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군, 이런 것도 안 되면 당신의 도량은 여전히 너무 작아.”한옥재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것을 본 사일봉은, 얼굴빛이 좀 굳어지면서 놀리는 듯한 웃음을 금치 못했다.한옥재가 그를 힐끗 보면서 말을 걸지 않았다.한옥재가 말을 건네지 않자 오히려 사일봉 자신이 좀 어색해졌다.이렇게 되자, 그도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뒤에 있는 엘리트 병사들에게 눈짓을 했다.바로 이 열 명의 녹색 군복의 병사들이 나와서 일렬로 섰는데, 숙연한 표정에 온몸에는 싸늘한 기운이 가득했다. 한옥재의 얼굴에도 굳은 각오가 드러났다. 이 고평성 군부에서 겨뤄보자고 했지만, 실제로는 도발을 하는 것 같았다.321부대의 존재는 마치 대못처럼 고창성 국경에 매섭게 꽂혀 있어서, 그들로 하여금 아주 불편하게 여기게 만들었다. 하필이면 이 321부대는 말도 듣지 않는 데다가, 명목상의 상하 관계도 321부대에 의해서 무시되었다.이것이 사일봉이 이 병사들을 데리고 온 이유이다. 그들은 바로 321부대를 도발하고, 심지어 좋고 나쁨을 모르는 사람들을 훈계하는 것이다.물론, 겨룰 수는 있지만, 인명을 살상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된다면, 그들은 입이 백 개라도 변명할 수 없고, 주둔하는 변방군의 순찰에는 더더욱 영향을 줄 수 없다. 만약 그들이 겨루다가 큰일을 망친다면, 그들의 총사령관은 말할 것도 없고, 남패왕조차도 압력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이런 이치를 아는 사일봉도 이 일을 크게 할 생각은 없었다. 일정한 범위만 알게 하면 충분하다.“이 10 명은 모두 우리가 정성껏 고른 엘리트 병사들이야. 물론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모두 등장할 수는 없어.”“그래서 추첨 형식으로 그 중 세 명을 선택하겠어.”“마찬가지로 당신들의 321부대에서도 세 명의 엘리트 병사들을 동원해서 서로 겨루는 거야.” 사일봉의 안색이 굳어지면서 한옥재 등을 향해 말했다.이 말을 듣고 강당 주변의 병사들은 모두 주먹을 꽉 쥐었다. 지금 등장해서 저 도발자들을 물리치고, 321부대의 이름을 날리지 못
현태상과 백정동 등은 모두 어떤 신병이 있는지 알지 못해서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하도헌은 잠시 생각하더니 뭔가 떠올렸고, 점차 쓴웃음을 지었다.“왔다!”뒤에서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고, 바로 정문에서 길을 내주었다.강당 안의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곳은 결국 국경이기 때문에, 병사들이 모두 순찰과 각종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서 구경을 할 수 없었다.그래서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쌍방의 고위 장군과 몇몇 장교들만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당 안에는 7,80 명의 사람들이 둘러서 있었다.그들은 모두 강한 호기심을 띤 눈빛으로 이 신병을 주시하였다. 키가 180cm인 한 청년이 야전잠바를 입고 올라왔다.키가 크고 평범한 청년은 어떤 특별한 점도 없고, 몸에서도 강자의 기운을 느낄 수 없었다.사일봉은 크게 실망하고 나서 조롱했다. “한 장군, 사람을 바꾸겠어?”“필요 없어.” 한옥재는 고개를 저었다. ‘마음은 좀 긴장되지만, 진루안의 지시를 어기지 않겠어.’‘진루안이 신병을 쓰라고 했으니 신병을 내보내는 거야.’‘어차피 보스는 늘 그 자신만의 계획과 고려가 있어.’격투관으로 곧장 간 이 청년은, 맞은편의 세 엘리트 병사들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고, 밋밋한 말투로 말했다.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이리 와.”“너무 오만한 신병이네!”“그러면 그다지 좋지 않을 걸?”“어? 나는 왜 저 신병을 본 적이 없지?”“그래, 네가 이렇게 말하니 나도 낮설게 느껴져.”321부대 이쪽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모두 이 신병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의심을 품고 있다.모든 전우가 값진 보물이기 때문에, 그들은 신병이 온 날짜도 기억할 것이다.‘하지만 유독 이 신병을 모르고 있으니, 이건 정말 이상해.’“아주 극성맞은 자식이네, 정말 교훈이 부족한 것 같아!” 사일봉은 눈을 가늘게 떴고, 눈에는 한기가 가득한 채 큰 소리로 외쳤다.“박천우를 제외하고 너희 둘이 나가!” 사일봉은 옆에 있던 전갈 이정예와 표범
