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이렇게 아무렇게나 주차해 놓다니, 슈퍼카를 몰면 다야?”소예은이 큰 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오가는 사람들은 차 몇 대의 위치를 보더니 그녀를 정신 나간 여자처럼 쳐다보더니 가버렸다.하영수는 다가와 보더니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이런 멍청한 년.’“그만 좀 해. 이겐 네가 차를 비뚤게 주차한 탓이야. 방금 내가 차를 주차한다고 했을때, 기어코 내 말 안 들어 이 사달이 난 거잖아.”그는 서둘러 소예은을 탓했다.방금 하영수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담배를 사러 갔기에, 자신의 아내가 차를 이렇게 주차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영수 씨, 왜 저 절 탓하시는 거예요? 분명 그들이 제 차를 막은 거잖아요!”소예은은 엄마처럼 성격이 괴팍했기에, 잘못 없는 남편을 비꼬았다.“그만 좀 해!”하영수가 낮은 소리로 외쳤다.“이건 자기가 차를 비뚤게 세웠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야. 옆에 있는 차들은 모두 차선 안에 세워져 있으니, 차주를 찾아와도 우리 잘못인 거야.”하영수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멍청한 아내가 차 한 대로 세 개의 공간을 차지해 양쪽 차에 잠길 줄을 몰랐기 때문이다.운전석은 물론 조수석 쪽도 지나갈 수 없었다.하영수는 한 바퀴 둘러본 후 앞으로 갔는데, 콰트로포르테 차창 앞에서 쪽지 한 장을 발견했다.“다행히 차주께서 번호를 남겨주고 가셨네.”하영수는 전화번호를 저장한 뒤 바로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곧 동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혹시 이 콰트로포르테가 선생님의 차인 가요? 저희가 차를 꺼내야 하는데 좀 옮겨주시면 안 될까요?”[그래요. 몇 분만 기다려 주시죠. 제가 지금 일이 좀 있거든요.]“잠깐만요. 선생님 목소리, 아니, 왜 이렇게 이동혁 목소리와 똑같지?”영수는 안색이 어두워졌다.“이동혁?”장계금은 그 말을 듣고 비꼬듯이 말했다.“영수 네가 잘 못 들은 거겠지. 그 바보가 차 주인 일 리가 없잖아.”“맞아, 그 쓸모없는 놈이 스포츠카를 정말 샀다면 내가 타이어를 씹어 먹을 거야!”소예
동혁은 류혜진이 따로 돈쓸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는 그 400만 원이 라세영에게 주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가져왔어요. 당신들의 말대로 400만 원을 가져왔어요.”류혜진은 병실에 들어선 뒤 걱정하는 표정으로 물었다.“세영아, 몸은 좀 괜찮은 거야?”세영은 다리를 꼬고 콧방귀를 뀌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괜찮냐고? 지금 우리 세영이가 괜찮아 보여?”서수현은 동혁을 노려보며 말했다.“만약 당신의 폐물 데릴사위가 어젯밤에 좀 더 빨리 세영이를 데리고 돌아왔다면, 우리 세영이가 이렇게 다쳤을 리가 없잖아!”어젯밤에 동혁은 세영을 구해주었는데, 이 여자는 전혀 고마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동혁을 탓하였다.류혜진은 그저 묵묵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동혁은 바로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하였다.“맞은 걸로 끝나 다행인 줄 알아. 어젯밤 내가 아니었다면, 당신 아들은 이미 맞아 죽었을 지도 몰라.”“네가 뭔데 내 아들을 뭐라하는 거야!”라원문은 침대 머리맡을 세게 내리친 후, 자리에서 일어나 동혁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그러자 서수현도 날카로운 목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우리 아들이 도박을 하면 어때, 도박을 해도 너 같은 데릴사위보다는 백배 나아. 너야말로 맞아 죽어야 해!”병실에는 또 다른 환자가 두 명 누워있었다.서수현의 말을 들은 환가 가족들은 모두 이상한 표정으로 동혁을 쳐다보았다.류혜진은 그들의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재빨리 동혁을 잡았다.“넌 입 좀 다물어!’동혁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야, 화를 겨우 가라앉힐 수 있었다.“34번 라세영 씨 가족분, 비용을 납부하셔야 합니다. 어젯밤 입원하실 때 납부하신 20만 원은 이미 다 결제되었습니다.”이때 간호사 한 명이 명세서 몇 장을 들고 들어왔다.류혜진은 명세서를 동혁에게 쥐여준 뒤 말했다.“얼른 가서 결제해.”동혁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명세서를 들고나갔다.400만 원을 결제한 뒤 병실로 돌아오자 라원문과 서수현 부부는 이미 병실을
