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윤정아는 당황한 표정으로 김초현에게 말했다."제가 언제요..."김초현은 팔짱을 끼고 오만한 태도로 윤정아에게 말했다."정아 씨, 내 남편이랑 하룻밤 보낸 적 있다고 해서 좋아한다고 착각한 모양인데요. 내 남편은 국가적 영웅이에요. 아무 여자나 붙잡고 하룻밤 보내는 건 흔히 있는 일이라고요. 그러니까 우리를 귀찮게 굴 생각 말고 갈 길이나 가요.""제, 제가 귀찮게 굴려는 게 아니라... 서준 씨가 강중으로 오라고 한 거예요."윤정아는 머리를 숙이고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흥."김초현은 콧방귀를 뀌며 위층으로 올라갔다.윤정아는 휴대폰을 꽉 쥔 채로 집안으로 들어섰다. 곁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송나나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초현 씨 갑자기 왜 저래요?"윤정아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모르겠어요. 나나 씨, 저는 돌아오지 않는 게 맞았던 걸까요?""그게 무슨 소리예요! 서준 씨랑 초현 씨는 진작에 이혼했고 정아 씨는 행복을 쫓을 권리가 있어요.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용감하게 맞서요.""하지만...""하지만은 없어요. 참, 정아 씨 임신했다는 거 사실이에요?"송나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윤정아의 배를 바라봤다. 윤정아는 강중에 오자마자 그녀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고 초음파 사진까지 보여줬다. 하지만 3개월이나 지났는데도 배가 나오지 않는 게 그녀는 슬슬 의심스러워졌다."그럼요.""서준 씨는 알아요?"윤정아는 머리를 끄덕였다."초현 씨는요?""아, 아직 몰라요.""알겠어요. 저는 마당으로 가서 수련하고 있을 테니까 몸조심해요."송나나는 이렇게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윤정아는 여전히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교토.통화를 하고 난 강서준은 또다시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는 드디어 김초현과 화해하고 관계를 맺고는 앞으로 그녀 한 사람만 보기로 했다. 하지만 윤정아가 임신했으니 인간 말종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선택을 달리 해야 했다. 그럼 김초현과 윤정아 사이에서 도대체 누구를 책임져야 한단 말인가?"오빠, 왜
강서준은 강영을 힐끗 바라봤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약간 변한 것 같았다. 강영은 어린 나이에 맞지 않은 성숙한 언행을 일관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슬슬 나이에 맞는 여자애의 모습이 보였다."가자, 일단 잠깐 묵을 곳부터 찾아야겠어."강서준은 몸을 돌려 멀어져갔다.같은 시각, 강중 고지민의 별장.잘생긴 남자가 소파에 다리 꼬고 앉아있었고, 그의 앞에는 병서를 집중하고 있는 고지민이 있었다. 남자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강중으로 온 지도 어언 한 달이에요. 약속한 일은 언제 해줄래요?"고지민은 책을 내려놓으며 미간을 찌푸렸다."제가 돈을 줬었잖아요. 이 도시에는 돈에 넘어오지 않을 여자가 없어요. 안 넘어온다면 돈이 모자란 거겠죠. 제가 몇십억 더 보내줄 테니까 알아서 잘 써봐요."오일풍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그가 출세한 이유는 단 두 가지, 미치게 노는 것과 강서준과 의술 대결을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그는 제대로 된 여자를 한 명도 못 만났을 뿐만 아니라 강서준도 못 만났다.고지민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저는 다른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참, 오늘은 비싼 차를 몰고 대학로에 가는 걸 추천해요. 무조건 좋은 수확이 있을 거예요."말을 마친 고지민은 천천히 멀어져갔다. 밖으로 나가기 위해 별장 대문을 열자 마침 들어오려고 하던 한 남자가 보였다.남자는 검은색 외투에 모자를 꾹 눌러쓰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지민 씨, 교토에서 소식이 왔습니다.""무슨 소식이죠?""오늘 아침 강영이 강씨 가문에서 쫓겨났다고 합니다. 강영이 가문의 비적을 훔치려다가 들켜서 수위를 폐기당할 뻔했을 때, 강서준이 막아서서 데리고 나갔습니다.""그래요?"이 정보를 들은 고지민은 약간 진지한 표정으로 혼잣말했다."한 달 동안 숨어 지내던 강서준은 왕이 적염군의 총사령관을 결정하고 나니 바로 나타났고, 강영은 집안에서 쫓겨났다라..."고지민은 이게 쉽게 볼 일이 아닌 것 같았다. 그녀
