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책임자 말이, 이동혁을 전혀 모른답니다.”‘서……설마 동혁이 회장을 사칭하고 있다는 말이야?’류혜진은 가슴이 떨리고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상실감을 느꼈다.세화는 동혁이 왜 회장을 사칭했는지 몰라서, 그를 이해하지 못한 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 축하 선물은 확실히 진세화 씨 것이 맞습니다.”“구체적으로 어떤 까닭인지는 모르지만, 이것들은 모두 회장님이 보내신 축하선물이 확실합니다. 진세화 아가씨의 생일을 축하합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이를 악물었고, 마음속으로 질투가 더욱 심해졌다.‘세화를 발 밑에 밟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회장이 그녀에게 반했어.’‘하지만 이렇게 보니, 동혁 이 인간 머리에는 잘난 척하는 걸로 꽉 차 있는 거야.’서경하는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동혁을 훑어보았다.동혁은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천룡투자그룹을 수하들에게 맡겨 관리하게 했다. 그룹 직원들이 그를 모르는 것이 정상이다.세화는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동혁 씨,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예요?”동혁은 몸을 돌려 세화에게 설명했다.“여보, 당신은 나를 믿어요. 내가 정말 회장이에요.”“됐어요!”세화는 화가 나서 그를 노려보았다.“동혁 씨,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당신이 정말 회장이라면, 나는 정말 당신과 어울리지 않아요!”곰곰이 생각해 보니, 만약 동혁이 천룡투자그룹 회장이라면, 누가 그를 집 앞에 던졌을까?세화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동혁은 몰래 한숨을 쉬며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그래, 사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임무를 수행하면서 회장을 구한 적이 있어. 그래서 이번에 나에게 은혜를 갚는 거야.”세화는 그제야 깨달았다.“그렇구나.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큰 생일파티를 열고 그 은혜를 다 갚은 셈이야?”동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회장님처럼 큰 인물은, 앞으로 방해하지 말아요. 안 그러면, 당신이 좋고 나쁨을 모르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만약 그를 화나게 하면 문제가 커질 거예요.”동
말을 마친 서경하는 축하 선물만 남긴 채 급히 떠났다.사람들이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생일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비록 이동혁이 회장은 아니지만, 회장을 알고 있으니 다리를 놓아줄 수도 있겠지!’그래서, 세화 일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끊임없이 아부를 받았다.류혜진과 진창하는 흥분해서 얼굴이 빨개졌다. 여러 해가 지나고, 그들 일가는 마침내 진씨 집안에서 고개를 들 수 있게 되었다.진한영은 뻔뻔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세화야, 회장이 동혁에게 신세를 졌다니까 회장에게 말해서 진씨 가문에 투자를 좀 하게 해 주렴.”“많은 것은 필요 없고, 한 1,2백억 정도만 되면 틀림없이 부담이 많이 줄어들 거야.”“할아버지…… 그게…….”세화는 좀 난처했다.“왜? 싫어? 진씨 가족이면서 이런 일도 도와주고 싶지 않아?” 진 영감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할아버지,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번 생일에 별장까지 선물해서 아무리 큰 은혜라도 이미 다 갚은 거예요. 다시 투자하라고 하면 회장은 내가 바보인 줄 알 거예요.”진 영감이 낡은 기술을 다시 시전하는 것을 보고, 동혁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투자는 물론 할 수 있어. 하지만 세화에게 투자하는 것이지, 진씨 집안에는 한 푼도 줄 수 없어.’동혁과 이야기를 나누려는 많은 손님들이 그 말을 듣고는 흥미가 급감하여 자기들끼리 교류하기 시작했다.“흥! 쓸모없는 물건 같으니, 생일을 위해 그 정도 인심을 썼는데, 투자로 바꾸면 얼마나 좋을까!”“이왕 이렇게 된 이상, ‘하늘의 저택’ 그 별장은 나에게 넘겨라.”진한영이 늙은 얼굴을 완전히 끌어내렸다.“이 할아버지에게 효도해. 우리 집안이 이사하게!”화란과 태휘도 두 눈이 번쩍 뜨였다.진씨 가족들이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의 저택’에 누가 눈독을 들이지 않겠는가?세화 일가의 안색이 모두 좋지 않았다. 어르신의 이런 모습이 너무 보기 싫은 것이다.동혁은 진 노인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잊지 마세요. 이 별장은 회장이
