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과 진풍이 천산파에서 벗어나자 멀리서 군부대가 보였다.탱크, 대포 그리고 수많은 중형 무기들을 장착한 전사들이 서 있었다.강서준이 그 장면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이 전사들은 진작에 무인기로 강서준을 발견한 것이다. 강서준의 신분을 아는 이상 섣불리 공격하지 못하고 상부의 명령을 기다리는 중이었다.강서준이 저벅저벅 걸어서 백 미터 밖에 나타났다.그리고 진기를 이용해 큰소리로 외쳤다.“너희들 수령을 불러라!”하지만 전사들이 대답하지 않았다.그때 하늘에서 전투기들이 여전히 미사일을 발사했다.수많은 강자들이 다쳐서 도망치는 것도 힘에 부쳤다.“괘씸한 놈들아!”포효하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곧이어 한 그림자가 하늘로 치솟더니 한빙검을 들고 바로 전투기 한 대를 향해 휘둘렸다.어마어마한 검기에 공격당한 전투기가 부서지며 빠르게 추락했다.바로 진청산이었다.8단 강자이자 여전히 무술인의 최고봉 자리에 선 인물이다.8단 강자가 분노하자 하늘도 따라서 치를 떠는 것 같았다.펑펑펑!쾅쾅쾅!진청산이 허공에 나타나자마자 전투기의 표적이 되어 총을 쏘고 미사일들 던졌다.진청산은 순식간에 피해 허공에서 사라졌다.바로 아래 산에 나타났다가 또 사라졌다.그때 다른 강자들도 반격에 나섰다.아래에서 실질화 된 진기들이 공격해왔다.진기는 마치 레이저처럼 하늘의 전투기들을 공격했다.일부 전투기가 공격을 받고 추락했다.“보고합니다. 적들이 공격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전투기들이 추락되었습니다!”그림자가 보고를 듣고 싸늘한 표정으로 냉소를 지었다.“천공 1호 미사일 발사. 이 지역을 철저히 폭발시켜라! 그들이 살아남을 수 없겠지.”“천, 천공 1호요?”보고한 전사가 순간 당황했다.“얼른 가. 더는 미루면 안 돼.”“그림자 대인. 천공 1호 미사일은 파괴력이 너무 강합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참. 용왕이 뵙자고 합니다. 지금 대부대와 대치하고 있습니다.”“내가 가보겠다.”그림자는 한 걸음에 수십 미터 앞으로 향했다.
“강서준, 뭐하는 짓입니까?”그림자가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혈도가 막혀 꿈쩍도 할 수 없었다.“철수하세요!”강서준이 명령을 내렸다.현장에 있던 전사들이 서로 멀뚱히 쳐다보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어느 소속입니까?”강서준이 전사들을 보며 싸늘하게 물었다.한 전사가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했다.“천, 천수님께 보고합니다. 저희는 이종특전군이라 어느 소속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왕이 직접 통솔하는 특전부대입니다.”“다시 말하겠습니다. 철수하세요!”강서준이 재차 명령을 내렸다.“그게…”“왜? 죽고 싶습니까? 당신들이 누구를 공격하는지 알아요? 지금 저들이 부상을 입어서 도망치는 신세지만 그들을 궁지로 몰아넣는다면 전투기를 전부 추락시킬 겁니다. 당신들도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철수하세요!”“용왕, 천수님. 명을 받들 수 없습니다.”“너 이 새끼가…”강서준이 버럭 화를 냈다.그때 천산파에서 7단, 8단에 이른 초절정 강자들이 화가 치밀어 올라 강력하게 반격하기 시작했다. 전투기들이 하나둘씩 추락했다.“보고합니다. 적들이 반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투기들이 추락합니다.”그 소식을 들은 그림자가 당황하더니 이내 이렇게 외쳤다.“얼른 천공 1호를 쏴!”강서준이 외쳤다.“누가 감히!”“강서준. 지금 뭐하는지 알고 있습니까? 이건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저 고대 무술인들을 소멸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게 됩니다. 저들이 살아서 도망친다면 결과는 더 엄중하다고요!”그림자가 애원하듯이 말했다.“강서준, 가세요. 여기 일은 상관하지 말라고요.”“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강서준이 휴대폰을 꺼내 이혁에게 연락했다.“보스.”휴대폰 너머로 이혁의 목소리가 들리자 강서준이 바로 지시를 내렸다.“당장 군사를 이끌고 용신궁으로 가서 왕을 찾아.”“네?”이혁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보스, 지금 장난하는 거죠?”“장난 아니야. 누가 막으면 바로 참수해버려!”“강서준, 당신 미쳤어요?”그림자가 외쳤다.“지금
