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손님들이 올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지역 문제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는 H시 군부도 이번에 사람을 보냈다.H시에서 이미 유명한 심홍성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호아병단이 이틀 전에 훈련하는 도중에 암흑가의 두목 박용구를 잡아다가 공사장에 가서 벽돌을 나르게 하는 바람에 심홍성의 이름이 계속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반면, 고동성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하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거물이었다.특수부대 대장은 심홍성의 계급과 마찬가지로 대령이었다. 장군까지 진급이 한 단계 밖에 남지 않았다.‘두 분이 함께 건축자재협회를 성원하러 오시다니.’‘이건 너무 주씨 가문을 뛰워주는 일 아니야?’주원풍조차 약간 어리둥절했다.‘하세량 시장과 시경찰서 조동래 경감은 이미 전에 초대했어.’‘하지만 심홍성 대령과 고동성 대령에게는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는데?’‘그런데 뜻밖에도 이렇게 자진해서 참석하다니!’오늘 임시총회는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주원풍은 이런 소식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원했다.‘우리 주씨 가문과 나를 무시하고 참석을 거부한 몇몇 상위 1% 명문가들, 그리고 강오그룹도 분명 나의 인맥에 충격을 받을 거야.’‘흥, 상위 1% 명문가들이 힘을 합쳐 나에게 위세를 부리더니, 아주 잘됐어!’‘이런 상황이라면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준 거 아닌가?’주원풍은 심홍성과 고동성 두 사람이 H시 제일인 이씨 가문의 체면을 봐서 참석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주원풍은 너무 기뻐서 얼른 무대에서 내려와 직접 마중을 나갔다.“하 시장님, 심 대령님, 고 대령님, 조 경감님, 그리고 다른 부서장님들이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앞자리로 가시지요.”많은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 속에서 주원풍은 열정적으로 일일이 모든 사람과 악수를 했다.하세량과 몇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는데, 이미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그들은 건축자재협회를 성원하기 위해 임시총회에 참석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그러나 당장 웃고 있는 주원풍을 어쩌지 않고, 그의 아첨에 웃고
고동성은 무섭다. 그러나 동혁은 두 톱스타에게 더욱 두려운 존재였다. 김전이 떨며 말했다. “진용아, 고 대장이 감히 그 VIP 앞에 앉지 못해서 그분에게 가서 앉았을 거야. 우리도 계속 앞자리에 앉아 있다가 VIP에게 들키면 정말 큰일 날 수도 있겠어.” “맞아.” 소진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 회장님, 저희 자리를 바꿔 주시겠습니까? 저쪽 자리로 가고 싶은데요.” 두 톱스타의 말은 단숨에 주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람들은 김전과 소진용이 가리키는 방향이 고동성 등이 앉아 있던 구역보다 더 뒷줄임을 알게 되었다. “아, 네, 바로 자리 비우라고 하겠습니다.” 주원풍은 완전히 당황했다. 주원풍외에도 모두가 의아해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완전 엉망이잖아!’ ‘두 대령, 시장님과 경찰서 경감, 그리고 톱스타 두 명이 모두 앞줄의 귀빈석을 비워두고 다시 뒷줄에 앉았어.’ ‘상식대로라면, 앞자리일수록 당연히 신분과 지위가 높다는 뜻인데?’ ‘그런데 지금 신분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 오히려 뒤로 가서 앉다니!’ ‘그럼 그들보다 신분과 지위가 낮은 우리들이 앞줄에 앉는 것은 매우 난처한 거 아니야?’ ‘게다가 저 두 톱스타가 겁에 질린 모습이라니.’ ‘설마 그 구역에 우리가 모르는 더 높은 신분의 VIP가 앉아 있는 건 아니겠지?’ 모두가 그 구역을 바라보았다. 마침 그 줄부터 시작해서 작은 회사, 작은 가문의 대표들, 심지어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단 한 사람,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이동혁. 그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방금 사람들 앞에서 감히 주원풍을 도발하고, 주씨 가문을 파멸시키겠다고 큰소리쳤었다. 하지만 모두 동혁을 하찮은 인물로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동혁은 그저 주제넘게 미친 듯이 날뛰다 죽을 그런 깡패와 같았다. ‘시작 전에 주원풍에게 한 그 몇 마디 말만으로도 이 사람은 곧 죽은 것과 다름없지!’ 그
