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문책을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고, 자리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고, 이 일이 진루안에게 파급될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 결국 고성용이든 태자 조기든 진루안에게 있어서 모두 적수다.‘바람이 플잎에 스쳐 흔들거리기만 해도 태자 조기는 진루안을 복수할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어떤 사태라도 대처할 방법이 있어, 무슨 크게 놀랄 일이 있어?”“그리고 나는 태자를 상대할 방법을 찾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결국 되려 스스로 찾아왔어!”진루안의 눈에는 냉소가 배어 있었다. ‘태자 조기는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어. 뜻밖에도 지금 건성에 올 생각을 했어.’‘물론 사사로이 놀러왔다면 아무런 꺼림칙한 일도 생기지 않을 거야.’‘그런데 태자가 고성용을 따라 정식으로 시찰하러 왔다면 그 안에는 말이 많게 돼.’‘국왕 조의에게 있어서, 조기의 이번 조치는 정말 죽음을 자초한 거야.’‘국왕은 한창 나이에 대권을 쥐고 있는데, 태자가 이때 건성 정사당을 시찰하러 온 것은 존재감을 강화하려는 거야? 아니면 국왕이 퇴위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거야?’‘무엇을 위해서든 제왕이 꺼리고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야.’진루안의 말이 나오자 심경도와 손복기 모두 벼슬길의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는 장소임을 잘 알고 있기에 즉시 진루안의 이 말의 뜻을 알게 되았다.정도헌은 약간 느린 반응을 보였고, 음미하면서 냉소를 금치 못했다.“정말 도끼로 자신의 발을 찧은 거야. 이 태자나리는 정말 죽음을 자초했어!”심경도는 정도헌이 뜻밖에도 감히 대중 앞에서 태자 조기를 나무라는 것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정도헌의 표정이 평범하고 또 평범하게 진루안을 바라보는 눈빛을 보고 바로 알게 되었다.‘원래 진루안이 조경을 위해 길을 닦으려고 하면서, 나와 손복기 두 사람만이 아니라 이 건성의 선전대신 정도헌도 일찌감치 진구안의 사람이 되었을 거야.’‘그러나 이것도 아주 정상적이여. 진루안 자체가 건성의 사람이여. 지역에 따라 구분하든 영향력에 따라
[너인 거 알아, 무슨 일이야?] 서류를 처리하던 국왕 조의는 휴대전화를 잡고 조용히 질문하면서 눈살을 찌푸렸다.‘진루안에게 매번 걸려오는 전화는 보통 일이 아니야.’‘진루안은 만약 일이 없다면 여태까지 전화를 걸어 쓸데없는 말을 잔소리하지 않았지만, 전화를 걸면 일이 일어났음을 의미했어.’그래서 조의는 머리가 아팠다. 왜냐하면 진루안이 말한 일은 처리하기 좋은 것이 하나도 없었고, 모두 어려운 문제였기 때문이다.“고성용이 건성 정사당을 시찰하러 왔는데 무엇때문에 태자도 같이 왔습니까?”진루안은 태자가 이렇게 한 나쁜 점을 직접 묻지 않고 국왕에게 이 정보를 폭로했다.국왕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국왕 자신의 일이며, 진루안은 여기서 이간질하지 않을 것이다.국왕 조의는 진루안의 이 말을 들은 후, 자기도 모르게 손에 들고 있던 펜을 한바탕 휘둘렀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고, 표정이 어두워졌다.[뭐라고? 태자가 건성 정사당을 시찰하러 갔어?]“모르십니까? 국왕 전하의 생각이 아닙니까?” 진루안은 의아하다는 듯이 놀라움을 내비치는 말투로 국왕에게 반문했다. 물론 당연히 진루안이 가장한 것이다.‘국왕은 무릇 약간의 모략이 있으면, 태자 조기가 건성 정사당을 시찰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거야. 그래서 이것은 틀림없이 태자 자신의 생각이야. 심지어 고성용 자신도 모를 수도 있어.’‘고성용도 바보가 아니야. 이 폐단이 얼마나 큰지 모를 수가 없어.’국왕 조의의 마음속에 분노가 순식간에 치밀어 올랐다. ‘내가 가까스로 너의 지난 일을 가라앉혔는데, 결국 너는 즉시 내 얼굴을 때리는구나. 태자 네가 지방을 시찰하러 갔다니, 이건 무슨 뜻이야? 내 권리를 뺏으려는 거야? 아니면 존재감을 선서하는 거야?’조의는 말끝마다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곧 이성을 회복하고 담담하게 웃음을 지으며 진루안을 향해 말했다.[당연히 내가 조치한 거야. 그렇지 않으면 태자가 어떻게 감히 갈 수 있겠어?][그것도 그렇고, 국왕이 운명이 없다면 태자가 이렇게 하
