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은 자기 마누라를 노려보고, 고개를 돌려 겁에 질린 세화에게 허리를 굽혔다.“진세화 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발 자수하지 마세요. 당신이 저를 때린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는 더 맞아야 합니다!”말을 마치자, 또 자신의 뺨을 후려쳤다.옆에 있던 라미란은 어안이 벙벙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녀는 남편이 건드려선 안 되는 사람을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눈치챘다.“하 주임, 이, 이…….”세화와 부모도 어리둥절했다. 마침 걸어오는 동혁을 보고 그녀는 재빨리 물었다.“동혁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예요?”“내가 주택건설국에 가서 손을 좀 봐줬어. 더는 우리 집에 보복하지 않겠다고 했어.”동혁은 웃으며 말했다.사람들은 그제야 하정훈이 온몸이 상처투성이임을 알아차렸다. 하정훈은 공손하게 말했다.“맞습니다, 이 선생님이 저를 훈계하셨습니다. 진세화 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감히 그러지 않겠습니다.”“하 주임, 정말 우리에게 복수하지 않을 건가요?”세화는 안심하지 못하고 물었다. 그녀는 아마도 하정훈이 지금 동혁에게 맞는 게 두려워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혹시 우리가 떠난 뒤에 하정훈이 더욱 심하게 보복하는 건 아닐까.’“아니, 아니요, 이보다 열 배, 아니 백 배 더 심하더라도 저는 감히 보복하려 들지 않겠습니다.”“하세량 삼촌이 저를 직접 훈계하셨습니다. 안심하세요.”하정훈은 마치 땅을 파고들 것처럼 머리를 바닥에 숙였다.곧이어 그는 가지고 있던 서류 가방에서 서류 한 부를 꺼내 공손하게 앞으로 내밀었다.“이것은 향방주택단지의 허가증입니다. 진세화 씨가 한 번 살펴보세요.”세화는 서류를 받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동혁씨가 주택건설국에 가서 하정훈을 한바탕 때렸어?’‘하세량은 또 하정훈에게 사과하라고 훈계를 했어?’‘게다가 허가증도 준다고?’그들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사실이 바로 눈앞에 펼쳐졌다.모든 풍랑이 가라앉고, 집에 돌아와서야 온 가족이 마침내 마음속의 큰
원소강은 바로 식은땀을 닦았다.마음속으로는 자신이 너무 조급했다고 욕을 했다.‘이후 이동혁이 하늘의 저택에 들어가면, 그와 관계를 맺을 기회가 많을 거야.’“좋습니다, 그럼 제가 바로 가서 계약서를 준비하겠습니다.”그는 동혁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비로소 무거운 짐을 벗은 듯이 떠났다.“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동혁이 선우설리에게 한마디하고 자리를 떠났다.선우설리는 자연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어머, 회장을 사칭한 이동혁 씨 아니야? 어떻게 원룡 가구백화점에 왔어요?”동혁이 막 화장실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여자의 음성이 들려왔다.뜻밖에 서경하가 동혁 앞으로 걸어오더니 농담이라도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동혁은 이 여자에게 전혀 호감이 없다. 원래 상대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녀가 자신의 길을 막는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웃었다.“원소강에게서 집에 들일 가구 한 세트를 골랐는데, 당신은 무슨 일이신가요?”서경하는 이동혁이 자기 앞에서 자랑을 한다고 여기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표정이었다!그녀는 당연히 천공그룹 회장 원소강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원래 오늘 천공그룹의 회장 비서 면접을 보려고 했었다.그런데 원소강이 원룡 가구백화점에서 귀빈을 모시게 되었다고 하면서, 그녀를 이쪽으로 부른 것이다.서경하가 냉소를 지었다.원룡 가구백화점에서 만드는 가구들은 모두 최상급의 가구들이다. 별장 같은 고급 저택만을 위해 디자인한 것들이다. 전체 가구의 가격이 20억 원을 훌쩍 넘길 때가 많았다.“이동혁 씨, 당신 정말 재미있네요. 원 사장님을 찾아 가구를 사다니, 당신 같은 백수가 살 수나 있겠어요!”서경하는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간드러지게 웃기 시작했다.“이동혁 씨, 일을 찾으러 왔나 보네요, 하긴, 당신 같은 사람이 천룡투자그룹 회장의 인심을 다 써버렸으니 또 무슨 쓸모가 있겠어요? 이곳에 와서 경비원으로 문이나 지킬 수밖에 없겠지!”동혁은 상대방이 손에 들고 있는 이력서를 힐끗 보고 웃었다.“당신도 일자리를 찾으러
