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을 많이 쓴 걸 보자, 진루안의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영원히 아무도 내 마음속 고생을 알 수 없을 거야. 할아버지와 사부님조차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이 세상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소위 깊은 공감이란 연민을 인정하는 것에 불과해.’‘태자에 대항할 때 받은 압력이 얼마나 많았어?’‘차홍양을 죽였을 때, 압력은 어땠지?’‘각국의 암살과 귀찮은 일에 직면했을 때 압력은?’그러나 진루안은 이런 압력을 하소연할 곳이 없다. 묵묵히 마음속에 쌓아 둘 수밖에 없고 자신만이 내부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어. 그 사람들은 모두 나를 비웃기 때문이야.’‘할아버지와 스승님 같은 가까운 사람들도 마음을 좀 넓게 가지라고 위로할 뿐,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없어.’‘서경아는 달라. 늘 부드럽고 소리 없이 나를 도와주었어. 마음속의 답답함과 근심을 해소할 수 있게 하고, 봄바람을 쐬는 듯한 따스함을 주었지.’‘이게 바로 여자와 남자의 차이야. 이게 바로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미치는 영향이야.’“모두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인데 맛있는지 모르겠어요.”입을 오므리고 웃으면서 서경아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서경아는 밥을 거의 하지 않지만,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바빠서 시간이 없을 뿐이다.이전에 진루안이 없을 때는 대부분 배달을 시키는 방식을 선택해서 저녁을 먹었다.가끔은 그냥 저녁도 먹지 않고 회사에서 잤다.이제 진루안이 옆에 있으니, 이 비싸고 화려하고 별장이 비로소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셈이다.서경아가 진루안에게 채소를 집어주자 진루안의 마음이 찡했다.“경아씨, 우리 결혼하자!”진루안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입을 열었다.서경아의 손이 멈칫하면서 젓가락이 약간 떨렸다. 고개를 들어 진루안의 더없이 순수한 눈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진루안에게 고기를 집어주면서, 서경아가 웃으며 물었다.“오늘 어떻게 그 일을 언급하는 거예요?”“승낙하는 거예요?” 서경아의 질문에
“일어나요. 게으름뱅이 아가씨, 빨리 일어나요. 오늘 또 혼인신고를 하러 가야 돼.” 침대에 앉은 진루안은 이불을 덮어쓴 서경아를 보면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아, 안 일어날래요, 피곤해...”“어젯밤에 당신은 나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어.”서경아는 진루안에게 원망하듯이 불평하지만 말투와 표정은 이전보다 몇 배나 부드러워졌다. 이전에는 여장부, 사나운 여자 대표였다. 지금의 서경아는 마치 진루안 앞에서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와 같았다.‘역시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육체적으로도 하나가 되어야 해.’진루안은 서경아의 이불을 잡아당겼다.“자, 혼인신고를 마치고 돌아와서 다시 자요.”“오늘 내가 당신을 대신해서 회사에 가면 되겠지요?”진루안은 서경아에게 옷을 입으라고 재촉했다. 서경아를 불쌍히 여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해가 중천에 떠서 이미 아침 9시였다.서경아는 난생 처음 이렇게 늦게 일어났을 것이다.“아아아, 귀찮아 죽겠어.” 서경아는 주먹을 쥔 채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지만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머리를 풀어헤친 모습이 어젯밤의 전쟁이 격렬했음을 보여주었다.진루안은 서경아의 긴 머리를 세심하게 걷어 올리고 머리를 빗겨 주었다.처음에는 하품을 하던 서경아도 점차 진루안이 이렇게 숙련되게 머리를 빗겨주는 모습을 보자 문득 마음속에 경계심이 들기 시작했다. 예리한 눈빛으로 진루안을 쳐다보며 물었다.“당신은 어떻게 여자의 머리를 빗겨줄 줄 알아요?”진루안은 등골이 서늘해졌고 서경아의 날카로운 눈빛은 더욱 무서웠다.여태까지 없었던 이런 날카로운 눈빛은, 지금 결혼 후 호랑이처럼 매서워진 서경아의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었다.“사부님이 가르쳐 줬어!”진루안은 사실대로 말했다. 이것은 확실히 예전에 백무소가 가르쳐준 기술이다. 궐주를 잘하기 위해선 반드시 더욱 많은 기술을 할 수 있어야 했다. 크게는 조정과 강호를 장악할 수 있고, 작게는 머리를 빗기고 심지어 바느질도 할 수 있어야 했다.이것들을 모두 해내야 했다.