그러자 진기한 모습이 나타났다. 동혁이 앉은 줄 앞이 모두 비어져 버린 것이다. 동혁과 김대이, 박용구 등의 몇 사람만이 계속 앉아있고 자리를 옮긴 적이 없었다. 동혁 앞에는 단 사람도 없었다. 반면 동혁의 뒤에는 사람들이 붐볐다. 동혁은 단숨에 임시총회의 중심이 되었다. 하지혜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따라 뒤로 가고 있었는데, 동혁이 여전히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동혁, 모든 귀빈들이 뒤에 앉았는데, 네가 감히 맨 앞에 앉다니, 죽고 싶어서 그러냐!” 하지혜는 큰소리로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서경하와 육해진 등의 몇 명은 자리 이동을 서두르며 하지혜의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여기 앉는 것이 어때서? 내가 여기 앉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어?” 동혁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고 처음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육해진은 화를 내며 말했다. “이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 같으니. 하 시장님과 다른 분들 앞줄에 네가 감히 앉는다고? 네가 누구라고 생각하냐? 당장 뒤로 꺼져!” 육해진이 곽상원 등의 친구들과 함께 와서 동혁을 끌어당겨 뒤로 밀쳐냈다. 탕! 하세량이 갑자기 테이블을 치며 일어서 화를 내며 말했다. “내 앞자리는 아무도 앉지 못하는 겁니까? 나 같은 시장이 특권을 누려야 하는 자리입니까? 그래서 꼭 맨 앞에 앉는 게 당연해요?” 하세량이 분노하자 회의장 전체는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시장님, 죄송하지만 그런 뜻이 아닙니다. 그런 뜻이 아니라…….” 육해진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빨리 머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동시에 그들은 놀란 채로 동혁을 쳐다보았다. ‘어찌 된 일이야? 왜 하 시장까지 저 놈을 대신해서 나서는 거지?’ 다른 사람들도 놀라서 동혁을 쳐다보았다. ‘하 시장님이 이 바보 때문에 화를 냈다고?’ “그런 뜻이 아니라고요? 그럼 대체 무슨 뜻입니까?” 하세량은 뒷줄로 달려와 앉은 H시 각 부서의 부서장들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누가 당신들에게 내 뒤에 앉
동혁은 하지혜를 전혀 상대할 마음이 없었다. 동혁에게 지금 관심 있는 것은 주원풍의 행동이었다. 그때 사회자가 갑자기 마이크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임시총회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내빈 여러분, 대표 여러분, 바로 오늘 새 건축자재협회가 창립되는 날입니다.” 사회자는 열정적으로 소개했다. 2천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무대 아래서 호응을 하며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이어서 건축자재협회의 비서실장으로서 서경하는 소개되어 무대에 올라 신 건축자재협회의 제도와 규정을 낭독했다. 모두 그저 형식적인 말들이었다. 이 순서를 마친 후, 서경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러분, 다음으로, 제가 여러분에게 신 건축자재협회의 이사 15명을 소개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무대 위로 집중되었다. 사실 15명의 이사 명단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 모두 H시의 암흑가의 악독한 두목들이었다. 15명의 암흑가 두목들이 함께 건축자재협회에 가입하여 이사가 되었다. 의심할 여지없이 최근 며칠 동안 H시에서 일어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사건이다. 그리고 가장 사람들이 흥미롭게 여기는 것은 주원풍 회장이 뜻밖에도 이 오만한 암흑가 두목들을 굴복시키고, 그들을 자신의 휘하에 두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은 주원풍이 이제 H시에서 명실상부 암흑가의 황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휘하에 둔 부하 하나만 꺼내 들어도 모두가 겁을 먹는 암흑가 두목 중 하나야.’ ‘그러니 앞으로 누가 감히 주원풍에게 미움을 살까?’ ‘설령 그 몇 안 되는 상위 1% 명문가일지라도, 모두 이제 주원풍의 눈치를 봐야 할 거야!’ 이때 서경하가 소개했다. “첫 번째 박영찬 이사님이십니다. 여러분, 환영해 주세요!”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뻐드렁니가 튀어나온 남자 하나가 뒤에서 걸어 나왔다. 아주 익숙하게 모두에게 공손한 척 인사했다. 박영찬은 뻐드렁니 때문에 뻐드렁니 박이라고도 불렸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 외에는 아무도 감히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주원풍은 성큼성큼 무대에 올랐다. 주원풍은 무대 위에서 당당히 다른 이사들 맨 앞에 섰다. 열다섯 명의 암흑가 두목들이 모두 주원풍의 들러리가 된 모습이다. “주 회장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경하는 사회자의 손에서 마이크를 뺏어 직접 주원풍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것은 원래 사회자의 일이었는데, 서경하에게 역할을 빼앗겼다. 오늘 임시총회에서 건축자재협회 비서실장인 서경하가 가장 눈에 띄는 여자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난 조만간 상위 1% 명문가인 주씨 가문의 맏며느리가 될 거야.’ ‘미래에는, 아마 주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어 있을 테고.’ 서경하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리고 주원풍은 지금 무대 아래쪽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이 중에는 현지와 외지의 각 기업의 책임자, 상위 1% 명문가의 가주, 시 각 부서의 부서장들이 있었다. 그리고 하세량 시장, 시경찰서 조동래 경감도 있었다. 군부에서 온 두 명의 대령인 심홍성과 고동성도 있었다. ‘이 사람들은 모두 직접 와서 날 성원하고 있어!’ ‘오늘은 H시에서 주씨 가문이 일어나는 날이야!’ ‘나 주원풍이 인생 최고에 오른 날!’ 이때 주원풍의 마음에는 전에 생각지 않았던 당찬 계획이 생겼다. 주원풍이 마이크를 입에 대고 말했다. “연설문을 미리 준비해 뒀는데, 제 생각엔 필요 없을 것 같군요.” 주원풍은 들고 있던 연설문을 그대로 내던지며 동혁이 있는 쪽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모두 주원풍의 눈길을 따라가다가 갑자기 동정의 눈길을 드러냈다. 모두가 의식했다. 주원풍의 취임 연설은 뜻밖에도 동혁을 향해 공격하려는 것이었다. ‘일부러 저 이동혁을 공격해 다른 사람에게 경고하려는 것인가?’ ‘하지만 이동혁은 그저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일 뿐인데.’ ‘아무도 안중에도 없는 하찮은 사람인데, 주원풍이 굳이 저럴 필요까지 있을까?’ ‘이동혁을 너무 높이 평가하는 거 아니야?’ 사
주원풍의 지시와 함께 등뒤에 전면 벽의 큰 LED 디스플레이가 켜졌다. 화면에서 동영상 재생이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공사 중인 대형 공사장이 나타났다. “태성그룹 공사장이야!” 즉시 누군가가 이 현장의 시공 프로젝트를 알아보았다. 태성그룹은 H시에서 최근 2년 동안 총투자금이 2조 원이 넘는 대형 쇼핑몰을 건설하고 있었다. 화면이 공사장 정문으로 바뀌었다. 정문에 걸린 선홍색 현수막이 확대되었다. “태성그룹 사업부, 건축자재협회 임시총회가 성공적인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현수막 아래에는 프로젝트 부서 직원들이 나란히 줄을 서서 일제히 손을 들며 축하하고 있었다. 화면에 표시된 시간을 보니 놀랍게도 실시간 생방송이다. 회의장의 사람들은 이틀 전 암흑가 두목 박영찬이 느닷없이 부하들을 보내 태성그룹의 공사현장을 막았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태성그룹 사업부장은 결국 성세그룹의 자재 사용을 중단하고 건축자재협회와 전면 거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금 보니, 소문이 확실히 사실이다. 하지만 생방송에 나오고 있는 사람들은 축하인사를 하는 것이 별로 달가워 보이지 않았고, 마치 누군가에게 강요받은 것 같았다. 공사장의 사람들 옆에는 아직도 깡패 같은 사람들이 서서 감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태성그룹의 공사장의 생중계가 끝나자마자 바로 화면이 작아지더니 또 다른 공사장의 생중계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공사장의 생방송 화면이 하나둘씩 화면에 추가로 나타났다. 앞서 태성그룹처럼 이들 공사장 입구에는 건축자재협회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습니다. “천화 저택 공사장…….” “블루월 공사장…….” “…….” 대형 스크린에서 생방송 화면이 계속 아래로 바뀌고 있었다. 