"초현 씨는 교토로 불러와야 해요. 대신 절벽 끝으로 내몰린 적수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강중에 있는 서청희 같은 사람이 보복 상대가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몇몇 천왕전 고수는 강중에 남겨놓는 게 좋을 것 같아요."강영은 간단하게 분석했다. 그녀의 분석은 아주 섬세했고 모든 가능성을 다 포괄했다."좋아."강서준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이고는 독보운에게 전화를 걸었다."드디어 전화가 왔군. 내가 글쎄 진기를 수련해 냈어. 자랑하고 싶은 걸 얼마나 참았는지 몰라."휴대폰 건너편에서는 독보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강서준은 약간 놀라웠다. 역시 고문 중 하나인 독보 가문의 후대는 다른지 그는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빠른 한 달이라는 시간 안에 진기를 수련해 냈다."너랑 따로 토론할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교토로 와서 얘기 나눌 수 있을까?""그래."독보운은 호탕하게 동의했다.강서준은 또 김초현에게 전화해 교토로 오라고 전했다."참..."강서준이 통화를 끝낸 것을 보고 강영이 말했다."만약 제가 고 선생, 혹은 고 선생의 부하라면 상황이 통제를 잃은 순간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 같아요. 고 선생의 죽음은 두 파벌의 대결이 정식으로 시작됐음을 뜻하기도 하잖아요. 고문은 열세에 처하는 것 같은 순간 바로 무장으로 대하를 탈취하려 할 거예요. 그들에게 무장이란 곧 고독일 것이고요.""고독은 현재 인체 구조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어요. 평범한 사람도 순식간에 헐크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미리 대비하고 있어야 해요. 저는 다른 용수에게 연락하는 건 어떨까 싶어요. 믿을 만한 사람이 과연 있을지 문제이기는 하지만... 일단 가장 믿을 만한 흑룡군은 교토로 불러와야 할 것 같아요."강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흑룡군이 출동하면 적들이 바로 눈치채지 않을까?""지금 말고요. 제가 말하는 건 고 선생이 죽은 다음이에요. 흑룡군과 적염군의 힘을 합하면 적들이 경거망동하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천산대회도 중요해
강영이 계속해서 말했다."최근 알려진 8단 고수는 남궁문파의 최고 고수밖에 없어요. 남궁문파의 야심으로 봤을 때는 무조건 대회에 참석할 것 같아요. 제발 남궁문파만큼은 고문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강영은 아주 걱정되었다. 현재로서는 강서준을 지지하는 사람이 너무 적었고, 그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걱정하지 마. 문제가 생기면 왕이 나를 도와줄 거야. 어차피 이번 일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니까.""그럼 다행이에요. 만약 8단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7단에서 맹주가 결정될 거예요. 오빠는 6단인 데다가 금강신공까지 있어서 7단이 아니더라도 이길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맹주의 자리를 차지하면 좋겠지만, 안 된다고 해도...""안 된다고 해도?"강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혼선을 만들어 놔야죠. 대회가 성공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게끔 말이에요.""좋아, 근데 어떻게 혼선을 놓지?""저도 아직은 모르겠어요. 그건 다음에 다시 생각해요."강서준과 강영이 천자 저택에서 얘기를 나눌 때, 고지민은 교토의 한 별장에 도착해 고 선생을 찾았다."선생님, 상황이 변했어요. 왕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고지민은 벽난로 앞에 앉아 있는 고 선생을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고 선생은 덤덤한 표정으로 물었다."새로운 소식이 생겼더냐?""강서준이 천수가 됐어요.""그건 당연한 거야. 천수가 자리 비운 지 한참 됐으니 누구라도 와서 채워야 하지 않겠나. 그저 우리가 투표에서 졌을 뿐이지."고 선생이 느긋하게 말했다."그리고 강영이 강씨 가문에서 쫓겨났대요. 이 두 가지 일은 절대 우연이 아니에요. 4대 고족 중에서 강씨 가문만 배척받는 와중에 남궁문파와의 관계까지 결렬 됐으니 사면초가라고 할 수도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강서준이 가문을 도우려면 왕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어요. 강지는 분명 지금부터 라인을 만들어 파벌 싸움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강영을 가문에서 내쫓아 강서준을 돕도록 했겠죠."고
