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02화

만약 사적인 일이라면 고성용은 진루안에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진루안을 돕는 일은 더더욱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마음과 태도는 북정왕 이광정과 똑같았다.

이광정은 진루안과 사생결단을 내야 하는 사이지만, 국가의 대의와 관련될 때는 모두 공동으로 손을 잡고 협력해서 외국에 대처한다.

이는 바로 용국의 국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만약 이런 구도와 마지노선이 없다면, 올바르지 못한 용국의 국민일 것이다.

“잠깐만!”

이미 회의실 입구를 나온 고성용을 보면서 진루안이 큰 소리로 외쳤다.

발걸음을 내디디던 고성용은 회의실 입구에 선 채, 진루안을 바라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또 일이 있어?”

“고마워!”

깊이 숨을 내쉰 진루안은 고성용에게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고성용의 표정이 갑자기 많이 복잡해졌다. 진루안을 깊이 바라보면서 얼굴에 진실한 미소를 드러냈다.

“내게 감사할 필요 없어. 나는 단지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내가 말한 건 그 쪽지야!”

진루안은 진지한 표정으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어떤 쪽지야? 기억이 안 나!”

고성용은 의아한 듯이 진루안을 보며 반문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갈게!”

진루안은 회의실에서 나온 고성용의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때까지, 지극히 복잡한 눈빛으로 줄곧 지켜보았다.

눈길을 거둔 진루안은 고성용이 훌륭한 인물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사람이 재상이 되었으니 크게 비난할 것도 없어.’

‘비록 한 치의 공도 세우지 못했지만, 그 노련하고 신중한 늙은이들보다 100배 이상 나아. 용국의 정사당에 생기발랄한 젊은 사람들이 나타나야 이 용국에 희망이 있을 거야.’

‘모두 다 케케묵은 늙은이들이라면, 이 용국은 신선감은 전혀 없이 나약해질 수밖에 없어.’

“사부님?”

조경의 모습이 회의실 입구에 보였고, 복잡한 눈빛으로 진루안을 바라보면서 소리를 질렀다.

눈빛을 거둔 진루안은 심경도의 비서가 조경을 데리고 온 것을 보자, 비서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