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이라니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 천미가 눈살을 찌푸렸다. 세화도 놀랐다. ‘정보만 사는데 200억을 요구한다고? 아무리 까다로워도 그렇지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잖아!’ 백효성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 “전혀 비싸지 않아요. 장 회장님은 N도를 주름잡으신 암흑가 은둔 고수이십니다. 그분의 죽음 뒤에 얼마나 많은 음모가 숨겨져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지요. 제가 사람들 써서 조사를 시키는 게 얼마나 큰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지 모르실 겁니다.” 천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강오그룹의 원로들에게 권력을 빼앗겨 200억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천미 누님, 그래도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어쩔 수 없지요. 이 찻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친구를 사귔다고 생각하면 나중에 또 서로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백효성은 아주 태연하게 손님에게 하듯 차를 대접하며 말했다. ‘백효성이라는 이 사람 겉으로는 싱글벙글 웃고 있지만, 속은 아주 능구렁이네.’ “백 사장님, 200억이라고 했죠? 200억!” 그러자 세화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녀는 200억을 써서 동혁이 누명을 쓴 것인지 아닌지 알아낼 수 있다면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200억이라.’ ‘만약 동혁 씨가 정말 누명을 쓴 거라면, 동혁 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2000억 4000억이라도 아깝지 않아!’ ‘동혁 씨는 내 인생의 암울한 순간에.’ ‘늘 내 옆에 있어줬어!’ ‘날 보호해 줬어!’ 천미는 세화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세화가 하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었다. “진 회장님이 정말 시원시원하십니다. 그럼 그렇게 하시죠.” 백효성은 손바닥을 치며 말했다. “저희 약속에는 규칙이 있는데 먼저 커미션의 절반을 선금으로 지불하셔야 합니다.” 천미가 반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바로 계좌이체하죠.” 세화는 즉시 서인영에게 전화를 걸어 세방그룹의 공적 계좌에서 100억을 송금하라고 지시했다. 세방그룹은 세화가 인수한 후, 이미
곧 나천일은 R시에 도착했다. 마찬가지로 물류센터에서 그는 이미 기다리고 있던 백효성을 만났다. “요 며칠 제 물류센터가 아주 영광스럽네요. 강오맹의 후계자 두 분이 이렇게 한꺼번에 찾아오시다니요.” 백효성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천 부사장님이 저를 찾아오신 것도 강오그룹의 내부자를 색출하기 위해서인가요?” “그럼 백 사장님은 강오그룹의 내부자가 누구인지 알아냈습니까?” 나천일은 모른척하고 물었다. “네, 찾았습니다. 하지만 부사장님께서도 제 사업 규칙 아시지 않습니까? 누군지 알고 싶다면 돈을 주고 저에게 사셔야 합니다.” 백효성이 차 한 잔을 준비해 왔다. 나천일은 차를 마시지 않고 물었다. “천미는 얼마에 샀습니까?” “천미 누님과 함께 온 진 회장님이 200억을 쓰시겠다고 하셨고, 이미 100억을 지불했습니다.” 백효성은 숨기지 않고 말했다. 나천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 두 여자는 정말 돈을 아끼지 않는군!” 그는 백효성을 한 번 쳐다보았다. ‘이 놈은 전형적인 장사꾼!’ ‘정상적인 거래라면, 이렇게 직접적으로 액수를 알려주지도 않았을 거야.’ ‘그럼 천미가 정보를 사기 위해 얼마를 썼는지 분명히 알려준 이유는 확실히 자신이 이미 강오그룹의 내부자를 찾아냈다는 건가?’ ‘그러니 만약 내가 이 정보를 사고 싶다면 더 많은 돈을 내라 이거군!’ 나천일은 찻잔을 내려놓고 두 손을 모두 펴 내밀며 흔들었다. “백 사장님, 그 여자들이 사장님에게 얼마를 주기로 했든 난 그 10배를 드리겠습니다.” “2000억?”이번에는 백효성이 경악했는데, 그는 나천일이 이렇게 대범하게 직접 10배의 가격을 제시할 줄은 몰랐다. “맞아요. 2000억!” 나천일은 백효성을 마주 보며 조용히 말했다. “이 정보를 사는 거 외에 백 사장님께서 저를 좀 도와주실 일이 있어요.” 2000억, 액수가 크지만 나천일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에게는 지금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고 강오그룹을 장악하는 것이면 충분했다. 그렇게 되면 강오그