“만약 정말 그날이 온다면, 나는 조기를 죽일 것입니다!”진루안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조의의 질문에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했다.만약 정말 그날 태자 조기가 국왕이 된다면, 진루안은 목숨을 걸고 조기가 국왕이 되는 것을 막을 것이다.결정적인 때가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살기가 발동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아무튼 태자 조기는 절대 국왕이 될 수 없다. 이것은 진루안의 마지노선이다.국왕 조의는 지금 깊은 살의를 느꼈다. 이런 살의는 그의 온몸을 좀 괴롭히고 등골이 저리게 했다.진루안은 여태껏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즉 자신이 만약 진정으로 조기를 국왕으로 삼는다면, 진루안은 감히 손을 써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알았어!] 조의는 오랫동안 침묵한 후에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진루안의 전화를 끊고 묵묵히 사무실 의자에 앉은 채 말을 하지 않았다.그는 자신이 지금 어떤 마음인지 몰랐다. 진루안은 죽을지언정 태자가 무대에 오르는 것을 막으려 했다.‘설마 태자는 정말 바꿀 수 없을까? 정말 개과천선할 수 없을까?’‘만약 안 된다면 태자를 바꿀 수밖에 없어.’‘그러나 지금 조정은 마치 뒤죽박죽인 실타래와 같아. 일단 태자의 위치를 건드리면 선단 안에서 실 하나를 잡아당기는 것과 같지. 이 선, 나아가 더 많은 실이 끊어질 가능성이 높아.’소위 사소한 일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이다.“태자 조기, 고성용!”“조경, 진루안!”국왕 조의는 입에서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면서 눈빛에는 고민하는 기색을 보였다.진루안은 여기에 있지 않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깜짝 놀랄 것이다.국왕이 지금 입에서 중얼거리는 것은 조경의 이름이고, 게다가 조경과 진루안을 함께 놓았다.이것은 국왕 조의가 진루안의 행동에 대해 거의 손금 보듯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러나 지금의 진루안은 알 수 없었다. 전화를 끊긴 진루안도 화를 내지 않았다.국왕은 누구의 전화를 끊든 극히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것으로서 진루안은 이에 대해 개의치
“뭐? 여동생?” 진루안이 고성용을 부르는 호칭은 갑자기 태자 조기의 흥미를 끌었다. 태자는 온통 궁금한 표정으로 고성용을 쳐다보았다.고성용은 안색이 가라앉았다. 진루안이 정말 아픈 약점을 건드린 것이다. 몇 년 전의 별명을 지금 진루안이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고성용의 마음을 몹시 화가 나게 만들었다.“나를 존중해 줘. 나는 지금 정사당의 재상을 대표하고 있어!”고성용은 예리하게 진루안을 질책했다. 그러나 진루안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어려 있었다.“네가 재상인 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나는 정사당의 대신도 아니고 네 부하도 아니야.”“그럼 여기에 왜 앉아 있는 거야? 여긴 건성 정사당의 회의실이야!” 고성용은 진루안을 쳐다보며 빈정거리듯이 반문했다.진루안은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설마 대신이 아니면 정사당에 올 수 없단 말이야?”“내가 임페리얼의 궐주 신분으로 건성 정사당을 방문하면 안 되는 거야?” 진루안은 조롱하듯이 웃으면서 고성용을 바라보았다.이 말을 듣고 멍해진 고성용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궐주?”시선은 점점 복잡해졌다.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큰 아쉬움이 바로 이 일이다. 이전에 진루안과 백무소의 제자 자리를 놓고 경쟁했는데, 일단 제자가 되는 것에 성공하면 미래의 궐주가 보장된다는 것을 의미했다.다만 결국 자신은 실패해서 백무소의 제자가 될 자격을 잃었다. 도리어 진루안이 제자 자리를 얻었고 과연 궐주가 된 것이다.그러나 이 일은 고성용의 마음속에 새겨진 석연치 않은 일로 심지어 마음속에 박혀 있는 응어리라고 할 수 있다.오늘까지도 돌이켜보면 여전히 그 불만과 억울함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다만 지금의 고성용의 심사가 갈수록 깊어져서 표현되지 않았을 뿐이다.“진 궐주가 아무 일도 없다면, 우리 대신 간의 회의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게 어때?” 차갑게 웃은 고성용은 진루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고대무술의 경지를 논한다면, 진루안보다 못하지 않아
