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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무식한 나홍연

Author: 우주멍
“구시가지에서 막 이사 왔잖아, 다시 이사 가라고 하면 되잖아!”

나홍연은 백문수 부부 앞에서 이 말을 했다.

이 노부부가 전혀 안중에도 없었다.

“안 돼요!”

수소야가 거절하며 말했다.

“구시가지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치안도 좋지 않아서, 마리 성장 환경에 맞지 않아요.”

백문수 노부부와 마리가 얼마 전에 구시가지에 살았었던 것은 어쩔 수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옛집으로 이사해서 이전 나쁜 상황이 좋아졌다.

수소야가 더 편히 살고 싶다고, 친딸인 마리를 다시 구시가지에 살게 할 수는 없었다.

짝!

나홍연은 수소야의 빰을 매섭게 한 대 때렸다.

수소야는 금세 머리가 풀어헤쳐졌고, 수척해진 볼은 금세 부어올랐다.

“엄마! 나쁜 사람, 우리 엄마 때리지 마!”

동혁의 품에 안겨 있던 마리는 이내 가슴이 찢어지는 듯이 울부짖었다.

“저 잡종이 닥쳐!”

나홍연은 마리를 매섭게 노려보았고, 마리는 놀라서 벌벌 떨었다.

마리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놀라서 입을 벌리고, 겁에 질린 눈으로 나홍연을 보고 있었다.

나홍연은 고개를 돌려 손가락으로 수소야를 가리켰다.

“이 천한 년! 내 아들에게 시집온 지 일 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네 전남편 식구들 편을 들어?”

“이 단독주택은 너와 네 전남편의 공동 재산이잖아! 네가 우리 집에 시집올 때 돈 한 푼 가지고 온 거 있어?”

“그래도 우리 집안이 대신 빚을 갚아주고, 너 대신 저 잡종을 치료해 줬잖아!”

“네가 내 아들에게 시집온 이후로 어떻게 우리 집에 불운이 끊이질 않니! 천진은 유괴된 저 잡종을 구하러 갔다가 도로교통공단에서 실직당해, 지금은 또 천진의 아빠가 사고를 당해서 집과 차가 모두 차압돼!”

단독주택 안은 온통 나홍연의 날카로운 고함 소리로 가득했다.

나홍연의 입에서 잡종이라는 소리를 듣고, 백문수 노부부가 성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뺨 감싸고 한 마디 대꾸도 하지 않는 수소야를 보고 백문수 부부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소야야, 네 시어머니께 그럴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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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이 깨어났다   제347화 쓸데없이 말이 너무 많았어

    새빨갛게 달아오른 뺨에 흐르는 뜨거운 땀을 훔치며 조명희가 계단을 내려왔다. 방금 그녀는 위층에서 청소를 하고 있었다. 아래층에서 나는 싸움 소리를 듣고, 자신이 동혁에게 잘 보일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조명희는 재빠르게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천씨 가문이 뭐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래봤자 여기 이 선생님과 비교할 자격도 없어!” 조명희는 조씨 가문의 딸의 면모를 보였는데, 가느다란 눈썹이 곤두서고 차갑게 얼굴의 표정을 굳혔다. 하지만 조명희도 나홍연과 같은 흉포한 여자를 꿈적도 하게 할 수 없었다. 나홍연은 조명희가 앞치마를 두르고, 대걸레를 든 보모 차림인 것을 보고 갑자기 무시하는 표정을 지었다. “저 어린 보모가 세상 물정 모르고 감히 천씨 가문을 무시하다니! 내가 천씨 가문에게 말하면 너 같은 건 감히 여기 못살고, 시골 고향으로 돌아가서 농사나 짓게 될 거야!” 3대 가문은 H시의 지배 세력이다. 어린 보모 하나 어찌하는 건, 개미 한 마리를 잡아 죽이는 것만큼 쉬웠다. “조, 조명희 아가씨!” 이때 옆에 서 있던 천진이 너무 놀라 몸이 굳었다. “아가씨? 확실히 아가씨 같긴 하네.” 나홍연은 콧방귀를 뀌고서, 신랄하게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어린 여우처럼 생겨서, 보모로 일하는 건, 틀림없이 주인집 돈을 탐내서겠지! 어쩌냐 애석하게도 이 집의 남자 주인은 이미 죽은 귀신이 됐는데!” 그녀가 또다시 무식하게 항남을 모욕하는 것을 보고 동혁은 화를 냈다. “조명희, 뺨을 때려서 저 입 좀 닥치게 해!” “예, 이 선생님!” 조명희는 두말없이 대걸레를 놓고 걸어갔다. “조그만 여우 같은 년이 어딜 감히! 내가 혼내주랴?” 나홍연은 조명희를 매섭게 노려보며, 오히려 한 대 때릴 기세였다. “엄마, 그만해요. 3대 가문 중 하나인 조씨 가문의 조명희 사장님이란 망이에요!” 천진은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 “뭐라고?” 나홍연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하니 조명희를 쳐다보다가, 겁에 질려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

