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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진봉교는 밀려나고 싶지 않았지만, 진루안의 굳센 힘 아래 그는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진루안은 천천히 세 걸음 물러선 후, 진봉교를 향해 허리를 깊이 숙여 절을 했다.

“할아버지, 안녕히 계세요.”

몸을 돌린 진루안은 사랑채를 나와 진씨 가문 정원을 나섰다.

“우리 가자!”

진루안은 정원에 서 있던 임페리얼의 성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진씨 가문에 남은 이 임페리얼의 성원들은 바로 진루안의 뒤를 따르면서, 울분에 찬 눈빛으로 진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을 노려보았다.

이곳에서 궐주의 처지를 그들 모두는 똑똑히 보았다.

그들은 궐주에 비애를 느끼고 안타까워하지만, 궐주가 말을 하지 않으니 그들은 더 말할 자격이 없었다.

진봉교는 지금 마치 칼로 베는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 그는 정원을 뛰쳐나와 진루안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

“루안아, 루안아!”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쓸쓸한 뒷모습뿐, 진루안의 대답은 없었다.

차에 앉은 진루안은 모든 임페리얼 요원들을 따라 떠날 때까지, 진봉교의 말에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차는 천천히 진씨 가문의 산촌 마을을 떠났고 결국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입을 벌린 채 문턱에 털썩 주저앉은 진봉교는 진루안이 떠나는 것을 멍청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진루안이 이번에 떠난 것이 결국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번에 진루안이 떠난 뒤에는 다시 진씨 가문에 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의 성격은 매우 고집이 세서 진봉교 그와 같았고, 진루안도 자신이 지켜야할 것들이 있다.

그래서 이 순간, 진봉교에게 남은 것은 손자와의 추억뿐, 더 이상 아무 것도 없었다.

“가주님…….”

진도구는 묵묵히 진봉교 앞에 서서 몸을 숙이고 할아버지를 말리려 했지만, 어떻게 말려야 좋을지 몰랐다. 왜냐하면 그는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의 문제가 바로 진씨 가문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루안은 진씨 가문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없고 진봉교에 대해서만 깊은 감정을 갖고 있어.’ ‘진봉교는 그의 할아버지이기 때문이야.’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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