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특수부대의 특전사들이 서둘러 이동했다. 곧 난정호텔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밖에 서서 보고 있던 팬들은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백야특수부대가 호텔을 봉쇄한 뒤 자신들의 스타가 끌려가는 것을 목격했다. “무슨 일이지? 우리 오빠가 무슨 일 저지른 거 아니겠지? 흑흑!” “우리 오빠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착한데 어떻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어? 이 병사들이 지켜주고 있는 게 틀림없어…….” 한동안 모든 사람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추측했다. 호텔 안의 유진태와 직원들도 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렸다. 유진태와 직원들은 자신들의 사장이 군부의 높은 신분일 줄은 전혀 몰랐다. ‘전화 한 통으로 백야특수부대를 소환하다니.’ ‘정말 대단해!’ 호텔 직원들은 모두 자신들의 사장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유진태는 공손히 물었다. “사장님, 나중에 그 스타들을 저희 호텔에 투숙하게 하시겠습니까?” 방금 그 스타들이 동혁의 미움을 샀다. 유진태는 동혁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여 또 다른 실수를 피해야 했다. 동혁은 말했다. “그들이 투숙하겠다고 하면 그러라 하겠지만, 다른 손님들과 똑같이 평등하게 하고 그 이상의 다른 대우는 할 수 없습니다. 물론 보안조치는 있어야 하지만 이전처럼 엉뚱하게 상식을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동혁은 호텔 밖을 한참 동안 떠나지 않으려는 열광적인 팬들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도통 이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가 없어.’ 전쟁터에 희생된 전사들이 이런 대우를 받는다면 동혁은 오히려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톱스타 몇 명이 뭐라고.’ “할 일 계속하세요. 저는 마저 밥을 먹어야 하니. 참, 아까 그 테이블 손님들을 다시 모셔와서 사과하고, 식사는 무료로 하세요.”동혁은 유진태 등을 내보내고 앉아서 계속 음식을 먹었다. ‘이렇게 많이 시켰는데 낭비하면 안 되지.’ 방금 쫓겨난 손님들도 난정호텔 직원들이 다시 모셔왔고, 계속 사과했다. 그들도 방금 일은 호텔과 무
동혁은 이번엔 확실히 좀 놀랐다. 동혁은 자신이 아무렇게나 먹을 것을 주문했는데 가격이 2억 원일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솔직히 말해서 양식은 전혀 그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 아직 집에서 만든 요리가 훨씬 입맛에 맞았다. 하지만 천미는 굳이 여기서 먹으려 했고, 그가 한턱내겠다고 했으니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배를 채웠다. 동혁은 이런 것들은 조금도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왜, 놀랐어? 아까 주문할 때는 그렇게나 대범하게 시키더니?” 동혁의 안색이 변한 것을 보고, 천미가 고소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천미는 원래 4천만 원 정도만 써서 동혁을 곤란하게 만들 계획이었다. 동혁이 갑자기 1억 6천만 원에 가까운 돈을 더 쓰게 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세화의 평생 행복을 위해 2억 원 정도 쓰는 것도 가치가 있다. “동혁아, 봤지? 양식 한 끼를 대충 먹어도 이렇게 많은 돈이 드는 게 상류생활이야. 네게 세화를 이런 상류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줄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천미는 이 기회를 틈타 바로 동혁의 심리를 공격했다. 그때 예상과는 다르게 동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천미 씨, 당신이 세화의 가장 좋은 친구라면서, 세화를 잘 모르고 이렇게 무시할 줄은 몰랐습니다.” “세화가 원하는 것이 당신이 말하는 상류층의 삶입니까? 세화는 사업을 잘 키우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을 원합니다.” “먹고 마시는 것이라면, 고급 호텔이든 길거리 포장마차이든 어디서도 먹을 수 있어요.” 천미는 동혁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천미는 당연히 절친인 세화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 세화는 확실히 동혁이 말한 것처럼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든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잘만 지내면 되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진성그룹의 영광을 재현하고 아버지 진창하의 이름을 바로 세우는 것과 같은 사업상의 성공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세화의 오랜 숙원이었다.천미는 화가 나서 말했다. “그래서 그것이 네가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데, 여전히 마음 편히 있는 핑계야
