혜진은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그를 맞이했다.주태진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억지로 웃는 얼굴을 지으며 말했다.“아주머니, 진씨 집안에서 쫓겨났다고 들었어요. 위로해 드리려고 선물을 좀 가지고 왔어요.”가문에서 쫓겨났다는 말에 분위기는 조용하게 변했다.“태진아…… 그게…….”류혜진은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라 난처했지만, 주태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아주머니 안심하세요. 우리 아버지가 황 갑부와 친분이 좀 있어요. 제가 모두 동혁의 잘못이고, 이 집과는 상관없다고 설명해 달라고 했어요.”“그러면 진씨 집안에서는 자연히 여러분을 탓하지 않을 거예요.”“진짜?”류혜진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좀 믿기 어렵다는 투로 말했다.주태진은 오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 하지만 그 전에 동혁이 얼른 세화와 이혼해야 해요.”“그건 확실해, 우리는 진작에 저 쓰레기를 쫓아내려고 했어.”류혜진은 주태진의 생각을 잘 알기에 웃음을 떠올렸고, 그의 손을 잡고 방안으로 갔다.“빨리 들어와, 빨리 들어와, 세화야, 빨리 가서 차 한 잔 타라.”동혁과 이혼해야만 진씨 집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세화는 자기도 모르게 처량하게 웃었다.그녀는 할 수 없이 주방에 들어가 차를 끓였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14화 미스 진은 장원으로 가시죠

    수란 아파트단지.세화는 오늘 모처럼 새 옷으로 갈아입고 치장했다.그러나 여전히 초라하기 그지없어 보였다.“동혁 씨, 치장이 끝났으니 우리 출발해요!”세화는 웃는 얼굴이 꽃처럼 아름다웠다. 동혁이 호화로운 생일상을 주지 못했지만, 두 사람이 함께 있기만 하면 그녀는 만족했다.동혁도 마찬가지로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손을 뻗어 세화의 작은 손을 잡으려 했지만, 류혜진에게 맞아 툭하고 떨어졌다.그녀의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가득했다.“너 정말 이 바보와 포장마차 국수나 먹으려는 거야!”“태진이 쪽에서 5성급 호텔까지 다 준비해 놨어. 한 테이블에 2백만 원이나 한대.”말이 떨어지자마자 입구에서 클랙슨 소리가 들려왔다.류혜진이 얼굴을 펴며 재촉했다.“틀림없이 태진이가 도착했을 거야, 세화야, 빨리 가자.”아래층에 내려 가자, 아니나 다를까 흰색 양복에 분홍색 장미 한 다발을 든 주태진이 그의 마세라티 옆에 서 있었다.세화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왔다.“세화야, 생일 축하해. 이건 너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야.”말하면서 손에 든 주얼리 상자를 열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 있었다.“태진아, 이게…….”세화는 눈살을 찌푸리며 난처해했다.“아이고, 이건 태진이가 너한테 청혼하는 거야! 이 계집애가 빨리 받아들이지 않고…….”류혜진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세화를 밀고 앞으로 걸어갔다.“어머니, 제가 준비한 생일잔치에 아직 가지도 않았어요. 이렇게 서두를 필요 없어요.”동혁은 손을 뻗어 세화를 붙잡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래도 이 바보 같은 놈이? 갈 때까지 가 보자는 거지…….”류혜진은 화가 나서 되려 웃었고, 주태진은 더욱 거들떠보지도 않는 얼굴로 말했다.“좋아, 먼저 네가 준비한 생일잔치에 가 보지.”주태진은 이미 더 이상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내 차는 네 사람만 탈 수 있는데, 네가 어떻게 같이 가? 설마 공유 자전거를 타는 건 아니겠지?”“괜찮아, 동혁 씨하고 나는 택시를 타고 가면 돼.

