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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장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담담하게 말했다.

“멀리서 온 손님이 기왕 대구에 왔고, 또 외교 여권을 가지고 있으니 얌전히 검도를 가르쳐주고 다른 일에 참여하지만 않는다면 아무도 너를 쫓아내지는 않을 거야!”

“전쟁터에서는 너와 내가 각각 주인이니 당연히 적이지.”

“하지만 여기는 대구야. 대구 국제 도시에서는 영원한 이익만 있을 뿐 영원한 적은 없어.”

“네가 나에게 네 가치를 알려주기만 하면 그럼 네가 대구에서 섬나라에서 보다 천 배 만 배 더 잘 살게 해 줄 거라고 내가 보증하지.”

“너의 가치를 보여줄지 말지는 네 자신에게 달려있어.”

말이 끝나자 하현은 아무 생각 없이 찻잔을 집어 들고는 손가락을 구부렸다.

이 찻잔을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나카노 다로 앞에 놓았고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나카노 다로는 식은땀이 ‘쓱’ 나더니 물에 잠긴 듯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섬나라 천황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을 지켜야 한다고 교육받았다.

그리고 유라시아 전투는 그에게 눈 앞의 이 분은 결코 그가 건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심지어 섬나라 전설에 나오는 검술사, 닌자왕, 음양사가 함께 손을 써도 이 분 앞에서는 그저 오합지졸일 뿐이었다.

하현은 그의 마음을 간파한 듯 담담하게 말했다.

“나카노 군, 어떤 일은 선택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야.”

“한 순간의 생각으로 천국이 되느냐 지옥이 되느냐가 결정 돼.”

“이 차를 마시면 너는 죽지 않을 거야.”

“안 마셔도 죽지 않을 거고.”

“다만 친구가 될지 적이 될지 잘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야……”

나카노 다로는 끊임없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한참 후 그는 부들부들 떨며 찻잔을 들어 입에 가져갔을 때 안의 차는 이미 다 없어져있었다……

……

저녁 8시, 향산 별장 11호.

11호 별장은 비록 향산 별장 구역의 별장이었지만 최악의 별장이었다.

1호 별장의 가치는 2천억이었지만, 11호 별장은 150억 밖에 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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