“네가 바로 이정예지?” 신병이 담담하게 웃으며 이정예를 바라보았다.이정예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왠지 모르게 결국 이 신병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디가 이상한지는 알 수 없었다.‘분명히 신병일 뿐인데, 왜 이렇게 어른스럽게 느껴지는 거야?’ ‘아마도 이 코드명 전갈인 엘리트 병사이자, 용국의 10 대 엘리트 병사 중 한 명인 내가 저 신병의 눈에는 아주 평범하게 보이는 것 같아.’이런 느낌은 이정예가 받아들이기 힘들었기에, 주먹을 좀 더 꽉 쥐었다.“너는 나를 알고 있어?” 이정예는 득의양양하게 신병을 바라보았다. ‘신병이 내 이름을 물었는데, 틀림없이 내 이름을 들은 적이 있을 거야.’신병이 고개를 저었다. “몰라.”“어!” 득의양양하며 웃던 이정예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고, 뒤이어 점점 더 음산하고 차갑게 변했다.“허허, 내가 너에게 알려줄게.” 이정예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눈에는 이미 많은 노여움을 담고 있었다.‘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이 신병을 가르쳐야 해.’신병의 눈빛은 여전히 침착했고 이정예의 분노를 무시했다.“네가 먼저 쏴, 그렇지 않으면, 너는 반격할 자격조차 없을 거야.” 이정예는 신병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이면서 웃었다.그의 말을 들은 신병은 쓸데없는 말없이 한 걸음 내딛더니 바로 이정예에게 달려갔다.이정예는 경멸하며 웃었다. ‘지금 이 신병 이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걸어서 나서는 거야. 이후에는 손으 쓸 기회가 없어.’이정예도 주먹을 꽉 쥐고, 똑같이 걸음을 내디디며 신병을 향해 갔다. 그는 신병이 그를 멸시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야 한다.그러나 이정예가 앞에 나온 순간, 눈앞이 온통 흐려졌다. 신병의 속도는 두 배가 넘었다.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주먹이 그의 얼굴에 꽂혔고, 그는 고통을 느끼면서 온몸이 뒤집혀서 격투 무대 아래로 심하게 떨어졌다.‘와우!’갑작스러운 변고에 아무도 반응하지 못한 채,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입을 크게 벌렸다.‘저…….’‘격투 시작부터 끝까지 3 초
그들의 눈에는 이정예가 처음에 진 것은, 사실은 적을 얕보았기 때문이었다.‘이제 그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줬으니, 저 신병은 절대 상대가 아니야.’그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일은 얘기가 아직 다 끝나지 않았을 때 일어났다.신병은 이정예의 발이 포탄처럼 묵직한 것을 보았지만, 차갑게 웃으며 왼팔을 바로 내밀면서 이정예의 발로 달려갔다.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은 눈을 부릅뜬 채 신병이 너무 대담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그가 감히 손으로 잡을까?”“그건 죽으려는 짓이야.”“저 신병이 설마 정말 이정예보다 좋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고평성 군부의 장군들 뒤에서는 엘리트 병사들이 마찬가지로 차갑게 웃으며 토론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보기에는 처음에 이정예가 확실히 적을 얕잡아 보고 졌지만, 이번에는 절대 불가능했다.‘아마도 이 신병이 그런 배짱은 좀 있을지도 모르지만, 충분하지 않아.’“허허, 저 자식, 폐기될…….” 한 엘리트 병사가 경멸하며 웃었다. 경멸로 가득 찬 눈빛에 말조차 다 마치지 못했지만,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신병은 이정예의 다리를 직접 잡은 뒤, 왼팔의 근육이 튀어나올 정도로 왼팔에 힘을 다해서 이정예를 잡아당겼다.쓰레기봉투를 던지듯이, 신병은 왼팔을 힘껏 휘둘러서 이정예를 바로 집어 던졌다.고요했다, 죽은 듯이 고요했다.신병을 조롱하던 맞은편의 엘리트 병사는, 지금 마치 죽은 파리를 먹은 것처럼 표정이 아주 일그러졌다. 그 폐기된다는 말은 원래 신병을 모욕하는 데 사용한 것이지만, 지금은 믿을 수가 없어서 자신의 얼굴을 심하게 때렸다.무대 아래의 강일한도 눈을 부릅뜬 채 주먹이 들어가도 될 정도로 입을 크게 벌렸다. 그는 그들 군부의 1 위 이정예가 이렇게 일격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믿을 수가 없었다. ‘첫 번째 실패는 3 초가 걸렸어.’‘이번에는 처음보다 약간 길어서…… 5 초야!’만약 이정예가 아직도 감히 적을 가볍게 여겼다고 하거나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들 자신도 이정예를 업신여길 것이다.‘이