강서준은 절대 자만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7단에 들어섰을 뿐만 아니라 금강신공, 천절십삼검 등을 수련했다. 그래서 방어력과 공격력 모두 강했고 8단을 상대로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왕은 침묵에 잠겼다. 그는 이날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래서 일망타진의 기회를 쉽게 놓칠 수 없었다."남황의 용왕이자 두 부대의 총사령관으로서 자네도 고대 무술인이 국가 내정에 간섭한 결과를 알고 있지? 고대 무술인은 죽어야 마땅하다. 애초에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단 말이다. 이번을 놓치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압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얼마나 많은 고수가 모여 있는지 아십니까? 이 사람들은 진짜 죽일 자신이 있다고요?"강서준은 7단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8단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를 알고 있었다. 그들은 오직 기세만으로도 비바람을 부르는 존재였으니 말이다.지금은 부상을 입은 관계로 몸을 숨기고 있기는 하지만 진짜로 몰아세우기 시작하면 주변에 있는 부대가 전멸하는 지경까지 이르고 말 것이다."괜히 도발했다가 애꿎은 군인들만 희생하게 될 겁니다. 그럴 능력이라면 충분히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이미 추락한 전투기만 해도 몇 대 입니까."왕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인간일 뿐이다. 미사일을 맞고도 살아남을 리는 없겠지."왕의 극단적인 발언에 강서준을 한숨을 쉬며 답했다."미사일을 너무 쉽게 말씀하십니다. 뒷일은 그냥 저한테 맡기시고 군대를 철수하세요."왕은 생각에 잠겼다. 말은 쉽게 했지만, 결정은 쉽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사실 왕은 8단 고수가 기껏해야 세 명 정도 있을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결국 한숨을 쉬며 강서준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네 말대로 하마. 내 임기는 다음 해까지다. 그러니 이런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지만, 후임에게 평화로운 나라를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앞서갔구나. 나는 이제 늙었다. 대하는 너희들의 것이다."왕이 말을 끝내고 먼저 전화를 끊었다
"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이혁은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준비하러 갔다. 적염군, 흑염군, 그리고 소요왕에게 순서대로 알리고 구조 장비까지 마련해다. 3대 군사구역은 덕분에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천산파.강서준이 말했다."문주님, 저희도 이만 가볼까요? 8단 고수들이 어떻게 되었는지가 가장 궁금하네요. 참, 고문파는 그냥 죽어가도록 내버려 두세요."고문파를 멸하는 것은 강서준의 목적이기도 했기에 그는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네."진풍은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두 사람은 동시에 훌쩍 뛰어올라 천산파가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황막한 폐허 위에 멈춰선 채 아래를 내려다봤다. 이곳에는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강서준은 진풍을 바라보며 말했다."저희 흩어져서 수색해요. 8단 고수라면 곧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손쉽게 7단을 상대할 수 있으니 꼭 조심해요.""하하, 무술인에 대해서는 제가 더 잘 아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강서준은 머쓱한 듯 코를 만지며 말했다."진 문주님이 천산파의 장문인이라는 것을 자칫 잊을 뻔했네요. 실례했어요.""용왕님이야말로 조심해요.""네."강서준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멀어져갔다.황막한 폐허에서 살아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강서준은 모든 감각을 곤두세웠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거친 숨소리를 느꼈다.강서준은 부스러진 돌로 가득한 바닥으로 내려가 숨소리를 따라 커다란 암석 뒤로 갔다. 암석 뒤에는 중년 남자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모용추?"강서준은 잠깐 멈칫하더니 바로 진기를 끌어내며 손을 들었다.모용추는 다쳤다, 그것도 아주 많이. 기습, 영귀, 그리고 미사일까지 거듭 공격을 이어가면서 그는 곧 숨을 거두게 생겼다. 지금이야말로 최후의 일격을 날릴 기회가 아닌가 싶다."강서준?"모용추는 암석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강서준이 나타난 것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느긋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세상을 어지럽히지 않았다고요?"강서준이 되물었다."화공마전을 수련하고 연구소를 세웠으며 생화학 바이러스를 주사해 괴물을 만든 것이 세상을 어지럽힌 게 아니에요?""