고성용은 마음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이미 태자 조기를 포기하고 다른 황자를 골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사실 태자 조기는 고성용 자신이 귀국하는 발판에 지나지 않았다. 다만 국왕 조의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일 뿐이다. 지금 자신은 용국으로 돌아왔고 재상이 되는 데 성공했다.‘그렇다면 태자 조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또 조기는 확실히 능력이 부족해서 성공할 수 없는 사람이야. 조기를 국왕으로 만들면 용국이 위험해.’고성용도 마찬가지로 용국에 대해 충성스러운 애국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국외에서 그렇게 여러 해 동안 머무르면서도 여전히 용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을 수 없었다.고성용은 용국에 대한 사랑이 진루안에 뒤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깊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할아버지가 바로 용국을 세운 공신 중의 한 명이기 때문이다.“전하, 이번에...” 짜증을 참은 고성용은 조기의 귀에 속삭여서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이번에 건성 정사당에 왔으니 대라신선이라도 태자의 자리를 지킬 수 없을 것이다.조기의 안색은 순식간에 창백하게 변했다. 얼굴에는 더욱 두려운 기색을 드러내면서 고성용의 팔을 움켜쥐고 소리쳤다.“선생님, 살려주세요!”“태자 전하, 이번에 미리 제게 말하지 않고 경솔하게 행동했기에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을 용서해 주세요!”고성용은 쓴웃음을 지으며 조기의 손을 뿌리치고 회의석장으로 걸어갔다.건성 정사당의 10여명의 대신들도 심경도와 손복기의 인솔 하에 회의실 테이블 앞의 각자의 자리에 앉았다.고성용은 당연히 회의석상의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상부의 시찰을 대표하고 있기에 당연히 가운데에 앉아야 했다.모든 대신들이 자리에 앉았고, 진루안만이 회의실 입구에 선 채 웃으면서 조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혼비백산한 태자라니.’다만 진루안은 태자에 대해서 별로 불쌍한 생각이 없었다. ‘만약 조기가 불쌍한 사람이라면, 수많은 고생하는 서민들을 어떻게 불쌍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태자 조기는 반드
“진루안, 이건 네가 수작을 부린 거지?” 고개를 들어 맞은편에 있는 진루안을 바라보는 조기의 눈에는 싸늘함과 분노가 가득했다.조기는 필연적으로 진루안의 계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성용이 포기했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포기할 리가 없어.’‘내가 고성용과 7년 동안 알고 지냈는데, 무슨 말이든 다 하는 좋은 형제와 같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포기할 수 있어?’ 조기는 전혀 달갑지 않았다.‘필연적으로 진루안의 짓이야!’‘틀림없이 진루안이 꾸민 짓이야!’이렇게 생각하자, 진루안에 대한 조기의 증오는 더욱 짙어져서 이미 영원히 멈출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진루안은 냉담한 눈빛으로 조기를 힐끗 봤을 뿐, 이 태자의 지능에 대해서 더 이상 논평하지 않았다.“진루안, 죽여버리겠어!”조기는 갑자기 미친 듯이 진루안을 향해 돌진했다. 손에는 어느새 검고 반질반질한 권총을 들고 있었다.이를 본 진루안은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역시 태자다워. 마음대로 권총을 구할 수 있어.’‘이 물건은 나도 가지고 다닐 수 없어. 결국 용국의 총기 규제는 아주 엄격해.’‘물론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은 그래도 권총을 구할 수는 있지만, 쉽게 사용할 수는 없어. 왜냐하면 탄알마다 모두 고유번호가 있기 때문이지.’“권총 한 자루로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평온한 표정으로 조기를 바라보던 진루안이 냉담하게 웃으며 물었다.조기는 권총을 꽉 쥔 손을 떨면서 온몸을 떨었다. 기어코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지만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일단 이 총소리가 울리면 완전히 퇴로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진루안이 어떤 신분인지는 태자인 자신이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왜요? 주저하면서 감히 손을 쓰지 못하겠어요?” 조기가 온몸을 떨면서 안색도 창백해졌지만 감히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걸 본 진루안은, 경멸의 비웃음을 지으면서 천천히 조기를 향해 걸어갔다.조기의 얼굴에는 복잡한 기색이 드러났다. 진루안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자 끊임없이 후퇴할 수밖
