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됐네요. 감사합니다. 변 도련님.” 주시현은 흥분한 얼굴이었고 다른 인터넷 스타들도 모두 얼굴이 빨개졌다. 이 정도 만찬에 참석해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다면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주건국은 이때 웃음을 머금고 계속해서 말했다. “변 도련님,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때 저에게 자리 하나 더 주실 수 있을 까요? 제 조카……”하현은 멍해졌다. 주건국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그를 챙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바로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아저씨, 저는 필요 없어요.”“필요 없다고?”변승욱은 냉소하며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시현씨가 당신이 허풍을 잘 친다고 해도 믿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믿을 수 있겠네.”“네가 말하는 걸 보니 용문 대구 지회 연회에 참석하고 싶어하는 거 같은데, 초대장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네?”“기억해. 나는 아무나 데리고 들어갈 수 있지만 오직 하현 너만은 데리고 가지 않을 거야.”“너 그때 가서 나 변승욱 이름 대고 섞여 들어갈 생각 하지마.”“이번 일은 당신들 몇 가지 명심해야 해. 이 놈이 만약 감히 내 이름을 걸고 연회에 섞여 들어가려고 하면 당신들이 책임지고 그를 발로 걷어 차야 해!”변승욱은 말을 마친 후 그 용문 제자들에게 한 마디 일깨워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몇 명의 용문 자제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변승욱의 명성에 대해서는 그들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 왕화천 부회장을 놀라게 한 건 확실했다. 이런 사람에게는 미움을 사지 않는 것이 좋다. 바로 이 용문 자제들도 뭐라고 말하기가 어려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변승욱의 두세 마디로 연회에 참석하는 일이 해결되는 것을 보고, 거기다 그곳에 있던 용문 대구 지회의 고위층들을 압도하는 것을 보고 주시현의 눈동자에는 한 줄기 이채로운 눈빛이 스쳐 지나갔다. 변승욱은 정말 젊고 유능하며 돈도 있고 힘도 있었다! 그가 원하기만 하면 용문 대구
지금 이 순간, 주건국의 얼굴만 멍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표정이 이상해졌다. 이소연과 주시현도 비꼬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후지와라 미우와 몇몇 인터넷 스타들은 바보를 쳐다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는데, 마치 천하의 가장 큰 우스갯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변승욱은 옆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하현, 아니. 아니지. 너를 하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할 거 같네. 너 정말 1호 별장에 살아?”“너 경비실에 사는 거 아닌 거 확실해?”그는 주시현이 하현이 경비원으로 일했다고 했던 말을 어렴풋이 기억해냈다. 그는 경비실에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주건국은 이때도 반응을 했지만 안색이 더 없이 안 좋아 보였다. 철이 들지 않은 모습을 보고 실망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내가 너한테 몇 번이나 말했어?”“사람은 착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했잖아!”“어떤 말들은 해서는 안될 말들이 있어!”“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내 식구들이라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또 얼마나 난리가 났겠어!”하현은 매우 유감스러워하며 말했다.“아저씨, 정말 저 1호 별장에 살아요.”“그럼 너 왜 우리 집에 머물려고 그랬던 거야? 1호 별장은 우리 11호 별장보다 10배는 더 비싸잖아.”이소연은 냉소적으로 말했다. “하현, 뻐기려면 합리적으로 뻐겨야지!”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제가 요 며칠 별장을 새로 꾸미려고 하는데 안이 좀 지저분해서 여기서 머물려고 했던 거예요.”“불편하시다면 됐어요. 제 쪽에 방이 더 있어요.”“어! 리모델링까지? 좀 지저분하다고?”이소연은 주건국이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됐으니 그럼 우리 구경 좀 시켜 줄래?”“나랑 네 아저씨는 어쨌든 네 윗사람이잖아. 네가 새 집을 샀고 또 새로 단장을 한다고 하니 우리가 가서 보고 조언을 해줘도 괜찮잖아?”“맞아, 우리 구경 좀 시켜줘. 우리는 아직 이런 2천억짜리 별장은 어떻게 꾸며 졌는지 본 적이 없어!