“이 선생님, 천룡투자그룹이 워낙 거대하다 보니, 부인이 믿기는 확실히 어려울 겁니다. 그게 정상이지요…….”“차라리 이렇게 하지요. 건축자재협회가 해체되었는데 그 이사들로 하여금 새로운 회사를 구성하게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선생님이 회장 직을 맡는 것이 어떻습니까.”“비록 이 선생의 신분하고 어울리지는 않지만, 공적인 지위가 있으면 많은 것을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동혁은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천룡투자그룹이 출자하고, 앞의 이사들이 참여하도록 하지요. 이 새로운 회사는 천룡투자그룹이 지배하는 구조로 하고, 성세그룹이라고 하겠습니다!”황지강은 듣자마자 크게 기뻐했다. 이렇게 되면 원래 건축자재협회의 구성원들은 천룡투자그룹의 덕을 보게 되는 것과 같다.동혁은 황지강을 보며 말했다.“저는 이름만 걸어 놓고, 황 선생님이 사장 자리를 맡아 주시면 어떻겠습니까?”“제가 바라던 바입니다!”황지강은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생일파티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도 않았는데, 건축자재협회를 탈퇴한 이사들이 참여한 성세그룹이 설립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큰 파문을 일으켰다.그리고 천룡투자그룹은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여 성세그룹을 설립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일단 설립되면, H시의 거대한 세력이 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그리고 더욱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것은 회장이 베일에 싸인 젊은이고, H시의 최고 갑부 황지강이 사장직을 맡는다는 소식이었다.일시에 이 젊은 회장의 신분이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저녁에 세화는 하정훈의 전화를 받았다.그러나 약속장소는 주택건설국의 청사가 아니었다.하정훈 개인의 비즈니스 클럽이었다.플래티넘 클럽 2층의 한 룸이다.하정훈은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하나씩 보고 있다.동영상의 내용은 상당히 강렬했다.그 안의 주인공은 뜻밖에도 자신과 다른 여러 여자들이었다.장소는 모두 이 방이었다.이 동영상들은 모두 그가 이전에 다른 여자들과 함께 찍은 걸작들이다.이때 그가 감상
세화는 이미 자신의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하 주임, 너무 지나친 행동은 하지 마세요, 경찰에 신고하겠어요!”“하하, 날 협박하는 거야?”하정훈은 미친 듯이 웃으며 세화의 빰을 때렸다.세화는 얼굴을 가리고 도망치려 했지만 하정훈에게 손목을 잡혔다. 그녀는 다른 한 손으로 책상을 잡고 버텼다.“순순히 가서 엎드려. 이 몸이 오늘 여기서 너를 친히 처리해 주지. 이 천한 X이 감히 누굴 협박해!”“이거 놔!”세화가 몸부림쳤지만 어디 남자의 상대가 되겠는가?마음이 급해지자 그녀는 탁자 위에 차를 담은 뜨거운 찻주전자를 집어, ‘퍽’ 소리와 함께 하정훈의 이마를 찍었다.“아악…… 너 이 개X년, 네가 감히 나를 쳤어. 너를 죽이지 않으면 내 성을 갈겠어!”하정훈은 피 범벅이 된 이마를 붙잡고, 아파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결국 세화를 놓아주었다.세화는 놀라서 주전자를 던지고 당황하여 재빨리 클럽을 뛰쳐나왔다. 그녀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목적도 없이 거리 방황했다.잠시 후, 그녀는 갑작스레 걸려온 진태휘의 전화를 받았다.[너 어디야, 당장 집으로 튀어 와!]세화가 진씨 가문의 저택에 도착하자 진씨 가족은 이미 모두 모여 있었고, 모두 그녀를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다.화란의 남자친구인 방세한도 거기에 와 있었고 진한영은 한참 정중하게 그에게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할아버지, 저 해충 같은 인간이 왔어요.”이때 화란이 한마디 했다.“망할 자식, 당장 무릎 꿇어!”진한영은 격노하여 책상을 두드리며 욕설을 퍼부었다.“왜 하 주임을 다치게 했어? 그는 시 고위 간부인 하세량의 친조카야. 게다가 하씨 가문은 H시의 일류 가문이야.”“하 주임은 이미 진씨 집안에 보복하겠다고 말 하는데, 우리를 다 죽이려고 그러는 거냐!”세화는 무릎을 꿇고 설명했다.“할아버지, 하정훈이 자기랑 같이 자야 허가증을 준다고 하고 손찌검까지 했어요. 제가…….”“입 닥쳐, 사람을 때리고서는 이유는 무슨 이유야!”태휘는 난폭하게 그녀의