  • 전신이 깨어났다   제15화 동혁이 회장이야

    장원 입구는 소리 하나 없이 고요하다.모두의 시선이 동혁과 세화에게 집중되었다.‘세화의 생일연회?’‘그날 천룡투자그룹 회장은…….’‘그게…… 동혁이란 말이야?’진씨 가족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화란은 더 빙빙 도는 것 같았다!“아니! 그럴 리가 없어…….”“황, 황 회장님, 잘못 아신 거 아닙니까…….”화란은 거의 쓰러지다시피 했다. ‘동혁이 어떻게 천룡투자그룹 회장일 수 있어!’“닥쳐!”황지강은 손바닥으로 화란의 얼굴을 때렸다. 오랫동안 위에서 군림하던 기세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놀라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화란이 바로 바닥에 주저앉았다.황지강은 다시 세화에게 공손하게 말했다.“미스 진, 장원으로 가시죠.”“저는…….”세화는 긴장하고 막막해서 거기에 서서 발을 움직일 수 없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바로 이때, 황금색 롤스로이스 한 대가 천천히 장원 안에서 빠져나왔다. 황지강은 롤스로이스 앞으로 가서 직접 동혁과 세화 두 사람을 위해 차 문을 열었다.마치 시중을 드는 듯한 이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잠깐만요.”동혁은 몸을 돌려 화란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목에 건 목걸이, 내 아내에게 돌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만장의 눈빛이 화란을 향한 채 예의 주시했다.“이…… 동혁, 그게 무슨 소리야, 이…… 이것은 세한씨가 내게 준 생일 선물이야!”화란의 허탈한 대답이었다.이때 동혁의 뒤를 따르던 이향군이 앞으로 나가더니, 또 다시 화란의 따귀를 호되게 갈겼다.“무모하고 멍청한 것 같으니!”“여신의 마음은, 세화 아가씨의 생일 선물이야!”“왜 네가 착용하고 있는 거지?”화란은 퉁퉁 부은 뺨을 가린 채 온몸을 떨었다.사람들 앞에서 연속으로 뺨을 두 대나 맞았는데, 이런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사람을 만나겠는가? 또 어떻게 H시의 이름난 규수가 될 수 있겠는가?그러나 그를 때린 한 명은 H시의 최고 갑부인 황지강, 다른 한 명은 보석 재벌인 이향군이라서 전혀

  • 전신이 깨어났다   제16화 해체

    세화의 물음에 동혁이 대답하기도 전에, 축하 선물 명단이 올라왔다.“H시 시정부의 하세량님이 조선시대 미인도 한 부를 선물했습니다…….”“소씨 가문, 오씨 가문, 정씨 가문 등 일류 가문의 가주들께서 각각 축의금 10억을 보내셨습니다…….”“고진강 국장님, 임보검 은행장님, 이향군 회장님…….”연회장에 도착한 사람들은 이미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을 보고 다시 아연실색했다.정계와 재계, 흑백의 두 세력이 모두 모여 있었다.H시의 중요한 거물이란 거물들은 모두 값비싼 선물을 준비해서 얼굴을 내밀었다!큰 소리로 호명하는 일을 맡은 표범이 침을 삼켰다. 그가 여태까지 세상을 살아오면서, 이렇게 호탕한 축하 선물들을 본적이 없었다.축하선물 목록을 듣고 있던 진한영은 부러워 마지 않아 했다. 화란의 질투가 드디어 폭발했다.‘이 선물들을 진씨 집안에 보내면 얼마나 좋아.’“건축자재협회 주씨 가문의 주태진 님이 2억 상당의 비취 팔찌를 선물하셨습니다.”이름을 부르던 표범은 주태진의 핼쑥한 안색을 보고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어허, 이거 미스 진이 나한테서 빚을 받아 가실 때 도와주었던 주태진 도련님 아닌가? 별고 없으시지요…….”주태진의 입가에 쓴웃음이 흘러나왔다. 원래 주씨 가문에서는 회장 부인에게 보낼 선물을 준비했었다. 그런데 그게 세화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가문의 사명을 짊어진 이상, 주태진도 염치 불구하고 보낼 수밖에 없었다.“표범…… 표범 형님, 다 오해입니다…….”“오해? 내가 오해했다고, X발!”표범이 갑자기 발을 들어 곧장 주태진의 몸을 걷어찼다!주태진은 배를 가린 채 온몸을 새우등처럼 구부리고 있었지만, 눈은 오히려 핏발이 섰다.“표범, 천룡투자그룹이 네 뒤에 있다고 아무 말이나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우리 아버지가 건축자재협회 회장이라는 것을 잊지 마. H시에서 누가 감히 우리 아버지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어!”“주태진, 너 정말 위세가 당당한 걸…….”이때 동혁의 눈빛은 주태진에게 떨어졌

