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무슨 쿵푸야? 경공으로 차 위를 날아?”“저 사람은 너무 대단한데, 뜻밖에 저렇게 높이 뛸 수 있고, 저렇게 빨리 달릴 수 있어?”“빨리, 빨리 봐, 그가 BMW 위로 뛰어올랐어.” 주위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소리를 지르면서, 진루안이 바로 20여 미터의 거리를 뛰어넘어서, BMW 위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서경아는 바로 BMW차 안에 있었다. 서경아의 두 손은 밧줄에 묶인 다음 차의 손잡이에 묶여 있었다. 앞의 대머리 운전자는 험상궂은 얼굴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차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그러나 주위의 차들이 모두 최선을 다해 그를 피해서, 그가 차를 부딪칠 기회가 없게 만들었다.서경아는 입이 막혀있지 않아서, 비명을 지르며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녀는 자신이 단지 수중의 공장 건물을 시찰하다가, 뜻밖에도 사고가 나서 다른 사람에게 납치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납치범은 그녀를 BMW차 위에 붙잡아 두었다.그녀는 이 대머리 사나이가, 분명히 그녀가 죽기를 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서경아를 아주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바로 그때, 지붕에서 ‘펑’ 하는 큰 소리가 들려와서, 그녀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또 큰 소리가 나면서 BMW의 지붕은 한 방에 부서져, 큰 구멍이 드러났다.서경아는 고개를 들어 보자마자, 바로 진루안의 모습을 보고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고,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진루안, 흑흑…….”그녀는 진루안을 의지로 여겼는데, 지금 진루안을 보니 마음이 유난히 든든해졌고, 억울함도 모두 눈물과 함께 울음으로 터져 나왔다.“경아씨, 겁내지 마요, 내가 구해 줄게요.” 진루안은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두 손에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다. 고함 소리와 함께 차 지붕 전체가 진루안에 의해 들추어졌다. 그리고 그는 밧줄을 잡아당겨서 서경아를 끌어냈다.바로 그때, BMW가 급속히 질주하는 전방이 사거리인데, 왼쪽은 녹색등이고 이 길은 빨간등이다. 그러나 대머리 운
그녀는 마음이 급해서, 신분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뜻밖에 서경아라니? 설마 사업상의 원한인가?”“너무 자극적이야,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우리가 전화를 할게요, 서 대표님.”갑자기 주위의 사람들은 의논하면서, 얼른 경찰에 신고하고 구급차를 불렀다.서경아라는 그 말이 없어도, 선량한 사람들이 적지 않게 전화를 해 주었다.그러나 서경아의 신분 노출로, 무수한 사람들이 119로 전화를 걸게 되었다.불과 1분 만에 119에는 무려 백여 명이나 전화를 걸어서, 한 사거리로 구급차를 보내서 사람을 구해 달라고 신고했다.119에서는 자연히 감히 홀대하지 못하였다. 특히 상대방이 서화 그룹의 서경아라는 말을 듣고, 더욱 속도를 냈다.10분도 안 되어, 흰색의 119 구급차가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교차로에 정차했다.구급차 안에서 여자 간호사 2 명과 남자 의사 2 명이 뛰어내렸다.“서 대표님, 그를 건드리지 마세요!” 의사는 서경아가 진루안을 들어올리려는 것을 보고,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서경아는 깜짝 놀라서 의사를 바라보았다.남자 의사가 달려와, 쪼그리고 앉아서 진루안의 부상을 검사한 결과, 팔의 골절 외에 다른 외상은 없었다.그러나 내상이 심할까 염려되어, 서경아에게 말했다.“서 대표님, 지금 충격을 받은 부상자는 내장의 출혈이 생기지 않도록, 절대로 마음대로 움직이지 마세요.”여기, 빨리 이 선생님의 부상 상태를 검사해 보세요.“서 대표님, 당신도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남자 의사는 책임감 있게 서경아에게 요구했고, 서경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진루안을 간절하게 바라보았다.5분 뒤에 검사를 마친 후, 진루안은 내상이 없었고, 서경아는 놀란 것 외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의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얼른 간호사에게 진루안을 조심스럽게 구급차 안으로 옮기라고 했다.서경아도 구급차에 올라서 곧장 시립병원으로 달려갔다.서경아가 납치되었는데 진루안이 사람을 구하고 길옆에 떨어져 혼절하였다는 이 두가지 일은 가장