“겁쟁이는 총을 들 자격도 없어!”진루안은 높은 곳에서 태자 조기를 바라보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권총을 바닥에서 주워 고철덩어리로 만든 뒤 옆의 쓰레기통에 던졌다.“앞으로 다른 사람의 생사를 위협하지 마. 만약 당신이 지금 태자가 아니었다면 벌써 죽었어!”“당신은 지금 태자라는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해. 살려주겠어!”“결국 임금을 시해했다는 죄명을 뒤집어쓰고 싶지 않아서야”진루안의 말은 마치 무거운 망치처럼 조기의 마음을 깊이 두드렸다. 이 순간 조기의 마음은 무너져 붕괴되면서 크게 울부짖었다.조기는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태자의 후광을 가지고서도 그럴듯한 일을 할 수 없었고, 각 방면에서 고성용에 의지한 채 도움을 받아야 했다.‘만약 고성용의 도움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태자의 자리에서 폐위되었을 거야.’‘내 형제들도 모두 보통내기가 아니라서, 늘 나를 폐하고 태자가 되고 싶어했지.’‘이제 형제들은 소원을 이룰 수 있겠지?’낙담한 조기는 공허하게 웃었고, 더 이상 진루안을 상대하지 않았다.진루안도 조기를 상대하지 않았다. 몸을 돌려서 다시 정사당 회의실로 돌아갔다.지금 회의실에는 고성용 혼자 말하고 있었고, 다른 대신들은 모두 침묵한 채 말이 없었다.고성용은 용국 정사당의 요구에 따라서 하나씩 문서를 전달했다.지금의 고성용은 아주 진지하고 엄숙하게 행동해서, 겨우 20대의 재상이라는 것을 조금도 알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간사하고 교활한 4, 50대의 늙은 여우 같았다.회의실에 들어간 진루안은 회의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방청했다.개인 간에 어떤 원한과 갈등이 있든지 간에, 지역의 발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작은 일 때문에 큰일을 그르쳐서 구설수에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시간이 천천히 흘러 어느덧 전체 회의는 족히 한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다. 고성용은 경제를 발전시킨 경험과 어떻게 대중을 단결시키고 사회의 모순을 제거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성용은 심경도가 모두 고의로 자신의 체면을 깎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건성 정사당의 이렇게 많은 대신들의 단결과 조화된 모습을 보고 고성용은 다소 실망했다. 이간질을 통해서 건성에서의 진루안의 역량을 분열시키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다.“고 재상, 벌써 오후인데 나가서 밥 먹지?” 활짝 웃고 있는 고성용을 바라보는 심경도의 눈빛에는 존경심이 가득했다. 누구도 고성용의 결점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경도 심씨 가문과 경도 고씨 가문 출신인 두 사람은 모두 명문 대가의 자제다. 조부들은 모두 용국의 걸출한 인재이자 개국공신이었다.다만 최근에 고씨 가문은 약간 잠잠했지만, 심씨 가문은 인재들을 많이 배출했다. 심경도가 건성의 정사당 선임대신이 된 것 이외에도, 심씨 가문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군부에 재직하고 있다. 그들 중 상당수는 2급 장군이다.심 씨 가문은 다른 가문과 달리 명문 장수 가문이기 때문이다.“밥은 먹지 않겠어. 내가 건성에서 직책을 이용해서 향응을 요구했다고, 누군가가 고발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고성용은 고개를 저으면서 농담하는 투로 말했지만, 눈빛은 구석에 있는 진루안을 향했다.고성용이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두들 알게 되었다.진루안은 일어나서 미소를 지으면서 고성용 쪽으로 갔다.“여동생, 이 오빠가 밥을 살게. 이건 네가 향응을 받는 게 아니야!”고성용은 울분에 찬 표정으로 진루안을 매섭게 노려보았지만, 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내가 건성에 올 때 너한테 모욕을 당할 줄 알았어!”“됐어, 밥은 안 먹을래, 너한테 할 말이 있어!”“진 선생, 고 재상, 두 사람 얘기 나눠. 나는 먼저 나갈게.” 두 사람이 분명히 할 말이 있는 것을 본 심경도는, 눈치 빠르게 웃으면서 회의실에서 나갔다.결국 회의실 안에는 진루안과 고성용 두 사람만 남았다.심경도가 떠나면서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았다. 잠시 두 사람 다 입을 열지 않았다.한참 뒤 고성용이 먼저 이 적막을 깨뜨렸다.“진루안, 이번 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