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형검을 뽑아 든 강서준은 순식간에 진풍의 앞에 나타났다.깜짝 놀란 진예빈이 비명을 질렀다."아버지! 조심하세요!"진풍이 손을 뻗었고 그의 손에서 강한 진기가 떠올랐다. 진기는 한 층의 보호막을 만들어 냈고 곧 강서준의 공격을 막아냈다.공격을 가했지만 보호막때문에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진풍도 큰 충격을 받았다.그도 전력을 다해 강서준의 공격을 방어하고 있었다."강서준 씨, 저희 가문과 어떤 원한도 없는 거로 아는데, 왜 이러는 겁니까?"진풍이 먼저 입을 열었다.강서준은 그에게 어떤 대꾸도 하지 않았다. 뒤로 몇 걸음 물러선 그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더니 손에 든 형검을 아래로 휘두르며 진풍에게 달려들었다.치익!기다란 검기를 뿜어낸 형검은 파괴적인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진풍을 향해 무섭게 달려들었다."물러서!"진풍은 손을 흔들며 진예빈을 뒤로 힘껏 밀쳤다. 그는 두 손바닥으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른 검기를 정면으로 맞섰다.하지만 진풍의 손에서 나온 진기는 균열을 일으키며 깨졌다.진풍은 사색이 되어 얼른 뒤로 물러섰다.쿵!검기는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혀 큰 홀을 만들어 냈고 얼음 파편이 튀어 올랐다."끔찍하군."진풍은 백 미터 밖에서 강서준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서른도 채 안 된 나이에 이런 검기를 부리는 강서준을 믿기지 않다는 듯이 바라보았다.소란스러운 소리에 그의 제자들과 장로들은 돌아가던 발걸음을 멈추었다.다시 몸을 돌린 그들은 진풍과 강서준이 싸우고 있는 모습에 덩달아 각자의 검을 뽑아 들고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이게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장로 한 명이 강서준에게 호통을 쳤다."어린 나이에 뭐가 된 줄 아나 본데, 우리 천산파들과 혼자서 겨루기라도 하겠다는 겁니까?""물러가세요."진풍은 장로를 제지했다.그제야 다시 돌아가는 장로들과 제자들이었다."하하하..."진풍의 웃음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수십 년간 제대로 된 적을 만나지 못해 심심하던 터였는데, 강한 그룹의 천절심삽검이
강서준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구해야 할 사람들이 있었다.반드시 진풍을 죽여 그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했다.굳은 얼굴로 형검을 잡은 그는 허공에 날아올라 진풍에게 달려들었다.진풍은 긴장한 듯 두 손으로 한빙검을 움켜쥐었다. 둘 사이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순식간에 진풍의 앞에 도착한 강서준이었다.진풍은 한빙검을 들어 강서준의 형검을 막았다.챙!두 검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진기는 파동을 일으키며 사방으로 흩어져 나갔다.강서준은 형검을 통해 전해지는 강한 기운에 긴장감을 놓지 못했다. 그의 손이 검과 함께 옅게 떨리고 있었다.진풍의 한빙검은 형검의 칼날을 타고 강서준의 손목에 다다랐다.위험함을 느낀 강서준은 즉시 몸을 돌려 검을 피한 뒤 형검을 들어 한빙검을 막았다. 큰 파동을 일으킨 형검가 뿜어낸 검기는 진풍을 향해 돌진했다.금빛을 뿜어내는 검기는 눈부신 금빛 섬광처럼 보였다.해발이 높아 사방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천산이 금빛으로 물든 것 같았다.눈부시게 빛나는 검기를 천산파의 장로들과 제자들은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매서운 검기예요.""도대체 얼마나 수련해야 저런 실력을 갖출 수 있는 거예요? 저렇게 젊은 사람에게 저렇게 강한 기운이 흐르다니요."공포를 느낀 진풍은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만천설."진풍이 손을 들어 한빙검을 휘둘렀다. 하늘에서 내리던 눈송이들은 순식간에 눈덩이로 모아졌고 당장이라도 폭풍우를 휘몰아칠 것처럼 검기를 향해 달려들었다.검기와 맞부딪친 눈덩이는 순식간에 부서졌다. 하지만 부서진 눈송이는 강서준에게 맹렬하게 달려들었다.강서준과 진풍은 강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강서준은 절대 밀리지 않는 진풍의 힘에 잠시 당황했다.천절심삽검은 천하에서 가장 강한 검술이었다. 무엇보다 빨랐고 다음 수도 예상할 수 없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진풍에게 통하지 않았다.진풍이 손에 든 한빙검 자체가 보유한 한기는 강서준의 움직임을 서서히 늦췄다.챵!두 검이 다시
