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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서안산에 가보자고? 만약 그렇게 했다가 매장 시기를 놓치면 어떡하려고?”

서호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도 물론 마음이 동하긴 했지만 만약 그랬다가 일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동강시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할까 봐 걱정이었다.

서호성이 한참을 고민하고 있을 때 검은 정장을 입은 열댓 명의 남자가 갑자기 서씨 가문 본가에 쳐들어오더니 두 줄로 나뉘어 섰다.

서씨 가문 모든 사람이 어리둥절해할 때 흰 상복을 입은 마 영감이 밖에서 비통한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너무 갑작스러운 장면에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마 영감을 본 순간 그들은 모두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더더욱 믿기지 않은 건 마 영감이 흰 상복을 입고 있다는 거였다.

“마 영감님, 여긴 어떻게…….”

서호영은 예전에 마 영감과 만난 적이 몇 번 있었기에 의아함을 금치 못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 영감이 끼어들었다.

“가주님, 저는 진 도련님의 명령을 받고 어르신의 관을 보호하기 위해 온 겁니다!”

마영삼의 표정은 매우 진지했으며 농담기가 조금도 섞여 있지 않았다. 게다가 마치 자기 가문의 어르신이 돌아가시기라도 한 듯 공손한 태도였다.

‘내가 아는 그 마 영감이 지금 우리 아버지의 관을 보호해 주겠다고? 그런데 진 도련님은 대체 누구를 말하지?’

“진 도련님이요? 저희는 마 영감님이 말씀하신 진 도련님을 모르는데요?”

서호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의아한 듯 마영삼을 바라봤다.

그뿐만 아니라 조영화 및 그 외의 친척들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마영삼은 부연 설명을 보태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어르신의 관을 서안산으로 옮깁시다.”

“정말 서안산으로 간다는 말입니까?”

서호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마영삼은 그의 망설임을 눈치채고 속으로 혀를 찼다. 그는 서호성의 이런 우유부단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서호성 같은 사람은 그가 가장 못마땅하게 여기는 부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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