강서준은 독보운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부는 됐어. 이번에는 부탁할 일이 있어서 불렀어."독보운이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저번에 천자를 죽일 때 너도 현장에 있었잖아. 천자는 고독을 생화학 바이러스로 만들어 괴물을 제조하는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었어. 근데 그 연구소를 고지민이 외국에서 계속 운명하고 있대. 그래서 네가 정확한 위치와 수량을 블랙 진을 통해 찾아줬으면 해."독보운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내 능력을 너무 높게 평가한 거 아니야? 이 넓은 세상에서 어떻게 숨겨진 연구소를 찾아내?""연구소는 대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거야. 그러니 주변국을 위주로 찾아봐. 블랙 진은 세계 곳곳에 세력이 나뉘어 있으니 어려운 일은 아닐 거 아니야.""최선은 다해볼게."독보운이 머리를 끄덕였다. 강서준에게서 무술 비적을 받기 위해서는 그의 말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시간이 없으니까 사흘 안에 결과를 알려줘.""그건 말도 안 돼. 정확한 좌표를 알려주면 몰라도 아무런 정보도 없이 사흘 안에 어떻게 찾아? 내가 보기에 최소 한 달은 걸릴 거야.""안 돼. 한 달은 너무 길어. 그럼 사흘은 됐으니까 넌 최선 다해 찾아줘. 내가 다른 사람한테도 부탁해 볼게.""그래."독보운이 막막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강서준은 외국에 위치한 용전에 전화를 걸었다. 용전은 위기 상황에 잠시 몸을 피하기 위해 팔부천용이 만든 곳이었다. 사실 강서준은 왕을 완전히 믿는 것이 아니었다. 고문을 해결하고 나면 그가 다음 표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예전의 구양 가문과 독보 가문처럼 말이다.강은미가 전화를 받고 용전의 상황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팔부천용은 여전히 수련에 열중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진기를 수련해 내 무도 대종사가 되기도 했다. 용전은 최근 세계적인 범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고 나름 강한 세력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었다.강서준은 강은미에게 고지민의 연구소를 찾을 것에 관한 일을 전달하고 전화를 끊었다."나는 이만 가볼
김초현이 도착했고 세 사람은 다시 의논하기 시작했다.그들은 작전을 계획하기 시작했다.반나절의 토론 끝에 드디어 결론이 났다.조사 결과와 고 선생의 행적만 알아내면 되었다.조사 결과가 나오면 바로 움직여야 한다."일단은 이렇게 하는 거로 하죠."강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번에는 성공할 수밖에 없어요. 실패해서는 안 돼요. 혹시나 실패한다면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거예요."강서준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다만 고 선생이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어떤 행동을 할지 가늠이 잡히지 않는 게 문제네."모든 계획을 다 세운 결정적인 순간에 난관에 봉착했다.'고 선생은 도대체 누구야?'강영이 말했다. "저도 본 적 없어요. 왕만 알고 있는 것 같아요.""직접 물어봐야겠네."강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잠깐만요."강영은 뭐가 떠오른 듯 강서준을 불러 세웠다.강서준은 멈춰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강영이 말했다. "우선 타이밍을 보면서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희가 뉘앙스라도 보여야 해요. 안 그럼 더 이상해 보일 거예요. 게다가 오빠는 적염군의 용수잖아요. 그런 사람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이면 그게 더 이상해서 고 선생의 의심을 살지도 몰라요."강서준이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데?"강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즉위식을 화려하게 열어 전 세계에, 대하에 적염군의 총수가 오빠라는 걸 선언하는 거예요. 그럼 고 선생도 오빠를 단지 권력욕이 강한 사람으로 생각할 거고 오빠의 즉위식에 나타날 수도 있어요. 그 기회를 틈 타 고 선생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거예요."강서준은 한참 생각하더니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기지에 대한 조사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강서준이 천수가 되었다는 소문은 이미 내부에 퍼진지 오래되었다. 그 소문을 억지로 잠재운다면 오히려 사람들의 의심을 더욱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래, 그게 좋겠다."강서준은 몸을 돌려 멀어졌다.강서준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강영은 소파
