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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내가 그 백항서예요

Author: 우주멍
‘뭐? 지시에 따를 수 없다고?’

예의 바르게 거절하는 서영춘의 말에 조명희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조 사장님, 저희 상업은행에 또 다른 매물이 있습니다. 9호 단독주택보다 더 고급스러운 단독주택 두 채입니다.”

“사장님께서 원하신다면 가격은 제가 알아서 잘 할인해 드리겠습니다.”

조명희의 체면을 완전히 구기기 싫었던 서영춘은 재빨리 대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제안도 조명희의 분노를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짝!

조명희는 갑자기 팔을 들어 서영춘의 뺨을 세게 때렸다.

“조 사장님, 지금…”

서영춘은 빰을 가리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조명희를 쳐다보았다.

서영춘은 조명희가 이렇게까지 방자하고 제멋대로 일지 몰랐다.

‘난 어쨌든 상업은행의 행장이야.’

‘그냥 이름 없는 하찮은 사람이 아니라고.’

‘그런데 이 여자가 아무렇지 않게 내 뺨을 때려?’

“서 행장, 잘 들어. H시의 주인은 우리 3대 가문이야!”

조명희는 매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너 같은 일개 행장이 뭐가 대단하다고? 네 전임자도 다 우리 3대 가문이 시키는 대로 하는 개였고, 너도 우리 3대 가문이 키우는 개 중 하나일 뿐이야!”

조명희는 할인해 주겠다는 가격보다 돈이 부족해서 이러는 것이 아니었다.

조명희는 명망 있는 조씨 가문의 딸로, 3대 가문이 공인하는 가장 우수한 세 젊은 인재 중 한 명이었다.

조명희는 자신에게 갖추어야 할 격식을 서영춘이 무시했다고 생각했다.

지금 조명희가 원하는 것은 체면이다.

조명희가 황현동 앞에서 9호 단독주택을 사서 선물하겠다고 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안된다며 서영춘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서영춘, 일개 행장 주제에!’

‘감히 내 지시를 거부해서, 내 체면을 깎아?’

조명희는 뒤에 있는 9호 단독주택을 가리키며 서영춘에게 명령했다.

“가서 단독주택에 있는 사람들 다 내보내, 지금! 당장!”