주건국은 이때 자신이 하현에게 정말 실망했다고 느꼈다. 이전에 하현이 출근을 해서 보너스를 받은 건 기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출근한지 며칠도 안돼서 착실하게 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체면을 더 중시했다. 이때 주건국은 자신이 왜 하현을 대구로 불렀는지 후회하기 시작했다. 진작에 매달 그에게 몇 십만 원 생활비라도 임시로 줬더라면 지금보다는 나았을 텐데. 창피하다! 너무 창피하다!하현은 주건국이 원망이 극에 달한 모습을 보고 진실을 말하기로 결심하고는 솔직하게 말했다. “아저씨, 제가 솔직하게 말씀 드릴게요.”다들 이 말을 듣는 순간 진실이 뭔지 듣고 싶어 귀를 기울였다. “이 1호 별장은 정말 제 거예요. 임 선생님이 일주일 더 전에 저에게 준 거예요. 수속이 곧 마쳐질 거예요.”“너한테 줬다고?”후지와라가 제일 먼저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2천억짜리 별장을 아무렇지 않게 너에게 줬다고? 보아하니 우리 하 도련님의 체면이 엄청나구나!”“네가 이 정도까지 말을 했는데 우리가 보러 가지 않으면 너한테 정말 미안할 거 같아!”하현은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들 그렇게 관심이 많으시다면 모실게요.”말을 마치고 하현은 발길을 돌려 별장 밖으로 나섰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하현의 걸음을 재빠르게 따라갔다. 그가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 분명했다. 주건국은 얼굴색이 검게 변했고 몸이 휘청거렸지만 이를 악물고 따라갔다. 하현이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의 큰 조카였다. 그는 하현을 도울 방법이 있는지 생각해내기 시작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정말 따라가는 것을 보고 하현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거절하지 못했다. 향산 별장 단지는 기본적으로 거대한 공원에 11개의 별장이 지어져 있었다. 각 별장들 사이는 거리가 꽤 멀어 무슨 움직임이 있어도 다른 별장에게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한밤 중이라 다들 길을 걸을 때 다른 별장의 모습은
“잘 모르긴 한데 암살 명령이 대구에서 전해졌으니 아마 미야모토일 거예요.”“아니면……”“방현진……”이 이름을 듣고 하현의 눈동자는 살짝 가늘어졌다. 방현진은 아직 정식적으로 싸워 본 적은 없지만 이미 그가 다루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다행히 오늘 그는 나카노 다로부터 손을 대기 시작했기에 약간의 준비가 되었다. 그래서 하현도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지금 소위 이 암살 명령이라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놀라움을 가져다 줄지 아주 관심이 갔다. 하현이 이 일을 처리하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은 전부 의견이 분분했다. “이 1호 별장은 정말 기세가 대단하네요. 이런 곳에서 살면 돈도 잘 벌리고 백세까지 오래 살 수 있을 거 같아요!”“지리적 위치가 특별하니 1호라는 이름이 붙을 만 하네요. 발코니에 서 있으면 대구 전체의 야경을 볼 수 있지 않겠어요?”“이 물건은 태어날 때도 없었고 평생 앞으로 없겠죠?”대단한 기세의 1호 별장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감개무량해했다. 자부심이 가장 강한 변승욱조차도 이 곳이 좋다는 것을, 그의 신분에 부합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시현은 옆에서 눈꺼풀이 껑충 뛰었다. 11호 별장에 들어가 살면서 그녀는 자신의 가족이 대구에서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1호 별장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런 진정한 명문가의 저력과 기세는 벼락부자와는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현이 지금 아직도 옆에서 뻐기면서 전화를 하는 것을 보고 지금 주시현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우습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이 정도까지 됐는데도 아직도 이렇게 뻐기고 있다니 정말 재미있네?“자, 봤으니 됐어요. 안에는 불이 켜져 있고 주인이 쉬고 있으니 우리 시끄럽게 떠들지 맙시다.”주건국은 이때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전화하는 척하는 하현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소 비는 듯한 어투로 많은 사람들에게 입을 열었다. “다들 돌아갑시다. 제가 야식을 대접할