그는 진씨 일족들의 잡아먹을듯한 눈빛을 무시하고, 세화를 일으켜 세웠다.“여보, 나와 함께 집에 돌아가자, 안심해, 당신한테 아무 일도 없을거야. 내가 보장할게.”그리고 류혜진을 일으켜 세우고, 바로 가족들을 데리고 진씨 가문의 저택을 떠났다.“세화야, 너는 하정훈을 때렸어. 자수하지 않고 네가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해?”“자신을 희생해서 진씨 집안을 보전하고, 너희 부모님의 말년을 돌봐야지. 너 잘 생각해야 해…….”사람들이 위협하자, 세화의 얼굴빛이 다시 창백해졌다.“동혁 씨, 당신이 부모님을 집에 데려다 주세요. 저는 자수할게요.”진씨 가문의 저택을 나서자, 세화는 갑자기 동혁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앞으로 부모님을 잘 보살펴 주셔야 해요. 나는 진씨 집안 사람은 믿지 않지만, 당신은 믿어요.”류혜진은 그 말을 듣자 조급해졌다.그녀는 세화를 잡아당겨 말했다.“동혁아, 네가 세화를 대신해서 자수해라. 요 몇 년 동안 세화가 그렇게 고생한건, 전부 네가 그렇게 만든 거야.”동혁의 마음이 싸늘해졌다.그러나 세화 일가의 지난 몇 년간의 처지를 생각해 보면, 모두 자신이 초래한 것이다.그는 류혜진의 말을 못 들은 걸로 치고는 진지하게 말했다.“여보, 내가 다 말했잖아. 이런 사소한 일은 괜찮아. 우리가 지금 바로 그 하정훈을 찾아가도, 당신은 아무 일도 없을 거야.”“동혁씨, 당신은 아직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어요. 하씨 가문은 최고의 명문 가문이예요. 그의 삼촌이 바로 오늘 생일잔치에 왔던 하세량이예요. 이 일은 사소하지 않아요. 내가 너무 충동적이었어요…….”세화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눈물이 손가락 사이로 계속 흘러내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눈물을 닦고 말했다.“동혁씨, 당신은 부모님을 데리고 돌아가요. 저 혼자 경찰서에 갈게요.”동혁이 아무리 세화에게 말해도 듣지 않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빨리 이 일을 처리해야 세화가 자신을 믿을 거라고 생각했다.“내가 바로 하정훈을 찾아 갈게!”
“너 왜 이래, 가만히 있어!”하정훈은 무의식적으로 한걸음 물러서서 다급한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네 마누라가 나를 때렸어. 내가 한마디만 하면 그 여자는 잡혀 가!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고!”“나를 협박하는 거야?”동혁은 재빨리 앞으로 나가서 바로 그를 들어올렸다.‘쨍그랑!’하정훈의 머리는 창문을 부수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아……!”하정훈은 처량하게 비명을 질렀다.그는 힘껏 발버둥쳤지만 몸이 창문에 끼어 나오지 못했다.살찐 얼굴이 깨진 유리에 베여 선혈이 마구 흘렀다.“나는 주택건설국 주임이야. 이 바보 같은 놈이 감히 나를 때리다니, 너희 가족은 모두 죽었어…….”동혁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를 발로 매섭게 걷어찼다.“아……!”하정훈의 상반신도 사무실 밖으로 비집고 나갔다.창문의 금속틀은 이미 강력한 충격에 뒤틀렸고, 하정훈은 온몸의 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동혁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하정훈의 목을 잡고 사무실을 돌아서 나왔다.하정훈의 몸을 억지로 잡아당기자, 마치 돼지 멱따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주택건설국 주임, 아주 큰 권력이야! 가자, 내려가서 너희 직원들이 잘 보게 해 줄게.”동혁은 위치를 바꿔서 하정훈의 발목을 잡았다.죽은 개를 끄는 것처럼, 그를 거꾸로 끌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하정훈은 계속 바닥에 부딪치며 끌려갔다.아래층 마당에 도착했을 때, 하정훈은 이미 사람의 몰골이 아니었다.건물 전체가 떠들썩해지면서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빨리, 빨리 둘째 삼촌에게 알려줘 삼촌더러 경찰국 국장 조동래를 불러서 이 X자식을 총살하라 해!”하정훈은 한숨을 돌리고 다시 떠들기 시작했다.“즉시 하 주임을 풀어줘. 그 사람의 삼촌은 하세량이야. 감히 주택건설국에서 흉악한 짓을 하다니, 관청을 뭘로 아는 거야!”누군가가 즉시 전화를 걸었고, 누군가는 동혁에게 노발대발했다. 또 어떤 사람은 달려들어 동혁에게 손을 대려고 했다.그러나 동혁의 살벌한 눈빛을 보자 순간 놀라서 모두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이 병신들
사람들이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조카가 반죽음이 되도록 얻어맞고 밟혔는데, 삼촌이 왜 범인을 체포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조카를 욕하지?”하세량은 이를 악물었고, 눈에는 독기가 번쩍였다.“둘째 삼촌은 못 봤죠, 나는 하마터면 이 녀석에게 맞아 죽을 뻔했어요!”하정훈도 억울하다는 듯이 소리를 질렀다.“죽어도 싸다!”하세량은 무표정한 동혁을 보면서 갑자기 이를 악물었고,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다가 한 직원의 앞에 가서 그가 손에 들고 있는 야구 배트를 가져왔다.이 야구 배트는 본래 동혁을 때리려고 들고 나왔던 것이다.지금 수백 명이 불가사의하다는 눈빛으로 지켜보는데, 그는 야구 배트를 들고 하정훈을 모질게 때렸다.“으악…….”하정훈은 돼지 멱따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비명이 끝나기도 전에, 하세량은 또 몰아치며 한바탕 때렸고, 하정훈은 아파서 온 바닥에 뒹굴며 비명을 질렀다.수백 명의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친삼촌에게 이렇게 심하게 맞았으니, 그는 평생 이렇게 큰 굴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쾅!