서영춘은 빰을 가린 채 조명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하지만 상대는 3대 가문 중 하나인 조씨 가문의 큰 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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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현동은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인정하고, 엎드려 머리를 땅에 재차 박으며 용서를 구했다. 거만하게 위세를 부리던 황현동은 이제 동혁의 발 밑에 무릎을 꿇고 마치 죽을 개처럼 꼬리를 흔들며 살길을 찾았다. 아까까지 넘치던 기개는 조금도 없었다. 전장의 군인에게 개인의 존엄성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동혁은 황현동이 허세를 부리며 힘으로 사람을 제압했던 것보다 지금 황현동의 행동을 더 싫어한다. ‘우리 무수한 전장의 군인들.’ ‘설역 고원과 황량한 고비 사막에서 나라를 지키고 국경을 보호하는 사람들.’ ‘지금도 국외 전장에서 피 흘리며 싸우며, 구사일생하고 있지.’ ‘하지만 황현동, 이 좀벌레는 높은 자리에 앉아 빈둥빈둥 놀고 군부의 명성을 떨어뜨렸어.’ “저 놈의 지위를 박탈하고 국외 전장으로 보내.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스스로의 운에 달려있으니 한번 보자고.” 동혁은 담담하게 말 한마디로 황현동의 운명을 선고했다. ‘이런 놈은 전쟁이 한창인 최전선을 직접 체험해 봐야 정신을 차리지.’ ‘체포해서 재판하는 것만으로는 오히려 이 놈만 편하게 해주는 거야.’ 황현동은 온몸에 힘이 빠져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전신의 말은 나보고 죽으라는 거잖아?’ “예, 전신!” 왕동재는 비로소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차를 운전한 병사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 병사는 동혁에게 존경을 담아 경례를 하고, 황현동을 데리고 차로 갔다. 동혁은 앞에 있는 왕동재를 바라보았다. “네 밑에 저런 놈이 생겼다는 것은 결코 저 놈 혼자만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돼. 네가 자체적으로 먼저 조사해. 만약 제대로 조사하지 못하면, 내가 사람을 시켜 너를 조사하게 할 거야.” 심홍성과 고동성 두 준장에 비해 왕동재는 정통 장군이었다. 그러나 동혁의 말에 왕동재는 온몸이 떨리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이 전신에게 보고합니다. 반드시 끝까지 엄격히 조사해서 더 이상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게 단속하겠습니다. ”동혁은 또 심홍성과 고동성 둘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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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대니얼을 둘러싸고 아부했지만 세화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대니얼은 이것에 불만을 품었지만 동시에 첫눈에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미인인 세화에게서 강한 소유욕을 느끼게 되었다. 대니얼 곁에 있던 주다정은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세화를 바라보는 눈에는 질투가 가득했다. “하하하, 이쪽은 제 친조카인 진세화라고 합니다. 세방그룹과 혜성그룹의 회장으로 있지요. 마침 대니얼 씨에게 소개하려던 참이었습니다.” 류성중은 대니얼이 세화에게 관심을 갖는 것을 보고 기뻤다. 그는 고개를 돌려 명령조로 세화에게 말했다. “세화야 뭐 하고 있어? 대니얼 씨가 너와 인사를 하고 싶어 하시잖아. 빨리 이리 와서 인사해라.” 대니얼은 약간 놀라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세화를 다시 쳐다보았다. ‘저렇게 예쁘게 생긴 여자가 두 그룹의 회장일 줄이야.’ 그 순간 대니얼은 마음속에서 결심했다. ‘저 여자든, 저 여자의 회사든.’ ‘모두 내가 차지해야겠어.’ “진 회장님, 좋겠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대니얼 씨의 눈에 띄었잖아요. 저희는 대니얼 씨를 쫓아다니며 말을 걸었는데 모두 무시하더라고요.” “진 회장님, 뭐 하고 계세요? 빨리 가서 인사하세요. 다니엘 씨가 기다리고 있잖아요.” “이건 좋은 기회예요. Y국 귀족과 연결되는...” 세화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여자들이 입을 열어 부추겼다. 그녀들은 세화처럼 대니얼의 눈에 띄고 싶었다. 세화는 대니얼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며 내키지 않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상대가 자신과 돈을 모두 챙기겠다는 흑심을 품은 지는 몰랐지만 계속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인사 한 마디를 하지 않으면 대니얼의 눈밖에 날 수밖에 없었다. 세화는 이유 없이 적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특히 배경에 힘이 있고 H국에서 특별한 신분을 가진 외국인이라면 더욱 그러했다.그래서 세화가 앞으로 나서려 하자, 줄곧 그녀의 뒤에 서 있던 동혁이 갑자기 앞으로 두 걸음 나와 그녀를

  • 전신이 깨어났다   제985화 대니얼의 인기

    사실 주다정은 H시에서 큰 스타라고도 할 수 없었다. 세화와 동혁은 주다정에 대해 전혀 몰랐고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를 알아본 H시 사람들 몇 명이 이렇게 까지 말한 건 대니얼 앞에서 그녀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서일 뿐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남자들이 부러움의 표정을 지었다. 주다정은 미인이었는데 경제채널 사회자로 활약하는 만큼 고학력을 가진 지적인 이미지도 있었다. 이런 여자는 일반적으로 성공한 보통 남자는 눈에 차지도 않았다. 그래서 연회장에 있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주다정에게는 별로 관심 없는 존재였다. ‘지금 저 주다정이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기혼남인 대니얼을 따라 여길 왔다고?’ ‘남자로서 저 대니얼이라는 사람이 너무 부럽구먼.’ 쏟아지는 아부에도 주다정은 차분하면서 도도한 여신의 분위기를 유지했다. 그녀는 그저 사람들에게 예의 바른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약간의 거리감을 유지했다. 만약 그녀가 대니얼의 팔짱을 끼고 있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정말로 그녀를 시크한 여신으로 여겼을 것이다. “대니엘 씨, 여기 다른 분들 몇 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류성중은 옆에 있는 왕근식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H시 의료공단의 왕근식 부장입니다. 오늘 연회도 바로 이분이 준비한 거지요.” “안녕하세요, 대니얼 씨.” 왕근식은 재빨리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대니얼 씨가 있는 골스재단의 프로젝트가 투자 유치를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의약 쪽인가요?” “그렇다면 저희 H시를 제대로 찾아오신 겁니다. 이곳에서 정책상의 문제가 생겨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대니얼 씨께서 언제든지 저희들에게 연락하세요.” “저희 모두가 반드시 성심성의껏 대니얼 씨를 돕겠습니다. 연락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왕근식이 적극적으로 말했다. 그는 비록 대니얼의 이미지가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이후 그가 자신에게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했다. 어쨌든 골스재단은 Y국에서 10위 안에 드는 큰 재단이었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984화 경제채널 주다정

