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은 웃었다. “그럼 정 세자는 나를 끌어들일 작정이야?”“그럼 한번 말해 봐……”“어떻게 나를 끌어들이려고?”“나한테 뭘 줄 건데?”정용은 하하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시원시원하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너처럼 시원시원한 사람이야!”“네가 오늘 비록 많은 형제를 때리고 내 체면을 구겼지만!”“그래도 난 여전히 널 좋게 보고 있어!”“네가 지금 무릎 꿇고 굴복하기만 하면 이제부터 너는 내 부하가 될 거야. 이전에 정호준이 내 곁에서 가지고 있었던 지위처럼 너도 내 곁에서 그런 지위를 얻게 될 거야!”“네가 무릎을 꿇기만 하면 너는 정용의 첫 번째 부하가 될 거야.”“벨라루스의 장악권도 너에게 떨어질 거야!”“이런 것을 보고 소위 벼락출세라고 하는 거야!”“이 조건 어때?”하현은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조건이 나쁘지 않네. 심지어 적수를 마주보고 이런 조건을 내놓을 수 있다니 정말 감탄했어.”“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동의할 수 없어.”정용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왜?”하현은 손을 뻗어 정용의 얼굴을 두드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왜냐고?”“나한테 손을 댈 때 설마 당당한 정 세자가 내 진짜 신분을 밝혀내지 못했단 말이야?”“기왕 네가 아직도 내 진짜 신분을 파악하지 못했으니 내가 직접 말해 줄게. 어때?”정용은 안색이 갑자기 변했고 하현을 아래위로 훑어 보더니 한참 후에야 천천히 말했다. “너 도대체 누구야!?”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하현이라고 해. 이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근데 나한테는 몇 가지 신분이 더 있어. 예를 들어 설씨 집안 설은아의 데릴사위라든지……”“예를 들자면 나는 천일그룹의 회장이야.”“또 예를 들면 나는 남원에서 하 세자라고 불려……”“쾅______”이 말이 나오자 홀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변했다. 정용의 표정도 갑자기 바뀌어 처음에 경솔하게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했던
정용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 그리고 난 후 평정을 되찾고 말했다. “하 세자, 설마 나를 죽이려고 그러는 거야?”“대답을 하기 전에 내가 몇 가지 얘기를 들려줄게. 정 세자, 관심 있어?”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열었다. 정용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관심 없다고 하면 말 안 하려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죽게 내버려 둬야지. 말을 듣고 싶은지 아닌지는 네 일이야.”“첫 번째 얘기야.”“내 아내가 대구 정씨 집안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나는 왜 아내의 일가가 성이 설씨가 아니고 정씨인지 알아내려고 했어.”“나중에 정씨 집안 사람 중 누군가 남원에 나타났어. 네가 천일그룹 일에 개입을 한 후 내 아내가 속한 가문이 내가 생각한 것만큼 그렇게 쓸모없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어.” “나중에 대구 정가가 강남 설씨 집안을 이용하기 시작하고 모든 자원을 융합하고 나서야 대략적으로 빙산의 일각을 볼 수 있었어.” “설씨 집안은 당시 대구에서 쫓겨난 게 아니야. 설씨 집안 사람들이 강남에 흩어져 있는 건 강남의 자원을 노리고 온 것에 불과해.” “후에 내가 남원 심지어 강남까지 철통같이 경영을 하니 너희 대구 정가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설씨 집안 사람들을 한데 모아서 그 해에 흩어져 있던 힘을 되돌리려고 했던 거고.” “그리고 너희들이 직접 뽑은 설씨 가문의 주인인 설씨 어르신은 불행히도 운이 없어서 죽었고……”“너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신속하게 해결하려고 설은아를 일시적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은아를 이용해 설씨 집안의 모든 자원을 통합하고 대구로 돌아오게 했잖아.”“대구로 돌아온 이후에 설은아는 더 이상 집안의 주인이 될 수 없지 않겠어?”정용의 눈빛이 살짝 번뜩였다. 그리고 난 후 담담하게 말했다. “강남 설씨 집안 혈통은 우리 혈통에서 나온 가지야. 하 세자가 네 아내를 위해 나선다면 네 체면을 봐서 내가 그녀를 내 혈통의 상석에 앉혀줄게.”“한 사람 아래 만 명 이
