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시, 양씨 가문 저택.“정말이야? 진루안이 정말 한씨 저택에 쳐들어가 소란을 피운 것도 모자라 한영길의 손가락을 망가트리고 한준서의 다리를 부러트렸다고?”잠에서 갓 깨어난 양서빈은 세수하기 바쁘게 부하의 보고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한씨 가문이 어떤 집안인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진루안이 그렇게 대담한 일을 저지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한씨 가문의 보복을 정말 두려워하지 않는 건가?’그는 분명 뭔가 있다는 생각에 아침밥을 먹을 겨를도 없이 아버지의 방으로 달려갔다.양씨 가문 저택은 한씨 가문 저택과는 완전히 다른 인테리어였다. 한씨 가문 저택은 유럽풍이라면 양씨 가문 저택은 한옥이었다. 그 한옥은 양씨 가문 본가인데 지금의 시가로 따지면 400억 이상을 호가한다.양서빈은 본인의 방에서 나오기 바쁘게 정원을 지나 다른 방으로 향했다. 그곳은 어르신들이 묶는 곳이다.“아버지, 한씨 가문 소식 들었어요?”양서빈은 안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들려올 때까지 문밖에 서서 기다렸다.“서빈아, 들어오너라!”그리고 아버지의 허락이 떨어진 뒤에야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방 안의 장식은 매우 간단했지만 고풍스럽고 정교했으며 가치가 상당했다.그 안에는 60대의 노인 한 분이 서 있었는데 말끔한 흰 두루마리를 입은 채 식사를 마친 뒤 차를 끓이고 있었다.그가 바로 양씨 가문 가주 양태식이다.양서빈은 양씨 가문의 첫째인데 양태식이 늦게 결혼해 40살에 양서빈을 낳았기 때문에 둘은 나이 차이가 꽤 된다. 물론 노년에 득남한 건 아니지만 거의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다.양태식은 차를 끓인 뒤 양서빈을 향해 빙그레 웃었다.“한씨 가문에 무슨 일이 있길래 이렇게 긴장했어?”그의 눈에 양서빈은 그를 한 번도 실망시킨 적 없는 양씨 가문 젊은 세대의 자랑거리이다.게다가 양원 그룹도 잘 키워 가고 있었던 아들이 이토록 긴장한 모습을 보이자 양태식은 더욱 의아했다.‘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긴장했지?’아버지의 물음에 양서빈은 쓸데없는
서경아는 얼굴에 눈물범벅이 된 채 여전히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그녀는 지금껏 할아버지가 떠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이제 그녀에게 가족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그녀의 눈에 서씨 가문 다른 사람들은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이었기에 식구에 속하지도 않았다.그러던 그때.“네 약혼자는 어디 갔어?”서호성이 고개를 들더니 눈살을 찌푸린 채 서경아에게 물었다.“그러게 말이야, 설마 한씨 가문 사람들 손에…… 죽은 건 아니지?”조영화도 옆에서 입을 가리며 놀란 표정으로 맞장구를 쳤지만 그녀의 눈에는 비아냥과 조롱이 섞여 있었다.하지만 조영화의 그런 비아냥에 이미 적응한 서경아는 눈살을 찌푸리기만 할 뿐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녀가 눈살을 찌푸린 것도 그저 진루안이 어디 있는지 걱정해서였다. 어제 분명 그녀에게 본인의 안부를 전했는데 지금까지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물론 그녀는 오늘 할아버지 장례식이라는 걸 진루안에게 알리지 않았다. 솔직히 시간이 너무 긴박한 원인도 있었다.전에 진루안은 그녀에게 할아버지를 서안산에 묻자고 한 적이 있었지만 그녀도 그저 그러기를 바랄 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아니나 다를까 오늘 할아버지를 묻는 곳은 예전에 묻기로 했던 교외의 땅이었다.한편 조영화는 서영아가 눈살을 찌푸린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본인의 생각이 맞는 줄 알고 가식적인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 어떡해, 정말 세상일은 모른다더니. 너무 상심하지 마.”서성호의 얼굴에도 약간의 슬픈 기색이 맴돌았다. 물론 이렇게 된 이상 진루안이 서씨 가문 사위가 될 수는 없지만 그의 아버지를 묻을 이 땅은 진루안이 돈을 들여 산 거였으니 말이다.서씨 가문 사람들이 서경아를 계속 괴롭히지 않은 것도 진루안이 큰돈을 들였다는 사실을 관련 부서와 확인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때.“상심하지 말라니 무슨 소리죠?”익숙한 목소리가 그들 귀에 들려왔다.사람들은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더니 본가