  • 전신이 깨어났다   제348화 생사를 정하는 눈치

    “내가 그 정도 눈치도 없을 것 같아? 네가 방금 3대 가문에게 소식을 전하려 했다는 거 말이야? 너만 똑똑한 줄 아나 보지?” 동혁은 엎드려 있는 조명희를 내려다보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천진 모자 앞에서 그녀는 한 마디 한 마디 깍듯이 동혁을 “이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마치 동혁에게 엄청 깍듯하게 대하는 것 같았다. 사실 조명희는 천진 모자가 돌아가서 보고 들은 것을 3대 가문에게 알리기를 원했다. 그녀가 동혁 때문에 여기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3대 가문에게 알렸으면 했다. 3대 가문이 충분히 똑똑하다면 동혁의 신분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조명희의 이런 얕은 꾀는 국외 전장에서 수없이 서로 속이고 속이는 싸움을 하던 동혁을 속일 수 없었다. “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어요. 저는 단지 가문에 알려, 다시는 이 선생님과 맞서지 않도록 주의시켜, 가문이 패가망신하는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가문을 통해 복수하려는 뜻은 절대 없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 전신이고, 말씀 한마디에 저희 생사가 달려있고, 말씀이 곧 법인데. 말 한마디로 저희 조씨 가문을 멸할 수 있는 분에게 제가 감히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동혁이 자신의 꾀를 간파하자, 조명희는 더욱 놀라 머리를 숙이고 해명을 멈추지 않았다. “그럼 이번 한 번은 용서해 주지.” 동혁은 조명희에게 나쁜 의도가 없다는 것을 보고, 그녀를 일어나게 했다. 그는 조명희가 감히 자신의 앞에서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조명희가 벌벌 떨며 일어섰다.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전 일은 더 이상 추궁하지 않겠어. 하지만 난 오히려 그 사람들이 네 뜻을 읽을 수 있었는지 보고 싶네! 3대 가문의 생사가 천진 모자의 눈치에 달려 있으니까!” “감사합니다.” 조명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다시 조마조마하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3대 가문은 과연 금곡 별장 C동을 감시하기 위해 사람을 보냈다. 천진 모자는 금

  • 전신이 깨어났다   제349화 재혼의 이유

    “그래, 사실 나는 오히려 이 단독주택을 천진에게 빼앗겨도 상관없어. 그렇게 하면 소야의 생활이 좀 나아질 거 아니야? 우리가 고생하는 것은 상관없어.” 육수아도 눈물을 훔쳤다. 나홍연은 제멋대로 굴며 백문수 등 사람들 앞에서 수소야의 뺨을 때렸다. 천진은 마마보이로 수소야를 전혀 보호하려 하지 않았다. 육수아는 천진의 집으로 돌아가면 나홍연이 수소야를 더욱 심하게 대할까 봐 걱정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람마다 각자 가는 길이 다르잖아요. 소야 씨는 이미 재혼했으니 걱정해도 이제 소용없어요.” 동혁은 백문수 노부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만약 수소야가 재혼하지 않았다면, 동혁은 누군가가 이렇게 자기 형제인 항남의 아내를 괴롭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항남의 시신이 채 식기도 전에 수소야는 천진에게 다시 시집을 갔다. 지금 동혁이 가지고 있는 수소야에 대한 느낌은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지만, 동혁은 그저 다른 사람의 집안일에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걱정을 안 하겠어? 우리 마음속에 소야는 친딸이나 다를 바 없어.” 육수아는 그래도 계속 걱정하며 말했다. 백문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항남이 세상을 떠난 후 우리 집은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거기다 마리가 또 큰 병에 걸려 병원에서 위독하다는 진단을 받았어.” “소야는 원래 항난그룹의 부사장이었지만, 항남에게 변고가 생긴 후, 나가서 새로운 직장을 구해 돈을 마련하려고 했어. 하지만 아무도 소야를 원하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그때 소야를 쫓아다니던 천진과 결혼해서, 그 집에서 돈을 내 마리를 치료한 거야.” “모두 우리 가족 때문에 소야 혼자 힘든 책임을 지게 됐어! 그렇지 않았다면 소야는 천진에게 시집갈 필요도 없고, 억울함을 당하지 않아도 됐을 거야.” 동혁은 아연실색했다. 그는 수소야가 재혼한 이면에 이렇게 많은 사연이 있을 줄은 몰랐다.마리는 확실히 큰 병을 앓은 적이 있었다. 동혁이 처음 마리를 보았을 때, 마리는 체질이 좋지 않고