동강시의 위생대신 위일천은 아직 정사당의 고원이 아니라 여전히 위생대신이다.그는 진루안에게 사고가 났다는 말을 듣고, 감히 홀대하지 못하고 곧장 시립병원으로 달려갔다.시립병원에 온 다음에, 곧장 응급실로 향했다.그리고 응급실 문밖에서 서경아는 긴장되고 초조한 얼굴로 복도에 서서 벽을 등지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유난히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또 진루안의 부상을 걱정했다.“서 대표님, 괜찮으세요?” 위일천이 달려와서, 서경아가 복도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급하게 물었다.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서경아는 놀라서 위일천을 바라보았는데, 뜻밖에도 위일천이 이곳에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곧 그가 진루안을 위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다만 현재 진루안은 상황이 불분명해서, 그녀는 위일천을 접대할 마음이 없었다. 단지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나는 괜찮아요. 진루안은 아직 안에 있어요.”위일천은 그가 앞으로 어느 단계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두 진루안에게 달려 있다고 마음속으로 말했다. 현재 진루안은 생사가 불분명해서, 그는 마음속으로 매우 걱정이 되었다.위일천이 이곳에 온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치안대신도 제복을 입은 10여명의 경찰관을 데리고 총총히 달려왔다.“위 대신님, 상황이 어떻습니까?” 치안대신은 마음속으로 매우 걱정했다. 이것은 동강시에서 발생한 일이다. 우선 서경아가 납치된 사건이다. 이런 사건은 아주 악랄하고, 영향이 아주 좋지 않았다.또한 진루안의 일은 그를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도 위일천과 마찬가지로, 진루안이 특사의 증명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큰 인물이 동강시에서 사고가 났는데, 그가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아직 상황을 모르니 조금만 기다려 봅시다.” 위일천은 조급해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치안대신에게 먼저 진정하고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표시했다.치안대신의 뒤를 따르던 제복을 입은 한 중년 남자가, 지금 굳은 얼굴로 서경아의 곁으
두 사람이 모두 들어왔는데, 진루안의 사고 소식을 듣고, 감히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양서빈 도련님, 왕교문 도련님, 당신들도 왔군요?” 위일천은 약간 놀랐지만, 곧 틀림없이 진루안과의 관계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보아하니 이 진루안은 확실히 배경이 간단하지 않은 것 같아.’ 위일천은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마침내 마음을 놓고 진루안에 대해 믿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치안대신도 놀랐는데, 그 후 눈빛이 복잡해져서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아무도 몰랐다.“형수님, 진루안 도련님은 어떻게 되셨습니까?” 왕교문은 긴장해서, 서경아 앞에 가서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는 이미 진루안을 믿고 따르게 됐다. 그래서 진루안에게 사고가 났다는 말을 듣고 정말 좀 긴장했고, 급해서 기다릴 수가 없어서 바로 온 것이다.병원의 입구에서 우연히 양서빈을 만나서, 둘이 같이 들어오게 되었다.“당신은?” 서경아는 아직 왕교문을 알지 못해서, 의아한 눈빛으로 왕교문을 바라보았다. 왕교문은 멋쩍게 웃으면서 코를 만지작거렸다. 그는 어떻게 서경아에게 자신의 신분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이런 부잣집 도련님 안에서, 확실히 좀 공개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못했다. 서경아 같은 이런 강한 여자와는 당연히 비교할 수가 없었다.이때 양서빈이 살짝 웃으면서 서경아를 향해 말했다.“그는 왕교문인데 왕씨 집안의 도련님이예요.”“그랬구나.” 서경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의아해했다. ‘왕교문이 어떻게 여기에 나타났을까? 내가 그를 알지 못하니, 진루안의 문제일 거야.’진루안이 위험을 무릅쓰고 차 안에서 그녀를 구해내고, 다시 그녀를 안고 차 꼭대기에서 뛰어내릴 때를 생각하면, 그녀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특히 진루안이 넘어져 다친 뒤에는 더욱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책했다. 만약 자신이 납치되지 않았다면, 진루안도 사고가 났을 리가 없었다.그녀는 자신의 납치가 사실은 진루안 때문이라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진루안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그녀는 지
한 달 만에 연수아가 나타났다.연수아는 연정의 친여동생이자 진루안의 사매다.한 달 만에 비로소 나타났다 라기 보다는, 연수아가 오랫동안 동강시 안에 있으면서, 진루안을 만나지 않았을 뿐, 줄곧 진루안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오늘, 그녀는 진루안에게 사고가 났다는 것을 알고, 마침내 참을 수가 없어서 병원에 와서 진루안을 찾은 것이다.그녀는 진루안이 고급 병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황급히 달려왔다.그래서 문에 들어서자마자 서경아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도 서경아를 바라보는 상황을 빚은 것이다.마영삼은 이 중에서 유일하게 연수아를 본 사람이기 때문에, 그는 놀라움을 느꼈다. 그는 뜻밖에도 연수아가 여기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다른 사람들은, 병실 안의 분위기가 좀 비정상적인 것 같다고 느꼈다.“자, 우리는 먼저 나가서 담배나 한 대 피우자.” 위일천은 치안대신의 팔을 잡자, 그는 곧 깨닫고 고개를 끄덕이며 위일천을 따라 나갔다.치안대신이 나가자 뒤에 있던 경찰관들도 모두 따라 나갔다.왕교문은 눈을 크게 뜨고 연수아를 바라보았다. 