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루안은 고개를 들어 갑자기 등장한 사람을 보는 순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일주일 넘게 코빼기도 비추지 않던 조윤이었기 때문이었다.조윤은 조영화의 친남동생이자 서화 그룹의 부대표이기도 하다. 전에 그는 온갖 수단을 써 서경아를 대표직에서 끌어내려 본인이 서화그룹을 차지한 뒤 그의 누나 조영화와 함께 서화 그룹을 해체할 계획을 세웠었다.하지만 진루안이 그의 계획을 망치고 대중 앞에서 그를 망신 준 데다 그의 발을 밟아 발가락을 부러트려 고통을 안겨줬었다.그 일이 있은 뒤 그는 한동안 사라졌었는데 마침 오늘 어르신의 장례식 날에 나타난 거다.아직도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니 그의 발가락이 아직 완전히 낫지는 않은 모양이었다.조영화는 동생을 보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요 며칠 동안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진루안이 서씨 가문 저택에서 지내기 시작한 뒤로 그녀는 뭘 하든 편안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 동생이 돌아왔으니 그녀를 도와 아이디어도 생각하고 고민도 덜어줄 수 있게 되었다.“정 대신님, 죄송합니다. 진루안 이놈이 참 세상 물정 몰라서 무례를 범했네요. 너그러이 용서하세요.”조윤은 다급히 정도헌 앞에 다가가 아첨하는 얼굴로 진루안을 대신해 사과했다. 그리고 말을 마친 뒤 노발대발하며 진루안을 향해 소리쳤다.“멍하니 서서 뭐 해? 당장 가서 관 들지 않고?”“정 대신님, 정말 죄송합니다. 진루안은 그저 우리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입니다. 그냥 넘어가 주세요.”조윤은 계속 정도헌에게 사과를 하다가 아직 떠나지 않은 진루안을 보자 버럭 화를 냈다.“안 꺼져?”정도헌은 그 틈에 진루안을 힐끗 바라보며 눈으로 “이건 어디서 온 멍청이냐”는 듯 물었다.그의 눈빛에 진루안은 그저 어깨를 으쓱거리고 입을 삐죽거리며 “나도 모른다”는 뜻을 전했다.조윤은 그런 두 사람의 동작을 당연히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아마 눈앞에서 보더라도 진루안이 예의 없다고 언성을 높일 게 뻔했다.정도헌은 눈살을 찌푸린 채 조우를 무시
“기다리긴 누굴 기다려? 설마 돈 한 푼 없는 자네 친척이라도 불렀어?”조영화는 싫은 티를 팍팍 내면서 진루안을 바라봤다. 게다가 진루안의 친척들이 올 걸 생각하니 소름이 돋고 구역질이 났다.“이건 어머님이 상관할 일이 아닐 텐데요?”진루안은 언짢은 표정으로 조영화를 바라봤다.조윤은 진루안이 자기 누나한테 그런 태도로 말하는 걸 보는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라 버럭 소리질렀다.“씨발. 네가 감히 우리 누나한테 그따위로 말 해? 네 놈이…….” 짝!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루안이 그의 뺨을 때리는 바람에 그는 뒤로 멀리 날아갔다.“입에 걸레를 물었나? 제가 외삼촌한테 빚진 건 없는 거로 아는데. 다시 한번만 더 그딴 말 하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걸 후회하게 해드릴 수 있어요!”진루안의 눈에는 한기와 살기가 가득했다.‘같잖은 게 대우를 해줬더니 감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한다고? 체면을 봐서 참아줬더니 어디서! 맞고 싶어 환장했나?’조윤은 멍한 표정으로 본인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조영화 역시 얼굴을 가렸다. 진루안이 본인의 뺨을 때릴 때가 갑자기 생각나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이었다. 매번 그럴 때마다 진루안이 뿜어내는 살기가 너무 무서웠으니까.그 모습을 본 정도헌은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그는 조윤을 비아냥거리듯 바라봤다.‘감히 궐주님을 욕하고도 살아남다니 궐주님 참 사람이 너그럽네.’갑자기 벌어진 일 때문에 서씨 가문의 그 누구도 감히 진루안을 뭐라 하지 못했다. 어찌 됐든 진루안의 성격이 나쁜 데다 걸핏하면 사람을 때리는 건 사실이었으니.그가 서씨 저택에 온 뒤로부터 먼저 조영화로부터 시작해 집사도 때리고 심지어 서경아의 고모 서지숙도 때렸었다. 그런데 이젠 조윤마저 그의 폭력을 피해 가지 못했으니 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그를 건드려 고통을 자처할 리가 없다.“아버님, 제가 누구를 기다리려는지 보면 아실 겁니다.”진루안은 서호성에게 설명했다. 그는 그나마 장인어른인 서호성한테만은 존중을 유지하고 있다.서호성도 진루안이