“서안산에 가보자고? 만약 그렇게 했다가 매장 시기를 놓치면 어떡하려고?”서호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도 물론 마음이 동하긴 했지만 만약 그랬다가 일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동강시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할까 봐 걱정이었다.서호성이 한참을 고민하고 있을 때 검은 정장을 입은 열댓 명의 남자가 갑자기 서씨 가문 본가에 쳐들어오더니 두 줄로 나뉘어 섰다.서씨 가문 모든 사람이 어리둥절해할 때 흰 상복을 입은 마 영감이 밖에서 비통한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들어왔다.너무 갑작스러운 장면에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마 영감을 본 순간 그들은 모두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더더욱 믿기지 않은 건 마 영감이 흰 상복을 입고 있다는 거였다.“마 영감님, 여긴 어떻게…….”서호영은 예전에 마 영감과 만난 적이 몇 번 있었기에 의아함을 금치 못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 영감이 끼어들었다.“가주님, 저는 진 도련님의 명령을 받고 어르신의 관을 보호하기 위해 온 겁니다!”마영삼의 표정은 매우 진지했으며 농담기가 조금도 섞여 있지 않았다. 게다가 마치 자기 가문의 어르신이 돌아가시기라도 한 듯 공손한 태도였다.‘내가 아는 그 마 영감이 지금 우리 아버지의 관을 보호해 주겠다고? 그런데 진 도련님은 대체 누구를 말하지?’“진 도련님이요? 저희는 마 영감님이 말씀하신 진 도련님을 모르는데요?”서호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의아한 듯 마영삼을 바라봤다.그뿐만 아니라 조영화 및 그 외의 친척들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마영삼은 부연 설명을 보태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어르신의 관을 서안산으로 옮깁시다.”“정말 서안산으로 간다는 말입니까?”서호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마영삼은 그의 망설임을 눈치채고 속으로 혀를 찼다. 그는 서호성의 이런 우유부단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서호성 같은 사람은 그가 가장 못마땅하게 여기는 부류이기도 했다. ‘
마 사장은 오늘 사무실에 앉아 있는 동안 내내 초조하고 불안했다.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뭔 일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그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가 다시 끄기를 반복하는 바람에 담뱃갑 속에 있는 담배는 눈 깜짝할 새에 없어졌다.그때 그의 비서, 아주 예쁜 중년 여성이 사무실에 들어왔지만 곧바로 사무실 안의 담배 연기에 기침을 멈추지 못했다.“콜록콜록, 마…… 콜록, 사장님, 서씨 가문 사람들 모두가 서안산으로 갔습니다.”그 비서는 가슴이 깊게 파인 흰색 정장을 입고 있어 섹시하면서도 과하지 않았다.마 사장은 그녀의 말에 잔뜩 불안한 모습으로 일어났다.“저기…….”하지만 그가 말하기도 전에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전화벨이 울리는 바람에 마 사장은 이내 전화기를 들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마석호입니다!”마 사장의 본명은 마석호다.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화 건너편에서 중후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네, 정도헌.”“정 대신님?”마석호는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이런 때에 건성의 언론 대신에게서 전화가 걸려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정도헌 고작 언론 대신이라는 신분만 있는 게 아니라 건성 정사당의 대신이기도 하다.그런 신분과 배경의 인물의 심기를 마석호는 감히 건드릴 수 없었다.“마 사장, 자네 당장 서안산으로 가보게. 그쪽을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정도헌의 목소리는 거절을 용납하지 않는 듯 차갑고 싸늘했다.마석호는 서안산이라는 말에 무의식적으로 거절할 뻔했다. 그가 지금 가장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바로 서안산이다. 더욱이 본인의 원수인 서씨 가문 어르신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치도 없었다.하지만 정도헌은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의 말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전화기에서 신호음이 들려오는 걸 듣자 그는 순간 그는 가고 싶지 않다고 가지 않을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서안산으로 가게 차 대기시켜.”마석호는 고개를 들어 비서에게 명
