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귀의 피가 김초현의 몸에 떨어진 순간 비명소리를 내면서 바닥에 고꾸라졌다.그 바람에 눈바닥에서 끊임없이 뒹굴었다. 그 사이 또 몇 방울의 피가 떨어졌다. 김초현의 몸이 피로 범벅이 되어 바닥에 쓰러졌다.영귀가 빠르게 도망치자 그 뒤에서 사람들이 계속 뒤쫓았다.결국 화난 영귀가 다시 힘을 모아 쫓아오는 사람들과 맞붙기 시작했다.전투는 몇 시간이나 치열하게 벌어졌다.영귀는 기진맥진해지고 무술인들은 전부 다쳤다.강천은 이때다 싶어 가장 강한 공격으로 영귀의 거대한 머리를 베어버렸다.머리가 떨어진 순간 내단 하나가 떨어졌다.붉은색 내단은 농구공만큼 컸다. 피가 묻었지만 희미하게 핏빛을 내고 있었다.“내단?”그걸 본 사람들이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그 순간만큼 모두 채혈하는 것을 깡그리 잊어버렸다. 왜냐면 동물의 내단은 피보다 더 좋은 보약이기 때문이다.그것도 수천 년을 산 영귀의 내단이라면 피보다 더 좋은 물건임이 틀림없다.강천은 영귀의 귀담만 원했다.한데 영귀의 머릿속에 내단이 들어 있는 것이었다.이것은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하는 보물이다.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내단이 나타난 순간 바로 안아버렸다.하지만 품에 안은 순간 다른 무술인들이 바로 강력한 공격을 해왔다.“빌어먹을!”강천이 욕을 뱉았다.“오랫동안 싸웠으면서 아직도 강한 힘이 남아 있는 거야?”그들을 상대할 여유도 없이 물건을 들고 바로 뛰었다.또다시 잠복하여 내단을 연화한다면 천하무적이 될 것이다.“강천, 자네 약조를 지키지 않는구먼!”진청산이 한빙검을 들고 쫓아왔다.“약조하지 않았는가? 치사하게 혼자 들고 튀다니 내게도 넘겨주게!”말을 하면서 한빙검을 휘둘렀다.진청산은 이전 싸움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실력을 보존했기 때문에 전력을 다한 공격은 천지를 뒤흔들 정도로 강력했다.무서운 한빙검기가 휘몰아쳤다.그 순간 다른 강자들도 힘을 합쳐 공격해왔다.강천이 포위되었다.“제기랄!”강천이 욕을 하더니 다른 것을 돌볼 겨를이 없이 손에 들었던 내단을 던
김초현의 몸엔 온통 영귀의 피로 물들었다.뜨거운 피 때문에 온몸이 따가웠다. 심지어 피가 옷에 스며들어 피부 모공까지 침투되었다.순간 강력한 힘이 몸에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몸과 뇌에 충격을 가했다.김초현은 머리가 극도로 어지러워 결국 기절해버렸다.한참 뒤에야 슬며시 눈을 떴다.“아…”깨어나자마자 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두통으로 고통스러워할 때 멀리서 폭발음이 들렸다.쿵!굉장한 폭발음 뒤로 천지가 지진이라도 난 듯이 흔들렸다.김초현이 깜짝 놀라며 일어섰다.쿵! 쿵! 쿵!저 멀리서 끊임없이 폭발했다.순간 당황했다.그때 강서준은 진풍과 함께 있었다.영귀는 이미 죽었고 내단마저 부서져 산산조각이 났다.하지만 강자들은 아직도 내단을 얻으려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강서준과 진풍이 상황을 살피러 가려다 갑자기 폭발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무슨 일이지?”진풍이 당황했다.강서준이 바로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쿠르르릉쾅!멀지 않은 곳에서 대지가 끊임없이 폭발하며 자갈 같은 것들이 하늘에 날아올랐다.“젠장!”강서준이 큰소리로 외쳤다.“도망쳐요! 땅에 묻은 폭탄이 폭발하고 있어요!”강서준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진기를 움직이며 도망쳤다.쿵!피하자마자 방금 서 있던 지역이 터져버렸다.천산파를 둘러싼 지역이 순식간에 폭발했다.격렬한 싸움으로 인해 이미 부서진 산들마저 폭발로 인해 해체되기 시작했다.“아악!”수많은 산들이 연달아 폭발하자 김초현은 놀라서 얼굴까지 창백해졌다.“살려줘요, 살려주세요!”큰소리로 외치며 진기를 이용해 도망치려 했다.그런데 진기를 움직인 순간 몸에서 극심한 통증이 전해졌다.“여보…”김초현은 진기를 움직일 수 없었다.땅이 너무 심하게 흔들려 전혀 일어설 수 없었다.바닥에 넘어져 끊임없이 소리만 칠 뿐이다.하지만 황폐한 산에서 아무리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었다.바닥에 균열이 생기더니 바로 벌어졌다.그곳을 피해 몸을 굴리다 옆 바위에 부딪쳤다.너무
