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73화

Author: 도위Q
진루안은 숨을 크게 내쉬면서 표창룡을 차갑게 쳐다보았고,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돌아가서 금구시를 잘 운영해. 네가 세력을 전 성으로 퍼뜨릴 그날을 기다리겠어.”

“진 선생님, 저는…….”

“나가!”

“보스, 저…….”

“꺼져!”

진루안은 찻잔을 움켜잡고 표창룡을 향해 던졌다.

눈을 크게 뜬 표창룡은 난감한 표정으로 일어나서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찻잔은 뒷벽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표창룡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게 된 뒤에야, 진루안은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소주, 그는 합격한 부하입니다.”

방금 전에 화를 냈던 진루안이 지금은 이미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고, 진도구는 진루안이 일부러 화를 내서 표창룡에게 겁을 주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무슨 목적인지는 진도구도 알고 있다.

‘소주는 이 기회를 빌어서, 인자할 땐 인자하지만 엄할 때는 엄하다는 것을 보여준 거야.’

‘또한 진루안이 조하문을 북관성으로 가게 한 것은, 필연적으로 북정왕을 상대하기 위한 것으로, 진루안이 미리 준비해 둔 포석이었어.’

‘손하림과 진루안은 절대로 화목하게 지낼 수 없는 사이로, 일찍부터 두 사람 중에 한 명이 죽어야 싸움이 멎을 거야.’

‘진루안이 손하림에게 손을 댄다면 북정왕은 반드시 분노할 거야.’

‘미리 이렇게 준비를 해 둔다면, 나중에도 사용할 수 있어.’

“도구야, 내가 오전에 진씨 가문에 갔었어!”

진루안은 일어나서 진도구를 바라보면서 아주 평온한 어투로 한마디 던졌다.

그리고 방 안은 긴 침묵으로 빠져들었다.

오직 두 사람의 숨소리만 들렸다.

한참 뒤.

“소주님, 누구를 죽였습니까?”

진도구는 몹시 복잡한 눈빛으로 진루안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진루안이 진씨 가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그를 떼어놓았음을 짐작했다.

진도구의 마음속으로는 소주를 막을 수 없고, 소주가 돌아가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방금 그는 여전히 마음이 좀 뒤숭숭했다. 자신과 같은 혈통의 자기 가문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정말 잔인한 행동으로, 소주는 이렇게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전신사위의 회귀   제774화

    고평성과 Y 국의 국경에서 북쪽으로 5km.해발 평균 4km의 높은 고원 위에 철제 기와로 지은 집이 자리잡고 있는데, 주변 10km나 끊임없이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이 안에는 미사일을 탑재한 차량들이 강철 괴수처럼 위풍당당하게 우뚝 서 있었다.더없이 튼튼한 발사대에는 금빛 미사일이 햇빛 아래 반짝이며 하나씩 우뚝 솟아 있었다. 눈을 들어 그 위를 지나가는 흰 구름을 바라보니, 아주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여기서의 삶에 책에서 말하는 낭만과 활달함은 없다. 매년 이곳에서 가장 더울 때의 기온도 십여 도밖에 되지 않고, 여름은 아주 짧다.얼음으로 뒤덮이는 기간은 9 개월에 달하고, 평균 온도는 영하 30 도 이하여서 생존에 가장 적합하지 않은 고원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절대적으로 고된 환경의 고원에는, 강철 같은 정신으로 무장한 변방군이 용국의 척추에 해당하는 이 곳에 주둔하면서 지키고 있다. 그들을 가리켜서 321부대라고 부른다.321부대는 군부의 특수한 편제다.321부대 안에는 3000 명의 병력과, 미사일대대, 탱크대대, 장갑차대대, 화력지원중대, 정보작전분석실 등 여러 부대가 배치되어 있다.이곳의 모든 변방군은 두터운 방한복을 입고 있어서 다소 비대해 보이지만, 이곳의 모든 사람들은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값진 보물이다.그들은 남서국경의 무형의 장벽을 고수하며, 적군이 한 발짝도 넘지 못하게 막고 있다.그러나 감히 국경을 넘는다는 것은, 외교 문제를 넘어선 양국 간의 심각한 분쟁을 일으키게 되고, 심지어 군사적 충돌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10 월이 다 된 지금은, 찬바람과 폭설이 서로 경쟁하면서 공기를 더욱 차갑게 만들고 있다. 눈송이가 얼굴에 떨어지면, 바로 붉은 자국을 남기면서 통증을 참기가 어렵다.매년 눈 때문에 동상에 걸린 변방군 병사들이 있지만, 치료를 받고 계속 경계 근무를 서면서 용국의 무형의 방벽을 지키고 있다.여기가 용국의 마지노선이자 존엄이기 때문이다.어떤 적도 허락하지 않고 짓밟을

