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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서경아는 얼굴에 눈물범벅이 된 채 여전히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껏 할아버지가 떠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이제 그녀에게 가족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그녀의 눈에 서씨 가문 다른 사람들은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이었기에 식구에 속하지도 않았다.

그러던 그때.

“네 약혼자는 어디 갔어?”

서호성이 고개를 들더니 눈살을 찌푸린 채 서경아에게 물었다.

“그러게 말이야, 설마 한씨 가문 사람들 손에…… 죽은 건 아니지?”

조영화도 옆에서 입을 가리며 놀란 표정으로 맞장구를 쳤지만 그녀의 눈에는 비아냥과 조롱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조영화의 그런 비아냥에 이미 적응한 서경아는 눈살을 찌푸리기만 할 뿐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녀가 눈살을 찌푸린 것도 그저 진루안이 어디 있는지 걱정해서였다. 어제 분명 그녀에게 본인의 안부를 전했는데 지금까지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녀는 오늘 할아버지 장례식이라는 걸 진루안에게 알리지 않았다. 솔직히 시간이 너무 긴박한 원인도 있었다.

전에 진루안은 그녀에게 할아버지를 서안산에 묻자고 한 적이 있었지만 그녀도 그저 그러기를 바랄 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할아버지를 묻는 곳은 예전에 묻기로 했던 교외의 땅이었다.

한편 조영화는 서영아가 눈살을 찌푸린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본인의 생각이 맞는 줄 알고 가식적인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고, 어떡해, 정말 세상일은 모른다더니. 너무 상심하지 마.”

서성호의 얼굴에도 약간의 슬픈 기색이 맴돌았다. 물론 이렇게 된 이상 진루안이 서씨 가문 사위가 될 수는 없지만 그의 아버지를 묻을 이 땅은 진루안이 돈을 들여 산 거였으니 말이다.

서씨 가문 사람들이 서경아를 계속 괴롭히지 않은 것도 진루안이 큰돈을 들였다는 사실을 관련 부서와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

“상심하지 말라니 무슨 소리죠?”

익숙한 목소리가 그들 귀에 들려왔다.

사람들은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더니 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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