서호성이 직접 마석호의 차 문을 열어주자 그는 몹시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까의 불안도 모두 사라진 채로 서호성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서호성은 그의 갑작스러운 호의에 놀라기라도 한 듯 이내 손을 뻗어 마석호의 손을 잡았다.“호성 형님, 너무 상심해 마세요!”마석호는 빙그레 웃으며 말하고는 서호성의 손을 놓았다.“마 사장님이 오신 건 저희 가문 영광입니다.”서호성은 그런 마석호의 미움을 사기라도 할까 봐 황급히 대답했다.그는 아무리 가주라고는 하지만 마석호와는 레벨이 다른 사람이다.마석호는 동강시의 가장 큰 주인이나 다름없으니까.하지만 그런 그도 정도헌을 보자 쪼르르 달려가 아부를 떨었다.“아이구, 정 대신님도 오셨군요.”마석호는 열정적으로 손을 뻗어 정도헌과 악수하려고 했지만 정도헌 그저 차가운 얼굴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전에 진루안이 마석호를 처리하겠다고까지 했는데 그 악수를 받아주면 오히려 진루안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니까.어떤 것이 중요한지 그는 매우 잘 알고 있다.마석호는 그의 행동에 멍해졌고 순간 불안이 마음속에서 다시 피어올랐다.‘내가 언제 정 대신님의 미움을 샀나? 왜 이러시지?’만약 정도헌이 그저 건성의 언론 대신이라면 그도 이렇게 그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하필이면 건성 정사당 사람 중 하나였으니 그가 절대 미움을 사서는 안 될 인물이다.“당신이 마석호야?”마석호가 멍하니 서 있을 때 옆에서 갑자기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고개를 드는 순간 진루안과 눈을 마주치고 멈칫했다.‘이 사람 기사에 났던 서씨 가문 데릴사위잖아? 그런데 감히 나한테 이런 태도로 말한다고?’마석호의 낯빛은 갑자기 어두워졌다.하지만 그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그 대신 나설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진루안, 자네 그게 무슨 태도인가? 어떻게 마 사장한테 그런 말투로 말하나?”서호성이 맨 먼저 달려와 화가 난 얼굴로 진루안에게 따져 물었다.“진짜 머리가 어떻게 돼 버린 거 아니야? 감히 그런 태도로 마 사장과 말한다고
진루안이 자기한테 무례한 태도로 말하는 바람에 화가 나 있던 마석호는 그가 서씨 가문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것을 보자 매우 흡족했다.이에 그는 호의에 찬 말투로 끼어들었다.“됐습니다. 젊은 사람이 철없어 그런 것이니 다들 그만 하세요. 이보게, 앞으로 윗사람을 만나면 예의를 갖춰. 알겠나?”마석호는 마치 대인배인 것처럼 진루안을 향해 미소 지으며 사람들을 말렸다.그러자 주위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서씨 가문 사람들은 저마다 엄지를 쳐들며 그에게 아첨하기 시작했다.“역시 마 사장님은 배포도 남다르다니까.”“마 사장님이 어떤 분인데 이런 가난한 놈과 같게 굴겠습니까?”“오늘 마 사장님이 온 것만으로도 우리 서씨 가문의 영광입니다.”“마 사장님, 진루안 저 자식은 원래부터 사고를 잘 치고 다니는 놈이니 상대하지 마세요.”그들은 저마다 진루안에게 호통치며 그의 무례함과 방자함을 비난해 댔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서경아는 낯빛이 점차 어두워졌다. 그녀는 친척들이 진루안을 모욕하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진루안이 손을 저으며 그녀의 흥분을 가라앉혔다.“마 사장,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전에 어르신을 묻으려고 했던 교외의 부지는 분명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왜 갑자기 주택지로 변경하여 경매로 넘겼지? 설마 서씨 가문을 골탕 먹이려던 건가?”진루안은 여전히 싸늘한눈빛으로 마석호를 바라보며 그에게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그의 말투와 태도에 서씨 가문 사람들은 또다시 화가 나 그를 비방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정도헌은 눈살을 찌푸렸다.‘이 사람들 감히 궐주님을 이렇게 업신여기고 모욕한다고? 당장 입 닥치게 해서 궐주님이 마석호 제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겠네.’“그 입 다물지 못할까! 이건 당신들이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좀 빠져 있어!”정도헌은 서씨 가문 사람들을 향해 노호하며 그들을 매섭게 쏘아보았다.그의 위엄은 마석호보다도 강했기에 진루안을 모욕하려던 서씨 가문 사람들은 곧바로 입을 다물고 찍소리도 내지
