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백산은 대하 경내의 산맥이다.근처에 아무도 살지 않았다.산 안에 평지가 있었고십여 대의 헬기는 그곳에 착륙했다.강서준이 가장 먼저 내렸다.독보운이 그 뒤를 따랐다.최동과 군인들이 차례로 헬기에서 내렸다.강서준은 사방을 훑어보았다.사방은 모두 끊임없는 산맥이었고 한눈에 봐도 모두 우거진 나무와 가파른 산봉우리들로 가득했다. 그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어디에 있는 거야?"그는 앞의 산맥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앞에 있는 산악 지대에 있어."그는 멈칫 거리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재산을 여기에 숨겼어. 평생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었어. 깨끗한 돈이 아니잖아. 다른 사람들의 피로 물든 돈이라 평생 사용하지 않을 작정이었는데, 여길 다시 오게 될 줄이야.""음."강서준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독보운은 깨끗하지 않은 돈을 인적이 드문 산속에 숨겨둔 것이다.강서준은 몸을 돌려 군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담을 것을 챙겨서 바짝 붙어 출발해.""예."우렁찬 소리가 울려 퍼졌다.일행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보물이 있는 장소로 향했다.이 소식을 강중에 있던 고지민도 전해 들었다."아가씨, 강서준이 장백산으로 향하고 있어요. 독보운이 몇 년 전 여기에 자신의 금은보화를 숨겼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가지러 가는 것 같아요.""뭐?"고지민은 다시 한번 물었다. "정확한 거 맞아요?""네, 정확합니다."고지민은 턱을 만지며 생각에 잠겨 혼잣말을 했다. "강서준이 돈이 부족해서 독보운의 도움을 받는 건가?"그녀는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생각에 잠겼떤 그녀는 갑자기 눈을 떴다."GS 그룹은 송진의 돈으로 만든 거잖아. 거기서 더이상 나올 돈도 없고. 내 추측이 맞다면 지금 백년 그룹과 대항하기 위해 독보운의 돈을 이용한다는 거잖아."그녀는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강서준, 내가 널 죽이지도 못하고, 죽일 수도 없지만 그 돈을 손에 넣게 할 순 없어."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명령했다. "즉시 장백산으로 가 강서준이 돈
강지는 강한 그룹이 가진 힘을 굳게 믿고 있었다.그가 말을 한 이상, 다른 사람들은 감히 강서준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강서준이 뭘 하려는 건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그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강서준을 돕는 것은 주 선생을 돕는 것과 같았다. 그건 곧 모두에게 자신의 입장을 알리는 행위였다.대회 전에 그는 어떤 입장 표명도 해서는 안 됐다.안 그럼 순식간에 구도가 역전되어 각 세력이 빠르게 진영을 선택하고 눈 깜짝할 새에 싸우게 될 것이다."정말 위험하지 않아요?"강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고지민은 나이가 어리지만 영민한 아이야. 게다가 수년 동안 고 선생을 도와 강서준의 손을 빌려 천자까지 죽이게 만들었어. 어쩌면 그녀가 아이디어를 내서 몰래 밀어붙였기에 일이 잘 풀렸을지도 모른다. 이제 강서준은 더 이상 이용할 가치가 없어. 강서준을 굳이 위협할 이유가 없어.""왜? 서준이가 걱정돼?""할아버지, 전 그냥 서준 오빠가 혹시나 죽을까 봐 그런 거예요. 세 가문이 지금 강한 그룹에 불만을 품고 있어요. 고 선생과 짜고 강서준을 죽여버릴까봐 그런 거예요." 강영은 얼른 설명했다."아니."강지가 단호하게 말했다. "대회는 고 선생이 먼저 제기한 거야. 그건 4대 가문과 지금 겨루지 않겠다는 뜻이야.""음."강영은 입을 열지 않는다.그녀는 바둑판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강지도 바둑판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순식간에 둘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강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렇게 걱정되면 직접 가서 봐."강영은 고개를 들어 강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강지가 말했다. "서재에서 비법서 몇개를 직접 필기한 게 있다. 전부 강한 그룹의 선조들이 남기신 보물이야. 보아하니 서준이도 당분간 여기로 돌아오긴 힘들 것 같고 네가 직접 전해줘. 