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61화

강영이 다가가 강서준을 부축했다.

“일어나요.”

강서준이 힘없이 손을 들며 거절했다. 그 바람에 다시 체내의 상처를 건드려 피를 토했다.

그때 강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반듯한 한복을 차려 입은 강지는 기개가 남달라 보였다.

“할아버지!”

강영이 외쳤다.

강지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의자에 앉아 강서준을 바라봤다.

강서준은 있는 힘껏 몸을 뒤집어 바닥에 반듯하게 누웠다. 입가에 아직도 피가 묻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강지를 쳐다봤다.

“10년 전에 우리 가족을 불태워 죽인 사람이 당신이에요?”

“맞다.”

강지는 인정했다.

“죽여 버릴 거야…”

화가 치밀어 오른 강서준은 으르렁거렸다. 일어서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몸이 마음 같지 않았다.

강지가 손을 저었다.

“서준아, 화내지 말고 내 말 들어 봐.”

강서준의 눈은 이미 뻘겋게 독이 올랐다.

할아버지, 아버지, 큰아버지, 둘째삼촌, 고모까지 30명이 넘는 남녀노소가 전부 이 인간 때문에 죽었다. 이 인간이 그러지 않았다면 가족이 산 채로 불에 타 죽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옳고 그름을 누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겠느냐? 역사는 성공한 자만이 쓰는 법, 만약 30년 전에 내가 패했다면 가문의 반역자는 내가 됐을 것이고 불에 타 죽는 것도 우리 가족이였을거다.”

강지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혼잣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강서준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강천은 무예를 전공한 천재였어. 어릴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잘못된 길에 들어섰지. 가문의 보물을 훔친 것도 모자라 윗사람들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을 했어.”

“허튼소리 집어 쳐요.”

강서준이 반박했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기억속의 할아버지는 친절하고 발이 넓어 강중에 지인들이 수없이 많았다. 게다가 자선가로서 적지 않는 자산을 기부하여 수많은 아동을 구원했다.

그러니 할아버지는 절대 간사한 사람이 아니다.

“뭐가 맞고 뭐가 틀렸는지는 누구도 장담 못해. 지난 일을 꺼내기 보다 내가 너를 구한 건 강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