강서준은 날아오는 검들을 피하고자 뒷걸음질을 쳤지만 소용이 없었다.자기를 향해 날아오는 수백 개의 검들을 피할 수 없었던 그는 형검을 들고 하나씩 쳐내기로 했다.챵!한빙검 하나가 부서졌고 얼음 파편들이 옆으로 흩어졌다.다른 검들은 순식간에 허공에서 가로 세로로 교차하더니 한 층의 검망을 형성했고 검진은 검망에 숨어서 형검을 피하면서 공격을 시도했다.순간, 방심했던 강서준의 팔을 검이 스쳐 지나갔다.순식간에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통에 인상을 찡그린 강서준이었다. 검을 든 그의 손이 공격당했고 서서히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더 지체해서는 안 돼.'강서준의 천강기공도 극에 달한 상황이었고 진기는 어느새 온몸을 파고들어 그의 사지로 뻗어나갔다. 이미 구릿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이, 이건?"진예빈은 멀리서 구릿빛으로 변한 강서준을 바라고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떴다."저, 저 사람은 서릉산에서 남궁철을 이긴 사람이잖아?"그날 서릉산에는 진예빈도 있었다.정체 모를 노인이 남궁철을 이기고 남궁문파의 노인을 끌어냈다. 안 그랬으면 남궁철은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한참이 지나 서릉산에 나타난 정체 모를 노인에 대해 진예빈은 조사했지만 어떤 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노인이 강서준일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금강신공을 이용해 구릿빛을 변한 강서준을 보고 그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챵 챵 챵!한빙검이 끊임없이 그에게 날아들며 공격을 가했지만 어떤 피해도 주지 못했다. "저건 뭐지?"매우 놀란 진풍은 숨을 들이쉬며 멍하니 강서준을 바라보았다.그는 한빙검결을 수련했다.게다가 한빙검까지 지닌 그의 위력은 한층 더 높아져 있었다. 하지만 강서준에게 어떤 피해도 주지 못했다."이건 무슨 무공이지?"겁을 먹은 그는 계속해서 뒷걸음질 쳤다.강서준은 형검을 들고 빠른 속도로 진풍에게 달려들었다. 몇 초 사이 진풍의 앞에 나타난 강서준은 형검을 들어 그를 내리쳤다.진풍은 한빙검을 들어 형검을 막으려 했다.하지만 반동으로 인해 그의 몸은 격하
"문주님!""아버지!"천산파 사람들이 외쳤다."만약 우리 아버지 손끝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내가 당신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예빈의 절규 어린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한편, 천산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 절벽 앞에는 흰 수염으로 뒤덮인 노인이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서 있었다.노인은 멀리서 강서준과 진풍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지켜만 볼 뿐 나서지는 않았다.그렇게 강서준이 천산파의 장문인을 데리고 사라지는 걸 지켜보고만 있었다.진풍을 데리고 천산파로부터 멀어진 강서준은 어느 설산의 산꼭대기에 도착했다.천산파와 수십키로메터 떨어진 설산에 도착한 그는 그제야 진풍을 바닥에 내려놓았다.푸.진풍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강서준은 진풍을 힐끗 바라보았다.진풍이 창백한 얼굴로 힘없이 물었다. "우리 천산파는 강한 그룹에 잘못한 거도 없고 저도 그대에게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러는 겁니까?"강서준은 쪼그려 앉았다.눈앞의 진풍을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저도 어쩔 수 없어요. 고문파에게 친구들이 잡혔어요. 당신을 죽여야만 그들을 살릴 수 있어요."진풍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강서준이 계속해서 말했다. "친구들을 위해 당신이 죽어줘야겠어요."설산을 나서는 강서준의 손에는 누군가의 머리가 들려있었다.머리를 들고 천산파로 향한 그는 대문에 머리를 버리고 돌아섰다.휴대폰을 꺼낸 그는 누군가에게 연락했다."천산파의 장문인 진풍을 처리했어요. 제 사람들은 어디에 있죠?""하하, 역시 기대 이상이군.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건 아니나 보군." 상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그는 다름 아닌 구양랑이었다.천산파에도 그가 심어놓은 첩자가 있었다.강서준이 진풍과 격전을 벌였다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 강서준이 진풍을 죽이고 그의 머리를 천산파 대문에 버렸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사람들은 어디에 있죠?" 강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조급해하지 말게. 안심해도 돼. 내가 말한 대로 하기만 하면 안전해. 보장