원소강이 이력서를 받으려 하자 서경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동혁을 바라보았다.단 한마디 말로 그녀를 면접에 합격시켰다!‘이 자식, 대체 뭐지?’동혁의 뒷모습이 곧 화장실로 사라지며 목소리만 들렸다.“친한 사이는 아니에요.”그 한마디에 서경하의 얼굴이 잿더미를 뒤집어쓴 듯했다.원소강이 바로 자신의 이력서를 갈기갈기 찢는 게 보였다!……“이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동혁은 원소강 형제의 공손한 배웅을 받으며 원룡 가구백화점을 나오다가, 서경하가 경비원 두 명에게 끌려 나오는 것을 보았다.선우설리와 함께 차에 앉아 있는 그를 본 서경하는, 갑자기 달려들더니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이동혁 씨,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당신을 욕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당신을 쫓아내라고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저를 용서해 주세요.”“제가 비서가 될 수 있도록 원 사장님께 말씀 좀 드려 주세요. 제발요!”무표정한 동혁을 본 선우설리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운전해!”차창이 흔들리면서 마이바흐는 바로 출발했다.……진씨 집안, 태휘, 화란 남매가 진한영을 찾았다.“할아버지, 빨리 세화 일가를 어떻게 좀 해 보세요! 허가증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 신이 나서 하늘의 저택으로 이사하고 있어요!”화란이 울면서 말했다.“할아버지, 진성그룹의 자금이 조달이 이렇게 어려운데, 세화 일가는 하늘의 저택을 팔아서 진씨 가문에 보탤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무슨 염치로 이사를 가서 호화로운 저택에서 살려는 걸까요.”진한영은 태휘를 차갑게 바라보았다.“금이빨의 수하는? 찾았어?”태휘가 어쩔 수 없이 말했다.“연락은 해 두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빠르게는 안되요…….”“그런데 그 별장은 우리가 먼저 가서 살아야지, 왜 걔네가 가서 살아요?”“할아버지, 제가 보기에 우리 진씨 집안이 재수가 없는 것 같아요. 세화 가족만 너무 잘 되는 거 아니에요? 그, 뭐라고 하더라. 그래, 맞아, 장례식을 기쁘게 치르고…….”짝!그는 말이 채
진 노인은 멀지 않은 호숫가의 저택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게 바로 하늘의 저택인가?”“아닙니다, 저기는 H시 군부의 신임 설 사령관의 저택입니다. 하늘의 저택은 다른 한 동입니다.”직원이 근처의 2층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들어가면 설 사령관과 이웃이 될 수 있다는 말이잖아!” 진한영의 가족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하늘의 저택 안에서 동혁은 처가의 식구들과 함께 구경하고 있다.사실 그들은 아직 정식으로 이사오지 않았다. 다만 장모가 자랑하느라 그들이 곧 이사한다고 사람들에게 떠든 것이다.“헐, 이 개방형 주방 진짜 크다. 여기 다이닝 룸도 있네. 우리 오늘 이사 올까!”류혜진은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면서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세화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엄마도 참, 너무 조급하세요. 가구들을 아직 사지 못했어요…….”“세화야, 네가 그래도 주제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네. 그런 고급 가구들을 살 형편이 안되는 가난뱅이라는 걸 말이야.”화란의 귀를 찌르는 듯한 비아냥이 갑자기 문 앞에서 들려왔다.세화가 고개를 돌려 보더니 안색이 변했다.진한영이 진씨 가문 사람들을 데리고 거들먹거리며 들어와서는, 이곳을 마치 자기 집인 양 구는 것이었다.“아, 아버님, 어떻게 오셨어요? 오실 거면, 모시러 가게 미리 말씀하시지요!”득의양양한 표정을 한 류혜진이 웃으며 맞이했다.이전에 진씨 집안에서는 늘 그들 일가를 업신여겼다. 이렇게 단체로 그들의 호화주택을 구경하러 왔으니, 마침내 그녀가 위세를 떨치게 된 것이다.태휘가 화가 나서 한 마디 내뱉었다.“정말, 자기가 여기 주인인 줄 아나 보네. 우리가 들어오려면 당신에게 보고라도 해야 하는 건가?”“태휘, 너 우리 엄마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세화가 화를 내며 말했다.“왜, 내가 틀렸어?”진태휘는 눈을 번득이며 말했다.“가난해서 가구도 못 사는 주제에 우리를 어떻게 불러? 너희 옆집을 봐 설 사령관이야. 다른 집의 주인도 부자나 아주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야
‘아무 노력도 없이 거저 먹겠다고? 한 푼도 쓰지 않고 하늘의 저택을 먹으려는 거야?’동혁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그러나 동혁이 말을 막 하려던 참에 류혜진이 그 말을 끊겼다.“좋긴 뭐가 좋아!”류혜진은 동혁을 호되게 노려보며 말했다.“우리는 도박을 하지 않아. 하늘의 저택은 원래 우리 집 것이야. 태휘, 너는 비뚤어진 생각 하지 마!”진태휘는 언뜻 눈을 흘겼다.“나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계시네요, 난 당신의 그 쓸모없는 사위를 놀리고 있는 겁니다.” “빈털터리인데 도박을 할 자신이 없으면 말을 말아야지. 감히 나에게 허풍을 떨어!”류혜진은 붉으락푸르락 하면서도 반박할 수가 없어서, 고개를 돌리고 화를 삭였다.동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태휘, 너는 입에 문 걸레 부터 먼저 빨아야겠는데. 그리고 방금 한 도박은 아직 유효한 거야?”태휘는 멍해졌다. 