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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8장

하현은 담담하고 차가운 눈빛을 보였지만 신분이 높은 사람임을 의심할 수 없는 위엄이 묻어났다.

진태유는 하현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두 사람의 눈동자가 허공에서 마주쳤다.

보이지 않는 불꽃이 주변을 다 불태울 것 같았다.

잠시 후 진태유는 자신의 분노를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

“좋아, 아주 좋아!”

“역시 하 지회장은 지독한 캐릭터라고 말할 수밖에 없군. 정말 대단해. 거물 중의 거물이야!”

“하지만 명심해. 오늘은 내가 체면을 구겼지만 내일은 나 진태유 오늘의 치욕을 꼭 되갚아주겠어!”

“퍽퍽!”

진태유는 말을 마치더니 바로 자신의 뺨을 두 대 때리고 거침없이 앞으로 걸어가 무릎을 꿇었다.

“방재인, 미안해. 오늘은 내가 술을 많이 마셔서 실수를 했어. 마음에 담아 두지 마!”

항상 제멋대로 날뛰던 진태유가 꼬리를 내리고 순순히 무릎을 꿇어 사과를 하고 있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분노가 가득 치밀어 올랐다.

이럴 게 아니라 여기서 한바탕 싸워야 하는 거 아닌가?

홍성의 능력으로 말하자면 전화 한 통으로 수천 명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도 식은 죽 먹기가 아닌가?

그런데 진태유가 수모를 참고 대낮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다니?!

진태유라는 인물은 거물일 뿐만 아니라 때론 굽힐 줄도 아는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가자!”

잠시 후 진태유는 일어서서 아무렇지도 않게 뒤돌아섰다.

그는 하현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곧장 정면을 향해 걸어갔다.

다만 어두운 얼굴에는 깊은 원한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비록 오늘 양측의 충돌이 크지 않았지만 근본적으로 하현은 홍성의 체면을 짓밟은 셈이었고 이로써 양측 사이의 원한에 화해의 가능성은 사라졌다.

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진태유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사람을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진태유의 행동과 표정이 이 말을 그대로 설명해 주었다.

최문성은 숨을 몰아쉬여 말했다.

“대표님, 이 일은...”

하현은 계속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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