강서준은 빠르게 달려갔다.그는 진기를 동원하여 쾌속으로 달렸고 2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30분 만에 도착했다.휴대폰에 적힌 주소에 따라 달리다 보니 도착한 곳이 어느 별장의 앞이었다.별장은 대략 수천 평의 크기에 달하는 3층짜리 저택이었다.강서준은 형검을 들고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입구에 도착한 그는 문을 가볍게 노크했다.곧 문이 서서히 열렸다.문을 연 사람은 두꺼운 패딩을 걸친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젊은 남자였다.강서준과 시선이 맞닿은 남자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사색이 되어 급히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강서준이 왔습니다! 강서준이 왔습니다!"공포에 질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고성방가를 한 덕에 별장 안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나갔다.구양랑도 빠르게 뛰쳐나갔다.열린 문을 통해 별장 안으로 발을 들인 강서준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그는 고세인이 준 자료를 통해 구양랑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문파의 서열 2위 구양랑은 고문 3족 중 구양 가문의 사람이었다.구양랑의 무공이 뛰어났고 진기는 최소 7단에 머물러 있었다."하하, 환영하네."구양랑은 두 팔을 활짝 벌리며 강서준에게 포옹을 시도했다.강서준은 그런 구양랑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자신의 검을 꺼내 들었다.친근한 척 다가오던 구양랑도 멈칫 자리에 굳었다.강서준은 그를 흘겨보며 차갑게 물었다."사람들은 어디에 있죠?""급해 말게. 추운데 안에 들어가서 차라도 한 잔 하지 그러나?"구양랑은 강서준을 집안으로 초대했다.자기 발로 호랑이 굴로 들어온 강서준에게 후퇴란 없었다.고개를 끄덕인 그는 구양랑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예쁘장한 메이드가 따뜻한 차를 그들에게 따랐다."차는 됐어요."강서준이 차를 마시지 않겠다고 거절하자 구양랑은 갑자기 얼굴을 굳히며 손을 들어 메이드의 얼굴을 때렸다."쓸모없는 년."뺨을 거칠게 맞은 여자는 힘없이 바닥에 축 쓰러졌다.곧 몇 명의 남자들이 여자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강서준은 그녀들이 안전하다는 걸 확인한 뒤 안심했다. 며칠 동안 어떤 괴롭힘도 없었던 것은 분명했다. "원하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네.”구양랑은 두 손을 벌리고 말했다. "사람들은 놓아줄 수 있다네. 단, 천산파의 장문인 진풍을 죽인 당신이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나? 천산파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강서준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구양랑이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천산파는 고무계에서 태산과 같은 존재일세. 백 년 전 천산파 장문인이 맹주였지. 천하의 고대 무술인들을 이끈 건 천산파일세. 하지만 천산파도 왕의 배후 세력이야. 자네가 무사히 이곳을 벗어나 용왕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나? 천수를 할 수 있을 것 같나?"옆에서 대화소리를 듣고 있던 서청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서준 씨, 어떻게 된 거예요?"서청희는 천산파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었지만 강서준이 대단한 사람을 죽였다는 건 둘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눈치챌 수 있었다."우선 사람들부터 풀어주세요.""그건 안 되네."구양랑은 고개를 흔들며 단호하게 말했다.무공이 높은 강서준에게 인질마저 없다면 강서준을 잡아둘 마땅한 방법도 없었을뿐더러 강서준의 도움 없이 천하를 그의 손에 넣을 수 없었다.그는 알약 한 알을 강서준에게 건넸다."이걸 먹으면 사람들은 안전하게 풀어주겠네."강서준은 테이블 위에 놓인 알약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검은 알약은 어떤 냄새도 나지 않았다."서, 서준 씨, 안 돼요.""서준 씨, 먹으면 안 돼요. 속임수예요."망설이던 강서준은 손을 뻗어 알약을 집어 들었다.알약은 그대로 삼킨 강서준을 서청희는 창백한 얼굴로 바라보았다."무슨 약이죠?""구비취산."구양랑이 비릿하게 말했다."이건 우리 구씨 가문에서 만든 전문 독약으로 무공이 아무리 높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한 번 복용하면 한 달에 한 번씩은 해독이 필요한 약이네. 일단 약이 온몸에 퍼지기 시작하면 사는 게 죽는 거보다 고통스러울 거야. 그대가 실력이 훌륭한 의사라는 건 알