“너희들이 뭘 하려고 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가지 점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첫째, 너희들은 왕화천을 용문 대구 지회장 자리에 앉혀 용문 대구 길바닥의 힘을 장악하려는 거야.”“둘째, 너희들은 임복원을 죽여 대구 1인자 자리에 앉아 대구 관청의 힘을 노린 거야.”“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너희들의 목적은 이미 다 나온 거야.”“나는 비록 섬나라가 너희들에게 무슨 혜택을 줬는지는 모르겠지만.”“약간의 이익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는 짓까지 하다니, 정 세자, 정말 실망스럽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네!”장내 분위기는 순식간에 극에 달했다. 하현이 말한 이 두 가지 ‘이야기’는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두 번째 이야기는 정용에게 직접 타격을 가했다. 유지애 등 사람들도 모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들은 원래 하현이 단순히 질투해서 다투려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남원에서 대구에 오기까지 이렇게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유지애와 사람들은 손에 들고 있던 화기의 안전장치를 열고 하현이 있는 곳으로 조준을 했다. 이때 정용이 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그들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발포하려고 했다. 정용의 눈빛은 굳어졌고 그는 죽일 듯이 하현을 노려본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계속해봐.”그는 하현에게 분명 다음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었다. 하현은 웃으면서 약간 손을 놓으며 말했다. “내가 대구에 온 목적은 너를 위해 온 게 결코 아니야. 심지어 대구에 오기 전에 나는 정식적으로 정 세자를 알지 못했어.”“근데 대구에 오고 난 후 복잡하게 얽혀있는 일들이 전부 너 정 세자와 관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기왕 내 아내가 대구 정가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아내가 있는 이 혈통에 문제가 있으니 남편인 내가 먼저 아내를 도와 귀찮은 일을 좀 없애야 하지 않겠어?”정용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하현은 웃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내가 너한테 말한다는 걸 깜빡했네.”“네가 나를 죽이려고 보낸 양성호는 나한테 이미 잡혔어. 게다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나한테 너의 적지 않은 비장의 카드를 많이 누설했어.”“예를 들어 네 곁에 가까이 있는 섬나라 호위병, 구로타 타로라던가. 근데 그는 지금 진주희의 길을 막으러 가야 하지 않겠어?”“어쨌든 진주희가 중상을 입어야 오늘 밤 그 싸움에서 왕화천에게 가장 큰 승산이 있지 않겠어?”정용의 안색이 미친 듯이 변하더니 비할 데 없이 흉측해졌다. “예를 들어 네 부하에는 백 명 가까운 총잡이들이 있지만 이 총잡이들은 항상 너와 양성호의 명령만 듣잖아.”“한 시간 전에 양성호가 그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모든 연락처를 철저히 차단하고 오늘 밤 명령을 기다리라고 했어. 근데 언제든 들이닥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비장의 카드가 다시 올 것 같아?”정용은 온몸을 흠칫 떨더니 안색이 다시 변했다. 유지애는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잠시 후 안색이 안 좋아지더니 말했다. “연결이 안돼요……”연결이 안 된다는 것은 그녀가 방금 보낸 메시지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정용은 안색이 안 좋아지더니 잠시 후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 하 세자 역시 보기 드문 강적이군.”“근데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 너 혼자서 날 죽이고 빠져나갈 수 있다고 그렇게 자신하는 거야?”이때 정용은 정말 궁금했다. 단순히 그를 죽였다가 자신이 마구잡이로 총에 맞아 죽는다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하현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왜 빠져나가지 못 하겠어?”“내가 여태 드러낸 적은 없지만 내가 고수 인 걸, 그것도 진정한 고수라는 걸 몰라?”“어떻게 말해도 전신급이지.”하현은 여유로운 말투였지만 유지애와 사람들의 안색은 미친 듯이 변했다. 하나같이 눈빛이 더없이 날카로워졌다. 전신급은 병부에 몇 사람 없었고, 해외에서는 더욱 기이한 존
