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은 그녀를 안아 올렸고 그녀는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두 사람은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며 방으로 들어갔다.밤은 소리 없이 지나가고 이튿날 아침이 다가왔다.강서준은 계속 울려대는 휴대폰 소리에 겨우 눈을 떴다.이불속에서 나와 팔을 뻗었을 때, 김초현이 휴대폰을 건네주었다.왕한테서 걸려 온 전화다.강서준이 전화를 받으며 물었다.“대응국에서 연락 왔습니까?”“그래.”왕이 호탕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엊저녁에 밤새 대응국 여왕님과 통화했지. 제안했더니 매우 기뻐하시면서 대하의 정예병이 대응국에 오는 걸 환영한다고 하더구나. 5일 뒤부터 교류회가 시작되고 일주일 동안 진행될 거다. 상세한 일정은 내가 사람을 보내서 전달하마.”“알겠습니다.”강서준이 휴대폰을 내려놓자 김초현이 옆에서 물었다.“여보, 언제 출발해요?”“곧 떠나야 해요.”강서준이 설명했다.“자료를 봤더니 이수빈이 작년 연말에 유럽에 나타나고 정월 초닷새에 납치되었어요. 그동안 어떻게 됐는지 서둘러 가서 알아봐야겠어요. 부득이한 경우 대응국을 통해서 조사해야겠어요.”“알겠어요. 조심하세요. 최대한 빨리 돌아오고요. 내가 교토에서 기다릴게요.”김초현이 외투를 입혀주고 옷맵시를 정리해 주었다.강서준은 아침도 거르고 형검을 들고 급하게 나갔다.군부대에서 이혁과 만난 후 유럽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강서준이 집을 나선 뒤 김초현은 마치 다른 사람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앞에 검은색 옷을 입고 가면을 쓴 남자가 무릎을 꿇고 있다.“주인님, 지시를 내리십시오.”“한 달 사이에 고대 무술계를 통일해.”김초현이 무뚝뚝하게 내뱉었다.더는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강서준이 교토에 없는 사이에 고대 무술계를 정비하고 그가 하는 일에 도움이 되도록 만단의 준비를 해 놓을 셈이다.가면을 쓴 부하가 물었다.“주인님, 구체적인 계획은 있습니까?”김초현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천문의 모든 강자에게 전달해. 3일 이내에 천산파를 제압하고 서경
그녀는 김초현이 이 기간에 반드시 움직일 거라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지 묻고 싶어서 사합원에 찾아온 것이다.“초현 씨, 그렇게 적대적으로 대하지 않아도 돼요. 다른 뜻은 없어요. 혹시라도 제 도움이 필요하실까 봐 찾아왔어요.”강영이 먼저 의도를 밝혔다.김초현은 강서준이 있는 자리에서 매우 관대하게 대했지만 사적으로 둘이 만났을 땐 항상 정색하고 싸늘하게 대했다. 자신이 마치 김초현한테 큰 빚을 져서 죄인이라도 된 느낌이다.“들어가서 얘기해요.”김초현이 돌아서 집으로 들어가자 강영이 뒤를 따랐다.강영이 먼저 물었다.“진사검을 들고 어디 먼 데라도 가게요? 대체 뭘 하려는 거죠?”김초현이 설명했다.“지금 고대 무술계는 질서가 무너졌어요. 서준 씨가 할 일이 많아서 이쪽까지 관여할 여유가 없어요. 제가 대신 고대 무술계를 정비하고 전부 천문의 산하로 끌어들여서 직접 통제할 거예요. 먼저 천산파부터 손에 넣을 계획이에요. 강제라도 수복하게 만들어야겠어요.”강영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대학살을 벌이겠다는 말인가요?”김초현이 힐끗 째려보며 말했다.“제가 선은 지키는 사람이에요. 무고한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고요. 천문을 이용해서 천산파에 압력만 가할 뿐 대학살은 벌이지 않아요.”그제야 강영은 안심했다.정말 천산파에 가서 무력으로 압박하고 대학살을 벌인다면 천산파에서 김초현과 대적할 만한 강자가 없을 것이다.천산파뿐만 아니라 대하 경내에도 당해낼 강자가 드물다.“제가 뭘 도우면 되죠?”“필요 없어요. 지금 하는 일이나 잘하세요. 다른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진심으로 강영의 도움을 바라지 않았다.자신의 하는 일에 방해하지 않고 온전히 본인의 일만 착실하게 완성해서 강서준을 돕는다면 그것으로 만족했다.“알겠어요. 괜히 왔네요.”강영이 돌아서 나갔다.“그리고 제 일은 함구하는 게 좋을 거예요. 제삼자가 아는 날엔…”김초현은 무서운 기운을 내뿜으며 협박조로 말했다.강영은 움찔하더니 고개도 돌리