  • 전신이 깨어났다   제17화 갑작스러운 변고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제가 바로 천룡투자그룹의 회장입니다. 틀림없는 사실입니다.”류혜진은 귀까지 빨개져서 동혁의 팔을 한사코 잡고서 놓으려 하지 않았다.천룡투자그룹 회장이 그녀의 사위라면, 그럼 그녀는 H시에서 가장 높으신 귀부인이 되는 게 아닌가?!‘나중에 예전의 절친들과 만날 때 얼마나 체면이 설까?’이전에 그녀를 무시했던 옛 절친들이, 이제는 아마 모두 그녀의 비위를 맞추려고 할 것이다.진 노인은 눈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축하 선물을 보고, 흥분을 억누를 수 없어 술잔을 들고 다가가서 말했다.“세화야, 우리 진성그룹은 지금 자금 운행에 문제가 좀 있어.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좀 나눠줄 수 있겠니? 집안을 위해 공헌할 수 있겠어?”이 말을 듣자 류혜진은 시큰둥했다.“아버님, 저는 우리가 이미 진씨 가문에서 쫓겨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우리가 가문에 무슨 공헌을 해야 합니까?”진한영이 어색하게 웃었다.“그건 농담이야. 우리는 한 가족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내일! 내일 내가 너희의 성대한 복귀식을 거행해 주마.”동혁이 말했다.“할아버지, 세화의 회사가 아직 화란의 손에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데요?”“돌려 줄게! 내일 청풍공사를 세화에게 돌려주겠어.”“가문의 후계자는요?”“그것도 당연히 세화가 되어야지. 앞으로 세화가 진성그룹을 접수해서 관리할 거야.”진 노인은 계속 멋쩍게 웃었다.이 말을 들은 진한강의 가족은 안절부절못했다. 젓가락을 쥔 화란의 손이 떨렸다.“천룡투자그룹의 선물이 도착했습니다!”바로 이때 기개가 남다른 사람들이 당당하게 들어왔다.짙은 화장을 한 첫 여자가 나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하늘저택 단지, 백억 원 상당의 스카이뷰 저택 한 채…….”“약간의 보석 장신구입니다…….”고급 액세서리를 하나씩 들고 오는 것을 보며, 현장에 있던 여자들은 모두 부러워하며 세화를 바라보았다.“세화 아가씨, 이것은 당신의 선물입니다. 생일을 축하드립니다…….”리더인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가 다음 순간 얼

  • 전신이 깨어났다   제18화 넌 해고야

    “마케팅 책임자 말이, 이동혁을 전혀 모른답니다.”‘서……설마 동혁이 회장을 사칭하고 있다는 말이야?’류혜진은 가슴이 떨리고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상실감을 느꼈다.세화는 동혁이 왜 회장을 사칭했는지 몰라서, 그를 이해하지 못한 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 축하 선물은 확실히 진세화 씨 것이 맞습니다.”“구체적으로 어떤 까닭인지는 모르지만, 이것들은 모두 회장님이 보내신 축하선물이 확실합니다. 진세화 아가씨의 생일을 축하합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이를 악물었고, 마음속으로 질투가 더욱 심해졌다.‘세화를 발 밑에 밟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회장이 그녀에게 반했어.’‘하지만 이렇게 보니, 동혁 이 인간 머리에는 잘난 척하는 걸로 꽉 차 있는 거야.’서경하는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동혁을 훑어보았다.동혁은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천룡투자그룹을 수하들에게 맡겨 관리하게 했다. 그룹 직원들이 그를 모르는 것이 정상이다.세화는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동혁 씨,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예요?”동혁은 몸을 돌려 세화에게 설명했다.“여보, 당신은 나를 믿어요. 내가 정말 회장이에요.”“됐어요!”세화는 화가 나서 그를 노려보았다.“동혁 씨,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당신이 정말 회장이라면, 나는 정말 당신과 어울리지 않아요!”곰곰이 생각해 보니, 만약 동혁이 천룡투자그룹 회장이라면, 누가 그를 집 앞에 던졌을까?세화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동혁은 몰래 한숨을 쉬며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그래, 사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임무를 수행하면서 회장을 구한 적이 있어. 그래서 이번에 나에게 은혜를 갚는 거야.”세화는 그제야 깨달았다.“그렇구나.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큰 생일파티를 열고 그 은혜를 다 갚은 셈이야?”동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회장님처럼 큰 인물은, 앞으로 방해하지 말아요. 안 그러면, 당신이 좋고 나쁨을 모르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만약 그를 화나게 하면 문제가 커질 거예요.”동

