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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한 수 가르쳐 주세요.”

이동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결심을 내린 듯 입을 열었다.

돈을 받았으면 일을 하는 게 당연했다.

그러지 않으면 한준서에게 미안할 뿐만 아니라 본인의 명성에도 손해였고 싸우지도 않고 물러나는 건 너무 치욕스러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진루안에게 한 수 가르침을 받고 싶은 것도 있었다. 아무리 지더라도 이건 한번 비겨볼 가치가 있는 대결이었다.

그의 그런 속내를 진루안은 이미 꿰뚫고 있었다. 기왕 이동근이 겨루고 싶다면 그도 그에게 그 기회를 줄 생각이었다.

대결이 다시 시작되자 이동근이 먼저 진루안이 가르쳐주었던 권법으로 그를 공격했다.

진루안은 이번에는 상대를 봐주지 않았다. 그가 이동근의 체면을 봐준다고 해서 계속 좋은 태도로 그를 대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들어 메치는 동작 하나에 이동근이 완전히 거꾸로 넘어갔다. 그 일격은 완전히 치명적이었다.

“됐어요. 그쪽이 졌어요!”

진루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바닥에 넘어져 있는 이동근을 힐끗거리더니 고개를 돌려 한준서를 바라봤다.

한준서는 순간 늑대와 눈이라도 마주친 듯 식겁했다. 결혼식장에서도 진루안은 이런 표정으로 그를 봤었는데 이런 장면이 또 반복된 거다.

“네가 이길 줄은 몰랐네. 내가 널 너무 얕잡아봤네.”

한준서의 표정은 몹시 부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순식간에 그 표정을 숨기며 싸늘한 미소를 짓더니 속으로 그를 죽여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동근마저 진루안을 이길 수 없다면 진루안의 실력이 엄청 강하다는 뜻인데. 보아하니 다음에는 킬러를 고용해 진루안을 죽여야겠네.’

속으로 이런 결심을 내리자 한준서는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래, 네가 이겼어. 난 이만 갈게.”

한준서는 더 이상 진루안과 말을 섞고도 싶지 않은 듯 몸을 돌려 떠나갔다.

그제야 서경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에게 있어 진루안이 이기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한준서의 팔을 끊이든 말든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도 하나둘 흩어지기 시작했다.

진루안이 호되게 당하는 걸 구경하러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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