모든 사람들의 불가사의한 눈빛 속에서, 하세량은 야구 방망이를 던지고 동혁의 앞으로 와서 허리를 굽히고 공손하게 말했다.“이 선생님, 저희 하씨 집안에서 잘못 가르쳐서, 이 짐승 새끼가 사모님의 미움을 샀습니다. 제가 당신에게 사죄드립니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말을 잃었고, 하정훈조차도 이를 악물고 참으면서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못했다.마당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이 사람은 어떤 신분이기에, 하세량이 이렇게 공손한 걸까?’의심으로 가득 찬 수많은 눈빛이 동혁에게 떨어졌다.하세량은 허리를 굽히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식은땀을 뚝뚝 흘리면서 불안하게 동혁의 말을 기다렸다.하씨 집안의 생사는 단지 동혁의 생각에 달려 있다.“내가 이 일을 하씨 가문 전체와 연결시키지는 않겠습니다.”하세량의 활약은 그나마 동혁을 만족시켰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나는 두 가지만 요구하겠습니다. 하정훈은 경찰
하정훈은 자기 마누라를 노려보고, 고개를 돌려 겁에 질린 세화에게 허리를 굽혔다.“진세화 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발 자수하지 마세요. 당신이 저를 때린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는 더 맞아야 합니다!”말을 마치자, 또 자신의 뺨을 후려쳤다.옆에 있던 라미란은 어안이 벙벙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녀는 남편이 건드려선 안 되는 사람을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눈치챘다.“하 주임, 이, 이…….”세화와 부모도 어리둥절했다. 마침 걸어오는 동혁을 보고 그녀는 재빨리 물었다.“동혁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예요?”“내가 주택건설국에 가서 손을 좀 봐줬어. 더는 우리 집에 보복하지 않겠다고 했어.”동혁은 웃으며 말했다.사람들은 그제야 하정훈이 온몸이 상처투성이임을 알아차렸다. 하정훈은 공손하게 말했다.“맞습니다, 이 선생님이 저를 훈계하셨습니다. 진세화 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감히 그러지 않겠습니다.”“하 주임, 정말 우리에게 복수하지 않을 건가요?”세화는 안심하지 못하고 물었다. 그녀는 아마도 하정훈이 지금 동혁에게 맞는 게 두려워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혹시 우리가 떠난 뒤에 하정훈이 더욱 심하게 보복하는 건 아닐까.’“아니, 아니요, 이보다 열 배, 아니 백 배 더 심하더라도 저는 감히 보복하려 들지 않겠습니다.”“하세량 삼촌이 저를 직접 훈계하셨습니다. 안심하세요.”하정훈은 마치 땅을 파고들 것처럼 머리를 바닥에 숙였다.곧이어 그는 가지고 있던 서류 가방에서 서류 한 부를 꺼내 공손하게 앞으로 내밀었다.“이것은 향방주택단지의 허가증입니다. 진세화 씨가 한 번 살펴보세요.”세화는 서류를 받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동혁씨가 주택건설국에 가서 하정훈을 한바탕 때렸어?’‘하세량은 또 하정훈에게 사과하라고 훈계를 했어?’‘게다가 허가증도 준다고?’그들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사실이 바로 눈앞에 펼쳐졌다.모든 풍랑이 가라앉고, 집에 돌아와서야 온 가족이 마침내 마음속의 큰
동혁의 말을 들은 일반 직원들은, 모두 서로 쳐다보면서 망설이는 표정이었다.그들도 돕고 싶었지만, 나연지에게 보복을 당할까 봐 두려웠다.이전에는 나연지라는 원장을 만난 적도 없고 상대방을 알지 못했지만.그러나 방금 충돌 과정을 보면서, 나연지가 속도 좁은 데다가 마지노선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앞으로 그들에게 보복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기 어려웠다.바로 그때, 또 일련의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다.여러 차량들이 함께 빅토리아병원에 도착한 듯했다.“좀 비켜주세요.”곧이어 중년 남녀 몇 명이 황급히 사람들을 뚫고 들어왔다.그들 뒤에는 각종 공무원증을 목에 건 사람들이 따랐다.“H시 의료공단 이사장 황성민, H시 의약품감독청 청장 유민상, 공정위 위원장 서원금, 세무서장...”당당한 기세의 사람들을 보면서, 나연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선두에 선 사람들은 나연지도 모두 아는 사람들로, 모두 시청의 각 부서 책임자들이다.이렇게 모두 7개 부서의 책임자들이 왔다.나연지는 동혁이 불러서 온 이 사람들이 자신에게 좋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다.그래도 여전히 이전에 맺었던 관계를 믿고, 차가운 표정으로 앞으로 나아갔다.“황 이사장님, 유 청장님,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오신 건가요?”병원과 이 두 기관이 자주 접촉하기에, 나연지는 두 사람과 아주 익숙한 사이였다.그러나 지금 황성민과 유민상 등은 나연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다른 동료들과 함께 곧장 동혁의 앞으로 걸어갔다.그리고 둘러선 사람들이 놀라는 가운데 일제히 허리를 굽혔다.“이 선생님, 지시를 내려주시지요!”황성민과 유민상은 모두 동혁을 만난 적이 있었지만 다른 책임자들은 처음 얼굴을 대했다.그러나 모두 동혁의 신분을 알고 있기에 비할 데 없이 공손하게 행동했다.나연지도 어두운 표정으로 동혁을 바라보았다.‘이 개자식은 도대체 정체가 뭐야?’동혁은 사람들에게 허리를 펴라고 손짓하면서 말했다.“먼저 몇 사람을 불러서 저 환자들을 병원 입구로 데리고 가세요.”황성민 등이 지