  • 전신이 깨어났다   제19화 새로운 회사

    말을 마친 서경하는 축하 선물만 남긴 채 급히 떠났다.사람들이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생일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비록 이동혁이 회장은 아니지만, 회장을 알고 있으니 다리를 놓아줄 수도 있겠지!’그래서, 세화 일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끊임없이 아부를 받았다.류혜진과 진창하는 흥분해서 얼굴이 빨개졌다. 여러 해가 지나고, 그들 일가는 마침내 진씨 집안에서 고개를 들 수 있게 되었다.진한영은 뻔뻔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세화야, 회장이 동혁에게 신세를 졌다니까 회장에게 말해서 진씨 가문에 투자를 좀 하게 해 주렴.”“많은 것은 필요 없고, 한 1,2백억 정도만 되면 틀림없이 부담이 많이 줄어들 거야.”“할아버지…… 그게…….”세화는 좀 난처했다.“왜? 싫어? 진씨 가족이면서 이런 일도 도와주고 싶지 않아?” 진 영감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할아버지,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번 생일에 별장까지 선물해서 아무리 큰 은혜라도 이미 다 갚은 거예요. 다시 투자하라고 하면 회장은 내가 바보인 줄 알 거예요.”진 영감이 낡은 기술을 다시 시전하는 것을 보고, 동혁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투자는 물론 할 수 있어. 하지만 세화에게 투자하는 것이지, 진씨 집안에는 한 푼도 줄 수 없어.’동혁과 이야기를 나누려는 많은 손님들이 그 말을 듣고는 흥미가 급감하여 자기들끼리 교류하기 시작했다.“흥! 쓸모없는 물건 같으니, 생일을 위해 그 정도 인심을 썼는데, 투자로 바꾸면 얼마나 좋을까!”“이왕 이렇게 된 이상, ‘하늘의 저택’ 그 별장은 나에게 넘겨라.”진한영이 늙은 얼굴을 완전히 끌어내렸다.“이 할아버지에게 효도해. 우리 집안이 이사하게!”화란과 태휘도 두 눈이 번쩍 뜨였다.진씨 가족들이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의 저택’에 누가 눈독을 들이지 않겠는가?세화 일가의 안색이 모두 좋지 않았다. 어르신의 이런 모습이 너무 보기 싫은 것이다.동혁은 진 노인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잊지 마세요. 이 별장은 회장이

Latest chapter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73화 자원봉사자로 참가하는 겁니다

    말이 마친 동혁은 곧바로 설전룡에게 전화를 걸어서 H시 군부에서 병력을 보내 지원하도록 했다.동혁은 밤새 시장실에서 구조 계획을 총괄적으로 지휘했다.시의 직원들도 모두 동원되어 홍수 방지와 긴급 구조에 투입되었다.“시장님, 밤을 새우셨는데 먼저 들어가셔서 좀 쉬시지요.”임창호가 핏발선 눈으로 동혁을 보면서 말했다. 임창호도 사실 밤을 꼬박 새웠다.“그래요, 임 부시장님과 원 부시장님 두 분도 교대로 좀 쉬세요.”동혁은 일어서면서 임창호의 어깨를 두드렸다.‘어젯밤에 이 두 사람 모두 훌륭하게 대처했어. 비록 노회한 행정가들이라 해도, 정말 일을 해야 할 때는 여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문제는 사람을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어.’시청을 떠난 동혁은 집에 가서 아침을 먹고 잠도 좀 잘 생각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전화를 한 통 받았다.[이 회장님, 이틀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회사로 한 번 회사로 오셔야 하지 않겠습니까?]원화투자회사 부사장 장가연의 다소 쌀쌀맞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동혁은 장가연의 불만을 이해할 수 있었다.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동혁은 더 이상 원화투자회사에 가 본 적이 없었다.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결정에 불복한다고 여길 것이다.“내가 곧 갈게요.”동혁은 다시 원화투자회사를 향해 출발했다.도로는 온통 진흙투성이였다.일부 물이 고여 있는 곳은 시민들이 줄을 묶고 지나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한번 보세요!”장가연을 보자마자 동혁에게 한 무더기의 신문을 주었다.“이게 뭔가요?”동혁은 호기심에 신문을 뒤져 보았다.[H시, 100년 만에 큰 폭우! 스나이더국제병원 등 5개 병원은 가장 먼저 의료진을 조직해서 긴급구조에 나섰다. 그 뒤의 이야기에 감동한 사람들은 눈물을...][스나이더국제병원 홍보대사인 인를루언서 천용훈, 구조 활동의 전면에 나서면서 훈훈한 감동!][하늘은 무정해도 인정은 살아 있어! 오늘 사람들은 리성투자회사 자원봉사자 팀에 감사를 표해...]...10여 개의 신문 기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72화 배수 시스템이 버티지 못할 겁니다