“그래, 언니. 지금 당장 H시로 돌아가자!” 세화는 눈시울을 붉히며 재빨리 말했다. ‘나천일이 내부 첩자라면 동혁 씨는 정말 누명을 썼다는 거잖아!’ 그녀는 지금 너무 후회하고 있었다. 전에 난정호텔에서 동혁을 믿어 주어야 할 세화를 포함해 모든 가족이 동혁을 믿지 않았다. 심지어 세화는 화가 나서 동혁의 뺨을 때렸다. 세화는 당장 날개라도 달고 H시로 돌아가 동혁을 구치소에서 꺼내오고 싶었다. 그녀는 어서 동혁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그럼 가자.” 천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세화와 함께 돌아가려 했다.. “잠깐! 진 회장님, 그 100억의 잔금을 아직 저에게 이체하지 않으셨습니다.” 바로 그때 뒤에서 백효성의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100억의 잔금을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렇게 인내심 있게 두 여자와 오랫동안 쓸데없는 말을 함께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화는 한시가 급했지만 잠시 참으며 걸음을 멈추고 직접 휴대폰을 꺼내 서인영에게 돈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곧 나머지 100억도 비트코인이 되어 백효성의 계좌로 이체되었다. “백 사장님, 돈을 모두 지불했으니 이제 가도 되죠?” “역시 진 회장님은 시원시원하십니다.” 백효성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허허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회장님께서는 아직 가실 수 없어요. 아마 여기에 이틀 더 머무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당황한 세화의 안색이 금세 변했다. “백 사장님, 그게 무슨 뜻이죠?” 천미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장님의 정보 제공 비용은 저희가 이미 다 지불했는데요?” “지금 우리를 여기에 잡아두고 뭘 하려는 겁니까?” 그러더니 천미는 휴대폰을 꺼내 사람을 부르려고 했다. “천미 누님을 R시까지 따라온 네 명의 부하에게 전화하시는 건가요? 그럼 쓸데없는 짓 할거 없습니다.” 백효성은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이 오시기 전에 그들은 이미 나 부사장님께서 H시로 데려갔고, 곧 천미 누님이 강오그룹의 내부자라는 것이 증명될 겁니다.” 천미
세화가 자신을 탓하지 않아 천미는 마음이 가벼워졌다. 세화는 우선 눈앞에 닥친 문제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했다. “천일이 그 자식이 백효성과 짜고 나를 내부자로 만들려고 한 건 아마도 선도일 아저씨가 무서워서 그런 걸 거야. 자기 대신 내게 죄를 뒤집어 씌어 선도일 아저씨가 나를 죽이게 하겠다는 거지.” 천미는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그럼 선도일이라는 분이 언니를 죽이러 왔을 때, 분명히 설명하면 되잖아. 그럼 적어도 확인은 해보지 않겠어?” 세화는 선도일이 누군지 몰랐다. 하지만 천미 말에서 그녀는 이 선도일이 중립적인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천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도일 아저씨는 우리 아버지께 충성한 분이야. 나는 아직 그분을 본 적이 없어. 그래서 그분에게 나는 천일이보다 믿을 수 없는 사람이야. 아무래도 천일이의 돌아가신 생부는 함께 암흑가를 주름잡던 오랜 형제였으니까.” “거기다 전에 H시에서 누군가에게 보고를 받았는데, 선도일 아저씨가 무슨 이유 때문인지 동혁이는 죽이지 않았데.” “하지만 블루산장에서는 염동철이 빨리 도망가지 않았다면 바로 그분의 손에 죽었을 거라는 거야.” “그건 만약 선도일 아저씨가 나를 내부자라고 생각한다면, 그의 성격으로 볼 때 나를 만나도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지.” 방금 세화는 선도일이 구치소에 있는 동혁을 찾아갔었다는 것을 알고 식은땀을 흘렸다. 천미는 세화를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천일이 만약 나를 모함한다면, 동혁이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래, 동혁이는 천일이와 원한이 있었어!’ 이때 천미는 왜 나천일이 동혁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는지 이해했다. 세화의 눈에 두려움이 짙게 드리워졌다. “그럼 강오그룹의 다른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나천일의 잘못을 폭로하라고 할 수 없어?” 천미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휴대폰을 뺏겨서 외부와 연락할 수도 없고, 설령 연락을 할 수 있어도 누구에게 연락해야 할지 모르겠어. 지금의 강오그룹에서 누