주건국은 자신의 아내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때 차가운 얼굴빛으로 말했다. “이소연, 너 몇 살인데 네가 하현과 같은 식견을 가질 필요가 있어?”“이렇게 하니까 재미있어?”후지와라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화를 내실 필요가 있어요? 이렇게 하는 건 아주머니 탓이 아니에요.”“우리 모두 1호 별장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것뿐이에요.”“하현 이 놈이 생색을 내려고 하니 우리도 따라와서 성가시게 굴려고 하는 거죠.”“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설마 다들 헛걸음하라고요?”“얼마나 재미있어요!”말을 마치고 후지와라는 주건국의 안 좋은 표정은 신경 쓰지 않고 하현이 전화를 막 마친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하 도령, 전화 다 했어?”“우리가 더 기다려야 되는 거야?”“너 1호 별장이 네 거라고 하지 않았어?”“빨리 우리를 들여 보내줘!”“너 열쇠 잊어 버렸다고 하지마!”“이런 별장 도어락은 분명 비밀번호나 지문으로 여는 게 틀림 없겠지?”“열쇠를 잊어 버렸다고 핑계 댈 여지는 없어!”후지와라가 일부러 호들갑을 떨자 몇몇 여자 친구들은 입을 가리고 가볍게 웃었다. 계속해서 웃다가 하현을 마주했을 때 그들은 더욱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물건은 다른 선택권을 주지 않고 바로 짓밟아 버려야 한다. 주시현은 원래 주건국의 체면을 봐서 하현 대신 몇 마디를 해주려고 했었는데 하현이 지금 나이 먹은 척하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났다. 이 지경에 됐어도 여전히 죽으려고 체면을 세우며 생고생을 하다니 비웃음을 받아 마땅하다! 주건국도 한숨을 내쉬며 탄식했다. “하현, 잘못을 인정해!”“다들 내 사람들이라 네가 잘못을 인정하면 아무도 너를 탓하지 않을 거야!”“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죽어라 체면을 세운다고 생고생을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어?”“사람들에게 더 거부감을 주는 것 말고 무슨 좋은 점이 있겠어?”하현은 웃으며 더 무슨 설명을 하지 않았다. 사실 이때 무슨 설명을
하현은 지시를 다 하고 나서야 주건국을 향해 말했다. “아저씨,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홀 안이 온통 장식 재료들로 좀 더러워요. 그들이 다 치운 후에 들어오세요.” 별장 대문 입구는 이때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모두가 어안이 벙벙한 채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한 인터넷 스타는 심지어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뺨을 때렸다.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들은 하현이 정말 향산 1호 별장에 살 줄은 때려 죽어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소남 임씨 가문의 산업이다!하현이 언제 소남 임씨 집안과 이렇게 좋은 관계를 맺은 거지!?소남 임씨 가문이 하현에게 선물을 한 것이든, 단순히 하현이 여기서 지낼 수 있도록 한 것이든 모두 그의 지위와 힘을 보여주었다. 이소연은 이때 눈꺼풀이 펄쩍 뛰었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라 마치 뺨을 맞은 것처럼 느껴졌다. “1호 별장이 어떻게 이럴 수가, 그럴 리가 없는데……”주시현은 자신의 화사한 붉은 입술을 가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약간 수긍할 수 없다는 듯한 기색이었다. 자신은 도음 플랫폼에서 부잣집 오빠에게 몇 십억을 받고 큰 인기 스타가 되고 나서야 11호 별장에 들어가 살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 그런데 하현이 촌놈이 어떻게 1호 별장에 살 게 된 거지?이것은 가치가 2천억짜리 별장이다! 여기서 살 수 있다는 것은 돈 뿐 아니라 무한한 권세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하현이 무슨 자격으로 들어와 살 수 있는 것인가?원래 주시현은 하현 앞에서 도도한 백조처럼 행동했지만 이때 이 우월감들은 1호 별장에 압도되어 산산조각이 났다. 그리고 변승욱도 순간 놀라 입이 벌어졌다. 그는 비록 권세와 돈이 조금 있긴 했지만 이런 별장을 살 만한 형편은 아니라는 것은 자각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이런 별장은 힘과 친분이 없으면 아무도 팔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원래 멸시하는 눈빛으로 하
이때 모두가 묻고 싶은 말을 주건국이 묻자 이소연과 주시현은 하현을 주시했다. 후지와라 미우 등 인터넷 스타들도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변승욱 조차도 조금 복잡한 기색으로 하현에게서 무슨 단서를 찾으려고 애를 썼다. 하현은 웃으며 자리에 기대어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임 선생님이 저에게 이 별장을 줄 때 저는 정말 관심이 없었어요.”“근데 제가 막 대구에 와서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 지 몰라 어쩔 수 없이 받은 거예요.”“명의 이전이 아직 다 마쳐진 건 아니에요.”하현의 이 가벼운 말을 듣고 모두들 피를 토할 뻔했다. 전에는 다들 하현이 뻐기려고 한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 이 순간은 하현이 말한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현의 말투로 볼 때 그는 아직 이 1호 별장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 심지어 입주 하자마자 사람들을 시켜 리모델링을 시킨 것이다. 이것은 하현이 식견이 넓다는 것을 말해줄 뿐만 아니라 돈도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다른 사람 같았으면 이렇게 별장을 함부로 꾸밀 수 없었을 것이다. 