동혁이 정말 감히 자신과 도박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마치 죽은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음침하게 말했다.“네가 하고 싶으면 해.”“동혁씨, 당신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말아요!”세화는 서둘러 동혁을 잡아당겼다. ‘설령 우리가 하늘의 저택에서 살 수 없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팔 수는 있어.’ ‘어쨌든 쓸데없이 공짜로 진태휘 일가에게 넘기는 것보다는 나아.’“여보, 날 믿어, 가구는 이미 배달 오는 중이야.”동혁은 세화를 위로하고 진태휘를 바라보았다.“좋아, 네가 한 말에 책임을 져. 호수를 헤엄쳐서 돌아가는 걸 봐야겠어.”“나도 네가 좀 있다가 네가 한 말에 책임을 졌으면 좋겠어.”태휘는 동혁의 말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고 냉소하며 말했다.“순순히 저택을 내놓고 꺼져. 무릎 꿇고 뻔뻔스럽게 부탁하지 말고!”“하하하…….”진씨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모두 따라서 크게 웃었다.‘세화 일가가 20억짜리 가구를 살 수 있다고?’‘무슨 국제적인 농담이야.’진한영은 하늘의 저택은 이미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것저것
‘헉!’모두들 숨을 들이마셨고 세화의 가족들마저 눈이 휘둥그레졌다.진씨 집안 사람들의 안색은 참으로 볼만했다.방금 전까지 줄곧 동혁을 비웃었다. 그는 절대 수십억 원의 가구를 살 수 없다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 저 사람의 말이 서재만 해도 20억이라는 것이다!동혁은 진한영 앞으로 다가가 웃으며 물었다.“할아버지, 이 집이 큽니까?”“크구나, 집만 큰 게 아니라 밖에 있는 호수도 커, 허허.”진한영은 그를 대하는 태도가 대번에 달라졌다.동혁이 웃으며 물었다.“고급스럽습니까?”“확실히 고급스러워, 백억 원짜리 저택은 일반 사람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지!”동혁이 여전히 웃으며 물었다.“여기서 살려면 분명히 상당한 명성이 있어야겠지요?”“반드시 명성이 있어야지. H시에서 이런 곳에 살 수 있는 가족은 얼마 없어.”진한영은 자신을 저택으로 들어와 살게 하려고, 동혁이 이렇게 물어보는 줄 알았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얼굴에 함박 웃음을 짓고 있었다.동혁은 갑자기 웃음을 거두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그게 할아버지랑 무슨 상관이죠?”동혁은 달랑 한 마디로, 갑자기 호화로운 집 전체를 쥐 죽은 듯이 조용하게 만들었다.“동혁이, 너 그게 무슨 뜻이야!” 진한영은 분노하여 그를 노려보았다.그가 어떻게 아직도 모르겠는가, 뜻밖에도 자신이 이 바보에게 놀림을 당한 것이다!“내 뜻은 분명해요.”동혁은 차갑게 말했다.“하늘의 저택은 우리 가족의 것입니다. 당신과 상관없어요. 진씨 가문과는 단 십 원도 관계가 없어요. 이제 구경 그만하고 가세요.”진한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한사코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진태휘는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이동혁이, 헛소리 좀 그만 해, 네 아내는 진씨 가문의 딸이고, 너는 진씨 가문의 사위야. 이 호화로운 집도 진씨 가문의 것이야!”“맞아, 진씨 집안이 너희들을 뒷바라지했는데, 이제 와서 모른 척하다니. 이게 무슨 배은망덕한 짓이야?”화란도 나서서 동혁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어이가 없어서. 세화야 지금 할아버지를 쫓아내는 게 네 잘난 남편이라고?” 진한영은 진세화를 차갑게 바라보며 진씨 가문의 주인의 권위를 내세웠다. “이건 가주로서의 명령이야. 당장 이혼해!” “진세화, 할아버지께서 이혼하라고 하셨는데, 감히 네가 말을 안 듣고 버틸 수 있겠어?” 진씨 가족들은 모두 냉소적으로 진세화를 비웃었다. 진한영이 진씨 가문의 최고 어른인 만큼, 아직 아무도 감히 그를 거역하지 못했다. “할아버지, 제 결혼은 제가 알아서 해요.” 진한영은 갑자기 펄쩍 뛰었다. “세화야, 네 눈에 이 할아버지가 안 보이니?” 진세화가 입술을 깨물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그는 다시 진창하와 류혜진을 향해 소리쳤다. “너희 둘, 당장 너희 딸과 동혁이를 이혼시켜라!” 진창하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 류혜진이 말했다. “아버님, 제발 그만 좀 하세요. 세화가 동혁과 이혼하고 나면, 누구를 의지하고 살라고 하시나요? 진씨 가문이요?” “세화의 회사가 파산 직전일 때, 그저 세화에게 표범을 찾아가서 돈을 빌리게 했지요.” “세화가 하정훈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는, 가족들은 진씨 가문이 피해를 받을까 봐 또 세화에게 자수를 강요했어요.” “저희가 부모로서 아버님말처럼 냉혈하고 무자비하게 자기 딸을 불구덩이에 밀어 넣을 것 같습니까?” 류혜진은 말할수록 흥분했고, 분노로 표정이 흉악해졌다. 몇 년 동안 겪었던 억울함을 이 순간에 모두 토해내는 듯했다. 그녀는 갑자기 원소강을 향해 소리쳤다. “뭘 멍하니 있어요? 저들을 내쫓아요. 모두 내쫓아!” 원소강은 그녀의 고함에 흠칫 놀라더니, 손으로 신호했다. “쫓아내.” 경호원에 진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쫓겨났다. “이동혁, 이 개X식, 네가 감히 우리에게!” 진태휘는 나가면서 말했다. “두고 봐, 내가 앞으로 어떻게 복수할지.” 이동혁은 차갑게 말했다. “잊었어? 방금 내기했잖아, 이제 네가 졌으니 호수에서 헤엄쳐 돌아가야지?” “젠장! 무슨 내기? 난 기억에 없는데