“이따가 혼인신고를 하고 나면, 아버님께 서씨 가문에 가겠다고 말해요.” 진루안은 서경아에게 말하면서 호칭도 바뀌었다. 어쨌든 서호성은 서경아의 친아버지이다. 자신이 아버님이라고 부르면 서호성의 체면을 세워주는 셈이다.‘서호성이 예전에 자기 아내를 어떻게 했는지는 잠시 접어두겠어.’‘두 번째 기회를 주었을 때, 잘 잡을 수 있을지는 서호성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어.’“응, 내가 아빠에게 얘기할게요.” 서경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진루안의 태도가 의외라서 놀랐다.물론 진루안도 모두 자신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기에, 이 모든 것에 대해 매우 감격했다.서경아는 전화를 하지 않고 초코톡을 보냈다.초코톡은 채팅과 문자 전송 전문 앱으로 용국의 한 인터넷기업에서 연구 개발했다. 지금은 이미 시장에서 아주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진루안은 차를 몰고 동강시의 민생국 입구로 왔다.이때의 민생국 입구는 이미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혼인신고는 혼자 가서 해도 되지만 두 사람이 부부가 되는 뜻 깊은 절차기에 서경아와 함께 하고 싶어서 같이 온 것이다.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유난히 언뜻 봐도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진루안과 서경아는 약속이나 한 듯이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마스크를 썼다.두 사람 다 혼인신고를 하면서 연예계 스타들처럼 뉴스에 나오고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걸 원치 않았다.자신들 같은 사람들에게 그런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는 오히려 영광이 아니라 모욕인 셈이다.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가까스로 군중의 앞으로 비집고 들어갔다.진루안은 별도 처리하기 위해서 민생국의 대신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런 기회를 사용해서 자신의 개인일을 처리하고 싶지 않았다. 기왕에 부부가 되는 것이니, 좀 겸허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임해야 성취감도 더 크게 된다.그러나 진루안은 이렇게 생각했지만, 차량은 여전히 자신의 신분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민생국의 한 7급대신이 롤스로이스 스웹테일을 살펴보면서 볼수록 익숙하다고 느꼈다.결국 이 차가 진
“억울합니다. 정말 너무너무 억울합니다!”어디선가 들려오는 아주 우렁찬 함성이 민생국 청사에 전해졌고, 모든 사람들이 이 함성을 똑똑히 들었다.진루안과 서경아도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군중들의 뒤쪽에서 대형버스 한 대가 오고 있었다. 대형버스 위에는 족히 1미터 남짓한 흰색 플랭카드가 걸려 있었다. 그 위에는 붉은색으로 크게 ‘억울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그리고 대형 버스 앞에서는 확성기가 끊임없이 이 억울하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이렇게 갑작스러운 장면은 사람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진루안조차도 지금 이 시대에 뜻밖에도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무슨 일이에요?” 서경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여태까지 이런 일을 본 적이 없지만,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진루안은 말없이 계속 그 대형버스를 바라보면서 변화를 지켜보았다.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건 이 안에 반드시 사연이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고, 정말 억울한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냥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하기 위해서 여기까지 욌어? 이게 도대체 어떤 억울한 사정이기에 민생국과 관계가 결부될 수가 있지?’대형 버스는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로부터 몇 미터 떨어져서 청사 입구에 멈춰 섰다. 대형버스가 멈추자 차문이 열렸다. 처음으로 차문에서 나온 사람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으로, 회백색의 양복을 입었지만 눈에는 슬픈 기색이 가득했다.노인이 내려온 후, 연이어 차에서 7, 80세의 노인들과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내렸다. 그리고 휠체어를 탄 두 사람은 두 명의 간병인이 들고 내려왔다.이 사람들은 모두 나이가 든 노인들이다. 가장 젊은 사람도 60대가 넘었고,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80대에 이르렀다. 이들의 옷차림은 아주 낡아서, 한눈에도 이 사람들의 생활 여건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고, 또 무슨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하러 온 거야?’진루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진루안은 단지