내가 무슨 연구소를 세우고 무슨 생화학 바이러스를 주사했다는 말이냐? 그게 내가 화공마전을 수련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야?""변명은 소용없어요."모용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말해 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명복은 빌지 못하겠네요."강서준은 형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모용추는 눈을 찔끔 감았다. 그리고 등 뒤에서 피로 흠뻑 적셔져 있는 주먹만 한 구형 물체를 꺼내 강서준에게 건네줬다."이건 영귀의 내단이다. 영귀를 죽이면서 대부분 내단이 파괴되었지만 겨우 이거 하나 건졌다. 나는 이제 쓸 수 없게 되었으니 자네에게 맡기마. 자네의 잠재력으로는 분명히 9단에 도달할 수 있을 거다."강서준은 영귀의 내단이라는 물건을 바로 건네받지는 않고 모용추를 물끄러미 바라봤다."힘들게 얻은 물건을 왜 저한테 주는 거죠?"모용추는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귀한 물건인데 이대로 낭비하면 아깝지 않으냐. 게다가 네가 찾아오지 않았다고 해도 나는 살지 못했을 거다. 구양랑에, 영귀에, 미사일까지... 지금까지 목숨이 붙어 있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모용추는 고수의 풍채를 잃은 채 낭패한 모습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나야 이제 상관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신경 쓰여서 말한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복수를 위해 폐관 수련을 해왔다. 세상을 어지럽힌 적은 없거니와 네가 말한 연구소나 생화학 바이러스도 모르는 일이다."강서준은 내단을 건네받았다. 내단은 생각보다 꽤 무거웠다. 그리고 아직 영귀의 피가 묻어있었고 뜨거운 온도도 가시지 않았다. 이때 모용추의 얼굴은 갑자기 급속도로 노화하기 시작했고 머리카락도 새하얗게 번졌다. 젊음을 유지하던 진기가 흩어지고 생명력을 잃은 것이었다.모용추의 비참한 최후를 바라보며 강서준은 약간 동정하기도 했다. 모용추의 말이 맞
"나를 믿는다고?""영귀의 내단은 대단히 좋은 물건이에요. 만약 저라면 아무리 곧 죽게 생겼다고 해도 적에게는 내어주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당신이 나쁘기만 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강서준은 자신의 직감을 믿었다. 그리고 그의 직감은 모용추가 나쁜 사람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모용추는 고문을 수백 년 동안 이끈 대수령으로서 단 한 번도 국가에 위협이 되는 일은 한 적 없었다. 구양랑도 폐관 수련 밖에 할 줄 모르는 모용추가 야심이 없다는 것을 알고 반란을 시도한 것이니 말이다.모용추는 암석에 기댄 채 멍한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봤다."역시 용왕이자 총사령관인 자네는 남다르군. 아무나 쉽게 따라갈 수 있는 배포가 아니야. 나는 자네에게 목숨을 빚졌다. 앞으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거라. 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와줄 테니."모용추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금방 힘이 풀려버린 채로 주저앉고 말았다."아직은 움직이면 안 돼요. 제가 일단 다른 곳으로 데려다줄게요. 괜히 다른 사람한테 발견되었다가는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강서준은 모용추를 일으켜 세우더니 빠르게 폐허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천산파의 영역에서 나가 큰길가에 도착했다.이곳에는 주차된 차가 꽤 많았는데, 그중에는 그의 차도 있었다. 강서준은 뒷좌석의 문을 열고 모용추를 태웠다."여기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으면 제 부대원들이 와서 치료할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줄 거예요."모용추는 대답 없이 뒷좌석에 누워서 눈을 감았다.강서준은 문을 닫고 멀어져갔다. 그러자 모용추는 그제야 서서히 일어나 등받이에 기대어 앉으며 피식 웃었다."나한테 이런 날이 있을 줄은 또 몰랐구나."모용추는 전례 없는 피곤함에 휩싸였다. 그는 그저 잠을 자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서 등받이에 기댄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강서준은 모용추가 줬던 내단을 꺼내 들고 관찰하기 시작했다. 약간 뜨거운 것을 제외하면 다른 내단과 무엇이 다른지 알리지 않았다."이게 있으면 영생을 할 수 있