무대 아래에는 쥐 죽은 듯 아무런 소리 없이 고요했다. 전후로 최소한 수백 개의 축하 방송이 연속해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즉, 현재 H시에는 적어도 수백 개의 건설 현장이 있으며, 이미 건축자재협회의 협박에 굴복하여 그들과 거래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을 거야.’많은 사람들이 동혁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미 죽은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사람들은 주원풍이 이렇게 건축자재협회의 무서운 실력을 보여준 후에도, 이 바보가 여전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러나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다.“주원풍, 너는 나를 심판할 자격이 없어.”동혁은 여전히 자리에 차분히 앉아서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지금 동혁은 위세 있는 척하는 주원풍을 보고 있자니 더없이 우습기만 했다.주원풍은 말했다.“아직도 허세를 부리는군. 네 후원자인 성세 그룹은 이미 망했어. H시 갑부라는 황지강은 순 겁쟁이잖아! 오늘 임시총회에도 감히 참석하지 못했어.”“그리고 네 옆에 앉아 있는 김대이와 박용구, 그 두 쓸모없는 인간들이 뭐 대단한가? 나에게는 지금 그 놈들을 죽게 하는 것도 시간문제야. 그런데도 무슨 힘이 남아서 내게 허세를 부리는 거지?”“진씨 가문의 데릴사위 주제에 하하…….”주원풍은 웃음을 터뜨렸다. “진씨 가문은 그저 작은 가문일 뿐이야. 여기 이사 한 명만 보내도 진씨 가문의 그 진한영조차도 즉시 무릎을 꿇고 절을 해야 할걸? 진씨 가문에서 아무 지위도 없는 네 아내는 더 말할 것도 없지.”“지금, 아무도 너를 보호할 수 없어. 내가 너를 없애는 것은 개미 한 마리 죽이는 것처럼 아주 쉬운 일이라고!”회의장에는 주원풍의 오만방자한 목소리만 가득했다.하지만 주원풍은 오늘 오만한 이유가 있었다.주원풍은 건축자재협회의 회장이며, 휘하의 15명의 암흑가 두목들이 그의 명령을 듣는 암흑가 황제로서 군림하고 있었다.거기에 이제 상위 1% 명문가 주씨 가문의 가주였다.H시 경제계에서 그는 이미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서 있는 남자였다.그래서 주원풍은 오늘 오만할 자격이 있었다.주원풍에게 동혁은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갑부 황지강 조차도 안중에도 없었다.주원풍은 웃음을 거두고 갑자기 동혁을 쳐다보더니 화가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 짐승 같은 놈, 당장 무릎 꿇어!”
그 소리가 회의장에 울렸다. 회의장의 2 천명의 사람들이 모두 무의식적으로 대형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이때 대형 스크린이 다시 태성그룹 공사장 입구의 생방송으로 전환되었다. 다만 이전에 축하하기 위해 나란히 서있던 직원들은 이미 흩어졌다. 바로 그때, 귀를 찌르는 사이렌 소리가 갑자기 스크린에서 흘러나왔다. 사이렌을 번쩍이는 경찰차 한 대가 화면 속에 등장했다. 그 뒤를 이어 군부의 큰 트럭이 몇 대 뒤따랐다.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 심지어 무장을 하고 경찰차에서 내렸다. 군부의 트럭들에서 중무장한 병사들이 총알을 장전한 총을 들고 뛰어내렸다. “잡아라!” 경찰 쪽의 맨 앞의 사람이 손을 세게 흔들자 병사와 경찰을 막론하고 모두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1분도 안 돼서 한눈에 봐도 깡패 수백 명이 잡혔다. 일부 깡패들은 이미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린 채 죽은 개처럼 끌려 나와 특수 차량에 탔다. 무대 위에 서 있던 암흑가의 두목 박영찬은 깜짝 놀랐다. 박영찬은 발을 동동 구르며 외쳤다. “모두 내 부하들인데 왜 잡는 거지? 왜? 누가 감히 내 부하들을 잡으라고 명령하는 거야?”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고 모두가 그저 멍하니 계속 대형 스크린을 쳐다보았다. 스크린에서 경찰의 그 맨 앞에 섰던 남자가 갑자기 카메라 앞으로 달려와 경례를 했다. “지휘부에 보고합니다. 군경 합동 H시악질조직원소탕 1조, 태성그룹 공사장 검거 임무를 완료했습니다.” “이틀 전부터 태성그룹 공사장을 막아 정상적인 공사를 방해하고, 공사장 직원을 협박해 고가의 자재를 사들이게 한 조직폭력배 105명을 모두 검거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연행하겠습니다.” 보고 후 바로 몸을 돌려 손을 흔들자 순식간에 모든 경찰관과 병사들이 철수했다. 바람처럼 순식간에 도착하고 다시 떠났다. 이 전체 과정은 불과 2분을 넘지 않았다. 모두들 굳은 얼굴로 고개를 돌려 조동래를 바라보았다. 조동래는 무대 위에서 이미 멍하니 있는 박영찬에게 말했다. “아까 누가 감히 네