  • 전신사위의 회귀   제775화

    “춥다면 동강시로 돌아가도 돼.” 진루안은 결코 화를 내지 않았지만, 사실을 말한 것이다.진도구가 혹한과 산소 부족한 고산병에 적응할 수 없다면 일찌감치 산을 내려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골치가 아프게 될 것이다.진도구는 고개를 저으면서 이를 악물고 말했다. “저는 가지 않겠습니다. 용국의 무명 영웅인 변방군을 만나고 싶습니다.”“그럼 무슨 말이 많아? 빨리 가!” 진루안은 화가 나서 진도구를 노려보고는 돌아서서 가버렸다.진씨 가문의 항렬에 따르면 진도구는 그의 조카뻘이 된다. 그가 나이가 많다고 하지만, 진루안은 아무것도 꺼릴 필요가 없다.진도구는 입을 벌리고 웃으면서 계속 진루안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앞뒤로 족히 30cm 깊이로 쌓인 눈을 밟으면서 가고 있다.진루안은 스노우 부츠를 샀기에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발이 얼었을 것이다.두 사람은 쌓인 눈을 헤치면서 어렵게 초소 입구까지 왔다.초소의 입구에는 두터운 방한복을 입은 병사 두 명이 장총을 쥐고 보초를 서고 있었다. 얼굴은 얼어서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단호하고 예리하게 주시하며 미동도 없이 똑바로 서 있었다.진루안과 진도구가 여기에 나타난 것을 보자, 두 병사의 눈빛은 눈에 띄게 흥분되었다.그들은 진도구를 알지 못하지만, 진루안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마음이 극도로 격동했지만 여전히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 중 한 병사가 걸어 나와서 경례를 하며 진루안에게 말했다. “여기는 변방군의 요충지입니다!” “코드명 살신, 번호 3001, 초소 진입을 요청한다.” 진루안 역시 경례를 하고 나서 아주 엄숙하게 병사에게 대답했다.보초병의 눈빛은 약간 흥분되었지만, 여전히 사무적인 태도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상급자에게 보고하겠습니다!” “수고해.”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은, 다시 보초병에게 경례를 한 다음 뒤로 물러나서 묵묵히 기다렸다.병사들 모두는 모두 진루안의 전우이자 형제이기에, 그들은 서로 잘 알고 있고, 가장 친한 사이다.

  • 전신사위의 회귀   제776화

    지금 그는 여전히 전우를 버릴 수 없었고, 용국 국민들의 안위를 저버릴 수 없어서 의연하게 이곳으로 돌아온 것이다.“정말 보스야?” “도헌아, 빨리 말해, 보스야?” “빨리 말해 봐, 아직도 말을 빙빙 돌리는 거야?” 하도헌이 전화를 끊자, 방 안에 있는 녹색 군복을 입은 10 여 명의 장군들이 모두 둘러쌌다. 모두 유난히 흥분해서 물어보면서, 눈에는 강한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하도헌은 자신을 에워싼 이렇게 많은 전우들을 바라보았다. ‘진루안 이외에는, 적국의 변방군을 때리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나 이런 반응을 보였지.’“허허, 모두 돌아가, 모두 계급도 낮지 않은 장군들인데, 왜 이렇게 안절부절못하는 거야?”바로 그때, 방의 한 구석에 앉아 있던 훤칠한 중년 남자가 일어나서, 모두를 노려보며 성난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중년의 남자를 보고 난 뒤에, 장군들은 감히 대꾸하지 못한 채 뒤로 물러났다.중년의 남자는 그들의 우두머리이자 321부대의 총사령관인 한옥재이기 때문이다.예전에는 문약한 대학생이었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서 용국의 굴욕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의연하게 사관학교에 응시했고, 비로소 지금의 모든 것이 있게 되었다.예전의 우아했던 대학생이 지금은 3급장군의 투박한 사나이가 되었다.모든 사람들이 물러가자, 갑자기 안색이 변한 한옥재는 활짝 웃으면서 하도헌에게 달려가서 물었다. “빨리 말해, 진루안 그 자식이야?” “너…… 아이고.” 하도헌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원래는 한옥재가 가장 정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도 이럴 줄은 몰랐다.그러나 그는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진루안이야말로 321부대의 혼이야. 진루안이 없으면 321부대도 없고, 고평성 국경의 가장 강력한 변방군이라는 칭호도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 ‘고창성은 비록 남패왕의 곳이지만, 남패왕조차도 쉽게 321부대로 들어갈 수 없어. 이곳의 전략적 가치가 너무 크고, 또한 그 뒤에는 진루안의 그림자가 있기 때문이야.’“모두 나와 함께 보스