“세화, 너 어디야? 내가 아침 일찍 내셔널센터로 너를 마중 갔는데 왜 회사에 없어?” 세화의 전화를 받았을 때 백천기는 하늘 거울 저택에서 류혜진 등과 함께 있었다. [그게, 지금 R시에...] 세화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 백천기는 세화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세화가 한밤중에 R시를 간 것이 동혁의 일을 위해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세화는 이동혁과 이혼했다고 말은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이동혁을 걱정하고 있었어!’ 백천기의 마음에 강한 질투심이 생겼다. ‘하지만 지금 세화는 곤경에 빠졌어.’ ‘그리고 나에게 도움을 청했지.’ ‘이번만큼은 세화가 이동혁에게 의지하는 마음을 접은 거야.’ ‘이렇게 한 번, 두 번, 세 번 시간이 지나면 세화도 동혁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접겠지?’ 백천기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즉시 흔쾌히 말했다. “세화야 안심하고 기다려. 내가 바로 R시로 출발할게. 그곳도 우리 집안이 아는 사이니까, 그 백효성이라는 사람이 너희들을 절대 난처하게 하지는 않을 거야!” [정말 고마워! 꼭 나중에 보답할게.] 세화는 기뻤지만, 한편으로 머쓱했다. 그녀는 원래 백천기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지 않았다. “보답은 무슨, 우리는 친구잖아. 너를 봐서 내가 당연히 도와야지.” 백천기가 세화에 대한 마음을 담아 말했다. “천기야, 세화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 백천기가 휴대폰을 내려놓자 옆에 있던 류혜진이 재빨리 물었다. 백천기가 아침 일찍 하늘 거울 저택으로 와서 세화를 찾았을 때, 가족들은 세화가 회사에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 후로 계속 세화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세화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가족들이 모두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게 세화를 찾을 방법을 생각하던 중 백천기가 세화의 전화를 받았다. 백천기가 말했다. “혜진 이모, 세화가 R시에 가서 백효성이라는 정보상을 통해 강오그룹의 내부자를 찾아 이동혁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했는데, 상대방이 입장을 바꿔 오
“아마 그렇겠지? 나도 헬기가 저기서 이륙하는 건 처음 보네.” 류혜진도 헬기에 대해 잘 몰랐다. 백천기가 웃으며 말했다. “저건 설 대도독님이 틀림없어요. 헬기 동체의 예리한 검이 그려진 것을 보셨어요? 그것은 전신직속부대의 표식이에요. 저 헬기가 전신직속부대 전용이라는 뜻이죠.” “전신직속부대의 헬기는 H시 군부의 전투기보다 권한이 더 높아요.” “그래서 출발하는 즉시 항공 관리 부서에서 통제가 시작되는데, 공중의 다른 항공기 운항을 제한해 전신직속부대의 헬기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아마 설 대도독님이 급한 일이 있어서 처리하기 위해 어딜 가는 것 같아요.” 백천기의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상황을 이해하고 부러워했다. 류혜진이 궁금한 것을 물었다. “천기야, 네 아버님은 N도 군부 부지휘관이시니 전용기도 가지고 계시겠네?” “그럼 출장 가실 일이 있으시면, 설 대도독처럼 항공 관리 부서에서 공중 통제를 해?” 백천기가 당황하며 조금 어색해했다. “이모, 아니에요. 설 대도독님은 H시 군부의 수장이고, 거기다 전신직속부대 소속인 만큼, 나라를 위해 수많은 공을 세웠으니 저런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 “아버지는 더 아랫사람이고, 설 대도독님은 뵌 적조차 없는데,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은 더더욱 없지요.” “하지만 아버지한테 들었는데 N도 군부에 새로 부임한 심석훈 총지휘관님이 저희 아버지의 직속상관으로 이 전신님이 훈련시킨 병사 중 하나라고 했어요.” “그러니 앞으로 저희 집안과 전신직속부대는 어느 정도 연줄이 생길 거예요.” “응. 그렇구나.” 일행은 더 이상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고 조용히 R시로 향해 갔다. 하늘. 방금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던 그 헬기에 동혁은 정면을 응시하며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어젯밤 그는 다시 구치소로 돌아가지 않고 설전룡의 저택에서 묵었다. 백천기가 세화의 전화를 받은 거의 같은 시간에 세화가 R시에서 백효성에게 붙잡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