“난정호텔이 정말 네 것이라고?” 갑자기 천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말도 안 돼!’ ‘이 바보가 어떻게 난정호텔의 사장이 될 수 있지?’ 천미는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믿지 않으면 천미는 자신이 본 모든 것을 설명할 다른 이유를 찾을 수도 없었다. 2억 원이 천미에게 그리 큰돈은 아니지만, 천미가 알고 있는 동혁은 결코 이렇게 많은 돈을 낼 수 없었다. 난정호텔이 무료라고 하니 음식값은 무료였다. 동혁은 웃으며 말했다. “천미 씨, 아직도 세화를 부추겨 나와 이혼하라고 할 생각입니까?” 갑자기 천미가 당황했다. 전에 천미는 동혁이 가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계속 조롱하고 비난하며 세화와 이혼하라고 했다. ‘동혁이 어느새 이런 큰 호텔을 갖고 있을 줄을 생각도 못했어.’ 천미는 지금 동혁에게 자신이 심하게 뺨을 맞은 기분이었다. 천미는 어리둥절한 채로 호텔 계단을 내려갔다. 바로 그때 방금 양식을 먹던 손님 몇 명이 걸어 나왔다. 그들은 걸으면서 호텔을 칭찬했다. “이 난정호텔은 정말 서비스가 좋네. 그 두 스타의 경호원에 쫓겨났을 때, 호텔 측과 전혀 상관도 없었는데, 호텔 지배인이 직접 와서 우리에게 사과하고, 식사도 무료로 해 주다니.” “맞아, 우리도 많이 시켰는데, 두말없이 모두 공짜로 줬어. 이런 양심적인 호텔이라면, 앞으로 자주 와야지…….” 몇 사람이 난정호텔 이야기를 나누며 지나갔다. 천미는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천미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동혁을 노려보았다. “동혁아, 설명해 봐. 어떻게 우리 말고도 다른 모든 레스토랑 손님들의 식사가 모두 무료가 됐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요?”동혁이 말했다. “정말 뻔뻔하네!” 천미가 중얼거리며, 동혁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호텔 안에 큰일이 났으니 손님에게 보상하기 위해서 식사가 무료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가격이 2억이 넘어도, 난정호텔 같은 큰 호텔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동혁, 이 바보 정말 괘씸하네!’ ‘호의를 베푼 건
“톱스타 두 명이 호텔에 묵으려고 손님을 쫓아다가 군부의 한 높으신 분을 건드렸나 봐. 그래서 특수부대로 호텔을 봉쇄했다고 하는데?” “그 톱스타들이 잡혀가서 반성문도 쓰고 인스타에 글도 올려서, 지금 온라인이 아주 떠들썩 해!” “그 높으신 분은 대체 누구길래? 대단하다…….” 류혜진은 평소에 엉망진창인 연예 뉴스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연예인이 이혼하면 온 동네가 시끄러워져서 짜증이 났다. 마치 이혼한 걸 본 적이 없는 사람들처럼 이야기했다. 하지만 류혜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난 곳이 방금 집들이를 한 난정호텔이라 관심을 가졌다. 류혜진이 이렇게 소리치자, 진창하와 세화도 관심이 생겼다. 모두 난정호텔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중 그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사람은 바로 그 군부에 신분이 높은 사람이다. 인터넷 뉴스가 넘쳐났지만, 아쉽게도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뜬소문 밖에 없었다. 동혁은 밖에서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웃었다. 그때 유진태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그 두 스타가 글을 인터넷에 올렸고, 몇 분 만에 검색어 1위에 올랐습니다 덕분에 이제 난정호텔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어요. 객실과 연회장의 예약이 이미 3개월 후까지 꽉 찼습니다. 우리 호텔이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유진태는 흥분할 만했다. 올해 목표 성과를 모두 앞당겨 달성했기 때문이다. 사장님 덕분에 두 스타가 인스타에 반성문을 올리면서 난정호텔에 대한 큰 홍보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이번 일로 난정호텔의 뒷배가 탄탄해, 톱스타들도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었다. 앞으로 누구든 감히 난정호텔에서 행패를 부릴 수 없게 되었다. 동혁의 마음속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난정호텔이 이 정도 홍보로 돈을 더 버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동혁이 말했다. “그럼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더 주세요.” [제가 호텔의 모든 직원을 대표해서,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유진태는 더욱 흥분했다. 그가 이 좋은 소식을 호텔에 알