비행기에서 강서준은 이혁에게 의경에 기재된 명상법을 가르쳤다.명상으로 진기를 신속하게 모을 수 있다.이혁의 실력은 외가 무공의 극치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다.신체 소질도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좋아 한 달만 명상법을 익힌다면 진기를 모을 수 있다. 진기를 모으면 천강기공을 수련해도 된다.명상법을 전수할 때 천강기공 수련법도 알려주었다.강서준이 대응국으로 가는 사이에 대하 천지시 외곽, 천산파 근처에 수많은 사람이 모였다.일체 검은색 외투에 가면을 쓴 무리였다.슈우웅!이때 그림자 하나가 하늘에서 가볍게 착륙했다.그 사람은 검은색 외투를 입고 괴이한 가면을 썼으며 손에 검을 들고 있었다.칼자루는 검은색이고 칼날은 검각을 씌워 어떤 모양인지 알 수 없었다.“문주님을 뵙습니다.”수백 명이 넘는 부하들이 동시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우렁찬 소리로 인사를 올렸다.검을 든 사람은 김초현이다.강서준이 떠난 뒤 천문의 강자들을 불러 천산파 근처에 집합하기로 했다.천산파를 압박해 천문에 복종하게 만들어야 명에 따라 강서준의 대업에 힘을 보탤 수 있다. “흑사.”김초현이 목소리를 변조해 쉰 소리를 냈다.“네, 분부하십시오.”가면을 쓴 사내가 앞으로 나와 다시 한쪽 무릎을 꿇었다.“배첩은 보냈어?”“문주께 아뢰옵니다. 천산파에 이미 전달했습니다.”“알았다. 가자.”김초현이 전방 설산을 올려다보더니 성큼성큼 올라가기 시작했다.천산파는 2개월 전에 격렬한 전쟁을 치르고 풍비박산이 났다.2개월이 지난 지금은 원래의 면모를 대부분 회복했다.진풍이 대전에서 배첩을 살펴보는 중이다.“문주, 그동안 천문이 고대 무술계에서 피바람을 불러일으키더니 이젠 천산파에 배첩을 보내왔습니다. 분명 좋은 징조가 아닙니다.”“뭔가 수상쩍습니다.”대전 아래에서 장로급 인물들이 안절부절못하고 서 있었다.진풍도 걱정스럽긴 마찬가지였다.대하 고대 무술계에서 선두 주자인 천산파의 장문으로서 천문이라는 조직을 난생처음 들어보고 그들이 무슨 짓을
천문의 배첩을 받은 천산파는 마치 큰 적을 맞이하듯 전력으로 무장하고 경계에 대비했다.“경거망동하지 마시오.”천문의 강자들이 산기슭까지 올라왔다는 소식에 대전에 모인 천산파 사람들이 검을 뽑아 들자 장문이 급히 말렸다.“문주, 시급한 상황에 설마 그들이 대전까지 쳐들어와야 반격할 겁니까?”한 장로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반발했다.진풍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천문의 실력이 강한 건 사실이네. 내 특별히 사람을 보내 조사를 했는데 이미 수많은 문파와 가족들을 수복했지만 대학살을 벌이지 않았어. 이번에 천산파에 먼저 배첩을 보내왔으니 먼저 상황을 살펴보면 안 되겠는가?”진풍이 수장 자리에 서서 발언했다.천문이 천산파에 온 의도를 모르니 무모하게 대처해서는 안 된다.진풍이 먼저 대전을 나가자 강자들이 뒤를 따랐다.일행이 대전에서 나갔다.괴이한 가면을 쓴 김초현이 검을 들고 수백 명의 천문 강자들을 이끌고 천산에 올랐다.전방에 천산파의 제자들이 검을 뽑고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러나 누구도 감히 다가오지 못하고 오히려 한 걸음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김초현이 데려온 천문 강자들이 신속하게 천산파의 주봉에 도달했다.진풍이 일행을 데리고 주봉의 넓은 지대로 걸어왔다.이미 산에 오른 천문 강자들을 보고 한 걸음 앞에 서서 두 손을 모아 우렁찬 목소리로 물었다.“천문이 천산파에 무슨 용건으로 왕림하셨소?”진풍의 뒤에 선 일행이 벌써 검을 뽑아 들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적들을 바라봤다.한 장로가 싸늘하게 말했다.“백주 대낮에 뭐 하러 가면을 쓰고 다닌단 말이오? 귀신이라도 씌었소? 오늘 그 가면을 벗겨서 어떤 괴상한 면상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봐야겠소.”장로가 말하며 공격하려고 할 때 진풍이 앞을 막아 나섰다.김초현은 맨 앞에 서서 천산파 장문 진풍과 여러 제자를 바라보았다.진풍도 김초현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그동안 천문의 장문인에 대한 소문이 다양하게 퍼졌다.천문 장문인의 검술은 천하제일이라 꼽을 정도여서 누구도 그녀의 검을 받
