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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이혼해야 진씨 가문으로 돌아갈 수 있다

동혁을 노려보던 류혜진은 갑자기 주방으로 달려들어가 식칼을 들고 뛰쳐나왔다!

“아직도 그딴 바보 같은 말을 해! 너 같은 바보만 아니었다면, 우리도 진씨 집안에서 쫓겨나지 않았을 거야!”

“오늘 내가 너를 찔러 죽이고 말겠어!”

말이 떨어지자 류혜진은 손에 든 식칼을 던졌다.

“엄마! 왜 이래!”

세화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진창하도 놀라서 식은땀을 흘렸다. 류혜진이 식칼을 던질 줄은 몰랐다.

식칼이 ‘휙’ 소리를 내며 다가왔지만 동혁은 두려운 기색 없이 살짝 옆으로 돌아섰다. 식칼이 문 입구에 ‘쿵’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어이구!’

문밖에서 한바탕 비명이 들려왔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자, 주태진이 온 것을 보았다.

“태진아?! 어떻게 온 거야!”

류혜진은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그를 맞이했다.

주태진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억지로 웃는 얼굴을 지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진씨 집안에서 쫓겨났다고 들었어요. 위로해 드리려고 선물을 좀 가지고 왔어요.”

가문에서 쫓겨났다는 말에 분위기는 조용하게 변했다.

“태진아…… 그게…….”

류혜진은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라 난처했지만, 주태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안심하세요. 우리 아버지가 황 갑부와 친분이 좀 있어요. 제가 모두 동혁의 잘못이고, 이 집과는 상관없다고 설명해 달라고 했어요.”

“그러면 진씨 집안에서는 자연히 여러분을 탓하지 않을 거예요.”

“진짜?”

류혜진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좀 믿기 어렵다는 투로 말했다.

주태진은 오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하지만 그 전에 동혁이 얼른 세화와 이혼해야 해요.”

“그건 확실해, 우리는 진작에 저 쓰레기를 쫓아내려고 했어.”

류혜진은 주태진의 생각을 잘 알기에 웃음을 떠올렸고, 그의 손을 잡고 방안으로 갔다.

“빨리 들어와, 빨리 들어와, 세화야, 빨리 가서 차 한 잔 타라.”

동혁과 이혼해야만 진씨 집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세화는 자기도 모르게 처량하게 웃었다.

그녀는 할 수 없이 주방에 들어가 차를 끓였다.

주태진은 세화의 뒷모습을 주시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허리와 엉덩이를 보며 침을 삼켰다.

‘역시 H시 최고의 미인이야.’

주태진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세화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장면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만 더 보면, 네 눈을 파내 주마, 해 봐.”

이때 동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태진아, 마음껏 봐, 너와 상관없어!”

류혜진이 불쾌한 얼굴로 욕설을 퍼부었다.

“이 쓸모없는 놈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빨리 여기서 꺼져!”

진창하도 맞장구를 쳤다.

“좋은 마음으로 충고하는데, 빨리 경찰서에 가서 자수해. 나중에는 황 갑부의 힘을 버틸 수 없어.”

“아저씨, 동혁이 자수하러 가면, 세화의 생일상을 차릴 수 없잖아요? 저는 어떤 생일상을 차릴지 기대하고 있어요.”

도리어 곁눈질하면서 주태진이 입을 삐죽거렸다.

진창하는 쾌활하게 웃었다.

“역시 태진이가 농담을 할 줄 알아. 저 쓸모없는 놈이 무슨 생일잔치를 할 수 있겠어…….”

류혜진은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마. 네가 좀 그럴듯하게 한다면, 네가 세화와 함께 하는 것을 허락하마. 그렇지 않으면 당장 이혼해!”

“알았니? 병신아!”

이 말을 들은 주태진도 상관없었다.

‘금방 회복된 바보가 무슨 생일잔치를 할 수 있겠어?’

그가 보기에, 동혁과 세화의 이혼은 이미 확정이다.

……

밤이 되었다.

천룡투자그룹 옥상.

동혁은 창밖의 등불이 시커먼 야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

이때 뒤에서 하이힐 소리가 났다.

서류를 안고 있는 비서가 동혁의 뒤에 나타났다.