“그건 안돼! 내가 가야 해.” 세화는 여전히 동혁이 자신을 대신해서 가게 하고 싶지 않았고, 동혁의 말을 전혀 믿지 못했다. ‘그렇게 큰 주씨 가문이 어떻게 없어질 수 있어?’ 세화는 새 건축자재협회가 설립된 후 주씨 가문의 힘이 더욱 커질 것임을 알고 있었다. 내일 임시총회에서 주원풍이 문제를 일으킬지도 몰랐다. ‘동혁 씨가 어떻게 그런 압력을 견딜 수 있겠어?’ “세화야, 뭘 고집부리고 그래? 동혁이 가겠다고 하면 보내!” 그러자 류혜진은 일어나 딸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남자라면 이런 일은 당연히 동혁이 해야지. 아내 대신 남의 화풀이 좀 받으면 어때서? 우리 집에서 거저먹고 마시는데 그 정도 역할도 못 하면 여기 뭣 하러 살아.” 세화는 집에 돌아와서 줄곧 불안해했고, 류혜진은 그것을 보고 있었다. 류혜진도 세화가 간다면 분명히 괴로울 것이고, 천대를 받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류혜진은 동혁이 세화를 대신해서 모욕을 당하게 하려고 했다. “그렇게 결정해! 동혁아, 내일 네가 혼자 가서 참석해. 설사 주원풍이 네게 화풀이를 하더라도, 절대 전처럼 함부로 굴지 말고. 만약 또 우리 집에 폐를 끼친다면, 그땐 너를 용서할 수 없어!” 류혜진은 세화가 대답하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딸을 대신해서 결정을 내렸다. “알았어요.” 동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세화는 류혜진의 말에 불만이 많았지만, 동혁이 여전히 자신을 대신해서 가겠다고 고집해서, 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 세화는 천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니, 내일 임시총회에 가? 만약 가면 동혁 씨 좀 부탁할 게. 아무래도 주원풍이 동혁 씨를 귀찮게 할까 봐 걱정돼.” 지금 세화는 천미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언니가 박용구도 정리했으니 주원풍도 안 무서워할 거야.’ [그럼 그 바보가 대신 가는 거야?] 천미는 약간 놀랐다. 천미는 당연히 동혁이 세화를 대신해서 가길 원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떠나기 전에 동혁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
“건축자재협회가 성세그룹을 대놓고 도발하는군.” “성세그룹 사장이 황지강인데 주원풍은 정말 대담하네. H시에서 처음으로 황 사장에게 도전한 사람일 거야.” “황 사장은 말할 것도 없고, 며칠째 건축자재협회가 줄곧 성세그룹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는데, 보라고, 황 사장이 아무 반응도 하지 않잖아. H시 제일인 이씨 가문이 주원풍 회장을 뒤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봐. 그래서 황 사장도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어?” “그러게, 성세그룹이 건축자재협회를 해산시킨다 했을 때 얼마나 통쾌했는데. 그게 또 이렇게 얼마 안 돼서 무너질 줄이야 누가 생각했겠어?” 주위에서 임시총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동혁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은근히 비웃었다. ‘무너진 다고?’ ‘문제는 무너진 사람이 누구냐에 달려있지.’ 동혁은 아무 말없이 초대장을 들고 바로 빌딩 입구로 갔다. 이번에 주원풍도 임시총회를 성대하게 치르기 위해 많은 돈을 썼다. 유니온빌딩 전체는 물론 길가까지 플래카드와 여러 색의 깃발이 가득 걸려있었다. 톱스타도 많이 섭외했다. 동혁은 대형 포스터에서 어제 만났던 김전과 소진용을 발견했다. 이 두 톱스타를 초대하는 데에도 상당히 많은 돈이 들었다. 빌딩 1층의 전시장 전체가 매우 성대하게 꾸며져 있었다. 고급차들이 줄지어 들어와 주차장을 꽉 채웠다. 모두 하나 같이 비싸서, 2억 원 아래의 차는 여기서는 전혀 볼 수도 없었다. H시의 모든 상위 1% 명문가외에도 많은 다른 도시, 심지어 국가적으로 유명한 기업과 가문이 대표를 파견했다. 어제 H시의 주요 호텔들이 모두 임시로 가격을 인상했는데, 호텔들에서 접대한 대부분의 고객을 임시총회에 참석하러 온 사람들이었다.주원풍은 주원그룹의 회장이자 전 건축자재협회의 회장이기도 했다. 그만큼 인맥이 넓어서 친구가 전국에 많았다. 그러나 동혁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결과, H시 제일인 이씨 가문이 이번에는 사람을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대학에 다닐 때 그들은 동혁을 알게 되었다. 