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당연히 의심할 수밖에 없잖아? 만약 연아가 지아에 대해 폭로하지 않았다면 지아도 지금 이렇게 되지 않았잖아! 일심으로 바람 쐬러 간다고 했는데 연아가 기획한 프로그램도 거기에서 촬영 중이라 연아도 거기에 있을 거잖아?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의심스럽지 않아?”송진희는 너무 그럴듯하게 분석하고 있었다.“우리 지아는 연아의 상대가 아니야. 내가 보기엔 연아가 지아에게 함정을 파놓은 것이 분명해. 그렇게 해서 우리 민씨 가문에 복수하려는 거야...”사뭇 진지한 그녀의 말을 듣노라면 조연아는 의심받을 만해 보였다.하지만 민지훈은 기가 막혔다.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약 드셨어요?”“뭐?”갑자기 그녀를 관심하는 민지훈의 모습에 송진희는 기뻤다.“심장약을 말하는 거야?”심장이 약했던 그녀는 약을 복용하고 있던 중이었다.“정신질환에 관한 약이요.”민지훈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무음 상태로 전환했다.곧 오민이 뒤따라왔다.“대표님, 저도 여사님의 문자를 받았어요. 지아 아가씨가 실종되었다고 하던데요? 저희가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람을 시켜 지아아가씨를 찾으라고 할까요?”“아니!”민지훈은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경찰에 신고해.”“네.”오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즉시 움직였다.일심의 중심 파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촬영은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었다.잠시 휴식한 후 오후에 후반 촬영이 개시될 예정이다.조연아는 방으로 돌아와 옆에 놓인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갑자기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영상 메시지 한 통이 그녀의 휴대폰에 도착해 있었다.어리둥절했던 그녀는 영상의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영상이 재생되는 동시에 그녀는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그것은 바닥에 부딪히며 ‘쿵’하는 소리를 냈다.민지아의 고함소리가 영상에서 흘러나왔다.“안 돼... 하지 마... 누구야! 왜 이러는 거야! 돈이 필요하다면 다 줄게. 제발 풀어줘.”하지만 영상속의 남자는 동요 없이 바닥에 쓰러진 민지아를 사악한 눈빛으로
조연아는 더 이상 이것저것 따질 여력이 없었다. 문밖에는 카메라 천지여서 그녀에게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그녀는 신속하게 베란다로 달려갔다. 옆 베란다를 힐끔 보던 그녀는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에어컨 외실을 밟고 넘어갔다.그리고 민지훈 방의 창문을 열었다.방에 들어선 그녀는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하얀 목욕 가운을 입고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약간 젖은 머리, 완벽한 근육 라인은 피를 들끓게 만들기에 충분했다.수없이 봤던 그녀이지만 감당이 되지 않긴 마찬가지다. 그녀는 급히 몸을 돌렸다.눈을 가리며 돌아서는 여자를 보던 민지훈은 가볍게 실소를 터뜨렸다.“여보는 언제부터 담을 넘는 취미를 가진 거야?”그는 옆에 놓인 수건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간단히 닦은 다음 걸음을 옮겨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옷 사이에 두고도 그의 따뜻함이 전해졌다. 방안에는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너무... 뜨거웠다!“옷부터 입어!”“못 본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거야?”붉어진 그녀의 얼굴을 본 그는 장난스럽게 말했다.“민지훈, 할 말이 있어서 온 건데 뭐 하는 거야!”“다시는 담을 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놔 줄게.”2층이었지만 여전히 위험하기 때문이다.“알았어. 알았어. 약속할게. 그러니깐 옷 당장 입어.”조연아는 이런 상태로 그와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더욱이 담 넘는 취미도 없었다.누가 이러고 싶었을까?갑작스런 사건이 아니고 현관문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부득불 이런 방식을 택했다.흰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민지훈은 아주 청량한 느낌을 주었다.“그만 가리고 있어.”민지훈은 미소 지으며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아래로 내리면 눈을 떠도 된다는 암시를 보냈다.옷을 입은 그를 확인한 조연아는 즉시 휴대폰을 건넸다.“영상 한번 봐봐. 방금 받은 건데 지아와 연관 있는 것 같아. 영상이 조작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가짜인 것 같지는 않아.”영상이 고화질이라 진실성이