  • 전신사위의 회귀   제777화

    진루안과 진도구는 여전히 초소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루안에게 있어서 지금의 기다림은 이렇게 길게 느껴졌다. 마음에 두고 생각할수록 한순간도 기다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빨리 그들을 만나고 싶었다.그러나 진루안도 변방군은 이렇게 조금의 잘못도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설령 내가 궐주에 전신이라 해도, 반드시 군율에 따라서 일을 처리해야 해.’진도구는 코를 훌쩍였다. 그는 머리도 좀 아프고 온몸이 좀 덥다고 느끼면서, 자신이 이미 감기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다만 초소 안으로 빨리 들어가서 밖에서 찬 바람을 맞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바로 이때 진도구는 초소 안에서 어렴풋이 사람이 달려오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고산병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고, 아주 빠른 속도로 달렸다. 아마도 이곳의 열악한 환경에 완전히 적응한 것 같았다. 그 사람이 점점 더 빨리 달리면서, 갈수록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진도구는 그가 녹색 군복을 입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어깨의 계급은 더욱 진도구를 놀라게 했는데, 뜻밖에도 3급장군이었다.321부대의 편제는 아주 높아서, 거의 한 성의 군부와 비교될 수 있다. 이곳의 총사령관이 3급장군이라고 하더라도, 아주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한옥재는 아주 흥분해서 달리고 있었다. 특히 진루안의 익숙한 모습을 보게 되자, 더 빨리 달리지 못해서 아쉬울 정도였다.그리고 한옥재의 뒤에는, 마찬가지로 녹색 군복의 장군 십여 명이 한옥재에게 궁시렁대면서 힘껏 달려오고 있었다.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는 진도구는 한동안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그는 말할 것도 없었다. 초소 바깥에 서 있던 두 보초병도 그들의 장군들이 뛰쳐나오는 것을 보았다. 하나같이 마치 장난치는 아이처럼, 다른 사람이 더 빨리 뛰어갈까 봐 서로 잡아 끄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생각하자 보초병 두 명도 속이 시원했다. 보스가 돌아온 것이다. 만약 군율만 아니라면, 아마도 초소와

  • 전신사위의 회귀   제778화

    “네가 벙어리가 되고 싶으면 내가 도와줄게!” 그의 중얼거리는 것을 들은 진루안은, 갑자기 농담으로 욕을 하면서 주먹으로 두드렸다.그 사나이는 오히려 활짝 웃으면서,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진루안이 그의 어깨를 때리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는 진루안이 진짜 힘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옥재야, 너는 아직도 이렇게 덜렁대는 거야?” 진루안은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한옥재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한옥재는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는 제일 먼저 왔지만, 오히려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자식들이 먼저 앞질러서 말해버렸어.’“진루안, 네가 여기 있을 수 있다면, 내가 덜렁대도 괜찮아.” 한옥재는 답답하게 한마디 말했고, 심지어 약간 슬픈 느낌마저 드는 말투였다.그의 말을 듣고 순간 십여 명이 모두 침묵했고, 침울하고 쓸쓸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사실 진루안이 이번에 돌아오더라도 단지 그들을 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들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321부대에 머무르면서 국경에 남아 있더라도, 짧은 시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진루안의 신분은 새로운 전신이기 때문에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 용국도 진루안이 직접 와서, 제일선처럼 이런 위험한 일에 참여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을 거야.’‘이번에 진루안이 국경에 나타난 것은, 고평성의 군부나 용국의 군부에서도 모르는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진루안이 한 사람만 데리고 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해.’‘강 건너편에 있는 Y 국 고위층에 의해서 알게 된다면, 진루안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할 거야.’진루안은 분위기가 좀 무겁고 쓸쓸한 것을 느끼면서 마음도 괴로웠지만, 이 조용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바로 그때, 뒤에서 재채기 소리가 들렸다.“에취!”“흥흥!”코를 가리고 재채기를 한 진도구가 코를 비볐는데, 얼굴도 빨간 데다가 온몸에서 열도 났다.“좋지 않은데, 감기가 든 데다가 또 고산병까지 걸렸어.”“쓸데없는

