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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9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용문 대구 지회장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

“그가 오늘 내 사지를 부러뜨린다고 해도 우리 아버지가 그를 찾아 따지지 못할 거라는 걸 의미해!”

“용문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이지!”

“스님의 얼굴을 보지 않고 불교를 본다는 말이 있어. 우리가 하현의 체면을 살려 줄 필요는 없지만 용문의 체면은 살려 줘야 해!”

“더구나 그 사람은 손놀림도 좋은데 우리 같은 사람이 덤벼서 될 일이겠어?”

“이 사람아. 때론 굽힐 줄도 알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누구를 만나든 발로 짓밟으려들 텐데 그렇게 하다가 혹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길로 가는 거야. 그때 후회해도 아무 소용없어!”

진태유는 화옥현을 가르치듯 조곤조곤 말하며 말보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유려하게 곡선을 이루며 날아가는 담배 연기를 바라보니 진태유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담배 연기에 한숨을 섞어 토해나는 사이 진태유의 얼굴은 점점 흉악하고 차갑게 변해갔다.

마치 며칠을 굶주린 성난 짐승 같았다.

화옥현이 괴로운 듯 입을 열었다.

“그런데 진태자님, 설마 오늘 일 이대로 넘기실 거예요?”

“소문이라도 나면 이건 우리 망신이에요!”

“난 창피해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진태자님은 안 돼요. 앞으로 항성과 도성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진태자님을 얕잡아볼 거라구요!”

진태유는 구름 연기를 내뿜으며 유유히 입을 열었다.

“군자는 10년 안에 복수해도 늦지 않아. 내가 항성으로 돌아가 하민석과 상의해 볼게.”

“우리의 정의를 반드시 되찾아 와야 해요!”

화옥현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진태자님, 하민석도 하현한테 몇 번 당했다고 들었는데 하민석을 찾아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제 생각에는 차라리 어르신께 직접 도움을 청해서 하현 주변 사람들을 없애버리는 게 어떨까 하는데요.”

“그의 아내가 대구로 돌아갔잖습니까? 우리 사람을 대구로 보내 그 여자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하면 되죠!”

“약간의 이자를 받는 셈이죠. 하현 앞에 아내의 머리를 던지면 비로소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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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2340장

    ”딸칵."진태유는 차 문을 거칠게 열고 화옥현을 발로 걷어찬 뒤 다시 문을 닫았다.화옥현의 몸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쳤고 이마를 땅바닥에 찧는 바람에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렸다.그의 코와 얼굴을 부어올랐고 옷은 여기저기 지저분해졌다.그는 눈가에 계속 경련을 일으키며 원망이 가득 서린 눈으로 진태유를 싣고 떠난 차를 노려보았다.한참 후에야 그는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둘째 형님, 저 이제 형님 곁에 서기로 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요구 사항이 있어요. 난 꼭 하현을 죽여야겠어요....”...도성 앤드류 병원.방재인이 링거를 매달고 응급실에서 나왔다.위세척을 방금 끝낸 그녀는 이제 조금 정상으로 돌아왔고 앉아서 말도 할 수 있게 되었다.하현은 물 한 병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이곳 도성은 안전하지 않아. 더 이상 머무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이번에 이 일은 아마도 화옥현이 진태유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나와 그를 충돌하게 한 것 같아.”“그때 나를 만나지 않았으면 당신은 이미 진태유의 손아귀에 넘어갔을 거야.”방금 병원으로 오는 길에 하현은 이미 모든 과정을 알아보았던 것이다.하현은 화옥현이 일부러 자신과 홍성 사이의 원한을 불러일으키려 했다고 추측했다.화옥현의 목적은 카지노 외에도 화소붕의 권위를 되찾고 나아가 화 씨 가문의 체면을 살리는 것이었다.결국 화 씨 가문의 체면이 거듭 구겨졌으니 일인자의 자리를 탐내든 다른 사람과 손을 잡고 지금의 자리를 지키든 화옥현은 무슨 짓이든 해야만 했을 것이다.이제야 모든 과정이 생각한 난 방재인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오빠, 정말 미안해요. 내가 너무 부주의해서 그만. 돈을 빨리 벌어서 가족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는데 결국 오빠를 또 위험하게 했어요.”“오빠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 말이에요. 화옥현이라는 사람은 화소붕보다 훨씬 상대하기 어려워요.”“화소붕은 기껏해야 천지도 모르고 날뛸 뿐이라 다루기 쉬워요.”“하지만 화옥현은