“응.”그도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이 일은 내가 처리할게.”“약혼녀이자 동생인데 당연히 처리해야지.”말을 마친 조연아는 휴대폰을 들고 발코니 방향으로 돌아섰다.“일을 처리하는 건 당신 때문이야. 그 사람의 생사는 나와 아무 상관 없어.”그녀의 뒤에서 강경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하지만 그의 확신에 찬 말에 조연아는 실소를 터뜨렸다.그녀가 발코니에 다다랐을때 그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담 넘지 않기로 약속했잖아.”“예전에 너도 오로라 보러 가자고 약속했었는데 결과는 어떻게 됐어?”조연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그래서 약속했던 일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았어.”조연아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실외기를 밟고 자기 방으로 넘어갔다.뜨거운 바람이 살짝 열린 문으로 들어와 커튼이 흔들렸다.그녀가 무사한 것을 확인한 민지훈은 흐트러진 머리를 만지며 쓴웃음을 지었다.“인과응보였네.”민지훈은 휴대폰을 들어 어딘가로 전화했다.“지아가 언제부터 사라진 거예요?”연결음이 들리고 전화를 받은 송진희에게 민지훈은 무뚝뚝하게 물었다.“요 며칠 전에 일어난 일이야. 항상 집에만 있었는데 바람쐬러 간다고 고집부려서 도우미와 함께 가라고 일렀는데 잠시 한눈판 사이에 없어졌고 지금까지 찾지 못했어. 이미 신고했어.”송진희는 몹시 다급해 보였다. “네가 지아를 나 몰라라 할 정도로 모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어. 어서 사람을 풀어 지아를 찾아줘!”“임천에서 사라졌다고 했죠?”“맞아, 우리 쇼핑몰에서 사라졌어.”“네.”민지훈은 간단한 상황만 확인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는 방금 그 영상을 다시 떠올렸다.눈썰미가 남달랐던 그는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타고난 능력이 있었다.영상은 선명했고, 배경은 버려진 창고처럼 보였다. 창고 한켠에는 화물 상자들이 가득 쌓여 있었는데 거기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임천 부두’그는 입술을 살짝 벌리면서 네 글자를 뱉었다.그는 오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임천으로 돌아갈 거니까,
조연아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휴지로 얼굴을 닦고 방을 나섰다.곧바로 녹화가 시작되었다.연습생들은 한 명씩 무대로 올라가 기량을 뽐냈고 1차 평가를 받았다.하지만 민지훈은 나타나지 않았다.하태윤이 곧바로 해석했다. “민 대표님은 회사 업무로 바쁘셔서 후반 녹화에는 아쉽게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말을 이어가는 하태윤은 점점 얼굴이 밝아졌다.“바쁜 일정을 쪼개 현장에 와 우리 프로그램을 응원해 주신 민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럼, 지금부터 1차 오디션을 시작하겠습니다. 다음 참가자를 열렬한 박수로 맞이할게요.”민지훈이 안 왔다고?조연아는 옆의 빈자리를 보았다.어디 갔지? 민지아의 일을 처리하러 간 걸까?조금 의문스러웠던 조연아지만 생각을 거두고 연습생들의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민지아의 동영상이 머릿속에 맴돌아 공연에 집중할 수 없었다.한 그룹이 공연을 마친 뒤 하태윤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아주 발칙한 연습생들이라고 들었어요. 본인들까지 합치면 연습생이 모두 100명이란 것을 알고 있죠? 그룹 이름이 ‘천상여자’이며 완전체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고요?”“맞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완전체 데뷔입니다.”하태윤이 그녀들을 세어보았다.“모두 6명이군요. 총 10개의 자리밖에 없는데 여러분이 모두 차지하겠다는 말인가요?”“네. 데뷔를 꿈꾸지 않는 연습생은 없지 않습니까?”“패기가 넘치네요. 잘 알겠습니다.”하태윤은 눈을 깜빡이며 다시 말을 이었다.“어느 멘토님께 평가받고 싶은가요?”“우리 팀원들은 모두 강단 선생님께 평가받고 싶습니다.”멘토 강단이 헤드폰을 벗고 마이크를 잡았다.“여럿이 함께 부르기에 문제가 없어 보이는 선곡이지만 헤드폰으로 들어보니 음정이 불안하고 리더분만 안정적이었어요. 하여... 완전체 데뷔를 하려면 조금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대표님은 어떻게 보셨나요?”하태윤이 조연아를 불렀다.