    “안전을 위해서 부사장님께서 바로 S시로 돌아가실 것을 건의합니다...”비서가 몸을 숙이면서 말했다.“S시로 돌아가? 왜 돌아가야 해? '오한민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멀지 않은 곳의 한 빌딩 옥상의 광고판이 강풍에 거리로 떨어지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오한민이 갑자기 크게 웃었다.“나 오한민을 위해서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가 닥쳤어! 이 얼마나 좋은 기회야!!”“이번에, 바로 그 어린 시장이 직접 와도, 이 오한민의 손에서 다섯 개의 병원을 내놓게 하지는 못해!”오한민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이 순간, 오한민은 새 시장조차도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반대편.동혁은 빅토리아병원을 떠나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하지만 길에서 갑자기 폭우가 들이닥치자, 귀가할 생각을 포기해야 했다. 동혁은 바로 차를 몰고 시청으로 달려갔다.“임 부시장님, 원 부시장님, 이번 폭우는 좀 갑작스럽네요. 우리 시의 배수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임창호와 원성배를 불러서 동혁이 직접 물었다.이번 폭우는 갑작스러울 뿐만 아니라 규모도 너무나 거대했다. 이전에 H시에서 본 적이 없었는데, 동혁은 가장 먼저 이상한 점을 느꼈다.“시장님, 기상예보에서 이번 H시에 닥친 100년 만의 초대형 폭우가 닥쳤다고 합니다. 아마도 배수 시스템이 버티지 못할 겁니다.”임창호와 원성배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해졌다.“견딜 수 없다니요? H시 수백만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에 관한 일인데, 그저 견딜 수 없다는 말 한마디면 끝입니까?”동혁의 앞에 있던 두 부시장은 곧 허리를 굽히고 대답했다.임창호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시장님, H시는 기초 건설공사가 원래 잘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배수 시스템은 더욱 오랫동안 손을 보지 았아서, 많은 하수도를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예년에도 매번 큰비가 내릴 때마다 H시는 이틀 정도 침수되었습니다. 이번에는 100년 만의 초대형 폭우가 닥쳤으니 말할 것도 없습니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71화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

    3대 가문을 타파한 후, H시의 경영 환경은 가까스로 다소 호전되었다.동혁은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다시 사람들의 선동에 이용되면서, H시 민영기업들 사이에서 공포심이 조성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이동혁, 너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오한민은 화가 나자 헛웃음이 나왔다.그는 당연히 동혁의 좋은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만 자신의 알량한 생각으로 판단하면서, 동혁이 성공을 시기한다고 생각했다. 리성투자회사의 수중에서 이 사립병원들을 빼앗아서, 동혁이 꿀꺽 삼키려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오한민은 동혁의 뒤에 있는 7개 부서의 수장들을 힐끗 보고는 냉소했다.[말해봐, 이건 너 자신의 뜻이야, 아니면 네 뒤에 있는 사람의 뜻이야?]오한민은 비록 여러 차례 자신이 동혁을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동혁이 7개 부서를 부르고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게 만든 건, 결코 동혁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막후에 숨은 거물이 나와 이동혁의 갈등을 이용하기 위해서, 이동혁을 무기로 삼았을 거야.’동혁은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무심코 말했다.“네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어차피 내 말은 이미 너에게 전했어. 듣든 안 듣든 그건 네 일이야.”동혁이 말을 마치자, 표정이 잔뜩 어두워진 오한민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봉인을 붙여!”황성민 등에게 지시한 뒤 동혁은 곧장 빅토리아병원을 떠났다.곧 빅토리아의 병원의 현관에 봉인이 붙었다.일부 문제가 있는 직원들은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문제는 모두 사람들이 일으킨 것이다.빅토리아병원은 문을 닫아야 하고, 당연히 이 사람들도 처리해야 했다.일반 직원들은 잠시 집으로 돌아갔다.그러나 동혁도 떠나기 전에 그들에게 빅토리아병원이 곧 이름을 바꾼 뒤 다시 문을 열 것이니, 직원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보증했다.시장 자리를 대신 맡은 뒤에는 동혁이 고려해야 할 문제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예전처럼 일만 하고 뒤치다꺼리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70화 투자를 취소하고 손을 떼