그는 오랫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서경아를 제외하고서 말이다.그는 약간 마음이 설레었다. 그는 예쁜 여자를 보면 거의 마음이 설레었다.이때 마영삼이 다가와서, 왕교문을 향해 중얼거렸다.“그녀는 건성 연정 장군의 친여동생이야. 죽고 싶지 않으면 나와.”갑자기 왕교문의 갓 생긴 감정은 즉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가득한 채, 얼른 마영삼을 따라 병실을 떠났다.양서빈도 혼자 남아 있는 것을 알게 되자, 온몸이 불편해서 같이 따라 나갔다.오직 진도구만이 병실의 분위기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병상의 곁에 서서 몸을 숙인 채,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주를 바라보고 있었다.만약 소주에게 정말 사고가 났다면, 그는 할아버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필경 진씨 가문은 지금 유일한 후손 하나만 남았기 때문이다.서경아는 연수아를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만약 진루안이 정말 다른 여자가 있다면, 그녀도 간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 사이는 약혼도 아닌 단지 결혼 약속일 뿐이어서, 법적 구속력이 없다.두 여자 모두 각자 긴장하고 있어서, 분위기도 그다지 화기애애하지 않았다.진도구는 진루안을 주시하느라 두 여자의 대화는 아랑곳하지 않았기에, 병실안은 곧 침묵에 빠졌다.병실 바깥 복도에 있던 위일천과 치안대신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마영삼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빨리 설명해달라는 듯한 모습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영삼을 쳐다보았다.마영삼은 쓴웃음을 지으며,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방금 그 아가씨는 건성의 연정 장군의 친여동생입니다.”“뭐?”“진짜야?”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위일천과 치안대신 황홍비의 얼굴에는 모두 놀란 기색이 가득했다. 그들은 진루안이 뜻밖에도 연정 장군의 여동생과 아는 사이일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그러나 자세히 생각해 보면, 앞서 한씨 가문이 멸망했을 때, 진루안은 건성의 연정 장군을 데리고 손을 쓰지 않았던가?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아는 사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두 사람은 이 짧은 한마디에서 여전히 많은 내용을 읽어냈다.그들은 모두 총명한 사람들이다. 즉시 진루안의 신분이 특사증명서만 가지고 이렇게 간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반적인 특사가 어떻게 연정과 같은 큰 인물을 만날 수 있겠는가?그래서, 두 사람 모두 암암리에 진루안의 곁을 긴밀히 둘러싸기로 결정했다.위일천이나 황홍비는 모두 큰 배경이 없는 대신이므로, 위로 높이 올라가려면 큰 배경을 잡을 수밖에 없다.그리고 이 큰 배경이 이미 나타났는데, 당연히 바로 진루안인 것이다.특히 위일천은, 진루안이 이미 그에게 동강시의 정사당의 대신이 되고 자리도 두 번째 줄로 해 주겠다고 응답했기에, 이번 기회를 각별히 소중하게 여겼다.“황 대신님, 밖에 사람이 왔어요!”두 사람이 놀랐을 때, 치안국 팀장 임형택이 황급히 다가왔는데, 긴장
황홍비는 이 여위고 허약한 노인을 보고, 하마터면 놀라서 넘어갈 뻔했다. 그는 텔레비전 뉴스에서만 이 거물을 본 적이 있다. 어디 현실에서 볼 수 있겠는가?그러나 마치 자신의 말 한마디가 이 거물을 화나게 한 것 같아서, 하마터면 긴장해서 기절할 뻔했다.“양 대신, 비상인데 아랫사람을 탓할 필요 없습니다.”전해강이 미소를 지으며 노인을 향해 말했다.노인은 60세 정도의 나이로 양쪽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했지만, 사람이 원기왕성하고 기질이 전해강보다 훨씬 강했다.그는 바로 건성 전체의 관리인이자, 정사당에서 가장 큰 관리자인 양사림이다.양사림은 비록 60세이지만,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은 진중했다. 그래서 그의 영향력은 건성에서 아주 크며, 천하이와 비교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지금 양사림이 여기에 나타난 것은 당연히 진루안 때문이다.그러나 그는 진루안에게 아무런 체면도 세워주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양사림은 건성의 가장 큰 대신일 뿐만 아니라 진루안의 웃어른이고, 양사림과 진루안의 스승 백 군신의 관계가 아주 좋기 때문이다.당연히 수하의 사람들이 진루안을 진 나리, 진루안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들으면 아주 싫어했다.‘내 앞에서 진루안 그 녀석을 감히 도련님이라고 부르다니?’그러나 그도 너무 따지지는 않았다. 필경 진루안의 신분과 실력으로 동강시에 왔으니, 이런 사람들이 그를 진루안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우리가 들어가서 걔를 좀 보자.” 양사림은 낮은 소리로 전해강에게 한마디 한 후, 먼저 병실 안으로 걸어갔다.천하이가 뒤를 따랐고, 그 다음은 성태윤, 그 다음은 정도헌, 그리고 그 뒤는 기타 건성의 대신들이다.나머지도 여전히 위일천 감히 그들이 건드릴 수 없는 존재이다. 예를 들면 성립병원의 원장 서호천, 성립병원의 부원장 고진양, 그리고 건성 장씨 가문의 가주인 장강평이다.장강평은 진루안에게 사고가 났다는 것을 알고도 감히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이는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때인데, 그는 자연