동혁은 눈살을 찌푸리고 뒤따라왔던 장양호를 쳐다보았다. 장양호가 곧장 앞으로 나왔다. 쓱! 그는 도장이 찍힌 증명서를 꺼내 물류센터 직원 앞에 내밀었다. “난 H시 군부, 설전룡 대도독의 경호 실장 장양호다. 즉시 물류센터의 책임자에게 연락해 진세화 회장님을 내놓으라고 전해!” “설 대도독이라고? 그럼 나는 이 전신이다! 네 뒤에 있는 저 놈이 어딜 봐서 설 대도독이냐?” “그렇게 어설프게 제멋대로 이름을 지어내서 사람을 겁주려고 한 거야?” 물류센터 직원이 동혁을 보고 킥킥거리며 비웃으며, 두 사람을 사기꾼으로 치부했다. 직원이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조용히 꺼져! 빨리!” 동혁 앞에서 이렇게 축객령을 받자 당황한 장양호의 표정이 울그락불그락 바뀌었다. 동혁도 표정이 차갑게 바뀌더니 그냥 바로 들어가려고 했다. 바로 그때 물류센터 철문 뒤에서 제복을 입은 두 명의 사무직 소령이 화난 표정으로 물류센터를 걸어 나왔다. 인상이 험한 몇몇 건장한 사내들이 그들 뒤를 따라왔다. 밖으로 나오면서 두 소령은 달갑지 않은 듯이 말했다. “우리 상관은 R시 군부 정구현 지휘관이시다.” “마지막으로 여기 사장에게 한마디 충고하겠는데, 그냥 순순히 그 두 여자를 내놓는 것이 좋아. 그렇지 않으면 다음 결과는 네 놈들 스스로 책임져야 할 거야!” 말을 마치자 따라오던 사람들 중 선두에 선 사내가 소령을 한 번 밀치더니 콧방귀를 뀌며 냉소했다. “어디서 쫑알쫑알거려? 우리 사장님이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셨잖아. 너희 그 군부의 지휘관 도 그냥 일개 대령일 뿐이야. 우리 사장님께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없어!” 그 두 명의 사무직 소령은 결국 쫓겨났다. “이 두 사람은 또 뭐야?”그러자 방금 선두에 선 우람한 체격의 사내가 문 밖의 동혁과 장양호를 가리키며 물었다. 입구의 직원이 방금 전의 일을 설명했다. 직원의 말을 들은 사내 몇 명이 갑자기 비아냥거리며 크게 웃었다. “그냥 빨리 꺼지라고 해. 어디서 사기꾼 같은 것들이 설치냐!” 이
곧 차량 두 대가 물류센터 입구에 멈추어 섰다. 진창하 부부, 세화의 이모인 류혜연 가족, 그리고 백천기가 차에서 내렸다. 단지 천화만이 어제부터 세화와 동혁의 이혼에 대해 화가 나 따라오지 않았다. 모두 차에서 내려 동혁을 발견하고 어리둥절해했다. ‘동혁이가 이곳에 왜 있어? 더군다나 우리보다 더 빨리 여길 오다니?’ ‘이동혁은 지금 구치소에 있어야 하지 않나?’ “동혁이, 넌 여긴 웬일이야? 혹시 너 탈옥했어?” 류혜진이 차가운 얼굴을 하고 달갑지 않은 어조로 물었다. 그녀는 조금도 동혁에게 좋은 표정을 비추지 않았다. “어머니, 제 결백이 이미 증명됐어요. 저는 장 회장님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동혁이 설명했다. “세화가 물류센터 사장에게 붙잡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데리고 나오려고...” “어머니라고 부르지 마, 난 더 이상 네 어머니가 아니니까!” 류혜진은 화가 나서 동혁의 말을 끊고 이를 갈며 노려보았다. “동혁 이 놈 염치도 없이 세화를 데리러 왔다고? 세화가 바로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네놈이 벌인 그 난장판이 아니었다면, 세화가 이렇게 큰 위험을 무릅쓰고 R시로 달려왔겠어?” “네가 바로 화근덩어리라고!” 류혜진에게 욕을 먹고 손가락질당해도 동혁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동혁 때문에 세화가 위험을 무릅쓰다 붙잡혀 갇혀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동혁은 자신이 확실히 남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자책했다. 백천기는 얼굴에 약간의 미소를 짓고 말했다. “이동혁 씨, 세화가 사고를 당하자마자 여길 온걸 보니 소식이 꽤 빠르군요.” “그런데 이 물류센터의 사장이 누군지는 아세요? R시에서도 유명한 깡패예요.” “그런 사람 손에서 세화를 데려올 능력은 있나요?” 백천기의 마음은 동혁도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 백선풍이 N도 군부의 부지휘관이라고 했나?’ ‘백천기 저 놈이 아버지의 힘을 등에 업고 이제는 자신감이 넘쳐서 대놓고 세화에게 다가가겠다는 건가?’ ‘방금 R시 군부에서 쫓겨난 그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