“회장님, 많이 늦었습니다. 달리 지시하실 게 또 있으신지요?”

“H시에서 가장 호화롭고 고급스러운 호텔 전체를 예약해 주세요. 모레 제 아내 생일을 지낼 겁니다.”

“그리고 200억짜리 투자 계약서를 하나 준비해 주세요…….”

……

이튿날 아침.

실시간 검색어 하나가 갑자기 H시 뉴스 1위에 올랐다!

천룡투자그룹 회장이 세븐스타 장원을 몽땅 전세 내어 사랑하는 여자의 생일을 보낼 예정이라는 것이다.

세븐스타 장원은 H시의 진정한 랜드마크였다.

그 웅장하고 화려함은 황궁에 비견될 정도였다.

설사 돈이 있어 숙박하려고 해도 몇 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만 한다.

황 갑부가 일찍이 전체를 빌리려다가 단번에 거절당했는데, 지금 다른 사람이 빌린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많은 가문에서 한 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아니 멀리서 한 번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천룡투자그룹의 회장이다.

이 순간, H시의 모든 가문들이 완전히 충격에 빠졌다.

질투는 사람을 왜곡시킨다. 특히 생일을 준비하고 있는 화란이 그렇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천룡투자그룹의 회장이기 때문에 불평을 늘어놓지도 못했다.

진씨 집안 저택에 몇 사람이 둘러앉았다.

“할아버지, 다른 가문들은 모두 생일 선물을 준비하는데 우리도 준비해야 하지 않나요?”

태휘가 먼저 일어나 물었다.

“태휘 말도 맞지만, 문제는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하냐는 거야…….”

진한영은 눈썹을 찌푸리며 곰곰이 생각했지만, 그는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았다.

“아니면…….”

태휘는 진화란의 목에 있는 ‘여신의 마음’을 노려보았다.

화란은 급히 목걸이를 막고 거절했다.

“안 돼요! 이건 방세한이 준 선물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어요.”

진화란은 이 목걸이를 절대 쉽게 놓지 않을 것이다.

“할아버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어떤 선물을 해도 회장님 눈에 안 찰 거예요. 그것보다 내일 다들 천룡그룹 회장의 생일파티에 가면 제 생일은 어떻게 해요?”

“앞당기거나 연기해야 하나? 안 할 수는 없지…….”

화란은 좀 답답하게 물었다. 그녀는 자랑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원래 엠파이어 호텔의 6층은 그녀가 한동안 자랑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지금 갑자기 세븐스타 장원이 등장한 것이다.

진한영은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박자를 맞추어 말했다.

“미리 점심때 하자. 네 생일이 끝나면, 우리 모두 회장의 생일파티에 참석하는 거야.”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화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화란아, 너도 낙담하지 말거라. 이번에 만약 회장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그때 할아버지가 더 성대한 생일파티를 해 주마!”

진 노인은 굳게 다짐하며 말했다.

화란은 그제야 기뻐했다.

시간이 휙 지나가더니 어느덧 또 하루가 지나갔다.

이날은 모든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다.

생일잔치가 시작되기도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세븐스타 장원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군중 속에서 방세한과 함께 한 진화란은 아주 활기가 충만해 보였다.

비록 그녀의 생일파티는 간단하게 열렸지만, 천룡투자그룹의 투자만 받으면 이 정도의 억울함은 아무것도 아니다.

“화란아, 이따가 회장님이 도착하시면 꼭 잘해야 돼.”

진한영은 지팡이를 짚은 채 당부한 뒤에 군중 맨 왼쪽으로 걸어갔다.

화란은 방세한을 데리고 있어서 비교적 중간 위치에 설 수 있었지만, 진씨 집안은 어쩔 수 없이 가장 구석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화란은 부러운 눈빛으로 가운데 선두에 있는 몇 사람을 바라보았다.

심용삼, 이향군, 임 은행장 등 많은 거물들이 보였다.

다들 비범한 위세를 가진 사람들로 모두가 우러러보는 존재였다.

천룡투자그룹의 투자만 받으면, 화란 그녀도 당연히 저들 중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세화 가족은, 흥, 평생 궁상맞게 살 수밖에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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