진루안은 이미 깨어났는데, 병실 안의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연수아가 여기에 나타난 것 같아서 그는 계속 기절한 척할 수밖에 없었다.양사림과 전해강 이 대신들이 모두 들어온 후에는, 진루안도 계속 기절한 척할 수 없어 꾸물거리면서 깨어날 수밖에 없었다.“사림 아저씨, 어떻게 오셨어요?” 진루안은 눈을 뜨고 양사림을 보자, 놀라서 의아하게 여기면서 얼른 일어나려고 했다.“자식, 얼른 누워, 일어나지 마.” 양사림은 진루안이 일어나려는 것을 보자, 얼른 진루안의 어깨를 누르고 빙그레 웃으면서 그를 눕혔다.그는 비록 병실 밖에서는 진루안을 진 나리라고 부르는 것에 불만을 토했지만, 진루안을 보자 여전히 아주 기뻐했다. 백 군신은 그에게 진루안은 그의 생애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가장 자랑스러운 제자라고 말했다.게다가 진루안은 용국의 새로운 전신이었기에, 그가 너무 홀대할 수는 없었다. 설사 그가 건성 전체의 우두머리라 하더라도 말이다.전해강은 진루안이 양사림을 존경하는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다소 난감해졌다. 그와 양사림은 건성에서 한 등급만 차이가 날 뿐이지만, 많은 차이가 있었다.물론 그도 아무런 불만도 없었다. 필경 그는 확실히 양사림과 비할 수 없었다. 양사림은 원로 대신이고, 더우기 진루안의 어른이었다.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진루안의 수하인 4대 호법 중의 한 명이다.이런 미묘한 차이로 말미암아, 진루안의 눈에 그를 존경하는 인물이 될 수 없게 만들었다. 그의 많은 방법들을 진루안이 결코 인정하지 않다는 것은 더욱 말할 필요도 없었다.“느낌은 어때? 좀 괜찮아?” 양사림은 진루안에게 웃음기 가득한 표정으로 아주 친절한 모습으로 물었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였다.“다행히 큰 문제는 없어요. 한 이틀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그럼 됐어. 며칠 푹 쉬고, 너무 많은 일을 걱정하지 마.” 양사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의 말에는 깊은 뜻이 있었다. 진루안이 다른 일을 너무 많이 걱정하지 말라고 한 것은,
말없이 침묵이 한참동안 이어졌다.진루안은 맞은편 큰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었지만, 먼저 말을 하지 않은 채 아주 자연스럽게 그대로 있었다.그리고 큰아버지 지수천도 침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있는 사람이 제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측한 듯했다.다만 침묵한 뒤에 누군가는 침묵을 깨야 했다.지수천은 진씨 가문 후손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진씨 가문의 후손과 연락이 닿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큰아버지, 저는 진루안이라고 합니다. 진봉교 할아버지의 장손입니다!”나지막한 목소리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진루안은 또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원래 자기가 말을 하면 큰아버지가 전화를 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지수천도 침묵한 채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큰아버지가 어떤 이유를 대고 전화를 끊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지수천은 마음속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이 아이는 왜 말을 하지 않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가 어떻게 침묵을 깨야 하나?’[험험, 신호가 약한가?] 지수천이 의아한듯이 물었다.그 말을 들은 진루안은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큰아버지가 자신의 전화를 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계속 말할 수밖에 없었다.“큰아버지, 잘 지내세요?”진규직은 묵묵히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는 스승과 진루안 사이의 친척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원인을 모르기에 더 물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의 물음에 지수천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 후손이 아주 진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거나 의례적인 말도 하지 않았고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이 잘 지내는지 물어본 것이다.진봉교는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둘째 삼촌은 좋은 분이셨어. 다만 좀 보수적이라서 낡은 규칙을 고수했지.’‘진씨 가문은 그의 손에서 아마 평생 빛을 보지 못할 거야.’‘이 녀석이 둘째 삼촌의 장손이라면 진태사의 자식이겠지?’‘아쉽게도 제수씨가 복수 때문에 죽었지.’[속세에 있