“너…….” 사일봉은 놀란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고 무대 위의 신병을 바라보았다.그가 사씨 가문 출신이라는 건 아는 사람이 얼마 없다. 설사 한옥재라도 모른다. 그러나 눈앞에 있는 이 신병이 뜻밖에 한 마디로 폭로한 것이다.신병에게 문제가 없다면, 때려 죽여도 믿지 않을 것이다.“허허, 이렇게 나를 노려보지 마, 안 놀면 되잖아.”신병의 입에서 논다는 말이 나왔다. 이번 격투는 장난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워밍업조차 할 수 없는 겨루기는 당연히 아무 것도 아니다.“너는 도대체 누구야? 321부대에 언제 너 같은 사람이 있었어?” 사일봉은 복잡하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신병을 계속 쳐다보며 물었다.신병은 담담하게 웃으며, 천천히 왼손을 뻗어서 귀밑머리를 찢었다.그 후, 모든 사람들은 이 신병의 귀밑머리가 찢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뻬어나지만 강인한 얼굴이 모든 사람 앞에 드러났다. 사일봉은 이 얼굴을 보고, 갑자기 안색이 크게 변해서 세 걸음이나 연달아 물러났다.“궐, 궐주…….”“사…… 사일봉이 궐주를 뵙습니다!” 사일봉 경악하면서 얼른 예를 갖추었다, 감히 한 치의 나태함도 없었지만 마음은 온통 뒤흔들렸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임페리얼의 궐주라고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조정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 중 한 명인 것이다“궐주? 정말 궐주인가요?” “하나님 맙소사, 실제로 궐주와 이정예가 대련한 거야?” “이정예는 정말 안 됐어.”고평성 군부의 장군과 사관들은 모두 깜짝 놀라서 이정예를 동정하며 바라보았다. ‘불쌍한 10 대 엘리트 병사 중 한 명이야, 진루안 앞에서는 정말 한 푼의 가치도 없어.’‘용국의 10 대 정병은 말할 필요도 없어, 방금 궐주가 언급한 용국의 10 대 병왕이라도 어떻겠어? 궐주 앞에서는 이길 수더 없어.’‘그렇지 않으면…….’‘글로벌 전신 명단에 있어야만 궐주에 도전할 자격이 있어.’다만 그들도 용국의 궐주와 용국의 새로운 전신, 두 사람 중 도대체 누가 더 대단한지 알고 싶었다.
궐주의 출현은 분위기를 극도로 부각시켰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앞서 고평성 군부에서 사람을 파견해서 321부대를 도발했다면, 지금은 진루안이 여기에 있으니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는 아주 어렵고 심지어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진루안이 바로 321부대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고평성 군부가 아무리 큰 담력과 정신이 있어도, 궐주인 진루안에게 도발할 수는 없다.사일봉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 겨루자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 자체가 321부대가 이곳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안보를 위한 것이다. 만약 고평성 군부가 너무 지나치게 나온다면, 진루안을 화나게 할 수밖에 없다.실제로 진루안은 직접 손을 써서 이미 그들에게 지나치게 나서지 말라고 경고했다.만약 그들이 깨닫지 못하고 잘못을 고집한다면, 진루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체면도 세워주지 않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창피를 당하는 것은 바로 그들이다.“궐주님,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무슨 일이 있습니까? 왜 저희에게 말씀해 주시지 않으셨습니까?”“어쨌든 저희도321부대의 상관입니다. 그렇게 하시는 건 좀 좋아 보이지 않는데요?”사일봉은 안색이 약간 굳어진 채, 진루안을 쳐다보면서 담대하게 직언했다.비록 이렇게 하면 진루안을 화나게 할 수도 있지만, 그는 여전히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 만약 그들의 동의나 동행을 거치지 않고 직접 321부대에 왔다면, 그것은 도리에 맞지 않고 규칙에도 맞지 않는다.진루안은 불만과 비난이 섞여 있는 사일봉의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사일봉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한옥재가 반박하려고 했는데, 뒤에 있는 현태상이 분노가 가득한 표정으로 소리쳤다.“설마 우리 보스가 군사법정에 가야 한다는 거야?”“우리 보스는 가고 싶으면 가는 거야. 너희들이 뭔데 너희들에게 보고해야 하는 거야?” 백정동 얼굴색이 보기 싫은 채 맞은편 고평성 군부의 사람들을 노려보며 조금도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사일봉은 자신의 이 한마디가