그러나 나연지가 아무리 위협해도 동혁의 태도는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았다.동혁이 하겠다고 결심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나연지도 동혁의 굳은 의지를 느끼게 되자, 오늘 이 일은 이미 절대로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그래, 네가 끝까지 해보겠다고 했으니, 오늘 이후에도 과연 빅토리아병원이 존재할지 한번 보겠어!”이를 갈면서 핸드폰을 꺼낸 나연지가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태강 씨, 어떤 개자식이 병원에서 소란을 피우고 나를 때렸어요.” “지금은 의약품관리청과 공정위의 수장들을 불러서, 우리 병원의 허가를 취소하게 만들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어요.”“태강 씨, 태강 씨가 오지 않으면 빅토리아병원이 없어질 거예요!”전화가 연결되자 나연지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훌쩍거리면서 아양을 떨었다.“H시에는 또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있어요? 병원의 영업 허가도 취소하겠다고 하는 걸 보면, 내 생명줄도 끊어버릴지도 몰라요!”[조금만 기다려, 내가 곧 갈게!]스피커폰을 통해서 음산한 소리가 들리더니, 두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내려놓은 나연지가 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바라보았다.“개X끼, 너는 오태강 씨를 격노하게 만들었어. 지금 H시의 모든 영리병원은 모두 그의 소유야.”“오태강 씨는 H시의 사립병원의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이제 너는 뒈졌어!”이 말을 듣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안색이 변했다.특히 오일룡 등 경찰 가족들은 얼굴에 짙은 우려가 드러났다.‘사립병원을 여는 사람은 모두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해.’‘그리고 나연지가 말하는 그 오태강이라는 자가 H시의 모든 영리병원을 장악했다니.’‘그자의 배경은 틀림없이 대단할 거야.’오일룡의 아내가 작은 소리로 동혁에게 권유했다.“이 선생님, 그만두시는 게 어떨까요?” “이 선생님이 H시 시정부에 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오태강이라는 사람은 여러 영리병원을 소유하고 있다는데.”“그들의 힘은 놀라울 정도로 커요. 시장도 그런 병원이 무너지는 걸 허가하지
바닥에 쓰러진 나연지가 얼굴을 가린 채 미친 듯이 소리쳤다.“이 개X끼, 또 나를 때렸어!”“체면을 세워줘도 뻔뻔스럽게 구니까, 따귀를 때리는 걸로 대신할 수밖에 없지.”무심한 말투로 내뱉은 동혁이 나연지를 쳐다보면서, 웃는 듯 마는 듯 웃으며 말했다.“나 원장, 나를 손을 보겠다고 부른 약품관리청의 3인자는 결국 짝퉁이었어.”“아니면, 내가 지금 진짜로 불러 줄까?”마치 손자를 혼내듯이 원강조를 때리는 모습을 보고, 나연지는 이미 동혁이 끗발이 세다는 걸 알고 있었다.동혁의 말을 듣자 갑자기 경계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이 개X끼, 너 뭘 하려는 거야? 네가 인맥이 좀 있다고 해서, 우리 빅토리아병원에서 멋대로 설칠 수 있을 것 같아?”“내가 알려주지. 우리 빅토리아병원의 배경은 네가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 심지어 명문 가문들도 우리의 후원자야!”동혁이 쉽게 끝내지 않을 작정임을 깨달은 나연지가 곧바로 동혁을 위협했다.동혁이 눈썹을 찌푸렸다.“명문 가문? 어느 명문 가문인데?”“S시 이씨 가문이야? 아니면 사씨 가문? 아니면 J시의 제씨 가문인가...”동혁은 모두가 잘 아는 몇몇 명문 가문을 단숨에 입에 올렸다.나연지도 다소 의외라는 듯이 눈썹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이 개자식이 그래도 식견이 있을 줄은 몰랐네. 이런 명문가들도 다 알고 말이야.”“그럼 내가 알려주지. 우리 빅토리아병원은 S시의...”“원강조!”그러나 동혁은 나연지의 배경 자랑을 듣고 싶지도 않아서,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소리쳤다.아직 바닥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원강조가 힘차게 고개를 들었다.“이 선생님, 무슨 분부가 있습니까?”“전화를 해서 의약품관리청, 의료공단, 공정위 등 각 부문의 수장들을 모두 오라고 해.”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시하던 동혁이 마지막에 한마디 덧붙였다.“명심해! 내가 믿을 만한 사람들로 말이야, 너와 함께 해직된 그 나쁜 친구들 말고.”그때 원강조와 함께 4명이 더 해직되었다.뜨악한 표정이던 원강조가 재빨리 말했다.