  • 전신사위의 회귀   제779화

    “너는 내력을 이용하여 먼저 혈액이 빨리 순환되게도록 해, 내가 약을 달여줄게.” 진도구에게 한 마디를 한 진루안은 돌아서서 하도헌을 보았다.그가 그 자리에 있는 어떤 사람보다도 하도헌을 잘 알고 있다. 하도헌이 그의 부관이었기 때문에, 서남쪽의 국경을 맞댄 여러 나라에서 하 부관의 이름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진루안의 뜻을 안 하도헌은, 초소의 방에서 나와 의무실로 곧장 달려갔다.눈을 꼭 감은 채 온돌에 앉은 진도구는, 고산병으로 나타날 위험을 최대한 상쇄하기 위해서, 내력을 운용해서 수련하기 시작했다. 십여 명의 변방군 장군들은 진도구 또한 고대무술 수련자인 것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어쩐지 보스가 그를 데리고 왔다 했더니, 원래 저 사람도 보통 사람이 아니라 결국 고대무술 수련자인 거야.’이렇게 되자 그들은 안심했다. ‘고대무술 수련자는 신체 조건이 좋으니, 약만 마시면 그리 큰일은 없을 거야.’하도헌이 곧 약을 가지고 돌아오자, 진루안은 포장을 뜯어 풀뿌리와 같은 약재를 주전자에 넣고 끓였다. 이는 서남지역의 변방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치료법이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했다.‘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 방법도 바로 예전에 내 큰할아버지, 즉 스승님의 대사형인 진봉산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졌어. 거의 모든 변방군이 이 은혜를 잊지 못할 것이라고 해.’30 분 후, 약을 마신 진도구가 계속 온돌 바닥에 앉아서 내력을 운행하자, 안색은 점차 정상으로 돌아갔다.이 상황을 본 진루안이 장군들을 향해 손을 흔들자, 모두 약속한 것처럼 안방으로 들어갔다.안방은 회의실이자 초소에서 가장 신비로운 곳 중 하나이다.여기는 초소지만 변방군의 작전을 지휘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초소의 맞은편에는 의무실, 무기고, 장비고 등이 있다.초소 맞은편의 언덕 위는 변방군 321부대의 병영으로, 3천 명의 병사들이 모두 그곳에 거주하고 있다.이쪽 초소의 모든 사람들은 일부는 밤에 돌아가지만, 매일 적어도 한 명의 장군은 직접 초소를 지킨

  • 전신사위의 회귀   제780화

    진루안이 사령관 자리에 앉은 후, 한옥재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고 진루안의 왼편에 앉았다.모두가 앉자 분위기는 즉시 무겁게 변했다.매일 그들은 여기에 앉아서 시사와 국경 문제를 토론한다.변방군은 매일 생사의 갈림길 위에서 경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칫하면 귀중한 생명을 바칠 수 있지만, 모든 전사는 후회가 없다.진루안은 모든 강인한 얼굴들을 바라보았다. 이 전우들 중에서 가장 어린 사람은 하도헌으로 25,6 세가 되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아마도 한옥재일 것이다. 10여 년 전의 대학생에서 지금은 40 세의 투박한 사나이로 변했다.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평균 나이는 30 대인데, 대부분 아내와 자식이 없이 독신이다. “말해봐, 가장 가까운 국경 상황은 어때?” “나는 너희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지금 상황을 알지 못해. 지금 단지 언론 매체에서 선별적으로 일부만 보도했을 뿐이야.” 진루안은 한옥재와 하도헌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물었다.“보스, 최근 한동안 맞은편에서 소란을 피우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먼저 미사일을 배치했고, 지금은 변방군과 탱크를 증파했습니다. 송강 쪽도 방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심지어 우리가 가장 불만스러운 것은, 상대편이 우리 통제구역에 차근차근 진입해서 위협과 도발을 꾀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요 며칠 우리 병사들이 이미 그들을 엄격하게 반격했지만, 이것은 단지 적의 공격을 늦추는 것에 불과합니다.”“상부에서는 더 이상의 명령이 없으니, 우리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한옥재는 여기서 발생한 일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냉정하게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사실 정세는 아주 미묘했고, 심지어 그가 말한 것보다 더 무서웠다.‘자칫하면 부주의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그러나 상대방이 감히 도발한다면 반드시 단호하게 반격해야 해. 설사 결국에는 갈등과 더 큰 분쟁을 야기하더라도 조금도 아까워하지 말아야 해.’‘이것이 바로 변방군 그들의 생각이자 우리나라의 마지노선이