“이대로 데뷔, 괜찮을까요?”말이 없는 그녀에 현장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아직도 촬영이 남았는데 어떻게 해요? 일심에 1, 2부를 녹화해야 하거든요.”“피곤하면 잠이 올 거예요.”피곤했던 조연아는 몇 번 하품을 크게 하며 덧붙였다.“먼저 가서 쉴게요.”“제가 데려다줄게요.”“괜찮아요. 곧 저녁 식사가 시작될 것이고 라이브라 현장을 통제해야죠.”시간을 확인하던 하태윤은 조연아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방에 돌아가서 푹 쉬세요. 라이브가 끝나면 저녁 식사를 들고 갈게요.”“그래요.”조연아는 숙소 방향으로 향했다.날은 어두워지고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모든 연습생들은 백 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식당에 모였다.조연아는 홀로 오솔길을 따라 숙소로 향하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조연아는 제작진인 줄 알고 몸을 돌렸다. 거기에는 새끼 고양이가 있었고 조연아를 향해 ‘야옹’ 하며 애교부렸다.고양이 목에는 목걸이가 걸려있었고 한발 한발 다가오더니 무서워하지도 않고 조연아에게 몸을 비볐다.“음... 좋은 향이 나네!”조연아는 손을 뻗어 고양이를 어루만졌다.그때 ‘탁-’하는 소리와 함께 주변을 밝게 비추던 등불이 꺼졌다.일심 전체가 어둠에 잠겼다.어찌 된 일인가?정전인가?조연아는 휴대폰을 꺼내 불을 켜려고 했다. 갑자기 달콤한 향이 풍기더니 뒤에 거대한 물체가 나타나 조연아를 제압했고 저항 몇 번 못 해본 채로 입이 막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절하고 말았다...같은 시각 식당 내부도 시끄러웠다.“여러분 침착하세요. 아마 전력 소비가 과도해서 트립이 발생한 것 같아요. 곧 수리될 겁니다.”제작진은 확성기로 사람들을 안정시켰다.약 25분 후, 식당은 다시 밝아졌고 카메라도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있었고 방금 전 정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실시간 시청자 수는 500만 명을 돌파했고 대부분이 훈조부부를 응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화면에는 민지훈과 조연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그래서 네티즌들은 두 사람이 몰래 데이트를 하고 있을 거라고
헐떡이며 주변을 둘러보던 제작진은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다급하게 말했다.“대표님이 사라졌어요.”제작진의 말에 하태윤은 손에 들려 있던 도시락을 놓쳤다.“뭐요?”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제작진을 보았다.“일심을 샅샅이 뒤졌지만, 대표님을 찾지 못했어요.”제작진도 매우 불안해했다.충격받은 하태윤은 잠시 후 조금씩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그럼 신고하지 않고 뭘 하는 거예요! 그리고 직원들 입단속 잘 시키세요. 이 소문은 퍼지면 안 돼요.”“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총감독님도 말했듯이 일심의 전체가 모두 우리 사람들이라서 절대 말하지 않을 거예요.”이 일이 알려지면 어떤 영향이 있을 거란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스타엔테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에도 아주 불리했고 심지어 공황 사태를 불러올 것이다.하태윤은 조연아의 숙소로 달려갔다. 그는 반드시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같은 시각, 일심 공항에는 비행기 한 대가 이륙 전 준비를 마쳤다.그때 오민이 전화 한 통을 받았다.소식을 접한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대표님! 큰일 났어요! 연아 씨가 사라졌대요.”평온하던 민지훈의 얼굴이 삽시에 일그러졌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비행기에서 내렸다.오민이 그의 뒤를 따랐고 일심으로 향했다.민지훈이 도착했을 때 경찰들도 도착해있었다. 현장을 수색해 봤지만, 아무 흔적도 없었다.민지훈을 본 하태윤이 말했다.“왜 자리를 비운 거예요? 당신이 있었더라면 무서워서라도 대표님을 건들지 않았을 텐데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민지훈의 사나운 눈이 하태윤을 쏘아보자, 하태윤은 즉시 입을 다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죠?”냉정함 뒤에 엄청난 살기가 느껴졌다.“대표님은 아직 아무런 소식 없어요. 일심은 이미 봉쇄되어 아무도 빠져나갈 수 없지만, 여전히 찾을 수 없네요.”“감시 카메라는 확인했나요?”그가 물었다.“이미 확인했어요. 대표님이 오소길에 들어섰을 때 갑자기 정전되어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어요.