  • 재벌 사위면 될까?   2341장

    ”항성과 도성 하 씨 가문이라.”하현이 중얼거리다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그들이 날 건드리지 않는 한 나도 그들을 건드리지 않을 거야.”“은둔의 5대 가문이 톱 10대 가문과 무슨 상관이 있겠어?”“하지만 그들이 날 죽이려 하거나 내 주변 사람들을 괴롭힌다면 나도 그들에게 죽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줘야겠지.”“게다가 항성과 도성 하 씨 가문은 은둔의 5대 가문 중 하나이니 사람으로서 못 할 짓은 하지 않을 거야.”“난 그들이 나한테 함부로 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적어도 그들은 건드려도 될 사람이 누구인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을 거야.”하현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최문성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대표님은 항성과 도성에 그리 오래 계시지 않아서 그들의 행태를 잘 모르실 거예요.”“큰일을 당했을 때 그들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적잖이 넘고는 합니다.”“지금 대표님이 그들의 체면을 상하게 했으니 그들도 대표님을 가만히 두고 보진 않을 거예요!”“또한 강남 하 씨 가족은 당시 항성과 도성 하 씨 가문이 대하 안에 들여온 도구에 불과했다고 들었어요. 항성과 도성 하 씨 가문은 강남 하 씨 가문을 빌미로 대하 시장을 잠식하려고 했죠.”“하지만 대표님, 대표님과의 관계가...”최문성은 말해 봐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강남 하 씨 가족은 항성과 도성 하 씨 가문에서 약간 아웃사이더라는 거야? 왜 난 몰랐지?”하현은 갑자기 궁금해졌다.“이일해가 항성 이 씨 가문 사람 아니었던가?”“하민석이 나한테 쫓겨나 항성으로 온 후 이 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지 않았어?”최문성이 대답했다.“만약 항성과 도성 하 씨 가문이 그의 뒷배를 봐 주지 않았더라면 하민석이 어떻게 항성 이 씨 가문의 후계자가 될 수 있었겠어요?”“그는 하 씨이지 이 씨도 아니에요.”하현은 궁금한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항성과 도성 하 씨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들 집안 젊은

  • 재벌 사위면 될까?   2342장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방금 진태유의 얼굴을 때렸지.”“게다가 하민석의 계획을 또 내가 망쳤구 말이야.”“지금 진태유가 하민석을 찾아갔어. 두 사람의 심성으로 볼 때 아마 지금쯤 두 사람은 날 사무치게 증오하고 있을 거야.”“사실 두 놈이 모여 봤자 아무 일도 아닌데 말이야.”“최문성이 말하길 그들 뒤에 뒷배가 있다고 하더군. 항성과 도성 하 씨 가문이라고.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거든. 그래서 내가 미리 공부 좀 해 두려고.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꼴은 피해야지.”공해원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대표님이 말씀하신 게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에요. 두 사람이 힘과 저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말고 가장 중요한 점은 그들이 항성과 도성 하 씨 가문 하구천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거예요.”“특히 하민석은 제가 가진 자료에 의하면 일찍이 강남 하 씨 가문을 손에 넣었으니 사실 이미 하구천의 영향 아래 있는 사람이에요.”“진태유도 만만치 않아요.”“그는 홍성 태자이고 그의 아버지는 홍성 교관이에요.”“홍성은 항성과 도성에서 가장 세력이 커요. 그들 세력이 10만 명에 달하고 항성, 도성 할 것 없이 어디에나 퍼져 있어서 사업상의 거의 모든 영역에 손을 대고 있어요.”“진태유 역시 하구천의 열렬한 지지자예요.”“그러니까 대표님이 하민석과 진태유를 건드린 건 사실 하구천을 건드린 거나 다름없다는 거죠.”하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내가 제대로 찾아오긴 했군, 공해원.”“이런 상황에서 항성과 도성 하 씨 가문의 배경에 대해 알아두지 않으면 안 돼.”하현의 표정을 보고 공해원의 얼굴이 잠시 굳어졌다.그는 자신이 가져온 자료를 뒤지며 말했다.“대표님, 어디서부터 시작하시겠어요?”하현이 대답했다.“항성과 도성 하 씨 가문부터 시작하지.”공해원이 고개를 끄덕였다.“항성과 도성 하 씨, 줄여서 항도 하 씨라고 할게요. 항도 하 씨는 항성을 기반으로 한 5대 가문 중 가장 젊은 문벌이에요.”“당시 하