    ‘류 부이사장님이 저렇게 나서서 이야기하시는 걸 보니 도착한 손님이 대단한 사람이나 보네.’ 연회장에 있던 손님들은 모두 협조적으로 류성중의 뒤를 따라 함께 연회장 입구로 향했다. 류성중은 의료공단의 부이사장이었지만 그 Y국에서 온 사람과 사실 그 어떤 관계도 없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세화를 끌어들여, 미모와 재력을 겸비한 세화가 상대방과 교류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을 계획이었다. 그렇게 되면 분명 자신도 약간의 친분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류성중은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살폈는데 여전히 가만히 서있는 세화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표정을 찡그렸다. “세화야, 아직도 멍하니 서서 뭐 하고 있어? 넌 함께 가서 Y국 귀족 분과 인사하고 싶지 않아?” 세화는 원래 Y국 귀족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류성중의 모습을 보고 억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동혁 역시 어찌하든 상관없었다. 그는 단지 대니얼이 오늘 밤에 또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한번 보고 싶었다. 그래서 세화를 뒤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곧 연회장 입구 밖의 복도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동혁, 세화 등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정신을 차리고 자세를 살피면서 오고 있는 귀족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노력했다. 류성중은 오늘 밤 연회의 주인공으로서 당연히 사람들 선두에 나서서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곧바로 금발에 푸른 눈을 한 체격이 큰 백인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동혁의 예상대로 이미 두 번이나 만났던 대니얼이었다. 대니얼은 언제나처럼 날씬하고 정장을 입고서 자신이 귀족임을 드러냈다. 그의 곁에는 명품 정장을 입은 젊은 H국 여자가 따라왔는데 세련된 화장에 기품이 있는 모습이었다. 대니얼의 팔짱을 낀 채 긴 목을 높이 치켜든 그녀는 연회장 안에 있는 사람들을 거만하게 쳐다보았다.곧 그녀의 시선이 세화에게 고정되었고, 아주 날카로운 눈빛으로 세화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 세화는 그녀의 눈빛에 불쾌함을 느꼈지만 그저 공손한 미소

  • 전신이 깨어났다   제983화 아부

    “우와.” 류성중의 말에 사람들이 놀라며 감탄했다. ‘Y국의 전통 있는 귀족 출신에 10위권 내의 다국적 재단을 등에 업고 있다고?’ ‘이런 배경이라면 단연 거물급 손님이잖아.’ 많은 사람들이 류성중이 언급한 손님과 사귀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러나 반대로 동혁의 얼굴에는 이상한 기색이 역력했다. 류성중의 말을 듣고 가장 먼저 그의 머릿속에 대니얼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류성중은 동혁의 이런 생각을 모른 채 과시하는 말투로 계속 말했다. “이 귀족분이 이번에 아주 대단한 프로젝트를 할 예정이야. 국내 많은 회사들이 이 프로젝트 투자에 참여하고 싶어 하지. 마침 내가 그와 사이가 좋아.” “동혁이, 네가 이제 막 원화투자회사에 사장으로 부임했으니 분명 좋은 프로젝트에 투자해서 뭔가 성과를 내고 싶을 거야.” “어때? 내가 이따가 그분을 소개해 줄까?” 류성중은 말을 마치고 가만히 서서 동혁의 대답을 기다렸다. 사실 류성중은 원화투자회사 사장이라는 동혁의 신분이 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해서 마음속에서 동혁에 대한 우월감을 유지하려 했다. “호의에 감사해요. 하지만 그러실 거 없어요. 전 괜찮아요.” 동혁은 웃으며 부드럽게 거절했다. 류성중은 동혁이 이렇게 단번에 거절할 줄은 몰랐고 순간 의아해하면서 짜증이 났다. 그는 고개를 돌려 세화에게 말했다. “세화야, 내가 아까 도형이 편을 들며 몇 마디 했다고, 동혁이가 아직도 이 외삼촌에게 좀 삐진 거 같구나. 난 그래도 결국 가족 편인데 말이야.” “그래, 동혁 씨, 외삼촌한테 너무 그러지 마.” 세화가 동혁을 잡아당기며 눈치를 주었다. 동혁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난 원래 뒤끝이 없어. 단지 그 대단한 프로젝트에 별로 관심이 없을 뿐이야.” 이 말을 듣고 류성중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는 동혁이 사리분간을 잘 못한다고 생각했다. “네가 그 사람을 잘 몰라서 그래. 일단 조금 있다가 한번 보면 생각이 바뀔 거야.” 말이 통하지 않자 류성중은 그렇