민지훈은 침묵했다. 잠시 후 그가 끝내 입을 열었다.“그 고양이를 찾아.”“고양이요?”오민이 멈칫했다. 그러다 갑자기 뭔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고양이는 지금 유일한 증거이다.사람이 아니고 말을 할 수 없지만 찾아야 한다. 그것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네!”오민이 대답하자 민지훈도 움직이기 시작했다.그의 눈에서 한기가 품어져 나왔다.“털끝이라도 건드리면 내 손에 죽는다!”...주위는 어둠으로 짙게 깔려있다.공기 속 그 달콤한 향기에는 피 비릿한 냄새가 섞여 있어 헛구역질이 났다.조연아는 온몸이 너무 무거웠고 어지러워서 힘겹게 몸을 가누며 몸을 일으켰다.모든 기억이 순식간에 떠올랐다...숙소로 가던 중 누군가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여기는 어딘가?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불쾌한 냄새가 그녀의 코를 자극하고 있었다.가까스로 몸을 일으킨 그녀.낮인지 밤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폈다.갑자기, 그녀의 시선에 어렴풋한 물체가 들어왔다. 조연아는 걸음 멈췄다. 그러다 조금씩 걸음을 앞으로 옮겼다. 그녀는 고의로 발을 더 세게 구르며 소리를 냈다.가까이 다가섰을 때, 그녀는 깜짝 놀랐다.그것은 사람이었다.자리에 얼어버린 그녀는 너무 놀라 비명도 잊은 듯했다.그녀는 재빨리 문으로 달려갔다. 다리는 점점 힘이 풀려 그만 바닥에 쓰러졌고 무릎과 바닥이 부딪혀 거센 마찰음이 났다. 그녀는 극심한 고통에 식은땀을 흘렸다.그녀는 당장 여기를 벗어나야 한다!이를 악문 그녀는 젖 먹던 힘을 다해 다시 일어났다. 절뚝거리며 문으로 다가갔다.그리고 있는 힘껏 문을 밀었다.그러자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밖은 아주 밝았다.조연아는 깊게 한숨 들이기코 창고를 바라봤다...민지아!시퍼런 상처 자국으로 가득한 얼굴에 그녀는 혼비백산했고 뒷걸음 질 치다 바닥에 넘어졌다.어떻게 이런 일이...민지아 어떻게 여기에 있단 말인가!조연아는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
“먼저 이곳을 벗어나야 해.”말을 마친 민지훈은 찢어진 청바지 사이로 상처 입은 그녀의 다리를 보았다. 그는 두말없이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하지만 몸을 돌린 순간, 그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말했다.“늦었네.”조연아는 아직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민지훈이 신처럼 나타났고 고양이로 그녀를 찾았다고 하면서 지금은... 또 늦었다고 말하고 있다.“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어리둥절했던 조연아가 그저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거기에는 일심의 제작진과 경찰이 그들에게 달려오고 있을 뿐이었다.“왜 민지아와 함께 창고에 있게 되었는지 생각해 본 적 있어?”그녀는 순식간에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그 말은... 범인이 지아를 죽인 후 나를 납치해서 나에게 뒤집어씌우려 한다는 거야?”민지훈은 이 여자의 머리가 꽤 빨리 돌아간다고 내심 감탄했다.뒤이어 도착한 경찰은 민지아의 생체 신호가 없음을 확인한 후, 법의학자에게 현장을 살피게 했다.그리고 조연아를 바라보더니 수갑을 채우며 말했다.“대표님, 실례하겠습니다. 저희와 함께 서로 가서 조사를 받아야겠습니다. 대표님이 갑자기 실종되고 살인사건이 나타나서요.”조연아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민지아의 죽음은 그녀와 아무 상관 없고 범인은 고의로 그녀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다.“날 내려줘.”조연아는 민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는 그녀를 놓아줄 기미가 없었다.“다쳐서 걸을 수 없어요. 저도 함께 조사받죠.”민지훈의 말에 조연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현장의 사람들도 모두 충격받은 모습이었다.하지만 민지훈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당신들이 여기에 도착했을 때 나도 그녀와 함께 있었으니 나도 조사받아야죠.”다른 이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만약 그녀가 범인이라면 난 유일한 공범이에요.”그는 그녀 평생의 공범이고 싶었다.진지한 그의 말에 그녀는 시선을 돌렸다.너무 무서운 한마디었다...모두의 시선 속에서 민지훈은 조연아를 품에 안고 경찰과 함께 그곳을 떠났다...가는 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