  • 재벌 사위면 될까?   2343장

    ”하천성은 그의 첫째 아들 하문성에게 자리를 물려주지 않았고 넷째 아들 하문준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었어요.”“하지만 하문성을 비롯해 하 씨 집안 세 아들도 이에 불만을 품었어요. 다만 아버지의 명령이어서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하천성의 본처조차도 이 결정에 불만을 품었죠.”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항도 하 씨 집안에 원한 관계가 얽힌 이런 내력이 있을 줄은 몰랐다.“그래서 지금 항도 하 씨 집안은 하문준이 장악하고 있지만 그의 모친은 그과 그의 아내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아요.”“그녀는 큰아들 하문성을 돕는 데 전념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큰아들을 그 자리에 세우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죠.”“소문에 의하면 하문준과 그의 모친 사이에는 의견 차이가 많다고 하는데요.”“하문준은 예전에 가문이 하던 방식대로 항도 하 씨 가문을 드러나지 않게 항성과 홍성의 배후에서 움직이는 걸 선호한다고 해요.”“그러나 그의 모친은 지금의 하 씨 가문은 오래된 문벌 문화에서 탈피해 10대 가문들처럼 겉으로 드러내어 힘을 과시하길 원했죠.”하현은 공해원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고 있다가 물었다.“그 하구천이 하문준의 아들이지?”“그렇지 않아요.”공해원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가문 안에서 일어난 원한은 생각만큼 그리 간단하지 않았어요”“하문준은 호방한 성격에 남자 중의 남자였지만 왜 그런지 슬하에 아들 하나 없었고 딸 하나만 입양했습니다.”“이 모습을 본 그의 모친은 끊임없이 하문성을 설득해 그의 아들 하구천을 하문준에게 양자 보냈어요.”“분명 하문성의 모친은 반란을 일으켜 항도 하 씨 집안의 권세를 자신의 수중으로 넣으려고 한 것 같습니다.”“그러나 하문준은 양자를 들일 생각이 없었어요. 하지만 결국 어머니의 끈질긴 설득을 이기지 못하고 하구천을 양자로 받아들였죠.”“이런 복잡한 배경을 뒤로하고 하구천은 항도 하 씨 계승자 자리에 올랐어요.”“하구천은 야심가예요. 자신의 자리가 위태롭다는 걸 일찌감