말이 마친 동혁은 곧바로 설전룡에게 전화를 걸어서 H시 군부에서 병력을 보내 지원하도록 했다.동혁은 밤새 시장실에서 구조 계획을 총괄적으로 지휘했다.시의 직원들도 모두 동원되어 홍수 방지와 긴급 구조에 투입되었다.“시장님, 밤을 새우셨는데 먼저 들어가셔서 좀 쉬시지요.”임창호가 핏발선 눈으로 동혁을 보면서 말했다. 임창호도 사실 밤을 꼬박 새웠다.“그래요, 임 부시장님과 원 부시장님 두 분도 교대로 좀 쉬세요.”동혁은 일어서면서 임창호의 어깨를 두드렸다.‘어젯밤에 이 두 사람 모두 훌륭하게 대처했어. 비록 노회한 행정가들이라 해도, 정말 일을 해야 할 때는 여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문제는 사람을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어.’시청을 떠난 동혁은 집에 가서 아침을 먹고 잠도 좀 잘 생각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전화를 한 통 받았다.[이 회장님, 이틀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회사로 한 번 회사로 오셔야 하지 않겠습니까?]원화투자회사 부사장 장가연의 다소 쌀쌀맞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동혁은 장가연의 불만을 이해할 수 있었다.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동혁은 더 이상 원화투자회사에 가 본 적이 없었다.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결정에 불복한다고 여길 것이다.“내가 곧 갈게요.”동혁은 다시 원화투자회사를 향해 출발했다.도로는 온통 진흙투성이였다.일부 물이 고여 있는 곳은 시민들이 줄을 묶고 지나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한번 보세요!”장가연을 보자마자 동혁에게 한 무더기의 신문을 주었다.“이게 뭔가요?”동혁은 호기심에 신문을 뒤져 보았다.[H시, 100년 만에 큰 폭우! 스나이더국제병원 등 5개 병원은 가장 먼저 의료진을 조직해서 긴급구조에 나섰다. 그 뒤의 이야기에 감동한 사람들은 눈물을...][스나이더국제병원 홍보대사인 인를루언서 천용훈, 구조 활동의 전면에 나서면서 훈훈한 감동!][하늘은 무정해도 인정은 살아 있어! 오늘 사람들은 리성투자회사 자원봉사자 팀에 감사를 표해...]...10여 개의 신문 기
“안전을 위해서 부사장님께서 바로 S시로 돌아가실 것을 건의합니다...”비서가 몸을 숙이면서 말했다.“S시로 돌아가? 왜 돌아가야 해? '오한민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멀지 않은 곳의 한 빌딩 옥상의 광고판이 강풍에 거리로 떨어지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오한민이 갑자기 크게 웃었다.“나 오한민을 위해서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가 닥쳤어! 이 얼마나 좋은 기회야!!”“이번에, 바로 그 어린 시장이 직접 와도, 이 오한민의 손에서 다섯 개의 병원을 내놓게 하지는 못해!”오한민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이 순간, 오한민은 새 시장조차도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반대편.동혁은 빅토리아병원을 떠나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하지만 길에서 갑자기 폭우가 들이닥치자, 귀가할 생각을 포기해야 했다. 동혁은 바로 차를 몰고 시청으로 달려갔다.“임 부시장님, 원 부시장님, 이번 폭우는 좀 갑작스럽네요. 우리 시의 배수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임창호와 원성배를 불러서 동혁이 직접 물었다.이번 폭우는 갑작스러울 뿐만 아니라 규모도 너무나 거대했다. 이전에 H시에서 본 적이 없었는데, 동혁은 가장 먼저 이상한 점을 느꼈다.“시장님, 기상예보에서 이번 H시에 닥친 100년 만의 초대형 폭우가 닥쳤다고 합니다. 아마도 배수 시스템이 버티지 못할 겁니다.”임창호와 원성배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해졌다.“견딜 수 없다니요? H시 수백만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에 관한 일인데, 그저 견딜 수 없다는 말 한마디면 끝입니까?”동혁의 앞에 있던 두 부시장은 곧 허리를 굽히고 대답했다.임창호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시장님, H시는 기초 건설공사가 원래 잘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배수 시스템은 더욱 오랫동안 손을 보지 았아서, 많은 하수도를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예년에도 매번 큰비가 내릴 때마다 H시는 이틀 정도 침수되었습니다. 이번에는 100년 만의 초대형 폭우가 닥쳤으니 말할 것도 없습니다.