강서준은 적염군 본부로 향했다.적염군 군구의 정문에 도착한 강서준이 차에서 내렸다.안으로 발길을 들이기도 전에 강서준은 제지를 당했다.무장한 군인들은 강서준을 향해 총구를 겨냥하며 말했다."누구십니까?"강서준은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지금 누구한테 총을 겨냥하는 거냐?""용왕님!"장군 한 명이 걸어 나왔다. 그는 강서준에게 깍듯하게 경례를 하고 말했다. "남황 흑룡군의 용수 님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여긴 적염군의 본부입니다. 남황의 용왕님께서 들어올 수 없는 곳입니다. 이건 월권행위이십니다. 저희는 외부인을 접근 금지시켜야 합니다."강서준은 장군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름이 뭐죠?""적염군 부용수 조남이라고 합니다."조남은 깍듯하게 답했다.강서준을 존경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경계를 늦추진 않았다."용왕님, 여긴 적염군 본부입니다. 용왕님이라 할지라고 관할 구역이 아닌 적염군에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조 장군, 국회 투표를 통해 제가 적염군 총수가 된 걸 모르고 있는 겁니까?""들은 바는 있습니다. 하지만 임명서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지금 용왕님께서 군구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강서준이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은 다름 아닌 곧 즉위식을 개최하겠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함이었다.그도 함부로 월권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임명서가 없는 지금 부용수의 말이 옳았다.그는 손가락을 들어 조남을 가리키며 말했다. "조 장군, 어디 한번 두고 보죠."그는 몸을 돌렸다.그가 몸을 돌리고 나서야 적염군은 총구를 서서히 내리기 시작했다.조 장군 곁에 있던 군인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장군님, 신임 총수님께서 오셨는데 저희가 이렇게 굴어도 되는 겁니까?""두려워하지 마, 군인이라면 규율에 따라야 해."조남은 몸을 돌려 군구 안으로 들어갔다.강서준은 곧장 천안궁으로 향했다.천안궁의 거실.그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불평하는 얼굴로 말했다. "저희 규율을 고쳐야 할 때가 된 것 같네요."왕은 손에 든
왕의 담배까지 챙긴 그는 천안궁을 나섰다.밖으로 나온 그의 뒤를 그림자가 급히 따라나왔다. "서준 씨."강서준은 몸을 돌려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물었다. "왜요? 무슨 일에요?"그림자는 주변을 살피더니 강서준을 이끌고 경호원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왔다. "왕께서 서준 씨의 모든 계획에 대해 알고 싶어 해요."강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아직 계획한 건 없는데, 우선 적염군 총수가 된 후에 생각해 보려고요.""아무도 못 믿으시나 보군요." 그림자가 얼굴을 찌푸렸다.강서준이 말했다. "그럴 리가요. 정말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았어요. 무모하게 행동해서는 안 돼요. 길게 생각해야 해요. 계획이 생긴다면 왕께 꼭 말씀드릴게요. 필요하다면 도움도 요청하고요.""설마." 그림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맞아요." 강서준은 그림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왕의 뒤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분 뒤에 아무도 없었으면 지금의 그 위치까지 올라가지 못했을 거예요. 배후에 있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예요? 주 선생이 연관되었다는 건 들은 적 있는데."그림자는 굳은 얼굴로 조용히 말했다. "서준 씨, 세상에는 하지 말아야 할 질문들이 있어요. 굳이 알게 될 사실이라면 언젠간 꼭 알게 될 거예요."강서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그는 홀연히 몸을 돌렸다.그림자는 그가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몸을 돌려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간 그림자가 왕에게 다가갔다.왕이 물었다. "뭐라고 하던가요?"그림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 선생에 대해 물었습니다.""그래요?"왕도 잠시 당황했다.강서준이 주 선생에 대해 물을 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강서준을 믿을 수 있을까요? 용왕이 된 그를, 남황을 책임진 그를, 적염군 총수가 된 그를 완전히 믿을 수 있을까요? 흑룡군과 적염군을 연합해 무장 공격이라도 한다면 대하는 곧 그의 손에 들어갈 거예요."왕은 걱정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