  • 재벌 사위면 될까?   2344장

    ”그럼 종합적으로 하구천을 평가했을 때 어때?”하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공해원에게 물었다.공해원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야심가에 실력도 뛰어나죠. 하지만 가끔은 자신감이 지나쳐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기도 하는 사람이에요.”“항도 하 씨 가문이 살짝 쇠퇴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아마도 하 씨 가문의 실세인 하구천 때문일 거예요.”공해원이 말을 마치자 하현은 태블릿에 있는 자료들을 쭉 훑어보기 시작했다.자료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쪽 방면은 역시 자타 공인 공해원이란 걸 잘 보여주었다.항도 하 씨 가문의 배경과 관계를 맺고 있는 분야에 대한 간략한 소개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항도 하 씨의 오래된 문중 사람들과 젊은 세대들 중 일부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공해원의 말에 따르면 이 사람들은 항도 하 씨 집안의 핵심 세력이었다.하현은 항성의 4대 가문이 모두 항도 하 씨 가문과 동맹 관계에 있다는 설명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도성 화 씨 가문이 왕이라고들 하지만 지금 보니 항도 하 씨야말로 항성과 도성에서 진정한 왕이었다.만약 항도 하 씨가 대하에서 왔다면 진작에 나라를 분열시켰을지도 모를 일이었다.지금 하문준이 집권하고 있으나 그의 이념만으로는 이런 광범위한 동맹은 결코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결국 가문을 위해 충성을 다한다는 사상은 기성세대들의 뼈와 살에 녹아 있는 것이다.하지만 젊은 세대는 다르다.만약 하구천 같은 사람이 등극한다면 그는 더 높은 지위, 더 큰 권력, 더 큰 발언권만을 추구할 것이고 이는 대하에 큰 어려움이 직면할 것임을 말한다.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하현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불길한 생각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썼다.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아무런 실증도 없이 상대의 실력을 치켜세워 미리 두려움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게다가 현재로서는 자신과 하구천이 실질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하현이 이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도성에서 전화가 왔

  • 재벌 사위면 될까?   2345장

    ”또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 배의 대주주 중 한 명이 화 씨 가문이라고 합니다!”“화 씨 가문 둘째 아들 화태강!”“지금 화태강이 희망호에 있는 걸로 보입니다!”공해원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대표님, 이건 음모입니다!”“만약 내가 예상한 것이 맞다면 이 일은 진태유와 있었던 일에 대한 보복입니다.”하현은 관자놀이를 지그시 문지른 다음 요트 정박지에 도착해 요트에 뛰어올랐다.“맞아. 날 겨냥한 거야!”“최 어르신이 의사를 표명하셨고 난 진태유의 뺨을 때렸어. 그리고 최 어르신의 딸이 사고를 당했어. 내가 어떻게 상관하지 않을 수 있겠어!”...그 시각.희망호의 맨 꼭대기 층에 있는 호화로운 VIP룸은 지금 환하게 불을 밝힌 채 누군가 가슴속에 칼을 빼들고 있었다.흰 양복을 입은 남자는 한 올의 머리카락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집념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완벽한 올백 머리를 하고 있었다.그 남자는 손에 몇 개의 칩을 쥐며 음산한 미소를 떠올렸다.그의 뒤편에는 키가 큰 경호원들이 도열해 있었다.경호원들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삼삼오오 한가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마치 스포츠 경기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큰 오락거리를 발견한 듯 실없는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어이, 최영하. 보아하니 당신이 이번에도 진 것 같은데!”금테 안경을 쓴 남자는 자신의 손에 든 패를 보고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맞은편 최영하를 힐끔 쳐다보았다.“이번 판까지 합치면 내리 열 판을 지는 거야!”“열 판, 100억이야! 최 씨 가문이 아무리 일류 가문이라고 하지만 현금 100억을 흔쾌히 내놓을 수 있을지 얘길 좀 해 봐야겠군.”“물론 당신이 이 돈을 못 내겠다면 난 도성 사람들한테 당신 대신 이 돈 좀 내라고 독촉을 할 수도 있어.”“하지만 뭐 어쨌거나 난 이 유람선의 대주주지 조폭은 아니니까.”“뭐 그렇게까지야. 아무튼 내가 당신한테 그 돈을 받은 걸로 쳐 주면 당신은 어떻게 나한테 감사의 표시를 할지 잘 생각해 봐!”