단, 남궁문파가 교토에 오기 전에 돌아와야 해."말을 마친 그는 곧 몸을 일으켰다.일어서면서 손에 들고 있던 바둑알을 놓으려다 바둑판을 건드려 바둑판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장백산.독보운이 금은보화를 숨겨둔 곳은 가파른 산림이고 평지가 없어서 헬기가 착륙할 수 없었다.헬기가 착륙한 곳은 결국 보물과 상당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게다가 산속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뿌리를 박고 있어 길이 험악했다. 원래 5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었던 거리를 강서준 일행은 꼬박 8~9시간이 걸려 도착했다.일행이 보물이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 이미 어두워진 뒤였다.독보운은 동굴 입구를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이 안에 있어. 지금부터 옮길 거야? 아니면 하룻밤 쉬고 시작할 거야?""한 번에 다 운반할 수 있어?" 강서준이 물었다.독보운은 수행한 백 명을 한 번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강서준은 생각에 잠겼다.험난한 산길을 따라온 군인들을 쉬지 않고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던 그가 말했다. "내일 떠나자."최동이 즉시 분부했다. "오늘은 여기서 쉰다."군인들은 근처에 배낭을 풀고 하룻밤을 묶기로 했다.강서준은 독보운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린 들어가서 살펴보자.""좋아."독보운이 고개를 끄덕였다.강서준은 최동을 바라보며 말했다. "최 장군, 여기서 기다려.""예." 최동은 고개를 끄덕였다.강서준은 플래시를 켜고 독보운과 함께 동굴로 들어갔다.동굴의 입구는 그리 크지 않았다. 사방에 큰 나무가 덮여있었고 안으로 들어가자 4갈래의 길이 있었다.독보운은 강서준을 이끌고 끊임없이 깊숙히 들어갔다. 대략 한 시간 동안 걸은 그들은 지하 깊숙히 도착했다.석벽 앞에 도착했다.독보운이 석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예전에 사람들을 시켜 밀실 하나를 만들었어."그는 벽으로 다가가 밀었다.돌문이 순식간에 열리면서 먼지가 사방으로 흘러내렸다.두 사람은 손으로 입을 막고 안으로 들어갔다.강서준은 플래시를 안쪽에 비추었다.그리 크지 않은 밀실의 바닥에는 많은 나무상자가 놓여있었다. 상자 위에는 먼지가 가득했다. 강서준은 다가가서 손에 잡히는 상자를 휙 열었다.안에는 몇 개의 금괴가 있었다.그는 금괴 하나를 집어 들고 천천히
순간 군인 한 명이 산토끼 한 마리를 들고 와서 강서준에게 건네주었다. "용수님, 산토끼에요. 내장은 깨끗이 정리했으니 드세요."강서준은 그것을 받아들고 웃으며 말했다. "고맙다.""천만에요."산토끼를 건네준 군인은 곧 자리로 돌아갔다.강서준은 옆자리의 독보운을 바라보며 물었다. "백년 전에 발생했던 일에 대해 알려 줘." 독보운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건 이미 알려줬어. 후손이긴 하지만 백년 전 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해. 전부 할아버지가 알려주신 거야.""자세한 거 몰라?""몰라." 독보운이 머리를 흔든다.강서준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두 사람은 다른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누구야?"강서준이 갑자기 크게 소리를 질렀다.그 소리로 인해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백 명의 군인들은 동시에 일어나서 주위를 주시했다."저예요."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큰 나무 위에서 한 사람이 뛰어 내려왔다.흰색 운동복을 입은 여자였다"강영?"강서준은 여자의 정체를 확인하고 어리둥절해졌다.강영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저에요. 서준 오빠."강서준은 그녀를 보더니 물었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강영은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가라고 하셨어요. 할아버지께서 고지민이 여길 온 걸 알아차리고 혹시나 다른 일이 생길까 봐 절 보내주신 거예요. 그리고 겸사겸사 줄 것도 있고요."그녀는 쇼핑백 하나를 강서준에게 건넸다.강서준이 물었다. "이건 뭐야? 그리고 고지민이 누군데? "강영이 말했다. "고지민은 고 선생의 제자고 실력이 강해요. 고 서생은 천자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고요. 천자가 죽은 지금 고 선생은 고지민을 내세워 의약 그룹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요. 그리고 이 쇼핑백은 할아버지가 직접 필기한 무학 서적이에요.""뭐라고요?"독보운은 순간 눈을 번쩍 뜨며 강서준이 들고 있는 쇼핑백을 바라보았다."어서 열어봐."강서준은 독보운을 한번 바라보았다.그는 이 책들에 흥미가 없었다.그는 오히려