3대 가문을 타파한 후, H시의 경영 환경은 가까스로 다소 호전되었다.동혁은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다시 사람들의 선동에 이용되면서, H시 민영기업들 사이에서 공포심이 조성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이동혁, 너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오한민은 화가 나자 헛웃음이 나왔다.그는 당연히 동혁의 좋은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만 자신의 알량한 생각으로 판단하면서, 동혁이 성공을 시기한다고 생각했다. 리성투자회사의 수중에서 이 사립병원들을 빼앗아서, 동혁이 꿀꺽 삼키려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오한민은 동혁의 뒤에 있는 7개 부서의 수장들을 힐끗 보고는 냉소했다.[말해봐, 이건 너 자신의 뜻이야, 아니면 네 뒤에 있는 사람의 뜻이야?]오한민은 비록 여러 차례 자신이 동혁을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동혁이 7개 부서를 부르고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게 만든 건, 결코 동혁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막후에 숨은 거물이 나와 이동혁의 갈등을 이용하기 위해서, 이동혁을 무기로 삼았을 거야.’동혁은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무심코 말했다.“네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어차피 내 말은 이미 너에게 전했어. 듣든 안 듣든 그건 네 일이야.”동혁이 말을 마치자, 표정이 잔뜩 어두워진 오한민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봉인을 붙여!”황성민 등에게 지시한 뒤 동혁은 곧장 빅토리아병원을 떠났다.곧 빅토리아의 병원의 현관에 봉인이 붙었다.일부 문제가 있는 직원들은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문제는 모두 사람들이 일으킨 것이다.빅토리아병원은 문을 닫아야 하고, 당연히 이 사람들도 처리해야 했다.일반 직원들은 잠시 집으로 돌아갔다.그러나 동혁도 떠나기 전에 그들에게 빅토리아병원이 곧 이름을 바꾼 뒤 다시 문을 열 것이니, 직원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보증했다.시장 자리를 대신 맡은 뒤에는 동혁이 고려해야 할 문제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예전처럼 일만 하고 뒤치다꺼리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
그러나 오한민은 결국 그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의 자신에게는 동혁을 죽일 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원래는 사정우와 동혁 사이를 이간질해서, 이 두 사람이 죽기 살기로 싸우게 하려고 했다.가장 좋은 결과는 사정우가 동혁을 해치우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손을 쓸 필요 없이.오한민이 알게 된 소식에 따르면, 동혁은 촬영장에 달려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세화를 마중한 뒤에는 확실히 블루라군 별장단지로 가서 사정우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오한민이 보기에,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죽음을 재촉하는 행동이다.그러나 놀랍게도 한 시간이 지난 뒤, 빅토리아병원에 멀쩡하게 나타난 동혁은 여전히 기세 등등하게 날뛰고 있었다.사정우는 H시의 한 이류 가문의 폐물에게 반죽음이 된 상태였다.사씨 가문에서는 당연히 이 창피한 소식이 퍼져 나가지 않게, 빨리 덮으려고 했다.그래서 오한민도 블루라군 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다.‘이동혁이 어떻게 조금도 다치지 않고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이런 의문들 때문에 오한민의 마음은 동혁에 대한 거리낌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오한민은 원래 신중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서, 철저하게 계획한 뒤에 행동하는 걸 좋아했다. 여태까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하지 않았다.‘지금은 더더욱 경솔하게 이동혁에게 손을 대서는 안 돼.’[이동혁, 그럼 네가 며칠 더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겠어!]오한민의 이 말은 거의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내뱉었다. 공기 중에는 얼음 부스러기들이 가득한 것처럼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그러나 동혁에게 이런 말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동혁이 바닥에 널부러진 오태강을 발로 차서 나연지 앞으로 보내면서 말했다.“그놈을 데리고 꺼져. 빅토리아병원은 이제 문을 닫으니까 여기선 치료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서 치료해!”동혁 때문에 놀라서 간담이 서늘해진 사람들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핸드폰 화면을 통해 그 모습을 보고 분통이 터진 오