  • 재벌 사위면 될까?   2346장

    ”퍽!”최문성은 칩에 손을 얹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누나, 더 이상은 안 돼. 더 이상 돈을 가져올 수가 없어!”“아버지한테 들키면 우린 끝장이야!”“도성에서 몇 년을 살았는데도 아직 모르겠어? 도박은 절대 손을 대면 안 돼. 손을 댔다가는 절대 못 빠져나온다구!”최문성의 말에 최영하는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최문성을 올려다보았다.“내가 왜 여기 왔는지 모르겠어?”“네가 3년 전에 진 빚을 누군가가 들추어냈어.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가 200억이나 됐다구. 그게 아니었더라면 내가 지금 여기 와서 빚을 갚을 일이 있었겠어?”최영하의 말에 최문성은 말문이 막혔다.그가 당도대에 가기 전에는 부잣집 철부지 도련님이었다.최 씨 집안의 재산을 거의 탕진하다시피했고 나중에는 밖에서 많은 도박빚을 지기까지 했다.당도대 입대 전 최양주가 그 도박빚을 모두 갚아주었지만 오늘 어디선가 또 한 장의 차용증이 날아온 것이다.가장 놀라운 일은 차용증에 쓰인 보증인이 최영하라는 사실이었다.오늘 최영하가 이곳에서 도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최문성, 입이 있으면 말해 봐. 나한테 삿대질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화태강이 비꼬는 눈빛으로 최문성에게 시선을 돌렸다.“빚진 사람은 당신인데 갚는 사람은 누나군.”“본인은 아무것도 못하고 호들갑만 떨고 있어. 발로 뻥 차서 배에서 쫓아버릴까 보다!”“닥쳐!”최영하도 안타까운 눈빛으로 최문성을 바라보았다.“네가 쓰레기처럼 살지 않았으면 내가 여기 왜 앉아 있겠어?”“넌 얌전히 보고만 있어. 또다시 이래라저래라 하면 나한테 귀싸대기 맞을 줄 알아!”“네가 내 동생만 아니었으면 벌써 나한테 죽었어!”화태강이 이 말을 듣고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역시 최 씨 집안 딸이라 성정이 다르군!”“그런 이유로 당신이 올인하겠다면 나도 받아주지!”최문성의 얼굴색이 확 변했다.“누나, 이러지 마. 이러면 안 돼.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 꼭 돈을 구해서 막아

  • 재벌 사위면 될까?   2347장

    화태강은 오늘 밤 이미 손쉽게 100억을 벌었고 게다가 최영하는 100억을 빚지게 생겼으니 이번 판만 잘 하면 자기 입맛대로 최영하를 희롱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심지어 최양주를 주무를 수도 있는 것이었다.어느 때보다 자신만만해진 화태강은 계속 거드름을 피우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K에 A 쌍으로 납시오.”“최영하. 이제 당신 차례야. 어서 까 봐.”“당신이 스트레이트가 아니라면 이번 판도 내가 이기는 거야.”테이블 위를 쳐다보던 최영하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그녀는 오른손을 뒤집어 화태강을 향해 카드를 펼쳤다.“JQKA.”“스페이드 스트레이트. 내가 이겼지!”최영하는 냉엄한 얼굴로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놓아둔 수표를 손에 넣었다.스트레이트. 그것도 가장 강력한 스트레이트였다.도저히 이길 수 없는 패였다.필승을 자신하던 화태강의 얼굴이 일순 굳어졌다.“그럴 리가?”방금 눈앞에서 일어난 광경을 보고 최문성도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번 판은 내가 이겼어. 테이블 위에 칩들과 당신 200억도 다 내 거야. 총 400억 벌었군!”“내 동생이 빚진 200억을 빼면 난 200억을 가져갈 수 있는 거지!”“테이블 위에 있는 칩은 내 동생이 빚진 돈 갚는 걸로 하고 수표는 내가 가져갈게. 문제없지?”최영하는 얼른 몸을 일으키며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넋이 나간 듯 멍하니 있던 최문성도 상황을 알아차렸는지 금세 환한 빛으로 물들었다.최영하는 역시 수법이 대담하고도 대단했다.먼저 져준 후에 이기는 것.마지막에 올인을 던지며 그때까지 빚졌던 것을 모두 탕감했을 뿐만 아니라 덤으로 200억까지 벌어들인 것이다.화태강은 화가 치밀어 올라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할 것만 같았다.최영하 남매가 떠나려 하자 그는 갑자기 최영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비아냥거렸다.“날 속인 거야!!”“속인 거냐고?!”화태강의 말을 듣고 최영하가 돌아서며 성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화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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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4470장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9장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8장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 재벌 사위면 될까?   4467장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466장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5장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4장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4463장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4462장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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