이동혁은 말했다. “장모님, 전 찬성입니다.” “그래도 사위가 뭘 아네, 흥, 당신들은 아직 동혁이보다 못해!” 류혜진은 이동혁이 자신을 지지해 주니 너무 기뻤다. “됐어요, 엄마, 하고 싶으면 하세요.” 진세화는 말하면서, 한편으로 류혜진이 이동혁에게 말투를 바꾸자 마음이 매우 기뻤다. 식탁에서 진세화는 내일 청풍 회사에서 사람들을 모집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회사는 이전에 많은 사람들을 떠났고, 현재 일손이 심각하게 부족했다. “이제부터 청풍 회사는 제 회사입니다. 반드시 다시 일으켜 세울 거예요.” 이 말을 하는 진세화의 눈에는 아쉬움과 슬픔이 있었다. 그녀는 졸업 후, 진성그룹에 들어가 많은 애정과 정성을 쏟았다. 더구나 회사 부흥시켜 아버지의 그룹 내 입지를 바로 세우는 것이 그녀의 오랜 꿈이었다. 다만 이번에 진씨 가문과 사이가 틀어졌으니, 이후로 그녀는 아마 진성그룹의 도움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이동혁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는 듯 진세화의 그릇에 음식을 놓으며 말했다. “여보, 걱정하지 마, 내가 진성 그룹으로 돌아가게 해 줄게.” “오늘 할아버지랑 그렇게 뻣뻣하게 싸웠는데, 앞으로 허락하실리 없어요.” 진세화도 말하며 이동혁의 그릇에 음식을 놓았다. 이동혁은 말했다. “그렇게 될 거야. 지금 진성 그룹은 죽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에 처해 있거든. 살기 위해서 뭐든 할 거야.” 식사를 마치고 이동혁은 평소대로 설거지를 하러 갔고, 진세화는 소화를 위해 부모님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 주변 환경이 너무 익숙했다. 그들은 오늘 이사하느라 미처 저택 주변을 자세히 보지 못했다. 이동혁은 설거지와 집안일을 하고, 휴대폰에서 새로운 소식을 보았다. 그가 대저택을 나서자 기다리고 있던 선우설리가 보였다. “무슨 일입니까?” “회장님, 오늘 오후에 주원풍이 황사장님을 보러 왔습니다. 그러더니 더는 회장님을 보호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선우설리가 저택으로 올라와서 말했다. 지금도 이씨 가문은 황사장이 그를 후원하는
그러나 오한민은 결국 그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의 자신에게는 동혁을 죽일 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원래는 사정우와 동혁 사이를 이간질해서, 이 두 사람이 죽기 살기로 싸우게 하려고 했다.가장 좋은 결과는 사정우가 동혁을 해치우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손을 쓸 필요 없이.오한민이 알게 된 소식에 따르면, 동혁은 촬영장에 달려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세화를 마중한 뒤에는 확실히 블루라군 별장단지로 가서 사정우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오한민이 보기에,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죽음을 재촉하는 행동이다.그러나 놀랍게도 한 시간이 지난 뒤, 빅토리아병원에 멀쩡하게 나타난 동혁은 여전히 기세 등등하게 날뛰고 있었다.사정우는 H시의 한 이류 가문의 폐물에게 반죽음이 된 상태였다.사씨 가문에서는 당연히 이 창피한 소식이 퍼져 나가지 않게, 빨리 덮으려고 했다.그래서 오한민도 블루라군 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다.‘이동혁이 어떻게 조금도 다치지 않고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이런 의문들 때문에 오한민의 마음은 동혁에 대한 거리낌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오한민은 원래 신중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서, 철저하게 계획한 뒤에 행동하는 걸 좋아했다. 여태까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하지 않았다.‘지금은 더더욱 경솔하게 이동혁에게 손을 대서는 안 돼.’[이동혁, 그럼 네가 며칠 더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겠어!]오한민의 이 말은 거의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내뱉었다. 공기 중에는 얼음 부스러기들이 가득한 것처럼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그러나 동혁에게 이런 말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동혁이 바닥에 널부러진 오태강을 발로 차서 나연지 앞으로 보내면서 말했다.“그놈을 데리고 꺼져. 빅토리아병원은 이제 문을 닫으니까 여기선 치료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서 치료해!”동혁 때문에 놀라서 간담이 서늘해진 사람들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핸드폰 화면을 통해 그 모습을 보고 분통이 터진 오