지금 이천의는 진루안이 온 것에 대해서 조금도 환영하거나 흥분하지 않았다. 심지어 진루안이 지금 사라져야 민생국에 좋다고 생각하며 아쉬워했다. 물론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당장 사람들을 보내서 저 늙다리들을 돌려보내.”“오늘만 버티면 무슨 핑계든 잘 댈 수 있어.”이천의는 젊은 대신에게 분부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천의의 뒷모습을 주시하던 젊은 대신의 눈에서 음울한 빛이 재차 반짝였다.“부정하게 돈을 챙기면서도 우리 몫은 없었지. 지금 일이 생겼는데 우리가 네 뒤치다꺼리를 해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설마 그렇게 쉽게 되겠어?”“이천의, 탓하려면 네가 독식한 걸 탓해. 우리가 무례하다고 탓하지 마.”젊은 대신은 냉소를 연발하더니, 다른 사무실로 가서 동료들을 모두 소집한 뒤 한바탕 음모를 꾸몄다. 모두 음산하고 무서운 표정을 지으면서, 계략은 이렇게 갖추어졌다.바깥의 대형버스 주변은 모두 이 노인들로 가득했다. 휠체어를 탄 두 노인은 게다가 입가에 침까지 흘려서 간병인이 수시로 닦아줘야 했다.‘이런 사람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데, 도대체 어떤 억울한 사정이 있는 걸까?’사람들이 이에 대해 의문을 가졌지만, 어떤 상황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물론 예전에 이런 일을 겪은 사람도 있는 건 분명했다.그래서 지금도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 작은 소리로 얘기하기 시작했다.“저 사람들은 모두 방산 양로원의 그 독신 노인들이야.”“원장 방선비가 며칠 전에 치안을 어지럽히고 대신을 구타했다고 해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어. 결국 이 독신 노인들 모두가 그 원장을 대신해서,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거야.”“이 일로 이 노인들이 매일 여기에 와서 이미 일주일이 넘게 소란을 피웠어. 다만 오늘의 행동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어!”“왜 억울한 일이 생긴 거야? 이 안에 무슨 오해가 있는 거 아니야?”누군가 궁금해서 물었다.진루안도 이쪽에 귀를 쫑긋 세운 채 듣고 있었다. ‘이런 일을 알고 싶으면, 반드시 여러 방면에서 정보를 들어야만 기본적인
“서민들은 허허, 그저 대세를 따르면 돼.”남자의 말을 꺼내자, 주위의 사람들은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진루안의 표정은 오히려 좀 어색했다. ‘이 사람들이 이야기한 큰 인물은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나를 말하는 것이겠지?’‘그러나 그래도 이 남자가 한 말이 정확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해. 확실히 국민을 주인으로 생각하고 순수하게 정의를 주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 단지 추세에 따라 하는 것에 불과해.’“당신 말이 맞아요, 맞아!”“일심전력으로 백성을 위하는 큰 인물이 어디에 있겠어요. 모두 꿍궁이가 있을 뿐이지요!”진루안은 개탄하는 듯한 목소리로 남자의 말에 찬성했다.남자는 씩 웃으며 진루안을 두드렸다.“젊은 친구가 여기는 왜 왔어요?”“하하, 혼인신고 하려고요!”진루안은 크게 웃으며 뒤에 있는 서경아를 가리켰다.남자는 마스크를 쓴 서경아를 보고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아도 미녀라는 것을 알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대단해, 젊은 친구가 정말 우리 남자들 체면을 세워줬네.”“이 일은 정말 억울한 사정인가요?” 진루안은 웃으며 계속 물어보면서 남자에게 바로 담배를 권했다.남자가 하하 웃으면서 담배를 받자, 진루안은 불을 붙여 주었다.마침 이 장면을 본 민생대신 이천의는 기겁을 했다.‘진 선생님이 뜻밖에 다른 사람에게 담배를 권했어. 게다가 상대방은 여전히 평범한 서민인데, 이게...’‘누가 이걸 사실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어?’물론 자신이 지금 걱정하는 건 그게 아니라, 소란을 피우는 그 늙은이들이다.‘지금 진루안이 이렇게 계속 물어보면, 조만간 이유를 물어볼 거야.’그래서 진루안이 남자에게 담배 불을 붙여주고 물어보려고 할 때. 바로 진루안에게 달려갔다.“진 선생님, 정말 진 선생님이십니까?”이천의는 일부러 큰 소리로 외치면서, 흥분하고 간절한 표정으로 진루안을 바라보았다.이 외치는 소리가 모든 사람의 주의를 끌었다.방금 담배를 한 모금 피운 남자는 이천의를 본 후 안색이 크게 변했다. ‘이천의가 민생