  • 전신사위의 회귀   제781화

    눈살을 찌푸린 한옥재는 큰 소리로 꾸짖으려고 하다가, 진루안의 미소를 보고는 바로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았다. ‘보스가 여기에 있는데, 내가 손을 댈 필요는 없어.’두 사람이 눈빛이 불을 뿜으면서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듯한 분위기가 되자, 진루안은 미소를 지으면서 놀리듯이 말했다. “너희 둘이 나와 한 판 붙는 게 어때?” 진루안의 이 말을 하자, 두 저승사자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보스와 붙으라는 거야?’ 그들에게는 이런 담력이 없다. 보스의 순수한 격투 기술은 전 세계에서도 적수가 몇 명 없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보스와 싸운다는 것은 순전히 학대당하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진루안의 코드명이 신을 죽인다는 의미의 ‘살신’이겠는가?“저, 저는 싸우지 않겠습니다.” 현태상은 얼굴을 붉혔다. 비록 체면은 구겼지만, 그래도 목숨은 중요하다.“저는 이길 수 없습니다.” 백동정은 오히려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솔직하게 대답했다.‘펑!’그러나 두 사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극히 어두운 표정의 진루안이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면서 맹호처럼 일어났다. 진루안은 매서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쏘아보았다.“너희들은 잘 알고 있으면서, 감히 회의실에서 문제를 일으켜!” “여기가 어딘지 알아? 응?” “내가 정말 너무 오래 떠나 있었던 모양이구나. 너희들을 이렇게 건방지게 만들었어.”“현태상, 내가 지금 너에게 팔 굽혀 펴기 300개 실시의 벌을 내리겠어, 불복하겠어?”진루안의 눈이 불을 뿜으면서 현태상을 노려보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바로 물었다.보스가 열 받은 것을 본 현태상은 목이 갑갑해지면서 고개를 숙였다.“저는…….”“응?” 진루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위협적인 눈빛으로 현태상을 응시했다.이를 본 현태상은 재빨리 대답했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백동정, 너는 팔 굽혀 펴기 100개를 한다.” 진루안은 또 백동정을 바라보며 말했다.백동정은 자신이 왜 백 개밖에 하지 않는지 의아했지만, 그래도 바로 명

Latest chapter

  • 전신사위의 회귀   제1551화

    말없이 침묵이 한참동안 이어졌다.진루안은 맞은편 큰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었지만, 먼저 말을 하지 않은 채 아주 자연스럽게 그대로 있었다.그리고 큰아버지 지수천도 침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있는 사람이 제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측한 듯했다.다만 침묵한 뒤에 누군가는 침묵을 깨야 했다.지수천은 진씨 가문 후손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진씨 가문의 후손과 연락이 닿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큰아버지, 저는 진루안이라고 합니다. 진봉교 할아버지의 장손입니다!”나지막한 목소리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진루안은 또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원래 자기가 말을 하면 큰아버지가 전화를 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지수천도 침묵한 채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큰아버지가 어떤 이유를 대고 전화를 끊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지수천은 마음속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이 아이는 왜 말을 하지 않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가 어떻게 침묵을 깨야 하나?’[험험, 신호가 약한가?] 지수천이 의아한듯이 물었다.그 말을 들은 진루안은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큰아버지가 자신의 전화를 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계속 말할 수밖에 없었다.“큰아버지, 잘 지내세요?”진규직은 묵묵히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는 스승과 진루안 사이의 친척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원인을 모르기에 더 물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의 물음에 지수천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 후손이 아주 진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거나 의례적인 말도 하지 않았고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이 잘 지내는지 물어본 것이다.진봉교는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둘째 삼촌은 좋은 분이셨어. 다만 좀 보수적이라서 낡은 규칙을 고수했지.’‘진씨 가문은 그의 손에서 아마 평생 빛을 보지 못할 거야.’‘이 녀석이 둘째 삼촌의 장손이라면 진태사의 자식이겠지?’‘아쉽게도 제수씨가 복수 때문에 죽었지.’[속세에 있