리모델링을 하다가 망치거나 돈이 많이 들까 두려워하지 않았겠는가?하현은 돈 몇 푼 드는 것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이런 점이 납득이 되자 다들 더욱 피를 토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현, 미안해. 내가 오해했어.”주건국은 한숨을 내쉬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보아하니 아저씨야 말로 최고로 잘난 체 하는 사람인 거 같네요!”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저를 위해서 그러셨다는 거 알아요.”“그러니 아저씨 잘못이 아니에요. 제가 확실하게 말을 하지 않았잖아요.”주건국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니야. 내가 네 아줌마처럼 색안경을 끼고 너를 너무 낮게 봤어.”“아저씨, 그만 하세요. 자, 자, 제가 별장 구경 시켜드릴 게요. 안에는 골동품들이 많이 있어요. 듣기로 다
주씨네 11호 별장으로 돌아왔다. 다들 여전히 어색해서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주건국도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하현에게 2층의 귀빈 객실을 마련해주었다. 슬기와 사람들의 객실도 2층에 마련해 주어 존중의 뜻을 표했다. 변승욱도 자연스레 머물게 되었다. 몇몇 인터넷 스타들 중 오로지 후지와라만 머물 것을 요청했고 다른 사람들은 방이 없어 아쉬움을 안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방을 배정하고 난 후 하현도 방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오늘 하루 종일 바빠서 정말 피곤했다. 그가 막 누웠을 때 진주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지회장님, 왕 부회장이 오늘 회장님께 전화를 드렸나요?”“연회에서 만났을 때 그가 회장님과 얘기 했었죠?”전화 맞은 편에서 진주희의 깍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그가 전에 다음주에 연회가 있다고 내가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소식을 전했었어.”“그 동안은 내부 분쟁 때문에 용문 대구 지회 내부에 분열이 조금 있었다고 했잖아.”“지금은 통합이 됐으니 당연히 용문 관련 기업, 가족 등 모두 초청해서 한번 모여야지.”“이렇게 하면 사람들의 사기를 북돋아 줄 뿐 아니라 용문 대구 지회의 인맥을 다시 모을 수 있어.”“가장 중요한 건 나보고 용문을 위해 정식적으로 나서달라는 거야.”여기까지 말하고 하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 늙은 여우라고 불릴 만 해. 나보다 세상 물정에 더 훤해.”이렇게 말했지만 하현은 오히려 거절했다. 그가 대구에 와서는 조용히 행동해야 했다. 이렇게 지나친 일들은 그에게 적합하지 않다. 진주희는 공손하게 말했다. “지회장님, 이 모임의 목적을 아시면서 왜 거절을 하시는 건가요?”“다들 지회장님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데요!”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가든 안가든 무슨 차이가 있어? 어쨌든 지금 용문 대구 지회는 이미 통합이 됐잖아. 네가 나를 대표하면 그만이야.”진주희는 말했다. “지회장님, 지금 얼마나 많
”비슷한 물건들이 항성과 도성 경매장에서 대략 이천억에 팔렸어!”“나도 방금 형 씨 가문에서 이천억에 샀어.”“봐. 여기 가격표가 있잖아?!”하현은 비닐봉지를 열어 바닥에 파편을 쏟으며 영수증을 한 장 꺼냈다.“내 아내한테 결혼기념일 선물로 주려고 산 거였어!”“그런데 어떻게 되었는지 잘 봐!”“당신 차에 부딪혀 완전히 부서졌어!”“이천억의 가치가 있는 물건들인데 당신들이 이천만 원을 준다고 해서 이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지금 나 놀리는 거야?”“물론 당신들은 믿고 싶지 않겠지. 그렇다면 감정 요청을 해 봐! 그럼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어!”이천억?!김 씨 남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가 이내 파랗게 질려 버렸다.두 경찰도 어안이 벙벙한 채 하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하현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이 일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가?하현은 확실히 정당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이었다.하현은 골동품 도자기 영수증도 가지고 있었다.완벽했다.간단히 말해서 이 사건의 모든 증거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하현이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일부러 이런 일을 꾸민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긴 했지만 두 경찰은 반발할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방금까지 의기양양해하던 간소민은 순식간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얼굴이 굳어졌다.하현이 너무 터무니없는 말을 쏟아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천억이라니!김탁우가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액수였다!만약 김탁우가 죽는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돈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저희는 사고의 책임 소지만 밟힐 수 있습니다. 그 후 어떻게 처리할지는 양측이 서로 협의해야 합니다!”“협의가 안 되면 법정에서 해결하시면 됩니다!”두 경찰은 골치 아픈 일에 엮일까 봐 얼른 책임 소지를 밝힌 책임 인정서만 발급하고 줄행랑을 쳤다.이것은 도저히 자신들이 건드릴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김탁