‘그 분의 신분과 실력으로 용국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용국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거물이 되었을 거야.’‘R국에 갔다면 R국의 총리의 고위 참모로 존경을 받았겠지. 결국 큰아버지의 어머니는 R국 고위 귀족의 딸이었으니 말이야.’‘오늘날의 이 귀족 가문, 바로 나카무라 가문은 이미 R국 10대 귀족의 으뜸이 되었지.’‘예전에 언급했던 하타다 가문도 10대 가문의 말미에 머물렀을 뿐이야.’‘큰아버지는 본심을 굳건히 지키시고, 당초의 맹세를 굳건히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셨어.’‘이런 분이기에 사람을 탄복하게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월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큰아버지 때문이군요?”진루안은 그제서야 진규직이 월급을 언급할 때 눈에 비쳤던 열띤 기대감을 떠올렸다.‘만약 가난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다면, 마치 생명의 근원처럼 그렇게 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거야.’“그래요, 월급이 들어오면 사부님께 반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진규직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루안의 마음은 오히려 몹시 괴로웠다. ‘솔직히 말해서 내 옷 한 벌을 사는 돈도 진규직의 한 달 월급보다 비싸니, 큰아버지의 생활비는 말할 것도 없어...’“제가 큰아버지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갈망하면서 진규직에게 물었다.이 일은 진규직이 동의해야 한다. 결국 그전에는 진루안은 지수천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진씨 가문에 대한 지수천의 태도는 보통이라서, 만약 거절당한다면 자신의 마음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진규직은 스승과 진씨 가문 사이의 문제를 몰랐기 때문에, 진루안의 이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그렇게 하세요!”진규직은 핸드폰을 꺼내 진루안에게 건네주었다.그의 핸드폰은 이미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으로, 기능이나 프로그램도 이미 한참 예전의 것이었다.그래서 이 핸드폰을 보자 스승과 제자가 평소 얼마나 청빈하게 생활했는지 가히 상상할 수 있었다.말
“당신 사부님 이름이 뭐라고요? 지수천이라고요?”진루안의 마음속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만약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초에 스승 백무소와 할아버지 진봉교가 말하길, 자신의 큰할아버지 진봉산과 R국의 여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진태동이라고 했고 후에 나카무라 이치로라고 불렀다고 했다.결국 역사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 참극 때문에, 그때부터 그는 이름을 쓰지 않고 지수천이라고만 했고 M국으로 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수천, 바로 진루안의 백부가 지금 쓰는 이름인 것이다.진루안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진규직을 바라보았다. ‘이 20대의 젊은 의사가 뜻밖에도 큰아버지의 제자였어?’‘땅이 하늘을 지킨다는 뜻의 이 이름은 아주 패기 있고 또 천도를 무시한다는 뜻도 있어.’‘그렇지 않고 하늘이 땅을 지킨다면 천수지라고 했을 거야. 지수천이라고 했을 리가 없어.’“왜 그러세요?” 진규직의 표정에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스승의 이름을 말했더니 왜 진루안이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이렇게 반응이 큰 걸 보면, 설마 스승님과 아는 사이인가?’‘아니면 스승님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건가? 아니야, 스승님은 반평생 아무 명성도 없이 바로 산속에 집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하게 수행하셨어.’‘명성이 있다 해도, 종종 일반인들을 진찰하기도 해서 단지 사방 수십 리 사이에만 명성이 있을 뿐이야.’‘하지만 만km가 넘는 바다를 가로질러서 명성이 용국에 전해진다는 건 전혀 불가능해.’“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당신의 스승님은 제 큰아버지일 겁니다!”복잡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진규직을 보던 진루안은 그래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진루안의 말을 들은 진규직도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어쩐지 그래서 스승님께서 해독해 주라고 하셨군요.”스승은 여태껏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규직은 앞서 스승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금 진루안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스승과 진루안이 친척 관계