  • 전신사위의 회귀   제1550화

    ‘그 분의 신분과 실력으로 용국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용국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거물이 되었을 거야.’‘R국에 갔다면 R국의 총리의 고위 참모로 존경을 받았겠지. 결국 큰아버지의 어머니는 R국 고위 귀족의 딸이었으니 말이야.’‘오늘날의 이 귀족 가문, 바로 나카무라 가문은 이미 R국 10대 귀족의 으뜸이 되었지.’‘예전에 언급했던 하타다 가문도 10대 가문의 말미에 머물렀을 뿐이야.’‘큰아버지는 본심을 굳건히 지키시고, 당초의 맹세를 굳건히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셨어.’‘이런 분이기에 사람을 탄복하게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월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큰아버지 때문이군요?”진루안은 그제서야 진규직이 월급을 언급할 때 눈에 비쳤던 열띤 기대감을 떠올렸다.‘만약 가난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다면, 마치 생명의 근원처럼 그렇게 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거야.’“그래요, 월급이 들어오면 사부님께 반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진규직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루안의 마음은 오히려 몹시 괴로웠다. ‘솔직히 말해서 내 옷 한 벌을 사는 돈도 진규직의 한 달 월급보다 비싸니, 큰아버지의 생활비는 말할 것도 없어...’“제가 큰아버지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갈망하면서 진규직에게 물었다.이 일은 진규직이 동의해야 한다. 결국 그전에는 진루안은 지수천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진씨 가문에 대한 지수천의 태도는 보통이라서, 만약 거절당한다면 자신의 마음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진규직은 스승과 진씨 가문 사이의 문제를 몰랐기 때문에, 진루안의 이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그렇게 하세요!”진규직은 핸드폰을 꺼내 진루안에게 건네주었다.그의 핸드폰은 이미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으로, 기능이나 프로그램도 이미 한참 예전의 것이었다.그래서 이 핸드폰을 보자 스승과 제자가 평소 얼마나 청빈하게 생활했는지 가히 상상할 수 있었다.말

  • 전신사위의 회귀   제1549화

    “당신 사부님 이름이 뭐라고요? 지수천이라고요?”진루안의 마음속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만약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초에 스승 백무소와 할아버지 진봉교가 말하길, 자신의 큰할아버지 진봉산과 R국의 여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진태동이라고 했고 후에 나카무라 이치로라고 불렀다고 했다.결국 역사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 참극 때문에, 그때부터 그는 이름을 쓰지 않고 지수천이라고만 했고 M국으로 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수천, 바로 진루안의 백부가 지금 쓰는 이름인 것이다.진루안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진규직을 바라보았다. ‘이 20대의 젊은 의사가 뜻밖에도 큰아버지의 제자였어?’‘땅이 하늘을 지킨다는 뜻의 이 이름은 아주 패기 있고 또 천도를 무시한다는 뜻도 있어.’‘그렇지 않고 하늘이 땅을 지킨다면 천수지라고 했을 거야. 지수천이라고 했을 리가 없어.’“왜 그러세요?” 진규직의 표정에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스승의 이름을 말했더니 왜 진루안이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이렇게 반응이 큰 걸 보면, 설마 스승님과 아는 사이인가?’‘아니면 스승님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건가? 아니야, 스승님은 반평생 아무 명성도 없이 바로 산속에 집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하게 수행하셨어.’‘명성이 있다 해도, 종종 일반인들을 진찰하기도 해서 단지 사방 수십 리 사이에만 명성이 있을 뿐이야.’‘하지만 만km가 넘는 바다를 가로질러서 명성이 용국에 전해진다는 건 전혀 불가능해.’“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당신의 스승님은 제 큰아버지일 겁니다!”복잡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진규직을 보던 진루안은 그래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진루안의 말을 들은 진규직도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어쩐지 그래서 스승님께서 해독해 주라고 하셨군요.”스승은 여태껏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규직은 앞서 스승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금 진루안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스승과 진루안이 친척 관계

  • 전신사위의 회귀   제1548화

    진루안은 표정에는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진규직의 스승을 전혀 알지 못하는데, 왜 진규직의 스승이 나를 해독하라고 지시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야.’‘설마 단지 의사로서의 자애로운 마음일 뿐인 건가?’‘이 시대에 순수한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이 어디 있겠어. 단지 돈에 타락한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지.’“제 스승님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승님이 제게 해독을 하라고 말씀하신 이상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진루안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진규직은, 진루안이 뭘 생각하는지 짐작하고 바로 대답했다.진루안은 비록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이 들었지만, 진규직의 말을 믿기로 했다. 진규직의 스승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든 자신의 독은 반드시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당신은 어떻게 해독할 계획입니까?” 진루안은 웃으면서 해독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물었다.진루안 자신도 백무소로부터 간단한 의술을 배우긴 했지만, 따로 연구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그러나 진루안은 그 안의 현묘한 이치는 알아들을 수 있다. 만약 진규직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 처방도 아주 뛰어날 것이다.진루안이 묻자 진규직은 진루안이 자신을 평가하려는 생각임을 알아차렸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지금도 여전히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한 진규직은 마음속으로 좀 불만스러웠다.결국 혈기 왕성한 청년이기에 진루안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말했다.“당연히 한약으로 해독할 겁니다. 그러나 한 달은 걸립니다.”“그래서 그동안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합니다.”진규직의 말은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이었고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도 않았다.앞서 주한영은 진루안에게 진규직이 진루안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고, 이 역시 진규직의 스승이 지시한 거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진규직이 어떤 수작을 부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 진규직은 당당하게 이를 제