”김탁우. 미안하지만 이번 사고를 전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책임은 당신한테 있습니다.”김탁우가 백일몽을 꾸고 있을 때 대머리 경찰이 현장을 자세히 살핀 후 침착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도로법에 따라 당신은 하현에게 모든 손해 배상을 해야 합니다.”김탁우의 득의양양한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분명 생각지도 못한 결과임에 틀림없었다.그는 하현이 경찰서 사람들과 내통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 경찰들은 순찰 중 무작위로 파견되었기 때문에 전혀 이해관계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가 쓸데없는 말을 내뱉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처지가 더욱 곤란해질 것이 뻔했다.순간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갔다.별 볼 일 없는 사람 한 명 짓밟는 일이 이렇게 번거로울 줄은 몰랐다.“아니, 지금 뭐라고 하는 거예요?”“잘 들어요! 이 일은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에요! 우리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요!”김나나는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이 사람은 그저 무책임한 인간일 뿐이에요. 여기저기 사기나 치고 다니는 인간이라고요! 경찰이라면 이런 사람을 잡아가서 취조를 해야지 우리한테 책임을 전가하다니요?”“당신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아니면 머리가 아주 나쁜 거예요?”김나나가 강경한 얼굴로 몰아붙이자 경찰은 침착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선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입니다.”“불복한다면 소송을 하십시오.”“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전적으로 당신들 잘못입니다!”김나나는 이를 악물고 버럭 소리쳤다.“우리가 지나가는데 갑자기 나타났으니 당연히 이 사람 책임이죠!”경찰은 점잖고 예의 바르게 말했다.“우리가 CCTV를 확인했는데 사고 당시 차를 몰던 김탁우가 옆에 앉은 분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분명히 전방 주시 의무를 소홀히 했어요.”“그래서 당신들 잘못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건 어딜 가도 바뀌지 않아요.”또 다른 경찰이 영상을 꺼내 김 씨 남매에게 보여 주었다.방
의기양양한 김탁우를 보며 하현은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이건 사기를 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나한테 손해 배상을 해야 하는 일이야.”김탁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손해 배상? 하현. 당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김나나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말했다.“아주 막무가내로 나오겠다 이거지?!”“좋아. 내가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처리하도록 하겠어!”“경찰들이 와서 어떻게 수습하는지 똑똑히 볼 거야!”“사기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당해 봐야 알지!”말을 하면서 김나나는 흥분된 표정으로 전화를 걸었다.이 기회에 꼴사나운 데릴사위를 보내 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관청에 신고하려면 얼른 해!”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서 사람을 쳤으면 책임을 져야지. 당신들이 나한테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해. 그것이 교통법규니까.”“이따가 경찰서 사람들이 오면 잘 가르쳐 주실 거라 믿어.”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했지만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어서 그의 말을 듣는 김탁우의 눈 밑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호흡이 가빠왔다.마치 유람선에서 만난 그날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김탁우는 얼른 정신을 다잡았다.하현은 그저 여자한테 빌붙어 허세나 부리는 얼간이일 뿐이다.겉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여자 덕에 먹고사는 한량이나 다름없는데 자신이 그를 두려워할 이유가 뭐 있겠는가?