얼른 핸드폰을 받은 황성민은 동혁과 오태강에게 카메라를 맞췄다.“이동혁, 너 뭐 하려는 거야!”오태강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자, 도망치려고 힘껏 일어났다.펑! 한 발로 오태경을 발로 차서 바닥에 쓰러뜨린 뒤, 오태경의 앞에 간 동혁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오한민 잘 봐. 이게 바로 네가 나를 도발한 대가야.”[이동혁, 네가 감히!]오한민의 놀란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왔다.자기의 아들 오반석은 능력이 너무나 부족했다.그래서 오태강은 자신의 친조카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역점을 두고 계속 양성한 자신의 후계자였다. 그래서 사립병원들을 모두 조카인 오태강에게 맡긴 것이다.‘이동혁은 지난번에 반석이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는데, 지금은 또 태강이에게 손을 대려고 해.’‘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이동혁, 네가 감히 태강이에게 손을 댄다면, 맹세하건대 나 오한민은 반드시 너와 끝장을 보겠어!]오한민이 분노하며 포효했다.이를 갈고 있는 모습은, 평소 TV 매체에서 항상 모든 걸 파악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투자계의 거물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더군다나 화면상의 위협은 동혁의 굳은 결심을 전혀 흔들 수가 없었다.“그럼 끝장을 보던가.”동혁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목소리가 울리면서, 들어올린 다리로는 오태강의 한쪽 무릎을 힘껏 밟았다.“안 돼, 삼촌 살려주세요... 아악!”뼈가 부러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더불어.동혁에게 짓밟힌 오태강의 한쪽 다리는 무참하게 박살이 났다!처참한 비명소리가 병원 1층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오랫동안 메아리가 계속되었다.복도의 사람들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나연지, 소태란 등 빅토리아병원 사람들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창백해졌다.아까 자신들의 따귀를 때렸던 동혁의 모습과 지금 동혁이 보여준 무자비하고 잔인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마음속으로부터 깊은 공포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7개 부문의 수장들조차도 모두 멍하니 동혁을 바라볼 뿐이다.새로 부임한 이 시장 나
[사람은 살아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마련이지. 친구 사이에도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이야.]오한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이동혁, 네가 만약 나 오한민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나도 원한과 선입견에 전혀 개의치 않고 너를 친구로 사귀도록 하지.][반석이 부러진 다리는 치료하면 되고...]동혁조차도 오한민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의아했다.‘그러나 내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당연히 오한민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아. 이건 상대방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오한민처럼 순수하게 이익만 추구하는 괴물에게,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 친구.’‘이익이 있다고 여기면, 언제든지 태도를 바꿔서 상대방을 칼을 찌를 수 있어.’“헐, 부모 자식 간의 도리가 정말 대단한 걸.”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 부사장이 이렇게 갈수록 냉혹하게 변하니, 당신과 나는 친구가 되지 못할 것 같아.”[그럼 상의할 필요가 없는 건가?]미소를 갈무리한 오한민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병원 간판을 내려.]말을 마치자, 화면 속의 오한민이 손을 뻗어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는 아주 명석하게 분석했다.‘조카 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넘어간 이상, 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여전히 동혁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빅토리아병원이 문을 닫는 건 이미 확정된 거야.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없어.’“잠깐.”동혁이 오히려 오한민을 부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 부사장이 방금 사정우를 언급한 이상, 알고 싶은 문제가 있어.”[무슨 문제야?]오한민이 조용히 물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사정우가 우리 아내를 속여서 누드사진을 찍게 한 건, 네가 뒤에서 부추긴 거지?”잠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가, 오한민이 결국 입을 열었다.[오후에 비행기에서 뿌린 사진을 봤는데, 진세화 씨 누드사진은 찍지 못했던 모양이더군. 오히려 사정우의 애정 행각을 담은 사진을 보게 되었지.][나는 이동혁 네가 정말 능력이 있다는 걸 인정하
[너는... 이동혁?]오한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동혁과 실제로 만난 적이 없지만, 자료 속의 사진을 통해서 동혁의 얼굴을 알고 있다.더군다나 아들 오반석의 두 다리가 동혁에게 부러진 뒤, 그의 머릿속에는 더욱 자주 동혁의 얼굴이 떠올랐다.설사 동혁이 재로 변하더라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결국 투자계에서 잔뼈가 굵은 거물답게 잠시 놀랐던 오한민은 곧 평정심을 찾았다.오한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동혁, 태강이 핸드폰이 왜 네 손에 있지?]지금 오한민의 마음속에는 무수한 추측이 떠올랐다.그러나 오태강이 동혁의 손에 넘어갔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현대 사회에서 핸드폰은 사람 몸에 달린 세 번째 손이나 다름없어.’‘이유 없이 태강이 핸드폰이 이동혁의 손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거야.’동혁은 카메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태강을 비추면서 웃었다.“어, 당신 조카도 나하고 함께 있어. 조카는 큰 문제가 없으니까 오 부사장은 안심하시길.”오한민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오태강의 양쪽 뺨에 난 새빨간 손바닥 자국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러나 이동혁의 말도 틀리지 않은 것 같은데.’‘확실히 큰 문제는 없어 보여.’‘적어도 내 아들 반석이 두 다리를 부러뜨린 것에 비하면 그래.’오한민의 말투도 평온했다.[이동혁, 우리는 공명정대한 사람들이니까 솔직하게 말해. 목적이 뭐야?]‘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떨어진 것도 이미 사실이기에, 더 이상 말해봤자 무의미해.’‘분노도 아무 의미가 없어.’‘이동혁의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흥정하는 게 정도야.’전형적인 사업가의 마인드!“목적은 없어.”동혁이 느릿느릿 말했다.“바로 오 부사장의 빅토리아병원에 와서 한 바퀴 돌았다가, 마침 아주 불쾌한 일이 생겨서 여기 문을 닫게 만들 생각이야.” “지금은 단지 오 부회장에게 알려주는 거야.”핸드폰 화면 속의 오한민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병원 문을 닫기 전에, 또 특별히 전화를 걸어서 알려주는 거라고?’‘이동혁은 지금 대놓고 도발