진루안도 사일봉이 뜻밖에도 이렇게 편협한 마음으로 그와 321부대의 관계를 추측할 줄은 몰랐다. ‘다행히 이번에 나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어. 그렇지 않았다면, 고평성 군부와 갈등을 빚었을 거야. 특히 남패왕 조연강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어.’진루안은 갈등도, 번거로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여태까지 잘못을 범할까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다.그가 지금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완전히 맞은편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다.“사 장군, 밥은 아무거나 먹어도 되지만, 은 함부로 해서는 안 돼.”“그리고 321부대가 어떤 모습인지, 누구를 위해 봉사하는지, 국왕이 가장 잘 보고 있어. 당신이 여기서 쓸데없이 지껄일 필요는 없어.”“하지만 당신이 321부대를 이렇게 생각하는 걸 보니, 전체 고평성 군부에서 이미 생각을 통일한 것 같구만. 너희들은 모두 321부대를 이렇게 취급하는 거지”“지금은 숨길 거 없어. 할 말이 있으면 그냥 해.” 진루안은 차가운 얼굴로 사일봉 등을 쳐다보며 조용히 물었다.‘일이 지금까지 모두에게 마지막 체면을 세워줄 필요는 없어. 타협할 수 없는 갈등이 있는 이상 참을 필요는 없어. 할 말이 있으면 모두 똑똑하게 말해.’진루안의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본 사일봉의 마음도 응축되었다. 그는 지금 진루안이 이미 화를 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만약 그들이 만족스러운 대답을 주지 못한다면, 진루안은 용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만약 궐주가 정말 화를 내고 고평성 군부를 겨냥한다면, 남패왕이 직접 나서더라도 반드시 궐주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진루안 궐주가 최근 한동안 많은 정사당의 대신들을 무너뜨렸다는 걸 누가 모르겠어, 지금 만약 군부를 주시하고 있다면, 그들도 한동안 제법 분주하게 움직일 거야.’사일봉은 깊은 숨을 내쉬며 진지한 눈빛으로 진루안을 바라보며 말했다.“궐주, 우리 고평성 군부는 321부대를 직접 지휘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시종 321부대에 강경하게 개입하지 않았는데, 이미 321부대의 체면을 세워주
곧이어 뒤에 있던 사람이 서류를 그의 손에 건네자, 사일봉은 싸늘한 표정으로 이 서류를 받아서 그 내용을 직접 낭독했다.“용국 321부대 전체 부대원에게 통지한다. 우리 고평성 군부에 321부대의 인원 배치와 조사를 진행하도록 명령하고, 특별히 고평성 군부 부사령관 사일봉 장군이 직접 321부대의 지휘를 맡을 것을 명한다.”“특별히 원 321부대 사령관인 한옥재 3급장군은 고평성 군부 군수처장으로 보직을 변경한다.”“하도헌 4급장군은 고평성 군부 군수처 부처장으로 보직을 변경한다.”사일봉은 이 문건 안의 내용을 모두 낭독한 후, 일그러진 표정의 맞은편 사람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이것은 바로 우리 고평성 군부에서 용국 군부에 요청한 후 하달된 임명 문건입니다.”“이 인사 이동은 현재 유효합니다.”“즉, 나 사일봉은 지금 이미 너희 321부대의 사령관이다. 지금부터 321부대는 모두 나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사일봉은 만면에 가득 미소를 지었다.그는 진작 이날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위에서 지금까지 참고 있던 그를 비로소 사령관으로 임명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러나 지금도 그리 늦은 편은 아니야. 적어도 결과는 똑같아.’한옥재는 주먹을 꽉 쥔 채 아주 일그러진 표정이었고, 더더욱 무력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고평성 군부에서 마지막에 정말 감히 이렇게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와 하도헌 두 사람 모두 이곳에서 전출되어 고평성 군부의 그들 눈앞에 가면, 아마도 그때가 되면 허공에 붕 뜨게 될 것이다.그리고 군수처장을 맡는 것은 근본적으로 승을 가장한 좌천이다. 군부에서는 일선을 떠나는 것은, 권력의 중심을 떠나는 것과 같다.이것은 한옥재가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는 올해 40세 정도에 불과하고, 아직 20년의 황금기가 더 있다. 앞으로 고관에 임명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고평성 군부의 이 수법은 그야말로 그의 미래와 퇴로를 끊은 것이다. 그는 어떻게 달가워하겠는가?‘달갑지 않으면 어쩔 거야? 그들의 보직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