하현이 김탁우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뜻밖에도 김탁우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간소민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하현, 망신살 뻗치는 일 좀 그만해!”“유람선에서 있었던 일도 아직 당신한테 되돌려 주지 못했어!”“오늘 우린 다른 일이 있어서 당신과 이런 말싸움하기도 귀찮아!”“우리가 정말로 당신을 상대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당신 절대 감당하지 못할 거야!”“그러니 그냥 썩 꺼져! 얼른!”“여기서 꺼지지 않으면 우린 정말로 경찰을 불러 처리할 수밖에 없어!”“그렇게
안타깝게도 지금 자신을 만났으니 이 일은 실패로 끝날 것이다.“아, 데릴사위? 당신이었어!”김나나도 분명 하현을 알아보았고 얼굴 가득 비아냥거림이 떠올랐다.“내가 방금 말했잖아? 요즘 사기치는 사람들은 정말 수법이 후지다니까!”“아유, 당신 같은 쓰레기가 뭘 알겠어. 우리도 다 이해해!”“하지만 잘 들어! 이런 후진 수법 우리한텐 안 통해!”“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같은 무능력자가 우리를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다는 거야! 후환이 두렵지도 않아?”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오늘 당신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는지 아닌지는 제쳐두고, 아니 설령 그렇다고 쳐도 당신들이 날 어떻게 할 건지 보고 싶군그래.”“뭐?”김나나는 흰자위를 가득 드러내며 씩씩거렸다.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하현을 씹어 버리고 싶었다.이때까지 입을 열지 않던 김탁우는 흥미로운 시선으로 하현을 바라보다가 심드렁하게 내뱉었다.“하현? 참 공교롭군! 이런 데서 만나다니!”“왜? 내가 당신 아내한테 손을 댄다는 걸 알고 많이 불쾌했어? 그래서 날 찾아와 귀찮게 하고 싶었던 거야?”“안타깝게도 설은아는 단지 당신의 전 부인일 뿐이야.”“그리고 난 최근에 설은아에게 많은 사업을 소개해 줬어. 그래서 그녀는 나에게 감사함을 전했을 뿐이야. 아주 헌신적으로 말이지.”“왜? 말리고 싶어?”“말릴 수 있겠어? 당신이?”“아니 이런 유치한 수법이 나한테 먹힐 거라고 생각했어?”“다음에 날 상대할 때는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어.”“그렇지 않다면 거액으로 보상해야 할 거야!”“오늘은 당신이 너무 쫄아서 새파랗게 질린 것 같으니 이번 한 번은 용서해 주지.”“그렇지 않으면 피를 팔아서라도 갚아야 할 거야.”말을 마치며 김탁우는 원망 섞인 눈빛에 경멸 가득한 미소를 녹여 하현을 바라보았다.사실 김탁우는 오늘 간소민을 설은아에게 소개하는 일에 바빠서 이런 쓰레기 같은 사람을 상대할 시간이 없
왕인걸이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하현, 이 개자식이 요즘 형수님과 아주 가깝게 지낸다고 들었는데 내가 가서 거세라도 할까?”고명원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가서 그놈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어버리는 게 낫겠어!”“당신들은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야!”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안타깝지만 난 비열한 소인배들이 쓰는 파렴치하고 비겁한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아.”“그를 잡으려면 공명정대하게 해야 해.”“아무도 반발할 구실이나 이유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그러니 이 일은 내가 나서는 게 나아.”여기까지 말하고 하현은 형나운에게 전화를 걸어 담담하게 말했다.“형나운,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 내 수중에 마침 이천억이 있으니 좀 부탁해...”“아, 그리고 영수증 발급하는 거 잊지 말고.”...오후 6시 정각.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 SL그룹 입구.이미 러시아워에 돌입한 시간이니만큼 고급차들의 왕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하현은 길가에 기대어 손에 삼색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얼핏 보면 거리의 넝마주이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그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눈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바라보며 침묵에 빠졌다.약 10분 후, 하현의 시야에 마세라티 한 대가 나타났다.바람을 가르는 마세라티는 고급스러운 우아함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바로 김탁우의 차였다.김탁우가 직접 차를 몰고 있었고 그의 여동생 김나나와 다소 낯익은 모습이 앉아 있었다.이때 김탁우가 마침 고개를 옆으로 돌려 조수석에 앉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이미 눈에서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노란 신호등임에도 김탁우는 신경 쓰지 않고 거리낌 없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바로 그때 하현이 천천히 횡단보도에 발을 올려놓았다.“퉁!”그 순간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마세라티 차랑이 하현을 바로 덮쳐 쓰러뜨렸다.다만 그는 몸에 힘을 빼고 있었기 때문에 바닥에 주저앉았을 뿐 조금도 다친 곳은 없었다.하지