진루안은 고개를 들어 갑자기 등장한 사람을 보는 순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일주일 넘게 코빼기도 비추지 않던 조윤이었기 때문이었다.조윤은 조영화의 친남동생이자 서화 그룹의 부대표이기도 하다. 전에 그는 온갖 수단을 써 서경아를 대표직에서 끌어내려 본인이 서화그룹을 차지한 뒤 그의 누나 조영화와 함께 서화 그룹을 해체할 계획을 세웠었다.하지만 진루안이 그의 계획을 망치고 대중 앞에서 그를 망신 준 데다 그의 발을 밟아 발가락을 부러트려 고통을 안겨줬었다.그 일이 있은 뒤 그는 한동안 사라졌었는데 마침 오늘 어르신의 장례식 날에 나타난 거다.아직도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니 그의 발가락이 아직 완전히 낫지는 않은 모양이었다.조영화는 동생을 보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요 며칠 동안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진루안이 서씨 가문 저택에서 지내기 시작한 뒤로 그녀는 뭘 하든 편안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 동생이 돌아왔으니 그녀를 도와 아이디어도 생각하고 고민도 덜어줄 수 있게 되었다.“정 대신님, 죄송합니다. 진루안 이놈이 참 세상 물정 몰라서 무례를 범했네요. 너그러이 용서하세요.”조윤은 다급히 정도헌 앞에 다가가 아첨하는 얼굴로 진루안을 대신해 사과했다. 그리고 말을 마친 뒤 노발대발하며 진루안을 향해 소리쳤다.“멍하니 서서 뭐 해? 당장 가서 관 들지 않고?”“정 대신님, 정말 죄송합니다. 진루안은 그저 우리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입니다. 그냥 넘어가 주세요.”조윤은 계속 정도헌에게 사과를 하다가 아직 떠나지 않은 진루안을 보자 버럭 화를 냈다.“안 꺼져?”정도헌은 그 틈에 진루안을 힐끗 바라보며 눈으로 “이건 어디서 온 멍청이냐”는 듯 물었다.그의 눈빛에 진루안은 그저 어깨를 으쓱거리고 입을 삐죽거리며 “나도 모른다”는 뜻을 전했다.조윤은 그런 두 사람의 동작을 당연히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아마 눈앞에서 보더라도 진루안이 예의 없다고 언성을 높일 게 뻔했다.정도헌은 눈살을 찌푸린 채 조우를 무시
“기다리긴 누굴 기다려? 설마 돈 한 푼 없는 자네 친척이라도 불렀어?”조영화는 싫은 티를 팍팍 내면서 진루안을 바라봤다. 게다가 진루안의 친척들이 올 걸 생각하니 소름이 돋고 구역질이 났다.“이건 어머님이 상관할 일이 아닐 텐데요?”진루안은 언짢은 표정으로 조영화를 바라봤다.조윤은 진루안이 자기 누나한테 그런 태도로 말하는 걸 보는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라 버럭 소리질렀다.“씨발. 네가 감히 우리 누나한테 그따위로 말 해? 네 놈이…….” 짝!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루안이 그의 뺨을 때리는 바람에 그는 뒤로 멀리 날아갔다.“입에 걸레를 물었나? 제가 외삼촌한테 빚진 건 없는 거로 아는데. 다시 한번만 더 그딴 말 하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걸 후회하게 해드릴 수 있어요!”진루안의 눈에는 한기와 살기가 가득했다.‘같잖은 게 대우를 해줬더니 감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한다고? 체면을 봐서 참아줬더니 어디서! 맞고 싶어 환장했나?’조윤은 멍한 표정으로 본인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조영화 역시 얼굴을 가렸다. 진루안이 본인의 뺨을 때릴 때가 갑자기 생각나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이었다. 매번 그럴 때마다 진루안이 뿜어내는 살기가 너무 무서웠으니까.그 모습을 본 정도헌은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그는 조윤을 비아냥거리듯 바라봤다.‘감히 궐주님을 욕하고도 살아남다니 궐주님 참 사람이 너그럽네.’갑자기 벌어진 일 때문에 서씨 가문의 그 누구도 감히 진루안을 뭐라 하지 못했다. 어찌 됐든 진루안의 성격이 나쁜 데다 걸핏하면 사람을 때리는 건 사실이었으니.그가 서씨 저택에 온 뒤로부터 먼저 조영화로부터 시작해 집사도 때리고 심지어 서경아의 고모 서지숙도 때렸었다. 그런데 이젠 조윤마저 그의 폭력을 피해 가지 못했으니 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그를 건드려 고통을 자처할 리가 없다.“아버님, 제가 누구를 기다리려는지 보면 아실 겁니다.”진루안은 서호성에게 설명했다. 그는 그나마 장인어른인 서호성한테만은 존중을 유지하고 있다.서호성도 진루안이
