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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7화

진루안은 백무소와 진봉교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다실에서 만난 후 두 사람이 사라졌기 때문인데, 지금은 이미 저녁 무렵이 되었지만 여전히 이 두 노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백무소와 진봉교는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당연히 눈에 띄지 않지만 비밀을 얘기할 수 있는 곳이다.

낡은 동네의 볼품없는 국숫집 안.

검은 박달나무 테이블에 앉은 백무소와 진봉교는, 각자 세숫대야 크기의 국수 그릇을 들고 말을 할 틈도 없이 후루룩 국수를 먹고 있었다.

족히 20분 가까이 국수 한 그릇을 먹어 치우고 겨우 국물만 남겼다.

두 노인은 볼록한 배를 만지면서 만끽하는 표정이었고, 의자에 기댄 채 짧은 식사 후 평온을 즐겼다.

백무소와 진봉교를 막론하고 이런 느낌은 이렇게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다.

백무소가 은퇴하고 방촌산에서 지내면서도 이런 편안함은 없었다.

진봉교는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진씨 가문의 생계를 위해 뛰어다녀야 했다. 진루안이 진씨 가문의 가주가 된 후에야 비로소 가족의 단란함을 누릴 수 있었다.

“이 국숫집은 20년 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

진봉교는 뱃가죽을 두드리면서도 추억에 잠긴 표정으로 20년 전의 일을 회상했다.

“그때 진루안은 5살 난 어린 아이였어. 배가 고파서 엉엉 울었지. 우리 두 사람은 국수 한 그릇을 사서 바깥 복도에 쪼그리고 앉은 채 국수를 먹었어.”

“그때는 진씨 가문 집이 멸망한 지 5년째였어. 재산을 포함해서 진씨 가문의 모든 것이 지워졌지.”

“그래서 그때 내 수중에는 돈이 많지 않았어. 게다가 진루안을 먹여 살려야 했어. 정말 궁핍하게 지냈다고 할 수 있어.”

진봉교는 얼굴 가득한 추억을 되짚으면서 당시의 일을 회상했다. 아마도 백무소에게 들려주는 말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단지 순수하게 자신에게 말하면서 당시의 시간을 회상하는 것일 수도 있다.

통통한 배를 두 손으로 움켜쥔 백무소는, 말을 끊지 않고 조용히 의자에 앉아서 진봉교가 당시의 일을 이야기하는 말을 들었다.

진봉교의 표정은 갈수록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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