진루안은 표정에는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진규직의 스승을 전혀 알지 못하는데, 왜 진규직의 스승이 나를 해독하라고 지시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야.’‘설마 단지 의사로서의 자애로운 마음일 뿐인 건가?’‘이 시대에 순수한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이 어디 있겠어. 단지 돈에 타락한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지.’“제 스승님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승님이 제게 해독을 하라고 말씀하신 이상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진루안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진규직은, 진루안이 뭘 생각하는지 짐작하고 바로 대답했다.진루안은 비록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이 들었지만, 진규직의 말을 믿기로 했다. 진규직의 스승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든 자신의 독은 반드시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당신은 어떻게 해독할 계획입니까?” 진루안은 웃으면서 해독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물었다.진루안 자신도 백무소로부터 간단한 의술을 배우긴 했지만, 따로 연구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그러나 진루안은 그 안의 현묘한 이치는 알아들을 수 있다. 만약 진규직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 처방도 아주 뛰어날 것이다.진루안이 묻자 진규직은 진루안이 자신을 평가하려는 생각임을 알아차렸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지금도 여전히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한 진규직은 마음속으로 좀 불만스러웠다.결국 혈기 왕성한 청년이기에 진루안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말했다.“당연히 한약으로 해독할 겁니다. 그러나 한 달은 걸립니다.”“그래서 그동안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합니다.”진규직의 말은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이었고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도 않았다.앞서 주한영은 진루안에게 진규직이 진루안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고, 이 역시 진규직의 스승이 지시한 거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진규직이 어떤 수작을 부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 진규직은 당당하게 이를 제
주한영은 일어난 뒤 바로 떠났다.차분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주한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루안은 고개를 저었다.“밖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들어와서 차나 한 잔 하세요!”진루안은 계속 병실 문을 주시하면서, 이번에는 주한영이 아니라 문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진규직에게 말했다.그는 진규직의 체내에서 발산하는 아주 희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운은 실력이 아주 높은 고대무술 수련자만이 가질 수 있었다.앞서 진루안이 막 깨어났을 때는, 불패의 일 때문에 자세히 관찰할 수가 없었다.이제서야 진규직이 정말 간단하지 않고 정말 신비에 싸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렇다면 그의 스승은 더욱 신비로운 인물이겠지.’‘이런 제자를 배출할 수 있다면, 그의 스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어.’“몸은 좀 나아졌습니까?”웃으면서 손에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들어선 진규직은, 과일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뒤 바로 진루안에게 물었다.그의 관심은 거짓이 아니었고 위선적인 인사치레도 아니다.진규직의 미소를 보면서,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예전과 다름없이 평온한 표정이었다.“이 테스트 보고서를 한번 보세요!”진루안은 바로 테스트 보고서를 진규직에게 건네주었다.주한영 때문에 진규직이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보고서를 본 진규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내 짐작이 맞았군요. 불패 안의 탄소독이 아주 강력합니다.”“만약 괜찮다면 제가 그걸 부수고 안의 구조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주먹을 불끈 쥔 진규직이 차갑게 불패를 쳐다보았다.그 말에 개의치 않고 진규직의 온몸에서 스며 나오는 기세를 주시하던 진루안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연골3중의 경지라니.’‘나보다 한 단계가 더 높아.’진루안은 시종 자신이 경지를 돌파할 기회를 보류하면서,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한 뒤에 일거에 연골4중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다.‘그런데 이 진규직은 이렇
