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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진루안이 골동품을 구경하고 있을 때 한성호와 한준서는 옆 방 CCTV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있었다.

“진루안 이놈 배짱 한번 두둑하네.”

진루안의 모습에 한성호는 놀란 듯했다. 진루안의 배짱에 그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한씨 가문 저택 거실에서 반시간 동안 혼자 방치되어 있었다면 이미 정신이 무너졌을 텐데 진루안은 그러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한가하게 골동품이나 구경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감탄도 여기까지였다. 그가 아무리 배짱이 두둑하다고 해도 본인 아들 팔을 부러트린 그를 한성호는 용서할 수 없었다.

“아버지, 저는 저 자식 죽는 꼴 꼭 보고 싶어요!”

한준서의 눈에는 원망과 살기가 묻어 있었다. 그는 진루안이 미워이가 갈렸고 그가 처참하게 죽기를 그 누구보다 바라고 있었다.

여러 번 자기를 모욕한 것도 모자라 그가 차지하려는 여자를 빼앗은 분노를 한준서는 쉽사리 삼킬 수 없었다.

‘나 한씨 가문 도련님이야! 감히 천박한 천것 주제에 어디서 내 머리꼭대기에 기어오르려고 하고 있어?’

한성호는 아들의 분노를 이해했다. 사실 그도 한준서 못지않았다.

한준서의 팔이 부러졌다는 사실이 동강시 고위층들에게 알려지면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쪽팔려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된다.

그런데 그게 모두 진루안 때문이다.

“그래. 내가 꼭 그 자식 죽이마!”

한성호는 담담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루안이 아무리 서씨 가문의 데릴사위라 할지라도 그의 눈에 그는 그저 아무 뒷배도 없는 천민이었기에 죽는다 한들 아무 영향도 없었다.

“내가 가서 상대해보마!”

한성호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해도 재미 없을 테고 진루안의 정신력도 무너트릴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곧바로 거실로 나갔다.

그리고 한준서는 싸늘한 미소를 지은 채 CCTV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 시각 진루안은 사람 키만큼 높은 꽃병 하나를 구경하고 있었다. 꽃병은 양쪽에 손잡이가 있는 청화자였다. 만약 명조 시기의 진품이라고 하면 100억은 족히 넘을 거다.

그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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