얼른 핸드폰을 받은 황성민은 동혁과 오태강에게 카메라를 맞췄다.“이동혁, 너 뭐 하려는 거야!”오태강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자, 도망치려고 힘껏 일어났다.펑! 한 발로 오태경을 발로 차서 바닥에 쓰러뜨린 뒤, 오태경의 앞에 간 동혁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오한민 잘 봐. 이게 바로 네가 나를 도발한 대가야.”[이동혁, 네가 감히!]오한민의 놀란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왔다.자기의 아들 오반석은 능력이 너무나 부족했다.그래서 오태강은 자신의 친조카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역점을 두고 계속 양성한 자신의 후계자였다. 그래서 사립병원들을 모두 조카인 오태강에게 맡긴 것이다.‘이동혁은 지난번에 반석이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는데, 지금은 또 태강이에게 손을 대려고 해.’‘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이동혁, 네가 감히 태강이에게 손을 댄다면, 맹세하건대 나 오한민은 반드시 너와 끝장을 보겠어!]오한민이 분노하며 포효했다.이를 갈고 있는 모습은, 평소 TV 매체에서 항상 모든 걸 파악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투자계의 거물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더군다나 화면상의 위협은 동혁의 굳은 결심을 전혀 흔들 수가 없었다.“그럼 끝장을 보던가.”동혁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목소리가 울리면서, 들어올린 다리로는 오태강의 한쪽 무릎을 힘껏 밟았다.“안 돼, 삼촌 살려주세요... 아악!”뼈가 부러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더불어.동혁에게 짓밟힌 오태강의 한쪽 다리는 무참하게 박살이 났다!처참한 비명소리가 병원 1층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오랫동안 메아리가 계속되었다.복도의 사람들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나연지, 소태란 등 빅토리아병원 사람들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창백해졌다.아까 자신들의 따귀를 때렸던 동혁의 모습과 지금 동혁이 보여준 무자비하고 잔인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마음속으로부터 깊은 공포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7개 부문의 수장들조차도 모두 멍하니 동혁을 바라볼 뿐이다.새로 부임한 이 시장 나
[사람은 살아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마련이지. 친구 사이에도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이야.]오한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이동혁, 네가 만약 나 오한민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나도 원한과 선입견에 전혀 개의치 않고 너를 친구로 사귀도록 하지.][반석이 부러진 다리는 치료하면 되고...]동혁조차도 오한민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의아했다.‘그러나 내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당연히 오한민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아. 이건 상대방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오한민처럼 순수하게 이익만 추구하는 괴물에게,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 친구.’‘이익이 있다고 여기면, 언제든지 태도를 바꿔서 상대방을 칼을 찌를 수 있어.’“헐, 부모 자식 간의 도리가 정말 대단한 걸.”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 부사장이 이렇게 갈수록 냉혹하게 변하니, 당신과 나는 친구가 되지 못할 것 같아.”[그럼 상의할 필요가 없는 건가?]미소를 갈무리한 오한민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병원 간판을 내려.]말을 마치자, 화면 속의 오한민이 손을 뻗어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는 아주 명석하게 분석했다.‘조카 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넘어간 이상, 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여전히 동혁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빅토리아병원이 문을 닫는 건 이미 확정된 거야.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없어.’“잠깐.”동혁이 오히려 오한민을 부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 부사장이 방금 사정우를 언급한 이상, 알고 싶은 문제가 있어.”[무슨 문제야?]오한민이 조용히 물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사정우가 우리 아내를 속여서 누드사진을 찍게 한 건, 네가 뒤에서 부추긴 거지?”잠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가, 오한민이 결국 입을 열었다.[오후에 비행기에서 뿌린 사진을 봤는데, 진세화 씨 누드사진은 찍지 못했던 모양이더군. 오히려 사정우의 애정 행각을 담은 사진을 보게 되었지.][나는 이동혁 네가 정말 능력이 있다는 걸 인정하