  • 전신사위의 회귀   제1547화

    주한영은 일어난 뒤 바로 떠났다.차분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주한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루안은 고개를 저었다.“밖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들어와서 차나 한 잔 하세요!”진루안은 계속 병실 문을 주시하면서, 이번에는 주한영이 아니라 문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진규직에게 말했다.그는 진규직의 체내에서 발산하는 아주 희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운은 실력이 아주 높은 고대무술 수련자만이 가질 수 있었다.앞서 진루안이 막 깨어났을 때는, 불패의 일 때문에 자세히 관찰할 수가 없었다.이제서야 진규직이 정말 간단하지 않고 정말 신비에 싸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렇다면 그의 스승은 더욱 신비로운 인물이겠지.’‘이런 제자를 배출할 수 있다면, 그의 스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어.’“몸은 좀 나아졌습니까?”웃으면서 손에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들어선 진규직은, 과일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뒤 바로 진루안에게 물었다.그의 관심은 거짓이 아니었고 위선적인 인사치레도 아니다.진규직의 미소를 보면서,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예전과 다름없이 평온한 표정이었다.“이 테스트 보고서를 한번 보세요!”진루안은 바로 테스트 보고서를 진규직에게 건네주었다.주한영 때문에 진규직이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보고서를 본 진규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내 짐작이 맞았군요. 불패 안의 탄소독이 아주 강력합니다.”“만약 괜찮다면 제가 그걸 부수고 안의 구조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주먹을 불끈 쥔 진규직이 차갑게 불패를 쳐다보았다.그 말에 개의치 않고 진규직의 온몸에서 스며 나오는 기세를 주시하던 진루안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연골3중의 경지라니.’‘나보다 한 단계가 더 높아.’진루안은 시종 자신이 경지를 돌파할 기회를 보류하면서,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한 뒤에 일거에 연골4중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다.‘그런데 이 진규직은 이렇

  • 전신사위의 회귀   제1546화

    진루안은 앞서 주한영의 사무실에 있던 안선유를 떠올리고 화제를 돌렸다.‘그 안선유는 나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고, 심지어 주한영이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어.’‘그러나 주한영이 그 모든 걸 용납한 걸 보면 주한영과 안선유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그리고 안선유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없어.’‘교만하고 무례한 데다가 제멋대로 설치는 성격이지.’‘권문세가의 여자들만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있어.’‘일반 가정의 여자들은 기껏해야 순진한 척하면서 내숭을 떠는 정도지.’주한영은 순간 흠칫했다. 좀 전에 깨어난 진루안이 안선유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안선유에 대해서 진루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진루안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안선유는 안씨 가문의 장녀입니다!”“안씨 가문의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으셨습니다. 그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안선유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주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루안에게 대답했다. 대답은 아주 간결하고 간단했지만, 진루안은 오히려 얼버무리려는 느낌이 가득하다고 느꼈다.진루안은 화를 내는 대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안선유를 처음 만났을 때, 주한영은 마치 자신에게 이 안선유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대충 넘어갔어. 왜 그랬던 걸까?’‘게다가 안선유와 주한영의 관계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관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손윗사람의 부탁이라는 주한영의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당신이 그 아가씨와 어떤 관계든 나는 상관하지 않아.”“그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문 출신인지도 나와는 상관이 없어.”“하지만 그 아가씨가 정보를 취급하게 해선 안 돼!”“당신의 다음 계승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해!”진루안이 사실대로 말한 것은 주한영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그는 확실히 주한영에게 마음의 가책을 느꼈다. 자신 때문에 주한영의 언니 주경영은 희생을 치러야