“튀어 와.”무표정한 얼굴로 동혁이 다시 입을 열었다.고통을 참으면서 바닥을 헤집고 일어선 원강조가 다시 한 번 동혁의 앞에 섰다.이번에는 동혁이 의사를 표시하기도 전에, 스스로 얼굴을 들이밀었다.짝!동혁이 다시 따귀를 때리자, 원강조는 다시 나가떨어졌다.“튀어 와...”응급실 복도에는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단지 튀어 오라는 동혁의 한 마디와 따귀 소리, 그리고 맞은 원강조가 다시 쓰러지는 소리뿐!마치 끊임없이 반복 재생되는 화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그러나 원강조가 정말 성실하게 동혁에게 협조하면서 순순히 얻어맞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었다.계속해서 몇 번이나 나가 떨어진 원강조는, 이미 코가 시퍼렇게 부어올랐고 기어갈 수조차 없었다.그제서야 천천히 원강조의 앞에 다가온 동혁이, 원강조를 내려다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너, 의약품관리청 3인자 자리에서 해직당했잖아. 누가 복직시켰어? 네 아버지야?”동혁이 비웃듯이 질문했다.애써 고개를 든 원강조가 처참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소리쳤다.“아닙니다! 우리 아버지가 아닙니다! 저도 복직하지 못했습니다!”“제가 해직된 사실을 아는 사람이 아직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저도 체면을 중시해서, 계속 허세를 부린 겁니다!”이 말을 듣자, 눈이 휘둥그레진 나연지는 분노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능력도 없는 주제에 자신의 백 덕분에 원장이라는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나연지는 당연히 H시 체제 내의 변동에도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원강조가 해직된 지 며칠이 지났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H시 시스템 안에 국한되어 있다.나연지는 떠도는 소문조차 듣지 못했다.‘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잇달아 두 사람에게 지원을 요청해야 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첫 번째로 전화했던 양상봉은 방금 면직되었다고 했어.’‘그리고 두 번째로 부른 원강조는 더 말도 안 돼! 일찌감치 자리에서 쫓겨나서 결국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했던 원강조가 지금은 놀라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무표정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선 채,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튀어 와!”원강조는 무의식 중에 동혁의 앞에 섰다.짝!그리고 두말하지 않고 그 뚱뚱한 얼굴을 손바닥으로 때렸다.거의 100kg이나 되는 원강조가 결국 동혁의 이 따귀를 맞고 곧바로 날아갔다.빅토리아병원의 직원들과 부딪쳐 쓰러지자, 아수라장이 되었다.누구도 동혁이 바로 원강조에게 손을 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게다가 따귀 한 대를 맞은 원강조가 바닥에 쓰러진 채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는 처참한 모습을 보자, 사람들의 뇌리에는 다시 한 번 동혁의 실력이 각인되었다.“뭣들 하고 있어? 빨리 원 부청정님을 일으켜 세워!”잠시 멍했던 나연지가 곧바로 반응하면서, 날카로운 소리로 동혁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 개X끼, 네가 감히 원 부청장님을 때려!”“저 분이 누군지 알아? H시 의약품관리청의 3인자인 부청장님이야!”“죽을지 살지도 모르면서 정말 무법천지로 설치고 있지! 저런 사람까지 감히 때리다니, 뒈지고 싶은 거야?”말을 마친 나연지가 재빨리 원강조를 위로하러 갔다.“원 부청장님 괜찮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도 저 자식이 부청장님조차 안중에도 두지 않고 손찌검할 줄은 몰랐어요.”“저놈이 얼마나 날뛰는지 보셨지요? 절대 저 개X끼를 그냥 두시면 안 됩니다!”나연지는 겉으로는 마음이 아픈 듯이 굴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큰 소리로 웃고 있었다.‘원강조가 오자마자 이동혁에게 이렇게 비참하게 맞았어.’‘이번에는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어. 겨우 원강조 하나만 가지고도, 저 새끼는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어.’그러나 부축을 받고 일어난 원강조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동혁을 바라보기만 할 뿐.펄쩍펄쩍 뛰는 나연지를 동혁은 아예 상대도 하지 않았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원강조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사람 말을 못 알아둘어? 튀어 오라고 했잖아!”“이 새끼, 네