진루안은 앞서 주한영의 사무실에 있던 안선유를 떠올리고 화제를 돌렸다.‘그 안선유는 나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고, 심지어 주한영이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어.’‘그러나 주한영이 그 모든 걸 용납한 걸 보면 주한영과 안선유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그리고 안선유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없어.’‘교만하고 무례한 데다가 제멋대로 설치는 성격이지.’‘권문세가의 여자들만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있어.’‘일반 가정의 여자들은 기껏해야 순진한 척하면서 내숭을 떠는 정도지.’주한영은 순간 흠칫했다. 좀 전에 깨어난 진루안이 안선유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안선유에 대해서 진루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진루안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안선유는 안씨 가문의 장녀입니다!”“안씨 가문의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으셨습니다. 그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안선유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주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루안에게 대답했다. 대답은 아주 간결하고 간단했지만, 진루안은 오히려 얼버무리려는 느낌이 가득하다고 느꼈다.진루안은 화를 내는 대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안선유를 처음 만났을 때, 주한영은 마치 자신에게 이 안선유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대충 넘어갔어. 왜 그랬던 걸까?’‘게다가 안선유와 주한영의 관계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관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손윗사람의 부탁이라는 주한영의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당신이 그 아가씨와 어떤 관계든 나는 상관하지 않아.”“그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문 출신인지도 나와는 상관이 없어.”“하지만 그 아가씨가 정보를 취급하게 해선 안 돼!”“당신의 다음 계승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해!”진루안이 사실대로 말한 것은 주한영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그는 확실히 주한영에게 마음의 가책을 느꼈다. 자신 때문에 주한영의 언니 주경영은 희생을 치러야
불패가 든 주머니를 상자에 넣은 진루안은 일어나서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더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창밖의 경성 풍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경성은 이미 해질녘에 접어들었다. 붉게 타오르는 구름은 점차 어두워지면서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궐주님, 보고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참 동안 불패를 바라보던 주한영이 계속 말했다.“뭘 보고하려는 거야? 말해 봐!”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이 주한영을 바라보았다.주한영은 쓸데없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아까 화장실에서 진규직이 그의 스승과 나누었던 통화 내용을 그대로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물론 이는 그녀가 들은 것뿐이며, 잘 듣지 못한 걸 사실처럼 보고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젊은 의사는 분명히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한영은 100%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젊은 의사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야. 진루안을 진찰한 두 노교수는 모두 50여 년 동안 의사로 일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그들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20대에 불과한 이 진규직이 문제를 알아차렸다는 건 믿기 어려워.’‘다만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진규직이 진루안이 혼절한 증거를 찾았고 실증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야.’그래서 주한영은 진규직은 진씨 가문의 멸망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고, 설사 이와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이 불패와 아주 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불패는 바로 진규직의 스승 소행일 거야.’그녀는 추측한 내용을 모두 진루안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멍하니 있던 진루안은 마지막에 주한영을 보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당신은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렇게 확신하는 거야?”“궐주님,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루안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본 주한영이 얼른 권유했다.진루안이 이 일을 엄밀하게 대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낀 것이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신 추측은 일리가 있어. 하지
