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부르잖아요. 어서 가세요.”“그런데 저…”강서준이 손을 흔들었다.“걱정 말고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알았어요.”김초현은 무선 이어폰을 귀에 넣고 빠른 걸음으로 대회당에 들어갔다.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무대 위에 섰다.100명이 모인 무대 위에서 바로 의술 대회가 시작되었다. 규칙은 이미 정해졌지만 이수빈과 김준서는 다시 대회 규칙을 읊었다.이번 의술 대회의 규칙은 1대1로 진행되며 50명을 이긴 자만이 승자팀에 들어가게 된다. 일단 이기면 안전한 셈이다. 그리고 시합에서 진 나머지 50명은 다시 1대1로 랜덤으로 매칭되어 시합을 진행한다. 여기서 이기면 진급하여 승자팀과 다시 랜덤으로 매칭되어 시합을 한다.상세한 규칙을 안내한 후, 무대 위에 커다란 텔레비전 화면이 나왔다. 거기에서 100명을 랜덤으로 매칭한 결과를 볼 수 있었다.“그럼, 김초현과 진규범 씨 앞으로 나오세요.”김초현과 시합할 상대는 순위가 비교적 낮은 한의사였다. 하지만 100위 안에 들었다면 수십 년 간의 경력을 쌓은 한의사들이라 능력을 간과해선 안 되었다.김초현이 앞으로 나오자 상대방도 빠른 걸음으로 나타났다.상대방은 여든 살이 넘는 노인이었다. 깔끔한 한복을 입고 젊은 여 조수도 데리고 나왔다.김준서가 김초현에게 물었다.“김초현 씨, 혹시 조수가 없습니까?”김초현이 대답하기 전에 상대방 노인이 콧방귀를 뀌었다.“이런 사람과 의술을 겨뤄서 이긴다고 해도 그냥 내 얼굴에 먹칠을 하는 거나 다름없군.”그 말에 김초현이 긴장했다.바로 그때 한 남자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바로 강서준이다.그를 보던 김초현이 안심했다.강서준이 말했다. “제가 조수입니다.”이수빈이 강서준을 힐끗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대회를 진행했다.“규칙대로 제비뽑기를 통해 진행하겠습니다.”그러자 직원들이 상자 하나를 들고 무대 위에 올라왔다.김준서가 말을 이었다.“이 상자 안에는 밀봉된 편지가 있습니다. 편지 속에 번호가 적혀 있지요
강서준은 직접 나서지 않고 뒤에서 도와주려고 했다.하지만 대회에 참가한 의원들이 모두 조수 한 명을 데리고 온 것이다.진규범은 만성약방의 주치의로 40년 넘는 경력을 갖고 있다. 매일 약재를 만졌으니 후각 식별에서 100가지 약재를 알아 맞히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충분한 시간만 준다면 전부 맞힐 수도 있다.시간을 아무리 10분만 준다고 해도 30~40가지 약재를 쉽게 알아낼 것이다.진규범의 조수라고 해도 어느 정도 능력이 갖추어져 있다.이 업계에 몇 년이나 몸을 담았으니 약재에 대해 잘 알 것이 분명하다.그러니 조수도 10분 동안에 수십 가지 약재를 알아 맞힐 것이다.상대방은 하얀 정장을 입은 강서준을 그냥 김초현을 추구하는 팬이라고 여기고 시큰둥한 태도를 보였다.이수빈과 김준서 두 사회자가 대회를 진행했다.“처음부터 이렇게 분위기가 치열하다니 놀랍습니다. 의원들이 아니라 조수들이 나서서 시합을 하네요.”“어느 쪽의 조수가 이 시합에서 이길까요? 직원분들께서 두 조수의 눈을 가려주세요.”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직원들이 안대를 갖고 와서 두 사람의 눈을 가렸다.그리고 공평한 대결을 위해 김초현과 진규범도 안대를 착용했다.“지금 앞 테이블에 100가지 약재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1번부터 100번까지입니다. 약재를 식별하고 번호에 약재의 이름을 적어주세요. 시간은 10분입니다. 많이 맞히면 승리합니다.”“준비되었습니까?”“시작하죠.”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자 그럼, 셋, 둘, 하나. 시작하겠습니다.”가장 먼저 강서준이 약재를 놓은 테이블에 다가갔다. 천천히 고개를 숙여 냄새를 맡더니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빠르게 한 바퀴를 돌고는 펜을 들고 번호와 약재 이름을 적었다.상대방 조수는 조심스럽게 냄새를 맡고는 바로 그 자리에서 정답을 적었다.10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정답을 발표할 시간이 되었다.이번 의술 대회에서 적지 않은 국내 유명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 중에 기업가, 정치가, 철학가 그리고