정용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그는 하현이 유지애의 사격술로 그의 정체를 알아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섬나라 사람과 친분이 두텁든 아니면 중국 사람과 불명확한 관계를 가지고 있든 상관없다. 이것은 정용에게 있어서는 모두 오점이다. 대하 10대 가문은 대하 최고 고위층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이 계층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행동할 때가 많다. 하지만 어떤 일들은 할 수는 있지만 말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해외 세력과 결탁하는 것이 그런 것들이다. 일단 이런 일이 알려지면 대하 고위층에서는 정용을 수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용위 사람들이 순식간에 찾아올 것이다. 대구 정가 자체도 이런 추문이 폭로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현은 유지애를 외면한 채 자유를 되찾은 정용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정 세자, 내가 왜 너를 놔줬는지 알아?”“너를 인질로 잡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야.”“너 같은 사람들은 내 눈에 길가의 고양이와 개와 별반 다를 바가 없어.”“그래서 지금 이런 상황에는 희망을 걸지 않는게 좋을 거 같아.”“무릎 꿇고 네가 한 일을 확실하게 말 해. 혹시 내가 너를 놔줄 지도 모르잖아?”하현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는 호의적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릎을 꿇어?”“확실하게 말을 해?”“나를 놔줄 지도 모른다고?”“하씨, 여기는 대구지 남원이 아니야. 여기서는 네가 행패를 부릴 군번이 아니야!”다시 자유를 얻은 정용은 이때 흉악한 표정을 지으며 재빨리 명령을 내렸다. “그를 죽여!”십여 명의 양복 입은 사나이들이 순식간에 달려들었다. 하나같이 손에 화기를 들고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쾅______”동시에 유지애는 저격용 화기로 교체를 한 뒤 손바닥만한 탄약을 넣고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직접 발포했다. “펑!”큰 소리가 나더니 하현은 한쪽으로 서서 양복 입은 사나이 곁으로 다가가 그의 손에 든 짧은 화기를 깔끔하게 빼앗고는 그
‘퍽______”하현은 양복 차림의 사나이들의 손바닥을 뒤로 젖히고 마음껏 날려버렸다. “퍽퍽퍽______”일련의 소리와 함께 이 양복 차림의 사나이들은 지푸라기처럼 전부 날아갔다. 땅에 떨어졌을 때 어떤 사람은 운이 좋지 않아 머리가 360도로 일그러졌고, 어떤 사람은 운이 좋아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을 뿐이었다. 수십 명의 사나이들은 하현의 반 발자국도 막을 수 없었다. 정용이 보기에 강력하게 우위에 있던 이들도 하현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 일을 처리하기 위해 왕씨 가족들은 벌써 다 떠났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구원병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지금 정용은 하늘에게 소리쳐도 응답이 없고 땅에게 부르짖어도 소용없는 비참한 상태였다. 유지애는 이때 아픔을 참으며 정용에게로 달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자님, 빨리 가세요. 제가 뒤를 끊겠습니다!”정용은 침울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고 눈꺼풀이 끊임없이 뛰었다. 그는 하현을 높이 평가하고 있긴 했지만 그가 정말 전신급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런 급의 고수는 해외에서는 거의 무적의 존재다. 그가 병부 전신을 불러들이지 않는 한 절대 막을 수 없었다. “그를 막아!”정용이 어두운 얼굴로 명령을 내리자 홀 밖에 흩어져 있던 십여 명의 고수들이 몰려 들었다. 이 십여 명의 고수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었지만 하현은 여전히 담담한 기색으로 뺨을 때렸다. 잠시 후 십여 명의 고수들은 모두 날아갔다. 하현의 몸에는 여전히 아무런 손상이 없었다. “하현!”유지애는 뒤에서부터 돌진해 왔고 그녀가 가까이 오기도 전에 하현은 돌아서서 발로 걷어찼다. “퍽______”유지애는 날아가 태사 의자에 부딪혔고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정용은 마당에 있던 도요타에 올라탔다. 안타깝게도 그가 아직 차에 시동을 걸지 못하고 있을 때 하현은 벌써 발로 걷어차 미처 닫지 못한 차 문을 한쪽으로 날려