  • 전신이 깨어났다   제350화 태도의 급선회

    나홍연은 손으로 찻잔을 치켜들어, 뜨거운 차를 수소야의 부드러운 손목에 뿌렸다. “아!” 수소야는 비명을 지르며 붉게 부어오른 손목을 감싸 쥐었는데, 너무 아파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수소야, 이 배은망덕한 계집애 같으니라고! 우리 집에 시집온 지 2년, 기생충처럼 우리 집에 빌붙어 살았는데, 아직도 네 이미 죽은 전남편 집만 생각하다니!” “우리가 돈을 내지 않았더라면, 그 집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이미 죽었을 가야!” 나홍연은 이를 갈며 한바탕 욕을 하더니, 결국 일어서서 수소야를 밀며 매섭게 소리쳤다. “저리 꺼져! 그냥 천진과 이혼해! 내가 보기에 넌 우리 가족도 아니고, 너를 원하는 회사도 없어! 가서 굶어 죽어 버려!” 수소야는 나홍연에게 떠밀려 땅에 쓰러졌다. 그녀는 천진을 바라보았지만, 천진은 헤드폰을 끼고 억지로 못 본 척했다. 사실 천진도 지금 속으로는 불만이었다. 수소야는 절망적이고 무기력해져, 마음속에는 고통과 슬픔이 가득 찼다. 바로 그때 그녀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조심히 휴대폰을 귓가에 받쳐 들고 전화를 받았는데, 처음엔 의심하는 표정이더니 곧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누가 전화한 거야? 왜 널 찾는 건데?” 나홍연이 무뚝뚝하게 묻자, 천진도 보고는 수소야의 표정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광도그룹 회장 비서가 제게 전화를 걸었는데, 저보고 사장이 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어요.” 광도그룹은 공식적으로 이름을 바꾸기 전이라, 아직 대외적으로는 이전 이름을 사용했다. 천진 모자는 광도그룹 사장이 3대 가문의 사람인 모태국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얼마 전에 주인이 바뀌었지만, 천진 모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수소야가 사장으로 제안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갑자기 놀라고 기뻐했다. “뭘 멍하니 있어? 빨리 내 며느리를 일으켜 세우지 않고!” 나홍연은 천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천진은 얼른 와서 수소야를 일으켜 세웠다. “소야야, 방금 이 엄마가 홧김에 널 밀어서,

  • 전신이 깨어났다   제351화 이동혁의 사과

    “죄송합니다.” 동혁은 수소야에게 허리를 굽혀 사과했고, 선우설리가 놀란 눈빛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수소야에 대해, 동혁도 선우설리와 마찬가지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어린 존경심이 있었다. 그 순간, 수소야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아니, 아니에요.”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감정이 벅차올라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선우설리는 묵묵히 휴지를 내밀었다. 수소야가 진정되자 동혁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3대 가문이 항난그룹을 나눠 가졌고, 그중 일부가 이곳 광도그룹에 합병됐어요. 그래서 제가 이곳을 되찾아 다시 항난그룹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소야 씨, 제가 왜 그랬는지 아시겠어요?” “항남 씨의 복수를 하려고요?” 수소야가 흥분하여 물었다. 그녀는 똑똑한 여자다. 동혁이 백항서를 가명으로 쓰는 것을 알고, 그녀는 그 목적을 이미 짐작했다. “사실 저는 동혁 씨가 항남 씨를 위해 이미 이렇게 많은 일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동혁 씨에게 너무 감사해요.” 수소야는 조언했다. “동혁 씨가 항남 씨를 위해 복수를 할 필요까지는 없어요. 3대 가문은 너무 강해요. 애초에 3대 가문이 항난그룹을 무너뜨릴 때도, 저희가 미처 손을 제대로 쓰지 못할 정도로 그 속도가 아주 빨랐어요. 동혁 씨는 항남 씨가 생전에 항상 잊지 않았던 형제예요. 항남 씨는 동혁 씨가 자신을 위해 이런 위험한 일을 감수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거예요.” 동혁이 지금까지 보여준 실력은 수소야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3대 가문이 수소야에게 가져다준 공포의 그림자는 한시도 수소야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동혁 씨가 내 충고를 들었으면 좋겠는데.’ 그러나 동혁은 수소야의 충고를 들을 생각이 없었다. 그는 항남 가족의 불행이 모두 자신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했다.3대 가문이 항난그룹을 나누어 가진 것은, 틀림없이 탐욕에서 비롯된 약탈이 분명했다. 하지만 항남이 기어코 동혁을 정신병원에서 데리고 나오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이 사

  • 전신이 깨어났다   제352화 심천미와 백항서의 만남

    “이동혁, 너 입사 지원했다고, 여기서 밥 먹는 거야? 직원도 되기 전에 여기 와서 밥 먹고 이러면 안 돼!” 천미는 동혁을 보면 화가 났다. ‘이런 바보 같은 놈이 그날 병원에서 감히 나를 위협했다니!’ 천미는 동혁이 정말로 노광훈 등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혁은 최원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천미는 동혁을 이전보다 더욱 무시하게 됐다. “천미 씨, 그런 걱정은 마세요. 설마 내가 이 회사 사람도 아니면서 이렇게 식당에 들어와 밥을 먹 수 있겠어요?” 동혁은 천미의 두 눈을 빤히 마주 보며 말했다. “참, 근데 여긴 무슨 일이죠?” “정말 너 여기서 일자리를 구한 거야? 나야 네 회사 백항서 회장을 만나러 왔지!” 천미가 도도하게 말했다. 그녀는 강오그룹을 대표해서 화환을 가져온 김에 그 백항서를 직접 만나서 새롭게 등장한 그 회장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려고 했다. 사실 그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았다. “아, 그럼 못 만났겠는데요?” 동혁은 웃으며 말했다. 전에 회장실에 있을 때, 선우설리에게 화환을 배달하러 온 각 그룹 대표들이 동혁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동혁은 찾아온 사람들의 이름도 묻지 않고 예외 없이 모두 거절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중에 한 명이 천미였다. 감히 자신을 비웃는 동혁을 보고, 천미는 기분 나쁘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흥, 내가 백항서 회장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네 회사의 고위층 임원은 만났지. 여기 이분은 항난그룹의 하강원 부장님이셔. 어쩌면 네가 여기 부장님의 소속이 될지도 모르겠네!” 천미 옆에 서있던, 정장을 입고 가죽 구두를 신은 남자가 즉시 웃었다. “심 사장님 안심하세요. 이 분이 사장님의 친구인가 본데, 앞으로 제가 잘 살피겠습니다!” 천미가 동혁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잘 살피겠습니다.”라는 말을 하강원은 특히 심하게 강조했다.하강원은 일찍이 항난그룹의 임원이었다. 항난그룹이 3대 가문에 의해 분할된 후, 하강원은 비