”쉽게 말해 경제력이 엄청나다고 봐야죠.”“은둔가 형 씨 가문, 은둔가 나 씨 가문, 은둔가 왕 씨 가문은 모두 다양한 분야에서 강력한 권한과 세력을 가지고 있습니다.”“누구도 상대할 수 있는 아주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죠.”“은둔가 현 씨 가문과 은둔가 두 씨 가문은 금정의 수호신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들이 있으면 아무리 강한 강호의 세력이라고 할지라도 금정에서 함부로 행패를 부리지 못합니다!”“하지만 진정한 세력가를 말하자면 역시 은둔가 주 씨 가문입니다!”“주 씨 가문은 관청의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주광록의 할아버지, 아버지, 큰 형님은 모두 한때 금정 관청의 수장이었습니다.”“비록 두 어르신은 이미 은퇴했지만 금정 관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죠.”“그리고 주광록의 큰형은 금정 최고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 지금은 연경으로 가서 더욱 중요한 자리를 맡았습니다.”“주향무와 주광록은 말할 것도 없죠!”“이 외에도 다른 주 씨 가문 사람들도 금정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일일이 셀 수도 없어요!”“심지어 금정의 관청은 주 씨 가문 관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다만 주 씨 가문은 대하의 중앙 정부에게는 충성을 다하며 실수를 한 적이 없습니다.”“이로 인해 은둔가 주 씨 가문은 금정에서 은둔가의 으뜸이 되었고 나머지 다섯 가문들도 큰일을 겪으면 주 씨 가문에게 도움도 청하고 본보기로 삼기도 합니다.”고명원은 금정 은둔가의 유래를 쭉 설명하며 감격에 겨운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 당신이 이런 주 씨 가문의 친분을 얻었으니 금정에서 두려울 게 뭐 있겠어요?”“당신이 이런 인맥을 가졌다는 걸 진작에 알았다면 우리가 벌써 무릎을 꿇었을 텐데 말이에요. 우리가 감히 어떻게 당신 앞에서 거들먹거릴 수 있었겠어요? 안 그래요?”왕인걸, 임수범, 나박하는 모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하현은 핸드폰으로 공개된 자료들을 몇 번 확인한 뒤에야 고
주 씨 형제가 하현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동시에 두 사람은 반드시 하현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기로 결심했다.그 시각.집복당 정자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고명원은 직접 하현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하현, 당신은 이번에 확실히 많은 성과를 올렸어요.”“이 차가 있으면 앞으로 금정에서 아마 신호등 따위 상관없이 다닐 수 있을 거예요!”왕인걸도 옆에서 한마디 덧붙였다.“관청의 수장이 매주 풍수사한테 관상을 보러 다닌다는 소식이 퍼진다면 아마 그 풍수사는 금정의 굵직한 인맥을 갖게 될 겁니다.”“나도 예전에는 안 믿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믿게 되었어요.”“어쩐지 예전부터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었죠. 진정한 풍수사는 그 지역의 지하 황제라고!”하현은 편안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나와 주 씨 가문 형제가 겨우 이 정도 친분일 뿐인데 지하 황제라니 너무 과장된 거 아닌가요?”“이 말은 우리 사이에서나 하는 말로 끝내죠. 절대로 바깥으로 퍼져서는 안 됩니다.”이때 나박하도 그들에게 다가와 즐거운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하현, 당신은 아직 주 씨 가문의 내막을 모르는군요!”“은둔가 주 씨 가문 형제라고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난 금정 사람이 아닙니다. 금정에 온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그들의 내막을 모르는 게 정상 아닌가요?”비록 그들은 금정이 오래된 도시고 그 세월 동안 토착된 세력이 만만찮다는 건 알지만 금정에 오기 전에 하현은 금정에 대한 자세한 정황은 전혀 알지 못했다.만약 설은아의 일이나 장생전의 일이 아니었다면 그는 금정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금정의 이러한 정황을 이해하는 데도 아무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고명원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목을 축인 뒤에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금정은 대하의 고전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도시로 인구가 거의 오천만 명에 달합니다!”“권세 있는 인물, 호족 가문들이 차고도 넘치죠.”