검이 진사검에 닿는 순간 천산파 장로는 거대한 힘이 몰아치는 것을 감지했다.순간 몸이 뒤로 튕겨 나가 사정없이 바닥에 떨어지며 피를 한 모금 뿜어냈다.몇몇 제자들이 다가가 장로를 부축했다.그 광경을 본 진풍의 안색이 굳어졌다.천문 문주의 실력은 그의 예상을 뛰어넘었다.“정말 대하 무맹을 위해서 온 것이오?”진풍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그렇소.”김초현이 계속 말을 했다.“앞으로 대하 무맹에 어떤 일들이 발생할지 진 장문도 예상했겠지. 지금 대하 교토는 물론 대동상회마저 혼란에 처했소. 근데 고문파가 기회를 노리고 있소. 대선거가 도래하기 전에 우리 무술인들이 나서서 제지하지 않으면 대하엔 분명 큰 재난이 닥칠 것이오.”“아버지. 저자의 말을 믿으시면 안 돼요.”진예빈이 옆에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진풍이 바보가 아닌 이상 천문 장문인의 말을 믿을 리가 없다.그냥 더 많은 단서를 알아내고 싶을 뿐이다.“내가 거절한다면?”“그럼 실력으로 대화해야겠지.”김초현이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무맹 규칙에 따라 천산파의 강자와 본좌가 대결을 진행하는 게 어떻소? 만약 우리가 지면 천문 제자들을 데리고 바로 떠나고, 만약 천산파가 지면 우리 천문에 귀속하고 내 명령에 따라야 할 것이오.”김초현의 목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지며 천산파 모든 강자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천산파 한빙만검결이 천하제일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오늘 본좌가 직접 그 위력을 봐야겠소. 시작하시오.”“물러서라.”진풍이 손을 뒤로 휘젓자 천산파 장로와 제자들은 뒤로 물러섰다.진풍은 얼음처럼 투명하고 빛나는 한검을 들고 있었다. 천천히 팔을 뻗어 한빙검을 전방을 향해 겨누었다. 그러자 검에서 뿌연 안개가 솟아올랐다.천산파의 장문인 진풍은 나이가 그리 많지 않고 경지도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었다.전에 강서준과 싸울 때 이미 6단 절정에 이르렀다. 한 단계만 돌파하면 7단에 이르게 되는 시점에서 수많은 무술인이 영귀를 살해하는 것을 보고 깨달았다.천산파
김초현의 속도는 너무 빨랐다.천산파의 장로마저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없었다.진풍이 오랫동안 충격을 가시지 못했다.한참 뒤에야 진정하고 말했다.“내가 졌소.”김초현이 검을 거두더니 순식간에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진풍이 괴이한 가면을 쓴 김초현을 보며 말했다.“내가 패배했지만 천산파를 이끌고 천문에 복종하라는 요구는 들어줄 수 없소. 죽이고 싶으면 죽이시오. 흔쾌히 받아들이겠소.”“정말 내가 못 할 것 같소?”김초현이 유령처럼 진풍의 앞에 나타나 검각을 씌운 진사검을 그의 가슴에 겨누었다.천문 문주의 협박에도 진풍은 눈 깜짝하지 않고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실력이 부족하니 나 진풍, 더는 할 말이 없소. 그래도 천산파를 그 어떤 세력에도 굴복하게 둘 수 없소. 문하 제자들 들어라! 내가 죽은 뒤에 절대 천문의 손아귀에 들어가지 말아라!”“장문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우렁찬 소리가 사방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김초현이 순간 살육을 불러일으켰다.영귀의 피를 움직인 탓에 체내의 선혈이 끓어올랐다. 그동안 상청결로 사념과 살의를 억눌렀지만 진풍이 단번에 거절하는 바람에 살의가 점점 강해졌다.슈우웅!찬바람이 살을 에듯 불어오고 눈보라가 흩날렸다.천산파 제자들이 모두 검을 뽑았지만 누구도 앞서서 공격하지 않았다.장문도 적들의 상대가 되지 않아 곧 죽게 되는 상황에서 감히 무모하게 덤비지 못했다.현장의 분위기가 심각할 때쯤.“천산파에 진정 네 놈을 상대할 강자가 없는 것 같으냐?”위기 촉발인 상황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주변에 울리더니 한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날아와 천산파 대전 꼭대기에 멈추었다.“조상님!”천산파 제자들이 그 그림자의 정체를 알아보고 전부 무릎을 꿇었다.청색 장포를 입고 하얀 백발에 눈이 매섭게 생긴 노인이었다.바로 천산파 조상 진청산이다. 현재 천산파 배분에서 가장 연세가 많은 선배다.줄곧 천산파의 설산 정상에 은거 생활을 했기에 외부에 나오는 일이 드물었다.김초현이 진청산을 힐끗 보더니 진사검을 거