“진 선생님...” 놀라서 온몸을 떨던 이천의는 두려워하며 진루안을 바라보았다. ‘왜 진 선생님이 지금 갑자기 화를 냈는지 모르겠어.’진루안은 대형버스 옆에 서 있는 7, 80세 노인 40여 명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붉은색 페인트로 억울하다고 크게 쓴 흰색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반대로 지금 이곳에서 알랑거리며 자신에게 아부하는 이 민생국의 민생대신을 쳐다보았다. 단지 이런 첫인상만으로도 이 민생대신이 극히 실패한 인간이라고 생각했기에, 자연히 가슴속의 분노를 억제할 수가 없었다.‘국민들은 이미 이 지경이 되었지만, 이 민생대신은 결국 조금도 관심을 가질 뜻이 없이 사태가 계속 발전하도록 내버려두고 있어. 우선 이 사람의 생각은 정상이 아니야.’“내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봐?”앞의 이 장면을 가리킨 진루안이 예리한 눈빛으로 이천의를 주시하면서 물었다.이 질문을 받은 이천의는 머리가 띵했다.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바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진루안이 과연 이 일에 관심을 가지자, 초조하고 답답해졌다. 물론 가장 많은 것은 분노였다.이천의는 지금 이 늙다리들을 모두 죽여서 조용하게 만들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지금 진루안이 물어본 이상 대답하지 않을 수 없어. 대답하지 않았다가 진 선생님이 탓하기 시작하면 감당할 수 없어.’“진 선생님, 이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저와 함께 건물로 들어가시지요. 제가 상황을 모두 알려 드리겠습니다.”이천의는 진루안을 향해 말했다. 얼굴에는 아첨하는 미소가 가득했다.잔뜩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진루안은 이의의 말을 듣자,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필요 없어, 할 말이 있으면 여기서 말해.”“마침 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모두 여기에 있으니, 무슨 일이 있는지 마주해 봐. 나는 당연히 누가 옳고 그른지 알 수 있어.”“그리고 민생대신인 네가 양심에 꺼리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대치한들 뭐가 두렵겠어?”진루안은 당연히 이천의의 말대로 청사에 가서 상세히 얘기
진루안은 콧방귀를 뀌면서 이천의를 상대하지 않았고, 이 양로원의 늙은 노인들을 향해 걸어갔다.노인들의 앞에 와서 한 번 쓸어본 뒤에, 결국 이 노인들의 맨 앞에 서 있는 회백색 양복을 입은 육순 노인을 찾았다. 이 노인들 중에서 가장 젊은 사람이자 이번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책임자였다.“저 어르신, 억울한 사정을 제게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진루안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육순 노인에게 물었다.육순 노인은 진루안이라는 젊은이가 갑자기 자신의 앞에 서자 경계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진루안을 바라보며 한참을 살펴본 뒤에 의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젊은이는 누군가요?”“제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제가 어르신들의 억울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겁니다.”“만약 정말 억울한 일이 있다면, 제가 그래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의 원장님의 결백을 입증해 드리겠습니다!”진루안은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기본적인 구조와 대략적인 내용은 이미 알고 있다.“아이고, 젊은이, 이 일은 당신이 관여할 수 없어요. 그들 관리들이 서로 보호하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 원장님을 무죄로 풀어줄 수 있겠어?” 육순 노인은 씁쓸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다만 그 웃음은 너무나 씁쓸했다.“관리들이 서로 감싼다고요?” 눈썹을 치켜세운 진루안은 농담하듯이 웃으면서 옆에 있는 이천의를 힐끗 보았다.진루안이 드러낸 눈빛을 본 이천의는, 갑자기 두려운 기색을 띠고 재빨리 멀찌감치 물러났다.진루안은 이천의를 상대하지 않았다. 설사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하더라도 분명히 이 이천의에게 문제가 있기에, 놓아줄 생각은 없었다. “어르신, 안심하세요. 제가 있으면 관리들이 아무도 감히 서로 감싸줄 수 없어요!” 진루안은 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표정으로 육순 노인을 향해 말했다. 말투에는 모두 소멸시킬 수 없는 패기가 배어 있었다.다른 주변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진루안은 정말 감히 말할 수 있고 자신감도 충분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