라세영은 어젯밤 도박장에서 뺨을 맞은 일을 줄곧 기억하고 있었다.라원문 부부가 찾아온 후, 라세영은 도박장에서 동혁이가 자신을 무시해 왔다고 말했다.라세영이 동혁을 간병인으로 삼을 것을 제기한 것은, 일부러 동혁을 모욕하기 위해서다.라세영은 이를 악문 채 득의양양하게 말했다.“이동혁, 방금 우리 부모님 앞에서 잘 난척하지 않았어? 그럼 앞으로 보름 동안 내 똥 오줌을 받으며 내가 시키는 대로 해!”“꿈도 꾸지 마!”동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라세영을 때려죽이고 싶었다.“동혁아, 안 그러면 네가 남아서 세영이를 돌봐줄래?”이때 류혜진은 이전과 달리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 그녀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동혁이가 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해야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동혁, 들었어? 네 장모님이 말하는 데 설마 장모님 말마저 안 들을 건 아니지?”라세영이 비꼬듯이 말했다.그는 동혁의 불같은 성격으로는 절대로 이 일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진작에 동혁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동혁의 약점은 바로 그의 가족이었다.마침 그들 가족은 모두 류혜진의 말을 잘 들었기에, 동혁이는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다른 두 환자의 가족들은 모두 동정하는 눈빛으로 동혁을 쳐다보았다.아무리 데릴사위라 해도, 남의 똥 오줌을 받아낼 정도로 무시당하는 건 도가 지나쳤던 것이다.동혁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한 세영을 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거지? 그래, 난 그딴 짓 못하니까 다른 놈을 찾으면 되겠네.”동혁은 말을 마친 후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병실을 나섰다.그는 복도 끝의 베란다에서 핸드폰을 꺼내 천수홍에게 전화를 걸었다.“동혁 씨? 아이고, 어쩐 일로 전화를 하신 거죠?”천수홍은 굽신거리며 말했다.“말씀하신 7인승 미니벤은 이미 집으로 보내드렸어요. 이 외에 또 분부하실 일이라도 있으신 가요?”동혁과 최씨 가문이 친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
방금 그는 아래층에서 차를 옮기기를 기다리던 장계금으로부터, 류혜진이 병원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사무실에서 달려온 것이다.“참 뻔뻔하네.”천대명은 콧방귀를 뀌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5년 전 네가 실수로 인해 젊은 여자 환자분이 사망하여 병원 전체에 영향이 간 것은 잊었나 봐? 우리 현대 병원의 동료들은 너 때문에 얼마나 창피했는지 알기나 해? 너 같은 사람은 현대 병원에 들어설 자격조차 없어. 다들 말해 봐요, 제 말이 틀렸다고 생각해요?”그는 병실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을 보며 말했다.많은 사람들은 천대명의 말을 듣고서야, 류혜진이 현대 병원의 의사였던 것도 모자라 의료사고를 일으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부원장 님의 말이 맞아요. 저런 사람은 현대 병원에 들어올 자격조차 없어요.”“의료사고를 내서 환자를 죽였으면서, 뻔뻔하게 병원에 발을 들인 거야?”“의술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뒷배 믿고 잘난 척하던 인간이었던 거 아니야?”많은 사람들은 제각기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류혜진은 이런 경멸의 시선들 속에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그 의료사고는 그녀가 떨쳐버릴 수 없는 상처이기도 했다.지금 천대명이 그 상처를 또다시 들추어냈기에, 류혜진은 가슴이 쥐어짜듯이 아팠고 손발이 미친 듯이 차가웠다.“천 부원장님이시죠? 제 어머니 말에 문제라도 있나요? 그때 그 의료 사고는 저희 어머니께서 이미 책임을 지고 병원을 떠났고, 지금은 평범한 사람의 신분으로 병원에 온 것인데 왜 들어오면 안 되는 건 가요?”바로 이때, 동혁이가 군중을 헤치고 병실로 들어왔다.그는 천대명 앞에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부원장님께서 이렇게 급하게 달려와 지난 일에 대해 또다시 말씀하시는 건, 뭔가 남에게 말하지 못할 비밀이라도 있는 건가요?”천대명은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며 놀란 듯한 표정으로 동혁을 쳐다보았다.“넌 누구길래 나한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동혁은 그의 안색이 변한 데다가 눈빛이 이상해지자 더욱 자신의 생각을 확신했다.“부원장
