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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어둠이 깃든 밤, 한씨 가문 저택 정원.

쾅!

한성호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테이블을 세게 내리쳤다.

그는 깁스를 한 채 창백한 얼굴로 소파에 누워있는 아들을 보자 진루안을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깊어졌다.

“건방진 것! 감히 천것 주제에 한씨 가문을 건드려? 숙부님, 들어오세요!”

한성호는 노여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정원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곧바로 청록색 옷을 차려입은 노인 한 분이 정원에서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그는 비쩍 마른 데다 눈이 움푹 파여 뼈밖에 남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어 무척 무서웠다.

그는 바로 한영길, 한씨 가문의 무인이며 무공에 능한 노인인 데다 한성호의 먼 친척이기도 하다.

“가주님!”

한영길은 안으로 들어서자 두 손을 맞잡은 채 허리를 살짝 굽히며 한성호에게 예를 표했다.

한준서의 꼴을 보는 순간 그도 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사실 그도 한준서와 진루안 사이의 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나 지금껏 그저 어린애들의 장난 수준으로만 생각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한준서가 팔이 부러진 걸 보자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장난 수준을 벗어났다는 걸 깨달았다.

‘감히 한씨 가문 장자를 이렇게 대하다니 진루안 그놈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나?’

그는 한성호가 본인을 불러들인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했다.

“숙부님, 숙부님이 서씨 가문 저택으로 가 진루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세요! 만약 내일 아침까지 진루안 그 자식을 내놓지 않으면 저 한성호의 화를 감당해야 한다는 말도 전해주세요!”

한성호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로 주먹을 꽉 그러쥐었다. 순간 그의 손등에 울퉁불퉁한 힘줄이 튀어 올라왔다.

한준서는 아버지의 분노한 모습에 다급히 소파에서 일어나 앉더니 잔뜩 화가 난 모습으로 한영길에게 부탁했다.

“할아버지, 저 진루안 그 자식이 처참하게 죽는 꼴 꼭 보고 싶어요!”

“걱정 말거라. 이 할아비가 반드시 복수해 줄 테니.”

한영길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가 몸을 돌리는 순간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순간 가문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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