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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궐주님, 바로 여기입니다!”

진루안의 옆에 있던 남자가 이 낡은 주택단지를 가리켰다. 짓다 만 건물처럼 형편없는 모습이어서 빈민굴이라고도 할 만했다. 그러나 바로 이곳이, 동강시 한씨 가문 큰 도련님이었던 그가 살고 있는 주소였다.

진루안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표정은 흥미진진했다. 누구도 그가 왜 이렇게 눈살을 찌푸리는지 몰랐지만, 어떤 부하도 감히 진루안을 방해하지 못했다. 진루안은 들어가지 않은 채 빈민가와 같은 이 낡은 주택단지를 지켜보았다. 그 안은 캄캄했고, 불을 켠 집은 몇 집 되지 않았다.

한참 뒤에 진루안은 숨을 크게 내쉬더니,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은 여기서 기다리다가 한준서가 돌아오면 통쾌하게 해치워.”

“그가 죽은 후에 나에게 알려주면 돼.”

진루안은 이 말을 마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주위의 부하들은 모두 정신이 나간 듯 멍청하게 진루안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진루안이 왜 갑자기 이곳을 떠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는 한준서를 죽이려는 게 아닌가? 왜 또 떠났을까, 혹시 마음이 약해진 걸까?’

‘한준서가 지금 곤궁해져서 이 지경이 된 것을 보고 마음에 걸린 걸까? 하지만 여태까지 궐주는 결코 우유부단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도대체 왜 그러지?’

이 부하들은 모두 좀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진루안이 그들을 여기서 기다리게 한 이상 그들은 명령을 어기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한준서가 퇴근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깨끗하게 해치우면 된다.

진루안은 자신이 직접 한준서를 죽이지 않고, 부하들이 이 일을 해결하도록 했다.

그가 마음이 약해서 죽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순간에 진루안이 많은 생각을 했고, 인생은 누구도 한눈에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감개무량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단한 인물이라도 쓰러지는 그 날이 온다.

한준서도 한때 품격이 높았지만, 지금은 이국 타향에서 이렇게 척박한 낡은 주택단지에 살면서, 접시를 닦으며 돈을 벌고 있다. 이것이 인생의 백태이고 그 속은 자신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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