역시나 전 영감이라는 단어를 듣자 마석호의 낯빛이 이내 변했다.전광림은 그들처럼 신분 정치계 사람이 아니지만 건성의 전 대신, 전해강의 아버지이다. 그리고 전해강은 건성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사람이기에 그 실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전광림은 몇십조의 자산 가치가 넘는 광림 그룹의 오너이다.때문에 전광림의 인맥은 두말할 것 없으며 거의 건성과 경주의 각시와 현을 모두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도헌처럼 대단한 인물이 그런 거로 마석호를 속일 리가 없었다.때문에 마석호는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무슨 관계요?”하지만 그는 여전히 단념하지 못하고 되물었다.정도헌은 아직도 단념하지 않은 마석호를 보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전 영감도 저분 앞에서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그렇게 대단하다고요? 대체 어느 집 자제분인데 그래요? 용국에 진씨 성을 가진 명문 가문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마석호는 그 말에 깜짝 놀랐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만약 정말로 그렇게 대단하다면 그가 들어보지 못했을 리 없을 테니까.하지만 용국에는 숨어있는 진짜 명문 가문이 많고도 많다. 그 가문들은 돈만 있는 부자 가문들과는 다르다.동강시에 있는 한, 양, 서, 정, 조 씨 가문은 그저 부자 가문일 뿐이다.그런데 정도헌이 말한 가문은 모두 수완이 뛰어난 권력가 가문이다.그런 가문 자제들 중 아무나 내놓아도 그들이 감히 따라잡을 수 없는 능력을 갖고 있어 쉽게 건드릴 수 없다.‘정 대신님이 이렇게 말한다면 진루안이 바로 그런 가문 자제라는 말이잖아?’듣기에도 남보다 못한 것 같아 보이는 데릴사위를 명문가 자제씩이나 되는 사람이 일부러 자처하다니 확실히 상상이 가지 않는 일이긴 하다.정도헌이 마석호와 뭔가를 상의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진루안은 인내심이 바닥났는지 어두운 표정으로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비켜!”진루안은 정도언을 향해 싸늘한눈빛을 보내며 호통쳤다.정도헌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보아하니 그가 마석호를 도와
어르신의 관은 이미 땅에 묻혀 약 2미터 높이가 되는 비석을 세웠다.마석호는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황급히 어르신의 묘지 앞으로 달려갔다.모든 사람은 그가 뭘 하려고 하는지 의아해했다. 심지어 서호성마저 그를 빤히 바라봤다.‘마 사장님이 뭘 하려는 거지?’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마석호가 무덤 앞에 무릎을 꿇더니 바닥을 치며 통곡하기 시작했다.“어르신, 제가 잘못했습니다. 작은 모순 때문에 어르신이 묻혀야 할 부지에 제약을 걸어놓고 스무날도 넘게 땅에 묻히지 못하게 했으니 모두 제 잘못입니다. 어르신 저 정말 반성하고 있으니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제가 이렇게 머리 조아리며 사과드립니다.”곧이어 쾅쾅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석호는 진루안이 만족하지 않을까 봐 있는 힘껏 땅에 머리를 박았다.순간 주위는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사람들은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라 모두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마 사장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무릎을 꿇고 절한다니 믿어지지 않았다.조영화와 조윤은 두 눈을 휘둥그렇게 떴고 서호성은 복잡한 얼굴로 진루안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그리고 할아버지의 억울함이 풀리고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던 서씨 가문도 이제 누명을 벗게 되자 서경아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할아버지, 이제 모든 일이 밝혀졌으니 편히 눈 감으세요.’그때 정도헌도 어르신의 무덤 앞으로 걸어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그 모습에 사람들은 또 한 번 놀랐다. 정 대신처럼 지체 높은 분이 허리 집안 어르신께 허리 숙였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마석호가 무릎 꿇고 참회한 것도 모자라 정도헌이 허리 숙여 예를 표하다니, 이건 그들에게 있어서 너무 나 체면이 서는 일이었다.이미 인사를 드린 마영삼이 그 틈에 진루안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복잡한 표정으로 물었다.“도련님, 혹시 마 사장을…….”“제가 권력으로 사리를 도모하는 사람으로 보여요?”진루안은 마영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웃으며 그를 바라봤