  • 전신이 깨어났다   제353화 택시를 양보한 이동혁

    “하 부장님, 여긴 신경 쓰지 말고, 저흰 그냥 식사나 하면서, 회장님에 대해서나 이야기하자고요.” 천미는 동혁이 언짢아하는 것을 보았다. 사실 그녀는 단지 동혁을 보고 몇 마디 욕을 하고 싶을 뿐, 정말 동혁의 해고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하강원을 말리고, 천미는 고개를 돌려 식사를 하러 갔다. “이동혁이라고 했지? 내가 널 잘 기억해 두지! 나중에 한번 보자고!” 하강원은 동혁을 가리키며 경고했고, 바로 천미를 후다닥 뒤쫓았다. 동혁은 계속 태연하게 밥을 먹었고, 하강원이라는 하찮은 사람의 말에 별로 개의치 않았다. 밥을 먹고, 동혁은 회사에 더 이상 머물지 않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택시!” 동혁은 길가에서 택시를 한 대 불렀다. 그때 사무용 정장을 입고, 한 손엔 휴대폰을 든 여자가 그룹 건물에서 황급히 뛰쳐나와, 초조한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가오는 택시를 보고 송소빈의 눈이 번쩍였다. 그러나 택시가 동혁 앞에 멈추자, 송소빈은 실망하여 걸음을 멈추었다. “급한 일이 있나 봐요. 그럼 먼저 이 차에 타세요!” 바로 그때,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소빈은 고개를 들어 방금 말한 사람이 동혁인 것을 보았다. 그녀는 서둘러 다가왔다. “정말 죄송해요. 엄마가 편찮으셔서 급히 집에 가서 병원에 모셔다 드려야 하거든요. 혹시 저희 항난그룹의 직원 되시나요? 정말 감사해요. 제 이름은 송소빈이에요.” “예, 알겠으니 어서 차에 타세요. 어머니가 많이 아프시다면서요.” 동혁은 웃으며 송소빈에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 송소빈은 동혁에게 연거푸 감사인사를 하고서 차에 탔다.택시가 출발하고 나서 곧 송소빈은 자신이 상대방의 이름을 묻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매너 좋은 동혁에게 호감을 느꼈다. 동혁은 또 다른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천미는 하강원의 입에서 회장에 관한 어떤 유용한 정보도 찾지 못했다. 하강원 자신도 백항서를 전혀 모르고 있으니, 당연히 천미에게 그에 관해 아무

  • 전신이 깨어났다   제354화 생일파티

    “네 말은, 저 이동혁이 백 회장님이 찾던 그 바보란 말이야?” 하강원은 깜짝 놀랐다. “H시 정신병원에서 나왔는지 확인해 보면 알 수 있겠죠!” 범연희가 차갑게 말했다. 그녀는 이전에 항남의 비서였다. 항남은 그녀에게 동혁의 행방을 조사하게 한 적이 있다. 동혁이 H시 정신병원에 있는 것을 찾은 후, 항남은 범연희에게 정신병원 직원에게 동혁을 데리고 나올 수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그래서 범연희는 동혁의 이름을 아직도 잘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누군가가 백 회장님을 찾아와 이동혁의 일에 상관하지 말라며 위협했었지.’ ‘하지만 회장님은 말을 듣지 않고, 상대를 쫓아냈어.’ ‘그 후 회장님은 이동혁을 데리고 나올 방법을 찾으러 정신병원에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했어.’ ‘그때부터 우리 항난그룹의 재앙이 시작된 거야!’ 2년 동안 범연희는 항남과 동혁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동혁이 아니었다면.’ ‘백 회장님이 고집만 부리지 않았더라면.’ ‘우리 항난그룹이 그렇게 어처구니없이 분해돼 뿔뿔이 흩어지지 않았을 거야.’ 원래대로라면 범연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항난그룹 회장의 비서로서 승진도 빨리해 진작에 임원이 되어있었을 것이다. 범연희는 야망이 많은 여자다. 항난그룹이 회복되자마자 그녀는 이곳으로 다시 일하러 돌아왔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항남에 대한 충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범연희는 충성스러운 선임직원라는 신분으로, 항난그룹에서 급행열차를 타고 위로 올라가고 싶을 뿐이다. 동혁의 자료는 곧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H시 정신병원에 몇 년 동안 갇혀 있다가 나온 후, 줄곧 아내의 집에서 지내며 죽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무직 상태라는 내용이었다. “진씨 가문의 그 소문난 바보 사위가 바로 이동혁이었군요. 아마 이동혁은 분명 회장님의 형제라는 신분을 믿고 항난그룹에 지분 반을 찾으려고 했을 거예요.” “어쩐지 이 쓸모없는 놈이 아까 전에 나보고 자신에게 신경 쓸 자격이 없다고 하더라니, 알고 보니 이런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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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9화 배상금