    그러나 오한민은 결국 그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의 자신에게는 동혁을 죽일 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원래는 사정우와 동혁 사이를 이간질해서, 이 두 사람이 죽기 살기로 싸우게 하려고 했다.가장 좋은 결과는 사정우가 동혁을 해치우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손을 쓸 필요 없이.오한민이 알게 된 소식에 따르면, 동혁은 촬영장에 달려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세화를 마중한 뒤에는 확실히 블루라군 별장단지로 가서 사정우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오한민이 보기에,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죽음을 재촉하는 행동이다.그러나 놀랍게도 한 시간이 지난 뒤, 빅토리아병원에 멀쩡하게 나타난 동혁은 여전히 기세 등등하게 날뛰고 있었다.사정우는 H시의 한 이류 가문의 폐물에게 반죽음이 된 상태였다.사씨 가문에서는 당연히 이 창피한 소식이 퍼져 나가지 않게, 빨리 덮으려고 했다.그래서 오한민도 블루라군 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다.‘이동혁이 어떻게 조금도 다치지 않고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이런 의문들 때문에 오한민의 마음은 동혁에 대한 거리낌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오한민은 원래 신중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서, 철저하게 계획한 뒤에 행동하는 걸 좋아했다. 여태까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하지 않았다.‘지금은 더더욱 경솔하게 이동혁에게 손을 대서는 안 돼.’[이동혁, 그럼 네가 며칠 더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겠어!]오한민의 이 말은 거의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내뱉었다. 공기 중에는 얼음 부스러기들이 가득한 것처럼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그러나 동혁에게 이런 말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동혁이 바닥에 널부러진 오태강을 발로 차서 나연지 앞으로 보내면서 말했다.“그놈을 데리고 꺼져. 빅토리아병원은 이제 문을 닫으니까 여기선 치료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서 치료해!”동혁 때문에 놀라서 간담이 서늘해진 사람들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핸드폰 화면을 통해 그 모습을 보고 분통이 터진 오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69화 아직 멀었어

    얼른 핸드폰을 받은 황성민은 동혁과 오태강에게 카메라를 맞췄다.“이동혁, 너 뭐 하려는 거야!”오태강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자, 도망치려고 힘껏 일어났다.펑!  한 발로 오태경을 발로 차서 바닥에 쓰러뜨린 뒤, 오태경의 앞에 간 동혁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오한민 잘 봐. 이게 바로 네가 나를 도발한 대가야.”[이동혁, 네가 감히!]오한민의 놀란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왔다.자기의 아들 오반석은 능력이 너무나 부족했다.그래서 오태강은 자신의 친조카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역점을 두고 계속 양성한 자신의 후계자였다. 그래서 사립병원들을 모두 조카인 오태강에게 맡긴 것이다.‘이동혁은 지난번에 반석이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는데, 지금은 또 태강이에게 손을 대려고 해.’‘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이동혁, 네가 감히 태강이에게 손을 댄다면, 맹세하건대 나 오한민은 반드시 너와 끝장을 보겠어!]오한민이 분노하며 포효했다.이를 갈고 있는 모습은, 평소 TV 매체에서 항상 모든 걸 파악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투자계의 거물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더군다나 화면상의 위협은 동혁의 굳은 결심을 전혀 흔들 수가 없었다.“그럼 끝장을 보던가.”동혁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목소리가 울리면서, 들어올린 다리로는 오태강의 한쪽 무릎을 힘껏 밟았다.“안 돼, 삼촌 살려주세요... 아악!”뼈가 부러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더불어.동혁에게 짓밟힌 오태강의 한쪽 다리는 무참하게 박살이 났다!처참한 비명소리가 병원 1층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오랫동안 메아리가 계속되었다.복도의 사람들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나연지, 소태란 등 빅토리아병원 사람들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창백해졌다.아까 자신들의 따귀를 때렸던 동혁의 모습과 지금 동혁이 보여준 무자비하고 잔인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마음속으로부터 깊은 공포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7개 부문의 수장들조차도 모두 멍하니 동혁을 바라볼 뿐이다.새로 부임한 이 시장 나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68화 지금 나를 도발하는 거야