[너는... 이동혁?]오한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동혁과 실제로 만난 적이 없지만, 자료 속의 사진을 통해서 동혁의 얼굴을 알고 있다.더군다나 아들 오반석의 두 다리가 동혁에게 부러진 뒤, 그의 머릿속에는 더욱 자주 동혁의 얼굴이 떠올랐다.설사 동혁이 재로 변하더라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결국 투자계에서 잔뼈가 굵은 거물답게 잠시 놀랐던 오한민은 곧 평정심을 찾았다.오한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동혁, 태강이 핸드폰이 왜 네 손에 있지?]지금 오한민의 마음속에는 무수한 추측이 떠올랐다.그러나 오태강이 동혁의 손에 넘어갔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현대 사회에서 핸드폰은 사람 몸에 달린 세 번째 손이나 다름없어.’‘이유 없이 태강이 핸드폰이 이동혁의 손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거야.’동혁은 카메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태강을 비추면서 웃었다.“어, 당신 조카도 나하고 함께 있어. 조카는 큰 문제가 없으니까 오 부사장은 안심하시길.”오한민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오태강의 양쪽 뺨에 난 새빨간 손바닥 자국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러나 이동혁의 말도 틀리지 않은 것 같은데.’‘확실히 큰 문제는 없어 보여.’‘적어도 내 아들 반석이 두 다리를 부러뜨린 것에 비하면 그래.’오한민의 말투도 평온했다.[이동혁, 우리는 공명정대한 사람들이니까 솔직하게 말해. 목적이 뭐야?]‘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떨어진 것도 이미 사실이기에, 더 이상 말해봤자 무의미해.’‘분노도 아무 의미가 없어.’‘이동혁의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흥정하는 게 정도야.’전형적인 사업가의 마인드!“목적은 없어.”동혁이 느릿느릿 말했다.“바로 오 부사장의 빅토리아병원에 와서 한 바퀴 돌았다가, 마침 아주 불쾌한 일이 생겨서 여기 문을 닫게 만들 생각이야.” “지금은 단지 오 부회장에게 알려주는 거야.”핸드폰 화면 속의 오한민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병원 문을 닫기 전에, 또 특별히 전화를 걸어서 알려주는 거라고?’‘이동혁은 지금 대놓고 도발
부태서는 바로 그렇게 가 버렸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깔끔하게!응급실 복도는 기이할 정도의 정적 속에 빠졌다.그동안 배경을 믿고 동혁에게 끊임없이 소란을 피웠던, 나연지나 소태란도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부천정의 손자까지 동혁에게 쫓겨났어. 이제 누가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는 걸 막을 수 있겠어?’“태강 씨,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요, 저 개새... 이동혁이 이렇게 병원 문을 닫게 해서는 안 돼요!”나연지는 오태강의 팔장을 끼고서 한껏 애교를 부렸다.오태강의 총애에 힘입어 겨우 빅토리아병원의 원장 자리에 올랐다.병원이 문을 닫게 된다면, 나연지가 제일 먼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꺼져, 귀찮게 하지 말고!”오태강은 참을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질렀다. ‘지금 무슨 방법이 있단 말이야!’이때 동혁이 천천히 말했다.“오태강, 빅토리아병원에 또 무슨 대단한 주주가 있으면 모두 오라고 해. 시간을 절약하게 말이야.”동혁의 이 오만방자한 말을 듣자, 오태강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매섭게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이동혁, 너는 고작 2류인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에다가, H시 시민들이 모두 아는 폐물일 뿐이야.” “뭘 우쭐대면서 뭐가 만족스럽다는 거야!”오태강의 표정과 말투는 경멸로 가득 차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씁쓸했다.그렇다. 동혁은 H시 사람들이 다 아는 폐물 데릴사위였다.그러나 바로 이 쓸모없는 인간이 지금 오태강을 물러설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넣은 것이다.많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들 중에서 가장 사람들 앞에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전전 시장인 할아버지를 후원자로 둔 부태서였다.그러나 부태서는 동혁의 몇 마디 말에 쫓겨났고, 자신의 지분이 손실을 입는 것도 외면했다.오태강이 또 어떤 주주를 청할 수 있을까?동혁은 오태강의 욕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볍게 웃었다.“네가 주주를 찾을 수 없어? 그럼 내가 한 명 불러줄게.”말을 마친 동혁은 앞으로 나서면서 오태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줘.”동혁의 말 뜻을 이