  • 전신이 깨어났다   제982화 어울리는 상대

    “이 개X식, 우리 회사 투자 유치를 망치다니. ” 현재 연회장에서 가장 괴로운 사람은 양도형이었다. 그는 휴대폰을 꽉 쥐고 분노와 증오에 찬 눈으로 동혁을 노려보며 달려들어 욕을 했다. “투자를 망친 건 내가 아니라 당신 자신이에요.” “단지 서류상으로만 신청한 투자에다 아직 심사 시작도 안 했는데 마치 2000억 투자를 받은 것처럼 허풍을 떨었잖아요.” “게다가 더 우스운 건 이걸 여자에게 어필할 자신의 능력이라고 떠들어대면서, 내 아내와 자신이 어울린다고 착각하는 거죠.” 동혁은 몸을 숙여 아까 전 양도형이 자신에게 건넸던 카드를 집어 들었다. 주워서 묻은 먼지를 털고 다시 양도형의 얼굴에 던졌다. “자, 이거 도로 가져가요. 당신은 내 아내와 어울리지 않아요.” 짝! 은행 카드가 양도형의 뺨에 부딪혀 소리를 냈다. 비록 아프지는 않았지만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굴욕감이 양도형을 폭발시켜 버렸다. “이 개X식, 내가 죽여버릴 거야.” 양도형은 미친 듯이 소리치며 주먹을 쥐고 동혁을 때리려고 했다. “그만해.” 그 순간 류성중이 갑자기 호통을 치자 양도형은 다시 이성을 되찾았다. “도형아, 바로 N도로 돌아가. 괜히 여기서 더 망신당하지 말고.” 류성중의 분노한 표정을 본 양도형은 마침내 오늘 밤 자신이 동혁에게 패배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동혁을 원망스럽게 쳐다보고는 아무 말없이 그대로 돌아섰다. 연회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탄성을 내뱉었다. 특히 동혁에 대해 양도형과 같은 생각을 품었던 사람들은 더 두려움을 느꼈다. ‘저 이동혁이 그저 쓸모없는 데릴사위인 줄 알고 비아냥거렸으니, 큰일이야.’ 그들이 아까는 동혁을 비웃었지만 이제는 반대로 그들 자신이 비웃음을 사게 생겼다. 하지만 동혁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자신을 조롱했던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류성중은 그런 동혁을 보고 머리가 아파왔다. ‘방금 전까지 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혁을 무시하고 도형이를 높이 치켜세웠는데.’ ‘동

  • 전신이 깨어났다   제981화 신분 노출

    여비서가 보고한 소식은 양도형을 혼란에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까지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특히 동혁이 정신병이 있다고 비꼬던 사람들은 창피하여 땅 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들은 방금 전까지도 동혁에게 계속 빈정거렸었다. 하지만 갑자기 성신제약에 대한 2000억의 투자 유치가 물거품이 되었다. 이 소식은 동혁을 빈정거리던 사람들에게 마치 얼굴에 따귀 한 대를 맞은 것 같은 충격을 주었다. 세화 역시 약간 놀란 눈으로 동혁을 바라보았다. 그녀마저도 지금 들은 소식이 믿기지 않았다. ‘동혁 씨가 출근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잖아? 그냥 이름뿐인 사장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런 거액의 투자 결정을 지시할 수 있는 거지?’ ‘원화투자회사의 사람들은 모두 투자시장 쪽의 전문가들인데, 동혁 씨의 말을 그대로 듣는다고?’ “비켜.” 양도형은 갑자기 자신의 여비서를 뿌리치며 동혁 앞으로 다가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말해보시죠. 투자 거절은 쓸모없는 데릴사위인 당신과 아무 상관없지요? 모든 건 그냥 우연의 일치일 뿐. 안 그런가요?” 양도형의 마음은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무려 2000억의 투자야.’ ‘그게 이렇게 한 순간 거절이 되다니.’ 양도형은 이번 투자 건을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투자만 받으면 그의 회사는 더 빠르게 고속 성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희망이 완전히 허사가 되고 말았다. 특히 양도형이 받아들일 수 없는 건, 이 모든 것이 그가 여태껏 쓸모없는 인간이라며 우습게 여기던 동혁이 그저 쉽게 전화 한 통으로 벌인 일이라는 것이었다. 무시하던 쓸모없는 데릴사위에게 반대로 진흙탕에 밟히는 기분이 든 양도형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번 일이 동혁과 무관하다는 것을 어떻게든 증명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동혁은 다음 말로 그에게 다시 한번 강한 일격을 가했다.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군요. 투자