천대명은 차갑게 웃으며 동혁을 쳐다보았다.류혜진이 사위로 돈을 벌려고 한다면, 그는 기어코 동혁이가 돈을 벌지 못하게 막을 것이다.동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천대명을 보며 말했다.“당신이 뭔데 나더러 꺼지라고 하는 거야?”방금 라세영이 자신을 간병인으로 쓰려고 했을 땐, 그는 당장 병원을 나서고 싶었다. 하지만 천대명이 꺼지라고 지껄이자, 동혁은 오히려 병원을 나서고 싶지 않았다.“내가 바로 이 병원의 부원장이야!”천대명은 거만하게 말했다.“병원의 후방 근무, 보안 등은 모두 내가 책임지고 있거든. 너 같은 정신병자가 돈 벌기 위해 간병인을 하다가, 환자 혹은 의료진을 다치게 하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뭐야, 저 사람 정신병도 있는 거야?”병실 밖의 사람들은 이 말을 듣자 갑자기 분분히 뒤로 물러나 동혁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천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아직 다들 이놈의 정체를 모르시나 본데, 제가 말씀해 드리죠. 이 녀석이 바로 진씨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간 바보입니다.”“대박, 저 사람이 진씨 가문의 바로 사위라니. 내가 저 사람을 직접 보게 될 줄이야.”“내가 듣기론, 결혼식 당일 정신병 때문에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을 때리기도 했대.”“이틀 전에 가란 은행의 행장도 때렸다고 하지 않았어? 하마터면 진성 그룹을 파산시킬…….”동혁은 H시에서 정말 유명했다.비록 이 사람들은 그를 직접 본 적이 없지만, 진씨 가문의 바보 사위라 말하자 모두 알 수 있었다.모두 이상한 눈빛으로 동혁을 쳐다보았다.병실에 있던 두 환자의 가족들도 화를 내며 류혜진을 바라보았다.“류혜진 씨라고 하셨죠? 사위가 바보라면 정신병원에 가두어 치료를 하셔야죠, 환자를 간병하게 내버려두면 어떡해요? 당신 사위가 우리를 때리기라도 한다면 어떡해요?”“정말 악독한 여자네. 뭔가 일을 내려고 작정한 게 분명해!”류혜진은 창백해진 얼굴로 환자 가족을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입이 백 개라도 변명할 수 없었다.그녀는 동혁이가 가족에게 버려져 정신병
염동완은 천수홍을 통해 동혁이가 최씨 가문의 아가씨를 구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동혁이가 B시의 최씨 가문과 친분을 맺은 이상, 염동완은 어젯밤 도박장의 원수를 갚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동혁의 말을 따라야 했다.그의 삼촌, 염동철이 B시의 최씨 가문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염동완은 구경하던 사람을 밀치며 말했다.“길 막지 말고 당장 꺼져!”그 사람은 슈트를 입고 가방을 들고 있는 중년 남자였다.남자는 불만스러워하며 염동완의 손을 내쳤다.“당신이 뭔데 나더러 꺼지라 마라야…….”짝!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염동완은 그의 뺨을 때린 뒤, 그의 멱살을 잡고 흉악한 표정으로 물었다.“이제 꺼질 수 있겠지?”중년 남자는 약자를 업신여기고 강자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다.방금 전까지도 그는 동혁을 비꼬며 기뻐했는데, 지금 염동완에게 뺨을 맞자 대꾸조차 하지 못했다.“꺼질게요. 당장 꺼질게요.”“다시 한번 동혁 형님한테 무례하게 군다면 죽여버릴 거야!”염동완이 남자를 내팽개치자, 병실 입구를 막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두려움에 떨며 길을 비켜주었다.이에 천대명은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누가 감히 병원에서 사람을 때리는 거야! 내가 바로 부원장 천대명이야. 감히 내 앞에서 사람을 때리다니?”“천대명? 마침 잘 만났어.”염동완이 거들먹거리며 들어오자, 천대명은 순식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왜 그래, 천 부원장? 설마 날 잊은 거야?”천대명은 염동완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곧 이마에 땀방울이 가득 맺히게 되었다.“알, 알죠! 동완 도련님. 제가 어찌 감히 도련님을 몰라뵙겠어요.”그는 말하는 목소리마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고,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짝!염동완은 천대명의 뺨을 세게 때렸다.그러자 천대명은 안경이 날아간 것도 모자라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그는 그저 멀뚱멀뚱 염동완을 바라보기만 했다.염동완은 쪼그리고 앉아 그의 뺨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여전히 잘난 척을 하고 있었네. 네가 도박을 하기 위해