정용이 총을 겨누는 모습을 보고 하현은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너 정 세자가 용감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믿어. 나도 너를 고문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네 마음이 달갑지 않다는 걸 더 잘 알고 있어.”이 말을 듣고 정용은 눈꺼풀이 뛰더니 안색이 안 좋아졌다. 하현의 말처럼 그의 마음은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대구 여섯 세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아직 너무 많은 에너지와 너무 많은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만약 하현과 정면으로 부딪힌다면 그는 그가 안배한 바에 따라 누가 이길지 잘 예측할 수 있었다.하지만 오늘, 그는 왕주아를 겨냥해서 온 거라 사람들을 많이 데리고 오지 않았다. 게다가 그의 많은 인력은 현재 용문 대구 지회 쪽에 배치되어 있었다. 오늘 그가 해야 할 일은 원래 최선을 다해 왕화천이 지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이 그의 주변 방어를 빈약하게 만들었고, 거기에 하현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김애선 조차 그를 제압하지 못하자 정용을 일시적으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런 우연들이 겹쳐 하현에게 지자 이때 정용의 마음은 원망으로 가득 찼다. “네가 단념하지 못하는 거 같으니 그럼 내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줄게.”하현은 손을 뻗어 정용이 들고 있던 리볼버를 빼앗은 후 그의 면전에서 다섯 개를 꺼내고 마지막 한 개만 남겨둔 후 손가락으로 살짝 돌린 다음 안전장치를 걸었다. 정용은 이 모습을 지켜보며 어두운 기색이었다. “하현, 너 뭐 하려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너 같은 사람을 나는 너무 많이 봤어.”“졌어도 너는 단념하지 않아.”“너는 네가 나한테 진 걸 우연이라고 생각할 거야.”“만약 네가 미리 준비를 했더라면 지금 죽어야 할 사람은 바로 나였을 거야.”“그래서 네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맞춰 너에게 공평하고 공정한 기회를 주기로 한 거야.”“너랑 같이 간단한 죽음의 룰렛 게임을
“정 세자, 네가 운이 좋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네.”하현은 리볼버를 받아 들고 가볍게 웃으며 자신의 관자놀이에 한 방을 쏘았다. 빈 총이었다. 그러나 정용의 안색은 순식간에 다시 변했다. 하현은 리볼버에 숨을 몰아 쉬며 싱긋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나도 운이 나쁘지 않네.”하현이 리볼버를 정용에게 건네는 순간, 이번에는 정용의 동공이 움츠러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다시 리볼버를 집어 들었고 손은 가늘게 떨렸다. 당시 리볼버를 발명한 사람은 누군가가 이런 끔찍한 게임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런 게임은 한 사람의 자신감, 기질, 성격을 테스트하는 엄청난 시험이다. 두려움이 없는 사람만이 아무렇게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적어도 정용이 볼 때 이 점은 이미 자신이 하현 보다 못한 것 같았다. 하현은 방아쇠를 두 번 당길 수 있었지만 정용은 할 수 없었다. 그는 이런 카리스마가 훨씬 부족했다. 이것이 하현과 그 사이의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정용은 자신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여유롭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으로 저승문 앞에 이르렀을 때 모든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정용은 리볼버를 쥐고 있었는데 그 순간 오른손은 계속 떨렸고 멈출 수가 없었다. 여러 번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지만 마지막 순간엔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현은 농담조로 말했다. “정 세자, 무서우면 지금 나한테 무릎 꿇고 매달려 봐. 너를 풀어 줄지 생각해 볼 수도 있으니.”“탈칵!”하현의 말에 정용은 마음속에 얼마 남지 않았던 분노에 불을 붙이더니 맹렬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소리와 함께 정용의 이마에서 땀이 눈에 보이는 속도로 떨어졌다. 살았다! 그는 결국 2라운드를 버텼다. 이때 정용은 미친 듯이 기뻐했다. 이런 게임에서 자신이 2라운드까지 버텼으니 얼마나 운이 좋은 가?그는 자신이 타고난 운명의 아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아직 흥분하고 있을 때 하현은 벌써 마구잡이