  • 전신이 깨어났다   제980화 원화투자회사의 결정

    동혁의 말을 듣고 연회장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그러나 사람들은 동혁의 말을 사실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그저 우습게 생각했다. “저게 무슨 헛소리야? 설마 자기가 2000억 투자 건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저 쓸모없는 인간이 원래 정신병원에서 나왔잖아요. 아마 또 정신병이 도진 거겠죠.” “진 회장님, 이럴게 아니라 남편분을 치료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오늘 이곳에 많은 병원 원장님들이 와 계시니 분명 아는 정신과 전문의사가 있을 거예요.” 모두 비웃으며 경멸의 눈빛으로 동혁과 세화를 바라보았다. 세화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에 불쾌함을 느꼈다. “동혁 씨, 괜히 헛소리 좀 하지 마.” 세화는 동혁을 잡아당겨서 약간 화가 난 작은 목소리로 훈계했다. “당신 겨우 회사에 이제 첫 출근을 했을 뿐이야. 그런데 누가 당신 지시를 바로 따르겠어?” 세화는 동혁이 원화투자회사의 사장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방금 전 동혁이 전화로 한 말에 대해 전혀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에 그녀는 절친인 천미에게서 동혁은 그저 명목상 투자회사의 사장이며 실권이 없다고 분명히 들었다. 그래서 2000억의 투자처럼 큰일을 동혁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했다. ‘동혁 씨는 왜 갑자기 전화로 투자를 하지 마라고 해서 사람들에게 괜한 모욕을 자초하고 그러지?’ “여보, 나 장난하는 거 아니야. 원화투자회사는 내 지시에 따르게 되어있어.” 동혁은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 하지만 세화는 동혁의 말을 믿을 수 없었고 그저 퉁명스럽게 그를 노려보았다. 세화가 동혁에게 핀잔하는 모습을 보고 계속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던 양도형이 웃음을 터뜨렸다. “진 회장님, 당신 남편은 아무 쓸모없는 사람일 뿐 아니라 허세를 부리는 걸 아주 좋아하네요. 어떻게 회장님의 체면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죠?” 세화는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고 마음이 좀 불편했다. “세화야, 동혁이를 그냥 돌려보내. 괜히 여기서 더 망신당하지 말고.”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9화 투자하지마

    동혁의 말투에는 상대에 대한 무시가 가득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저 양 사장을 무시하는 거지?’ 하지만 사람들은 동혁의 말을 조금은 이해했다. ‘하긴 진 회장은 자산 수 천억 규모의 두 그룹을 소유하고 있지.’ ‘그런 진 회장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확실히 별로 없기는 해.’ “하하하, 난 또 무슨 저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무슨 특출 난 점이라도 있어서 저리 양 사장님을 무시하나 했더니만, 역시 자기 아내가 대단한 것을 믿고 까부는 거였어.” 한 사람의 말에 연회장에는 다시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동혁은 그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고 양도형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진지하게 물었다. “어디 말해 보시죠. 당신은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자신이 제 아내처럼 훌륭한 여자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거죠?” 양도형은 동혁의 말투에 담긴 무시에 분노했다. 그는 콧방귀를 뀌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나도 진 회장님의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인정해요. 하지만 비교하자면 제 능력도 그리 나쁘지 않아요.” “제가 이번에 왜 H시에 왔는지 아나요? 회사 이름으로 H시에 사업투자를 하기 위함도 있지만 곧 원화투자회사로부터 2000억 규모의 투자를 받을 예정이기 때문이에요.” 양도형은 세화를 바라보며 자신감 가득 말했다. “이 투자를 받으면 우리 회사는 더 빠르게 성장할 거고 머지않아 자산 규모가 진 회장님의 두 그룹을 능가할 겁니다.” 그의 말을 듣고 놀란 연회장의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정말? 2000억 투자라고? 이거 완전 빅뉴스 아니야?” “그 정도 큰 규모의 투자라면 웬만한 중소기업도 고성장을 할 텐데, 하물며 성신제약처럼 새롭게 부상하는 기업이라면 더 할 거야.” 많은 사람들이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으로 양도형을 쳐다보았다. 그중에는 이미 수년간 사업을 해온 선배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2000억 투자면, 역대 투자 유치 기록에서도 상위권이야.’ “양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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