    갑자기 길을 막은 세화를 보자 강경영의 눈이 번쩍 뜨였다.강경영의 눈빛 속에 드러났던 탐욕의 기색은 곧 사라졌다. 마음을 진정시킨 강경영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진 회장이라... 그렇지, 잠시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나요?”이미 아래층에서 한참 동안 기다렸기에, 지금 강경영의 짜증을 내는 표정을 보자 세화의 마음속 불만은 더 커졌다.‘비록 내가 조사를 받는 입장이지만, 모두 동등한 관계야.’‘왜 이 강 대표는 내가 마치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처럼 여기는 거야?’그래도 세화는 여전히 아주 정중하게 말했다.“강 대표님, 앞서 저희가 식사를 약속했는데, 지금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보세요...”그러나 세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경영이 짜증을 내면서 말을 끊었다.“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계속 기다리세요!”‘지금 가장 빨리 사정우를 빼내야 하는데, 진세화와 밥을 먹을 시간이 어디 있어?’이 말을 마친 강영경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데리고 훌쩍 떠났다.그 자리에 선 채 이를 악물고 있는 세화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차갑게 강경영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동혁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여보, 상대가 우리를 곱게 대하지 않는 이상 우리도 돌아가자.”“됐어, 조금만 더 기다려 보고...”세화는 고개를 저었다.‘사해상공회의소는 N도 재계의 거대 단체야. 직원의 태도가 좀 거만한 건 이해할 수 있어.’‘내 밑의 두 그룹의 향후 발전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화도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야.’반대편.강경영은 곧 변호사를 데리고 남경찰서로 달려갔다.교통사고가 남경찰서의 관할구역에서 발생했기에, 사정우는 이곳으로 끌려가서 유치장에 갇혀 있었다.동혁이 이미 임창호를 통해서 조동래에게 손을 썼기 때문에, 남경찰서 쪽에서는 기꺼이 사람을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그러나 배상금액을 본 강경영은 화가 치밀었다.“배상금이 20억 원? 마세라티에 부딪쳤다더니 금액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의 가격이 2억에서 4억 원 정도이기 때문에 사해상공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8화 나 오한민의 체면

    오한민은 강경영이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다.결국 명령을 내린 사람은 H시경찰국의 최고 책임자인 경찰국장이다. 강경영이 입으로는 아무리 상대방을 업신여긴다 해도, 아무나 찾아서는 상대방의 입을 다물게 할 수는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곧바로 H시의 시장을 찾으려고 했다.그러나 지금 H시는 시장이 새로 바뀐 상태였다. 신임 시장의 이름조차 모르는 상태라서, 강경영이 찾으려고 해도 찾을 방법이 없었다.곧 오한민과 연락이 닿았다.[경영 아우님, 조동래 그자는 내가 알지. H시에서는 차가운 염라대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강골로 통하지.][이번에 사정우가 조동래의 손에 넘어갔으니, 확실히 처리하기가 쉽지 않겠어...]전화기 맞은편의 오한민은 난감한 말투였다.강경영은 식은땀을 닦으며 아부했다.“오 사장님, 사장님의 수단이라면 강골은 말할 것도 없고, 제 아무리 노회한 인간이라도 부드럽게 만들 수 있겠지요.”“오 사장님이 좀 도와주십시오. 사정우만 빼낼 수 있다면 저뿐만 아니라 사씨 가문도 은혜를 입게 되는 겁니다.”오한민은 다시 딴청을 부리면서 망설이는 척하다가 비로소 말했다.[알았어, 그럼 조동래의 직속 상관을 찾아야 제압할 수 있어.][내가 H시의 새 시장과 연락해서 사정우를 구할 수 있는지 한번 볼게.]강경영은 오한민이 또 허세를 부리면서, 자신이 더 큰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여기게 하려는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오한민이 정말 자신이 없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결국 오한민 자신도 새 시장을 본 적이 없었다. 단지 새 시장이 부임한 지 고작 2, 3일 만에 이미 두 개의 큰 사건을 터뜨렸고, 많은 사람들을 처리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척 보기만 해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오한민 자신은 새 시장과 전혀 연락이 닿지 않기에, 2인자인 임창호 부시장에게만 연락할 수 있었다.명성호텔 1층 로비에서 동혁은 임창호의 전화를 받았다. [시장님, 리성투자회사의 오한민이 전화를 걸어서 사씨 가문의 사정우를 도와달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7화 사정우가 체포되다니?