"만약 자네가 패하면 어떻게 되나?" 진청산은 눈을 가늘게 뜨고 가면을 쓴 김초현을 바라보았다.그는 여유로운 얼굴로 천문의 장문인을 바라보았다."만약 내가 이기지 못하면, 천문의 제자를 데리고 즉시 떠날 것이고, 앞으로 절대 천산파로 넘어오지 않을 것이오.""그건 쉽지 않은 것 같구먼." 진청산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의 몸에서 무서운 기운이 솟아올랐다, 이 기운은 하늘의 구름까지 흩어지게 했다. 어둡게 흐렸던 날씨가 순식간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로 되었다.천산파의 제자들은 뒷걸음질을 쳤다.김초현이 걸친 외투가 흩날렸다."어르신, 검입니다."진풍은 진청산에게 한빙검을 건넸다.김초현이 다시 물었다. "만약 자네가 패배하면, 천산파는 천문에 합병될 것이고, 천문의 밑에서 일하게 되겠지, 여기에 동의하면 자네와 한 판 겨룰 것이오.""겁날 것도 없는데, 그렇게 하지."진청산이 큰 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당신이 패배하면 천산파가 당신들 무덤이 될 것이오!"가면 아래, 김초현의 얼굴이 무거워졌다.그녀는 곧 있을 진청산과의 전투가 큰 격전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진청산이 영귀의 내단으로 공격력을 향상한다면 그녀는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그녀는 겁이 났지만 강서준의 대업을 위해 진청산과 겨뤄야만 했다. 천산파를 굴복시켰다는 게 소문 난다면, 다른 가문의 문파들도 무릎을 꿇을 것이다."시작하시오."김초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와 우리 천문을 무너뜨리고 싶으면 저 멀리 설산으로 가게나."진청산은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리더니 설산으로 날아갔다.김초현은 그의 뒤를 바짝 쫓았다. 천산파의 제자들과 천문의 제자들은 땅에서 하늘을 가르며 날아간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장검으로 대치하고 있었다.김초현은 천천히 검을 빼 들었다. 진사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진사검을 진짜로 본 사람은 강영과 강천, 강철구 그리고 다른 가족들 뿐이었다. 하지만 진청산은 그녀가 들고 있는 진사검을 알고 있었다. 그
그는 시선을 돌려 김초현이 들고 있는 진사검을 바라보았다. 그는 진사검이 얼마나 무서운 검인지 알고 있었다.설산의 동굴에서 그 검을 처음 드는 순간, 그는 힘없이 검에 휘둘렸다.진사검은 사람을 통제할 수 있는 검, 사람의 내면에 영향을 끼치는 검, 절대적으로 강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검이었다. 현재 실력이 많이 상승한 그는, 진사검을 제대로 통제할 자신이 있었다."그 검, 나한테 주게." 그는 손을 내밀며 차갑게 말했다. "자네는 그 검을 통제할 수 없다네, 그 검은 자네를 나락으로 끌고 갈 걸세, 그러니 나한테 그 검을 넘기세, 내가 진사검을 끝내겠네,"진청산은 김초현을 강천이라고 여겼다. 진사검을 본 사람은 그와 강천뿐이었기에 그는 당연히 강천이 가면을 쓰고 벌리는 짓이라 여겼다.그는 설산의 동굴에 다시 가봤었다, 동굴 안에 있어야 할 진사검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래서 강천이 진사검을 훔쳐 도망쳤을 거라고 단정 지었다.이렇게 천산파로 돌아가던 중, 진사검을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진청산은 강천이 천문을 불러낸 것이라고 여겼다. 강천만이 그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불과 2개월 안에 강천이 천문을 불러내고 고대 무술계를 휩쓸었다고 여겼다.김초현은 어떤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냉랭하게 말했다. "자네한테 이걸 끝낼 힘은 있는가?""젠장." 진청산은 욕설을 내뱉었다. "난 오늘 모두를 위해 무술연맹의 재앙을 처리할걸세, 자네가 자초한 일이니 날 탓하지는 말게나."손에 든 한빙검은 순식간에 무서운 한기를 뿜어냈다.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는 것 같았다.김초현도 휘몰아치는 한기 때문에 몸을 떨었다, 한기가 휩쓸고 지나자 그녀의 몸 속의 혈류가 요동쳤다.몸속에서 혈류가 빠르게 흐르더니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솟구쳤다. 알 수 없는 힘이 그녀의 몸을 가득 채웠고 그녀의 경맥을 따라 기운이 흘러 나갔다. 그녀의 손에 들린 진사검은 찬란한 힘을 내뿜더니 검은빛을 발산했다."죽어."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김초현은 진사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