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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진루안은 고개를 들어 갑자기 등장한 사람을 보는 순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일주일 넘게 코빼기도 비추지 않던 조윤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윤은 조영화의 친남동생이자 서화 그룹의 부대표이기도 하다. 전에 그는 온갖 수단을 써 서경아를 대표직에서 끌어내려 본인이 서화그룹을 차지한 뒤 그의 누나 조영화와 함께 서화 그룹을 해체할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진루안이 그의 계획을 망치고 대중 앞에서 그를 망신 준 데다 그의 발을 밟아 발가락을 부러트려 고통을 안겨줬었다.

그 일이 있은 뒤 그는 한동안 사라졌었는데 마침 오늘 어르신의 장례식 날에 나타난 거다.

아직도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니 그의 발가락이 아직 완전히 낫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조영화는 동생을 보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요 며칠 동안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진루안이 서씨 가문 저택에서 지내기 시작한 뒤로 그녀는 뭘 하든 편안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 동생이 돌아왔으니 그녀를 도와 아이디어도 생각하고 고민도 덜어줄 수 있게 되었다.

“정 대신님, 죄송합니다. 진루안 이놈이 참 세상 물정 몰라서 무례를 범했네요. 너그러이 용서하세요.”

조윤은 다급히 정도헌 앞에 다가가 아첨하는 얼굴로 진루안을 대신해 사과했다. 그리고 말을 마친 뒤 노발대발하며 진루안을 향해 소리쳤다.

“멍하니 서서 뭐 해? 당장 가서 관 들지 않고?”

“정 대신님, 정말 죄송합니다. 진루안은 그저 우리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입니다. 그냥 넘어가 주세요.”

조윤은 계속 정도헌에게 사과를 하다가 아직 떠나지 않은 진루안을 보자 버럭 화를 냈다.

“안 꺼져?”

정도헌은 그 틈에 진루안을 힐끗 바라보며 눈으로 “이건 어디서 온 멍청이냐”는 듯 물었다.

그의 눈빛에 진루안은 그저 어깨를 으쓱거리고 입을 삐죽거리며 “나도 모른다”는 뜻을 전했다.

조윤은 그런 두 사람의 동작을 당연히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아마 눈앞에서 보더라도 진루안이 예의 없다고 언성을 높일 게 뻔했다.

정도헌은 눈살을 찌푸린 채 조우를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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