강천이 몇 숨만에 김초현의 앞에 나타났다.손을 들어 강한 힘을 모으더니 순식간에 김초현을 끌어왔다.강천이 물었다.“초현아. 네가 왜 여기 있느냐? 어제 저녁에 돌아가지 않았어?”“할아버지…”강천을 보자마자 김초현이 울음을 터뜨렸다.강천이 피범벅이된 김초현을 보며 물었다.“다친 게야?”김초현의 손을 잡아당겨 맥박을 짚었다.순간 얼굴색이 변했다.“강한 기운은 뭐지?”그때 미사일 하나가 허공에서 날아왔다.“가자.”8단에 이른 강천이 위험한 기운을 감지하고 김초현을 끌고 빠르게 도망쳤다.피하자마자 방금 날아오던 미사일이 바닥에 떨어지며 폭발했다.쿵!반경 천 미터 되는 땅이 순식간이 무너지며 작고 큰 바위들이 소용돌이치며 허공으로 날아올랐다.하늘에 백여 대 전투기가 아래에 있는 무술인들을 향해 무차별로 폭격했다.아무리 8단에 이른 강자들이라도 해도 이런 공격에 견딜 수 없었다.게다가 싸우면서 부상까지 입은 탓에 모습이 더 초라해 보였다.“제기랄!”강천이 김초현을 끌고 도망가면서 계속 욕을 했다.“괘씸한 놈들, 내가 살아서 떠난다면 너희들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전투기가 너무 많아 아무리 8단인 강천이라고 해도 김초현을 끌고 곤경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어쩔 수 없이 먼저 얼음동굴로 들어가 목숨을 부지하는 수밖에 없었다.산이 폭발해 해체되기 직전에 강천이 재빠르게 얼음동굴로 들어갔다.밖에서 여전히 난리법석이다.얼음동굴은 바위로 형성된 것이라 계속 무너지고 있었다.강천은 어쩔 수 없이 계속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철문을 지날 때 바닥에서 진사검을 발견했다. 검을 들어 진기로 진사검의 사념과 대항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김초현을 데리고 가장 깊은 곳에 도착했다.지하 가장 깊은 곳에 도착하자 밖의 소동이 심하게 느껴지지 않았다.하지만 대지가 여전히 흔들렸다. 이 석굴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누가 특별히 견고하게 만든 것 같았다. “할아버지. 저 엄청 뜨거워요. 몸이 불덩이 같아요.”김초현은 정신이 돌아
강서준과 진풍이 천산파에서 벗어나자 멀리서 군부대가 보였다.탱크, 대포 그리고 수많은 중형 무기들을 장착한 전사들이 서 있었다.강서준이 그 장면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이 전사들은 진작에 무인기로 강서준을 발견한 것이다. 강서준의 신분을 아는 이상 섣불리 공격하지 못하고 상부의 명령을 기다리는 중이었다.강서준이 저벅저벅 걸어서 백 미터 밖에 나타났다.그리고 진기를 이용해 큰소리로 외쳤다.“너희들 수령을 불러라!”하지만 전사들이 대답하지 않았다.그때 하늘에서 전투기들이 여전히 미사일을 발사했다.수많은 강자들이 다쳐서 도망치는 것도 힘에 부쳤다.“괘씸한 놈들아!”포효하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곧이어 한 그림자가 하늘로 치솟더니 한빙검을 들고 바로 전투기 한 대를 향해 휘둘렸다.어마어마한 검기에 공격당한 전투기가 부서지며 빠르게 추락했다.바로 진청산이었다.8단 강자이자 여전히 무술인의 최고봉 자리에 선 인물이다.8단 강자가 분노하자 하늘도 따라서 치를 떠는 것 같았다.펑펑펑!쾅쾅쾅!진청산이 허공에 나타나자마자 전투기의 표적이 되어 총을 쏘고 미사일들 던졌다.진청산은 순식간에 피해 허공에서 사라졌다.바로 아래 산에 나타났다가 또 사라졌다.그때 다른 강자들도 반격에 나섰다.아래에서 실질화 된 진기들이 공격해왔다.진기는 마치 레이저처럼 하늘의 전투기들을 공격했다.일부 전투기가 공격을 받고 추락했다.“보고합니다. 적들이 공격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전투기들이 추락되었습니다!”그림자가 보고를 듣고 싸늘한 표정으로 냉소를 지었다.“천공 1호 미사일 발사. 이 지역을 철저히 폭발시켜라! 그들이 살아남을 수 없겠지.”“천, 천공 1호요?”보고한 전사가 순간 당황했다.“얼른 가. 더는 미루면 안 돼.”“그림자 대인. 천공 1호 미사일은 파괴력이 너무 강합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참. 용왕이 뵙자고 합니다. 지금 대부대와 대치하고 있습니다.”“내가 가보겠다.”그림자는 한 걸음에 수십 미터 앞으로 향했다.