염동완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동혁이가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염동완은 제지시킨 후 류혜진에게 말했다.“어머니, 전 동완 도련님을 건드리지 않았어요. 동완 도련님은 라세영을 찾으러 온 게 분명해요. 아마 그놈이 빚을 갚지 못해 잡아가서, 막노동을 시키고 똥 오줌을 들게 하려는 걸지도 몰라요.”동혁은 말을 마친 뒤 염동완을 힐끗 보며 말했다.“동완 도련님. 제 말이 맞죠?”그는 류혜진에게 자신이 염동완을 불러온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류혜진의 마음의 병이 낫기 전에, 그는 라원문 식구들과 맞서 싸울 수 없었다.괜히 섣불리 처리했다간 류혜진이 자신을 탓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맞아, 난 라세영을 찾으러 온 거야.”염동완은 연이어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그는 동혁이 무엇 때문에 사실을 숨기려는 것인지 몰랐지만, 바로 동혁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동혁의 말은 류혜진에게 설명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염동완에게 눈치를 주는 것이다.염동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라세영에게 다가가 흉악하게 웃으며 말했다.“라세영, 네가 감히 병원에 입원을 해?”방금까지 동혁 앞에서 잘난 척하던 라세영은, 염동완의 앞에서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당장 내려오지 못해?”염동완은 그를 침대에서 끌어내린 뒤 발로 그의 다리를 걷어찼다.“똑바로 서지 못해?”“펑!”라세영은 벽에 세게 부딪힌 후 바로 똑바로 섰다.“똑, 똑바로 설 수 있습니다.”염동완은 그의 귀를 잡고 노호하였다.“똑바로 설 수도 있는 놈이 입원을 한 거야? 여태껏 쇼를 하고 있어던 거야? 설마 이렇게 비참한 모습으로 날 신고라도 하려고 했어?”“아니에요. 제가 어찌 감히 동완 도련님을…….”“네가 신고를 하든 말든 상관없어. 죽을 정도는 아닌 것 같으니 당장 퇴원해.”염동완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아직 나한테 빚진 돈이 꽤나 있다는 거 알고 있지? 네가 가난뱅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 돈은 갚지 않아도 돼. 나랑 같이 돌아가서 일이나 하며
“이걸 어떡하지! 라세영이 우리 앞에서 잡혀갔으니, 라원문 부부가 분명 또 난리를 칠 거야. 우리더러 빚을 갚으라고 할 것이 뻔한데, 우리 집엔 더 이상 돈이 없잖아.”류혜진은 라세영이 끌려나가는 것을 보고 다소 조급해했다.하지만 동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이 피식 웃었다.동혁은 다시는 라세영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그는 류혜진을 타이르듯이 말했다.“어머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제가 어젯밤에 동완 도련님과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제가 가서 몇 마디 물어보고 올 테니 잠시만 이곳에서 기다리고 계세요.”그는 마침 염동완에게 당부할 일이 있었는데, 류혜진이 들어선 안 되는 내용이었다.동혁은 말을 마친 후 병실을 나섰다.“동완 도련님, 그럼 돈 문제는…….”천대명은 소심하게 염동완의 앞에 서있었다.이때 동혁이 나타나자 그는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당장 저리 꺼지지 못해? 내가 동완 도련님과 이야기하고 있는 거 안 보여?”방금 동혁의 말을 들은 그는 염동완이 정말 라세영을 찾으러 온 것이라고 믿었다.그는 자신이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염동완에게 맞은 것이, 바로 동혁 때문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지금 그는 여전히 동혁을 무시하고 있었다.동혁은 그를 흘긋 보고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염동완, 저 자식 입 좀 다물게 만들어.”“하하, 네가 뭔데 동완 도련님이 네 말을 듣…….”천대명은 비꼬듯이 웃으며 말했는데,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염동완은 그의 뺨을 때렸다.“개자식, 내가 동혁 형님 말을 들으면 어쩔 건데?”염동완은 좌우로 천대명의 뺨을 때렸다.그는 동혁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엄청 열심히 협조하였다.천대명은 얼굴을 가린 채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당장 멈추세요. 누가 당신들더러 병원에서 사람을 때리라고 했어요?”바로 이때, 위엄이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대명은 고개를 돌려 보자마자 기뻐하며 말했다.“원장님, 절 구해주세요. 제가 하마터면 맞아 죽을뻔했어요.”현대 병원의 원장, 김장훈은 성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