“나는 사람을 너무 업신여겨, 어쩔 건데?”동혁의 무심한 듯 말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기세를 담고 있었다.모두 어리둥절했다.‘부태서는 전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지만, 이동혁은 진씨 가문의 폐물 데릴사위일 뿐이야.’‘두 사람의 신분과 지위는 하늘과 땅 차이야.’‘부태서가 국면을 전면적으로 장악하고 나서면, 이동혁은 그저 설설 기면서 모든 면에서 약세에 처할 수밖에 없을 텐데?’‘어떻게 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완전히 정반대가 됐지?’동혁은 끝없이 날뛰는 반면에, 부태서는 상대방의 핍박에 직면하고도 모호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태서야, 너 어떻게 된 거야? 병이 나서 정신이 흐릿해진 거야?” “네 앞에 있는 자는 폐물이야! 네 대단한 실력으로 밟아버려!”오태강은 부태서를 자극하며 응원했다.오태강이 이렇게 자극하자, 부태서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졌다.두 눈에 쌍심지를 켠 부태서가 동혁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이동혁, 이번에는 내가 너를 건드린 게 아니야.” “빅토리아병원에 내 지분이 있는데, 네가 일부러 문제를 일으킨 거 아니야!”부태서의 대답은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났다.이 말은 아무리 봐도 동혁에게 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부태서, 나는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릴 거야. 네가 이곳의 주주인지 거와는 상관없어.”동혁도 눈살을 찌푸리면서 짜증을 냈다.“너한테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은 거니까, 바로 대답하면 돼. 그런데 왜 성가시게 자꾸 딴 얘기만 하는 거야?”“네가 말해도 소용없지만 어쨌든 말해 봐.”“너 대신 네 할아버지가 결정해야 돼?”동혁이 부천정을 언급하자, 앞서 블루라군 별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르면서 부태서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우리 할아버지는 H시에서는 가장 큰 권력을 가진 토착세력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설씨라는 녀석의 호통에 할아버지는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했어. 그저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나를 데리고 도망쳤지.”‘별장을 떠나기 전에도 내가 또 따귀를 맞고 쓰러졌
동혁의 말은 모두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빅토리아병원의 주주인 부태서 앞에서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리겠다고 큰소리쳤어.’ ‘게다가 상대방에게 의견을 묻다니!’‘이건 면전에서 따귀를 때리는 것하고 무슨 차이가 있어?’오태강은 곧바로 웃음을 터뜨렸다.“이 자식, 그 일을 부태서에게 왜 물어? 네가 부른 7개 부문의 수장들에게 물어야지.”“저 사람들에게 물어봐, 부태서 앞에서 저들이 감히 빅토리아병원을 봉쇄할 수 있겠어?”오태강은 비꼬는 말로 조롱하면서 동혁을 보고 비웃었다.“하하, 당연히 감히 할 수 없겠지. 부태서가 누군데 말이야!”“부태서는 우리 H시 전전 시장님의 친손자야. H시 넘버원 청년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지!”“H시에서 부 전전 시장님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데.” “저 7개 부문 수장들이 감히 우리 빅토리아병원을 건드릴 수 있다면, 내가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저 사람들을 아버지로 모시겠어!”“이동혁, 넌 웃음거리가 됐지만 그래도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돼.” “오늘 부태서 씨가 있으니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나연지, 소태란 등도 큰 소리로 비웃었다.‘전전 시장의 손자도 우리 병원 주주인데 뭐가 무서워.’‘7 개 부처가 연합해서 법을 집행해도 상관없어.’‘오늘 70개 부서가 오더라도 못 해!’사람들의 조롱에 7개 부서의 수장들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지금 황성민 같은 사람들조차도 동혁이 너무 서둘렀다는 생각이 들었다.‘비록 새 시장인 이동혁이 지위와 권력이 대단하다 해도.’‘부태서와 비교하면 확실히 평범한 수준이야.’‘부태서의 할아버지가 H시를 20년 동안 장악했던 전 시장 부천정이라는 걸 기억해야 해.’‘새로 부임한 시장이 부임하자마자, 현지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전 시장의 미움을 샀어.’‘정말 현명하지 못한 처사 아니야?’“나는 저 사람들에게 묻지 않았어.”차가운 눈빛으로 황성민 등을 힐끗 쳐다본 뒤, 동혁은 다시 부태서를