    명성호텔에 온 동혁과 세화는 직원들의 환대를 받았다.지난번 동혁이 이곳에서 Y국 영사 해리슨을 무릎 꿇고 사과하게 만든 일은 직원들에게 깊은 이미지를 남겼기 때문이었다.“안녕하세요, 사해상공회의소의 대표에게 통보해 주세요. 세방그룹 회장 진세화 씨가 회견을 요청한다고요...”세화는 친절하게 직접 접대하러 온 매니저에게 말했다.이번에 온 사해상공회의소는 대표단은 모두 명성호텔에 묵고 있다. 그리고 호텔 한 층의 객실을 전부 사용하는데 이는 그들의 재력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다.“그럼 진 회장님, 잠시만 기다리세요.”두 사람에게 고개를 끄덕인 매니저는 곧바로 통보했다.현재 9층의 회의실.사해상공회의소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이상하게 조용한 분위기였다.“무슨 소리야, 사정우가 체포되다니?”“H시 경찰국 사람들이 뭘 잘못 먹은 거야? 감히 사정우를 잡아넣다니!”비쩍 마른 남자가 펄쩍 뛰면서 화를 냈다.이 사람은 바로 이번 사해상공회의소가 세화를 살펴보기 위해서 H시에 파견한 대표단의 강경영 대표였다.지금 강경영은 섬뜩할 정도로 굳은 표정이었다.사정우는 이번에 대표단의 일원으로, 자신과 함께 H시로 관광 겸해서 왔다.이런 명문가의 도련님은 당연히 대표단에 얌전하게 붙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H시에 도착하자마자 불량배 친구 한 패거리를 불러서 나가서 한밤중까지 쏘다녔다.강경영은 관여하지 않았고 감히 관여할 수도 없었다.사정우의 부친 사세준은 명문 사씨 가문의 중요 인물일 뿐만 아니라,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이자 강경영의 자신의 은인이기 때문이다.강경영 자신은 기껏해야 사세준이 기르는 애완견에 불과할 뿐이다.그래서 사정우가 H시에서 누군가와 추돌사고가 났는데, 사고를 낸 사람은 아무 일도 없는 반면에 오히려 사정우가 잡혀서 유치장에 갇혀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강경영은 당연히 크게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도대체 누가 사정우 도련님을 잡아넣으라고 명령했는지 당장 조사하고 손을 써!”강경영은 사해상공회의소의 직원에게 지시했다.명령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6화 눈에는 눈

    “너, 너 공직자가 감히 나를 때려! 너 이건 폭력적인 법 집행이야. 너 죽고 싶어?”나태성은 얼굴을 감싼 채 뒤로 물러선 나태성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조동래를 바라보았다.“네 따귀를 때린 건 그나마 가벼운 거야.”무표정한 표정의 조동래가 차가운 목소리로 내뱉었다.“이 사람은 법 집행에 저항하면서 공직자를 위협했기에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데다가 계속 행패를 부렸기에 체포합니다.”구경하던 시민들이 다시 한번 환호성을 질렀다.아무도 조동래가 뺨을 때린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저 나태성이란 놈은 정말 사람을 열받게 만들었는데. 조 국장님이 우리를 대신해서 때린 거야.’‘졸졸 따라다니면서 앞잡이 노릇이나 하는 졸개 놈이 감히 노골적으로 한 시의 경찰국장을 위협했지.’ ‘만약 저 놈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다면, H시정부의 위엄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어?’‘조동래가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명문 사씨 가문을 앞세운 나태성의 따귀를 때렸어.’사정우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그는 마침내 상대방이 명문 사씨 가문을 들먹여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더 이상 눈치 없이 굴다가는, 조동래의 성질대로라면 나도 뺨을 맞게 될 거야.’이렇게 생각한 사정우는 계속 상대방과 다투려는 생각을 접었다.그러나 두 명의 경찰관에게 끌려가게 되자, 사정우는 참지 못하고 동혁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이동혁, 맞지, 오늘 이 일은 내가 기억해 두겠어.”“이게 끝이라고 생각해? 허허, 나는 곧바로 나와.”“그렇게 되면 너와 네 마누라에게 하나씩 천천히 이 빚을 계산하겠어...”사정우가 소란을 부리는 모습을 웃으면서 보고 있던 동혁이, 갑자기 앞으로 나가더니 맥라렌의 차문을 맹렬하게 걷어찼다.쾅!큰 소리와 함께 차문 전체가 납작해졌다.“이 이가 놈, 너 지금 죽고 싶다는 거지!”분노가 극에 달한 사정우는 핏줄이 솟을 정도로 분노의 고함을 쳤다.‘내가 이 부서진 차를 다시 운전할 생각은 없다 해도, 이동혁은 모든 사람들의 면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5화 지금 뭐 하는 짓거리야?