강서준은 진규범을 못마땅하게 보며 말했다.“진 선생님, 의술 대회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겁니까? 현장에 이렇게 많은 언론사와 카메라가 있고 10만 넘는 관중과 텔레비전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제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말씀입니까?”“분명 부정행위야. 젊은 나이에 후각만으로 이렇게 많은 약재를 정확하게 안 단 말인가? 그것도 짧은 시간내에 눈으로 본다고 해도 10분 내에 다 알아 맞출 수 없네.”진규범은 믿지 않았다. 강서준이 젊은 나이에 한의학에 대해 이렇게 대단한 조예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이수빈이 말했다.“상대방이 의심스럽다고 하니 심사위원들께서 이 안대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 주십시오.”말이 끝나기 바쁘게 강서준이 안대를 심사위원에게 가져갔다.심사위원들이 확인한 결과 안대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그럼 승부를 발표하겠습니다. 1라운드에서 김초현이 승리했습니다.”그 순간 대회당이 떠들썩했다.돈으로 1위에 오른 김초현이 1라운드에서 이길 거라는 건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김초현의 조수가 누구야?”“처음 보는 얼굴인데?”“나도 못 봤어.”“아니야, 낯이 익어. 설…설마 강용 그룹 강서준 아니야?”“뭐라고요? 강용 그룹 강서준은 흑룡 강서준이잖아요. 죽었다고 들었는데?”지금의 강서준 모습이 전에 인터넷에 오른 적이 있다. 신분이 폭로되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얼굴을 기억했다. 관중들이 모두 놀랐다.“흑룡이 어떻게?”“흑룡의 의술은 천하제일이라고 하던데 이제야 납득이 가는군.”무대 아래에서 별의별 소리가 다 들려왔다.이수빈이 다음 시합을 발표하려고 할 때 백스테이지 직원으로부터 소식을 받았다.그 소식을 받은 이수빈이 깜짝 놀라더니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몸을 돌려 김초현의 옆에 선 강서준을 부끄러움과 동시에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봤다.“저기 도련님, 혹시 강서준 씨입니까?”강서준은 이렇게 빨리 신분이 폭로될 줄은 몰랐다.코끝을 만지면서 대답했다. “네.”“당, 당신이 강용 그룹 강서준입니까?”“강용
밖에서 떠도는 소문을 모두 알아봤다.김초현의 조수로 나타난 강서준은 강용 그룹의 대표였다. 얼마 전에 강용 그룹의 대표가 흑룡이라는 말이 떠돌았다.하지만 흑룡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두 사람의 이름이 같을 뿐이지 진짜 흑룡은 SA 가문의 데릴사위 강서준이고 지금 구치소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홍준태가 경찰서에 전화해 확인했더니 강서준은 갇힌 뒤로 나간 적이 없다고 했다.“계획대로 진행해.”홍준태가 한근명을 힐끗 봤다.한근명이 고개를 끄덕이고 금세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오늘 이후로 대하에는 더 이상 의술 대회가 없을 겁니다. 우리 B 나라의 국의회가 대하에 입주하게 되면 몇 년 안에 대하의 의약 시장을 점령할 수 있습니다. 그때 약재로 대하 전체와 국민을 통제한다면 전세계를 장악하는 것과 다름없을 겁니다.”홍준태가 담담하게 말했다.“사장님이 그러셨어. 절대 실패는 용납할 수 없다고.”“걱정 말고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한근명이 자신 있게 대답했다.한편, 휴식실에서 강서준이 김초현의 손을 잡고 걸어왔다.휴식실에 도착하자마자 김초현은 얼굴을 붉히면서 잡힌 손을 뺐다.강서준이 피식 웃었다.“죄송합니다. 당황했죠?”“아, 아니에요.”김초현은 긴 머리를 넘기며 긴장한 마음을 감추었다.그리고 강서준을 힐끗 쳐다봤다. 다시 봐도 완벽한 얼굴이었다. 각진 턱은 여전히 멋지고 매혹적이었다. 바로 이 얼굴에 반해서 마음이 끌렸던 것이다.흑룡이 죽은 줄 알았는데 다행히 살아 있었다.남편 강서준은 죄를 지어 감옥에 들어갔으니 이혼할 생각이다.“강 도련님. 저번에 말씀하신 거 이미 결정했어요.”“네?”강서준이 김초현을 바라봤다. 빨갛게 달아오른 수줍은 얼굴이다. 하지만 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뭘 결정했다는 거지?’그때 김초현이 고개를 푹 숙이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남편과 이혼하면 저와 결혼해 준다고 했잖아요.”“네?”깜짝 놀란 강서준이 그제야 생각났다.“네, 그런 말 한 적이 있었죠.”김초현이