거들먹거리며 걸어오는 청년의 말투는 오만하기 짝이 없었다.모두들 자기도 모르게 이 청년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오만하게 날뛰면서 걸핏하면 죽여버리겠다니, 도대체 누구야?’“부태서!”청년을 보자마자 황성민 등의 표정은 크게 변했다.온 청년은 뜻밖에도 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 부태서!부천정은 H시에서 지 20년이나 시장을 지냈기에, 그의 손자가 누구인지 사람들은 당연히 잘 알고 있다.사람들의 반응을 본 오태강이 씩 웃었다.“보아하니 당신들 모두 부태서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모양이네.” “그래, 부태서도 여전히 우리 빅토리아병원의 주주야!”황성민 등의 표정은 안절부절 종잡을 수가 없었다.모두 부태서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라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었다.실제로 H시의 많은 회사들은 부태서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다. 그의 표면상의 신분은 한 투자회사의 사장으로, 여러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사실상 부태서의 투자회사가 이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할아버지 부천정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것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이 선생님.”골치아프게 됐다는 걸 깨달은 황성민이 재빨리 고개를 돌려 동혁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오늘 이 빅토리아병원의 간판을 내리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저 부태서는 부천정 전전 시장의 손자입니다. 저희도 그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일 줄은 몰랐습니다.”황성민은 동혁에게 빅토리아병원 때문에 전전 시장 부천정과 충돌하지 말라고 일깨워준 것이다.이들은 부천정이 H시에서 가공할 만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훤히 알고 있었다.신구 시장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다면, 누가 이기고 질지 정말 말하기 어렵다.“퇴직한 늙은이의 손자가 아주 대단하군요. 당신들 일도 그만두게 할 수 있겠어요?”동혁은 일곱 부서의 수장들을 향해서 싸늘하게 말했다.모두 동혁의 차가운 눈빛에 고개를 숙인 채 감히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마음속으로만 고통을 호소할 뿐!오태강과 어깨동무를 한 채 얘기를 나누던 부태서가 이
“엉엉, 태강 씨, 저 자식한테 또 맞았어!”나연지는 울며불며 오태강의 품속으로 달려들었다.“지금 그 녀석이 얼마나 날뛰는지 직접 봤지?”“당신 앞에서도 감히 나를 때렸어!”“저 자식은 내 얼굴을 때린 게 아니라, 분명히 태강 씨 얼굴을 때린 거야. 흑흑...”동혁에 대한 원한에 사무친 나연지는 끊임없이 오태강을 선동했다. 분노한 오태강이 손을 써서 동혁을 완전히 죽여버리도록!“됐어!”나연지의 울음소리에 짜증이 난 오태강이 나지막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동혁을 바라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새끼, 내가 방금 너한테 말했지. 나연지는 내 여자라고.”“감히 내 앞에서 내 여자를 때리다니, 나 오태강은 안중에도 없다는 거야?”오태강의 말투는 극도로 음산했다.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동혁이 씩 웃으며 말했다.“나는 너처럼 머리도 안 돌아가면서 시치미를 떼는 사람을 가장 싫어해. 나를 본 적도 없으면서, 무슨 수로 너를 눈에 넣는 걸 본다는 거야?”“네 면전에서 네 여자를 때렸는데도, 너는 여전히 이걸 물어보네.”“내가 티를 안 내서 그런 건가?”“그럼 내가 다시 네 면전에서 네 병원 간판을 내리게 해서 증명해 주겠어.”동혁의 이 말을 듣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숨을 들이마셨다.‘오태강이 아주 기고만장해서 날뛰는 건 자신이 여러 사립병원의 소유주이기 때문이야.’‘게다가 리성투자회사 사장 오한민의 친조카라서 밑천이 두둑하기 때문이자.’‘그러나 이동혁은 오히려 그보다 더 날뛰고 있어!’‘대놓고 오태강에게 나는 정말로 너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고 말했어!’‘이걸 오태강이 참을 수 있겠어?’과연 동혁의 말이 떨어지자, 오태강의 짙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마음이 평온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이를 악물고 있던 오태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자 헛웃음을 터뜨렸다.“좋아, 좋아, 좋아! 네가 내 병원을 어떻게 문을 닫게 할 건지 내가 한번 보겠어!”“네가 7개 부서의 이 폐물들에게 시킬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