관자놀이의 핏줄이 불거질 정도로 화가 났지만, 나연지는 꾹 참고 대답하지 않았다.‘지금은 저 자식에게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어.’통화를 마친 뒤에야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면서 말했다.“개자식, 네가 방금 전에 큰소리쳤지”“내가 부른 사람이 이미 도착했어, 기다려!”“조금 있다가 내 앞에 순순히 무릎을 꿇게 만들지 못한다면, 내 성을 갈겠어!”동혁이 웃으며 말했다.“나는 관여하고 싶지 않지만, 네가 이렇게 말했으니 나는 네가 무릎을 꿇게 만들어야겠네.”“하, 그래? 그럼 누가 이기는지 한번 볼까?”나연지가 이를 갈며 말했다.여태까지 살면서 오늘처럼 이렇게 사람을 증오한 적이 없었다.만약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동혁은 이미 수도 없이 죽었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깥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1층의 응급실로 향하는 복도에서 곧바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나 원장님, 어떤 자식이 이 병원에서 소란을 피웠다면서요?”“흥, 어떤 눈이 삔 개자식이 빅토리아병원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설쳐!”“그 자식은요? 얼른 튀어나와! 내가 끄집어내기 전에!”길을 막고 있던 병원 직원들을 퉁퉁한 손으로 헤치면서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곧 뚱뚱한 몸집에 불룩하게 배가 나온 뚱보가 거들먹거리면서 다가왔다.잔뜩 거드름을 피우는 모습은 척 봐도 고위인사 행색이 몸에 밴 모습이다.이 뚱보를 본 나연지가 웃으면서 말했다.“원 부청장님, 정말 부처장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그 소란을 피운 자는 정말 사람이 아니에요. 일부러 트집을 잡아 소란을 피우는 건 고사하고 또 사람까지 때렸어요.” “그 자식한테 맞은 제 얼굴 좀 보세요!”“원 부청장님이 경찰 계통에 계신 건 아니지만, 의약품관리청도 법 집행권이 있지요.”“우리 빅토리아병원은 H시의 우수 납세기관인 데다가 많은 일자리도 제공하고 있지요. 원 부청장님이 반드시 저희 병원을 위해 나서 주세요.”“양심 없는 나쁜 놈들이 우리 빅토리아병원의 명예를 손상하게 할 수는
“사실은, 어떤 개자식이 우리 빅토리아병원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요. 부국장님이 부하를 데리고 좀 오셔야겠어요...”‘또 양상봉이야?’동혁의 얼굴에 음미하는 듯한 미소가 드러났다. 동혁마저도 양상봉이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루에 세 번이나 나하고 부딪치다니, 양상봉이 그렇게 비참한 운명인 건가?’그러나 이번에 양상봉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나연지의 요구를 거절했다.[나 원장, 미안합니다. 저는 도울 수가 없습니다.][조 국장님이 이미 저를 직위 해제한다고 통보했어요. 또 조사도 받는 중이고요...]마치 운명을 인정하는 것처럼 단호하고 괴로운 말투였다.동혁은 양상봉이 직위해제 된 과정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경찰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조동래가 직위에서 해제하고 조사 중인 모양이네. 양상봉의 이전 문제들도 틀림없이 드러나겠지.’양상봉은 결국 구속될 수밖에 없을 테니, 이제 끝난 거나 다름없어.’그러나 적어도 양상봉이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경찰에서 양상봉의 가족을 돌봐줄 것이다.이렇게 오랫동안 자신이 경찰에 몸을 담고 있는 동안 아부하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미움을 산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양상봉은 똑똑히 알고 있었다.만약 아내와 아이가 경찰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자신이 구속되자마자 누군가가 가족에게 손을 쓸 지도 몰랐다.지금의 결과는 양상봉에게 있어서 이미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양상봉이 직위에서 해제되었다고?’멍하니 있던 나연지가 곧바로 말했다.“그래도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잖아요. 양 부국장님의 이전 부하들에게 빅토리아병원에 한 번 가 보라고 얘기하는 것도 안 될까요?”“우리 빅토리아병원 일이 잘 처리되기만 하면, 양 부국장님의 문제도 별거 아니에요. 우리가 힘을 써 볼게요.”“우리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들 모두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시겠지요...”나연지는 동혁 앞에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아서 계속 양상봉을 꼬드겼다.하지만 완전히 속인 건 아니다.양상봉은 이전에 빅토리아병원에 여러