부태서는 바로 그렇게 가 버렸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깔끔하게!응급실 복도는 기이할 정도의 정적 속에 빠졌다.그동안 배경을 믿고 동혁에게 끊임없이 소란을 피웠던, 나연지나 소태란도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부천정의 손자까지 동혁에게 쫓겨났어. 이제 누가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는 걸 막을 수 있겠어?’“태강 씨,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요, 저 개새... 이동혁이 이렇게 병원 문을 닫게 해서는 안 돼요!”나연지는 오태강의 팔장을 끼고서 한껏 애교를 부렸다.오태강의 총애에 힘입어 겨우 빅토리아병원의 원장 자리에 올랐다.병원이 문을 닫게 된다면, 나연지가 제일 먼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꺼져, 귀찮게 하지 말고!”오태강은 참을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질렀다. ‘지금 무슨 방법이 있단 말이야!’이때 동혁이 천천히 말했다.“오태강, 빅토리아병원에 또 무슨 대단한 주주가 있으면 모두 오라고 해. 시간을 절약하게 말이야.”동혁의 이 오만방자한 말을 듣자, 오태강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매섭게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이동혁, 너는 고작 2류인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에다가, H시 시민들이 모두 아는 폐물일 뿐이야.” “뭘 우쭐대면서 뭐가 만족스럽다는 거야!”오태강의 표정과 말투는 경멸로 가득 차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씁쓸했다.그렇다. 동혁은 H시 사람들이 다 아는 폐물 데릴사위였다.그러나 바로 이 쓸모없는 인간이 지금 오태강을 물러설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넣은 것이다.많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들 중에서 가장 사람들 앞에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전전 시장인 할아버지를 후원자로 둔 부태서였다.그러나 부태서는 동혁의 몇 마디 말에 쫓겨났고, 자신의 지분이 손실을 입는 것도 외면했다.오태강이 또 어떤 주주를 청할 수 있을까?동혁은 오태강의 욕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볍게 웃었다.“네가 주주를 찾을 수 없어? 그럼 내가 한 명 불러줄게.”말을 마친 동혁은 앞으로 나서면서 오태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줘.”동혁의 말 뜻을 이
“나는 사람을 너무 업신여겨, 어쩔 건데?”동혁의 무심한 듯 말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기세를 담고 있었다.모두 어리둥절했다.‘부태서는 전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지만, 이동혁은 진씨 가문의 폐물 데릴사위일 뿐이야.’‘두 사람의 신분과 지위는 하늘과 땅 차이야.’‘부태서가 국면을 전면적으로 장악하고 나서면, 이동혁은 그저 설설 기면서 모든 면에서 약세에 처할 수밖에 없을 텐데?’‘어떻게 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완전히 정반대가 됐지?’동혁은 끝없이 날뛰는 반면에, 부태서는 상대방의 핍박에 직면하고도 모호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태서야, 너 어떻게 된 거야? 병이 나서 정신이 흐릿해진 거야?” “네 앞에 있는 자는 폐물이야! 네 대단한 실력으로 밟아버려!”오태강은 부태서를 자극하며 응원했다.오태강이 이렇게 자극하자, 부태서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졌다.두 눈에 쌍심지를 켠 부태서가 동혁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이동혁, 이번에는 내가 너를 건드린 게 아니야.” “빅토리아병원에 내 지분이 있는데, 네가 일부러 문제를 일으킨 거 아니야!”부태서의 대답은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났다.이 말은 아무리 봐도 동혁에게 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부태서, 나는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릴 거야. 네가 이곳의 주주인지 거와는 상관없어.”동혁도 눈살을 찌푸리면서 짜증을 냈다.“너한테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은 거니까, 바로 대답하면 돼. 그런데 왜 성가시게 자꾸 딴 얘기만 하는 거야?”“네가 말해도 소용없지만 어쨌든 말해 봐.”“너 대신 네 할아버지가 결정해야 돼?”동혁이 부천정을 언급하자, 앞서 블루라군 별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르면서 부태서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우리 할아버지는 H시에서는 가장 큰 권력을 가진 토착세력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설씨라는 녀석의 호통에 할아버지는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했어. 그저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나를 데리고 도망쳤지.”‘별장을 떠나기 전에도 내가 또 따귀를 맞고 쓰러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