강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한참 뒤에야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대답했다.“네, 할아버지가 주선한 거예요.”“남궁 가문에 대해 나도 들은 게 있어. 예전에 한 문파였지만 세력이 쇠퇴해지면서 가문으로 전락하고 그것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가 100년 전에 다시 일어섰지. 그동안 조용히 지냈지만 실력은 4대 고족과 겨룰 정도였으니 할아버지께서 대회를 대비해 후원자를 찾은 거겠지.”“맞아요.”강영이 고개를 끄덕였다.“3대 고족 모순이 모두 강씨 가문을 향해서 지금 사방이 온통 적이에요. 그러니 강력한 동맹 관계를 가져야 해요. 남궁 가문과 동맹을 맺으려면 혼인이 가장 좋은 수단이죠.”강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조선 시대냐? 어떻게 이럴 수 있어? 가족의 권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도 되는 거야?”“제가 원한 일이에요.”강영이 미소를 지었다.“이 얘긴 그만하고 고지민에 대해 말해 봐요.”강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나도 들은 거야. 사람들 데리고 장백산에 왔다고 하는데 그게 무도대종사인지 일반인인지 아직 몰라.”강서준은 두통이 밀려왔다. 백 명의 전사가 걱정스러웠다. 의경 하권을 찾을 때 수십 명을 희생시켰으니 이번에야말로 절대 사상자를 내면 안 되었다.“그런데…”강영이 말끝을 흐렸다.“할아버지 말씀대로라면 고지민은 오빠를 죽이지 않을 거고 그럴 수도 없다고 하셨어요. 여기에 사람을 데리고 온 것도 자금을 가져가는 걸 막으려는 짓이라고요.”“하하하.”강서준, 강영, 독보운, 최동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주변을 살펴봤다.간드러지는 웃음소리가 숲 속에서 오랫동안 울려 퍼졌다. 강서준은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려 했지만 사방에서 소리가 들려 구체적인 위치를 분별하기 어려웠다.“왔으면 면상이라도 보이시지.”강서준이 우렁차게 소리를 지르더니 한 곳을 응시했다.대략 100미터 떨어진 높은 나무 위에 젊은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은 그녀는 타이트한 가죽 옷과 신발을 신었다. 늘
독보운이 강영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눈빛엔 온통 동경과 감탄으로 가득찼다.“이, 이게 무도대종사의 실력이야? 기운이 남다르네.”강영을 힐끗 쳐다보던 고지민이 입꼬리를 치켜 올리며 담담하게 웃었다.“듣자니 강영 씨는 지혜가 남달라서 현세 제갈량이라고 하던데요. 내가 장백산에 온 걸 알면서도 겁도 없이 오다니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두렵지 않아요? 아, 맞다. 알면서 온 거 맞죠? 그렇다면 긴 말이 필요 없겠군요.”고지민이 피식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그러자 사방에서 남성 네 명이 나무위에서 뛰어내렸다.“4대 금강”강영의 얼굴빛이 변했다.“죽여.”고지민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강서준과 강영만 제외하고 다 죽여버려.”“누가 감히?”강서준이 고지민과 4대 금강을 보며 강영의 앞을 막아섰다. 검정색 옷을 입은 네 사내는 평범하게 생겼지만 마치 4대 사신처럼 강한 기운을 뿜어냈다.강영이 작게 말했다.“서준 오빠, 고 선생이 키운 4대 금강이에요. 적어도 3단에 이르렀으니 실력이 엄청 강해요. 고지민이 4대 금강까지 데리고 올 줄은 몰랐네요.”강서준도 가슴이 철렁했다.고지민을 노려보며 말했다.“나를 막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관련 없는 사람은 보내줘.”이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전사들은 순식간에 당한다. 혼자 힘으로 100 명의 소요군을 보호하기엔 너무 벅찼다.“당신이 저 사람들을 보호할 능력이 있어요? 이렇게 하죠. 4대 금강의 장파를 한 번씩 막아내면 저 사람들 살려주죠.”고지민이 피식 웃었다. 마치 마녀가 웃는 것처럼 차가운 태도로 말이다.강서준이 돌아서서 독보운, 최동 그리고 100 명의 소요군을 바라봤다.그들도 강서준을 물끄러미 쳐다봤다.“알았어.”강서준이 다시 돌아서며 고개를 끄덕였다.“서준 오빠, 뭐하는 짓이에요?”강영이 다급하게 말렸다.“저 사람들 적어도 3단이라고요. 오빠는 이제 겨우 1단에 올랐는데 네 번은 무리예요. 죽지는 않더라도 중상을 입을 게 뻔한데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게 될 거예