진루안은 이미 마음속으로 마석호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는데 정작 당사자는 그걸 모른 채 무덤 앞에서 통곡하며 열심히 연기했다. 서씨 가문 사람들마저 그가 연기한다는 걸 보아내지 못했지만 진루안만은 마석호가 진심으로 뉘우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저 내가 무서워 연기하고 있는 거겠지. 그러면서 속으로는 나를 원망할지도 모르지.’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마석호가 본인에게 원한을 품는 게 두렵지 않았다. 원한을 가져도 복수할 기회조차 없을 테니까.진루안은 정도헌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 손짓을 본 정도헌은 다급히 진루안 앞으로 달려왔다.그 모습마저 서호성은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진루안의 모든 행동을 관찰한 끝에 그는 모든 걸 눈치챘다.서호성의 따가운 시선을 받은 진루안도 당연히 본인의 장인어른이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것 역시 진루안의 목적이었다. 그는 서씨 가문 사위가 되려고 마음먹었기에 아무리 데릴사위라고 해도 서씨 가문 모든 사람들을 평정할 생각이었다.그렇게 하려면 가장 먼저 평정해야 할 사람이 바로 서경아의 아버지, 서호성이다.그래야만 더 이상 같잖은 사람들이 옆에서 지껄여 대지 않을 것이고 서경아도 집안에서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으니까.밖에서는 조윤이 호시탐탐 회사를 노려보고 있고 안에서는 조영화가 온갖 음모를 다 사용해 서경아를 상대하는데 만약 서호성의 지지와 도움마저 받지 못한다면 서경아는 그들을 상대하기 어렵다.하지만 이 모든 건 서씨 가문의 집안일이기에 진루안은 본인의 권력으로 서호성을 복종시킬 수 없다. 그저 이런 방법으로 자신의 영향력과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줘서 서호성에게 겁을 주는 것뿐.그 시각, 정도헌은 진루안 앞에 가만히 서서 본인의 궐주를 가만히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진루안이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이제 곧 아주 놀라운 말을 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역시나 진루안의 말은 그를 놀라게 했다.“내가 잠시 뒤에 마석호의 모든 죄를 열거해 줄 테니 건성에
앞서 그들은 힘을 겨루며 진루안을 모욕하면서, 진루안이라는 서씨 집안의 데릴사위를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지금 그들은 진루안이 바로 도련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앞으로 나와 아부할 용기조차 없어졌다.벼룩도 낯짝이 있겠지? 만약 염치가 없다면,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아이고, 내 사위가 이렇게 대단할 줄은 정말 몰랐어?”조영화는 지금 흥분한 얼굴로 입을 가리고 진루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굴욕과 경멸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까? 조롱과 혐오를 어찌 털끝만큼이라도 알 수 있겠는가?없다!지금의 조영화는 간절하게 진루안에게 아부하고 싶었다. 그녀의 이런 방법은, 거의 뻔뻔스럽다고 말할 수 있다.조윤은 그의 누나와 달리 지금 완전히 놀라서 멍해졌다.원래 눈앞의 아주 평범한 가난한 녀석인데, 갑자기 자신은 상대도 안 되는 큰 인물이 나서서 그를 가리키며, 네 눈앞에 있는 가난한 녀석은 나도 건드릴 수 없는 큰 인물이라고 말했다.지금 조윤의 마음속에 두려움이 얼마나 많을지 짐작할 수 있다.그는 진루안이 뜻밖에도 도련님이라는 것을, 일찍이 서씨 집안의 모든 사람을 굴복시킨 도련님이라는 것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중,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도 몇 명 없었다. 정도헌과 마 영감을 제외하면, 서호성과 서경아뿐이었다.서경아는 일찍 진루안의 배경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서호성은 방금 추측해낸 것이었다. 성이 진씨이고 그들 서씨 가문과 관계가 있는 사람은, 진루안 한 명밖에 없었다.게다가 진루안의 앞서 여러 가지 표현들과 더불어, 정도헌의 영합, 마석호의 두려움, 마 영감의 아첨, 이것들은 모두 하나의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진루안이 바로 도련님인 것이다.“도련님, 죄송합니다. 제가 쓸데없는 말을 했습니다.”마석호는 방금 서씨네 집의 모든 사람들이 놀라 어리둥절한 것을 보고, 황급히 진루안에게 사과했다.그는 자신이 사고를 쳤다는 것을 알았다. 실수로 진루안의 신분을 까발렸고, 진루안이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