그러나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고, 진루안에게도 알리지 않았다.하지만 진규직이 자신의 내막과 허실을 한눈에 알아차렸기에, 주한영은 더욱 꺼리면서 경계하게 되었다.‘어떤 계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규직에게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내가 있는 한 궐주에게 접근할 생각은 버려요!”조용히 경고한 주한영은 진규직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나갔다.진규직은 자신에게 경고하고 돌아선 주한영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이 말뿐인 위협은 당연히 무의미했다.‘그렇다고 해도 이 위협은 나에 대한 주한영의 경각심을 말해 주고 있어. 스승님의 지시에 따르는 건 아마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가 진루안의 신임을 얻기만 하면 돼.’‘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진루안의 해독을 돕는 거지, 진루안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이건 스승님의 지시니 당연히 그대로 따라야 해.’고개를 저은 진규직은 주한영의 뒤를 따라 테스트 센터의 홀로 돌아왔다.지금 3번 창구의 간호사는 이미 보이지 않았고 센터장이 직접 지키고 있었다.언제 감정 결과가 나오든 주한영이 떠나야 센터장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이런 거물이 메디컬 테스트 센터에 계속 남아 있다면, 센터장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한 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센터장은 테스트 보고서를 직접 주한영에게 건네준 뒤 자루 안에 든 단목불패도 건넸다.주한영은 불패를 꽉 쥔 채 진규직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테스트 보고서를 대충 훑어본 뒤, 주한영은 진규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테스트 센터를 나섰다.진규직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이미 멀어진 아우디 차를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주한영은 스승님과의 통화 내용을 듣고 이미 나를 의심하고 있어.’‘여자의 의심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원래 여자의 마음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잖아.’진규직은 택시를 타고 경성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다시
“진루안이라는 청년은 체내의 탄소독이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사부님, 이 일을 조사하라고 하셨는데, 이 일은 이미 잘 파악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보고를 마친 진규직은 계속 사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사실 그가 용국에 온 것은 이 일 때문이다. 일을 마쳤으니 원래대로라면 이미 M국으로 돌아가도 되었다.그러나 사부의 구체적인 명령 없이는 제멋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전화기에서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스승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승이 말을 하지 않으니 그 역시 경솔하게 말을 할 수 없었다.한참 후에 전화기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능하다면 진루안의 곁에 남아서 체내의 독소를 해결해 주도록 해라!]“예, 사부님!” 사부의 말을 들은 진규직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래, 다른 일이 없으면 끊는다. 국제전화는 비싸!]뚜뚜뚜!진규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부님은 여전히 이렇게 고지식하시지. 고지식하면서도 빈틈이 없으셔서 여태까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고, 쓸데없는 얘기조차 하지 않으셨어.’이 사람이 바로 그를 십여 년 동안 이끌어 준 스승이다.애석하게도 그는 스승의 진짜 이름도 알지 못했고, 단지 자칭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는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사부님은 생계도 어렵고 궁핍하게 생활해기 때문에, 전화비가 비싸다고 말한 것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돈을 아끼려는 거야.’‘그러나 스승님은 생활이 어려웠음에도 나를 십여 년 동안 길러 주셨어. 특히 내 생활비와 영약을 사는 돈은 거의 모두 스승님이 돈을 내셨지.’지금 그는 스승과 떨어져 있어서 만나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원래는 M국으로 돌아가서 스승의 슬하에서 돌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오히려 진루안과 함께 있을 기회를 찾으라고 지시했다,‘혹시 사부님과 진루안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가 그런 관계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스승의 지시를 거역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