    경찰의 현장 답사는 아주 빨리 진행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결과가 나왔다.조동래가 부하들에게 그 자리에서 교통사고 경위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하는 걸 본 사정우는 웃음을 터뜨렸다.‘보아하니 조동래는 적당히 구슬려서 화해시킬 생각도 없고, 바로 이 자리에서 내게 줄을 대려는 모양이네.’“이동혁, 내가 말했지, H시라는 이 촌동네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이제 너는 내가 즐길 수 있게 순순히 네 마누라를 내놓으면 돼!”사정우는 아주 유쾌한 듯이 웃으면서도 탐욕스러운 눈빛은 줄곧 세화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벌써부터 조금 뒤에 어떻게 이 여자를 시중들게 할 것인지 생각하고 있었다.동혁이 생각을 바꾸는 것 따위는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았다.동혁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지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감사해야 해. 사람들만 없다면 너는 정말 비참하게 박살이 났을 거야.”‘어쨌든 지금 내가 H시의 시장이니까 영향이 미치지 않게 주의해야 해.’‘아직은 내 신원을 아는 사람이 얼마 없지만,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겠지.’바로 이 점 때문에 동혁은 사정우에게 손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조동래에게 전화할 필요도 없었다. 동혁 자신이 해결하면 될 것이다.“계속 주둥이를 놀려봐.”조동래가 다가오는 걸 보면서도 사정우는 킥킥대며 물었다.“조 국장, 교통사고 경위서는 나왔겠지요?”“이 추돌사고에서 우리 진회장님의 백 퍼센트 과실인가요?”조동래가 천천히 말했다.“사 선생님, 그렇습니다. 우리가 현장 조사를 해 본 결과 당신이 악의적으로 차선을 바꾸고 경쟁을 부추겨서 일어난 추돌사고입니다.”“그래서 이번 사고는 당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동시에 당신은 난폭운전과 무고한 시민에게 행패를 부린 공갈 협박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나중에 경찰에서 당신에게 상응하는 처벌을 내릴 것입니다...”조동래의 싸늘한 말에 사정우의 표정이 굳어졌다.“조 국장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 말을 들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4화 차가운 염라대왕

    눈썹을 찌푸린 사정우가 도발적인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좋아, 그럼 지켜보도록 해!”그렇게 말해도 사정우는 여전히 전혀 동혁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비록 상대방이 돈도 백도 없는 서민은 아니지만 항난그룹 회장이라도 그들 명문가 사람들의 앞에서는 여전히 상대조차 될 수 없었다. 사정우는 설사 H시의 시장이 직접 오더라도, 명문가 사씨 가문의 신분만 앞세운다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댈 수 없다고 믿었다.“이동혁, 내가 지금 너한테 자유롭게 실력을 발휘할 공간을 줄게. 네 마음대로 전화해서 인맥을 찾아봐. H시 시장을 데리고 와도 괜찮아.”“하지만 감히 나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내가 추잡한 말을 앞세웠다고 탓하지 마. 너는 돈을 배상해야 할 뿐만 아니라, 네 아내를 내 놀잇감으로 바쳐야 해!”“나중에 내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딴소리하지 마...”사정우는 세화의 아름다운 몸매를 쳐다보면서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세화는 놀라서 기절할 뻔했다.더 이상 사정우 따위의 질 낮은 인간과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동혁을 잡아끌었다.“동혁 씨, 차라리 우리가 손해를 보고 말자...”사정우를 흘겨보던 동혁의 눈빛에서 번뜩이던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여보, 날 믿어, 여긴 H시야.”세화를 달랜 동혁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조 서장님, 저하고 제 아내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자가 졸개들을 동원해서 길을 막고 있는데, 서장님이 직접 오셔서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전화를 받은 사람은 바로 H시 경찰국장 조동래였다.동혁의 말을 듣자, 조동래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감히 어떤 놈이 졸개들을 보내서 시장님을 막다니, 살고 싶지 않은 거야!’벌떡 일어난 조동래는 놀란 간부들을 내팽개친 채 회의실에서 뛰쳐나갔다.삐용삐용-10분도 안 되어 사이렌 소리를 울이면서 경찰차들이 잇달아 도착했다.조동래가 직접 온 데다가 H시 경찰국에서 교통업무를 담당하는 도영수 부국장도 함께 왔다.세화는 깜짝 놀랐다.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3화 겁내지 마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사정우는 뻔뻔하게도 동혁의 면전에서 네 아내를 데리고 놀 테니 아내를 내게 넘기라고 요구했다.구경하던 시민들조차도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느낄 지경이었다.“더러운 돈 좀 있다고 아주 대단하네 정말. 저 진 회장은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지만 너처럼 그렇게 멋대로 날뛰지는 않아!”“어디서 더러운 외지인이 굴러 들어와서 설치는 거야? H시가 네가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야!”“벼락부자 티나 내면서 정말 무법천지인 줄 아는 모양인데...”격분한 사람들이 잇달아 사정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그러나 사정우는 이런 비난하는 시민들은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오히려 씩 웃으며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너희 같은 교활한 인간들은 말을 좀 아껴야 해.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짖는다고 내 털끝이라도 건드릴 수 있겠어?”“너희 같은 버러지들이 내 신분을 안다 해도 전혀 두렵지 않아. 성도의 명문 가문 사씨 가문은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아이고, 여기 H시가 코딱지 만한 촌동네라는 걸 잊어버렸네. 너희 촌것들은 사씨 가문을 들어본 적도 없겠지.”“아무튼 이 작은 H시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 나 사정우의 일에 관여하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지!”“못 믿겠으면 좀 봐 봐. 사건이 터지고 나서 지금까지 수습하러 온 사람이 하나라도 있어?”사정우는 입만 열면 교활한 인간에 촌것들이라며 사람들을 멸시했다.뼛속까지 드러나는 사정우의 우월 의식에 시민들은 치를 떨어야 했다.그러나 사정우의 말은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확실히 사정우의 말대로 이 일대는 H시의 번화가야.’‘평소라면 관련 부서의 출동 속도는 엄청 빨라. 주차 위반 차량도 3분도 채 안 되어 딱지를 붙이지. 하물며 교통사고는 더 말할 것도 없어.’‘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경찰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설마 이 사정우의 말대로 H시 경찰조차도 개입을 꺼리는 걸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2화 네가 아내를 나한테 보내면