    [사람은 살아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마련이지. 친구 사이에도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이야.]오한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이동혁, 네가 만약 나 오한민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나도 원한과 선입견에 전혀 개의치 않고 너를 친구로 사귀도록 하지.][반석이 부러진 다리는 치료하면 되고...]동혁조차도 오한민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의아했다.‘그러나 내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당연히 오한민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아. 이건 상대방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오한민처럼 순수하게 이익만 추구하는 괴물에게,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 친구.’‘이익이 있다고 여기면, 언제든지 태도를 바꿔서 상대방을 칼을 찌를 수 있어.’“헐, 부모 자식 간의 도리가 정말 대단한 걸.”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 부사장이 이렇게 갈수록 냉혹하게 변하니, 당신과 나는 친구가 되지 못할 것 같아.”[그럼 상의할 필요가 없는 건가?]미소를 갈무리한 오한민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병원 간판을 내려.]말을 마치자, 화면 속의 오한민이 손을 뻗어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는 아주 명석하게 분석했다.‘조카 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넘어간 이상, 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여전히 동혁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빅토리아병원이 문을 닫는 건 이미 확정된 거야.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없어.’“잠깐.”동혁이 오히려 오한민을 부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 부사장이 방금 사정우를 언급한 이상, 알고 싶은 문제가 있어.”[무슨 문제야?]오한민이 조용히 물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사정우가 우리 아내를 속여서 누드사진을 찍게 한 건, 네가 뒤에서 부추긴 거지?”잠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가, 오한민이 결국 입을 열었다.[오후에 비행기에서 뿌린 사진을 봤는데, 진세화 씨 누드사진은 찍지 못했던 모양이더군. 오히려 사정우의 애정 행각을 담은 사진을 보게 되었지.][나는 이동혁 네가 정말 능력이 있다는 걸 인정하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67화 단지 오 부회장에게 알려주는 거야

    [너는... 이동혁?]오한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동혁과 실제로 만난 적이 없지만, 자료 속의 사진을 통해서 동혁의 얼굴을 알고 있다.더군다나 아들 오반석의 두 다리가 동혁에게 부러진 뒤, 그의 머릿속에는 더욱 자주 동혁의 얼굴이 떠올랐다.설사 동혁이 재로 변하더라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결국 투자계에서 잔뼈가 굵은 거물답게 잠시 놀랐던 오한민은 곧 평정심을 찾았다.오한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동혁, 태강이 핸드폰이 왜 네 손에 있지?]지금 오한민의 마음속에는 무수한 추측이 떠올랐다.그러나 오태강이 동혁의 손에 넘어갔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현대 사회에서 핸드폰은 사람 몸에 달린 세 번째 손이나 다름없어.’‘이유 없이 태강이 핸드폰이 이동혁의 손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거야.’동혁은 카메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태강을 비추면서 웃었다.“어, 당신 조카도 나하고 함께 있어. 조카는 큰 문제가 없으니까 오 부사장은 안심하시길.”오한민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오태강의 양쪽 뺨에 난 새빨간 손바닥 자국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러나 이동혁의 말도 틀리지 않은 것 같은데.’‘확실히 큰 문제는 없어 보여.’‘적어도 내 아들 반석이 두 다리를 부러뜨린 것에 비하면 그래.’오한민의 말투도 평온했다.[이동혁, 우리는 공명정대한 사람들이니까 솔직하게 말해. 목적이 뭐야?]‘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떨어진 것도 이미 사실이기에, 더 이상 말해봤자 무의미해.’‘분노도 아무 의미가 없어.’‘이동혁의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흥정하는 게 정도야.’전형적인 사업가의 마인드!“목적은 없어.”동혁이 느릿느릿 말했다.“바로 오 부사장의 빅토리아병원에 와서 한 바퀴 돌았다가, 마침 아주 불쾌한 일이 생겨서 여기 문을 닫게 만들 생각이야.” “지금은 단지 오 부회장에게 알려주는 거야.”핸드폰 화면 속의 오한민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병원 문을 닫기 전에, 또 특별히 전화를 걸어서 알려주는 거라고?’‘이동혁은 지금 대놓고 도발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66화 한 명 불러줄게