이수빈이 계속 말했다.“방금 전한 소식에 의하면 우리가 정한 규칙에 불만을 품은 분이 계십니다. 바로 T 의료원의 한근명 의원입니다. 의원님 무대로 오셔서 말씀해주겠습니까?”한근명이 기다렸다는 듯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대회당의 모든 관중과 카메라 앞에서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김준서가 물었다. “한 의원님, 이번 의술 대회에서 어떤 면에서 불만이 있는지 부디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한근명은 직원이 건네 주는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했다.“진행 방식이 너무 마음에 안 듭니다. 100명을 선발해 1대1로 진행을 하다니 어느 세월에 대회가 끝날지 상상이 안 가네요. 차라리 100명이 모두 같이 대결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이수빈이 웃으면서 호응했다.“한 선생님, 이건 모든 의료원에서 공동으로 상의하고 내린 규칙입니다. 한 사람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규칙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그렇습니까?”한근명이 담담하게 웃더니 맨 앞 좌석에 앉은 방영길을 가리키며 말했다.“규칙은 강자들이 만드는 거죠. 이렇게 합시다. 제가 방 신의와 대결을 하고 싶은데 제가 이긴다면 이번 대회의 규칙은 제가 정하는 걸로 하지요.”‘이런 방자한 자를 봤나.’예전부터 정한 규칙에 의하면 마지막에 이긴 자만이 방 신의에게 도전할 자격이 주어졌다.모든 카메라가 방영길을 향했다. 모두 그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무대 위에서 일어난 일을 강서준도 알았다.다시 김초현을 데리고 좌석에 돌아와 무대 위에 선 한근명을 바라봤다.이 사람들이 무슨 행동이 있을 것이라는 걸 진작에 눈치챘다. 다만 무엇을 하려는지 모를 뿐이다. 지금도 무엇을 꾸미는지 모른다그때 수많은 사람들의 주시를 받으며 방영길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무대로 올라갔다.한근명을 보던 방영길이 담담한 웃음을 보였다.“한 선생, 대회 규칙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갑자기 도전장을 내밀면 어쩝니까? 규칙은 내가 정한 것도 아니고 모두가 정한 것인데. 아무리 나를 이긴다고 해도 규칙을 바꿀 권리는 없을 겁니다.
방영길은 한근명의 도전장에 당황한 내색도 없이 흔쾌히 받아들였다.한근명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간단하게 규칙을 설명할게요. 1000가지 약재를 준비하면 약재의 효능을 보면서 자유롭게 배합하여 독약을 만듭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먹인 뒤 다시 1000가지 약재에서 해독약을 만들 약재를 골라야 합니다. 물론 은침이나 점혈로 해독할 수도 있습니다.”“알겠습니다.”방영길이 고개를 끄덕였다.한근명이 다시 말했다.“의심을 받고 싶지 않으니 1000가지 약재는 백초당에서 준비하시죠.”방영길이 바로 지시를 내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약재를 담은 상자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이 상자에는 아주 작은 서랍들이 있고 서랍마다 약재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규칙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조수를 부를 수 있다.방영길은 원래 한근명의 내력을 전혀 몰랐다.그것도 전에 강서준의 부탁으로 지하 정보망을 통해 묘수회춘이라는 의왕을 조사하는 바람에 알게 되었다. 결국 무영이 알아낸 것이지만 묘수회춘, 의왕이 바로 한근명이다. 전에 대하국 사람이었지만 수십 년 전에 B 나라에 이민가면서 지금은 B 나라 국의회의 회장이 되었다.그러니 좋은 의도로 접근한 것이 아니니 조심해서 대처해야 했다.방영길은 조수로 손녀 방선미를 불렀다.강중에서 이미 명성이 자자하고 청출어람이라고 칭찬을 받은 여 신의다.한근명의 조수는 다른 사람이 아닌 홍준태가 나왔다. T 의료원의 주인으로 능력은 있지만 매우 겸손하게 지내는 사람이다.양측에서 준비하고 있을 때 강서준은 뒤쪽에 위치한 좌석에 앉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진소윤이 자신의 자리를 김초현에게 내주었다.김초현이 물었다.“강 도련님, 한 의원이 대체 뭐 하려는 거죠?”강서준은 말 대신 고개를 저었다. 만약 한근명의 꿍꿍이를 알았다면 이렇게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누구의 의술이 더 뛰어날까요?”김초현도 궁금했다.“방 신의는 20년 간 패한 적이 없어요. 지금 T 의료원에서 한근명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도전장을 내다니. 그것도 이런 방