서호성이 직접 마석호의 차 문을 열어주자 그는 몹시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까의 불안도 모두 사라진 채로 서호성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서호성은 그의 갑작스러운 호의에 놀라기라도 한 듯 이내 손을 뻗어 마석호의 손을 잡았다.“호성 형님, 너무 상심해 마세요!”마석호는 빙그레 웃으며 말하고는 서호성의 손을 놓았다.“마 사장님이 오신 건 저희 가문 영광입니다.”서호성은 그런 마석호의 미움을 사기라도 할까 봐 황급히 대답했다.그는 아무리 가주라고는 하지만 마석호와는 레벨이 다른 사람이다.마석호는 동강시의 가장 큰 주인이나 다름없으니까.하지만 그런 그도 정도헌을 보자 쪼르르 달려가 아부를 떨었다.“아이구, 정 대신님도 오셨군요.”마석호는 열정적으로 손을 뻗어 정도헌과 악수하려고 했지만 정도헌 그저 차가운 얼굴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전에 진루안이 마석호를 처리하겠다고까지 했는데 그 악수를 받아주면 오히려 진루안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니까.어떤 것이 중요한지 그는 매우 잘 알고 있다.마석호는 그의 행동에 멍해졌고 순간 불안이 마음속에서 다시 피어올랐다.‘내가 언제 정 대신님의 미움을 샀나? 왜 이러시지?’만약 정도헌이 그저 건성의 언론 대신이라면 그도 이렇게 그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하필이면 건성 정사당 사람 중 하나였으니 그가 절대 미움을 사서는 안 될 인물이다.“당신이 마석호야?”마석호가 멍하니 서 있을 때 옆에서 갑자기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고개를 드는 순간 진루안과 눈을 마주치고 멈칫했다.‘이 사람 기사에 났던 서씨 가문 데릴사위잖아? 그런데 감히 나한테 이런 태도로 말한다고?’마석호의 낯빛은 갑자기 어두워졌다.하지만 그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그 대신 나설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진루안, 자네 그게 무슨 태도인가? 어떻게 마 사장한테 그런 말투로 말하나?”서호성이 맨 먼저 달려와 화가 난 얼굴로 진루안에게 따져 물었다.“진짜 머리가 어떻게 돼 버린 거 아니야? 감히 그런 태도로 마 사장과 말한다고
진루안이 자기한테 무례한 태도로 말하는 바람에 화가 나 있던 마석호는 그가 서씨 가문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것을 보자 매우 흡족했다.이에 그는 호의에 찬 말투로 끼어들었다.“됐습니다. 젊은 사람이 철없어 그런 것이니 다들 그만 하세요. 이보게, 앞으로 윗사람을 만나면 예의를 갖춰. 알겠나?”마석호는 마치 대인배인 것처럼 진루안을 향해 미소 지으며 사람들을 말렸다.그러자 주위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서씨 가문 사람들은 저마다 엄지를 쳐들며 그에게 아첨하기 시작했다.“역시 마 사장님은 배포도 남다르다니까.”“마 사장님이 어떤 분인데 이런 가난한 놈과 같게 굴겠습니까?”“오늘 마 사장님이 온 것만으로도 우리 서씨 가문의 영광입니다.”“마 사장님, 진루안 저 자식은 원래부터 사고를 잘 치고 다니는 놈이니 상대하지 마세요.”그들은 저마다 진루안에게 호통치며 그의 무례함과 방자함을 비난해 댔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서경아는 낯빛이 점차 어두워졌다. 그녀는 친척들이 진루안을 모욕하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진루안이 손을 저으며 그녀의 흥분을 가라앉혔다.“마 사장,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전에 어르신을 묻으려고 했던 교외의 부지는 분명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왜 갑자기 주택지로 변경하여 경매로 넘겼지? 설마 서씨 가문을 골탕 먹이려던 건가?”진루안은 여전히 싸늘한눈빛으로 마석호를 바라보며 그에게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그의 말투와 태도에 서씨 가문 사람들은 또다시 화가 나 그를 비방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정도헌은 눈살을 찌푸렸다.‘이 사람들 감히 궐주님을 이렇게 업신여기고 모욕한다고? 당장 입 닥치게 해서 궐주님이 마석호 제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겠네.’“그 입 다물지 못할까! 이건 당신들이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좀 빠져 있어!”정도헌은 서씨 가문 사람들을 향해 노호하며 그들을 매섭게 쏘아보았다.그의 위엄은 마석호보다도 강했기에 진루안을 모욕하려던 서씨 가문 사람들은 곧바로 입을 다물고 찍소리도 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