“강서준, 뭐하는 짓입니까?”그림자가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혈도가 막혀 꿈쩍도 할 수 없었다.“철수하세요!”강서준이 명령을 내렸다.현장에 있던 전사들이 서로 멀뚱히 쳐다보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어느 소속입니까?”강서준이 전사들을 보며 싸늘하게 물었다.한 전사가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했다.“천, 천수님께 보고합니다. 저희는 이종특전군이라 어느 소속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왕이 직접 통솔하는 특전부대입니다.”“다시 말하겠습니다. 철수하세요!”강서준이 재차 명령을 내렸다.“그게…”“왜? 죽고 싶습니까? 당신들이 누구를 공격하는지 알아요? 지금 저들이 부상을 입어서 도망치는 신세지만 그들을 궁지로 몰아넣는다면 전투기를 전부 추락시킬 겁니다. 당신들도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철수하세요!”“용왕, 천수님. 명을 받들 수 없습니다.”“너 이 새끼가…”강서준이 버럭 화를 냈다.그때 천산파에서 7단, 8단에 이른 초절정 강자들이 화가 치밀어 올라 강력하게 반격하기 시작했다. 전투기들이 하나둘씩 추락했다.“보고합니다. 적들이 반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투기들이 추락합니다.”그 소식을 들은 그림자가 당황하더니 이내 이렇게 외쳤다.“얼른 천공 1호를 쏴!”강서준이 외쳤다.“누가 감히!”“강서준. 지금 뭐하는지 알고 있습니까? 이건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저 고대 무술인들을 소멸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게 됩니다. 저들이 살아서 도망친다면 결과는 더 엄중하다고요!”그림자가 애원하듯이 말했다.“강서준, 가세요. 여기 일은 상관하지 말라고요.”“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강서준이 휴대폰을 꺼내 이혁에게 연락했다.“보스.”휴대폰 너머로 이혁의 목소리가 들리자 강서준이 바로 지시를 내렸다.“당장 군사를 이끌고 용신궁으로 가서 왕을 찾아.”“네?”이혁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보스, 지금 장난하는 거죠?”“장난 아니야. 누가 막으면 바로 참수해버려!”“강서준, 당신 미쳤어요?”그림자가 외쳤다.“지금
강서준은 절대 자만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7단에 들어섰을 뿐만 아니라 금강신공, 천절십삼검 등을 수련했다. 그래서 방어력과 공격력 모두 강했고 8단을 상대로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왕은 침묵에 잠겼다. 그는 이날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래서 일망타진의 기회를 쉽게 놓칠 수 없었다."남황의 용왕이자 두 부대의 총사령관으로서 자네도 고대 무술인이 국가 내정에 간섭한 결과를 알고 있지? 고대 무술인은 죽어야 마땅하다. 애초에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단 말이다. 이번을 놓치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압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얼마나 많은 고수가 모여 있는지 아십니까? 이 사람들은 진짜 죽일 자신이 있다고요?"강서준은 7단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8단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를 알고 있었다. 그들은 오직 기세만으로도 비바람을 부르는 존재였으니 말이다.지금은 부상을 입은 관계로 몸을 숨기고 있기는 하지만 진짜로 몰아세우기 시작하면 주변에 있는 부대가 전멸하는 지경까지 이르고 말 것이다."괜히 도발했다가 애꿎은 군인들만 희생하게 될 겁니다. 그럴 능력이라면 충분히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이미 추락한 전투기만 해도 몇 대 입니까."왕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인간일 뿐이다. 미사일을 맞고도 살아남을 리는 없겠지."왕의 극단적인 발언에 강서준을 한숨을 쉬며 답했다."미사일을 너무 쉽게 말씀하십니다. 뒷일은 그냥 저한테 맡기시고 군대를 철수하세요."왕은 생각에 잠겼다. 말은 쉽게 했지만, 결정은 쉽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사실 왕은 8단 고수가 기껏해야 세 명 정도 있을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결국 한숨을 쉬며 강서준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네 말대로 하마. 내 임기는 다음 해까지다. 그러니 이런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지만, 후임에게 평화로운 나라를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앞서갔구나. 나는 이제 늙었다. 대하는 너희들의 것이다."왕이 말을 끝내고 먼저 전화를 끊었다