    부태서는 바로 그렇게 가 버렸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깔끔하게!응급실 복도는 기이할 정도의 정적 속에 빠졌다.그동안 배경을 믿고 동혁에게 끊임없이 소란을 피웠던, 나연지나 소태란도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부천정의 손자까지 동혁에게 쫓겨났어. 이제 누가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는 걸 막을 수 있겠어?’“태강 씨,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요, 저 개새... 이동혁이 이렇게 병원 문을 닫게 해서는 안 돼요!”나연지는 오태강의 팔장을 끼고서 한껏 애교를 부렸다.오태강의 총애에 힘입어 겨우 빅토리아병원의 원장 자리에 올랐다.병원이 문을 닫게 된다면, 나연지가 제일 먼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꺼져, 귀찮게 하지 말고!”오태강은 참을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질렀다. ‘지금 무슨 방법이 있단 말이야!’이때 동혁이 천천히 말했다.“오태강, 빅토리아병원에 또 무슨 대단한 주주가 있으면 모두 오라고 해. 시간을 절약하게 말이야.”동혁의 이 오만방자한 말을 듣자, 오태강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매섭게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이동혁, 너는 고작 2류인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에다가, H시 시민들이 모두 아는 폐물일 뿐이야.” “뭘 우쭐대면서 뭐가 만족스럽다는 거야!”오태강의 표정과 말투는 경멸로 가득 차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씁쓸했다.그렇다. 동혁은 H시 사람들이 다 아는 폐물 데릴사위였다.그러나 바로 이 쓸모없는 인간이 지금 오태강을 물러설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넣은 것이다.많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들 중에서 가장 사람들 앞에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전전 시장인 할아버지를 후원자로 둔 부태서였다.그러나 부태서는 동혁의 몇 마디 말에 쫓겨났고, 자신의 지분이 손실을 입는 것도 외면했다.오태강이 또 어떤 주주를 청할 수 있을까?동혁은 오태강의 욕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볍게 웃었다.“네가 주주를 찾을 수 없어? 그럼 내가 한 명 불러줄게.”말을 마친 동혁은 앞으로 나서면서 오태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줘.”동혁의 말 뜻을 이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65화 네 할아버지가 결정하게 할 거야

    “나는 사람을 너무 업신여겨, 어쩔 건데?”동혁의 무심한 듯 말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기세를 담고 있었다.모두 어리둥절했다.‘부태서는 전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지만, 이동혁은 진씨 가문의 폐물 데릴사위일 뿐이야.’‘두 사람의 신분과 지위는 하늘과 땅 차이야.’‘부태서가 국면을 전면적으로 장악하고 나서면, 이동혁은 그저 설설 기면서 모든 면에서 약세에 처할 수밖에 없을 텐데?’‘어떻게 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완전히 정반대가 됐지?’동혁은 끝없이 날뛰는 반면에, 부태서는 상대방의 핍박에 직면하고도 모호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태서야, 너 어떻게 된 거야? 병이 나서 정신이 흐릿해진 거야?” “네 앞에 있는 자는 폐물이야! 네 대단한 실력으로 밟아버려!”오태강은 부태서를 자극하며 응원했다.오태강이 이렇게 자극하자, 부태서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졌다.두 눈에 쌍심지를 켠 부태서가 동혁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이동혁, 이번에는 내가 너를 건드린 게 아니야.” “빅토리아병원에 내 지분이 있는데, 네가 일부러 문제를 일으킨 거 아니야!”부태서의 대답은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났다.이 말은 아무리 봐도 동혁에게 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부태서, 나는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릴 거야. 네가 이곳의 주주인지 거와는 상관없어.”동혁도 눈살을 찌푸리면서 짜증을 냈다.“너한테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은 거니까, 바로 대답하면 돼. 그런데 왜 성가시게 자꾸 딴 얘기만 하는 거야?”“네가 말해도 소용없지만 어쨌든 말해 봐.”“너 대신 네 할아버지가 결정해야 돼?”동혁이 부천정을 언급하자, 앞서 블루라군 별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르면서 부태서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우리 할아버지는 H시에서는 가장 큰 권력을 가진 토착세력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설씨라는 녀석의 호통에 할아버지는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했어. 그저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나를 데리고 도망쳤지.”‘별장을 떠나기 전에도 내가 또 따귀를 맞고 쓰러졌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