강서준은 알고 있다. 고지민은 소요군을 이용해 자신을 협박하는 것이지 죽이려는 의도는 아니라 생각했다.“그럼요.”고지민이 웃으면서 4대 금강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살살해. 죽이지 말고.”네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한 사내가 나오면서 한 손을 들었다. 손에서 강한 기운이 생기더니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과 먼지를 말아 올렸다. 나뭇잎과 먼지가 한 곳에서 소용돌이를 치더니 어느 순간 둥그런 공이 되었다.그 사내가 노려보며 말했다.“강서준, 준비됐어?”강서준은 대답대신 두 눈을 지긋이 감고 의경 하권에 기록된 금강신공을 떠올렸다.한 번이라도 막을 실력은 아니지만 소요군을 위해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진기를 가동하여 전신 경맥에 흐르게 했더니 순식간에 팔다리로 전송됐다.그러자 강서준의 얼굴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피부가 약간 구릿빛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응?”고지민이 흠칫 놀랐다.강영도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저건 무슨 무공이지?”한동안 지내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무공을 연마하는 건 보지 못했다.강서준이 손을 들면서 말했다.“시작해.”그러자 4대 금강의 한 사내가 손을 움직이며 나뭇잎과 먼지로 뭉친 공을 강서준에게 날려 보냈다.촤아악!어마어마한 힘이 휘몰아치며 강풍처럼 날아왔다. 강서준은 두 손을 모아 폭풍처럼 날아오는 공을 막았다.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몸이 뒤로 밀렸다. 결국 강력한 힘에 견디지 못하고 공이 흩어지더니 무수한 나뭇잎이 강서준의 몸을 강타했다.쿵!강서준은 바닥에 쓰러지고 주변에 먼지가 뽀얗게 일렀다.최동과 소요군은 입을 떡 벌이고 그 자리에서 얼어 버렸다.강영이 신속하게 달려가 물었다.“괜찮아요?”강서준이 부축하려는 손을 밀어내며 바닥에서 겨우 일어섰다.그러더니 고지민의 앞에 다가가 평온하게 말했다.“한 번은 막았어.”고지민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사내에게 물었다.“몇 할 힘을 썼어?”사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5할이요. 저 정도 실력이면 막을 수 없을 텐데. 막는다고
”푸웁!”강서준이 입에서 피를 뿜으며 몇 십 미터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서준 오빠!”강영이 다시 달려갔다.강서준은 바닥에 닿는 순간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진기로 폭동하는 혈기를 억눌렀다. 강영은 그제야 안심했다.“그만 해요. 겨우 7할 힘인데, 10할 힘이라면 절대 막을 수 없어요!”강서준이 손을 흔들었다.“그래도 막아야 돼. 내가 데리고 온 사람들이야. 무조건 안전하게 돌려보내야 돼.”이렇게 말하면서 멀리 서 있는 고지민을 바라봤다.“치료해도 돼?”“그렇게 하세요.”고지민은 궁금했다. 어떻게 3단인 4대 금강의 일격을 막을 수 있는지 말이다.강서준이 조용히 앉아 눈을 감고 의경 상권에 기재된 심법을 떠올렸다.의경엔 역천 81침 외에도 총 9단계인 ‘천강기공’ 심법이 있었다. 이제 겨우 입문 단계에 도달했지만 천강기공으로 폭동하던 혈기를 가라앉혔더니 창백하던 얼굴에 붉은 빛이 감돌았다. 천강기공은 금강신통을 수련하는 관건이기도 하다. 기공 경지가 강할수록 금강신통의 방어력이 강해진다. 강서준은 다시 일어서 고지민 일행의 앞으로 다가갔다.“두 번 남았군.”고지민의 장난스러운 웃음기가 사라졌다. 강서준이 폭동하는 혈기를 한 순간에 가라앉히자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강서준 씨, 당신은 강씨 가문의 내가심법을 수련한 게 아니죠? 대체 뭘 배운 거예요?”“다음 순서로 누가 나오지?”고지민은 자신의 질문을 무시한 강서준에게 잔뜩 화가 났다.“10할 힘을 전부 써, 저 자식을 한 방에 끝내!”“네!”4대 금강에서 실력이 2번째로 가는 사내가 나섰다.“애송이, 각오해.”말이 끝나자마자 전신의 힘을 다해 손을 힘껏 내밀었다.그러자 강력한 힘이 손바닥에서 생기면서 바로 강서준을 공격했다.수십 미터 넘게 날아간 강서준은 커다란 나무에 부딪치고 거꾸로 쓰러졌다.충격에 큰 나무도 천천히 꺾였다.강서준이 한참을 지나고 일어서지 않자 강영이 날카롭게 고지민을 쏘아봤다.“서준 오빠가 죽는다면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스승도 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