육해진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동혁에게 시선을 돌렸다. “H시 제일인 이씨 가문의 큰 도련님?” “육 비서님, 정말 이씨 가문의 큰 도련님을 아십니까?” 모두가 부러워하며 육해진 등의 네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들 네 명은 모두 서경하 비서실장이 관리하는 주원풍의 건축자재협회 비서실에 영입되었다. 업무는 그 이사를 맡고 있는 암흑가의 두목들과의 접촉과, 동시에 주원풍을 도와 그들을 감시하는 것이었는데, 나름 출세한 셈이었다. 주위 사람들의 말에 서경하와 육해진 등의 몇 사람은 모두 웃었다. 육해진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씨 가문의 큰 도련님은 진작에 이씨 가문에서 쫓겨나더니, 지금은 남의 이름에 기대 허세를 부리는 폐물이 다 되었네. 하지만 어쩌지? 성세그룹도 곧 무너질 텐데. 이제 그 기댈 곳도 아예 없겠어!” 곽상원은 나서서 직접 주변사람들에게 동혁을 소개했다. “그의 이름은 이동혁, 우리의 옛 동창이자, 막 회복한 바보, 폐물입니다!” ‘알고 보니 허세를 부리고 사기를 치는 놈이었고만!’ ‘정말 이씨 가문의 도련님인 줄 알았네!’ 주변 사람들은 동혁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순식간에 그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 그러자 천전은 또 다른 과장된 얼굴로 말했다. “그렇다고 너희들 얕보면 안 되지. 사실 우리 이 옛 동창의 신분은 그리 간단하지 않으니까. H시에서 말만 꺼내면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 “오, 그에게 또 어떤 신분이 있어?” 흩어지려 했던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는 다시 걸음을 멈추었다. “진씨 가문의 바보 사위는 들어봤지? 그의 아내는 진세화라고, H시에서 유명한 미인이야!” 차신우가 말했다. 이 몇 사람은 마치 끝말잇기처럼 번갈아 가며 동혁을 조롱했다.동혁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경멸로 바뀌었다. “대단한 신분인 줄 알았더니 진씨 가문의 그 바보 같은 사위였군. 하긴 명성이 자자하긴 하지. 우리 집 어린아이들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니까.” “그런 진세화가
“그러게 말이야! 이 쓸모없는 데릴사위 주제에, 앞으로 너 따윈 우리 옷을 들어줄 자격도 없어!” “내가 보기에 동혁이는 우리를 부러워하는 것 같아!” 육해진 등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들은 백항남을 모함하여 자신들의 운명을 바꾸었다. 그들은 모두 이것이 자신들이 살면서 한 가장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동혁은 자신들 앞에 곧 큰 재앙이 닥치는 줄도 모르는 이 멍청한 놈들을 보면서 속으로 비웃으며 더 이상 그들과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으려 했다. “해진아! 상원아! 모두 여기 있었어?” 바로 그때, 한 여자의 목소리가 가까운 곳에서 들려왔다. 고급스러운 여성 정장 차림의 예쁜 여자가 다가오자 많은 남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혜야 왔어?” 육해진도 이 여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혜?’ 이 이름을 들은 동혁의 눈에 갑자기 차가운 빛이 스쳤다. 동혁은 하지혜도 그의 형제인 항남 다음으로 반에서 성적이 상위권이었던 학생이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하지혜는 자주 항남을 찾아가 문제의 설명을 부탁했고, 시간이 흐른 후에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다. 하지혜는 그때 항남도 자신을 좋아했으면 했다. 매번 학우들이 함께 놀릴 때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모두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었다. 한때 하지혜는 동혁과 세화, 항남 세 사람의 작은 모임에도 가입해 그들의 만남에도 자주 참석했다.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 동혁은 당시 하지혜가 정말로 항남을 좋아했는지 아니면 그런 척한 것 것인지 몰랐다. 그러나 동혁은 나중에 항남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중상하고, 항남의 인생을 망칠 뻔 한 사람이 바로 이 여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혜야, 야 너 지금 정말 성공했구나? 졸업 후엔 외국 명문대학에 유학하고, 돌아와서 또 자신의 회사를 차리더니, 지금 한창 뜨고 있는 중…….” 육해진 등이 하지혜를 둘러싸고 아첨했다. 이 예쁜 옛 동창에 대해, 그들은 모두 호감이 있었다. 하지혜는 미소를 지으며 겸손하게 말했다. “해진이와 너희들도 나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