그녀의 질문에 다른 사람들도 동의하는 듯 일제히 강서준을 바라보았다."별다른 이변이 생기지 않는다면 나도 곧 돌아갈게요."설날과 천산대회는 이틀 간격이었다.천산대회가 이틀 안에 끝나긴 어려울 것이다.운이 좋으면 강서준도 그들을 따라 강중으로 돌아갈 것이다.하지만 운이 나쁘면... 강서준은 살아서 천산을 나오지 못할 것이다.살아서 천산을 벗어나겠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탓인지 한동안 침묵이 유지되었다.한참이 지나 가장 먼저 입을 연건 송나나였다."진기를 수련하긴 했지만 아직 누군가를 지킬 실력은 아니에요. 서준 씨를 도울 수 없어요. 미안해요.""다들 돌아가요. 여기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요. 강중을 안전하게 벗어난 뒤 인연이 닿는다면 그때 만나요."강서준이 나지막이 말했다.구양랑이 건넨 독약을 먹은 바람에 한동안 구양랑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이 틈에 구양랑의 속셈도 알아채고 기회를 봐 모두 처단할 생각이었다."정아 씨..."강서준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윤정아를 불렀다,그녀는 강서준이 하고자 하는 말에 대해 눈치채고 있었다.하지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줄곧 그의 눈을 피한 것이다.입술만 깨물던 그녀에게 강서준이 먼저 물었다."정아 씨, 혹시 임신했어요?"옆에서 듣고 있던 서청희와 송나나의 얼굴에 당혹함이 서려 있었다."뭐라고요? 임신?"서청희가 펄쩍 날뛰며 말했다.윤정아의 상태에 대해 송나나만 알고 있었다."저... 서준 씨.. 그게..."얼굴이 불그스름해진 윤정아가 용기를 냈다."아니요... 임신하지 않았어요.""네?"강서준이 다시 한 번 물었다."임신하지 않았다고요?"그녀의 말에 강서준은 무겁게 짓눌렸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희소식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감정도 교차했다. "어떻게 된 거예요?"강서준이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윤정아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저... 그게 사실 강영 씨가 준 아이디어예요... 이렇게
서청희 일행이 떠나자 강서준도 한결 마음이 놓였다.이젠 다시 구양랑이 수작 부리지 않을 거고 서청희 일행을 인질로 삼아 협박하지 않을 것이다.왜냐면 구양랑의 독약을 먹었기 때문에 강서준이 자기를 도울 거라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별장 거실에서 구양랑이 강서준을 흐뭇하게 쳐다보며 칭찬을 했다.“강서준, 내 정말로 자네한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네. 자넨 보기 드문 인재일세. 젊은 나이에 이정도 실력이라니 몇 십 년만 더 지나면 천하무적이 될 걸세. 내 뒤를 따른다면 무조건 전에 없던 성세를 누릴 것이네.”강서준이 덤덤하게 물었다.“전 지금도 모르겠어요. 고문은 대체 뭘 하려는 거죠? 말해주실 수 있어요?”“몰랐나?”구양랑이 강서준을 보더니 웃었다.“사람이 살면서 추구하는 것이 실력 아니면 권력이지 않은가. 인간은 워낙 탐욕스러워 누구나 가장 높은 자리에 서길 원하지. 아니면 역사에 그리 많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겠지.”“전 세계를 통일하고 싶습니까?”강서준이 또 물었다.“하하하.”구양랑은 너털웃음 소리만 낼 뿐 더 말하지 않았다.“강서준, 나를 따른다면 절대 자네를 푸대접하지 않겠네. 내가 지금 계획하는 건 천산대회 기간에 고문의 대수령을 제거하고 전체 고문파를 통제하는 거네. 그때 되면 자네한테 고문파 수령 자리를 주겠네.”강서준도 담담하게 웃었다.“당신이 말한 영광은 나는 이미 얻었어요. 뭐 하러 또 모험을 하라는 겁니까?”“자네 진풍을 죽였으니 천산파의 철진 원수가 되지 않았는가? 이제 주 선생과 왕에게 밉보였으니 다신 자네를 용납하지 않을 걸세.”주 선생을 언급하니 오히려 강서준의 흥미를 일으켰다.“주 선생은 어떤 분이십니까?”강서준은 주 선생이 왕의 배후라는 사실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30년 전 일은 주 선생이 계획한 것이다.적지 않은 일을 벌여서 지금의 왕을 자리에 앉혔다.구양랑이 웃으면서 설명했다.“대단한 강자이자 뛰어난 정치가, 사상가였네. 수십 년 동안 왕의 배후에 숨어 계획을 세운 덕에 대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