“당시에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우리 은둔가 주 씨 가문의 역량과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주향무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아마도 당신은 오늘 당신의 행동이 우리 형님에게 아주 큰 도움을 주고 큰 위험에서 구해주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하지만 내가 보기엔 당신은 딴 속셈이 있는 것은데요.”“내 추측이 틀리길 바랍니다!”말을 하면서 주향무는 오른손을 뻗어 하현의 어깨를 묵직하게 두드렸다.그의 힘으로는 성인의 어깨 정도는 쉽게 탈골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악력이 느껴졌다.주향무는 하현의 심기를 건드리려고 이런 행동을 한 게 아니라 은둔가 주 씨 가문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것을 하현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윽...”갑자기 주향무의 오른손이 굳어졌고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충격에 휩싸인 그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지만 주향무는 자신의 손이 마치 쇳덩어리 위에 부딪힌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거센 반동으로 인해 그의 오른팔이 저릿저릿해졌고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이러다간 피를 토할 것 같은 통증이 엄습해 왔다.개자식!무도 고수라더니!“주 서장님. 그렇게 계속 힘쓰고 있을 필요없어요. 가서 실력이나 좀 더 키우세요.”하현은 빙긋 웃으며 손을 뻗어 주향무의 손을 자신의 어깨에서 툭 털어냈다.“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당신의 인중에도 검은 기운이 가득하군요. 아마 피비린내 나는 재앙이 있을 것 같은데!”“누군가가 당신의 형에게 손을 뻗칠 수 있다는 건 당신한테도 충분히 손을 뻗칠 수 있다는 얘기죠!”“아쉽게도 당신은 나에게 큰 미움을 샀어요. 그래서 난 당신을 구해 주지 않을 겁니다!”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서늘한 얼굴로 돌아섰다.혼자 덩그러니 남은 주향무는 당황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고 있었다.잠시 후 그는 온몸이 떨리고 입가에 검붉은 핏기가 슬쩍 떠올랐다....원래부터 하현을 못마땅해하며 경멸
”다만 이것은 임시방편일 뿐입니다.”“이런 문제는 아무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죠.”“이 사건의 배후자를 파헤치지 않으면 결국 뿌리째 근원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하현은 있는 대로 말했다.누가 주광록을 죽이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짚이는 데가 있지만 주광록은 말할 것도 없고 하현 스스로도 언급하지 않았다.주광록은 고개를 끄덕였다.“하 대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내가 잘 알고 있습니다.”“내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 이 근원을 해결하겠습니다.”말을 하며 하현을 바라보는 주광록의 얼굴에 복잡한 심경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룻밤 사이에 하현에 대한 그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전에는 하현이 함부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주광록은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하현이 손을 쓰지 않았더라면 오늘밤 당장 그는 죽은 목숨이 될 수 있는 몸이었다.상대의 수법이 이렇게 악랄한데 하현 같은 사람이 없었더라면 절대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은둔가 주 씨 가문의 이익을 위해서든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든 주광록은 어쨌든 하현을 자신의 곁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다른 건 둘째 치고 단순히 하현은 자신에게 있어 생명의 은인이었으니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한다.“자, 차는 해결되었네요.”하현은 아우디 차를 가리켰다.“차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상대방은 절대 같은 수법을 두 번 다시 쓰지 않을 테니까요.”그러나 주광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저 차는 차마 못 타겠어요.”“하 대사님,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 차 가져가세요. 지금부터 저 차는 대사님 것입니다!”“대사님 같은 분만이 저 차를 다룰 수 있을 거예요.”말을 마치자마자 주광록은 얼른 차 열쇠를 하현의 손에 쥐여 주었고 나박하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하현을 대신해 차량 등록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하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주 부장님, 이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주광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