다른 한 명은 조용하고 겸손하지만 명성 못지않은 실력을 갖고 있는 의사였다.둘 중에서 과연 누가 승리를 이룰지 사람들은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김초현은 무대 위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방영길과 한근명을 바라보며 물었다."이렇게 평범한 약재로도 독약을 만들 수 있어요?""그럼요."강서준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무리 독성이 없는 약재라 해도 일정한 비율로 합치면 독성이 생기게 돼요. 방영길과 한근명 두 사람 다 뛰어난 의술을 갖고 있으니 무조건 엄청난 맹독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이번 대결의 중점은 둘 중 누가 더 강한 독을 만들지겠네요."김초현은 또 강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서준 씨는 저 두 분을 다 이길 수 있지 않나요?"강서준은 입꼬리를 슥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그의 미소를 본 김초현은 바로 답을 알아차렸다.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방영길과 한근명은 수많은 관객과 카메라의 주목 하에 약을 만들어 갔다.둘은 자신이 약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독약을 만들었다.삼십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제한 시간이 됐습니다. 두 분 다 약재를 내려놓으세요."방영길과 한근명이 동작을 멈췄다.김준서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실험자의 안전을 위해 두 분은 해독 약을 만들어 주세요. 제한 시간이 없기는 하지만 무조건 정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의 목숨이 위험해지면 큰일이니까요. 공정성을 위해 두 분이 만든 독약은 잠시 밀봉 보관하겠습니다."한근명은 바로 약재를 뒤적이며 해독 약을 만들기 시작했다.하지만 방영길은 한참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았다."할아버지, 왜 그러세요?"방선미가 물었다.방영길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내 독약은 독성이 너무 강해서 1000가지 약재로 해독 약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구나. 해독 약을 만든다고 해도 반쪽짜리 일뿐이니..."방선미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침을 놓을 수도 있고 혈자리를 이용할 수도 있으니 괜찮을 거예요.""그래."방영길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금으로서는 그럴 수밖에
방영길과 한근명이 만든 독약이 전부 맹독이었기에 먹자마자 중독 증세가 나타났다. 바닥으로 쓰러진 방선미와 홍준태는 서로 다른 중독 증상을 나타냈다.방영길은 몸을 숙여 맥을 짚으며 방선미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같은 시각 한근명도 홍준태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무대 위에는 십몇 대의 카메라가 방영길과 한근명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고 있었다.기초적인 진단을 내린 방영길은 은침으로 방선미의 혈자리와 경맥을 막아 독소가 퍼지는 것을 방지했다."10분 안에 해결해야겠어."진단을 끝낸 방영길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 정리를 했다.만약 10분 내에 제대로 된 해독 약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방선미는 생명의 위험이 있을 수도 있었다. 즉 방영길이 투항을 해서 한근명의 해독 약을 받는다고 해도 수많은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방영길은 빠르게 해독 약을 만들기 시작했다.다른 한쪽의 한근명은 아주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는 홍준태의 바지를 벗겨 속옷만 남겼다.홍태준의 몸에는 검은색 반점이 생기기 시작했다.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근명은 은침을 꺼내 홍준태의 혈자리에 놓기 시작했다.그의 침술을 지켜보고 있던 강서준은 저도 모르게 감탄을 했다."탈명회혼침?"한근명이 침을 놓는 수법과 위치를 보면서 강서준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탈명회혼침을 알다니... 만약 삼합지까지 배워서 탈명회혼침과 함께 사용한다면 어떤 독이든 다 해독할 수 있겠어."옆에 있던 김초현이 물었다."뭐라고 혼잣말을 하는 거예요? 탈명회혼침은 뭐고 삼합지는 또 뭐예요?"강서준이 설명을 했다."탈명회혼침은 침술 중의 하나에요. 정확히는 침의 배열 방법인데 침을 놓는 위치에 따라 효과가 달라져요. 그리고 삼합지는 침을 놓는 방법이에요."강서준은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했다.하지만 김초현은 여전히 아리송한 표정이었다. 왜냐하면 강서준이 말한 기술은 수십 년 경력의 한의사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의학계에서 진작에 사라진 기술이라 들어본 적 있다고 해도 사용할 줄은 모를 것이다.강서준이 지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