"할아버지, 이건 뭐예요?"강천은 뚫을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가 김초현의 목소리를 듣고 몸을 돌렸다."뭐?"김초현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검은색 검을 가리켰다.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동굴 속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하지만 3단 고수인 김초현은 어둠을 뚫는 시력이 있었기 때문에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물론 강천도 마찬가지이다."그건... 진사검이다. 난서왕의 부하가 쓰던 것이지. 천 년 전 난서왕은 수많은 고수들을 데리고 영귀 사냥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진사검의 주인은 공격에 성공했지만 영귀의 피에 닿은 순간 이성을 잃고 미쳐버렸다. 그러자 난서왕 미친 부하의 팔을 끊고 이 검을 가져갔지.""그러면 이건 마검인 셈이네요?""그래, 아주 사악한 검이지. 나도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강천은 간단하게 소개했다."사악한 검이요?"김초현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진사검을 주워들었다."뭐 하느냐! 얼른 내려놔!"강천이 큰 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김초현은 이미 진사검을 들고 있었다. 검을 손에 잡자 익숙한 느낌이 더욱 크게 와닿았다. 마치 몸의 일부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김초현은 검을 휘둘러 봤다. 그러자 검은 예리한 빛을 내기 시작했다."좋은 검이네요.""뭐...?"진사검에 만족한 듯한 김초현의 모습에 강천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어디 불편한 데는 없느냐? 살인하고 싶은 충동은?""살인이요? 있을 리가요!"김초현의 놀란 표정을 보고 강천이 설명을 덧붙였다."영귀의 피는 아주 사악하단다. 검을 잡는 것만으로도 이성을 뒤흔들고 살인마로 만들 수 있지. 그런데 넌 아무런 느낌도 없다고?""없는데요."김초현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자 강천은 이해가 안 가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8단 고수인 강천과 진청산도 통제하지 못하는 진사검을 김초현이 통제할 수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했다.'혹시 이미 영귀의 피를 접한 적 있어서 그런 건가?'이렇게 생각하며 강천은 한숨을 쉬었다."그 검은 좋은 물건
김초현의 질문에 강천은 잠깐 멈춰 서며 대답했다."그림의 비밀은 영귀뿐이다. 영귀의 피가 과연 영생을 이룰 수 있는지는 아직 확정 지을 수 없다. 단 영귀의 내단이 수련에 어마어마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면... 다른 가문의 그림은 할아버지가 훔친 건가요? 그리고 4대 고족 사이의 모순을 일으킨 사람도 할아버지인가요? 고세인 씨 말로는 할아버지가 고문의 대수령을 돕고 있다고 하던데 그것도 사실인가요? 할아버지는 도대체 누구 편이에요?"김초현은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던 모든 의문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이는 김초현뿐만 아니라 강서준도 늘 궁금해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기회가 없는 관계로 지금껏 묻지 못하고 있었다.김초현은 강천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꼭 알고 싶었다."하아... 초현아, 기억하거라.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선 혹은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서로 다른 입장에 있을 뿐이다. 따지고 보면 선과 악에 대한 정의도 불확실하지 않으냐."강천의 말을 듣고 김초현은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사회의 질서를 지키는 것이 선이고, 위반하는 것이 악이 아니던가요?""천진난만한 말이구나. 네가 말한 질서라는 것도 인간의 만들었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강천은 더는 말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김초현은 그의 말이 이해가 안 가는 듯 머리를 긁적이다가 뒤따라갔다.동굴은 사면팔방으로 통해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동굴 속에서 한참이나 걸었다."할아버지, 이 동굴 진짜 크네요.""그러게 말이다."앞에서 걷고 있던 강천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곳은 설산 동굴이라는 이름으로 기재 되었는데 난서왕 시절부터 존재했다. 약 천 년 전에는 금지된 구역이었다고 하더구나. 들어올 수만 있고 나갈 수가 없는 것으로 유명했다.""왜요?""난들 어떻게 알겠느냐.""꺄악!"이때 김초현이 구석 쪽을 가리키며 비명을 질렀다."저, 저쪽에 백골이 있어요!"강천은 곧바로 다가가서 확인했다. 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