    ‘이렇게 변태 같은 인간의 손에 떨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세화는 그런 모욕을 절대 참을 수 없었다!“자기야, 어떻게 사고가 난 거야? 괜찮아?”바로 그때, 세화에게 천상의 목소리처럼 동혁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고개를 들어 보면서 그 순간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동혁은 얼른 세화를 붙잡았다. “여보, 왜 울어? 다친 거야?”방금 전에 세화의 전화를 받았던 동혁은 명성호텔로 차를 몰고 달려왔다.호텔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도로가 꽉 막혀 있었다. 차에서 내려 교통을 정리할 수 있을까 싶어 보던 중에 사람들 틈에 갇힌 세화를 발견한 것이다.“다친 거 아니야, 동혁씨, 진짜 잘 왔어.”바로 마음이 놓이면서 자신감이 치솟은 세화는 동혁을 꽉 붙잡은 채 사정우를 가리켰다.“저 사람이 나를 뒤에서 오게하고는 일부러 사고를 일으켰어. 게다가 나한테 돈을 갚으라고 했어!”“저 사람이 이동혁이야, 진씨 가문의 쓸모없는 데릴사위지.”“쓸모가 없다니? 그건 다 옛날 얘기지. 최근에 항난그룹의 회장이자 원화투자회사의 회장이라는 게 드러났잖아...”구경하는 사람들도 동혁을 알아봤고 세화의 남편이 왔다는 걸 알았다.세화를 도와주러 온 사람이 있자 구경하던 사람들도 용기가 생겼다.“이 회장님, 이 사람들이 고의로 당신 아내를 괴롭히고 있어요. 아내 분이 차를 잘 몰고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계속 경적을 울리며 따라가더니, 결국 고의로 차를 중간에 끼우고 추돌사고룰 일으켰어요!”“저 자들 보스는 사람 목숨을 하나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너무 지나쳐요!”“또 진세화 씨에게 잠자리를 강요했어요. 권력과 힘을 믿고 완전히 무법천지로 행동했어요...”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동혁은 상황을 금세 파악했다.동혁의 얼굴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사정우를을 쳐다보았다. “네가 사정우야? 일부러 내 아내의 차를 끼워서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니, 정말 엄청 설치네.”“너는 운이 좋았어. 다행히 내 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1화 무법천지인 금수저

    “보상만 하면 이 고물 차를 다시 몰고 가도 돼.” 대충 내뱉듯이 사정우가 말했다. ‘내가 아까 했던 말은 소 귀에 경읽기였어?’ ‘분명히 이 인간은 자기가 고의로 추돌사고를 냈다고 인정했으면서도, 뻔뻔하게 내게 보상을 요구한다고?’ 세화는 치미는 분노에 헛웃음이 나오면서 더 이상 말로 따질 필요도 못 느꼈다. 휴대폰을 꺼내 들고 세화가 말했다.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네요. 누가 보상해야 하는지 경찰이 판단하게 해야겠네요.” 하지만 그 순간 나태성이 다가와서 세화의 손에서 휴대폰을 낚아챘다. 그리고 다른 차에서 내린 양아치들도 슬그머니 세화를 둘러싸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대낮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지금 뭐 하는 거야? 내 휴대폰 돌려줘!” 세화는 화를 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설마 이렇게 백주 대낮에 대놓고 핸드폰을 강탈할 줄은 몰랐기에 마음속으로 위기감을 느꼈다. 주변에서 지켜보던 시민들도 이 광경을 보고 기가 찼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사정우의 패거리는 척 봐도 대단한 기세라서 평범한 시민들은 감히 건드릴 엄두도 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세화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감히 나설 수가 없었다. “예쁜 아가씨, 그렇게 긴장할 거 없잖아. 핸드폰이 얼마나 하겠어. 보상이 끝나면 돌려줄게.” 사정우는 세화의 휴대폰을 가지고 놀면서 심지어 코에 대고 냄새를 맡기도 했다. 마치 세화의 체취이라도 배어 있는 것처럼. “웃기지 마. 당신이 내게 배상해야 돼.” 세화는 수치심과 분노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러자 사정우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쁜 아가씨, 빚을 졌으면 갚아야지. 당연한 이치를 모르진 않겠지?” 사정우의 시선이 세화의 몸을 훑어내렸다. “배상할 돈이 없으면 몸으로 갚아도 돼. 나하고 같이 자면 돼.” “흠... 오늘이 내가 이 H시에 온 첫날이니까, 특별히 이렇게 하자.” “내가 이곳을 떠날 때까지 당신은 내 여자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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