"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이혁은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준비하러 갔다. 적염군, 흑염군, 그리고 소요왕에게 순서대로 알리고 구조 장비까지 마련해다. 3대 군사구역은 덕분에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천산파.강서준이 말했다."문주님, 저희도 이만 가볼까요? 8단 고수들이 어떻게 되었는지가 가장 궁금하네요. 참, 고문파는 그냥 죽어가도록 내버려 두세요."고문파를 멸하는 것은 강서준의 목적이기도 했기에 그는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네."진풍은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두 사람은 동시에 훌쩍 뛰어올라 천산파가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황막한 폐허 위에 멈춰선 채 아래를 내려다봤다. 이곳에는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강서준은 진풍을 바라보며 말했다."저희 흩어져서 수색해요. 8단 고수라면 곧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손쉽게 7단을 상대할 수 있으니 꼭 조심해요.""하하, 무술인에 대해서는 제가 더 잘 아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강서준은 머쓱한 듯 코를 만지며 말했다."진 문주님이 천산파의 장문인이라는 것을 자칫 잊을 뻔했네요. 실례했어요.""용왕님이야말로 조심해요.""네."강서준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멀어져갔다.황막한 폐허에서 살아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강서준은 모든 감각을 곤두세웠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거친 숨소리를 느꼈다.강서준은 부스러진 돌로 가득한 바닥으로 내려가 숨소리를 따라 커다란 암석 뒤로 갔다. 암석 뒤에는 중년 남자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모용추?"강서준은 잠깐 멈칫하더니 바로 진기를 끌어내며 손을 들었다.모용추는 다쳤다, 그것도 아주 많이. 기습, 영귀, 그리고 미사일까지 거듭 공격을 이어가면서 그는 곧 숨을 거두게 생겼다. 지금이야말로 최후의 일격을 날릴 기회가 아닌가 싶다."강서준?"모용추는 암석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강서준이 나타난 것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느긋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세상을 어지럽히지 않았다고요?"강서준이 되물었다."화공마전을 수련하고 연구소를 세웠으며 생화학 바이러스를 주사해 괴물을 만든 것이 세상을 어지럽힌 게 아니에요?""내가 무슨 연구소를 세우고 무슨 생화학 바이러스를 주사했다는 말이냐? 그게 내가 화공마전을 수련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야?""변명은 소용없어요."모용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말해 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명복은 빌지 못하겠네요."강서준은 형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모용추는 눈을 찔끔 감았다. 그리고 등 뒤에서 피로 흠뻑 적셔져 있는 주먹만 한 구형 물체를 꺼내 강서준에게 건네줬다."이건 영귀의 내단이다. 영귀를 죽이면서 대부분 내단이 파괴되었지만 겨우 이거 하나 건졌다. 나는 이제 쓸 수 없게 되었으니 자네에게 맡기마. 자네의 잠재력으로는 분명히 9단에 도달할 수 있을 거다."강서준은 영귀의 내단이라는 물건을 바로 건네받지는 않고 모용추를 물끄러미 바라봤다."힘들게 얻은 물건을 왜 저한테 주는 거죠?"모용추는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귀한 물건인데 이대로 낭비하면 아깝지 않으냐. 게다가 네가 찾아오지 않았다고 해도 나는 살지 못했을 거다. 구양랑에, 영귀에, 미사일까지... 지금까지 목숨이 붙어 있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모용추는 고수의 풍채를 잃은 채 낭패한 모습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나야 이제 상관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신경 쓰여서 말한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복수를 위해 폐관 수련을 해왔다. 세상을 어지럽힌 적은 없거니와 네가 말한 연구소나 생화학 바이러스도 모르는 일이다."강서준은 내단을 건네받았다. 내단은 생각보다 꽤 무거웠다. 그리고 아직 영귀의 피가 묻어있었고 뜨거운 온도도 가시지 않았다. 이때 모용추의 얼굴은 갑자기 급속도로 노화하기 시작했고 머리카락도 새하얗게 번졌다. 젊음을 유지하던 진기가 흩어지고 생명력을 잃은 것이었다.모용추의 비참한 최후를 바라보며 강서준은 약간 동정하기도 했다. 모용추의 말이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