“너희 빅토리아병원은 귀족 병원이라고 자부하잖아, 왜 보안도 이렇게 허술해.”“이 전투력이 거리의 양아치들과 무슨 차이가 있어? 부자에 귀한 신분의 환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겠어?”복도에는 동혁만이 서 있었다.물티슈로 손을 닦으면서 무심한 듯이 말했다.동혁이 이렇게 거리낌 없이 조롱하자, 빅토리아병원 측의 사람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칠 정도였다. 그러나 감히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정말 동혁이 보여준 실력은 너무나 무서웠기에.‘돼지 스무 마리도 아니라 20여 명의 살아있는 사람이야. 그런데 이동혁에 의해 이렇게 쉽게 해결되었어.’‘하물며 정말 돼지 스무 마리가 좌충우돌한다 해도 이렇게 비참하게 패할 정도는 아닐 거야.’이 순간, 바보라도 알아야 한다. 이 젊은이는 정말 상대하기 어렵다는 걸.적어도 동혁이 감히 빅토리아병원에서 소란을 피우는 건 실력이 있다는 사실을.부하들에 의해 일어난 나연지는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고 다시 금테 안경을 썼다. 이 장면을 보자 나연지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20여 명의 경비원은 저 젊은이의 옷자락조차도 건드리지 못했어.’나연지도 몸놀림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은 처음 봤다.“너, 너 도대체 누구야? 도대체 누가 너한테 빅토리아병원에 가서 소란을 피우라고 시켰어!”나연지는 무의식 중에 동혁에게서 좀 멀어졌다. 마음속으로는 두려운 게 분명했다.그러나 체면을 중시하는 심리가 작용해서, 여전히 자신의 아랫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동혁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나? 나는 권력도 세력도 없는 시민 아니야?”동혁은 담담하게 미소를 띠고 있지만, 말투는 오히려 조롱으로 가득 차 있다.“소란을 피우는 것에 대해서 네가 만약 고집스럽게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소란을 피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하지만 아무도 나를 시키지 않았어. 단지 불만이 있을 뿐이야.”“너희 같은 이 쓰레기들이 한 짓에 대해서, 나는 양심이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칼을 뽑을 거라고 생각하는데.”동혁의 불쾌한 눈빛이 빅
“나는 앞서 틀린 말을 하지 않았어. 게다가 턱없이 부족했던 것 같아.”“너희 병원은 의사로서의 덕망이 아예 없어. 저 소혜란뿐만 아니라 원장인 너부터 아래의 직원들까지 모두 다 말이야.”“모두 오로지 돈밖에 모르는 품위라고는 전혀 없는 쓰레기들이지!”“이런 병원은 내가 보기에도 존재할 필요가 없겠어...”동혁의 이 말이 끝나자 나연지의 얼굴빛이 흐려졌다.그 자리에 있던 모든 빅토리아병원의 의료진들이 곧바로 큰소리로 떠들어댔다!“이 자식, 네가 뭔데 우리를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어!”“원장님, 이 병원에서의 소동은 반드시 끝까지 추궁해야 합니다!”“특히 사람을 때리고도 큰소리를 치는 이 불량배는, 반드시 엄벌해서 일벌백계로 삼아야 합니다!”“저자가 무릎을 꿇고 손해를 배상하게 한 뒤에 다시 손발을 끊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어중이떠중이들도 우리 병원에 달려와서 소란을 피울 겁니다...”동혁이 삿대질을 하며 이렇게 욕을 하자, 사람들의 분노도 순식간에 불붙었다.동혁이 방금 경비원들을 걷어차서 쓰러뜨린 걸 알고 꺼리지 않았다면, 동혁을 산 채로 찢어 버리려고 바로 달려들었을 것이다!이때 나연지가 가볍게 손을 들자, 1초 전까지만 해도 큰소리로 떠들던 사람들이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나연지는 차가운 눈빛으로 동혁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자식, 나는 네가 누구든 상관없어. 하지만 네가 방금 한 말은 이미 내 마지노선을 심하게 넘었어.”“이제는 사과와 배상도 너를 구할 수 없어.”말을 마친 나연지가 그 경비원들에게 손짓했다.“모두 함께 덤벼. 다른 건 내가 더 말할 필요도 없어. 저자가 바로 너희들의 이번 달 보너스야!”동혁의 싸움 실력이 괜찮다는 걸 알지만, 나연지는 그다지 마음에 두지 않았다.‘병원 전체에 20여 명의 경비원이 있는데 고작 애송이 한 명을 잡을 수 없겠어?’나연지의 명령에 따라 경비원들이 모두 늑대처럼 둘러쌌다.이 장면을 본 경찰 가족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오일룡의 아내도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