  • 전신사위의 회귀   제1545화

    불패가 든 주머니를 상자에 넣은 진루안은 일어나서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더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창밖의 경성 풍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경성은 이미 해질녘에 접어들었다. 붉게 타오르는 구름은 점차 어두워지면서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궐주님, 보고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참 동안 불패를 바라보던 주한영이 계속 말했다.“뭘 보고하려는 거야? 말해 봐!”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이 주한영을 바라보았다.주한영은 쓸데없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아까 화장실에서 진규직이 그의 스승과 나누었던 통화 내용을 그대로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물론 이는 그녀가 들은 것뿐이며, 잘 듣지 못한 걸 사실처럼 보고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젊은 의사는 분명히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한영은 100%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젊은 의사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야. 진루안을 진찰한 두 노교수는 모두 50여 년 동안 의사로 일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그들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20대에 불과한 이 진규직이 문제를 알아차렸다는 건 믿기 어려워.’‘다만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진규직이 진루안이 혼절한 증거를 찾았고 실증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야.’그래서 주한영은 진규직은 진씨 가문의 멸망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고, 설사 이와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이 불패와 아주 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불패는 바로 진규직의 스승 소행일 거야.’그녀는 추측한 내용을 모두 진루안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멍하니 있던 진루안은 마지막에 주한영을 보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당신은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렇게 확신하는 거야?”“궐주님,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루안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본 주한영이 얼른 권유했다.진루안이 이 일을 엄밀하게 대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낀 것이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신 추측은 일리가 있어. 하지

  • 전신사위의 회귀   제1544화

    그러나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고, 진루안에게도 알리지 않았다.하지만 진규직이 자신의 내막과 허실을 한눈에 알아차렸기에, 주한영은 더욱 꺼리면서 경계하게 되었다.‘어떤 계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규직에게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내가 있는 한 궐주에게 접근할 생각은 버려요!”조용히 경고한 주한영은 진규직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나갔다.진규직은 자신에게 경고하고 돌아선 주한영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이 말뿐인 위협은 당연히 무의미했다.‘그렇다고 해도 이 위협은 나에 대한 주한영의 경각심을 말해 주고 있어. 스승님의 지시에 따르는 건 아마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가 진루안의 신임을 얻기만 하면 돼.’‘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진루안의 해독을 돕는 거지, 진루안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이건 스승님의 지시니 당연히 그대로 따라야 해.’고개를 저은 진규직은 주한영의 뒤를 따라 테스트 센터의 홀로 돌아왔다.지금 3번 창구의 간호사는 이미 보이지 않았고 센터장이 직접 지키고 있었다.언제 감정 결과가 나오든 주한영이 떠나야 센터장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이런 거물이 메디컬 테스트 센터에 계속 남아 있다면, 센터장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한 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센터장은 테스트 보고서를 직접 주한영에게 건네준 뒤 자루 안에 든 단목불패도 건넸다.주한영은 불패를 꽉 쥔 채 진규직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테스트 보고서를 대충 훑어본 뒤, 주한영은 진규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테스트 센터를 나섰다.진규직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이미 멀어진 아우디 차를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주한영은 스승님과의 통화 내용을 듣고 이미 나를 의심하고 있어.’‘여자의 의심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원래 여자의 마음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잖아.’진규직은 택시를 타고 경성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다시

  • 전신사위의 회귀   제1543화

    “진루안이라는 청년은 체내의 탄소독이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사부님, 이 일을 조사하라고 하셨는데, 이 일은 이미 잘 파악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보고를 마친 진규직은 계속 사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사실 그가 용국에 온 것은 이 일 때문이다. 일을 마쳤으니 원래대로라면 이미 M국으로 돌아가도 되었다.그러나 사부의 구체적인 명령 없이는 제멋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전화기에서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스승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승이 말을 하지 않으니 그 역시 경솔하게 말을 할 수 없었다.한참 후에 전화기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능하다면 진루안의 곁에 남아서 체내의 독소를 해결해 주도록 해라!]“예, 사부님!” 사부의 말을 들은 진규직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래, 다른 일이 없으면 끊는다. 국제전화는 비싸!]뚜뚜뚜!진규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부님은 여전히 이렇게 고지식하시지. 고지식하면서도 빈틈이 없으셔서 여태까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고, 쓸데없는 얘기조차 하지 않으셨어.’이 사람이 바로 그를 십여 년 동안 이끌어 준 스승이다.애석하게도 그는 스승의 진짜 이름도 알지 못했고, 단지 자칭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는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사부님은 생계도 어렵고 궁핍하게 생활해기 때문에, 전화비가 비싸다고 말한 것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돈을 아끼려는 거야.’‘그러나 스승님은 생활이 어려웠음에도 나를 십여 년 동안 길러 주셨어. 특히 내 생활비와 영약을 사는 돈은 거의 모두 스승님이 돈을 내셨지.’지금 그는 스승과 떨어져 있어서 만나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원래는 M국으로 돌아가서 스승의 슬하에서 돌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오히려 진루안과 함께 있을 기회를 찾으라고 지시했다,‘혹시 사부님과 진루안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가 그런 관계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스승의 지시를 거역하지는 않을 것이다.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